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단계,

세

  • 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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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0일 08시 12분 등록
 

아끼는 빨간책을 가방에 넣어갔다. 여성마라톤에서 진분홍 티셔츠를 입고 같이 바람 속을 달리게 될 열여덟 소녀에게 줄 생각이었다. <미래에서 온 편지>는 마흔 살 저자가 열여덟 여자조카에게 여자로 사는 매뉴얼을 주려고 쓴 책이다. 이걸 지금 열여덟 소녀의 손에 넘기는 것은 저자의 원래 의도대로 책이 사용되고 있는 거고, 내게도 이제 어른 노릇으로 넘어가야할 시점임을 인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나도 십대에 깨알같이 메모를 하고 밑줄을 그은 책을 받은 적이 있다. 중2 국어선생님이 박목월 <문장의 기술>, 고1 영어선생님이 막심 고로끼의 <어머니>를 주셨다. 길이 엇갈려서 책을 되들고 왔다. 여러번 읽었던 책을 날이 밝으면 떠나갈 애인처럼 애틋한 눈빛으로 들여다보고 손으로 찬찬히 만져본다. 

2004년 10월 24일 도장이 찍혀있더군. 거기서 follow your bliss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현경은 법륜스님과 함께 스물두 살 가을에 만난 나의 bliss, 선생님이다. 현경선생님의 명상을 배우러 갔던 첫번째 절에서 법륜스님을 만났으니 이 기독교신학자 덕분에 부디스트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길 잃었을 때 다시 펴보곤 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다른 인연이 여럿이다. 2008년 여름에 <미래에서 온 편지>를 가지고 가수 이상은씨가 작곡한 노래가 있대서 검색한 블로그에서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처음 보았다. 내가 읽어야할 책이라는 걸 알았다. 주문해서 뭔 소린지도 모르고 읽으면서 그 책에 대해 더 검색했다. 변경연 연구원 하시는 분들의 서평이 주루룩 뜬다. 책들을 상당히 가학적으로 읽던데 어쩐 일인지 그 점에 마음이 끌려서 이것저것 읽다가 모닝페이지를 같이 쓸 사람을 구한다는 네이버 카페 공고를 보았다. 한정화님 블로그였다. 그렇게 모닝페이지는 나를 찾아왔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내 얘기를 디립다 들어주는 모닝페이지를 하면서 ‘오늘도 잘해주었어요. 콩두씨. 콩두씨를 사랑합니다. 언제나 언제나 언제까지나 우리가 콩두씨 옆에 함께 있어요’라고 말해 달라고 아침마다 애걸복걸한지 3년이 되어간다. 나에게 잘 맞는 도구였고, 자기치유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 2월에 독립했다. 혼자 사는 걸 무서워한다. 모내기 한 벼처럼 골골대는 나를 응원하기 위해 새벽 3시 기도를 1년간만 작정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3시기도는 나에게는 정성의 최상급이었고, 25살 때 법륜스님의 스승님인 각해보살님이 나더러 3년 3시 기도, 이분정근을 해보라 하셨는데 진지해지는 서른살 기념으로 2년 하고 밀어두었던 걸 마무리 짓고 싶어졌다. 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두 가지 꿈이 있었다. 선생님과 엄마가 되는 것. 서른 살 때 스승님이 가리키는 방향을 직접 걸어보기로 한 것은 그 꿈을 이루는데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서른 살과 마흔 살은 그런 에너지를 주는 특별한 시기인 것 같다. 3년 갈 길을 15년 걸려 돌아가는 꼴이지만, 잘 했다는 말을 듣든 욕을 먹든 택도 없이 이걸 하라고 나를 탑 위에 가둔 마녀님, 그 고운 님이 영영 돌아가시기 전에 일러주신 대로 해 봤다고 말씀드리며 발치에 앉아보게 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선생님과 엄마 되기라는 어릴 적 꿈이 허물을 벗어가며 무엇이 될 지 지켜보고 싶다.


3시기도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나던데 일단 시작했다. 혼자 했던 100일의 새벽기상 성적은 26일이었다. 그 끝은 모닝페이지 카페의 100일 프로젝트와 연결되었다. 동시성의 선물이란 이런 것일거다. 새벽기상 40일 가능했다. 그 끝에 단군프로그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도 눈물나는 선물이었고, 모닝페이지 카페의 인연들이 징검다리가 되어주셨다. 여기서 100일차 새벽기상은 91일, 200일차에는 85일이다. 오 재수! 이건 내가 아니라 함께 가는 분들의 힘이다. 명백하다.


억지로 일어나던 것이 200일을 거치며 몸에 붙으니까 새벽에 무엇인가를 할 여지가 생기는 것 같다. 읽어오라는 세미나 책은 좀 어렵지만 자기성찰에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변경연 사이트는 볼 꺼리가 풍부했다. 인문학 공부, 10대 풍광, 꿈벗, 개인대학, 책 쓰기에 관심가진 분들, ‘사부님’이라는 교조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이에 대한 무한 신뢰,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기웃기웃 한다. 가장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필살기와 여기서 권해서 함께 읽는 좋은 책이다. 11년차 직장인,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해야 할 사람으로 직장 안에서 존재와 밥을 일치시킨다, 자기의 강점에 기반해서 1만 시간을 들여서 전문가가 된다는 말은 퍽 매력적이다. 지난 주에 연구원들이 3번 읽을 책들을 주문해 배송받았는데 두께와 무게에 깜짝 놀랐다. 겁을 집어먹고 상자에 도로 담아 변심반송할까 어쩔까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새벽 2시의 용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었다. 화들짝 놀랐다. 순식간에 나의 3시기도가 자아경영이라는 개념과, 역사 속 인물 나폴레옹과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원래 이렇게 다 통하는 건가? 모르겠다.  


300일차는 처음 먹은 마음대로 가겠다. 일단 3시기도 1년을 잘 마치고 싶다. (아, 어떻해, 나더러 저녁기도도 하라고 하셨는데 이건 언제 시작하냐? 흑흑흑...말 안하고 못들은 척 슬쩍 지나가고 싶구만. 여기다 말해서 이젠 다 글렀네. 그리고 그냥 그럴듯한 멋진 말로 시작할 수 없었을까? 이렇게 꼭 안해도 좋을 말을 출사표에다 써놓고 동네방네 나발을 불어야 할까?---> 괜찮아요. 300일차 걷다가 캄캄한 데서 길 잃을 때 돌아와 읽어보자요. 좌표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콩두씨) 암튼 이 1년이 나에게는 특별한 곳이 될 것같다. 8월에 300일차를 마치면 새벽기상이 무너지는 걸 두고볼지, 딱 1년만 하고 말려고 했는데 더 하게 될 건지, 이것이 어디로 나를 이끌지 오늘의 나는 모르고, 노력해서 알고 싶지도 않다. follow your bliss 하고 있는 것 같고, 나는 혼자가 아니므로 안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0일차 시작하면서  다짐하고 부탁해본다. 300일차는 쉬 시스템다운 되는 머리 말고, 나의 몸 특히 발을 써서 가기를, 좋은 사람들과 같이 먹고 마시고 바람과 햇빛 속에서 하하히히호호 까불까불 가기를.


1. 제목 : 한 마디 매듭짓기

2. 새벽활동시간 : 2~7시, 취침시간 8~9시 (6시간 수면) : 출첵 기준 3시.

3. 목표 1) 새벽지구 안전기지 구축 

             2) 저녁 베이스캠프 건설

             3) 필살기 탐색하기

4. 활동

구분

할 일

시간

목표

자세히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모닝페이지

2:00~2:50

100

출첵은 3시. 일어나 첫 시간은 나에게 준다.

아침정진

3:00~5:00

100

천수경-예불-200배-명상10분-독경-일지 작성

필살기 수련

5:00~7:00

80

*현장연구(특수교육총연합회-생태놀이부 놀이수정)

  1 페이지씩 매일 쓰기
*300일차 권장도서, 숙제 하기

 30분 달리기

7:00~7:30

72(주5)

 월1회 마라톤대회 참석(10km)

필살기

탐색

업무시간중 핵심태스크

3:00~6:00pm

80

①특수학급 수업준비 1시간

②사례관리 1시간 - 누가기록, IEP
③통합학급 교육과정적 통합 지원 1시간

    (통합교육실천사례 연구대회)

새벽수련

80

 그 시간에 그 주제를 하는 훈련이 목적.

8시 출근

8:00 am

80

나의 쥐약, 민폐는 ①1~5분 지각, ②기한내 기안처리 못함 ③회계업무 무능. 이 중 우선순위 ‘시간’

저녁노을

베이스캠프

6시 퇴근

6:00 pm

80

웹써핑, 과식 방지. 시간 만들기

저녁정진

7:00

80

예불-108배-명상

5분내 씻기

 

80

 

(콩두씨 백 : 욕심내다 홀라당 망하면?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으로 회귀하는 거지. 다른 건 다 버려도 됨)
         

5.예상난관 및 극복방안

예상 난관

모습

극복 방안

꿈꾸는 모습

정서적 기복

PMS.저조

돛대에 묶여 통과해가기

계절,동행 등 시절이 좋다.

계속 걸음

과식

먹어서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받으려함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기.

방법을 찾기

대체행동 찾기

고립

저조, 우울,

방학 두문불출

세미나, 모임 적극참석

가족, 친구와 주1회 만나기

온, 오프 연결,

함께 시간 보내기

저녁 단도리 안됨

(5시~8시)

웹써핑,과식,방치

칼퇴근해서 자연속에서 놀기,   기도하기

base camp - 목표2


6.긍정적 효과 : 전반전의 미완과제 완결하고 인생 후반전의 전망 세우기

                 필살기를 가진 직업인의 10년 일정의 원년 출발

                 좋은 베이스캠프에서 잘 먹이고,입히고,씻기고,재워서 싱그럽고 건강하다. 

                 단군프로그램 끝난 후 어찌할 지 궁리 서기

                 함께 재미있었다.



7.보상
: 출발, 30일, 60일, 100일차에 선물을 하겠다. 


출발 선물 - 변경연에서 3번 읽기를 권하는 책 중 몇권과 신화, 생태놀이책 주문(13만원) 
            (난중일기, 신, 강의, 사기열전, 삼국유사 등)
30일 선물 - 가족세우기 웤샾 참석 (10만원)
60일 선물 - 제레미테일러와 함께 하는 신화와꿈연구회 3박4일워크샾 참석 (48만원)
100일 선물 - ?


8. 목표 달성 평가 


[1주] 순조로운 시작

[2주] 지각4회, 음주+스트레스
[3주] 1주일간 매일 독서^^
[4주] 매일 아침에 한 쪽이라도 읽었다.야호  

[5주] 단군 러너들과 한강마라톤10km 완주, 다시러너! 저녁 약속 4건-무리, 아침에 내리 잠. 
         토요일에 아침 필살기수련의 내용인 현장연구 계획서 지도 받음.  

[6주] 협력교수 지도안에 에너지 많이 소용됨
[7주] 아침 필살기수련 난중일기 읽음, 시간 짧음
[8주] 아침 필살기수련 난중일기 읽음, 7월1일부터 지도안수정, 새벽강변마라톤 완주

[9주] 학기말, 수업실기 못함. 아침일정 덕분에 침체기 잘 견딤
[10주] 필살기수련 시간에 현장연구논문 읽음, 300배 시작, 사회적으로 칩거. 골몰
[11주] 여름방학, 잠을 많이 자고 아침시간 있으니 꿈일기 길어짐. 신화와꿈웤샾 감, 
       300배 순조로움
[12주]피정의집에서 신화와꿈웍샾하는 3일동안 아침수련 일정이 알찼고 마음에 쏙 들었다.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말 없지만 마음 편하게 하고 생활습관 비슷한 룸메이트가 있고,
      혼자 새벽 강당에 올라가 초를 밝히고 정해진 일정을 했고,
      필살기수련으로 정한 현장연구논문 읽기도 새벽 6시~8시 집중하고, 20분간 달렸다. 
      또 저녁식사 포함 휴식시 5시30분~7시에 여건되는 대로 절하고 샤워하고 올라갔다.
      인터넷이 안되니 웹써핑도 안했고, 외롭지 않았다. 충만하고 행복했다.
      대신 돌아와 놀다가 늦게 잠들어 지각 
 
[13주] 80일 출첵 패스기준을 놓쳐버렸다. 목표를 잃고 느슨하게 손놓는 마음이 되었다.
       더불어 현장연구논문 지도를 다녀온 후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고 
       성과를 내야한다는 마음의갈등이 심해져서 괴로워지다. 낮에는 2시간 논문 읽음.    
[14주] 수업실기대회 발표가 있었고 결과가 나빴다. 함께 하는 분에게 빚진 마음 가득
       아침정진, 필살기수련, 달리기 모두 빠졌다.
       두문불출 방학우울증 상태에서 300일차 종료됨. 

구분

할 일

시간

목표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새벽기상

출첵 3시

93

 7
 0

 3
-4

  6
 -1

  7
  0

 6
 -1

 4
-3

 5
-2

  7
 0

 3
 -4

 5
-2

 4
-3

 5
-2

 4
 -3

 3
 -6

 69
 31

모닝페이지

2:10~2:50

100

 7

 7

 7

  7

  7

 7

 7

 7

 7

 7

 7

 7

 7

 7

100

아침정진
(200배)

3:00~5:00

100
(주6)

 7
 (6)

 6
 (2)

 7
 (4)

  7
 (7)

 7
 (3)

 7
 (4)

 7
 (6)

 7
 (4)

 7
(6) 

 7
(3)

 7
 1+5

 6
  4

 7
 7

 3
 0

 92

필살기 수련

5:00~6:00

80

 6

 5

 7

  7

 3

  4

  6

 6

 3

 4

  2

  5

 1

 0

 59

달리기

6:00~7:00

72(주5)

 1

 0

  0

  0

 1

 3

  0

 1

 0

 0

  1

  1

 2

 0

 10

필살기

탐색

8시 출근

8:00 am

80

 0

 1

 0

  1

 0

 

 

 

 

 

 

 

 

 

 

업무시간중 핵심태스크

2:00~5:00pm
시간 기준은 곤란

80

 1

 5

 3

  7

 6

 

>.<

저녁노을

베이스캠프

5시 퇴근

5:00 pm

80

 1

 3

 4

  0

  0

 

 선

!^^

저녁정진

6:00

80

 0

 1

  0

  2

  2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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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내 씻기

 

80

 0

 0

  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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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골인 & 너머


1) 출석 69일 - 300일차를 재도전하겠다.
2)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재도전에서는 아침일정만 하겠다.
벌린 현장연구를 갈무리해야하므로 2시간동안 그 시간을 확보하기로 하자.
3) 콩두씨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함께 옆에 있어주신 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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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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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0 08:47:50 *.154.223.196
1일차 (5. 9 월)

노트북 여전히 고장. 종이에 썼다.

o080.jpg

아침의 꿈. 나는 아버지를 따라가고 있다. 아버지는 커다란 풍선을 들었다. 그 풍선은 투명했는데 아버지 몸보다 컸다. 그 안에 여러 색깔의 여러 개의 풍선이 들어있었다. 엄마도 옆에 있었는데 엄마가 있었다는 것만 인지할 뿐이다. 엄마도 아버지 만큼 커다란 풍선더미를 들었던 것도 같은데 내 시선은 아버지의 풍선에 가있다. 나는 15살쯤 되었는데 지나치게 어린 소녀의 차림을 하고 있다. 허리에 초록색 리본이 묶인 원피스를 입고, 프릴이 달린 흰 양말을 신고 끈다리 구두를 신었다. 아버지의 풍선더미를 따라가는데 어느 순간 그 뒤에서 내 또래의 소년이 나왔다. 열다섯에서 스무살 사이다. 그 소년은 노란색 흔한 풍선 달랑 한 개만 들고 있었다. 나한테 말을 걸고 언뜻 내 진행방향을 방해한다. 나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그 소년에게 자꾸 관심이 가고 눈이 간다. 내 걸음이 더뎌진다. 아버지의 풍선더미가 엄마의 풍선더미와 나란히 저 쪽으로 모퉁이를 돌아 자꾸 나와 멀어지려고 해서 어어어 하면서 눈으로 쫒으면서도 그 소년의 노란 풍선을 보고, 차림새나 말에 대해 참견을 하고, 물어보는 말의 대꾸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의 풍선 더미가 자꾸 멀어져 갔다. 아직 눈 앞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크게 상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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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0 08:50:19 *.154.223.196
2일차 (5.10 화)

*1:30 (-), 8:00 (5:30)
*모닝페이지 1:40~2:40 비는 1시간 동안 그림 그리고, 출석부, 웹써핑함. (남의 단군일지 읽기)
 아침정진      4:00~6:00 (200배)
 필살기수련  6:00~8:00    300일차 출사표 작성

어제 노트북을 고쳤다. 다행이다. 이제 일지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내일부터 쓰자. 오늘은 출사표 올리느라 헉헉~

아침의 꿈. 나는 어떤 가족의 장례식이나 1주기 행사에 참여했다. 죽은 이는 젊은 그 집 딸이었다. 부부는 세 아이를 키웠는데 죽은 딸은 장남과 막내딸 사이에 나서 자란 것 같다. 장남은 서른살 즈음이고, 부모는 예순 즈음, 막내딸은 스물 두엇 된 것 같다. 막내딸은 긴 머리를 묶었다. 모두 질 좋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고, 키가 큰 편이고 손이 통통하고 손가락이 아름답다. 장남은 금테의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고, 개화기 때의 음악가 사진 속에서 나온 사람같다. 그 가족은 모두 있는 집 자식처럼 궁기가 없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그 가족의 검은 옷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처럼 각자의 악기 하나씩을 들고 바로 연주를 해도 어울릴 것 같았다. 장남이 아버지와 함께 울먹이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로한다. 죽은 딸을 생각하며 절제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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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1 07:25:24 *.154.223.196
수희향님 300+가 있었군요. 갈 곳이 있어 안심입니다.^^
그 밤은...어떻게 말해야할까요 그냥 저에게는 신기한 날이었어요. 이것저것 모든 것들이...
오래오래 머물라고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희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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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0 16:32:56 *.98.16.15
윤정님~ 그날 새벽을 잊을수가 없어요. 몽롱한 정신에 반은 졸면서도 단군일지를 끄적끄적.. 정말이지 대단대단^^늘 풍성한 읽을거리를 가득 안겨주시는 윤정님 단군일지는 언제 와봐도 친근감이 넘치는 곳 같습니다. 좋아요^^
그치만 더 좋은건 윤정님을 조금씩 더 알아가는 재미인 것 같습니당. 그래서 그 새벽도 좋았구요^^
정도 많고, 재주도 많은 윤정님께서 오래오래 이곳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00일차 끝나도 300+를 예쁘게 장식해주실 분이라는거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함께 오래 가는 겁니당. 가다가다 가끔 그런 새벽도 또 같이 보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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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2011.05.10 18:49:42 *.117.112.82
누구나 느끼듯 당신과 함께 도반의 여정을 걷든다는건 참으로 영광이네.
더욱 대단한 것은 당신 출사표의 스마트함과 그 계획들.
내가 부끄러워지네.

300일 아름답게 가꾸어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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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1 07:22:53 *.154.223.196
아, 승호 오오오.....빠빠..야 오셨군요. ^^a 이거 울렁증 한동안 적응 필요해요. 못본 척 좀 기다려주세요. 이 나이 먹도록 '오빠야' 호칭은 1살 많은 우리 고종사촌 오빠야 단 한 명에게만 사용해봐서 말입니다. 저는 이 단어가 고유명사인 줄 알았습니다.
300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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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
2011.05.10 22:20:26 *.200.133.27
출사표 기다리다가 숨넘어가는줄 알았습니다.   자. 이제부터 무슨일을 벌여볼까요?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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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5
2011.05.11 17:28:59 *.143.199.187
셋가지고는 성에 안차요~~나는 아직도 배가 고파~~
숙식제공...훌륭한 미끼입니다. ㅋㅋ
꽃물결속에 풍덩 빠질 사람 누구 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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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6
2011.05.12 07:08:42 *.200.133.27
앗 업데이트된 놀궁리들~
반가워요~ 즐거워요~ 재미나요~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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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작1
2011.05.13 10:35:34 *.143.199.187
윤정님. 짱~ 잘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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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2 10:51:54 *.154.223.199
아싸~
뒷풀이 그림에 철은님이 연우양을 안고 함께 있는 조각이 원래 있었군요. 
저 뒤에 보배님 손을 잡은 고정욱님도 계신데요.^^
미처 제가 찾지 못했던 모자이크였어요. 아 신나라~

하룻밤 자고 나서 새벽에 생각해보면요
철은님, 지금 가장 생산적인 일을 하고 계신듯 합니다. 여기 연구원들이 책 한 권을 쓰는데 아이를 낳으면 그것으로 '창조'의 과제를 완료한다고 들었어요. 그것이 참으로 마땅하겠구나 생각해봅니다. 연우양은 엄마와 아직 분리되어 있지 않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한 걸 너무나 여실히 볼 수 있는 상태인듯 해요. 철은님이 기쁘고 편안해지는 일, 그 아우라가 아이에게까지 전해지는 일이 뭘까 모르겠지만 꼭 그것을 하게 되시길, 우리 모두가 아이 안은 철은님을 보호하기를 빕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여자들의 영역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지 않은 듯 하고, 지지하는 것이 부족해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저를 대상으로 하는 일과 철은님이 아이들과 하고 있는 일이 비슷하지 않나 잡념도 피워보구요. 
안전기지가 되는 '애착'에 대한 일.  

.......폐가 안된다면 그런 철은님 옆에 있어보고 싶거든요. 
어디든 가서 잘 수 있는, 찾아가는 자유부인들, 사브작 시스터즈^^
(허락 안 받고 이름을 팔아도 사브작 시스터즈들은 흔쾌히 '윤정님. 잘했어요' 하실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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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2 09:41:19 *.161.157.211
상황되시는 분들 꿈벗같이 가시면 좋겠어요
저희 가족은 200일 소풍을 요번 꿈벗소풍에 따라가는 것으로 대신하려해요
연우양과 보배님도 모두 대동해서 총출동 해보려합니다
많이들 참석하셔서 그리운 정을 맘껏 나누어 보기를 고대합니다~~^^

마라톤 이후 뒷풀이도, 산행이후 뒷풀이도 낮이라면 언제든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폐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이런 상상,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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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4
2011.05.11 14:49:08 *.154.223.199
emoticon 놀 궁리

1.꽃구경
*일산 꽃박람회
*시간 : 14일(토) 오전 or 15일 (일) 오전
*낙성대에 있는 원룸을 하나 빌렸습니다. 저의 인천집과 동생의 서울집을 교환해서 써요. 이힝~
 거기서 토요일에 잘 수 있습니다.  
 제리 맥과이어 보셨나요? 토요일에 수업 듣고 오시면 MT 하면서 영화 볼 수 있을라나? 
다운받아 달라고 사주해야겠네요. 냉장고에 고기 사다 놓겠다믄서. 
--->일산으로 성남, 인천에서 여행을 떠난다.
      나는 지도안 짜다 가고, 소라님은 생협근무 마치고, 성희님은 놀이치료 강좌 마치고 오신다.
     거기서 소라님 집에서 자고 새벽수련을 함께 하고 나서 꽃구경
     15일은 꽃박람회 마지막날이고, 성희님이 오래전에 예약을 해 두셨다.

2. 단군부족 16분과 새벽수련을 같이 해보고 싶은 뜬금없는 소망에 대해
(아, 미쳤어. 미쳤어. 이런게 왜 하고 싶은거야? 그렇지만 여전히 하고 싶다는^^
정화님과, 사브작 시스터즈와 인사동에서 새벽수련 같이 해본 뿌듯한 느낌에,
작년에 단군일지 자주 들어가 읽었던 다른 분들의 소풍 날 장면에 혹 했어요. )

1) 5월 28일~29일 꿈벗소풍에 예비꿈벗으로 참여하면 한 5분과는 새벽수련 같이 하는 거 가능하지 않을까요?
       -거기 어떻게 찾아가나? 길치 골치 지끈지끈
        최성우님 올려놓은 약도 보니까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가네. 기차여행 요것 좀 땡기네.
        그래도 차 얻어타고 가는게 젤 편한데 말이죠. 
       -------> 주철은,  고정욱,  권윤정....

2) 사브작 시스터즈의 '찾아가는 단군이'
      -잦은 출장으로 모임 참가가 어려운 최점숙님(최근에 이사하셨다고) 주철은님 댁에 재워달라 해서
       새벽수련을 같이 하면? 요건 오라하시면 가고, 말라하시면 참고요.
     -명희님이 오시는 날은 세미나장소나 터미널 가까운 곳에서 성희, 윤정 MT !
      광주에 우리가 여행 가면 김명희님과 같이 하는 것 가능, 요건 꿈이겠지요? 꿈은 꾸어보는 거죠 뭐. 
     -최성우님의 나무 냄새나는 나무 깎는 소리 나는 작업실
     -서울역 근처에서 출장 다녀오는 분들과 치맥을! - 그 동네 사는 사람 통해 호프집 하나 봐두었음.
   
3. 러너들이 많이 생겼으니까 여명랑 출정할 때 우리는 우루루 신청해서 짧은 거리 살살 뛰고, 걷기 운동하는 분들은 사부작 걷고서 완주메달 걸고 한강시민공원에서 소풍 - 점심 김밥이나 샌드위치, 돗자리, 꽈자 준비하면 오케이. (소풍에는 치킨이 있어야 해. ^^;; 치킨에는 맥주가 어울리는데...) 여명랑이 북한산에 간다면 또 우루루 따라 나설 참^^

4. 일인 일역 : 앉을 자리를 주는 좌시 & 협력하여 선을 이룸. 
 -이건 나의 직업병 & 개인화-연결성 테마의 작용인 듯 하다. 

부족장                        - 이승호
출석부 정리               - 김명희
출석부  정리              - 조성희
출석부 즐겁게 열기 - 권윤정        
결석자 문자 보내기 -
강의                            - 홍승완
4기 수호장                - 이은미
상품 제작자              - 최성우
세미나 돕는 이         -
산, 길로 이끄는 이   - 여명랑
폭풍 댓글러               -
장소 발굴자               -
이것 말고도 많이 있을 것 같다. 뭐가 있지? 이것도 놀 궁리. 재미있는. 

5. 마니또 (수호천사)도 재미있겠다. 1명 챙기고 1명에게 받기. 요건 안전망.  

이 중 한 두개 하면서 놀다보면 노하우 생겨서 더 놀 궁리가 생길 거라는 배짱이 생기니 우짜지요?
ㅋㅋㅋ 아님 둘이 놀고요, 아, 소라님까지 셋! 사브작 시스터즈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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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3
2011.05.11 11:58:28 *.39.188.173
타고난 한량인 나~~ 꿍짝꿍짝 놀 궁리한단 말에 왜이리 뛰는겨... 내 가슴은 ...
그래서 언제 놀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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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2
2011.05.11 07:20:21 *.154.223.196
emoticon궁리 중. 순전히 놀 궁리^^ 꿍짝꿍짝 해 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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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1 07:40:00 *.114.49.161
3일차 (5.11 수)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1:15 (-), 7:30 (6:20)
*모닝페이지 1:50~2:45
 아침정진      4:30~6:00    비는 두 시간 동안 뭘했을까? 출석부에서 좀 시간 보냈고, 웹써핑 
                                            (나와 남의 단군일지 읽고, 중독사이트들을 순례했지)
필살기수련   6:30~7:30   <리더란 무엇인가?>82 ~101
달리기          안함

빗소리를 듣고 처음 생각하는 것은 '앗싸, 오늘 안 달려도 돼'였다. 오늘은 여명랑도 쉴거라는. 화랑이라니 꿩깃을 꽂고 팔뚝에 아이폰을 찬 모습이 떠오르네. 신라시대 화랑이 향가를 지었지. 곧 여명랑도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르게 될랑가? 잡념을 피우면서 삼국유사를 어제 후루룩 눈으로 읽었다고 생각의 재료가 되어주는 것이 신기하다. 

질질 끌면서 시작을 미루고 있던 정진을 커피 한 잔 더 마시고 시작한 연후에야 내가 오늘 출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러고 있다는 것이 알아진다. 어제의 두문불출이 나의 고립을 깊어지게 했고, 이런 날 게다가 비까지 오기 때문에 '관계'의 필요성은 더 조갈증을 일으키고, 더 용기없어지고, 더 온라인에 매달린다는 패턴이 관찰된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잔치자리에 왜 가지 않았지? 꿈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날은 그가 그립기 때문일 때가 많은데 쉬 다가가지를 못하는구나. 나에게 역할이 있거나 일주일에 한번씩 가던 습관이 있다면 가기가 휠씬 수월했을텐데. 그래서 무재칠시에 자리를 내어주는 좌시가 들어가는 거지. 

1년에 한 번 어떤 날을 기념하여 찾아오는 것은 다 마음의 표현이구나. 그런 이들을 기억한다.
*아이를 안고 초파일마다 찾아왔던 3부부. 쌍둥이들은 잘 크고 있을까? 아내가 출근하는 동안 일을 쉬고 딸을 키우고 있는 그도 잘 지내고 있을까?
*아들 생일마다 찾아와 아침 미역국을 말없이 드시던 할머니. 
*운딸이었던 그 분은 한 손마다 두 개씩 손가락이 없었는데 떡을 해서 증조할머니 생신때마다 찾아왔지. 그녀는 증조할머니의 딸이 죽은 자리로 시집을 와서 이 집을 2번째 친정을 삼아 딸노릇을 다니면서 전처 소생일 수 밖에 없는 첫째 아들의 외가를 지켜주었다.   

[정명 필살기]
* 출근 8:35
* 업무시간중 핵심테스크 전혀 안함. 지도안 짜야하는데 짜야하는데 하면서 열심히 회피행동(웹써핑). 협력해서 보고서를 낼 기한이 하나는 5월 16일, 하나는 내일 회의잡혔는데 피해다니려함.  퇴근후 스트레스를 풀어야할 필요성을 만드는군. 2년째 가르치는데 아직도 선 긋기도 안되는 아이, 싫은 걸 시켰다고 고성을 지르는 아이, 40분 내내 얼르고 달래서 밥을 먹여야하는 아이......반복적인 일에 재미가 없어진 지 얼마나 되었지? 이런 것이 평소모습이겠지. 단군 게시판을 들락거리며 위로를 구하는. 이런 얘기 쓰기 싫다. 나를 포장하고 싶다. 그러면 나아지는 게 없겠지? 싫은데.

[저녁노을 베이스캠프]
*칼퇴근 
*퇴근하자 마자 선 채로 얼굴 찡그리고 빠르게 먹음. 한 40분 정도. 심한 스트레스와 자기비난 있었음. 씻고 웹써핑을 하다 잠듬. 이런 거 쓰기  싫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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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점숙
2011.05.11 17:39:07 *.32.130.1
언제나 윤정님의 단군일지는 흥미진진하네요. ㅋㅋ
저도 지금 리더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 중이예요.
저도 밑줄 친 구절이 보이기도 하고 이런 구절도 있었구나 그런 것도 보이네요.
너무 건성으로 빨리 읽으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멋진 300일, 화이팅하시고, 오프 모임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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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2 06:58:16 *.154.223.196


우주의 펼쳐짐에 참여하려면 삶을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삶이 우리를 통과하여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어야만 한다. (90)

사람들이 이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 만큼 한 가지에 열중할 때 도달하는 의식상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배웠다. 그런 경험은 자체가 너무 드물고 유쾌해서 크나큰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반복하고 싶어진다.  오직 그런 느낌을 갖기 위해서. 나는 나중에 그것이 흐름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90)

일정 수준에 오른 전문 운전자들의 경우 고속으로 달리는 동안에 자신의 의식상태가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한다. 이런 흐름 상태를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운전자는 비교적 소수이며, 자서전이나 언론 기사 등에서 언급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런 상태에서는 극도로 명료한 의식과 집중력이 생긴다....겨웆 도중에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91)

프롬의 논지는 인간 실존 문제에 대한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해답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며 사랑의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까지 숙달해야 한다. 인간의 가장 절박한 욕구는 외로움과 고립을 극복하는 것이라는 프롬의 주장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93)

고립에서 탈출하여 일체감을 느끼는 진정한 방법은 인간과 인간의 결합이다. 프롬은 성숙한 사랑이란 개인으로서의 통일성과 개성을 보존한 상태에서의 결합이라고 말한다. (93)

프롬은 사랑을 이루는 요소로 보살핌, 책임 ,존경을 이야기한다. 보살핌은 사랑하는 사람의 삶과 성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책임은 신체적인 요구는 물론 정신적인 욕구까지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고 보살피는 것이다. 존경은 타인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성장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프롬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경고한다. 이는 평생에 걸친 훈련과 수양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94)

우리가 삶과 삶의 모든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삶의 다음 단계를 주어지는 그대로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 중요한 도움을 주는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다....이는 결코 성적인 끌림이 아니며 남녀관계로 발전하는 그런 만남도 아니다. 인간과 인간의 끌림과 결합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만남에서 우리는 상대와 가족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98)

메리는 여자아이가 둘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본인이 느낀 충동대로 행동해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아이가 무언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메리에게 와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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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2 07:12:10 *.154.223.199
4일차 (5.12 목)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00 (+), 8:00 (6:00)
*모닝페이지 2:12~3:00   남는 시간동안 그림그리며 놀았지. 이걸 밤에 하면 좋을텐데, 그녀는 저녁에 너무 취약해
  아침정진     3:45~5:30 (200배)
  필살기수련 6:10~7:00 <미래에서 온 편지> 5,6장  
  달리기         20분           

놀 궁리 계속된다. 출사표의 계획을 수정할 부분이 눈에 띈다. 나를 대상으로 한 이런 계획이 있는 게 없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그러니 내가 계속 미루고 도망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IEP도 어쩌면 이것만큼 재미있고, 효율적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기 너무 몰두되어 있다. 내가 재미있어하는 것에 혹 가고, 한 번에 한 가지 밖에 못하는 사람이기는 하지.   

통합학급 협력교수 수업실기대회 지도안을 아직 들여다보지 않았다. 나는 아랑고사의 원님처럼 쫒기고 며칠째 사망하고 있다. 무서워죽겠네. 나의 가드레일이 되어주실 선배 선생님을 한 분 물고 늘어졌지. 그 분을 동력삼아 간다. 나는 혼자 못가는 나를 알고 있다. 그래도 겁나 죽겠네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콩두씨^^ 두려움, 불안과 싸우거나 그걸 없애려 하기 보담 그걸 안은채, 가진 채 전진하세요. 그게 콩두씨의 정진입니다. 시간이라는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언제가 되든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걸음에는 반드시 이것이 따라 붙을 겁니다.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러니 압력솥의 압력을 견디도록 하세요. 튕겨나가지만 않으면 됩니다. 손과 발을 쓰시구요.^^ 알았지요? 손과 발

[초록 필살기]
*8:38 출근.
후문길로 걷다가 행정실 분을 만났다. 10년 전 첫 학교에서 만났던 분을 세 번째 학교에서 다시 만났는데, 첫날 어디선가 우리 만난 적 있지 않냐고 확인하다가 나더러 10년 전보다 더 밝아지고 예뻐졌다고, 지금이 훨씬 낫다고 말했었다. 근데 일하는 과정에서 뭔가를 맨 나중에 내거나, 출장지를 안써서 전화하게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그녀에게 군 일꺼리를 만드는 일이 반복되었다. 여전히 그 말이 유효할까? 나를 좋게 보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진하게 올라왔다. 어쩐 일로 콩두씨는 인정과 사랑을 아침 댓바람부터 구하고 있으실까나? 오늘 날리신 그녀의 어록 "이사를 온다고 간당간당 출근하던 게 변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혼자고 가까이 사니까 일하다 늦게 퇴근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마찬가지예요" 도처에서 설법이 오는구나.

*오늘 업무 시간 중 핵심태스크 집중 없음. 출장 갔다.
가기 전에 에듀파인으로 물품 신청하고, 내일로 근무 종료되는 기간제 샘 환송하는 음식 주문하느라 인터넷 검색했다. 출장에는 30분 늦었다. 이런 업무는 정말로 내가 약하다. 돈 계산 진짜 약하다.  미술치료 선생님의 봉사단을 다문화가정 담당자에게 소개했다. 이런 것이 재미있다. .      

[노을 베이스캠프]
비빔모밀국수를 먹고 돌아와서 바로 꼬꾸라짐. 베이스캠프 가동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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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2 07:19:48 *.154.223.196
이렇게 깊은 공부와 사고 끝에 잠정적인 자기 답이 나왔으면 터부를 깨는 실천을 해야 돼. 머리 속에서만 용감한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데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야, 하나라도 자기의 용감한 사상을 실천해가면서 자기 몸을 가지고 세상과 싸워야 돼 (113)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것, 그것은 대단한 영적인 훈련이야 (113)

미셀 푸코라는 프랑스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어. 모든 진리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선택된 진리라고 말이야...또 억눌린 자들의 '인식론적 특권'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 가해자는 많은 경우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잘 모르거나 쉽게 잊어버리지만 피해자는 자기가 무엇을 부당하게 당했는지 너무나 분명히 알고 그것을 잊어버리기 어렵다는 뜻이야 (123)

원주민들의 삶을 잘 들여다보니까 그들이 하느님을 아는 방법은 음악, 춤, 음식들이 어우러진 그들의 축제를 통해서였다는 거야. 그들이 축제할 때 온 마을이 가장 신에 가까워지는 거지.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가서 하느님을 이해하는 방법은 기쁨과 축제라고. 그래서 그분은 이해를 구하는 기쁨, 이해를 구하는 축제라는 신학적 언어로 새로운 신인식론에 대한 대답을 주었지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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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3 07:15:57 *.154.223.199
5일차 (5.13)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00 (+), 7:30 (5:30)
*모닝페이지 2:40~3:40
 아침정진      4:30~6:10 (200배)
 필살기 수련 6:30~7:00 <미래에서 온 편지 > 6장
 달리기           안함

새벽푸른빛과 초록의 식물들, 노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자연이다. 말을 떠올리고 말하는 것 만으로 행복해진다. 일지에 이 이름을 준 이유다.  새로 시작한 300일차가 안착되려면 30일은 걸리겠지? 새로 만난 인연에 대한 설레임과 새로 시작한 여러 가지들이 주는 버거움이 공존한다. 삼칠일 금기의 기간이다. 새로 담은 간장, 된장 항아리의 금줄, 거기 꿰인 숯과 붉은 고추를 떠올린다. 오늘부터 6시~6:40 사이에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기로 했다. 엄마는 6시 40분에 품앗이를 간다고 했다. 200일 출첵의 힘이다.  

오늘 새벽에 특별히 부진했다. 커피를 두 잔 마셨고, 절을 하다말고 자주 엎드렸고, 종종 웹써핑을 했고, 또 이런저런 남일에 관여하고픈 오지랖이 발동해서 어떤 것은 펼치고 어떤 것은 그냥저냥 참기로 해야했다. 내가 불안하다. 이유 알고 있다. 협력교수 지도안의 제출마감이 다가오고 있다. 하는 것도 어렵고 안 하는 것도 어렵다. 무엇이든 하고 있으면 이 정도로 압력이 세어지진 않을 것 같다. 놓을 수도 안 놓을 수도 없는 상황. 아직 꽁지에 불 덜 붙었나? 망할 놈의 임박착수...으이그... 콩두씨는 자꾸 궁지로 몰려서 불쌍한 눈빛으로 품을 파고들 기세다. 지나가는 이를 향해 왈왈왈 컹컹컹컹 짖고 싶다.     

[초록 필살기]
* 8:25 출근.
습관 바꾸기가 어려운 것이 준비가 8:10에 끝났는데 왠지 일찍 나가는 게 어색하다. 쓸데없이 정장 입은 채 손빨래를  두어개 하고, 바닥을 한 번 밀었다.

*업무시간중 핵심태스크 : 2시간 (5시~7시) 
국회도서관에서 협력교수에 대한논문을 검색해서 읽고 4편은 필요한 부분을 출력. 재미있었다.
협력교수 지도안을 내기로 한 선배선생님과 25분 협의하였고 샘이 세안을 주셨다.
나는 여기에 주말에 특수교육적인 부분을 첨가한다. 어쩌지? 주말에 약속을 잔뜩 잡았는데.

보조인력 없이 혼자서 5명과 있었다. 나이는 8살~10살이지만 2살반에서 4살정도 기능한다.
화장실 가는 것부터 전적으로 내게 의존하는 아이와 전일 함께 있어야하는 상황이 갑갑하고 벅찼다.
 
[노을 베이스캠프]
*7시 퇴근
8시부터 잠들었다. 돌아와서 힘들지 않았다. 내일이 주말이고, 2시간 정도 혼자서 즐거운 일을 하다 퇴근한 날은 지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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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2011.05.13 07:37:02 *.114.49.161
제 멋대로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몰라. 제 멋대로 살면서 다른 생명들에게 누를 안끼치고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도사급의 인간이야....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멋대로 하라 (love God and do whatever you want)', 또 '과감하게 죄 지어라. 죄가 풍성한 곳에 은총도 풍성하다'고 가르쳤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대전제 하에서만 인간이 멋대로 해도 괜찮다는 말이야....특정 종교에 귀의하지 않은 사람은 '생명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멋대로 하라'로 이 말을 바꿔서 들어도 될 것 같아. 그러므로 우리의 '내 멋대로'의 삶은 방종이 아니라 큰 자유 속에서의 삶이지. 우리보다 더 큰 신, 생명, 우주와 주파수를 맞추면서 그 속에서 마음껏 자유로운, 방향있는 자유, 목적 있는 자유.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자기가 누군지 분명히 아는 자기 인식, 그것을 가장 자기답게 표현할 수 있는 독립성, 자신감, 용기, 실력, 그리고 영성이 있는 사람이야. 이런 사람들은 자기다움이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되지. 우리는 그 표현양식, 에너지, 아우라를 보고 '우와, 멋있다' 감탄하게 되는 것 같아. 나는 이런 사람들 속에서 자유와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보게 된단다. (152)

진짜 멋있는 사람은 혼자 멋있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멋있는 사람이야. 자기가 발견한 멋을 남들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지. 멋과 아름다움은 나눌수록 더 빛이 나게 되는 거야. (165)

영혼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을 주는 것보다 더 큰 나눔이 이 세상에 있을까?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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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4 11:12:45 *.154.223.199
6일차 (5.14 토)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1:00 (-), 8:00 (5:00)
*모닝페이지 1:15~2:25
 아침정진      3:20~5:00 (200배)  기도 마치고 벌러덩 누웠다가 고대로 잠듬. 9시에 일어남.
                       자고 나니 긴장과 불안이 없어져 있다. 아니 반가운 전화들 덕분이다. 당신은 부드러운 힘이네요.  
 
필살기 수련 9:30~10:30 <리더란 무엇인가?> 100~197
달리기           안함

제 시간에 누웠는데 여러 번 뒤척인다. 지도안이 나에게 묶여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던 그 노인, 사람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딱 업혀있던 그 노인을 업은 것 같다. 불안이 수문 가까이 찰랑거린다. <리더란 무엇인가?>를 후루룩 읽었다. 연결된 느낌을 어렴풋이 느낄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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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5.14 11:36:11 *.121.41.236
삶이 놀이인 윤정님.
보기에도 즐겁습니다.
잘 깨어있으시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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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6 03:19:44 *.114.49.161
7일차 (5.15 일)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00 (+), 12:15 (1:45)
*모닝페이지 2:10~3:00
 아침정진     3:00~4:30 (200배)
 필살기수련  없음. 다시 잠듬 (5시~8시)
 달리기           없음

소라님 일산 집에서 성희님과 함께 새벽을 보냈다. 인터넷이 잘 되다 막상 출첵 시간이 되니 안되어 효은님께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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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6 05:29:30 *.154.223.199
8일차 (5.16 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1:15, 9:30 (3:45)
*모닝페이지 1:30~2:40
 아침정진      3:00 시작만 하고 방 안을 돌아다니다. ADHD 상태 
                       이불 속에 머리통을 싸넣고 천수경 외고, 속성건성날림 예불, 108배만 했다. 5:20이 되었다.
 필살기수련 5:30~8:00 두드려부수는 롹을 틀어놓고, 커피 디립다 마시고 협력교수지도안 작성
달리기           없음

1차 세미나와 MT를 하고 난 후

*인연의 신비로움에 대해.  
* 처음 본 이들 : 연우양(한 번 안아봤다!!!!), 효은님. 
*세 가지 원을 그리다가 발견한 천직의 키워드들을 조금 더 되새김질 해야겠다.
 나에게 핵심가치 후보는 자연, 치유, 연결, 창조성이다.
 경력직업 특수교사, 관심직업 수도자, 재능직업 상담자로 꼽았다.
'수도자'는 '나와 남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한다'는 의미이지 종교적인 성직자 의미는 아니다.   
내가 관심있는 '상담'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전체를 보는 좀 더 긴 시야와, 지역사회와 가족, 학교 전체를 고려하면서 자원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건 국향님께 여쭤보니 사회복지사의 영역이라 한다. 뭔가 힌트가 보이는 것 같다.

대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그런 쪽 일을, 그런 식으로 이미 지지르고 있는 것 같다. 
특수교사가 아니라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일도 관련 분야다.
게다가 근무하는 학교에 우리 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있고, 학교사회사업을 하는 사회복지사가 들어와있다.
여기는 인천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서 방과후보육교실, 학교사회사업, WE센터 여러가지가 연결된다.

* 새벽수련은 결국 외로운 작업일 수 밖에 없겠구나.
  함께 달리고, 책 읽고 싶었는데 자버린 것이 아쉽다. 
  '함께 새벽수련을 한다'는 작은 BLISS를 따르는 현실적인 모습을 좌충우돌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핵심은 내가 그런 모습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언제나 '말없이 한다면 하는 도반'이 되고 싶다.

  에너지를 애초 마련된 잔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집중해 가자.  
  세미나를 더 잘 하는 쪽으로,
  세미나에 어려운 시간을 내어 오신 분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자. 
  아기들을 안고 오신 철은님 부부에게, 병진수호장님과 긴 시간 강의해주신 분께 미안했고,
  세미나 숙제를 다 하지 못하고 참여한 것이 당당하지 못했다.

*마지막 일정까지 모두 마음 가는 대로 했다.
빵(해야하는 일)보다 장미(하고 싶은 일)를 쫒아갔던 시간.
싸들고 간 노트북과 책은 그냥 지고 다녔다.
멍 잘 드는 내 어깨에 무거운 짐에 찦힌 데 핏멍이 군데군데 들어있다.  
지도안이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사흘 굶은 시어미처럼 해대는 것이 끌리는 것을 뒤쫒는 마음과 공존했다.  새벽에  출첵을 하고 나서 어제를 돌아보며 일지를 쓰는데 지도안의 부담이 더 커져있음을 본다. 
데드라인이 몰아치는 임박착수 과제를  완료한 후 치뤄낸 후에야 전모를 볼 수 있으리라.  

이 과정과 선택의 모습 자체를 통찰하세요. 콩두씨. 마음을 좇아간다는 것 안에는 '시어미의 해대는 소리'를 듣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기 목소리를 잘 들었습니까? 모든 선택에는 결과가 옵니다. 기꺼이 과보를 받아 안고 있나요? 배우고 인정하고, 오늘도 전진하세요. 주저앉아 있진 않나요? 

'네, 저는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제가 책임지렵니다.' 는 개뿔, 투덜대고 벌벌 떨고 도망치고 있습니다. 엉엉엉, 제가 책임전가 하지 않고, 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세요. 지켜봐주세요.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어떻해요? 난 못할 것 같아요. 엉엉엉. 미쳤어. 미쳤어. 이걸 왜 한다고 해서. 엉엉엉 완전 민폐만 끼칠 것 같아요. 어떻해요? 그 선배선생님 얼굴을 어떻게 보지요? 막 나한테 화내시면 어떻해요? 내가 이렇게 형편없다고 너한테 실망했다, 다신 안보겠다 하시면 어떻해요? 오늘 해야하는데 엉엉엉. '괜찮아, 너는 할 수 있어. 천천히 해' 말로 나를 거들어주세요.  나는 해결, 대답을 구하는게 아니라 위로를 구하고 있으니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 손을 가만히 쥐고 가만히 옆에 서 있어주시면 되어요. 이미 내 피에는 락스 한 병이 풀렸어요. 나도 알아요. 통과해야 한다는 걸, 내가 걸을 수 밖에 없다는 걸요.
 
[초록 필살기]
퇴근 시간 지나도록 나는 완성하지 못했고 "주말에 도대체 뭐 했어?" 말을 들었다. 내가 싫어졌다.  당신 작업 마칠 때까지 내가 기다리겠다며 9시에 같이 퇴근, 욕 들으면서(더 들었어야 했는데 참으신 듯,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밖으로 드러난 강력한 비난에 접했다면 저는 완전히 의욕상실했을 겁니다.) 수정하고, 민폐 끼치고(교육청에는 내일 내겠다는 전화를 했고, 잘 밤에 쪽 번호에 문제가 있어서 그분의 소우셜네트워크를 활용해 편집을 부탁하는 전화를 하고 메일을 보내야 했다, 이런 것 자체가 그분의 자존심을 상당히 침해하는 것 같았다.) 저녁 얻어먹고 늦게 들어왔다. 마칠 수 있어 다행이다, 내가 혼자서 못할 일을 시도했고, 함께 하니까 각각 작업한 것을 모으는 것과 달리 자체 시너지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영역이 있다는 걸 알게되는 감사함과 함께, 함께 하자니 힘든 점이 있네. 다 내가 만든 상황이지만 이렇게 잘 못사는, 무능한 내가 싫어지고 미워진다. 욕해줄 수 있는 선배선생님이 있는 게 좋다. 한 학교 1~2명인 특수학급 교사는 선배가 없다. 교육과정부터 시작해서 작은 특수학교 하나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데......그 분은 욕 들으며 밥 얻어먹으며 공동작업을 하는 이 과정을 고마워하는 내 맘을 알까? 그리고 나를 후배교사로 봐주실까? 그나저나 나는 다시 시도할 수 있을까? 용기가 꺾인다. 일단 남은 과정을 마치자. 내일 아이들과 미술대회 데리고 나가는데, 그 행사 운영위원 이름표도 가지고 왔는데, 할 일은 산더미인데 나는 무능하구나, 이런 게 몸과 표정을 어둡게 한다.  
 
[노을 베이스캠프]
늦은 저녁을 먹고 돌아와 바로 침몰. 잘 밤에 먹으면 일찍 일어날 수 없다. 남 앞에서 거절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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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
2011.05.19 08:20:07 *.114.49.161
네 콩두라 부르세요. 아싸/^^ 
'어제 저녁에 뭐했어?'라는 말에 심장 벌렁거리게 해서 미안미안
그건 1년 전부터 예정된 일이었어요. 그런 식으로 일을 하는 자신을 고생시키고 남들 불편하게 한 거지요.
와락에 배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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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11.05.18 07:28:48 *.161.82.26
콩두라 불러도 될까요? 난 윤정님에게 자연스럽게 콩두라고 부르게 되더라구요.
그나저나 "어제 저녁에 뭐했어?"에 심장이 벌렁 거리기 시작했어요. ㅎㅎ
콩두를 온전히 배려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심장이 신호를 보내는거 같아요.
암튼, 들뜸과 즐거움이 앞섰던 새벽수련공동추친 모임이었어요.
물론 다른 영역이 새벽수련의 빈자리를 채우긴 했지만 그래도 다들 아쉬웠나보아요.
담에는 내가 강력하게 ~~하자...고 떼써도 괜찮을 듯 싶네요. 쿄쿄..
인연의 신비함을 다시 떠올리며..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면 제자리로 돌아오실 것을 믿으며..
콩두를.. 와락!! 안아주고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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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1.05.18 05:26:40 *.180.75.152
콩두씨 힘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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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
2011.05.19 08:20:39 *.154.223.199
일단 ^^ 만 적어두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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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9 07:41:23 *.114.49.161
9일차 (5.17 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4:30(-), 9:30 (6:00)
*모닝페이지 5:00~6:00
 아침정진      6:00~7:00 
필살기수련   7:00~9:00 아침에 일찍 출근해 협력교수 수업실기대회 지도안 마무리, 제본해서 베낭에 싸들고
                                          애들 데리고 미술대회 가다. 대회가 열린 자유공원 광장 바로 아래에 교육청 건물이 있다.
달리기           없음

필살기수련이라고 이름을 불러도 될까? 지난 저녁에 잔뜩 곤두 선 채 체할 것 같은 저녁을 먹고 아침에 일찍 만나기로 했다. 나는 애들을 데리고 나가야할 일정이 있었다. 밤을 보내며 생각난 것을 나란히 앉아 수정해서 결국 묶어냈다. 미술대회에서 만나서 봉투를 전달할 수 있었느니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 완성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일하고 싶지 않다. 일? 공부? 이거 아이들과 더 즐겁게 지내고 특수학급 수업과 통합학급의 수업 질을 높이자고 하는 건데 마감일 다가와서는 나는 수업, 아이들이 다 귀찮았고 이틀은 방치 상태였다.  주객이 전도된다. 재미삼아 해보자고, 그리고 통합학급 교사에게 승진가산점을 주는 것이 인천광역시 교육청의 선택이라서 통합학급을 지원해서 맡는 교사들은 승진점수를 원한 부장급인데 이왕이면 성과를 주는 쪽으로 해서 결국 아이들에게 질 높은 프로그램이든 관심이든 돌아가게 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은 생각일뿐이었다. 막상 하게 되니까 점수와 등수에 집착하게 되고, 이건 심사자, 담당자가 개인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 1년 전 이맘때 내년에도 해보자고 하던 약속을 지키는 건데도 이런 식으로 또 닥쳐서 1주일 안에 한다. 

다른 소득은 이것이 밀어붙인 덕분에 아래까지 내려갔는데 밑바닥과 가까운 검은 데에 웅크리고 있는 것은 '이렇게 하면 나를 버리면 어떻하지? 사랑, 인정받지 못하면 어떻하지?' 두려움과 만난 것이다. 16일자 일지를 읽다가 알게된다. 좀 친한 직장동료에게 이 정도면  가족이나 사랑하는 관계라면 얼마나 증폭될 건가? 반가워요. 두려움씨. 당신이 콩두씨의 목줄을 쥐고 있지요?
 
[초록 필살기]
미술대회에서 돌아와서 특수교육총연합회의 특수교육 현장연구 논문 응모신청서와 연구계획서를 우체국 익일오전배송 속달로 보냈다. 교육청을 통하지 않는 연구대회. 생태놀이로 한다. 이것도 수업실기대회 협력교수를 했던 분과 공동연구다. 나의 목표는 완성된 형태로 현장연구 논문 1편을 제출하는 것이다. 혼자 못할까봐서 엉겼는데 나중에는 오늘같은 일이 반복될까 매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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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9 08:13:10 *.114.49.161
10일차 (5.18 수)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45, 8:00 (6:00)
*모닝페이지 3:00~4:00
 아침정진      4:00~6:00 (200배) 
필살기수련   6;00~7:00 스트렝쓰파인더 해석지 읽기, 다시 잠들어 8시 20에 일어나 출근 간당간당 
달리기           없음

아침 일정을 마칠 때 쯤 울었다.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잉잉잉 몇 분. 이제 참는 것 같은 찡그린 표정이 풀렸다. 몸 안에 고이는 묽은 것은 흘러가는 게 건강에 좋다. 무엇을 통해서든. 나에게는 이 새벽시간이 그런 기회를 주었구나. 고맙습니다. 

[초록 필살기]
특수교육총연합회에 공동연구자 응모신청서 보내라는 전화 받고 팩스 보냄. 참가비 14만원 송금. 신청완료.
국회도서관에서 '놀이, 통합' 검색어로 논문 검색하며 후루룩 읽음. 

현장연구 논문을 매년 1편씩 내는 교사가 되는 것이 나의 40살 이후 직업에서의 목표(라기 보담 목표 후보). 내가 말했다. "저는 이거 꼭 완성해보고 싶어요. 한 번 내는게 목표예요. 저의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요. 근데 옆에 계셔주시면 제가 하여튼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12월 8일 제출 마감이다.   

[노을 베이스캠프]
저녁만 먹고 헤어질거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며 회식에 갔다가 12시 30분까지 술을 마시다. '말아서' 마시는 술을 몇 잔 받아 마시고 나니 정신이 없었다. 내가 거기서 제일 어리버리한 것 같다. 연민을 느꼈다. 술자리에서 허용되는 일탈로 푸는 남자들도 '놀아주는' 여자들도 불쌍하다. 뜬금없는 '아버지 나이대의 남자들'에 대한 연민의 뿌리는 아마도 아버지에 대해 내가 가진 마음이겠지? 달란트일 수도 있고, 극복이 성장, 오이디푸스콤플렉스...단어가 떠오르네. 잡념의 징후에 서둘러 패스. 나이든 여자 혼자 자신을 지키며 살자면 까탈스러워질 수 밖에 없겠다. 50년대생을 소개해주겠다는 말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술자리 문화에 울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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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19 08:16:42 *.154.223.199
11일차 (5.19 목)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5:30, 12:30 (6:00)
*모닝페이지 6:15~7:30 이후에 밀린 일지를 한참 썼다.
 아침정진       없음
 필살기수련   없음
 달리기           없음

길을 어디서 잃었더라? 일지를 쓰면서 되짚어간다.

[초록 필살기]
업무 시간 중 쓴 시간 없음.
반드시 해야하는 일(강사비 지급)도 미뤄두고 시간을 보냈다. 6교시까지 수업이 있었다. 몸 안 좋고 의욕상실, 돌봐주고 지켜봐주고 사랑을 달라고 엉기고 저한테 서운하게 하면 입을 내미는 아이에게는 짜증이 났고, 혼자 잘 노는 아이가 편안했다. 쉬는 시간에 내게 오는 아이와 놀기 싫었다. 뽀로로 틀어주었다. 

전교에서 특수학급 교사의 수업시수가 제일 많다. 6학년보다 많다. 여러 학년이 섞여서 오니 그렇다. 소그룹수업이기는 하지만 전담교사가 있는 6학년보다, 기타 전담들보다 수업시수가 많다. 게다가 올해는 전일제로 있다시피 하는 중증아이가 있다. 어쩐 일인지 올해는 업무가 내게 집중되어 있다. 밀리는 일은 작년에는 옆반에서 해결해 주던 영역이었다. 
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

콩두씨, 수업시수가 너무 많으면 수업준비하는 시간 적고 질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요. 필살기 책에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건가 하는 게 있두만 그걸 좀 읽어보시지요. 위임, 어쩌고 저꺼고가 있던데.....지혜롭게 업무를 나누면 어떨랑가요? 저혼자 다 하려고 싸 안고 있는 거요. '헌신'과 '착함'이라는 올가미입니다. 일은 이치에 맞게 일머리 있게 지혜롭게~
토닥토닥토닥토닥토닥토닥토닥^___^토닥토닥토닥토닥토닥토닥토닥~   

[노을 베이스캠프]
퇴근하자 마자 씻고 잠듬 6시 15분. 11시에 일어나서 12시 데드라인 전에 오늘치 정진 가까스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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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0 09:14:14 *.114.49.161
12일차 (5.20 금)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6:20, 1:00 (5:20)
*모닝페이지 6:25~7:10 
 아침정진      7:10~8:00
 필살기수련   없음
 달리기           없음

늦잠 잤다. 비가 오시네. 1시 무렵에 움직이자니 너무 이른 감이 있어 누웠다가 내처 잤다.('내 쳐잤다' 하고 싶기도 한데 자제한다. 동사에 '쳐'를 붙이면 말이 사납고 상스러워진다.)  출첵시간이 늦었는데 손 놓고 있다. 안달복달이 없어지고 심드렁하다. 모닝페이지와 아침정진은 내달린다. 옆에서 일부러 새 밥을 하고 청국장을 끓였다. 비벼서 잘 익은 총각김치, 파김치 얹어서 한 술 떠먹여서 출근시키려 한다. 콩두씨 토닥토닥~지금은 toss 시점이랍니다. 아프거나 화가 나 있는 동물을 건드리면 물립니다.

청국장, 총각김치, 파김치는 모두 삭힌 음식이네. 이건 아버지가 좋아하는 것이고, 그를 임신했던 할머니의 식성이다. 엄마는 된장찌개에 생김치를 좋아하고 이건 아들들의 식성이다. 입맛, 취향..너무나 다른 이들이 조화를 이뤄 살아가고, 상대의 채널에 맞게 사랑과 관심을 예입하는 것은 예술인 듯 하다. 사람들은 자신을 기준으로 남을 추측하기 때문이다. 이해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말을 기억하는 아침. 

[초록 필살기]
*8:45 출근
, 퇴근 6:30
5분 지각, 휠체어 탄 아이는 이미 휠체어 접어놓고 신발도 갈아신었다. 화장기없는 맨 얼굴.
5분 전에 온 보조선생님이 아이를 받았다. 용병에게 주인 자리를 주는구나. 데려다 주러 오신 어머님 보기 민망.
모두 퇴근한 후 방과후보육교실만 남을 때 퇴근. 강사료 품의가 알려준대로 했는데 안되어서다. 울다 갔다. 

업무 시간 중 핵심태스크
*1시간. 학력향상을 위한 수업설계에 대한 연수 들음.  다른 때는 연수 듣고 자료 휙 던질건데 특수학급 수업이든, 통합학급 수업이든 지도안 한 번 짠 것을 계기로 복습을 하게 되네.

*행정실에 계약서 사본을 들고 내려가서 일용 강사비 품의하는 법을 배웠다. 행정실 서류를 묶어야하는데 내가 안내서 못 묶고 있다고 여러 번 재촉을 받고 내려갔다. 사내 메신저에 '제발 주세요'라고ㅠㅠ 왔더라. 지금은 수업시간이니까 끝나고 내려가겠다는 말을 하는데도 상대의 노여움이 전해진다. 워낙 늦춰져서 그렇다. 나는 저학년 담당인데 고학년반 계발활동을 하느라 뭣하러 6교시까지 이러고 있는 걸까? 바보같이 왜 안해도 좋을 일을, 감당도 못하면서 이렇게 벌리지? 옆반샘 업무였던 것이 내게로 넘어왔고, 사람이 바뀌면서 그에게 멋있는 척하기 위해서 내가 배워서 알려주겠다며 계속 쥐고 있었다. 우리 학교로 오시는 3분 강사님들은 또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그런데 업무시스템이 바뀌면서 작년에는 40만원을 모두 받던 것이 17000원 세금을 떼더라.  작년에는 다 받았는데 또 뭐라고 그러나? 무능하고 민폐만 끼치는 게 우울하다. 나도 유능하고 환영받고 싶고 남들한테 막 알려주면서 도움되고 싶은데.

*수업실기대회 지역교육청 예선 결과가 나왔다. 시교육청에 올라가는 40%에 들었다. 종일 업무시스템을 들락거렸다. '다음에 다시 할 지 어떨 지 모르지만 일 이번처럼은 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다. 피드백의 핵심은 정확함이지.작년에도 내년에는 밭아서 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말했다던데......영역이 무엇이든, 협력하는 이가 누구든, 내가 일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다. 자신이 없네. 말아먹어도 혼자 비용을 지불하고 민폐 끼치지 않게 협력교수로 하지 말고 특수학급으로 해야겠다. 내 수업, 학급 운영에 자신이 없으면서 협력교수는 당치 않다. 일에 최선을 다하지못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했고 주객이 전도되고, 이런저런 자아비판에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고마워하는 말, 긍정적인 평가(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많다, 수업자의 의도를 잘 풀어썼다, 수고했다)는 다 빼먹고 부정적 평가만 담으려는 콩두씨, 그것도 왜곡입니다요^^ 있는 그대로 보세요. 알았지요? 그렇지만 현장연구논문도 이 분을 걸고 넘어가는 건 안해야겠다. 민폐다. 내일 안하겠다고 약속 철회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노을 베이스캠프]
짜고 매운 것을 빠르게 먹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맛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좀 자극성 있으면 되는 듯. 이런거 쓰기 싫다. 싫다.싫다.싫다.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5.21 06:44:54 *.154.223.199
13일차 (5.21 토)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55, 8:00 (6:55)
*모닝페이지 3:25~4:30
  아침정진     5:00~6:30
  필살기수련 6:30~7:30      <강점혁명> 읽기 -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부분.
                                                아침부터 고기가 먹고 싶어서 감자탕 끓이면서 읽었다.
  달리기          없음

오랜만에 선명한 꿈을 꾸었다. 나는 옛집에 있다. 태어나 열아홉살 때까지 살던 고향집, 태어나진 않았겠다. 기억에 있는 최초의 집이긴 하다. 밤인데 온 집과 방에 불이 환하게 켜있다. 그런데 벽이 창호지처럼 얇고 틈새가 벌어져있어서 초파일 등처럼 훤히 속이 보인다. 밖이 깜깜하다. 나는 뭔가를 무서워하며 집 안에 뛰어들어 숨는다. 밖에서 나를 볼 수 없도록 서둘러서 온 집 방의 불을 껐다. 내가 있는 방 하나만 불이 켜 있는데 너무 밝아서 불안하지만 거기는 불을 끄면 안된다고 느끼고 있다. 밝음이 불편해서 장농 속으로 들어갔다. 엄마의 장농이다. 혼수로 해 왔거나 살림을 늘이면서 제일 먼저 산 가구다. 컴컴하고 포근하다. 좁아서 몸을 돌돌 말아 쪼그린 자세가 안정감을 준다. 

거기 다른 여자가 있다. 50대 후반인 여자 부장님이다. 꿈 속의 나는 그녀가 거기 숨어 있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좀 뜻밖이다. 그녀가 나더러 미안해하며 양해를 구한다. 나도 귓속말로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어쩐지 그녀보다 내가 더 당당하다.
 
밖에서 남자 3명이 손님으로 왔다. 내가 나가니까 그들은 저승사자라고 했다. 복장이 전설의 고향의 갓 쓰고 검은 두루막 입고 화장을 요시꼬리하게 한 모습은 아니었다. 벼락같이 닥쳐서는 죽음을 예고하러 왔단다. 나에게 말했다. "밥상을 차리거라. 지금이 45분인데 너의 아버지가 15분 후에 사망할 거다. 지금 심장발작이 진행되고 있다. 가슴 좀 답답할거다" 부모님은 두 분이서 같이 수산시장에 물고기 사러 갔는데 말이다.

나는 엉엉엉 울면서 "참 좋은 아버지였어요. 아빠 딸이어서 나는 참 좋았어요. 잘 가세요. 아빠, 아빠, 아빠" 말하면서 상을 차리러 나갔다. 꿈 속의 '아빠'라는 말이 낯설고 정겹다. 어릴 때 '아빠'라고 불렀는데 어느 순간 스스로 '아버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마루에는 정사각형 밥상이 있었다. 나무로 된 상이다. 누가 먹고 난 것을 치우지 않은 상이다. 나의 상차리기는 그걸 치우는 작업부터 시작해야했다. 멀건 된장찌개에 나물을 뜯어넣고 고추장을 한 숟갈 넣어 비벼먹은 음식자국이 말라 붙어있는 스댕그릇들과 숟가락이 흩어져있고, 떨어진 밥풀이 보이고, 상추쌈을 먹었는지 상추 꽁댕이 떼어넣은 것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 와중에 짜증이 살짝 올라온다. 죽 설겆이는 딸 시키고 비빔밥 설겆이는 며느리 시킨다는데 비빈 그릇 설겆이라니, 상을 당장 치웠으면 밥풀 같은게 들러붙지 않을텐데 떼기번거롭고, 상추를 다 먹으면 될텐데 깔끔한 척 하느라 깔린 자국을 뜯어내고 먹어서 다른 사람 군일 시키는 이들에 대한 짜증이다. '내가 하녀냐?, 가정부냐?'라고 속말을 하고 싶다.  

밖은 저녁에서 밤으로 되어가는 시점이 좀 지난 때인 것 같다. 어릴 때 이런 밝기의 집에서 저녁밥을 지어놓고 일하러 간 부모님의 탈탈이 소리가 들리길 기다리곤 했다. 뒷 가문벅에서 소죽을 쑤어서 새끼 딸린 암소에게 퍼다 준 두 남동생들은 퍼런 불빛 속에서 테레비를 보고 있다. 10살 어린 막내는 어디 있을까? 다른 형제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혼자 자랐고, 애기 때는 우리가 학교간 사이 엄마가 안방에 문고리를 걸어놓고 가두어 놓고 일하러 간 적도 있었던, 동갑내기 여자애를 보는 앞집 할매한테 가서 놀라고 일하러 가다가 대문간에서 슬그머니 떠밀어넣었던 아이다. 누나 배고프다 밥 달라고 하는데도 짐짓 엄하게 굴며 엄마아빠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상을 덮어둔 채 으름장을 놓곤 했다. 그래봐야 선학 전기밥솥의 밥과 정구지를 넣은 멀건 된장국이나 감자볶음 같은 거였다. 다 식어있다. 동생들이 테레비 보다가 푸른빛 앞에서 엎어져 잠들곤 했다. 그 때의 그립고 슬픈 느낌이 올라왔다. 집에 가야 한다는 귀소본능 창궐하는데 갈 집이 없는 서글픈 느낌.   

[초록 필살기]
*8:36 출근, 휠체어 아이와 엄마 이미 도착해서 보조선생님이 맞이하고 있다. 어구구
 1:30 퇴근
*업무시간 중 핵심태스크 집중 : 1시간 (협의 + 일지 쓰기) 
                                                         강사료는 선명한 J성향의 옆동료에게 부탁했다. 다음달부터 그가 하기로 했다.
 
: 다운증후군 부모회에서 만든 다운복지관에서 주관하는 전국장애인댄스경연대회가 7월 4일(목) 국회의원회관에서 13:30에 있다. 그걸 통합교육사례연구를 하는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통합학급 아이들을 데리고 참관가면 어떨까 하고. 담임샘은 시간표를 4시간으로 조절해서 희망자만 가자고 한다. 통합학급 지원비를 쓰면 될 것 같다. 전철을 타고 국회의원회관 가서 보는 것은 좋은 지역사회적응훈련이 될 것 같다. 언젠가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휠체어와 여러가지 보장구를 사용하는 이들의 웨딩드레스 패션쇼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강의식 장애이해수업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패션쇼, 연극, 농구단,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강원래씨의 춤공연...

아이가 대변실수를 했다. 반에 생일잔치가 있어서 샌드위치 만들러 올라갔다가 일어난 일이다. 통합반에 행사가 있어서 올라가는 날 엄마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예쁘게 입혀 보내신다. 근데 윗옷에 까지 묻어서 집에 연락을 했다. 하필 오늘! 반 아이들이 이 아이가 실수한 걸 알면 어떻하지 불안하다. 보조선생님이 뒷처리를 하셨다. 물휴지로 해결이 안되고 씻겨야만 하는 어른 냄새 나는 똥을 묻힌 아이를 둘이서 안아서 씻겼다. 3째 시간이다. 활동보조인이 오지 않는 토요일, 집에 다시 갔다가 다시 오는 시간이랑 비슷할 것 같은데 엄마는 아이를 바로 집으로 데려가지 않으신다. 아이가 한 시간이라도 더 학교에 있다 오길 바란다는(아니, 내 마음은 더 나갔다. '아이를 보기 싫어한다, 떼넘기고 싶어한다' 까지) 걸로 해석을 했더니 열이 활활 났다. 집에서도 많이 하실거니까 이런 경우 학교에서 책임을 지려고 하는데 엄마가 갈아입을 옷만 갖다주고 뒷짐지고 있으면 나는 일용직 보조선생님 눈치도 보인다. 보조원 업무 중에 자조기술을 보조하는 것이 있긴 하다. 그건 먹는 걸 도와주고, 화장실 갈 때 데려가서 도와주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 수업에 보조선생님이 들어가야하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이 아이한테만 매달려있어야 한다. 지금도 다른 아이 수업을 뺀다고 쪽지를 보내고 오는 길이다. 일반학급에서 이런 일이 있으면 담임이 학부모에게 연락해서 집으로 데려가라고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특수학급에서는 부모 영역의 일까지 떠맡게 되곤 한다. 내 성향이 그런건가? 특수학교는 학급마다 보조원이 있어서 기저귀하는 아이들을 몇 번이고 기저귀를 간다. 하지만 거기서는 통합학급에 가서 수업을 보조하지는 않는다. 여기는 일반학교이고 통합지원이 우선인 세팅이다. 거주지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점점 더 많은 중증아이들이 오고 있다. 스쿨버스로 한 시간 돌아야하는 특수학교에서 신변자립이 되지 않고, 걷지 못하거나 체간 유지가 어려워 혼자 통학버스를 탈수 없어 받아주지 않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를 데리고 학습지를 하고 동화책을 읽고 퍼즐을 맞추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다.  스스로 먹고, 똥 누고 뒤를 닦고, 아니면 정확히 용변의사표현을 하는 훈련을 하는 것,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게 백만배 중요하다.

지금 5학년인 아이의 1학년 때 담임샘이 계속 학부모님과 연락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운동회날에는 그 선생님 가족이 아이를 보러 왔단다. 지난 주에 이 아이의 사례관리를 하는 구청 가정복지과 소속 사회복지사가 왔다 갔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써도 될까? 저걸 그대로 읽으면 상처받는 이가 생길까 겁난다. 원치 않는다. 내 직업에도 비밀유지의 의무가 성성하다. 하지만 나는 대나무숲이 필요하다. 쓰기는 하고 공개하지 말아야 하는걸까? 모르겠다. 지금 가진 직업이 내 천직의 방향 안에 있다고 나는 보는데, 여기서 필살기를 갖고자 하고, 현재로서는 사례연구와 통합 관련 현장연구논문 쪽으로 잡고 있는데 그러자면 더 세밀히 들여다봐야하는데......다 물음표네. 머뭇거려진다.    

[노을 베이스캠프]
토요일이다. 돌아와 낮잠을 잤다. 이번 주는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몸은 알겠는데 마음은 왜 힘든걸까? 바다에 나가보고 싶었는데 내리 잔다. 어떤 힘도 사람의 생명을 판단내릴 수 없다고 믿었던 데드맨워킹의 그 수녀는 주말에 바베큐파티가 열리고 있는(요건 한국에서는 삼겹살 굽는 냄새쯤 되시겠다) 이웃집을 볼 때 조금 그렇지만 자신의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지. 열심히 일하던 여자 교무님 책을 본 적 있는데 그 분은 날마다의 기도로는 부족하고 어떨 때 간절히 설악산 대청봉인지 소청봉인지를 가고 싶어진다고 했다. 나는 수녀님도 교무님도 아니지. 근데 주말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 회복하고 연결할건지 숙제가 생긴다. 매번 숙제를 안해서 허물어지곤 한다. 주말, 방학을 무서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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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2 09:36:52 *.154.223.199
14일차 (5.22 일)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5:40, 8:00 (9:40)
*모닝페이지 6:00~7:30
  아침정진     10:00~11:30 (200배)  하기 싫어서 이것 저것 하며 미루다 결국 정오 전에 했다. 
  필살기수련  없음   ------------------->낮에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69~169 읽음.  
  달리기          없음

꿈. 집에 혼자 있다. 크기만 하고 황량한 낯선 집. 살림집보다는 빌려서 하루이틀 머무는 팬션같은 곳. 약간 이국적으로 생겼다. 유럽 여행 사진에서 본 것도 같은 이층집. 바닥에 눈이 남아있는 계절이다. 나는 집을 지키는 사람으로 남겨진 것 같다. 다른 이들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일행들은 어딘가로 다 자기 볼 일을 보러 갔다. 종일 있어도 아무도 안왔다. 집에는 들여다 보거나 마음 붙일 만한 데가 하나도 없다. 집을 나와서 산쪽으로 걸어올라갔다. 시장이 있었는데 경사진 길 양쪽에 늘어선 가게는 모두 슈퍼인데 같은 공산품을 팔고 있다. 손님이 한 명도 없이 주인만 하나씩 앉아있다. 그 물건들은 내 흥미를 끌지 못했다. 나는 왜 저 주인들은 손님도 없는 이런 장사를 집어치우지 않고 민속촌이나 공산권 국영상점의 점원처럼 지루한 표정을 짓는걸까 배후가 궁금하다. 굵은 설탕이 뿌려진 색종이로 접은 동서남북 모양의 과자가 보여서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른 머리만했다. 너무 크고 트로피처럼 유리상자에 하나씩 포장되어 있어서 사서 맛본다고 해도 짐이 될 것 같아서 값을 물어보지 않았다.

걸어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려는데 길을 잘못들었는지 내가 출발한 곳으로 추정되는 팬션단지가 오른쪽으로 지나가고 있다. 내 앞에는 쭉 뻗은 길이 보인다. 팬션의 바닥에는 눈이 있었는데 이 길 양쪽은 키 작은 검불들이 자라는 사바나기후같다. 팬션단지로 가는 샛길에 어떤 젊은 여자가 서서 코펠에 라면을 담아 먹고 있다. 그녀는 허리가 잘록한 은색 스키복을 입고, 머리가 길고, 고글을 이마로 올려쓰고 풀 옵션 화장을 하고 도도하다. 그 여자에게 좀 주눅이 든다. 그녀는 실컷 잘 놀다 와서 라면을 먹는 것 같고, 나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 점이 모멸스럽고 섭섭하다. 

팬션단지와 내 앞에 펼쳐진 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길 저 끝 양쪽에 얼마나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초록이 아름다운 산이 보인다. 그 산은 해발고도가 좀 있어보이고 둥그스름하다. 흙빛, 산빛, 바위의 빛깔이 기시감을 준다. 하지만 한 번도 가본적 없는 산이다. 환영인지도 모른다. 하루종일 그 산을 나의 두 발로 밟으며 거닐어 보고 싶은 그리움이 밀려온다. 팬션으로 돌아갈 지,  팬션 왼쪽의 2차선 길을 따라 갈지 결정하지 못했다. 잠을 깼다. 4시 17분.       

이성이 꺼지고 나니까 다른 것이 올라오는 것 같네요.

[초록 필살기]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215~228 '약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충고는 강점에 집중하고 약점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강점에 집중하고 약점을 관리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215

뛰어난 실행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약점이 될 수 있다. -215

일단 뛰어난 실행에 실제로 방해가 되는 부족한 점, 즉 진정한 약점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그러한 약점이 기술과 관련된 것인지, 지식과 관련된 것인지, 재능과 관련된 것인지를 알아봐야 한다....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배우면 약점이 극복될 수 있다...만일 필요로 하는 지식이나 기술을 얻고 난 후에도 일의 성과가 표준 이하로 나타난다면, 재능이 부족한 것임에 틀림없다.- 217

다음은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이 약점을 관리할 때 사용한 방법 중 다섯 가지를 추려낸 것이다. - 217
1.조금만 더 잘하려고 노력해라
2.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라
3.가장 뛰어난 테마로 약점을 꼼짝 못하게 하라.
4.약점을 보완해 줄 파트너를 찾아라.
5.그만 두어라.

커뮤니케이션,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이기, 시간 관리, 책임감은 어떤 역할을 맡든지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만일 당신의 다섯 가지 테마 중 공감, 의사소통, 질서, 책임이 없다면 조금 더 잘하려고 노력해라. 이 테마를 타고난 사람들만큼 뛰어난 수준에 이르지 못하겠지만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약점들은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 당신의 강점에 해를 끼칠 것이다 -218
 
보완장치는 자신이 해야할 일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PDA를 구입하는 것처럼 손쉬운 것일 수도 있고 연설중 초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청중들이 벌거벗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처럼 독특한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보완장치를 과소평가하지 마라. 자신에게 투자할 약간의 시간만 가지면 된다. 약점을 걱정하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강점을 갈고 닦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다. - 219

잘 생각해보니 연설문을 낭독하기 바로 전에 군중을 내려다보고 그들의 얼굴을 쳐다보았을 때 힘이 솟는 느낌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이 무대 위에 서는 것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러한 테마는 스트렝쓰파인더의 표현에 따르면 중요성, 의사소통 테마의 결합이다. 마이크는 이러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한 후 무대 밖 인생에도 똑같이 적용했다...10년동안 전문의의 치료를 받았으나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  223

우리는 완벽하고 다재다능한 직원은 누군가 꾸며낸 허구이고, 실제로는 다재다능은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이 함께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우리가 인터뷰한 뛰어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을 보완해 줄 파트너를 찾는데 능숙한 사람이 4천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해줄 강점을 가진 동료를 가까이 두고 있었다....조사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재능을 ㄹ기반으로 한 상호 협력 관계이다....이 사례의 주인공들에게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사실은 이들이 약점을 깊이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했다. 이처럼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서 도움을 요청한다. -225

우리 대다수는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을 배우느라 많은 시간, 신뢰, 존경을 잃는다. 왜 그러는 걸까?...인사관리부에서는 무엇을 달성하느냐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느냐를 기준으로 역할을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과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이 바람직한 스타일을 배워야 한다고 결론짓는다.-225

그는 약점이 있지만 그 사실을 인정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 신뢰받는 관리자가 될 수 있었다. -226

어떤 사람이 특정 테마가 너무 부족해서 고전하고 있다면 더욱 긍정적인 충고를 할 것이다. 다섯가지 테마 중 어떤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 지 결정하고 두 세 개를 선택하여 상황에 맞게 적용하라고 제안할 것이다. 이런 충고는 종종 실행하기 힘들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충고를 따르면 따를수록 더욱 창조적이고 의미있고 효과적인 전략임이 증명될 것이다. - 228

이것을 나에게 적용한다면?


무엇이 강점에 해를 끼치는 약점인가?

지각, 간당간당 출근

업무 기한을 못 맞추거나 아슬아슬 처리 - 공문발송

회계파트를 곤란하게 함

반복되는 페이퍼웤 젬병 - 주간학습안내

순차적으로 일을 계획해서 진행하지 못함

위임하지 못해 혼자 싸안고 야근함

해를 끼치는 모습

내부 살림살이가 휑한 상태에서 다른 것을 시도함.

좋은 아이디어들을 새롭게 실행했는데 마무리 깔끔치 못해 민폐 끼치면 위축됨.

약점 관리 방법

내게 적용하기

1.조금만 더 잘하려고 노력해라

(의사소통,질서,책임)

출근시간 당기기

기한 맞추기

회계관련된 것은 인증서 갖고 내려가서 앞에서 하기

2.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라

관리도구 사기 - 마감일 기록 안할 때 많음

                        알람, 진행상황, 계획 보기

3.가장 뛰어난 테마로 약점을 꼼짝 못하게 하라

1차검사-책임, 최상주의자, 연결성, 개인화, 신념

2차검사-최상주의자, 신념, 연결성, 개인화, 학습자

이 중 약점을 덮을만한 가장 뛰어난 테마는 뭘까?
간판재능, 연결재능, 인프라재능인가 이런 해석이 있었어
두 결과가 다르니 어떻게 적용하지?

4.약점을 보완해 줄 파트너를 찾아라.

1. 특수교육 현장연구 논문의 순차적 계획에 피드백 받고,
   마감일 관리받기 - 연구부장님 도움얻기

(연구 자체는 내가 한다. 현실적인 성과가 그분께 남는 방법을 고안하고 나는 적시 제출, 완성을 보장받는다. 문제는 상대가 원하는 성과가 안날 때 어떻게 보상할지 지끈지끈. 등위에서 탈락해서 점수가 없으면 곤란....최상주의자 테마 활용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딴 도리가 없긴하다. 이 부분 상당히 부담) --안하겠다. 두 가지 이유다. 첫째, 상대는 당장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고, 나는 성과낼 수 없다. 첫 시도에서 전국규모 연구대회 등위 진입은 비현실적인 기대다. 이건 의존해서 갈 부분이 아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나는 이 의존심의 과보 감당못한다. 욕심, 빚을 지게 하는 행동이다. 둘째, 이걸 가지 치고, 통합교육사례연구에 집중하는게 낫다. 공동연구 포기한다고 오늘 말하겠다. 혼자 즐겁게 말아먹겠다.   

-논문 자체에 대해서는 교장님을 멘토로 모시기. 
 현장연구 유경험자, 내게 현장연구를 권했던 장본인이시다.
2. 팀으로 보고서 쓰기

: 팀으로 기능하기에 좋은 자질이 내게 여러가지 있다.

5.그만 두어라.

*개인화 테마를 활용해 적임자 찾아 부탁하고 감사,보상

강사료 지급 - J 성향 교사 위임

공문서 정리 -        ″

방과후활동 준비물 주문 - 인턴교사 위임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5.23 05:38:32 *.154.223.199
15일차 (5.23 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20, 8:00 (6:20)
*모닝페이지 2:40~3:40
  아침정진     4:10~5:30 
  필살기수련 6:00~7:00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170~190  <리더란 무엇인가?> 조금 
  달리기          

훅훅 댄다. 정진이 108배만 하는데 자꾸 늘어지고 산만하다. 출근하기 싫기 때문이다. 왼쪽 편두통이 있다. 

꿈. 나는 현장연구를 같이 하기로 계획서를 낸 그 부장님 교실 앞에 있다. 교실 들어가는 문 앞에 네칸인지 다섯칸짜리 책꽂이가 있고 그걸 정리하고 있다. 세 명이 한다. 가운데 부장님, 왼쪽에 김경희씨, 오른쪽에 나다. 내가 가니까 벌써 네 칸은 김경희씨가 손쉽게 정리를 마친 상태고 마지막 칸만 정리하면 되었다. 나는 길다란 종이상자 하나를 집어올렸고, 책꽂이 구석에서 두 개의 운동화 끈 뭉치를 주웠다. 두 개 뭉치를 그 상자에 넣었는데 상자 안에는 5뭉치의 운동화 끈이 이미 들어있다. 왜 운동화 끈을 빼서 묶어놨을까? 왜 이런 걸 모으고 있는 걸까? 어느 정도 기간동안 여기 들어있었을까? 왜 버리지 않는걸까? 궁금했다. 상자 안에 넣어둔 지 오래되었는지 안에도 먼지가 많이 들어있고 위에도 먼지가 들었다. 내가 먼지를 대략 털어냈다. 그것 밖에 한 것이 없는데 정리가 끝이 났다. 좀 싱거웠다. 

당황스럽군.  

[초록 필살기]
출근 8:30, 퇴근 6:50
10분 차이로 젤 먼저 출근. 문 따고 환기 시키고 아이들 조회에 보냈다. 뿌듯하고 당당하다.

또또분식, 우리학교 앞 분식점 이름입니다. 오늘 여기에 24살 우리교실의 인턴샘이 한 턱 쏜다해서 칼퇴근 하고 갔거든요. 떡볶이 한 접시, 김말이, 치즈스틱, 군만두를 두 개씩 튀겨서 빨간 떡꼬치 양념에 버무린 거 한 접시를 먹고, 포도맛, 오렌지맛 슬러시까지 한 컵씩 들고 나왔어요. 우리의 만찬에 든 돈은 3천원이었어요. 먹다보니 아는 애들이 자꾸 들어오는 겁니다. 막 사줘야할 것 같은 분위기. 애들이 뭘 사먹나 지켜보았어요. 우리 학급에 오는 아이들은 엄마 손에 이끌려 다니느라 이런 시간이 없겠지요? 초등학교 앞 분식집 떢볶이를 꼭 먹어야 되는 건 아니지만도요. 내가 나이들었다 뜬금없지만 그런 느낌도 좀 느꼈어요. 근데 역시 초등학교 앞 떡볶이 특유의 달달하고 매콤한 맛이 있어요. 그 맛을 못잊어 중학교 교복 입고도 오던데요. 그리고 새삼 깨닫는 거지만 초등학교 앞 분식점과 문구점의 주인들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갑작스레 이렇게 쓰냐면 아까 퇴근 전에 필살기 일지를 썼거든요. 그런데 뭔 놈의 허용 안되는 문자가 있다는 오류 메세지가 자꾸 뜨는 겁니다. 아무리 확인해도 그 문구는 없더구만. 열 확 받아서 성질 좀 더 나빠졌지요. 이러다 내가 가는 곳마다 마우스 다 부수는 거 아닌가 몰러요. 한 단락 쓰고 댓글 등록 누르고 또 쓰고 요런 식으로 하고 있지요.  

지금 저는 폭식 직전입니다. 들어오는 길에 계란 한 판 사서 찌고 있어요 강사료 지급하는 걸 사람 불러다 배우고 나서 퇴근시간 이후에 1시간 동안 혼자 해봤는데 아직 못했거든요. 아놔, 왜 또 안되는 걸까요? 지급 날짜가 5월 20일이면 지난거잖아요? 어디서 수정을 하는지 몰라서 일단 삭제를 했는데 삭제도 안된다네요. 행정실에서는 '품의 왜 안주세요? ㅠㅠ' 이렇게 또 사내쿨로 쪽지 보냈던데...'나는 바보다' 깜지라도 써야할까나요? ㅠㅠ

오늘 핵심테스크 집중 별로 없었습니다. 나는 단군일지 중독 좀 됩니다. 내 단군일지의 조회수는 다 내가 올리는 거거든요. 아침에 책 밑줄 그은 거 읽어보러 들어가고, 뭣 하러 들어가고....월요병인지 오늘 좀 짜증이 많이 났습니다. 특수학급 수업 죽 쒔고, 오늘은 통합학급 시간표를 안봤더니 5교시가 아니라 6교시더군요. 한 아이를 이미 방과후보육교실에 데려다준 뒤인데요. 어휴 애기같은 3학년이 6교시가 뭡니까?   

아아아, 공동연구하려는 그 선배 샘께 가서 생각한 대로 말씀드렸어요. "저는 대학원 논문 쓴 적 없고, 이거 한 번 완성해서 내는 게 목표지 전국단위 연구대회 등수 근처에도 못갑니다. 저는 선생님 계시면 하여튼 끝까지 가서 논문 묶어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저 좋자고 물귀신 할 수는 없어서 말씀드리려고 왔어요. 혼자 즐겁게 말아먹자 했어요" 했지요. 웃긴 했지만 목소리 좀 떨었을 겁니다. 그랬더니 저보다 경력 두배도 더 많은 이 샘이 껄껄껄 웃는 겁니다. "주말에 그런거 고민 했냐? 내가 너무 부담줬나? 잘 되면 좋지만 안되어도 괜찮다. 끝까지 해보는데 의의가 있지. 나도 젊을 때 생각으로 이런 저런 것이 많았는데 실행을 안하면 아무것도 아니더라. 부담갖지 말고 즐겁게 해. 그리고 하루에 1쪽씩 보고서 쓴다고 생각하고 매일 하도록 해. 사진 많이 찍어두고. 함께 해 가면서 서로 공부하는거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고마웠어요. 마음도 놓였구요.     

수업 준비를 안하고, 통합학급 수업 준비도 별로 안하고 돌아왔어요. 7시 퇴근을 했으니 나는 곧 잘 시간입니다. 안 그러면 삼양라면 한 봉 끓여먹을 텐데, 어떤 이유인지 일지를 쓰는 동안 폭식을 부르는 마음이 좀 가라앉는군요. pms 전조로 고기가 먹고 싶고, 면이 땡기네요. 근데 오류 메세지 덕분에 시작한 일지 쓰기 방식이지만 좀 괜찮은 듯 하네요. 하긴 나는 언제나 "오늘 뭐 했어?" 이런 거 물어주고 마주앉아서 재잘거리는 수다 들어주는 상대를 그리워하고 그런 시간을 고파 했지요. 아침에는 모닝페이지에서 rose maria siser가 들어주고, 저녁 퇴근해서 초록필살기는 누가 들어준다고 생각하면서 쓸까요? 좋아요. 해 가면서 이름 하나 지어드리도록 하지요. 당신도 좋지요? 나도 좋습니다.  

[노을 베이스캠프]
퇴근 후 일지 쓰고 계란을 2개 먹었다. 그리고 바로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현관문은 잠겼지만 창문과 옆 방 문이 다 열렸고, 불이 훤하게 켜있다.  몸이 찌뿌둥하고 개운치 못하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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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1.05.24 05:32:36 *.180.75.152
콩두씨랑 내가 일하는 현장에선 클라이언트의 변화추이에 대해 기록하는거 한계가 있을거 같으임. 그래두 현장에서 버텨내고 꽃피우는 현장논문 1년에 한편씩 쓰는 목표 참 좋은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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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
2011.05.24 03:42:39 *.154.223.199
헌, 헌, 헌 자로 끝나는 아니고, 헌, 헌, 헌 자가 들어가는 말은?
헌화가, 헌헌장부, 다래헌(강남역 뉴욕제과 건물 우동집임, 여기 김치우동 많이 먹었슴다. 베프랑, ^^;;;), 헌공, 헌신, 여수 이~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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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1.05.23 22:06:07 *.180.75.152
논문쓰는거 계속 참여해야 콩두님의 열정에너지가 계속 유지될거 같으임 ^^
올해는 완성하는거로 목표삼고 까지껏 내년엔 대학원에 가는거도 좋을 거 같구.ㅋㅋ
콩두씨 필살기 쓰는 방식으로 매일 1쪽씩 기록하다 보면 거뜬히 완성될거 같으임. 캬 좋은 선배샘 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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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4 07:52:53 *.154.223.199
15일차 (5.24 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00, 8:00 (6:00)
*모닝페이지 2:22~3:40
  아침정진     5:10~6:30 
  필살기수련 7:00~7:500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190~210 
  달리기         안함, 안 달린지 2주일째, 오늘 한강마라톤 접수마감일, 하프 말고 10km 해야할까보다.
                                 인제 슬슬 달리던 때가 그리워지고 있고, 마라톤대회에서 훅훅 댈 게 살짝 걱정스럽다.  

날이 일찍 샌다. 새벽푸른빛은 5시 전후에도 진하지 않다. 6시 40분에 집에 전화했더니 안 받으신다. 벌써 들에 나가셨다. 당연하지. 엄마는 품앗이 가셨다. 6시에서 40분 사이에 전화하라고 하신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상태로 시간을 늘잡지 말고 정진 끝나면 바로 달리러 나갔다가 정주영회장처럼 일치감치 일터에 나갈까나? 아니, 책과 TV프로그램에 있는 정주영회장보다 식전 일을 하러 가시는 엄마, 아부지를 닮아 배우면 되겠다. 어때? 나는 사택 주는 섬학교에 근무하는 것과 비슷한 여건이잖아. 이 주변은 아는 사람 하나 없으니 섬과 마찬가지고 코 앞에 붙어사니 그렇고, 해는 길어졌겠다...뭐..뭐

저녁 단도리가 안되어 있으니, 어질러진 것 치우고, 씻고, 신경질 가라앉히느라 시간이 많이 든다. 팔다리목몸통을 먼지 묻은 채로 아무데다 떼서 던져두었더니 구겨지고 더러워지고 민감한 부분은 상하기도 해서 조립에 애 먹었다. 8시가 다가오니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초록 필살기]
출근 8:30, 퇴근 4:40

업무 시간 중 핵심 테스크의 하이라이트는 4~6학년 학부모공개수업이었어요. 부모님이 보시고, 교사들도 학년을 정해서 다른 교사의 수업을 보는 흔치 않는 기회였어요. 그래서 정장을 입고 출근한 이들이 많았어요. 나는 못봤습니다. 왜냐구요? 지금부터 징징거릴건데요. 길지 않을거예요. 입으로 하면 15분, 손으로 쓰면 한 페이지 분량이겠죠. 미안.    

1시에 수업이 끝났고, 교육청의 목적경비로 운영하는 방과후활동 특수체육이 2시에 시작되는 동안 애들이 교실에 있었어요. 거기다가 마음 아프고 덩달아 동일시 되었던 것은 5학년 아이 하나가 학부모가 못오니까(안올거니까) 당신 자녀도 수업에서 빼달라고 해서 내려와 있었어요. '내 아이가 남들에게 구경꺼리가 되는 게 싫다'는 마음 때문이라고 짐작하면 내가 너무 나가는 걸까요? 근데 그 아이는 우리 교실에서 엘리트인데 말입니다. 어떤 학부모님은 큰아이 수업을 봐야하니까 아이를 담임샘한테 봐달라고 하셔서 또 우리 교실에 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6명이 모두 와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굳이 내가 있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보조샘과 인턴샘이 있었으니까요. 그 순간 나는 올라가서 수업을 보고, 협의회에  참여하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을텐데요.  힘들다고 욕은 좀 먹겠죠. 이럴 때 콩두씨 당신은 자전은 안하고 공전만 하려 합니까? 내적 비난이 올라옵니다.  

오늘 남의 품의를 대신 해주느라 내 것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 좀 도와주세요. 바쁘세요?' 라는 예의상 하는 질문에 '네. 지금은 곤란해요'라는 말 대신 '네, 괜찮아요'라고 합니다. 영역이 분명한 사람들은 자기 영역에만 집중하고, 그 관계와 그 영역을 잘 다듬고 나머지는 무관심할 수 있습니다. 일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갈등의 영향을 덜 받고 일을 해 나갑니다. 심지어 한 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하면서도 '싸워서 이기려는 듯' 합니다. 이런 싸움에서 나는 백전백패입니다. 나의 시스템은 갈등과 외면 같은 것에 대단히 취약합니다. 나를 향한 것도 그렇고, 내가 속한 공간 안의 것도 그래요. 개인으로 나눠서 생각하지 못하고 덩어리로 여겨서인듯 합니다. '분화' 는 '그래서?' 의 태도고, 자신을 향해 '됐거든. 너나 잘 하세요.'로 바꿔말할 수 있는 것, 나의 아름다운 목적지겠지요.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오늘 나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고 느낀 순간이 한 번 있었어요. 이게 오늘은 젤 힘들었어요. 두 번째는 자꾸 남일을 떠맡느라 과부하가 걸리고, 내 일을 못하니까 내 안에 나와 상대를 향한 분노가 생기는 것을 보는 것이 힘들었어요.     

이따 퇴근하고 첫 학교에서 만났던 두 사람과 저녁을 먹을 겁니다. 이게 오늘은 젤 즐겁습니다.  

[노을 베이스캠프]
10년 전 처음 공립학교 교사를 시작하던 시절에 만난 이들을 오늘 만났습니다. 이쁘게 잘 사는 분들이었어요.  10년동안 한 이는 고3 엄마가, 한 이는 결혼하고 출산하고 7살, 5살 아이를 기르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애 키우고 살림 사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더군요. 그들의 주요 영역인 가정이 내겐 없지요. 그럼 내가 이 직업에서 더 빛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나는 주눅이 들고, 쓸쓸한 마음으로 낮선 거리를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20년차가 되었을 때 동종업자들인 우리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모든 것은 변해가겠지요. 오십살의 내가 어떤 모습일까...콩두씨는 어떤 그림을 그리나요? 꿈을 실현하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두루뭉수리 빌면서 넘어가기에는 마음이 개운치를 않습니다. 그 각본을 지금 써야하는 거겠죠? '이런 것까지 말해야하나' 치사한 생각이 들 때도 시시콜콜 다 말해서 유치할 지언정 부부가 외롭지 않다는 말이 인상에 남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샤워. 저녁에 스파게티와 그라탕을 먹었더니 속이 그득.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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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5 08:24:48 *.154.223.199
16일차 (5.25 수)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5:40, 10:30 (7:30)
*모닝페이지 6:10~7:20
  아침정진     7:20~8:00 
  필살기수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2쪽 읽음
  달리기          안함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라'고 하셨지. '어둠을 탓하기(없애려 하기) 보담 등불을 켜라'고도 하셨지. 네네네.

[초록 필살기]
출근 8:42, 퇴근 5:00

'업무 시간중 핵심태스크' 라고 일지 쓰면서 그걸 기억하게 됩니다. 필살기 책에 나온 참 멋진 말입니다.  

전국장애인 e스포츠대회에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대회를 합니다. 초등 종목은 에어라이더, 마구마구, 중등은 사천성, 오목이라네요. 저는 이 게임들 해 본 적 없어요. 오목은 바둑알로 해 봤지요. 우리 학급 학생 2명이 매일 하는 게임이 에어라이더라네요. 오늘 그 두 명하고 한 학생의 6학년 형을 팀으로 묶어서 예선전을 신청했습니다. 어떻게 되겠죠. 참가에 의의가 있습니다. 요래 놓고 막상 닥쳐서는 미리 고려했어야 하는 교육과정의 문제, 인솔자의 수업 보충 문제 이런 게 얽힐 지도 모릅니다. 장애인이 붙은 체육대회, 정보화대회, 댄스경연대회 이런데 나가 보라고, 그래서 그 아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알아봐야한다고 말해 주신 세 분이 고맙습니다.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을 업과 연결하려는 개념을 좋아하는데요,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더 절실한 듯 합니다. 어제 만난 동종업자들은 학령기 안에서 잘 하고 못하고 아무 상관없다, 결국 24살 되어서 고등부나 전공과까지 끝나면 다 집에 있다고 했지요. 제가 만나는 아이들은 주로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복지카드를 가진 아이들은데 그 아이의 강점이 직업과 연결되면 최고로 좋구요. 안 그렇다면 취미로 남더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타자대회도 있는데요 한메타자의 게임을 가지고 하거든요. 이런 것은 열심히 연습하면 될텐데 하면서 실행은 않고 마음만 먹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들 어디로 가는걸까요? 모든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는데 어디 있을까요? 내가 10년 전에 만난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복지관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은 94년 생이었는데 말입니다.

오늘 동호인의 날이었습니다. 동호회별로 일찍 나갔습니다. 조용하니 좋군요. 저는 오늘 문제제기의 내용이 아니라 문제제기의 방식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어요. 선명한 T들은 사실에 대해 격렬하게 지적하고도 감정을 상하지는 않겠죠? 화난 표정과 공격적인 말투 이런 것들에 상처받아서 지적한 사안 자체에 닿기 전에 너덜너덜해지는 일은 없겠죠? 그 자리에서 할 말을 다 한 후 ''나는 부르르 하긴 하지만 이야기하고 털어버린다. 너도 그래라' 는 말처럼 나도 되고 싶습니다. 벌렁벌렁하고 눈물이 나는데요. 한 자리 앉기도 싫을 만큼 내가 무례하고 몰지각한 사람이 된 듯하여 슬픕니다. 화살은 상대에게로 가고요.

교실 안 식물들을 재배치했습니다. 어제 산 1단의 애기장미들을 여러 뭉치로 나눴어요. 집에 꽂고, 교실 내 책상, 애들이 이 닦고 손 씻는 싱크대 옆, 컴퓨터 책상 옆에 조금씩 나눠 꽂았더니 환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장미 한 단은 7천원이었는데 이 돈 들이고 이만큼 행복해지다니요. 보조샘이 심어주신 방울토마토 4그루와 가지 2그루를 햇볕 잘 드는 창가로 자리를 다시 정해주고 지주대를 꽂았습니다. 아아아, 즐거웠어요. 

[노을 베이스캠프]
퇴근길에 얼마전에 꿈에 나왔던 부장님을 만났어요. 꿈 얘길 하면서 부장님이 의미하는 게 뭘까 궁금했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부터 10년 뒤를 내다보면서 자기 진로를 정해라, 나는 마흔아홉에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뭔가를 하면 몰두한다, 죽자사자 한다 하시더군요. '몰두', '죽자사자'가 키워드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새 자꾸 제 귀에 대고 '10년 뒤, 일만시간' 이라는 말을 여러 사람이 와서 반복해서 속삭입니다. 어쩐 일인지. 

낯선 거리를 걸어서 추어탕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낯설다는 느낌은 내가 마음을 안 열고 있어서 인지도 모릅니다. 기분이 그러니까 입맛이 날까 했지만 왠걸 맛만 좋더군요. 여름처럼 덥네요. 아지트카페로 삼을만한 데 없나 두리번거리는데 없군요. 오늘 낮에 이 집의 전세대출의 이율을 15%로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래저래 펀치가 날아오는 날이군요. 멍 때리고 있어요. 교원공제회 무주택 세대주 전세자금 대출의 이율은 3%인데 15%로 상향조정된 이유는 부양가족으로 1달 있었던 엄마의 집 명의 때문이라는군요. 내가 10년 살고 방출된 그 집 말입니다. 이래저래 그 집에 대해서는 정 떨어지는군요. 아니 그게 내 집입니까? 나 무주택 세대주 맞거든요. 이 나이에, 이 직장연수에 무주택자라는 것도 갑자기 남사스러워지는군요. 집을 사고, 차를 사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집을 늘여나가는 서류에 실적이 남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집중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안한건가?  내 명의로 살뜰히 챙기지 못한 나는 퍼주기만 좋아한 실속 없는 사람이었나? 정말로 그럴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의 지난 10년은 쓸모없는 것이었던가요? 열심히 살지 않았던가요? 그래 나는 1인가구 여성가장이다. 연말정산 공제도 안되는, 제도에서 인정 안해주는 가장이다. 우짤래? 흥.

신기한 것은 일기인지 일지인지 모호한 단군일지를 쓰면서 전환이 되는 겁니다. 중학교때까지는 일기를 열심히 썼는데 그 때 느낌과 비스무리한 느낌이 들랑말랑합니다만 며칠이나 됐다고요. 자기개방에 대한 부담스러움, 너무 여기에 목숨거는 듯 해서 염려스럽습니다. 좀 아니고 많이.

스르륵 자느라 스스로 정한 베이스캠프 활동 전혀 안함. 싸이렌 노래 들리든 말든 노를 저어 나아가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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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6 07:05:44 *.154.223.199
17일차 (5.26 목)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00, 8:00 (6:00)
*모닝페이지 2:30~3:50 중간에 30분 정도 다른 일 하며 우왕좌왕, 나와 남의 단군일지 읽기, 참새방앗간 들르기
  아침정진     4:40~6:30 (200배)  산만. 
  필살기수련 7:00~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241 읽음
  달리기         

마칠 때쯤 잉잉잉 운다. 손바닥에서 피처럼 번들거리는 눈물을 보다가 내 안의 분노와 눈물을 마주대하기가 어렵고 불편하고 힘들어서 ADHD 상태였다는 걸 안다. 그러니 다른 이가 화나고, 감정적으로 불편한 상태의 나와 마주앉아 이야기하지 않고 들을 말도 할 말도 없다고 가버린 걸 문제삼을 것 없다. 나도 힘들어서 이러면서 남에게 요구할 수 없다. 너나 잘 하세요. 이렇게 한 번 김을 뺀 덕분에 조금 이성적인 고려와 살핌이 가능해졌다. 

이런 식으로 자기를 타이르는 것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것도.

이렇게 늘어지면 새벽에 일찍 일어난 보람이 없잖아요? 이것이 나와 남을 해치지 않고, 침수시키지 않으면 되는 거지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안전한 장소, 울 어깨를 찾아보세요. 그게 사람이든, 종이든, 종교적인 이름의 집이든, 나무든, 영화든, 운동이든, 상담자 앞이든 뭔 상관이래요? 울지 않고, 화내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잘 울고 잘 싸우고 잘 화내고 관계를 건강하게 가꿔나가는게 훨씬 성숙한 방식이겠죠. 이왕 울 것 용기를 갖고 세게 확 울고, 이왕 욕할 것 솔직하게 확 욕해버려요. 화염방사기처럼, 소방차 배수구처럼요.  인화성 물질을 적당히 뿌려서 살살살 간지르다가 확 불을 싸질러서 분노를 태워버리구요, 눈물 콧물 흘리면서 왕 울고요. 남은 시간에 콩두씨를 성장시키는 데다 태연히( 요 말도 퍽 매력적!) 몰입하여 즐거운 시간을 꿈결같이 보내보시구랴.  산 속 깊이에 몰래 몰래 기르는 산삼밭, 송이밭같지 않겠습니까? 아까비라. 어렵게 낸 새벽푸른빛~~     

[초록 필살기]
출근 8:35, 이미 보조샘, 인턴샘 출근후. 퇴근 5:00

초록 필살기라는 이름으로 이런 걸 쓰는 게 무슨 소용인가, 일기는 일기장에 쓰는 거지, 이걸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요?

어쨎든 오늘의 업무시간 중 핵심태스크는 통합교육사례연구 회의 30분입니다. 

통합샘, 어머님, 인턴샘, 저 네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했습니다. 통합샘이 열심히 하는 분입니다. 반의 비장애학생들이 장애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가진 이를 받아들이는 지식과 경험을 제공하고(장애이해교육), 아이가 교실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것인데 벌써 3달이 휙 지나는데 암것도 진행이 안되고 있어요. 인턴샘만 열심히 하고 담임은 방치상태라고 하던 통합샘의 말에 나도 수긍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그 부분에 대한 자료를 만들기로 한 나에 대한 비난과 책망으로 들려 마음이 무거웠어요. (왜 이렇게 듣는 걸까요? 내 귀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은 참 요상하군요. 길목에 서서 단 두 가지로 모든 것을 분류합니다. 사랑함, 사랑하지 않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은 두 담임에 대한 책망과 무거움이군요. 그가 느끼는 것이 이런 것이고 나도 그걸 같이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담임샘은 수업 안에서 보조인력이 없이 담임이 온전히 맡아야할 때,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방치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합니다. 오늘 회의한 대로 색칠하기, 5까지 수 익히기와 글자 보고 쓰는 과제를 잔뜩 프린트 했습니다. 그걸 들고 올라갔는데 이미 퇴근하신 후더군요. 그런데 그걸 프린터 한 사람은 인터샘이니 내가 들고 올라가면 그거 남의 공 가로채는 선배가 되는 거겠다 싶더군요.

엄마와는 지금 10살인 이 아이가 24살 때 어떤 모습일지 미래 장면을 그려보기로 하였고요. 인턴샘이 스물네살이거든요. 14년 남았습니다. 나는 내 삶의 10년 계획을 세우고, 우리는 엄마가 당신 아이의 14년 계획을 세우는 방향을 같이 의논하려고 합니다. 단군프로그램 하면서 얻어들은 것 중 10대 풍광, 미리쓰는 미래이야기인가 전환이야기인가가 생각이 났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특수교사로 너무 우물 안에 갖혀있었구나 싶어요. 아이들도 통합선생님도 어머님도 이미 나보다 많이 알고 있고 많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교실 안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 지 그걸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일인데 나는 감 못잡고 있거든요. 근데 회의를 하고 나니까 혼자서 죄책감 느끼고 답답해 하던 것보다 낫습니다.    

저는 우리 학교 1층에 있는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저시력학생이 쓸 수 있는 경사진 책상과 휴대용 확대독서기를 구해줄 수 있다고 한 것, 3층 학교사회복지사 샘이 장애형제를 위한 프로그램 신청서를 갖다 주신 것, 오늘 우리 아이 할머니를 지원하는 구청 사회복지사가 다녀간 것...이 모든 것에 신비로운 느낌이 듭니다. 지나치게 아구가 맞는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사방에서 돕는 손과 내가 머릿 속에 그리는 그림을 같이 그리겠다고 오는 분들이 닿고 있어요. 하늘이 나를 돕는 것일수도 있고요, 하늘이 그 가정을 돕는 도구로 우리를 쓰신다는 느낌도 듭니다.    

특수학급 수업과 통합학급 수업, 그리고 사례연구가 내가 업무시간중 필살기와 통하는 핵심 태스크로 삼은 과제입니다. 각각 1시간씩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자꾸 까먹곤 합니다. 특수학급 수업에서 죽 쒔다는 느낌, 이거 해서 무슨 소용일까 하는 것, 통합학급 수업 안에서 아이가 방치되는 것, 서류로만 머무는 개별화교육계획 (나는 그 서류마저도 기한 맞추기에 전전긍긍) 지치게 하는 덩어리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세 가지가 나의 강점에 기반한 필살기 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중요하지만 다른 것에 시간과 관심을 쏟고 정작 에너지 투입을 거의 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분야인 건 아니고요?

[노을 베이스캠프]
모두 실패,
인정해야합니다. 고구마를 수확할 때 시들시들해진 줄기 검불을 걷어내고 나서 땅 속의 것을 캐어내듯이요.
나는 퇴근 무렵에 말할 수 없이 정서적으로 지쳐 있습니다. 그걸 전혀 돌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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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7 07:03:10 *.154.223.199
18일차 (5.27 금)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30(-), 7:00 (7:30)
*모닝페이지 2:45~4:20 20분은 출석부에 머뭄. 
  아침정진     4:40~6:10 (200배)  
  필살기수련 6:30~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241~259 읽음
  달리기 

고약스런 냄새다. 환기시키려고 창을 열었다가 도로 닫았다. 집 안의 공기가 오히려 오염되는 것 같다. 엊저녁에도 이런 냄새가 났다. 주말로 갈수록 진해진다. 과수원에 처음으로 치는 농약인 황하고 비슷하면서도 좀 더 진한 냄새다. 해가 나서 한참 비추면 좀 옅어지는 것도 같다. 근처 동국제강과 인천제철의 푸른 지붕, 그리고 영종도 선녀바위있는 바닷가 가는 306번 버스에서 본 서부공단의 공장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 근처 세 학교 특수학급에 중증장애학생이 제일 많지. 우리 옆 학교는 바로 뒤의 아파트 단지에 그 반 학생들 여럿이 살고 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이기도 하고, 가장 환경오염이 많이 된 동네이기도 하다. 두 가지는 같은 이야기겠지. 불길하다. 나는 오염을 후세에 물려줄 수 있을 가임여성이란 말이다. 공기가 오염되었으니 물과 흙도 모두 오염되었을텐데 마시는 물은 생수 마시지만, 저 수돗물을 계속 먹어도 될까? 이 동네에는 암에 걸린 사람도 많겠지? 아, 원전사고가 난 곳에 남아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과 후손들이 이런 불길함을 매일 만나고 있겠구나. 그래도 일본은 부자 나라니 좀 나을테고... 가까이에 녹지와 공원과 도서관이 있고 공기좋고 조용하고 좋은 이웃이 살고 있고, 문화적으로 풍부한 동네에 누구나 살고 싶어한다. 가난하기 때문에 거기 살수 없는 거겠지. 하지만 나에게는 원하는 곳으로 옮겨 살 수 있는 희망과 힘이 있다. 돈인가? 돈은 없다. 돈을 주는 직장이 있다. 다행이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오염된 공기와 물, 흙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어떡하지? 걱정스럽네........걱정도 팔자요, 콩두씨

엊저녁 난리친 것에 비해 아침 일정이 순조롭다. 임박착수 만땅인 나는 데드라인이 코앞인 몇 가지 일을 이제야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읽는 좋은 책은 절에서 경을 독경하고 사경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매일 적은 분량이지만 같은 걸 세 번 읽는다. 처음 눈으로 한 번 읽고, 밑줄 친 것 타이핑하면서 손으로 한 번 읽고, 출근해서 쉬는 시간에 오탈자 보면서 한 번 더 읽게 된다. 나처럼 불성실한 사람, 들쭉날쭉한 사람이 웬일이다냐?   

[초록 필살기]
출근 8:10, 퇴근 5:00

일찍 출근했어요. 근데 청소하다가 30분이 다 가버렸어요. ㅠㅠ 유리창 닦고, 화초 물주고, 환기시키고..아까웠어요. 만약 앞으로도 일찍 출근해서 청소 하려면 일찍 출근하는 보람이 없겠는걸요. 내가 늦어서 보조샘이 아이를 받은 날들이 많으니 내가 일찍 와 있는데도 어머님이 보조샘을 향해 이야기를 합니다. 인사만 하고 담임이 학부모상담을 하도록 볼 일 보셨으면 좋겠는데. 누구를 탓하겠어요? 찔리는 구석이 있어 잠자코 있었습니다. 이건 학부모와 보조인력 양쪽 모두에게 반복해서 교육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업무상 필요한 말을 뱉지 않고 머금게 되는 것은 관계가 불편해질까봐입니다, 한 공간에 있는 이들에게 '미움받는' 것에 내가 취약하고, 전전긍긍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면이 번번이 보조인력의 권한을 교사보다 더 키워서 감당못하게 만들곤 했어요.       

업무 시간 중 핵심태스크 집중 40분. 통합학급 샘의 공개수업을 참관했어요. 어제 회의했던 그 분 수업입니다. 우와 수업을 정말 재미있게 잘 하시더군요. 감탄했어요. 충심으로 그 분한테 고개 숙입니다. 나의 여러 가지 시간표를 조절한 후에 올라가느라 바빴어요. 교사에게 주목하게 하는 학습훈련부터 게시판에 사용한 집게까지 직접 보는 유익이 컸어요. 특히 말로만 전해듣던 아이의 수업을 직접 보았는데요 쉬는 시간에 우연히 만나서는 '선생님' 이라며 반가워하더군요. 꼬맹이의 그 웃음 하나에 모든 고단함이 다 녹아나더군요. 근데 한 음절만 말할 수 있는 아이가 어떻게 그걸 말했을까요? 

계발활동 생태놀이부 수업이 있었어요. 요게 바로 제가 현장 연구하려는 부분이거든요. 이 수업을 미리 계획해서 하고, 사진도 찍기로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네요. 이게 매번, 매일 반복되어서 10년입니다. 에휴~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5학년 아이를 6학년 남자아이 둘이서 감당해주었어요. 그 남학생들이 '이리와' 하면 앉고, 저 혼자 돌아다니면 데리고 와서 저희들 사이에 앉히고는 '고마 해라' 이렇게 말하면 듣더군요. 이럴 수가! 이유를 물어보니 그 중 한 형이 지네 동네 아는 형인데 힘이 세답니다. 까불면 다치는 거죠. 또 다른 2 아이는 볼풀에 빠뜨린 다른 아이 핸드폰을 찾느라고 인턴샘과 같이 볼풀 공을 모두 퍼내는 수고를 해 주었어요. 또또분식 것을 한 턱 쐈습니다. 만원으로 어른 셋과 아이 둘, 5명이 배불리 먹고 1500원 남았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특수학급 수업시간에 특수학교 교과서를 사용하고 나서부터 하루살이처럼 매일매일 고민하지 않아도 할 것이 생겼어요. 얼마나 좋은 지 모릅니다. 그동안은 가난한 집 어미가 빈 항아리 벅벅 긁는 기분이었어요. 일반 초등교사는 일단 교과서가 있잖아요? 특수학급은 그렇질 못하거든요. 알아서 주교재를 구해야 했어요. 한글해득 학습지, 수이전단계 개념형성하는 학습지, 선긋고 색칠하는 것 이런 것이죠. 근데 우리 아이들은 10까지 세기가 힘들어요. 3 가르치다 10년이 지나갔습니다. 소그룹이지만 모두 다른 교재로 다르게 진행되는 아이들의 복식수업, 2명은 완전히 수준이 달라도 아이와 교사가 즐겁게 수업이 가능합니다. 오늘 그랬거든요. 이런 수업시간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쌓는 시간입니다. 3명이고 그 중 한 아이가 매우 요구적이거나 문제행동이 있으면 그 애 관리하다 수업시간이 지나갑니다. 이런 시간은 끝나고 웹써핑을 하든지 노래를 듣든지 쉬어주어야 하는 수업입니다.

통합학급 수업 지원 부분 오늘 한 것 없었어요. 그래도 어제 회의 덕분에 방향은 보입니다. 교과에 맞는 교수적 수정을 할 수 없다면 선긋기, 색칠하기, 수준낮은 단계 학습지라도 한 묶음 아이마다 담임샘께 마련해 드려야 합니다. 내가 못 만들면 여기저기 것을 출력해서요. 1아이는 인턴교사 도움을 받아서 하고, 나머지 5명의 아이는 내가 해야 합니다. 높은 기준의 목표만을 추구하며 현재, 당장 내일 만날 아이에게 줄 학습지 한 장이 없다면 공염불인 거지요.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이게 제가 일을 해온 방식입니다. 말도 안되는 것이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은데 말입니다. 되도안한 완벽주의가 있나봅니다. 고등학교 3년간 정석기본 수학 집합 단원만 새까맣게 풀다 마는 그런 완벽주의 말입니다.  

[노을 베이스캠프]
실패
------>가치판단이 든 이 단어 보다는 중립적인 '없음'이 낫지 않을까요?
매일 기록할텐데 매일 '실패' '실패''실패' 적다보면 그 단어가 일으키는 부정적인 느낌에 힘빠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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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8 08:38:44 *.154.223.199
19일차 (5.28 토)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10(+), 7:00 (7:10)
*모닝페이지 3:00~4:20 모닝페이지 시작 전에 어제치 단군일지를 보충했다. 
                                          마친 후 몇 시간 혼자 놀았다. 정진 시작했지만 하다말고 웹써핑, 웹써핑, 웹써핑   
                                          커피 2잔에도 발동이 안 걸리네. 
  아침정진     7:00~8:30 (200배) 7시에 정식으로 다시 시작해서 마쳤다.   
  필살기수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금 읽음, 구리 갔다오면서 269~314
  달리기          안함

출근 안 하는 토요일이다. 아침일정이 지지부진했다. 출근 안하는 때 더 그런 것 같다.
꿈벗소풍은 안 가려고 한다. 어딘가 떠나고 싶긴 하지만. 아직 신청도 안했고.
들떠서 떠나는 꿈을 꾸었는데 막상 떠나는 순간이 되면 떠나는 게 마뜩찮다.
새벽수련을 같이 해보고 싶었던 소망은 어떻하지?
근데 결혼식이 12시에 남양주에서 있다.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준 분이라 가서 축하하고 싶다. 전달할 부조금을 받아왔다. 
중앙선 노선표를 찾아보니 꿈벗소풍이 열리는 용문과 몇 정거장 차이 안나네. 어쩌지...

오늘, 특별히 지지부진한 날, 무엇을 해도 능률이 안날 것 같다. 
집에 있으면 해질 때쯤에는 자기 꼬리를 잘라먹고 싶을 만큼 지치고 화가 날 것이다.
햇빛과 바람 속에 나를 둘 때다....엉?...놀아야 하는 날, 소풍가는 날이라는 말이잖아....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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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기
2011.05.28 17:09:52 *.154.223.199
보살에 대한 첫번째 경이로움은 바로 이것, 즉 보살이라는 존재의 양성구유적 성격이다. 이 보살과 만남으로써 분명히 신화의 대립적인 모험이 서로 만난다. 신화의 대립적인 모험이란 여신과의 만남, 그리고 아버지와의 화해다. (213) 보살 신화에서 주목해야 할 두번째 경이로움은 보살이 삶과 삶으로부터의 해탈의 차이를 없애고 있다는 사실이다.(213) 보살 신화의 세번째 경이로움은 첫번째 경이로움(양성적인 형상)이 두번째 경이로움(찰나와 영원의 동일성)의 상징이라는 것이다.(223)
   (콩두씨)-----> 나는 부디스트다. 아침마다 '연기법을 우리의 세계관으로 삼는다. 부처님과 보살을 우리 삶의 모범으로 삼는다...'를 1번 읽는다. 보살도 천의 얼굴의 가진 영웅의 한 얼굴이고, 부처도 한 얼굴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불룩한 가슴과 군살없는 곡선의 몸이 드러나는 찰랑거리는 옷을 입고서 수염이 난 석굴암의 십일면보살상을 보면 참 요상하구나 생각했더랬다. 인도의 박물관에서는 그 몸의 여성적 특징이 더 드러났었다. 힌두교신상이니 그랬겠지.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니는 아름다운 보살상(이나 사진이나) 하나 곁에 두고 날마다, 오래 들여다 보고 싶다. 그러면 그 양성구유적인, 삶과 삶 너머의 세계를 나누지 않는 모습을  닮아갈 수 있을까?     

만일 전리품이 그 수호자의 의지에 반한 상태에서 영웅의 손에 들어갔거나 영웅의 귀환의사가 신이나 악마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이 신화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격렬한, 때로운 익살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진다. (257)영웅의 도망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은 뒤에 남은 다른 사물들이 영웅 대신 대답하여 추격을 지연시키는 수법이다 (261) 영웅이 도망치는 대목에서 또 하나 자주 등장하는 방법은 도망치는 영웅이 끊임없이 장애물을 던져 추격을 지연시키는 수법이다. (262)
    (콩두씨)----> 이 구절을 보면서 책을 읽는 동안 이틀 연속 누군가에게서 도망치는 꿈을 꾸었던 걸 기억한다. 처음에는 태권도 같은 무술이 몸에 익은 스턴트맨처럼 가볍게 내가 날라차기로 누군가를 걷어찼다. 꿈, 생시를 다 쳐도 내가 날라차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하면서도 후련했다. 계속 전투태세인듯. 다른 꿈. 나는 계속 도망친다. 근데 도망칠만하다. 날아서 도망가면 전깃줄에 걸리거나 날개가 파닥여지지 않거나 몸이 무겁고, 걸어서 도망치려고 하면 진창이 발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느낌이었던 어릴 적 꿈과 달리 성큼성큼 걸어지고 슉슉 날아올라갔다. 이 꿈들을 영웅의 귀환 단계와 관련지어 읽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100일차 때는 승완님이 보내주시는 영웅의 여정을 참조해서 그 시기를 읽곤 했는데 지금 나는 어디쯤에 있는 지 알지 못하고, 어느 구절을 적용해야할 지 알지 못하면서 책을 읽는다. 신기한 옛날 이야기려니, 다음에 읽으면 더 알아듣는게 많겠지 하면서 못 알아들어도 즐겁게 읽고 있다. 어제 이거 결혼식장가는 가방에 넣어서 전철에 서서 읽었는데 어느순간 내 쇼율더 백의 끈이 툭 떨어졌다. 무겁긴 무겁다요. 이런 두꺼운 책은 대학때 교과서 말고는 처음 뵙습니다. 주방저울로 재어보니 850g  
사진 075.jpg


심연의 권능에는 섣불리 도전하면 안된다. 동양에서는 엄격한 지도와 감독없이 심리적으로 해이해진 상태에서의 요가수련은 몹시 위험하다고 가르친다. 수련자의 명상은 그 발전 단계에 따라 통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야 수련자의 상상력은 데바타(수련자의 수준에 알맞은 신성)에 의해 각급 단계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정신을 수련한 다음에야 수련자에게는 홀로 초월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융박사의 고견을 들어보자 <교리적 상징의 유용한 기능은, 개인이 무턱대고 나서지 않는 한 신의 직접적인 체험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집과 가족을 떠나 너무 오랫동안 혼자 방황하고, 심연의 거울을 너무 깊이 들여다보면, 이 무서운 만남 자체가 그에게 재앙일 수 있다. 그러나 수세기 동안 꽃피어왔던 전통적인 상징체계는 이때 영약으로 작용하여, 살아있는 신의 치명적인 공격무대를 교회라는 신성한 공간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공포에 질려 혼비백산 도망치는 영웅이 추격자 쪽으로 던진 불가사의한 장애물(자기방어적 해석, 원리, 상징, 정당화 같은 것)은 공격해 오는 천상의 사냥개의 속도를 지연시키거나 흡수하여 영웅을 그가 얻은 전리품과 함께 안전하게 고향으로 귀환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영웅이 물어야 하는 통과세가 늘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265
  (콩두씨)---> 2008년 2월부터 잘 가지 않아 3년이 되었구나. 우리 절이 문득 그리워지네. 평일은 안되어도 토요일 프로그램은 참여가 가능할테지. 인제 전철 타는 게 즐거워지고 막 기대가 되고 그렇다. 타고난 역마살이 있는데 직장이 멀어서 장거리 출퇴근하면서 그거 풀어먹고 있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나의 멘토들이, 20대와 30대를 동행해온 도반님들이 거기 계시지. 너무 오래 떠나있으면 돌아갈 곳을, 타이밍을 잃어버리는데...어쩌지

영웅은 외부의 지원을 빌려 초자연적 모험에서 귀환하는 수가 있다. 말하자면 이 세계가 합세하여 그를 도울 수도 있는 것이다. 외부 세계가 이렇게 하는 것은 지칠대로 지친 영웅에게 힘겹게 도달한 지복의 땅을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69

기억 속에서 자기 영혼의 다른 부분과 만났음을 상기시키는 신비스러운 반지는 영웅이 그곳에 간 적이 있음을 시사한다...카마르 알 자만의 기나긴 이야기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은 운명이 일상의 삶으로 구체화되는 완만하면서도 놀라운 역사다. 그러나 이 운명이 모든 이에게 다 구체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안으로 뛰어들어 이를 체험하고 반지를 얻어 다시 현실로 귀환한 영웅에게만 가능하다. - 294

아르쥬나가 본 우주적 인간은 아르쥬나 자신처럼 귀족이고 또 힌두교도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팔레스티나에서의 우주적 인간은 유태인으로, 독일에서는 게르만족으로, 바수토에서는 흑인으로, 일본에서는 일본인으로 등장하게 마련이다. 내재적이면서도 초월적인 우주를 상징하는 인물의 혈통 및 능력은 의미론적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역사적인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성 역시 마찬가지다. 자이나교의 성화에 등장하는 우주적 여성은 우주적 남성만큼이나 웅변적인 상징이다. -304

예수는 똑같은 것을 훨씬 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위해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생명을 얻을 것이다> 이제 의미는 분명해진다. 말하자면 이것은 모든 종교적 관행이 좇고 있는 바다. 심리적 훈련을 통하여 개인적인 한계, 독특한 습관, 희망, 공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진리를 깨닫고 거듭나는 데 필수적인 자기적멸에 대한 저항을 버리면, 개인은 위대한 하나됨 at-one-ment 즉 자기화해 self atonement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야망을 무화시킨 개인은 살려고 바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닥치건 거기에 몸을 맡겨버린다. 말하자면 익명의 인간,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제 법law은 그 안에서 거침새가 없다.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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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29 08:07:14 *.154.223.199
21일차 (5.29 일)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1:40(-), 8:00 (5:40)
*모닝페이지 2:00~2:50 
  아침정진     3:20~5:30 (200배)   제 시간에 시작할 수 있는데도 습관적으로 늘잡고 있다.  
  필살기수련 6:00~7:30, 8:30~9:30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315~373 읽기, 밑줄 타이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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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에 두레반을 갖다놓고 책을 읽는다. 햇빛과 가로등이 바로 비쳐들지 않으니 지내기에 순하다. 방에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좋다. 내가 사는 집의 공기는 나쁘지만 그 전세금으로 어디 가서 방 두개짜리 집을 구하겠나? 누릴 수 있는 유익을 향유하자. 이건 뽕을 뽑는다는 말로 해야 실감이 나지.ㅋㅋㅋ 배가 고파서 바로 아침을 먹긴 했는데 양이 과하고 소화되는 초기 몇 십분간 꼭 잠을 자게 된다. 내 몸에게 맞는 양보다 넘치게 몸에게 준다. 달리고 오면 이런 일이 없었는데....3주간 달리지 않았는데 인제 그 시절이 그립다. 그리고 퉁퉁 붓고, 먹고 바로 자서 체기가 있는 몸상태가 불쾌해서 밑줄그은 것 타이핑 하고 싶지 않다. 
 
필살기수련이라는 꼭지로 나는 책을 읽고 밑줄그은 부분을 타이핑한다. 그런데 내 직업 안의 필살기와 이 활동이 관련이 있던가? 문득 묻고 싶다. 나는 새벽에 이런 좋은 책을 읽고 싶어하는 취향이 있다. <필살기> 책에서 저자가 아침에 글을 2시간 쓰는 것은 업무 시간중 핵심태스크에 집중을 한 뒤, 업무외 시간에 따로 개발할 부분으로 변화경영에 대한 작가의 영역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긴, 지금 나에게는 뭘하든 괜찮다. 그 시간을 확보하는 100일차의 과제를 갖고 있지. 이 형식을 계속 유지해가면서 내용을 탐색해 가겠다고 했었지. 까먹고 있었다. 나는 낮의 업무 영역에서 기한을 맞추지 못하고, 미루기, 남 탓하기 달인 노릇을 제법 오래 한 덕에 쟁여둔 채 정리하지 않은 많은 잡동사니들로 둘러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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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9 09:16:27 *.154.223.199
동화와 신화의 패턴 및 논리가 꿈의 패턴 및 논리와 일치한다는 발견과 더불어 오랫동안 의혹의 대상이 되어왔던 고대적 인간의 기괴한 환상은 극적으로 현대인 의식의 표면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326
...
그러나 이러한 자료의 가치를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화가 꿈과 정확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신화와 꿈은 같은 근원(즉 환상이라는 무의식의 샘)에서 유래하고 그 문법도 동일하다. 그러나 이 신화가 수면의 산물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이 양자는 동일하지 않다. 오히려 신화의 패턴은 의식적으로 통제된다. 그리고 신화는 전통적인 지혜를 전달하기 위한 강력한 회화적 언어로 기능한다. (326) ...그들이 의지하고, 실제의 의식에서 구사하는 메타포는 수세기(아니 어쩌면 수십 세기) 동안이나 고찰되고, 탐구되고, 논의된 것이다. ...그들은 불합히하게 신경증적 투사라는 방법을 통해서 무의식을 실제 행위에다가 연관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완숙하고 온당하고 실재적인 이해를, 엄격한 통제 아리 유아기적 원망이나  공포로 되돌려놓는 것일 뿐이다. (327)...우리에게 전승된 신화학적 표상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우리는 이러한 표상들이 무의식의 징후 (사실은 모든 인간의 생각과 행동)일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정신적 원리의 통제되고 의도된 진술임을 이해해야 한다. (327)

히브리 <조아르>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세상에 현현하기 전의 각 영혼과 정신은 한 덩어리로 똬리진 남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 땅에 내리면서 두 부분은 서로 나뉘어 서로 다른 몸에서 살게 된다. 결혼할 때가 되면 찬양할진저, 영혼과 정신을 아시는 거룩하신 이께서는 이를 예전대로 묶어주시니, 이 둘은 다시 하나의 몸, 하나의 영혼이 되어, 한 인간의 오른편과 왼편이 된다....그러나 이 결합은 남자의 행위, 그가 세상을 사는 방법의 영향을 받는다. 그가 정결하고, 그의 행동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으면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의 짝이었던 영혼의 여성적인 부분과 제대로 짝하게 된다.' 
이 신비주의 경전은 창세기에서 아담이 이브를 만드는 대목을 주석하고 있다. 비슷한 사고방식은 플라톤의 향연에도 등장한다. 남녀간의 사랑의 신비에 따르면 애정의 궁극적인 경험은 곧 이원성이라는 환상의 배후에 '둘은 곧 하나'라는 등식의 깨달음이 있다. 이 자각은 우주의 만상(인간, 동물, 식물, 심지어는 광물까지도)은 하나라는 자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정의 체험은 우주적 체험으로 확산되고, 이 자각에 이르게 한 애인은 창조의 거울로 확대된다. 이러한 것을 체험한 남성이나 여성은 소펜하우어의 이른바 '도처에 널린 아름다움에 대한 앎'을 손에 넣은 셈이다. 바야흐로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고, 원하는 모습으로 둔갑해서 이 세상을 한유하며' '오 놀랍도다, 놀랍도다'로 시작되는 우주적 합일의 노래를 부르는 경지인 것이다.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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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31 06:09:14 *.114.49.161
22일차 (5.30 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20 (+), 8:00 (5:20)
*모닝페이지 2:40~3:20
  아침정진     4:00~5:30 (200배)
  필살기수련 6:00~7:00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달리기         없음

하루 지나니 생각이 안나네. 어제 새벽에는 인터넷이 불통이었다. 토요휴업일이 끼었던 주말을 보내고 기진맥진해서 만난 새벽. ADHD를 구현한다. 작은 방을 치우며 아침일정을 한다. 결국 그 방에 방석 한 개와 할머니 두레반, 3개의 화분만을 남기고 모두 치웠다. 그 방에서 모닝페이지를 하고 아침정진을 하고 책을 읽었다. 텅빈 충만을 느낀다.    

[초록 필살기]
*출근 8:10, 퇴근 5:30
운동장조회를 하는 날이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 주말 동안 교실 안 식물들이 뱉아놓은 공기를 환기시키고 가볍게 오늘 사용할 공간을 닦는데 15분이면 되었다. 기분이 좋다. 휠체어 타는 아이가 다른 때보다 일찍 와서 내가 받을 수 있었다. 어머님이 조회를 고려하고 10분 일찍 오신 마음이 읽혔다. 주말에 공원에 갔다가 미끄러져서 입술이 터져있다. 역시 장애가 있는 동생은 얼굴을 다 갈았단다. (이 말은 거친데 적합하다) 전해 듣는 상황이 급박하고 당황스럽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맛을 조금 본 날.

언젠가 어디선가 읽은 글. 환경교육은 파괴된 장면을 접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보다 좋은 상태의 것을 먼저 접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맞나? 우리 아이들 중에 오랫동안 기저귀를 했던 아이들은 용변을 싸서 뭉개고 있는 느낌이 얼마나 답답한 지, 상쾌하지 못한지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게 용변훈련에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동 학대(방임)의 결과겠지만 늘 더러운 옷을 입고 냄새가 났던 아이는 잘 씻어서 상쾌한 느낌, 피부에서 매끄럽고 까끌한 향기가 나는 느낌을 알지 못한다. 내가 지각을 고치려면 일찍 가서 편안하고 좋은 느낌을 더 자주 느낄 필요가 있다.    

업무시간중 전략적 태스크 집중 1시간. 

사례연구하는 통합학급 샘과 네모난 고무다라이 논에다 모를 심었다. 이 샘 학교 업무가 생태교육이다. 옹진군의 다리 놓인 섬에서 장거리 출퇴근하시는 그 분이 이웃에서 얻어서 차에 실어오셨을 모를 특수학급 아이들 3명과 심었다. 그 중 한 아이가 그 반 아이다. 통합학급 아이들은 모두 전담시간이라 특별실로 보낸 시간이다. 아이는 심어놓은 것을 계속 뽑았지만 그 샘과 장난치면서 그래도 모와 진흙탕을 만진다. 엄마는 이걸 보면 무척 기뻐하실 것이다. 손의 감각이 특별히 예민해서 감각통합치료를 오랫동안 받았다. 물렁거리는 것, 떡, 밀가루 반죽, 종이찰흙, 플레이도우를 만지지 않으려고 손을 뒤로 감추곤 한다.

"야, 너는 농사에 재주있다"는 칭찬을 듣고 우리 아이 하나가 정말로 농사로 나서는 건 아닌가 몰르겄다. 이 녀석이 학교 텃밭에 2주전에 심어놓은 상추를 3장 뜯었단다. 비닐백에 넣어서 집에 보내긴 했다. 다음에는 절대로 뜯지 말라고 혼을 내킨 후다. 이 아이는 경기약 부작용으로 식욕이 떨어지는데 쌈을 좋아한다. 아이가 먹으려고 하는 적은 양의 음식을 먹는 동안 가능한 최대한 열량과 영양분을 주기 위해서 엄마가 아침에 2달간 후라이드 치킨을 주었단다. 엄마는 그거라도 먹어주니 고맙다 하셨다.

지도안을 작성했던 아이들과 6월부터 수업을 같이 하기로 했다. 특수학급에서 수업하던 것에서 그 아이 옆에서 통합학급 안에서 매일 1시간 공부하기로 했다. 나로서는 10년 머물던 동굴인 특수학급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학년친목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학년 업무 나눠맡을 것이 없어서 차와 간식 사고, 협의실 치우고, 회식장소 예약하는 비공식적인 업무인 친목을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마트에 자주 가는 분이 간식을 사서 차로 실어다 주셨다. 내 역할이 없으니 저절로 안올라가게 되었다. 또 그분한테 은근슬쩍 일을 미루게 되었다. 특수학급이라는 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것에 대한 시도인데도 나는 어떨때 다시 안온한 섬으로 뒷걸음질 쳐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노을 베이스캠프]
어슴푸레할 때 인천대공원 숲길을 걸었다. 5월의 신록이, 꽃보다 아름다운 초록 잎들이, 나무와 흙에서 나오는 냄새가 거기 있었다. 킁킁거리며 묵은 못 뱉은 숨을 토해낸다. 아, 아, 아, 죽을만큼 행복하였다. 이거다, 이거.

숲이 보이는 데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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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5.31 06:21:39 *.154.223.199
23일차 (5.31 화)

[새벽푸른빛 안전기지]
*2;00 (+), 9:00 (5:00)
*모닝페이지 2:25~3;20
  아침정진     4:00~5:30 (200배)  이후 ~6:20 일지씀
  필살기수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396~411
  달리기           없음. 다시 러너가 되겠다는 그림을 그려 출석부에도 올렸는데 3주 쉬고서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네.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미루다 출근. 말이나 하지 말걸, 민망하여라.  

지난주 나가수 다음 무편집영상을 우연히 알게된 후 무한재생하고 있다. 이거 방청신청해야겠다. 요즘 돕는 손들이 많다. 어디서 누구의 입을 통해 오든 내가 할 일을 말해주는 듯 하다.  근데 살짝 두려운 마음이 든다.  
1. 귀에 대고 속삭이는 소리, 비젼보드, 비젼 리스트를 만들어 보라는 말. 김선형씨의 예를 들면서---이 분께는 우리 단군프로그램에서 읽었던 <리더란 무엇인가> 책을 드리고 싶다.
2. 교육청 장학사님이 마련해준 협력교수에 대한 컨설팅 자리 - 그 분 역시 멘토로 삼을 만한 분을 소개해주셨다. 일정이 잡혔다. 먼저 공부를 한 후에 맥을 짚어주는 말을 알아듣는 귀를 마련하여 자리를 만들어 듣고, 수정을 하면 좋을 듯 하다.
3. 지도안 작성에 대한 이웃학교 교감샘의 연수. 딱 필요한 것이 왔다. 감사하다.

[초록 필살기]
* 8:10 출근, 7:10 퇴근
교실과 활동실을 열고 준비하는데 15분 걸렸습니다. 이전 근무지에서 원로선생님과 근무한 적 있었어요. 7:50 이전에 출근해서 특수학급이 있던 1층 복도 전체를 닦아주셨어요. 청소하면서 '내가 하는데 니가 가만 있으면 안되쥐~' 뉘앙스를 풍기며 하지 않으셨어요. 마지막 해에 명퇴하셨는데요, 명퇴를 기념하는 저녁식사가 예정된 날까지 그 모습이 변함이 없었어요. 저는 헐레벌떡 간당간당 출근하고 있었죠. 오늘 그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새삼 고맙습니다. 우리 인턴샘은 올 2월에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샘인데 교생이었을 때 7:50까지 출근했었다고 합니다. 교생, 너무 오래전 일이라 잊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젊은' 그녀를 보니 안이하게 지내고 있는 나를 반성합니다. 아, 하지만 감추기엔 이미 허술한 모습이 다 드러났어요. 커밍아웃했어요. 나 정상분포곡선 정상범위에 간신히 들어가는 사람이라고요. 하지만 언제나 내 마음 속에 도사리는 욕망, 나도 멋지게 보이고 싶고 있어보이고 싶네요.

오늘 협력교수에 대한 지도안을 찾다가 2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메일로 좀 보내주십사 부탁했어요. 흔쾌히 그러마 하는, 곧장 실행하는 모습 보면서 고마웠습니다. 업무 시간중 전략적 태스크 통합지원으로 2시간 썼다고 쓸랍니다. 근데요 선배선생님이 그 특수교사를 알고 계시더군요. '열심히 하는 선생님이야' 이렇게 한 마디로 이야기를 하고, 아이의 장점을 찾아서 키워내는 역할을 했더군요. 저보다 몇 살 더 나이가 많은 여자분이었어요. 감동받았어요. 그이를 만난 적 없지만 알고있는 사람의 좋은 말을 듣고 지도안을 보니까, 진솔한 고민이 묻어나고, 실제로 이 교사는 여기 적힌대로 실행했을 거라는 게 읽히는 것 같더군요.  군더더기 없이 등뼈를 잘 갖춘 걸 보니 좀 주눅도 들었고요. 나는 어떤 교사일까요? 내가 만났던 동료교사, 학부모,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는 교사일까요? 
 
그런데 오늘 큰 일도 하나 있었어요. 저학년 특수학급과 고학년 특수학급 사이에 활동실이 있거든요. 거기 볼풀과 공, 간이축구골대, 트램플린, 런닝머신 같은 게 있는데요, 점심시간에 우리 아이와 놀아주러 내려왔던 아이 하나가 공을 굴리며 놀다가 넘어지다 바닥을 짚었는데 팔이 부러졌다고 합니다. 나는 다른 아이 데리고 급식실에 있었고, 마침 보조선생님이 그 자리에 계셔서 다행이었어요. 아이는 팔이 아프다 해서 교실로 올려보냈고 담임선생님이 보건실에 데리고 내려가 보니, 부러진 것 같고, 학부모님께 전화하고 학부모님이 오셔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셨다네요. 퇴근 무렵에 이걸 듣고 전화를 했습니다.  "다음에는 활동실에서 놀지 말게 할까요?"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어보니까 담임선생님이 "아니요, 우리 00가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어하니까요, 다음에도 놀러 가고 싶어하면 보낼께요. 아이가 놀다 다친거니까요. 괜찮아요"라고 하시는군요. 휠체어 타는 우리 아이 통합학급 담임샘이예요. 학급운영을 무척 잘해서 몇 년째 학부모님들이 선호하는 담임이시죠.

근데 말이죠. 수업 마친 후부터 3시간 가까이 이 작업을 하니까 저는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퇴근할 때 지치지 않았어요. 몸은 지쳐서 눈이 뻑뻑하고 여기저기 약한 부분에서 삑삑거리기 시작했지만 마음은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았어요. 좋아하는 분야의 업무를 하기 때문이었어요. 게다가 협력해서 하는 선배선생님도 좋구요. 문득, 교사의 주 업무는 수업인데 수업을 하면서 이렇다면 정말로 재미있을텐데 나는 그게 안되고 있구나 알아집니다. 적은 날은 9시부터 1시까지, 많은 날은 3시까지 수업인데 그게 재미있다면 정말 환상이겠죠?

[노을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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