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00일+

단군의

  • 이국향
  • 조회 수 9048
  • 댓글 수 250
  • 추천 수 0
2011년 8월 21일 18시 51분 등록

[다시 쓰는 500일차 출사표] 자유롭게 그러나 치열하게 사랑하며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숲에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 판단한 길을 찾아 걷고 있다. 그 숲 속에 갇혀있거나 미처 그 숲을 헤쳐나오지 못했을 때, 우리가 가지는 절박함이나 간절함은 얼마쯤 우리 눈을 가리기때문에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한채 순간의 선택이 최고의 선택임을 굳게 믿어의심치 않게 되는 것 같다. 그 힘든 순간을 견디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도 자신의 운명이나 삶과 정면으로 부딪힐만한 용기가 부족한 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눈가리개로 작용하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라는 걸림돌이다.

 

용기있는 행동으로 삶을 꾸려가는 자보다는 생각이 흔한 나 같은 사람은 매우 경계해야할 것이 편견이나 고정관념 혹은 판단이 절대적이며 최선이자 최고의 것이라 믿는 오만하고 가벼운 생각이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수련해야하는 것이 생각 이면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며, 자문하고 나를 들여다보고 또 저 깊은 곳에 잠자고 있을 날 것 같은 나와도 마주 대하려는 용기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때로는 멀리 떨어져 내 모습을 보려 노력한다. 그럴 때 보이는 모습은 생각과 판단의 숲 속에서 길을 내며 걸어갈 때와는 또 다른 눈에 비친 모습이다. 들여다보면, 나는 여러 모습으로 거기 있었고 여기 있다.

비가 억수로 내리붓던 지난 여름날 사부님께서 내게 주신 말씀이 있다.


"국향에게

 

어디에 있던

있는곳이 신이

있으라 한  곳"

 

그 때만 해도 사부님이 나를 위로하시기위해 주신 말씀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사부님은 아직 나를 잘 모르신다고 여겼다. 어떤 부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걸어온 뒷모습을 보면서 내가  왜 여기에 있어왔는지 있는 것인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가고 싶은 곳이 저기인데 가지 못해 여기 있다고 생각했고, 언제든 때가되면 건너 갈 것이며, 또 갈 준비를 착실하게 해와 이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건너가면 된다지만, 정말 진지하게 내가 여기 서 있게 된 필연적인 운명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생활에 함몰되어 자신이 서 있는 공간을 어떻게든 탈출해보고자 하는 욕망이 컸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되짚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내 마음은 거기 있을까?

 

다시쓰는 500일차, 천천히 자신을 돌이켜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더 단단하게 나를 다져나가는 시간으로 삼고싶다. 헤어지고 만나며, 또 떠나고 되돌아오는 것이 우리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여기 이 땅에 서 있는 내가 할 일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언제든 후회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지나 이 세상을 등지면서 후회할 것 같은 일은 하지 않으려 했다. 최고로 살지는 못했지만, 평범한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나'임을 잊지 않고 살려했고 '나'를 사랑하며 살고 '나'로서 살며 본디 내가 타고난 '나'의 모습으로 살려 애썼다. 그리고 지나온 시간 속의 나는 충분히 아름답다.

 

아름다운 모습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지독하게 슬펐고 외로웠고 그러면서 성장하고 노력했고 공부했고 싸웠고 또 사람들을 만나 사랑하고 또 실패하며 세상을 알아왔기 때문에, 충분히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응당 마주하게 될 그 어떤 감정들을 마주하며 피하지 않고 느껴왔기에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 생각하는 것이다.

 

그 무엇이 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된 것, 아름다운 일이다. 그 무엇이 되려 노력하기보다 '나'의 모습으로 살기위해 겁나는 온 세상과 마주치는 것, 두렵지만 또 나를 그 속에 서게 만드는 것, 이런 시도가 더욱 나를 사랑하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단련시켜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내게 있어 그 무엇이 어떠해야 한다는 마음, 집착 혹은 고집, 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그런 절대적 가치...같은 것들에 대한 봉인이 풀리면서 많이 자유롭고 여유로워졌다. 그러나, 꼭 어떠해야한다는 마음은 거두었으나 이 세상에 던져진 '내'가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다 소멸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단순해진 내 삶에 있어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다.

 

생각하고 생각하다보면 현재 내가 서 있는 곳,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내가 발딛고 서 있는 여기가 중요한 것이고, 어제의 그 자리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했던 자리이며 있어야 할 자리인지 비로소 보게된다. 어제의 나는 사라지고 새로운 내가 서있어야 할 자리 역시 여기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가 그려가는 그림 속에 담겨져 나올 것이다.

 

사부님이 내게 던지신 그 말씀.

있는 곳이 신이 있으라 한 곳의 의미를 더 곰곰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마음 먹는다.

사랑하며 살리라. 그냥 그저 있는 것과 맞추는 것이아니라, 가슴을 열고 사람을 마주하고 일을 마주하고 관계를 마주하면서 사랑하며 살리라. 과하지는 않으나 열린 가슴으로 그렇게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가슴을 만들도록 해야 하리라. 

 

어쩌면 보다 인간답게 살다가야한다는 아픈 가르침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를 사랑함을 넘어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라는 귀한 메시지 일 수도 있다. 나를 사랑하는 방편으로 남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타인을 그대로 가슴에 품을 수 있느냐는 자문 말이다. 그리하여, 온전한 '나'는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되짚어보라는 말일 수 있는 것이다.

 

이 땅에 이 모습으로 이렇게 살아가는 이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그러므로, 고통속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손을 잡고, 깊고 행복한 일상으로 건너오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렇게 기쁘고 황홀한 일일 수 밖에 없는게 아닐까.

 

나날이  더 깊어지고 더 넒어지고 더 조용해지고 더 가벼워지며 더욱 더 환해지고 싶다. 나도 그렇고 타인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시작해본다. 이젠 더 자유로우나 더 치열하게 사랑하면서.......

 

 

 

활동기간 :  2012 3월 5일(금)~ 6월 12일

활동시간 :  4시 30분~6시 30분

주된활동 :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활동

 

500일차 목표 :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활동을 통해 깊고 넓게 살고 세상과 나를 알아가기

 

500일차 세부 목표
1. 주 1회 한 권의 책을 읽는다.

2. 주 1회 읽은 한 권의 책을 필사한다.

3. 주 1회 한 꼭지의 글(칼럼이나 여행기 메시지 등)을 쓰고 블로그나 일지에 올린다.

 

잘 지낸 나에게 주는 상
1. 여름방학, 원하는 곳으로의 여행
 

 

********************************************************************************

 

 [500일차 출사표]

500일차를 시작하는 마음? 그리 거창한 구호도 다짐도 필요치 않음을 느낀다. 단지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하고자하는대로 내가 필요로하고 해야하는대로 그리 살리라 생각해본다.

 

굳은 각오도 필요치 않을만큼 마음이 이리 평온할 수가 없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그러나 그 일들이 나를 위협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이 기다려주어 즐거운 마음도 생긴다. 그 일을 하면서 나는 누구를 만나고 어떤 관계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며,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분명 내 부족함이 드러날 것이며, 팽팽한 긴장감과 불안감과 초조함도 경험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삶이란 것이 그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축제의 장이 아니던가?

 

내게 오는 그 어떤 마음도 인연도 감정도 쉽게 흘려보내지 않으려 한다. 거부하지도 말고 또 억지로 꿰어맞추지도 말고. 흐르는 대로,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얼마든지 그러나 연연해하지는 않으리라.

 

나를 실망시키는 사람에 대해서는 마음껏 실망하고 물러날 일이며, 고개들이 밀고 들어오는 인연에 대해서는 또 반가이 인사하리라. 내 마음을 건드리는 어떤 것도 모른체 하지 않으며, 살아있는 이 마음으로 반응하리라 생각해본다.

 

많이 웃고 많이 이야기하며 많이 나누리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지 않도록, 순간 순간 깨어있는 내 의식을 느끼고 내 마음에 집중하고 간절함에 부응하리라 생각해본다.

 

세상 모든 것을 품을 수는 없다.

내 모습 그대로, 안타까워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마음을 다 하고, 그 이후의 일은 신의 영역으로 남려두리라.

 

무한한 시공간 속, 현재 이 순간의 나

그 '나'를 들여다보며 한걸음 한걸음 내 발자욱을 음미하리라.

 

마음이 가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을 마다하지 않으며, 해야 할 일 그 어떤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적어도 나를 풀어두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발 딛고 서리라.

두려움 없이, 간절함에 귀기울이며.

 

 

활동기간:  2012 1월 13일(금)~ 이후 100일(계산 어려워)^^

활동시간:  4시 30분~6시 30분
주된활동 : 학위논문 관련

500일차 목표 : 시험 및 연구계획서 준비

500일차 세부 목표
1. 시험준비

2. 주제관련 연구 자료 읽기/ 연구계획서 준비 

  

*******************************************************************************

[단군2기: 400일차 출사표] 저 하늘 빛나는 별처럼

 

 어둔 밤 창을 열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노라면 그 뜨거웠던 여름의 입김이 식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이토록 가까이 왔는지 요란한 가을벌레 소리가 한창이다.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나를 둘러싼 온갖 소리들이 이토록 가까이 있었음에 놀라고, 미처 반겨주지 못한 선선한 바람결이 곁에 와 있음에 놀란다. 며칠 만에 마음을 바꾼 계절을 보면서 한 편 반갑고 한 편 슬프다. 가야할 때가 되어 떠나는 것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가슴 저릿한 통증과 버려진 듯한 마음조차  극복할 수 있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인가? 사라지는 것들의 뒷모습에 오열하기보단 자리를 대신한 새로운 얼굴에 눈인사 할 수 있으려면 또 그만큼의 세월이 필요하리라. 

  때마다 앓게되는 이런 류의 아픔들이란 것이 살아가면서 내가 굳이 극복해야할 대상인 것인지 혹은 나의 모습을 규정지을 수 있는 한 모습일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나를 에워싼 시간과 자연과 사람들과 만물이 신비롭고 감탄을 자아낸다. 모든 사위어 감 뒤에는 모든 것들의 탄생이 이어지므로, 이런 소멸과 탄생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패턴 속에 몸을 누이는 것이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지도 모르겠다.

300일이 지났다. 지난 늦여름 쯤이었다. 단군이에 발을 담그고 걸어보겠노라 시작하며 킥 오프 미팅에 참여했던 때 역시 서서히 뜨거움이 사라지고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이 반가웠던 때였다. 약간은 낯 설고 그리고 그 낯섬을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의식에 내려앉는 생각들을 이리저리 흩날려버렸던 때도 이맘 때였고, 잘 갈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믿음으로  세미나에 참석한 때도 이 즈음이었다. 그리고 세 번의 100일 수련과정이 흘러 300일차를 마무리하고 이제 자유수련과정인 300일+만을 앞에 놓고있다.

 300일차 파티가 끝난 뒤 여러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혼재되어있는 것을 본다. 내 마음 속에 이렇게 여러가지를 담고 있으니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것들을 의식화하고 객관화하여 버릴 것과 둘 것들 구분짓고 400일차 동안 반드시 해야할 일들을 세워두는게 필요하다. 

300일 완주파티를 하러 가면서 생각했다. 단군이와 보낸 1년의 시간은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음~~ 세상을 한 번 살다가 죽음을 경험하고 그 죽음을 딛고 다시 태어난 것, 그게 현재 느낌을 표현하는 가장 비슷한 표현일 것 같다. 한 번 태어나 살다가 죽고 다시 살아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세미나에서 반복적으로 듣게되는 영웅의 여정은 300일차를 두고 볼 때도 그 사이클을 반복했던 것 같다. 태어나고 자라고 고뇌하며 성장하고 때때로 장렬하게 죽기도 하고 그 죽음을 넘어 한가닥의 희망이라도 부여잡고 다시 되살아나게 되는 것, 그게 내가 단군 여정을 통해 경험한 세상이었다.

300일 일년과정을 통해 맛볼 수 있었던 다양한 삶 덕택인것인지 400일차 도전 앞에 서 있으나 두렵지는 않다. 오직 내 앞에 다가올 미래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기다린다. 매 순간 내게로 걸어오는 인연들에게서 배우고 흠뻑 취하리라 생각해본다. 일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내게 올 이유가 있어 오는 그 어떤 인연도 마다하지 않고 그를 통해 나를 가르치고 배우리라.

300일 후 서 있는 현재, 살아가는 것이 이토록 즐거운 경험의 연속이라면, 여러번 죽고 여러번 살아도 좋을 듯하다. 물론 죽을 만큼의 고통 속에서 지새운 밤이 지나서야 희끄무레하게 동 터오는 새벽의 간절한 빛의 소중함을 알터이지만, 이젠 또 다른 나의 소멸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300일+를 여는 각오? 역시 가장 나다운 색깔로 살아가는 데 포커스를 두게 될 것이다. 나답게 사는 것, 살아있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하는 것, 그리하여 내가 자라고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내가 이 세상에 던져질 때 이름 지어진 그런 나로 살아가는 것, 그런 천복과 함께 살아가는 나로서 이 세상 사위어감과 탄생의 반복적 숙명의 굴레에 발을 올리는 선택을 할 것이다. 400일차는 더 신나게 살게 될 것이며, 그것은 오로지 나로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리라. 내가 기뻐 일 할 것이며, 내가 즐겨 공부할 것이고, 내가 행복해 창조놀이를 하고,  타인의 행복을 기원하며 그들을 안게 되리라.

내 나머지 삶을 위해 내디뎌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요 그리하여 나는 나만의 색으로 빛나는 별이 되리라.

활동기간:  9월 5일(월)~12월 13일 (화)
활동시간:  5시~7시
주된활동 : 
학위관련 활동

400일차 목표 : 
연구계획서 초안 작성
400일차 세부 목표
1. 주제관련 도서 및 자료 읽기/ 선행연구 고찰 / 연구계획서 초안 작성
2. 일반 성인을 위한 치유프로그램 초안 마련


때때로 나는 누구인지 되물어본다. 이 우주 안에서 나의 존재는 한 점 미미할 뿐이지만, 오히려 나는 내 안에 우주를 품고 있음을 안다. 그러므로 나는 작지 아니하고 충분히 넓고 깊어질 것이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지칠줄 모르는 용기와 끈기로 내 안에 펼쳐질 우주의 신비를 경험하게 되리라. 삶 곳곳에 마련된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하며 성장과 성숙을 위한 단서를 통해 결국 인간은 저 높은 의식의 상태에 다다를 수 있음을 믿고, 우리의 삶은 우리가 의도한 바 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간이 가진 무한한 변화 가능성을 믿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능력이 있으며 언제든 더 나아질 수 있음을 믿는다.

 우리가 원한다면 그가 그 어떤 상태에 처해있든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음을 믿어의심치 않고, 이런 나의 믿음은 날이 갈수록 나를 더 자유롭게 할 것이다. 부디 나의 믿음이 100일의 여정을 거치며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로인해 내 영혼이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IP *.246.77.2

댓글 250 건
프로필 이미지
2011.08.22 12:55:14 *.98.16.15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니라면,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거라 믿고 있어.
언니의 말처럼 저 하늘 빛나는 별이 될거라는 믿음 말이야.

아니다. 어쩌면 언니는 이미 오래 전 자신의 별이 어디있는지, 그 별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지도.
지금은 그 별이 더욱 아름답게 빛날 수 있도록 정성껏 갈고 닦고 있는 거겠지.
그게 언니야. 내가 아는 이국향. 국화향 가득한 아름다운 사람..^^

아무쪼록 지금까지보다 더 스스로를 마음껏 드러내기 기원해.
언니의 내면 깊숙이 감춰진 본성이 마음껏 드러나
그 빛으로 언니도 세상도 더 아름답고 충만하게 되기를 말이야.

언니라면 능히 그럴 수 있는 존재임을 믿고 있어.
그리고 그런 존재를 벗으로 허락한 우리 인연에 깊이 감사해.

하늘이 늘 함께하기를 믿고 기원하며..^^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2 14:26:12 *.121.41.244
흐흐흐흐, 수희향.
마치 연애편지를 읽는 것 같은 환영인사인걸?
그러고보니 날 사랑하는구만!  음하하하!!!

ㅋㅋㅋ 농담이고~
하여튼 무지 반갑고 고마워.
300일차 마치고 마치 끈떨어진 가방처럼 안절부절 했두만 여기서 또 또 또 나를 이렇게 환영해주시고 말이야 ㅎㅎ

내게 있어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
세상에 감사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어.

이제 드디어 같은 공간에 둥지를 틀게 되어 더없이 기뻐.
열심히 살자규~~^^
프로필 이미지
2011.08.22 13:51:54 *.153.37.33

긴 시간의 여정을 잘 헤쳐오셨군요.

환영합니다.

국향님의 영혼 한층 더 자유롭고 성숙해지길 기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2 14:30:12 *.121.41.244
안녕하세요 안명기님.
반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00일 마치니 드디어 저 아바타의 주인이랑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지네요?
 참 신기하고 멋지다 생각했거든요. 재주가 비상하신가 봐요 아님 능력자시거나, 저런 사람도 키우시고....^^

300일차 여정을 걸어온 힘으로 앞으로의 여정 함께하겠습니다.
도움 많이 부탁 드릴게요.
바이~~^^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2 23:47:50 *.121.41.244
400일차 시작  D-14 /  2011 08 22  월요일

* 300일+ 그 시작을 준비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다. 이거 뭐 저 하늘 별도 한 번 못 돼보고 관절염걸려 죽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손가락 마디마디가 열이 나고 뻣뻣해서 때때로 마디들을 꽈~~악 힘줘서 쥐어주어야 한다.

300일차 끝나고 룰루랄라 맘대로 여유부리다가 어제는 심기일전해서 다시 시작하리란 전제 하에 출사표를 올려두었으나 마음은 아직 더 풀어지고 싶다. 그래도 마냥 놀면 안될것 같아 새로운 단군이 시작일차에 맞추어 400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그 사이 기간에는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일에 매진하기로 했다.

방학 전에 타이핑하다가 던져두었던 자기분석과정이 내내 맘에 걸려 찜찜했었는데, 이 차에 열나게 정리 마치려 마음먹고 덤벼들어 종일 타이핑을 했더니 휙휙 머리가 돌아가지는 않고 손가락에 열만 나고 있다 화끈 화끈.... 정말 이러다가 죽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너무 오래 던져두었던 터라 진행하던 파일을 찾고, 이어가야 할 부분을 찾아야 했다. 뒤지다가 자신에 대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살짝 실망감이 밀려왔지만 안그런척 외면하고 합리화를 해버렸다.
 
사실 이 핑계 저 핑계로  뒤로 미뤄 두었다. 그 어느 것보다 이 타이핑을 해두어야 할 것 같았는데 말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해두어야 될 것 같을 때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인데..... 어쨌든, 400일차 시작 전에 자기분석과정 타이핑 마쳐서 파일 만들어 놓고, 또 읽다가 덮어둔 긍정심리학 프라이머 읽기를 마쳤으면 하는 게 바램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400일차를 들어가고 싶다.

 내 좋지 않은 습관 중에 하나는, 꼭 해야할 일이 다가오고 있을 때 그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서 굉장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일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생각없이 TV를 본다거나 인터넷을 뒤지거나, 집안을 청소하거나 아니면 쇼핑을 하거나.... 음식을 먹지 않는게 어쩌면 다행이라고 해야할지...한 동안 그렇게 지냈는데, 그 땐 예외없이 계획을 정리해 내기 전이다.  머리에서 명확하게 무엇을 어느만큼 어떻게 하겠다고 생각이 서지 않아 거의 소파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다행히 오늘은 이리저리 흩어진 물품들을 제 자리 찾아 가방에 넣어두고 카메라도 챙겨 가방에 넣었다. 외장하드도 가방에 넣고 이제 공부모드로 만들어 두었다. 기념으로 딸내미 방 침대 방향을 돌려서 청소를 해주었고, 딸내미 내면탐험 코칭도 신청해두었으며 바디 클리닉에 연락해 새학기부터 운동 시작할 수 있게 연락취했다.
 
자기분석과정 2차 2회까지 정리를 마치고 2차 3회 정리 들어갔다. 꽤 지루한 작업이라 허리 어깨 목 손가락이 허락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약을 먹어가면서라도 마쳐두어야겠다. 

내일 부터는 새벽에 일어나는 연습 다시 철저하게 해야겠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2 23:52:59 *.121.41.244

오전, 교수님께서 전화하셨다. 1학기 내내 연락드리지 못해 마음 쓰이던 차였는데 교수님께서 먼저 찾으셨다. 2개의 강의부탁에 2개 다 할 수 없다고 말씀 드렸다.
연구계획서 작성 들어가는게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라서 거절했는데, 그게 잘 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야간대학원 강의는 맡는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가족을 만나는 더 많은 기관 종사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일을 시작하면 됐다 싶을 만큼 준비를 해야해서, 동시에 여러가지를 진행하기에는 벅찼을 것이다.

한 번 찾아뵈어야겠다.

http://blog.naver.com/albert38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2 23:59:19 *.121.41.244
꼬레마켓 관련,

지난 번에  리아마켓을 통해 주문했던 추석 선물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오전에 나에게 택배 하나가 배달되었고, 천안 공장으로 배달이 갔는지 신랑이 전화했다. 일단 받으라고 했다. 주문표에 온통 영어투성이다. 저게 호주에서 날아온 것이구나 생각하니 새삼 애틋하다.

내일 시장조사 관련해서 이 곳 저 곳 사이트나 블로그를 다시 한 번 뒤져보고 관심이 가는 네 군데에 쪽지를 보냈다.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는데, 가는 것보다는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도 알아보려고 쪽지를 남겼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제 비누를 만들고 있기는 한데, 판매 금액이 고가이다. 일단 시도는 해 본다.

창조놀이....... 진정 창조적인 놀이가 되길 바란다.

http://www.leahmarket.co.kr/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3 00:24:09 *.121.41.244
밤 11시 알람, 아이에게 전화하라는...

몇 번 울리지 않아 전화를 받는다. 어라? 잘 받아도 걱정이다. 보통 깜깜한 밤에도 운동장에서 축구하기 일쑤인데.
목소리가 엄청 잠겨있고 기침을 쿨럭거리고 있다. 학원도 못 갈 정도로 아팠단다. 약은 친구들에게 얻어먹었고 몸살이 나서 학원에다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신 모양이다.엄청 심했던 모양이다.
마음이 좋지 않다.
기침약이랑 비상 약도 집에 다 던져놓고 갔던데, 미리 알아서 챙겼어야 했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4 08:40:26 *.121.41.244

 400일차 시작  D-13 /  2011 08 23  화요일

* 창조놀이

학교다녀오겠다는 아이의 말에 불에 덴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정말 이럴수가 있나...란 생각을 거듭한다. 나는 엄마도 아니다란 자책을 확실하게 하며, 이런 때 만큼은 스스로에게 실망을 한다. 단군이 마치고 나니 이상하게 알람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는다. 단군이 끝났고, 아직 방학중이고, 전날 저녁마무리를 하지 못해 일찍 취침하지 못했다해도 단군이 진행중에는 지금처럼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한 적이 없었는데, 확실히 마음가짐의 문제가 크다. 이럴거면 300일차를 재도전이라도 해야하는거 아닌지 고려해봐야 한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오후 외출 전까지 거의 필사에만 매달렸다. 필사 하려고 했던 까닭은 자료화해두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전체내용이 필요할 데가 있을 것 같아서 내용을 복습하고 예전 수업시 기억을 떠올리려는 목적도 컸었는데, 펼쳐놓은 여러가지 일들이 필사하는 내내 떠올라 집중이 되지 않았고, 이로인한 심적 부담이 컸다. 이런 내용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지금 무엇을 하겠다고 덤비고 있느냐란 자책이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요즘 내 마음이 이렇게 분산되어 있구나..란 말로 대치하는 게 너무 뻔뻔해보일 정도로 머리 속이 온통 난리였다.

원가족 삼인군을 다루고 있는 부분이라 그 부분에서 당연 어릴적 나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부모님 그리고 오빠까지, 또 현재 우리 가족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 부부들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또 내가 봤던 수 많은 가족들의 모습에 대고 원가족 삼인군의 모습 상상하기, 그러다가 어제 전화하셨던 교수님 생각, 강의, 강의했을 때 기억, 그리고 무엇보다 창조놀이에 대한 생각, 또 통화하면서 대뜸 내 이름을 물어보면서 살가운 냄새 덜 나게 응대하던 얼굴모를 그 누군가에 대한 약간은 불쾌했던 기억, 아프다던 아이에 대한 걱정, 또 원하는 것을 어디서 찾고 언제쯤 찾을 수 있으며 과연 그런 디자인과 가격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하나씩 뚝 따서 내 옆에 가져다가 묶어놓고 다시 시작해야 했다.

약속시간이 되어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들을 수 있고, 또는 그냥 이것저것 떠나서 좋기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왼쪽 눈이 말라들어오는데 견딜 수 가 없었다. 이런 저런 스트레스가 큰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말자 눈물부터 넣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땐 얼음 찜질이 최고인데, 거기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조차 생각나지도 않았다.  거기 있는 내 마음은 예전이나 현재나 변함이 없었지만 함께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표정이 굳어있었던 모양이었다.

버스 안에서도 왼쪽에 있는 사람을 쳐다봐야 하는데, 볼 수 가 없었다. 그러면 더 심해지지 때문이었다. 한쪽 눈을 감았다가 떴다가 했다. 운좋게 12시 막차를 타고 집 앞에 내려 집을 바라보며 언덕을 걸어올라가는데 그제서야 눈의 통증이 사라져갔다. 심호흡을 했다. 향기로운 바람냄새와 이름모를 풀벨레소리가 가득한 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올라가는 동안 마음도 눈도 점점 긴장을 풀었다.

아직 나는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라는 것을 오늘 확인했다. 낯 선 사람과의 통화가 꽤 압박이 컸던 모양이다. 세상에는 내가 친근하게 여기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 이외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교과서의 내용을 실제 확인한 기분 .... 하여튼 뭐 그런 마음이었다. 또 어지간한 일에도 화를 내지 않거나 할 정도로 감정이나 생각 조절이 가능한데, 문제는 생각까지는 통제할 수 있어도 신체는 그것을 알아챈다는 데 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무수히 듣고 알고있기는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늘 남의 이야기라고 치부했다. 이렇게 작은 일에도 신체가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그건 생각해 볼 일이다. 오자마자 세수하고 바로 눈감고 잤다. 도리가 없다. 눈이 아플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 감고 쉬는 방법 밖에는...

회의했던 내용들이 다음 주 회의 때에는 가시적인 모습으로 눈 앞에서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 몇가지에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들을 잘라내어야 한다.
 
직장 창조놀이 그리고 연구계획서까지.... 아무리 연구계획서가 창조놀이와 관련이 있다손치더라도 세 가지 모두 함부로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미래 모습과 연결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학위를 마무리지어야 하고, 돈 받는만큼 내 직장 일에 충실해야하고, 또 여럿이 함께 노는 만큼 어떻게든 그 놀이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형편이라면,  그 어느때인가는 나를 대신할 그 누군가에게 재빨리 손실없이 그 자리를 내 주어야 놀이는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있을 때는 최선을 다 해 놀면서 팀에 기여하고, 있어도 좋을 때와 떠나야 할 때를 구분하고, 최소한 팀에 주는 피해를 줄이는 것, 그 것이 어쩌면 함께 노는 이들을 위한 쿨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연구와 창조놀이, 성격이 다른 두 개의 놀이판을 펼쳐놓고 거기다가 예전처럼 강의하면서 학교에 들락거리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성격다른 창조놀이에 그나마 지금처럼도 마음 쓰기가 어려워질 것이 뻔하고, 그렇게되면 어떤 모습으로든 마음 덜 쓴 티가 날 것 같아 연구진행에 도움이 될 줄 뻔히 알면서도 거절했는데, 그 것이 의미있는 판단이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무의미한 일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포기했다는 것은 콧구멍만큼 작은 내 이해심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이 일이 의미있는 일이 되어가야 하고 그렇게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요 또한 궁극적으로는 의미부여를 하는 나의 몫인 것이다. 어떤 일이든 혼신의 힘을 다 해 놀고, 그래야 해서 떠날 땐 쿨한 안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그게 내 자존심이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4 23:58:58 *.121.41.244
 400일차 시작  D-12 /  2011 08 24  수요일

* 정년 퇴임식

아린 눈을 끌어안고 일찍 잠자리에 든 보람도 없이 오늘도 역시나 아이 소리에 잠을 깼다. 한숨만 나온다. 분명 어젯밤 스스로에게 세뇌도 시켜놨고 알람도 맞춰놨으니 일어날 줄 알았는데, 뭐가 잘 못 된 것인지 모르겠다. 잠시 잠깐이었다. 그나마 어제에 비해 덜 아린 눈으로 뜨고 앉아있었던 게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도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무시했다. 먹는 약을 찾아서 먹었다. 오랫만에 만나는 직장 동료들에게 찡그린 얼굴을 하고 나타나기는 싫어서 별 짓을 다 했다. 약 먹고 눈물 넣고 얼음을 눈에 대고 거의 마취를 시키다시피하고....

필사를 하다가 출발 시간을 살짝 놓쳐서 일어났는데 오늘따라 타이어가 말썽을 부려 시작시간보다 40분은 늦었다. 식장에 들어가기 싫어 밖에 앉아있었는데 행정실 식구들이 들어가는 바람에 얼결에 따라들어가니 아뿔사~ 내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행정실 식구들이랑 함께 앉았고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옆에 있는 총각이랑 친한 척 하면서 열심히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식사 시간, 원래 학년 자리로 옮겨 앉으니 잠시 잊고 살았던 많은 얼굴들이 거기 있다.

잠시 헛갈린다. 방학 동안 살아온 것이 현실인지 이 것이 현실 인 것인지... 마치 꿈결같이 현실감각이란 없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같고, 연신 이야기는 주고 받으면서도 저 쪽 세상에서 이 쪽 세상으로 건너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들의 삶이 무엇일까 혼자 되짚어 보게 된다. 한 곳에 발을 디디는 그 순간부터 원래 그 옷이 내 옷인 것 마냥 척 걸치고 평생을 고마워하면서 살아가는 삶도 있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두리번거리며 자기 자리를 찾는 사람, 또는 보쌈을 당해 온 사람마냥 미친 듯이 묶여진 푸대자루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까지.... 그 어떤 모습이든 간에 시간은 흐르게 되어있고, 그 속에 발 디딘 사람들도 차차 그들만의 색으로 하나씩 하나씩 그들만의 영토를 만들고 그들만의 집을 짓는다.

나를 돌이켜본다.  과연 열정적으로 살아왔는가 자문해본다.그렇다 말 할 자신은 없다. 늘 행동보다는 생각이 앞서고 마음이 앞섰던 것을 알고있고, 주어진 현실에 감사보다는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세상에 발을 디뎌보고자 달려는 왔다. 그러나 거기에 혼신에 힘을 다 쏟았다고는 하기 어렵다. 그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면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필요한 현실적인 과제들을 해결 했을 것이고, 지금보다도 하고자 하는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방학 이 후 직장 사람들과는 연락을 끊고 살았다. 아니 일부러 그랬다기보다는 내 생활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갔다. 방학 때 만들어진 여러가지 일들이 너무 신나서 개학을 하고 학교생활에서도 이런 의기충천빨이  뻗쳐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늘 다시 접해 본 소감은.... 역시 직장에서 만나는 관계의 색깔과 다른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색깔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가는 마음에, 신나는 마음에, 너무 마음만 달려나가지 않도록 해야겠다. 약 2년 뒤 퇴직을 마음 먹고 있는 현재로서는 단지 지금 내가 서 있는 그 직장에 대해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감사하는 마음과 헌신의 자세로 아이들과 부모 그리고 동료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리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는 일이겠지만, 어쨋든 준비는 단단히 하고 퇴직 이후의 삶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대단하게 뭔가를 준비한다기보다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아껴사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타인의 퇴임식에서는 나의 퇴직이 늘 오버랩된다.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안녕을 고하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 이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두근거리면서도 기대되는 나의 미래이다.
오늘 이 자리가 죽기보다 싫지 않으나 내가 더 있고자 하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듯, 그 이후의 삶 또한 그 자리에서 또 다른 꿈을 꾸게 될 지 모른다. 더 이상 꿀 꿈이 없을 때, 그 자리를 대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소득없는 일희일비는 접고, 오직 가슴뛰는 내 일을 상상하며 미리 뛰어보기, 그래서 열심히 살아가기. 그게 오늘 2학기 개학을 앞 둔 날의 소회.

어느새 바람의 맛은 가을을 가리킨다.
여름지나 가을까지 왔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5 23:58:11 *.121.41.244
400일차 시작  D-11 /  2011 08 25  목요일

* 댓가

천안으로 가는 길, 밝은 차 안에서 거울로 비추어 본 눈, 실핏줄이 다 터져서 어떻게 보면 애처롭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흡혈귀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 같기도 하다. 안그래도 시골 순이 같은 얼굴에 핏발이 선 눈이라니.... 에구 ... 빛이 나겠구만 싶다. 눈알이 얼얼 한 게 누르면 통증이 있고 오히려 기분이 좋다. 아파서 눈물이 돌아서 좀 낫다. 신세가 참 불쌍하구나 싶다. 쾌청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 너무 불편하고 아리고 시리고 쓰라리고... 세상모든 리고를 다 가진 듯하다.

예민한 시기이다. 서로가. 개학도 되기 전에 받아온 방대한 양의, 결국은 혼자 해야할 과제에 좀은 부담되고, 시작하고 눈에 띄는 처리해야 할 여러가지들에 마음 쓰이고, 또 9월과 함께 시작할 연구에 대한 생각까지... 많은 욕심이 스트레스를 불러 오는 듯하다. 방학 중 창조놀이에만 열중할 땐 없었던 안구건조증이 개학, 논문에 대한 생각까지 겹쳐지자 괴롭히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얻든 댓가는 치른다. 눈 앞의 물욕이나 명예욕에 현혹되어 땅을 치고 후회하는 치명적인 댓가를 치르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항상 몸과 마음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마음을 비워내면서, 스스로를 위안하고 격려하면서, 느긋하게, 그러나 최선을 다 해 치열하게, 용기를 가지고 밝게.... 그렇게 살아야겠다.

우리의 마음에 욕심이 자리잡기 시작하면 그 욕심이 나보다 먼저 달려나가고, 그 욕심에 끌려다니는 우리는 정상적인 속도로 삶을 영위하기 힘든다. 끌려다니는 삶 대신,  내 의식 만큼은 멀찍이 떨어져 내려다볼 수 있는 객관적 시야와 언제든 달리고 멈출 수 있는 자유의지를 동무삼기를 바란다.

마음을 비워내고, 내게 다가오는 보이지 않는 흐름에 귀 기울이고 그 유려한 물결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면 물살을 타고 멀리 멀리 흘러가게 될 것이다.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보이지 않는 미래이지만 또한 그 미래는 나로부터 연유된 미래가 될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6 23:47:15 *.121.41.244

400일차 시작  D-10 /  2011 08 26  금요일

* 일상의 공격 앞에선 무력해진다.

잠시 잊고 살았다. 방학, 논문 생각 없음, 단군이 마침, 창조놀이 시작, 몇 년 후 퇴직에 대한 결심 그리고 아이의 진로에 대한 결정....등으로 이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이 느껴지고 때때로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도 좋은가 싶을만큼 걱정이 없었는데, 개학맞이 선물보따리라도 풀어 제끼듯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쏟아지는, 내 의지와 무관한 일들과 책임져야 할 일들....

잠시 내가 누구였는지 있고 있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강펀치를 날리듯 튀어 나온다. 나를 설명하는 단어 중에는 선생님도 있었고, 동료도 있었고, 며느리라는 단어도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강한 일상의 압박이 시작되었다. 어쩌면 이런 일상이 내 꿈을 위협하리란 직감이 드는 오늘이다. 반기지 않은 일상이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그 앞에서 한없이 무력해지고마는 자신의 모습을 익히 봐온 터이다.  언제나 꿈과 소망과 바램은 일상적인 요구보다 뒷전으로 밀려났었고, 일상은 마치 내 주인인양 나를 지배한다. 결코 반기지 않은 손님으로 예고없이 불쑥 나타나 내 모든 일상을 뒤흔들고 나를 거기에 끼워맞처야하는게 당연한 것 처럼 군다.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즐겁지 않아져서 그 일마저 덤던한 것 처럼 해내기에 애꿎은 내 몸은 혹사를 당한다. 마음과 감정은 다스릴 수 있으나 내 신체는 표시를 낸다. 어찌보면 나보다 내 몸이 더 정직하다.

많은 일을 처리한 하루였다. 가을을 맞이하면서, 어쩌면 옴짝 달싹 할 수 없는 날들이 시작되리란 예감이 강하게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강요된 선택은 기쁘지 않다. 그마저 의미있는 선택으로 만들어가야한다는 것이 피곤하다. 그 누구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 목소리는 잠기고 콧물은 흐로고 기침을 한다. 그래도 다소 쌀쌀한 바람을 흠씬 느끼는 게 좋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8 15:53:04 *.212.209.50

400일차 시작  D-9/  2011 08 27  토요일

* 놀이가 삶이되니 즐겁지 아니한가.

한 낮 땡볕, 걷고 또 걸었다. 태어나서 한 낮 뜨거운 태양아래 무거운 물건일랑 들고 차도 안타고( 탈 생각도 안하더라 엉엉엉) 걷고 또 걸어서 시장을 돌아다니는 일, 생각지도 못하고 하지도 않았을 일들, 와~~ 정말 어제는 그걸 했다.

이제 서울로 시장개척? 나간다하면 그래도 발편한 신발과 시원하고 간편한 옷을 입고 최대한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간편한 복장을 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가지만, 그 뜨거운 태양은, 음~~~ 아무 생각을 말아야했다.

태어나서 처음 가 본 방산시장, 동대문 종합상가.... 또 택시타고 광화문 교보문고, 또 거기서 걸어서 인사동까지.... 광화문에서 인사동까지 걸으면 잠깐이래서 따라가봤는데, 가깝지? 걸을만하지? 라고 방실거리면서 웃는 앞에서 힘든 티 낼 수도 없고....나 참, 하여튼 어린 것들은 씩씩하게 좋다고 잘들 걷더구만 어찌나 얼굴이 뜨거워지던지...혼났다. 그나마 선글라스라도 꼈으니 앞이 보였지 유난히 눈이 문제인 나로서는 밝은 햇살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은 시장조사 겸 호주로 배송할 물품 장보는 날이었다. 일 시작하기 전에 먹고 일하다가 먹고 또 일하다가 먹고, 또 우리들의 밀린 이야기를 풀어내고.... 이런게, 너무 너무, 정말 너무 너무 즐겁고 기뻤다. 거기다 옆에만 있으면 내가 뭐라도 된 듯이 온통 내게 좋은 말만 해대는 아해들이 둘이나 있으니 세상 뭐 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들은 살아가고 놀이는 계속된다. 놀이가 곧 생활이 되는 삶. 이렇게만 살면 좋겠다는 상상에 혼자 흐뭇해진다. 생각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우리들의 놀이는 날개를 달려는지 자꾸자꾸 우리를 더 뛰어다니게 만든다.

살아서 좋고 즐겁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8 18:50:44 *.121.41.244

400일차 시작  D-8/  2011 08 28  일요일

* 선물을 담고나니 그럴듯하다.

어제 선물 포장용 쇼핑 봉투랑 악세서리를 사 온것 들고 천안 내려왔다. 아직 물건이 다 도착 한 것은 아니지만,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형태로 선물을 담고 꾸며서 신랑을 보여주니 자기가 더 좋아한다. 둘이서 선물 담고 악세서리를 붙여서 자기만 아는 선물 두는 비밀 장소에다 둬야한다면서 질서정연하게 올려두고 문을 닫았다. 애도 아니고 원.

담고보니 꽤 그럴싸하게 보여서 조금은 안심이 된다. 쇼핑봉투랑 악세서리를 사 온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받아드는 사람들이 기분이 좋으면 그게 좋은거다. 집에 갈랬더니 고속도로 정체가 너무 심하다는 뉴스에 9시 넘어서 출발하기로 한다. 타이핑 하던것 마무리하고 출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29 22:30:15 *.121.41.244
400일차 시작  D-7 /  2011 08 29  월요일

* 개학 맞이 정리

내일이 개학일이다. 방학 내내 어찌나 신나게 보냈는지, 휴가도 그럴싸한 여행도 한 번 가지 않고도 이렇게 신나는 방학을 보내다니, 음~ 살다보니 별별 즐거움이 다 생긴다.

며칠 전에 구입한 거실장이 들어오는 날이라 개학맞이 외출도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얌전히, 혹은 지루하게 기다려야했다. 1시 넘어서 전화왔고 아저씨 두 분이 땀을 뻘뻘 흘리시며 설치 해 주고 가셨다. 그에 어울리게 집안에 있던 소품들로 이리저리 재배치를 해봤지만, "나 이래뵈도 심미안이야!" 를 기세좋게 뻥친거 치고는, 뭐 그리 쌈빡하게 갖춰진 집도 아닌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어쩌겠나? 돈 있으면 진짜 멋지고 좋은거 많던데 그걸 못하니 원 쯧쯧쯧...

이 곳 저 곳을 뒤져서 버릴 것을 버린다고는 있는데 왠지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아 한동안은 구역을 정해서 버리거나 다른 사람 줄 것들을 찾아야겠다는 계획을 했다. 그럴 때가 있다. 마음으로라도 연속적인 시간에 한 획을 긋고 구획을 지어두고 싶어질 때, 지금이 그럴 때인지도 모르지.

개학을 시작으로 혹은 9월을 기점으로 여러가지가 크게 변화하거나 새로이 시작될 것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지만, 변화를 예감하면서 특히 의도대로 조정할 수 없는 변화에, 그리고 별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것 같은 변화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어느때보다 평안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근래들어 때때로 예측 가능한 변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가 잦아, 적어도 그 변화란 것이 이미 나에게서는 어떤 모습으로든 시작되었음을 인정해야한다.
 
의도되지 않은 변화, 내가 핸들할 수 없는 변화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것은 그 변화에 대처하는 태도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가능하면 변화와 관련된 장점에 초점을 맞추고, 그 변화가 가지고 올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불러내어 나를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된다면, 원치않는 변화에 대처하는 자신이 좀 덜 예민해 질 수 있을 것이며, 거기다가 나름의 의미마저 부여하는 게 가능하다면 예측된 변화는 때가 되어 내게 찾아 온 한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그 어떤 때라는 것에 대해, 시장조사를 하며 두런두런 나누던 우리들의 이야기에서도 단골로 등장했던 단어이다. 우스개소리로 그게 올 때라면, 혹은 만약 그 것을 만날 때가 되었다면, 그것을 하게 되거나 사게 될 때가 되었다면.... 등으로 우리들의 이야기의 한 구절에 마침표를 찍게 해 주던 매우 유용한 구절.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즐겨라 라는 말보다는, 이제 네 인생에서 시간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이 옮겨가는 중이라고 말하는게 훨씬 수용하기 쉽고, 또 그나름대로 모험심조차 발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때라면'을 남용해서는 안되겠지만, 운명론적이고 체념론적인 유인을 넘어 우리들 삶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 불편함과 불안함을 위로하는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변화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모험과 같다. 원하든 원치않든 우리는 어떤 상황에 던져질 수가 있는 것이고, 그 상황을 어떤 태도로 취할 것인지는 결국 인간의 몫인 것이다. 모험이란 의도된 계획에 따라 감행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예견할 수 없는 미지의 상황을 그리면서 불확실함에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한 발 내 딛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많은 일들이 예정된 9월, 슬기롭게 잘 보내고 싶다.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하고 초점을 흐트리지 말아야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붙잡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다. 특히 내게 다가 올 9월이 특히 그렇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30 16:29:13 *.121.41.244
400일차 시작  D-6 /  2011 08 30  화요일

* 개학, 앞서가는 생각으로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다.

참으로 즐거웠고, 의미 있었고, 시기 적절하게 시간이 주어졌던 방학을 마치고 오늘 개학했다. 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낯설지가 않아 좋다. 찜통도 그런 찜통이 없는 교실에 땀을 뚝뚝 흘리면서 벌~건 얼굴로 앉아있는 아이들, 더워도 너무 덥다. 이런 땐 재빨리 에어컨을 켜든지해서 교실을 좀 식혀줘야 되는 건데, 컨트롤러를 눌러봐도 중앙관리중이란 단어만 나타난다, 젠장.  내가 뭘 기대한거야 싶다. 그래도 이런 상황이 전달이 됐는지 1교시 중간 쯤엔 에어컨이 작동된다. 그래도 여전히 바람이 뜨겁다. 헉헉 거리다가 수업 마치고 아이들 보내자마자 에어컨도 쨀각하고 꺼진다. 에이 진짜 된장 된장....덥고 무덥고 뜨겁고.....

릴렉스~를 주문하며, 나에게 떨어진 일거리들을 해결하려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기를 한 참 후, 한가지는 내게 오지 않았어야 할 공문임이 확인되어 주인을 연결시켜줬고, 또 한가지 나로서는 아주 거~`대한^^, 그래서 마음 단단히 먹고, 각오를 하고 개학에 임했던 일은 내내 자료를 뒤지고 수집한 끝에 일을 처리하기 간편하고 쉬운 방법을 찾아내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협조를 구해두었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 수있는 나만의 전략^^을 수립해 두었더니 마음이 무척 가볍다. 이거 뭐 거의 전략의 달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을 쉽게 풀어가는데, 확실히 다른 사람들보다는 쉽게 일을 한다.  때때로 수희향이 "전략이란 테마는 길러질 수 있는게 아니래~"라고 일러주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진짜일까? 를 생각했지만, 이럴 때를 보면 정말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하...

24일 퇴임식날 직원들을 만나고 학교의 그림자를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마음 저 아래에 자리하던 그런 무채색의 무거움이 오늘 개학을 맞은 첫 날 분주하게 뛰어다닌 끝에 어느 정도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다.  맞딱뜨리게 될 일이 어떤 양상으로 발전할 지 예측 할 수 없기에 스트레스라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경향이 적지 않지만,  막상 부딪혀보면 그 일은 우리가 그러하리라 기대하던 바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경험을 통해 배우고 익힌다면 내 안에 녹아들어 그 어떤 선택의 순간에도 현명한 논리로 작동해주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아직 나란 사람은 겉으론 '일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의식 저 아래 무의식에 녹아있는 염려와 고통의 크기에는 아직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인가 보다 싶다.

일은 우리가 생각하고 우려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기 쉽다. 그러니 지레짐작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일은 할 필요가 없으며, 또 이에 대한 자각이 다소나마 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한다.

소나기가 쏟아지다가 말다가를 반복한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 흐르고 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 크게 음악을 들으며 마치 음악에 화답하듯 빗발쳐내리는 비를 보는 이 시간, 내 인생에 있어 다시 만나기 어려운 시간이리라.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성의를 가지고, 가능하면 모두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그렇게 일을 하기로 마음먹어본다.  멋진 소프라노의 아리아에 앞이 보이지 않는 빗줄기, 너무 감동적이어서일까 가슴이 서늘하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2 17:00:23 *.246.77.2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8.31 23:34:52 *.121.41.244
400일차 시작  D-5 /  2011 08 31  수요일

 * 8월, 그 흔했던 여름의 뒷자락을 놓을 것, 그리고 기억 할 것. 한 장소 한 가지 일에만 포커스!

  2011년 8월이 스러진다. 내 생애 다시 오지 않을 이 날, 이 시간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한 발자욱 건너 9월이 기다리고 있다. 의미없는 시간의 연속선에 규칙적인 금을 긋고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시작과 스러짐을 노래하는 것은 인간의 편의에 따른 것이리라. 

내일, 9월이 된다고 해서 오늘, 8월까지 이루어지지 않던 일이 성사 될 일이 없고, 생각하고 있는 모든 일이 마치 스스로 기쁘게 내용을 토해내는 마법 깃펜 마냥 사람의 노력없이 저절로 이루어지지도 않을 것이 분명한데도, 인간은 때때로 그런 확실하고 엄연한 진리를 잊고싶을 때가 있다.

머리 속에 이 것 저 것이 들어있고, 문득 문득 계획을 남발하면서 저 혼자 마음이 급하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 가는 것이 없는 것 같다는 반성을 한다. 꿈을 꾸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데에는 적어도 그 꿈을 위해 심층적으로 노력해 온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가 하는 것이며, 적어도 흔히 말하는 일만시간의 심층연습의 낱장들이 수북해졌을 때, 비로소 그 때서야 꿈은 내 세상에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는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생각해보면, 하기 싫다는 투정을 한 것보다 간절히 하고 싶은 일에 얼마나 목슴걸고 시간과 열정을 바쳐 왔는지 자문하고 싶다. 그렇게 뛰어놓고도 노력했다는 말을 하고자 했던 것이며,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것인지 문득 자신에게 의문이 생겨난다.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을 과소평가하거나, 좋아하는 일에 미쳐 거의 초인적인 힘으로 지나온 시절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되어있는가?를 자문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노라면 손에 잡히는 그 어떤 모습도 딱히 떠올리기 어렵다. 그저 주변인보다 조금 더 알고, 조금 더 잘 깨달을 수 있고, 조금 더 알게 된 시간이 일렀다고 해서 현재의 내 모습이 적어도 그 일에 대한 전문가 수준이라도 되어있는가? 그에 대한 대답도 할 수 없다. 

한 때는 상황을 탓했고, 한 때는 직장을 탓 했고, 한 때는 한 그림 안에 담을 수 없는 꿈과 현실들을 탓하며 핑계를 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스스로 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고, 아니 하지 않을 이유를 만들어 내고 노력없이 꿈을 잊고 산 것인지도 모른다. 말로는 노래를 부르면서 그러나 몸은 아껴가며 그렇게 살아 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더 이상은 미루거나 핑계를 대거나 하는 것을 9월을 머금은 이 서늘한 밤바람이 용납할 것 같지 않다.  8월, 신났던 방학과 창조놀이를 시작으로 나날이 살아 숨쉬는 듯 했고, 눈부셨던 여름날, 그렇게 여름을 실은 8월이 간다.

그 어떤 대상이든 떠나는 뒷모습에 미어지던 가슴은 차마 극복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그랬는데, 어쩐 일인지 이제 더 이상은 떠나는 뒷모습에 가슴 아린 마음보다는 새 날에 대한 각오로 나를 설득하고 그 날을 기대에 차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대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 있어 이런 획기적인 변화는 지금껏 없었던 변화이다. 내내 여름, 그 무성함으로 대변되는 청춘과 눈부시게 빛나던 청춘, 야망의 계절...이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 했었다. 그러난 이제 더 이상 그런 마음이 생겨나지를 않는다. 여름이 이렇게 저물어감에도 그렇다.  여름을 보내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 동료의 질문이 없었다면 내가 그랬었다는 것조차 기억해내지 못했을 정도로, 이미 마음안은 충만 이외의 것은 들여놓지 않고 있었다.

이래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런 나날을 만나게 되므로. 그러므로   8월, 그 흔했던 여름의 뒷자락을 놓을 것, 그리고 기억 할 것. 한 장소에선 한 가지 일에만 포커스를 두고 하나씩 하나씩 정리 해 나갈 것, 그리하여 미래의 나와 만나게 될 것. 그래서 더욱 행복해 질 것.

욕심을 내려 놓을 것, 그저 내 일에 무심히 빠져들고 그 일을 온전한 모양으로 만들어 내 보이며, 그 일 자체로 생명력을 가진 넘으로 다듬고 보살필 것, 나를 위하는 마음에서만 벗어나 나 아닌 것에도 내 순수한 마음을 기울일 것.

급해지지 않도록 자신을 타이르고, 더 열심히 매일 공부하고 훈련하며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내 방식으로 사랑해 나갈 것. 그리하여 절대 부끄럽지 않을 것. 그 누구에게도.

이 모든 속삭임과 다짐을 안고 8월과 안녕을 할 것. 그리고 9월에 몸을 담그고 즐겨 나아갈 것.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1 00:05:05 *.121.41.244
필사를 하니 손목에 쥐나고 굳어버릴 것 같다. 너무 몸이 뻣뻣해진다.
그래서 자야한다.
자자.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2 13:42:59 *.246.77.2
400일차 시작  D-4 /  2011 09 01  목요일

 * 새로움을 노래하는 마음 속에서 안녕을 고해야 하는 것들을 내려두다.

9월, 2학기, 개학, 새 관리자, 새로운 마음으로 한가득 충전된 마음....그래서 9월이 되면 미지의 세상으로 겁없이 항해를 떠나리라.... 내내 여름을 이렇게 장전해 왔다. 한 방, 9월, 2학기, 가을이 시작되면 충 알처럼 피융 그 훤한 공간을 맘껏 날아갈 것이라 생각하면서.

언제나 살면서 잊지 않아야 할 것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매 순간 지나친 비약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상황이나 여건의 흐름에 몸을 맡길 뿐, 그 어떤 것도 내 의지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지나친 믿음은 차라리 오만이나 자만에 가깝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놀이로 고양된 정신적 충만함을 안고 현실세계의 또 다른 장으로 돌아왔다. 내 곁에 있는 것들이 문득 새롭고, 지금까지 맺어왔던 에너지 장과는 또 다른 장이 형성되었을을 인식하기엔 단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많은 것들이 오고 또 감을 통해 변화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또 우리는 어쩌면 그런 얼마든지 변형가능한 변화의 속성을 감지하여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부님께서 언젠가 내게 주신 말씀, 그리고 사부님 저서를 통해서도 주신 말씀은 흔들려서는 되지 않는 그런 커다란 나무처럼 내 뿌리를 잡고, 그 뿌리로부터 기인한 성장을 촉진하고 열매맺기를 격려한다. 인생 최대의 고비였던 그 황량하고 메말랐던 지난 겨울을 지나, 봄 소풍에 사부님을 뵈러 갔을 때의 나, 그리고 사부님 말씀을 담고 주어진 이름대로 살아야 겠다 자각, 그 이후를 지나 창조놀이로 뿌리를 내려가는 지금, 또 미뤄두었던 학위를 마무리하려 맘 단단히 벼른 지금, 또 상황 한편으론 내 일상을 가두려드는 엄청난 크기의 현실을 보면서 그저 덤덤해 질 뿐이다.

와야 할 것들이라면 올 것이고, 피할 수 없는 것들이라면 결국은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 것은 분명 나를 규정짓는 일부분으로 존재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운명적 만남을 하는 것이고, 그런 자연의 순리 앞에서는 두 팔 벌려 그 것을 끌어 안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마주 할 그 모습이 비록 내게 고통과 수고 그리고 드글거리는 속끓임에 나를 내동댕이 칠 지라도 결국 그 대면은 한 번은 넘어서야 할 심적 장애이자 내게 고착되어 어른되기를 지연시키는 해결되지 못한 유아적이고 미성숙한 원형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곁에 그런 것들이 존재함은 나를 고통 속으로 끌어내리려는 신의 장난이 아니라, 오히려 내게 끊임없이 직면과 통찰, 해결을 넘어 더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으로 세상을 유영할 수 있게 하려는 거대한 우주의 계획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계획을 긍정적 에너지로 간파할 지 아닐지는 오직 그 앞에 놓인  인간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내가 마주하게 될 그 어떤 모습의 피할 수 없는 원형 앞에서도 쉬 흔들리지 않으며 고요하고, 그 본 모습에 대한 통찰이 가능하도록 배우고 익히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하고, 언제든 그를 맞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새로움을 노래하는 마음 속에는 응당 새로움을 만날 자리가 마련되어야 하며, 그러므로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하는, 안녕을 고해야 하는 것들과도 따뜻한 안녕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내게 오고 가는 그 어떤 것에도 연연함은 말고 감사함만 남기도록 해야한다. 수많은 것들의 만남으로 오늘의 내가 이루어진 이상, 내가 만난 그 어떤 것도 부정할 수 없는, 나를 있게 한 소중한 보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로움을 환영하며 즐기고, 안녕을 해야하는 것들에 감사함이 옳은 일이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3 08:27:09 *.246.77.2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2 22:55:58 *.121.41.244

400일차 시작  D-3 /  2011 09 02  금요일

* 사랑하기 좋은 날

 선선한 가을바람, 왼쪽 창으로부터 불어들어와 내 몸을 휘돌아 사라져가는 그 청량한 손님이 좋다.  마음 속 불안을 티내지 않으면서, 슬금슬금 다가서는불안정일지라도 쉬 무마시켜가면서 채워가는, 그런 일상적인 매일이 좋다. 어제와 다르게 눈에 들어오는 낯 익은 대상에 대한 감동도 신선하고, 변함없이 그 자리에 존재하리란 믿음을 주는 미래의 내 형상 또한 고인 물처럼 썩어가지 않고 휘돌아 갈 수 있게 유인해 주어 즐겁다. 우리들의 창조놀이는 정말 많은 것을 창조해내는 놀이가 되어주고 있다. 기쁨에 충만하고 성취감에 펄쩍 뛰고 자뻑을 용서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하디 진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역사를 만들어가게 만드는 그런 놀이같은 삶을 우리에게 허용하고 있어 감사하고 벅차다. 

이렇게도 즐거운 일상을 나에게 허락한 이 시간을 그 어떤 것으로든 바꿔 칠하고 싶지 않다. 약 한 달여, 어떻게보면 앞 서 달려가는 수 많은 아이디어에 지레 답답해도 했지만, 이제 단지 한 달이 지났을 뿐, 드디어 어제는 감격스런 첫 작품이 우리 팀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 색감이나 향기가 나쁘지 않은게 희망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호주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생각보다 빨리 우리가 소원했던 것들이 다가오기 시작하고 있다. 

  여럿이 하는 창조놀이와 개인적 과업들이 서로 심한 어긋남 없이 나아가주면 좋겠다. 창조놀이의 미래 모습에는 분명 나의 지향과 오버랩되는, 가슴 뛰는 그 무엇들이 있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아니 없다면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퇴근길 운전하는 동안,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막 깃들기 시작한 가을바람인 양 머리속을 휘돌아 나가고, 생겨났다가는 사라지고 했다. 또 끄집어 냈다 버리고 마음 바빠하다가 또 가다듬고, 그렇게 생각놀이를 하면서 돌아왔다. 

선선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한 바람, 집 언덕길 저 편에 걸려있던 초승달의 기운, 깨끗이 정돈되어 나를 기다리는 집, 이 것 저 것 적시에 생각나 필요한 것을 사게 도와준 고마운 내 기억력과 제 진로를 찾아 즐거운 공부를 하기 시작한, 작은 내 돌봄에도 감사해하고 행복해하고 자신이 특별히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일에 몰입해 나날이 최선의 노력으로 살아가는 나의 가족들까지.... 세상엔 사랑할 것들과 고마운 것들이 하염없이 생겨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첨으로 서로의 영혼을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즐거운 놀이에, 삶에 매료될 수 있었기에 이 가을날이 더 없이 사랑하기에 좋은 것이다. 

같은 자리에 있어도 어제의 내가 아닌 삶, 그런 삶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지난 한 해 처럼 치열하게 즐기고 치열하게 도전하고, 겁없이 깨지고 또 죽을 것처럼 아파하고.... 그러면서 그 모든 내게로 오는 것들이 결국은 나를 일으켜세우는 축복의 손길이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한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3 11:35:35 *.246.77.2

400일차 시작  D-2 /  2011 09 03  토요일

* 가끔은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는 날도 있다.

잠들기 전, 제발.... 꼭....을 강력하게 주문하며 눈을 감았다. 새벽 4시 20분 알람, 깨어났고 일어났다. 완전 농땡이처럼 보낸 2주간이었음에도 마치 어제 새벽수련을 했던 사람마냥 그렇게 일어났고, 노트북 켜고 자료를 펼쳤다. 오늘 새벽엔 반드시 끝내고 출근하겠다는 다짐을 해서인지 속도가 붙었다. 계속되는 안구건조증 때문에 커피 대신 차가운 옥수수차로 대신하고, 정리하다 시계를 보니 6시이다. 30여분 더, 드디어 마쳤다. 가뿐한 기분으로 아이 샌드위치라도 만들어주겠다고 마무리하고 저장하고 필요없는 자료 버리고 그랬는데, 분명 확인하고 버렸는데, 왠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파일을 열어봤는데.... 좀 전까지 내 눈앞에 있던 자료가 사라져버렸다. 휴지통에도 없고 시계를 돌려도 보고 할 수 있는 짓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주워들은 건 있어서 해봤는데도 없다.

참! 나!  원!
분명 파일명을 보고 오늘 날짜를 남겨놨다고 생각했는데....
이 두 손으로 내가 뭔 짓을 한 건지 모르겠다.
 
너무 어이없어서 일단 단념하고, 만들려던 샌드위치 만들어서 챙겨두고, 아주 야시꾸리해서 가슴이 막 보일 것도 같은 옷에다가 랩스커트까지 입고, 안뿌리던 향수까지 막 뿌려서 어이없는 기분을 마취시키다시피해서 출근했다. 간간이 한 숨이 쏟아졌다. 어쩔 수 없다. 집에서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 안되면 다시 작업하는 수 밖에.

바람은 너무 좋은데, 새벽 기상에 성공해서 너무 좋았는데, 너무 좋은 티를 이렇게 팍팍 낸다. 너무 너무 좋아서 한 숨을 푹푹 쉬면서 기념으로 출근도 겁나게 일찍 했다.  가을맞은 바람은 너무 좋은데 기분은 구리구리했다. 내 두 손을 바라보며, 내가 도대체 뭔 짓을 한거야? 싶었지만, 다시 한 번 하는 수 밖에.

토요일이니까 참아준다.
아~~~!  정말,.
정말이지 어이없는 짓을 한 새벽이었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3 23:28:24 *.121.41.244
어이없음으로 시작해 어안이 벙벙함으로 끝난 하루.
이럴 때도 가끔 있는가보다.
오늘이 바로 그런날.

출근길 때마침 만난 정보부장에게 하소연했더니 어떻게도 한 번 해보라 일러주었다.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퇴근해서 가방 던지자마자 시킨대로 해봤더니,
 어라? 문서도 인식되고,  누르자 그 파일이 확! 하고 열린다.

이게 또 무슨 일이지? 싶다.
한 참 생각하니 좋아해도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몇 초간의 숙성시간을 가진 뒤, 마음껏 환호를 했다.
이런 맺음, 너무 좋다.

횡재한 기분이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덩실~ 덩실~

emoticon

emoticon

emoticon

기쁨에 들떠서 감사의 메시지를 사정없이 날렸더니, 샘도 기분좋은 모양이다.

삶은 때때로 이런 기쁨을 선사한다.
그래서 좋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4 02:54:52 *.121.41.244
400일차 시작  D-1 /  2011 09 04  일요일

* 통합적 자기분석과정 필사를 마치고.......

새벽, 바람으로 보나 저 멀리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의 가득참으로 보나 가을임이 확실한 지금. 자기분석과정 전체에 대한 필사를 끝냈다. 언젠가부터 해 놔야된다고 생각하던 것이었고, 400일차 들어가기 전에 마치고 싶어서 기를 쓰고 덤볐는데,  드디어 마쳤다. 이 프로그램은 내 프로그램과 더불어 자기분석과정이나 기타 프로그램 진행을 계획함에 있어 참고할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필사를 하면서 그 수업을 진행했던 지도교수님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내가 참 좋아했던 교수님이었다. 다른 모든 것을 떠나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말씀이 관련 교재 그 어디에서도 읽지 못했던, 디테일하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내용들이었다. 말 한마디에 미처 생각지 못하던 세계가 쨍하고 깨져나가고 그 속에 있는 정확한 알맹이를 만나게 해주는 그런 느낌을 수업이 지속되는 6개월 내내 경험하며 가슴 뛰었던 기억이 난다. 적어도 가르치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흠뻑 즐기며 은근히 사랑받았던 그 수업에서의 내 모습도 회상해 보았다.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고 유익하고 보람이 컸던 과정이었다. 물론 학교에서야 박사과정 수업 중이었지만, 박사과정 수업 그 어떤 내용보다 오히려 연구소에서의 교수님과의 자기분석과정에 심취해 있었다.

나는 그 수업을 통해 많이 성장했고, 어쩌면 얼마쯤은 자기분석이 가능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필사하면서 내가 작성했던 깨알같은 내용들을 보니, 어지간히 고심했던 흔적이 역력한 것 같다. 지금 보면, 더러는 고민의 수준을 한 참은 넘어 편안해 진 부분도 있고, 한 두 가지는, 어쩌면 오래 오래 가지고 가야할, 어쩌면 내 친구같은 그런 부분도 있다.

한 동안은 내게 존재하는 그 어떤 불편함도 없애고 부족함을 넘어 보다 마음이 평안해지기를 바랬고, 높은 정신적 차원에 도달하고 싶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간절함보다는, 굳이 넘어야 할 그 무엇도 마음 속에 담지 않되, 원하는 바가 있다면 힘껏 그 일에 매진하게 된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 정도이다. 아무리해도 잘 되지 않는 점은 내 애교정도로 생각하고, 너무 심각하게 문제시하지 않기로 한다. 그냥 그렇게 그런 아킬레스 건 한 두개는 가지고 살아야 세상 사는 맛도 있는 것이려니 생각하고, 가끔 투정부리는 그 녀석을 들여다보고 달래듯 살아가기로 한다. 몇 년이 흐른 지금, 그 때의 내 흔적을 들춰보는 것이 어지간히 쑥쓰럽기도 한데, 그 것을 읽는 이는 나뿐이라는 점이 저으기 안심되는 부분이다.

어제 토요일 오후, 승완님과 성격검사 결과 상담을 하는 딸내미를 데려다주고 낯 선 곳에서 반가운 얼굴과 인사를 한 후 돌아온 오후, 여러가지 긴장이 사라지면서 피곤해졌던 것 같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딸내미의 울 것 같은 목소리를 들으니 어찌나 안됐던지.......9월 내에는 치아 교정 장치를 뺄 것 같다고 했으면, 9월 말까지 아직 한 달이 남았는데, 아이는 9월이니까 뺄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아무리 오버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기대에 부풀어 있두만 아니나 다를까.... 참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이지만, 얼마나 교정장치를 빼고 싶었을까 생각하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잽싸게 달려가 애 데리고 좋아하는 거 먹여서 부리나케 승완님께 데려다줬다. 집으로 와서 파일 복원하고.... 그랬더니 감기 기운이 있었는지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저녁 9시는 넘어서 일어나 한 참 딸내미랑 수다를 떨었고, 그 길로 오늘은 새벽수련을 날 밤을 새기로 하고, 아침녘에 좀 자기로 했다. 오후엔 비누 만들러 가야되고, 오후엔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계획해 둔다. 그러면 내일 새벽 수련시간에 몸이 맞춰질 수 있을 것이다.

사는 게 좋고, 행복하다.
사실, 말이야 않지만 지금 내겐 복잡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고,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최선인지 조차 판단 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따지고 보면 산재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계획대로 되는 일이 아닌지라, 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닐 수도 있는터라 그런 일은 그냥 그렇게 함께 흘러가고 내 의견을 아주 조금은 반영하기로 생각만 가끔 한다.

  내가 통제 가능하지 않은 일에는 지나치게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해야 할 책임과 의무는 다 하되, 내 힘 닿는 데 까지는 가장 합리적으로 가장 편리하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게 할 뿐이다.  하긴 그 모든 것도 내 손에 전적으로 넘어왔을 때 열려있는 가능성일 뿐이며, 함께 흘러가야하는 일 앞에선 나도 그 흐름의 일부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이래 저래 사는 일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다. 사람도 일도 고민도 행복도 왔다가 사라지고 그 어떤 것은 의미로 남고 그 어떤 것은 아련함으로 남고.....

그렇기에, 현재,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그 일에 포커스를 맞추고, 최대한 몰입하여 쉼없이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공부해나가기로 한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가도 내 손에는 남을 것이 없다. 매일의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 그 것이 전제되지 않는 그 무엇도 내게 충만감을 주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음이다.

400일차 전에 긍정심리학 프라이머까지 읽기를 마칠 작정이었는데, 그걸 덜 해서 좀 찜찜하지만, 이건 논문과 직결된 내용이라 내일부터 읽기 시작해도 될 것이다. 잠시 휴식을 위해 음악을 틀어두고, 바람이 서늘해 옷을 껴입고, 저 어둠 너머에 가득찬  귀뚜라미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 소리 속에 묻히는 것이 좋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5 08:50:33 *.246.77.2
마음껏~~^^

어제 고생이 많았어~~
유어 마덜이 특히 그러셨지 ^^
프로필 이미지
2011.09.05 08:26:49 *.118.59.50
이여사님 사진 쪼가 퍼가겠슴다~
비누도 에뽀지만, 사진 솜씨도 예술이심다~ 흐흐흐

우리 자뻑이 넘 심한가? ㅋㅋㅋ
즐겁고 힘찬 한주 시작해!! ^^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5 04:42:56 *.121.41.244
크흐흐흐 명희님~
비누 이쁘죠 진짜? 저희들 이러고 놀아요 ㅋㅋ
빨리 300+오셔야죠?^^
프로필 이미지
김명희
2011.09.05 00:33:43 *.204.70.33
아니! 어떻게 이처럼 이쁜 비누를 만들 수가  있나요?
국향님의 여전한 전진에 박수를 보냅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4 21:56:01 *.246.77.2
창조놀이,
비누 만들기.
나도 할 줄 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더 즐거운 놀이.
그런 삶.

크기변환_20110904_120[1].jpg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5 21:50:30 *.121.41.244

301일차   2011 09 05  월요일

* 400일차를 향한 첫날, 몸살로 시작하다.

4시 20분 알람에 일어났지만, 삭신이 쑤진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래서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다시 누웠다. 종일 시름시름 아팠고, 나도 모르게 끙끙댔고, 아이구 허리야~를 몇 번 했고 어두워 잠자리에 들 시간이 다가오는 지금도 여전히 쑤시고 아프다. 뜨거운 물에 담그면 좀 나을까하고 씻기까지 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야심차게 준비해온 ㅋㅋ 400일차의 첫 날 치고는 어째 좀 어수선하고 맥이 빠졌지만, 몸과 달리 마음만은 굳건하니 내일은 더 열심히 수련하리라. 일찍 자리에 누워야 할 것 같다. 허리와 온 몸이 욱씬욱씬 아프다. 콧물흐르고 재채기하는 것 외엔 감기기운이 없는데, 왠지 모르게 아프다. 힘도 없고 기운도 없다.

종일 교실에서 수행평가 문항 작업하느라 애 썼더니 더 아픈가 싶기도 하다.
눕고 싶다.
내일은 상태가 썩 나아지면 좋겠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6 10:33:47 *.246.77.2
302일차   2011 09 06  화요일

* 강점에 대해 좀 더 심도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책을 읽다가 생각할 점. 강점에 대해 이야기 할 꺼리들이 꽤나 다양하다. 관심을 두고 읽어나가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할 때 전제하는 강점과 임상실천에서 내담자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수 많은 강점, 그리고 긍정심리학에서 체계화되어 있는 강점의 많은 종류와 순위..... 이에 대해 당분간은 정리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강점을 다루는 것이 변화에 관한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바이지만, 긍정심리학 쪽에서 다루는 강점들의 종류와 사용 순위 혹은 발달 순위는 또 다른 방향으로의 접근 같다. 흥미로워 읽고 있고, 이를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가도 가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재밌는 길, 그래서 지치지 않고 구경하며 재밌게 걸어갈 수 있게 해주는 배움의 여정. 이번엔 맛 다른 강점에 호기심을 잔뜩 장전 해둔다.

너무 멀리,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부터 떠나와있다는 뒤늦은 깨달음 같은 것을 하지 않도록 자신을 살피고 바라보며 갈 일이다. 축제처럼 어울린 우리들의 한바탕에 내 본질조차 흐려지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살필 일이다.

프로필 이미지
권윤정
2011.09.06 12:49:59 *.114.49.161
국향님^^ 저 살아났습니다. 마실 왔어요.
무심한 듯 지켜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슬쩍 찔러주는 엑기스 응원 잘 받고 있어요.
그밤의 여러 말씀들도 제 마음에서 힘을 주고요. 국향님 공부하시는 모습 슬쩍슬쩍 보면서 저도 따라서^^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6 12:56:50 *.246.77.2
열심히 공부하십쇼.
아직 할 일 많지요?
마음쓰던 일은 잘 흘러가는지도 쫴매 마음쓰이더이다. ㅎㅎ

그리고 잦은 마실, 환영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윤인희
2011.09.07 14:36:55 *.129.10.134
저도 마실왔습니다.
늘 고맙고 미안합니다.
이러 저러한 것으로 인해 늘 분주하여 제대로 응원도 못했네요.
국향님의 연구계획서 준비 등등 모두 잘 이루어지리리 확신합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화이팅하세용.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7 15:29:55 *.246.77.2
뭔 말씀을요....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제 각각 길 잃지 않고 걷는것이 사우를 위한 응원이 아닐런지요.
꾸준함을 보고 많이 배웁니다.

화이팅하세요~^^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7 16:02:12 *.246.77.2
303일차   2011 09 07  수요일

* 노가다는 힘들어~

퇴근하면서 바로 천안으로 내려갔다. 트렁크에 가득 실린 추석 선물을 전해주려갔다. 다행히 청계 톨게이트지나 판교까지 정체된 것을 제외하고는 천안까지 정체된 곳은 없어서 비교적 빨리 도착했다. 선물 내려서 교통정리 확실하게 하고(아무리 신랑이래도 이럴 땐 꼬레마켓 VIP 고객 ^^ 의 한 명이므로 잘 해줘야 한다. )우리 상품이 좀 더 돋보이고, 이 것을 받는 거래처 사람들과 그 사람이 전해준 안식구(부인)의 관심까지 끌어내어야 비로소 상품을 판 데 대한 다소나마의 의미가 부여되지 않을까 싶기 때문에, 아직 서투르고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내 머리에 떠오르고 할 수 있는 것 까지는 해서 전해주고 있다. 할 만큼 해 준 다음에는 물건 대금을 받아야지. 맹숭맹숭한 알맹이만을 주기보다는 다소라도 포장을 하고나니 마음이 한결 좋다.

신제품을 개발하느라고( 세계 최대 용량의 밧데리를 개발 중에 있더라) 한 밤중까지 온 직원들이 공장에 모여서 실험에 실험을 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기다리다가 너무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해서 구석에 불쌍하게 보이라고 쪼그리고 앉아있었더니 겨우 데리고 나가서 둘이 밥을 먹었다. 골라 골라 들어갔지만 어쩐 일인지 입맛도 없다. 그런데 먹다보면 맛이 느껴질란가 싶어 계속 먹었더니 그 많은 양을 다 먹었고 오늘 새벽에 보니 몸무게가 휙하고 올라가 있었다. 밥 먹고 온 시각이 10시를 넘겼고, 그 상태로는 집까지 1시간 운전을 한 자신이 없어서 사무실 소파에 빨래 던져놓듯 몸을 던지고 잤다. 깨워서 일어나니 12시가 넘은 시각, 정신이 좀 든다.

출발해서 오는 동안 다행히 졸립지 않았고, 집에 도착 시간이 1시가 넘었으며 세수하고 누운 시각이 새벽  2시, 리듬 왕창 이쁘게 깨 주시고, 새벽 수련 못하시고, 몸은 천근만근에..... 가방만 다시 주워들고 출근했다. 전혀 안그런 사람처럼 원피스를 입고 나섰지만, 실은 어제 퇴근 후부터 출근까지 책은 할 줄도 읽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은근히 실속없는 하루처럼 느껴진다. 분명 꼬레마켓 관련 일이지만 이렇게 멀리까지 고객관리를 다녀야 하니 원....

 머리가 안따르면 노가다라도 해야한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한 가방씩 들려줄 생각을 하니 마음은 참 좋더라. 부디 우리 물건 받고 인상이 좋으면 좋겠다. 꼬레마켓 명함이 나왔으면 물건 안에 넣었어도 좋았는데, 시간이 그렇게 안배되지 않아 그게 제일 찜찜한 부분이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명함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기회도 많지 않은 데 말이다. 아깝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7 16:42:33 *.246.77.2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8 00:42:36 *.246.77.2

매일 무언가를 끝내기를 결심하고 실지로 그러하기를 바란다.

시원한 바람이 한가득 흘러드는 오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앉아 이 일 저 일 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어제 퇴근시간을 한 참 넘기도록 몰입해서 수행평가계획 마무리한 덕에 오늘은 조금만 손보면 되어서 한결 수월했다. 내가 하고도 못 미더워서 마음 찜찜함이야 남지만 손보라하면 그때 또 보면 된다. 지금은 너무 눈이 빙글빙글 돌고 속도 메스껍다. 어제는 저걸 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학교에 아무도 없고 나 혼자 남아있어서 식겁을 하고 가방 챙겨 도망치다시피 했는데, 그 덕분에 오늘 이렇게 마음은 덜 볶이는 것이다.

바람이 가을바람 같다. 저 바람은 미루지 말고 뭔가 시작하게 하고 계획하고 또 방향도 일러주는 바람 같다. 새벽시간 집중해서 수련 했을 때를 감안해서 9월과 10월까지 할 일을 짜 보았다. 여러 가지, 생각하기조차도 벅찬 일들이 산재한 9월이 지나고 나면 조금 더 계획한 일이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9월은 프로그램 관련해서 지금껏 챙겨봐야 할 것들이라고 내심 찜했던 책 몇 권을 더 읽고 필요한 책은 필사를 하게 될 것이며, 10월은 프로그램 내용 관련해서 디테일한 작업 전에 기본적인 뼈대를 갖추게 될 것이다.

  나는 매일 무언가를 끝내기를 결심하고 실지로 그러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매일 매듭짓는 훌륭한 날들을 살고 싶다.

프로필 이미지
신지인
2011.09.08 05:57:34 *.10.36.192
매일 훌륭한...
그 아름다운 날들속에 우리 이야기가 있어 행복합니다.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국향님의 글,
바로 옆에서 말 하는것같이
방향을 일러주는 가을바람처럼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8 06:41:13 *.121.41.244
내도 토끼로 화답하지

emoticon

ㅋ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8 06:36:35 *.121.41.244
ㅋㅋㅋㅋ 지인,
왜 그려!
나야 나,
국향님은 무신....

하여튼 착하기는....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함 해봐.
좋은 것들을 적극 권한 언니들의 심정 이해할 거여.

화이링이야~~^^
프로필 이미지
주철은
2011.09.08 09:39:19 *.161.178.233
안녕하세요?
여전하시죠?
한~동안을 거의 내팽개치다시피하던 새벽을 다시 부여잡고 보니, 국향님이 궁금해져서 놀러왔어요
뭐랄까 국향님의 글을 읽고나면 왠지 밥한끼 든든하게 얻어먹은 느낌이기도 하고
가끔은 푹 쉬고 난 듯도 하구요
그런 에너지가 그리웠나봐요. 정신이 들고나니 국향님의 일지에 자연스레 손이 가더라구요
제 일지에 오셔서 격려말씀까지 남겨주시고...캄사합니다
계획하고 그리시는 일들이 잘 진행되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8 09:53:52 *.246.77.2
어우~~ 철은님~~
이거 이거 너무 황공한 고백이신데요? ㅋㅋㅋ
그런 고백 저를 너무 행복하게 만듭니다.
역쉬 사람은 칭찬 속에 살아야하는데 말이죠. ㅎㅎ

300일차 야심찬 도전이 드디어 지금에서야 철은님께 더 많은 의미를 줄 때가 되었나봅니다.
아이들에게서 눈 뗄 수 없고 시간없고 자신을 돌아볼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도 힘들고.... 그런 생활 기억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자신의 공간을 부여잡고 한 발 한 발 걷고 계신 철은님의 내공은 진작에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여전히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구요. 왠지 소풍에서 불 피워놓고 두런두런 밤하늘 아래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가 잊혀지지가 않네요 저는  하하하.

철은님이 한 참 힘들때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기에 현재 철은님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더 빛나기도 하구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그리 보이니까요 . 다행인 것은, 이런 시간도 지나간다는 것이며 이런 시간들이 의미없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그 어떤 경험도 자신의 귀중한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면, 휘둘리는 상황과 처한 환경조차도 우리를 덜 괴롭게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해봅니다. 그런의미에서 철은님은 무한한 자산증식의 기회를 가지신 분이 되는것이죠? ㅎㅎ

늘 화이팅하십쇼, 그리고 이런 방문 참 사랑합니다아~~~!!!

emoticon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9 00:13:31 *.246.77.2

304일차   2011 09 08  목요일

* 책읽기에 몰입하기까지 에너지 소모가 많다.

"몇 쿼터인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의 감각을 잃는다. 관중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얼마나 득점한지 모른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경기를 뚜리 뿐이다. 본능에 따르는 것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느낌이 사라진 때는 달라진다. 나는 스스로 "자, 나는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 하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것어야 한다. 이 순간 몰입이 사라졌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본능적이지 않다."  p131

읽어나가다 보면 아마도 어떤 상태가 몰입을 쉽게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있을 것이다. 퇴근 후 책을 잡고 있지만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쾌락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많이 낯설다. 궁극적으로 다루게 될 긍정적 정서를 설명하기에 앞 서 몇 개의 감정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그 시작부분은 영 읽기가 힘이 들고 쉽게 읽혀지지도 않아 짜증스러웠다.
 
책 구성도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번역도 그리 매끄럽지 않아 '뭐래는 거야?' 를 때때로 던진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좀 더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요점을 파악하기 쉽게 쓰여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딱지가 막 나고, 이 책을 굳이 끝까지 읽을까 생각하면서 겨우 겨우 읽어나가는데, 조금만 더 지나 긍정적 정서나 몰입, 행복론에 들어가니 책장이 넘어간다. 결국 내용과 구성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어찌보면 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해 본다. 그래도 매끄럽지 못한 문장은 어쩔 수 없다. 

명절을 앞두고 있으면 겉으론 태연하면서도 마음은 똥마련 강아지처럼 낑낑대고 있는 것 같다. 몸은 쉬고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9월 22일이 지나면 많은 일들이 제자리를 찾고 끝나있고 어떻게든 결판이 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시간까지 일어날 일을 예상하면서 처리하면서 치뤄가면서 가야한다는 뻔한 계산 앞에서는 마음 속으로부터 차오르는 기쁨을 느낀다 말할 수 없다. 그건 거짓이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다른 삶의 향연이 눈 앞에서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고리타분하고 재미없기론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명절분위기를 익히 아는터라 재미도 흥분도 기쁨도 들뜸도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긍정적 정서가 사라진 그 자리에 지루함과 짜증과 스트레스 등등 그런 감정들이 자리하고 있고, 애써 이 감정들을 날려보내기 위해선 애꿎은 며칠을 영원히 보내버려야 한다.

단지 무심해지고 하고 또 해내고 할 뿐이지, 마음 속 불편과 형태를 갖추지않은 짜증스러움도 우아하게 포장할 수는 없다.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리면 좋겠다. 23일이 되면 나는 적어도 이렇게 반갑지 않은 마음으로부터는 놓여나리라. 

그 어느 것 하나 쌈박한 기분이 들게하지 않는다. 요 며칠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일들이라 그게 더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때때로는 감정도 생각도 없이 그냥 기계처럼 시키는대로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다소 통쾌한 상상을 해 본다. 시키는대로만 하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 재밌지 않을까 진짜? 흐흐흐흐

145쪽 까지 읽는데도 아주 죽을 똥을 쌌다. 내일 새벽은 좀 나아지면 좋겠다. 이 책을 연휴기간 짬짬이 읽어 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프로필 이미지
조성희
2011.09.09 06:02:30 *.209.23.220
컴백했어요~ ㅎㅎㅎ  ㅋㅋㅋ  *^^*   발도장 쿵!  찍고 도망갑니다.  emoticon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9 06:13:56 *.121.41.244
오호~~ 그대~~!!
이제 같이 가는거야? ㅋㅋ

앗싸~~~~!

emoticon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09 19:11:19 *.121.41.244

305일차   2011 09 09  금요일

* 팽팽함의 끝, 호흡을 가다듬다.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어젯밤 복용한 스피룰리나와 멀티비타민의 효과인지 아니면 때가 돌아온 내 리듬 덕분인지는 구별하기는 힘들지만 어렵지 않게 일어나 책을 읽었다. 뭔들 어떠리 싶다. 이렇게 벌떡 벌떡 일어날 수만 있다면야. 앨리사 말을 듣기를 잘한거 같기도 하고... 자기는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서 절한다던데 아무래도 나도 이렇게 효과본다면 조만간 뭔들 못하겠나 싶다. 

출근길, 누군가에게는 한바탕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싶다. 잠들때 무거운 마음이 한 짐이었고 출근할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다다라 푸념이라도 하면 좀 나을까하여 운전 중에 곡예 문자 한 방 날렸음에도....

웬걸? 소식이 없다. 출근길 정신 없는지 회의 중인지...
하긴 뭘 바래~

오후 퇴근길, 피곤하다. 아이 서류 때문에 유학원 들러야 하는 일이 있었지만 과감히 전화해서 다음으로 미루고, 반가운 얼굴을 함 봤다. 여전하다. 아주 아주 조금 기분이 나아지기도 하는 것 같았는데, 집에 와 밥을 먹으니 그 때서야 갑자기 인생에 포만감이 느껴진다. 내가 그렇게 동물적이었던가 싶다. 밥 한끼로도 기분이 풀어진다니.... 

신경을 자극하던 일은 어찌어찌하기로 일단 결론을 내려 이제 액션만 취하면 된다. 일기 쓰고 애 올 때까지 한 숨잔 뒤 짐챙겨서 대구로 간다. 밀리지 않으면 좋을텐데 나름 꽤 머리 써서 한밤중에 출발하는데, 그런 사람이 나 뿐이랴 싶다. 큰 기대는 않지만 그래도 일단 한 숨 자 두어야 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며칠을 살아있어야 한다.
힘내자.
빠샤~~!! 와 퐈이야~~!! 의 이종 셋트 구성으로 화이링을 외쳐본다.

emoticon

emoticon

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이국향
2011.09.11 22:44:40 *.185.161.28

성희, 나 쫌 잘하는게 아니라 완전 잘해.

어제 아침 도착해서 병문안 갔다가 수십가지 장을 봤고, 수십가지 재료를 장만한 다음 오늘은 수십가지 음식을 장만했어. 그것도 주전으로 말이지.

이러다 우리 나중에 반찬 장사도 해야되는거 아닌가 모르겄어 ㅋㅋㅋ

난 거의 신이야.

음하하하!!!

걱정 고마워~~^^

프로필 이미지
성희
2011.09.10 05:35:41 *.209.23.220
뭔일로 운전중에 그리 위험한 곡예문자까지 쓰셔야 했남요?
밥 한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 질수 있이요..네네 그렇구 말구요. ㅋ
절대 동물적이라서 그런거 아닐거예요...
토끼처럼 화이팅 하시고 푹~주무시고 좋은 꿈 꾸시고...
그래서 오늘은 좀 가벼워 지시길...
"나 쫌 잘해~"  emoticon요 모드로 곧 돌아오시길 바래요~~~~아자!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군1~12기] 단군 3단계 통과자들을 위한 공간, '300일+... [2] 관리자 2011.05.10 10274
32 [단군1기: 500일차 출사표] Take Off for PRASMES file [184] 안명기 2011.05.10 7257
31 [단군1기: 500일차 출사표] 이제, 기다리는 건 하늘이다... file [278] 수희향 2011.05.10 8528
30 [단군1기: 400일차 출사표] 모든 것을 꿈과 연결시켜 !!!... [64] 한정화 2011.05.10 7498
29 [단군1~12기] 단군 3단계 통과자들을 위한 공간, '300일+... [2] 관리자 2011.05.10 10274
28 [단군1기_10000일차_출사표] 지금부터 시작이다 [50] 병진 2011.05.11 7523
27 [단군1기: 400일차 출사표] Take Off 삶이 떠오르다 file [102] [2] 김경인 2011.05.11 7611
26 단군1기 300+ 출사표 : 첫 책을 향하여... file [66] 이철민 2011.05.14 6997
25 단군2기300+ 출사표: 내 꿈을 위하여 [1066] [3] 글쓴이 2011.08.17 16490
» [단군2기: 다시 쓰는 500일차 출사표] 자유롭게 그러나 ... [250] 이국향 2011.08.21 9048
23 [단군2기 500일차 출사표] 꿈을 찾아 떠나는 100일 여행 [73] [2] 임여명 2011.09.05 7820
22 [단군2기: 300+ 출사표] 껴안다. file [34] 조성희 2011.09.09 7346
21 [300+ 출사표] "꿈꾸는 몸, 춤추는 마음" [57] 박소라 2011.09.14 7597
20 [단군1기: 400일차 출사표] 나의 행동으로 나의 미래를... [44] 김명희 2011.09.20 6928
19 [300 +] 나뭇잎 사이로 비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84] [2] 최성우 2011.12.18 9933
18 [300+] 흘러 흘러, 율려를 만나다 [1] 주철은 2011.12.20 6505
17 [단군 3기: 300일+ 출사표] [6] 김소연 2012.01.04 6617
16 <300+> 다시 시작하는 날... [19] 인디언 2012.02.06 6821
15 [300+ 출사표] 모든 것을 꿈과 연결시켜 [26] 한정화 2012.04.17 9124
14 [단군 5기 300+ 출사표] 시나브로 물처럼 [26] 오승건(오짱) 2012.08.18 6958
13 [단군 5기_300일+ 출사표] Jinoaction file [320] 진호 2012.08.19 1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