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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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물처럼
나는 물입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속도 배알도, 간도 쓸개도 없는 물입니다
짠맛도 단맛도 없는 맹물입니다
하늘에서 느닷없이 떨어져
화강암 암벽을 타기도 하고
재래종 소나무 뿌리에 머물기도 하지만
이름 없는 산골짜기 실개천을 굽이굽이 돕니다
넓은 평야를 적시는 강물이었다가
아무도 편애하지 않는 바다로 안겨드는
나는 물입니다
하늘이 고향이지만
낮아져서 행복한
나는 물입니다
강바닥을 기면서 하늘을 쳐다보지만
세차게 분노하며 바위를 때릴 줄도 압니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그리워할 때
어김없이 단비로 쏟아지는
나는 물입니다
** 300일을 시작하면서
1. 새벽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즐겨야 할 에너지원이다.
2. 세상은 유연하게, 유쾌하게 함께 사는 아름다운 곳이다.
3. 함께 하면 오래 하고, 멀리 가고, 크게 보고, 나아진다.
4. 호기심으로 행동하고 도전하며 시작한다.
*** 새벽 시간 : 걷기 명상, 산행, 산책 읽기, 조깅, 글쓰기, 감사일기, 유머일기
**** 기상 약속 시간 : 5시 50분
5월 8일 화요일(다시 200+2일차)
* 일어난 시간: 6시 00분
* 출석 시간: 7시 32분
좋은 글은 익숙하고 편안하다. 느낌은 생생하고, 말하면 발음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느낌은 전혀 다르다. 낯설고 열광적이지만 상쾌하게 와닿는다.
오늘 부족민이 올린, 가슴에 울림이 오는 두 편의 글을 읽었다. 오 기자님 사진의 짧은 글은 민박집의 품격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함께 오기 때문이다>
이진호 부족장님이 올린 용혜원 시인의 시 <만남>은 따뜻하고 푸근하다. <만나면 좋고, 함께 있으면 더 좋고, 헤어지면 늘 그리운 사람이 되자> 외워서 초등학교 동창회 때 낭독하기 안성맞춤인, 동무 같은 시다.
이슬 묻은 새벽길에서의 단군 부족은 <만나면 에너지, 함께 하면 시너지!>
* 일어난 시간: 5시 15분
* 출석 시간: 5시 22분
막차가 떠난 시간인 것을 알고도 막무가내로 달려갔다. 출발 시간보다 5분 늦게 출발(무슨 이유인지는 확인하지 않았음)한 덕분에 계획대로 무사히 서울에 도착한 적이 있다. 포기는 배추를 헤아릴 때 쓰이는 단어일 뿐이다.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잠들었다가 동창이 훤해 후다닥 일어났다. 밖이 너무 환해 '앗~ ㅠㅠ 지각이다' 생각하고 이부자리에서 꼼지락거렸다. 부인에게 던져보는 말로 몇 시냐고 물었더니 5시 20분이라고 한다. 웬 횡재! 하면서 오뚝이처럼 일어나 컴퓨터로 달려왔다. <포기>는 <오기>를 치려다 생기는 오타일 뿐이다.
* 일어난 시간: 4시 10분
* 출석 시간: 4시 30분
지난주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펀드 직판 회사인 에셋플러스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펀드에 가입했다. 자동 출금으로 이체를 신청했는데 다음달부터 투자가 가능하다고 한다. 오늘 펀드통장을 우편으로 받았는데 주가가 이틀 동안 심하게 빠진다. 주가가 빠지는 것은 투자 기회다.
내일의 주가는 오를지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 펀드는 장기 투자라고 판단돼 오늘 통장으로 입금하고 매수를 부탁했다. 오늘의 투자는 세월이 지나야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 공포가 세상을 지배할 때 변화는 시작된다. 날씨만큼 화창한 투자였으면 좋겠다.
5월 17일 목요일(다시 200+11일차)
* 일어난 시간: 4시 10분
* 출석 시간: 4시 18분
삼성사장단회의(서울의 삼성 서초 본사, 5월 16일)에서 조용헌 교수(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칼럼니스트) 가 ‘삶을 개척하는 여섯 가지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고 한다.
삶을 개척하는 여섯 가지 방법
1. 적선을 한다.
2. 좋은 스승을 만난다.
3. 하루 한 시간 정도는 명상ㆍ기도를 한다.
4. 독서를 많이 한다.
5. 편안한 집에서 숙면을 취한다.
6. 자기 자신을 안다.
최고의 직장은 자기를 계발하는 기회를 많이 주는 회사라고 한다. 좋은 회사는 교육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고 한다. 좋은 학교는 교육을 잘 시킨다. 교육은 인간을 계발하고 세상을 바꾼다.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면 스스로 찾아나서야 한다. 세상 속으로, 사람 곁으로, 책 속으로~~~
새벽 조깅을 나갔다가 양재천을 1시간 정도 뛰었다. 올해는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살면서 해야 할 일 중에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목표로 정했다. 달리다 보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했는데 변화는 더디고 힘은 많이 든다. ㅠㅠ
많은 사람들이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안 좋은 일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안 좋은 일이 해결되지 못해서 자꾸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인 문요한 씨가 진단한다. 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네~
5월 19일 토요일(다시 200+13일차)
* 일어난 시간: 4시 30분
* 출석 시간: 4시 41분
연습만으로는 완벽해질 수 없다. 완벽한 연습해야 실전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미엘린을 하나씩, 거미줄처럼 날마다 키워야 한다. 나무가 나이테를 두르듯이~.
오전에 빛나는 태양 아래 양재천을 뛰었다. 천변에는 찔레꽃이 한창이다. 숨을 헐떡거릴 때마다 입으로, 콧구멍으로, 숨구멍으로 무더기로 들어온다.
'찔레꽃 붉게 피는~~'으로 시작되는 대중 가요를 흥얼거리면서 달린다. 그런데 양재천변의 찔레꽃은 흰색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흰꽃이든 붉은꽃이든 열정으로 피워올린 꽃으로 생각하고 향기를 허파에 가득 담아 왔다. 내가 말할 때마다 찔레꽃 향기가 묻어났으면 좋겠다.
5월 21일 월요일(다시 200+15일차)
* 일어난 시간: 4시 40분
* 출석 시간: 4시 50분
시간의 복수라는 말이 입에서 맴돈다. 준비하면 시간을 알뜰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준비하지 않았는데 바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 일이 엉켜 실마리를 푸는데 시간이 걸리고 감정도 극도로 소모된다.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자신을 과대 평가한 탓인지, 일의 속성이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제 산에서 만난 꽃들은 대체로 희다. 아카시아꽃, 찔레꽃, 이름 모르는 흰꽃, 또 다른 흰꽃 등등. 이 시기에 흰 꽃이 많은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구도 어제를 불러올 수 없다. 시간의 정직함이자 공평함이며, 무서움이다. 누구도 내일을 모셔올 수 없다. 오늘 이 순간에 열정을 쏟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내 일을 기쁘게 하는 것이 나의 미래, 내일이 있는 삶이다!
한겨레 신문(2012년 5월 21일자)에 세계 챔피언인 복서 김주희 인터뷰 가사가 실렸다. 밝게 웃는 사진이지만 기사를 읽고 나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세상에는스승이 많다.
"자기가 하는 일에 스스로 감동을 받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오른 것과, 한쪽 엄지발가락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지만 재활에 성공한 것에 감동한다. 스스로 감동을 하기 위해선 정말 노력해야 한다."
내공이 넘친다. 김주희는 어릴 때부터 삼국지를 50번 이상 읽은 독서광이다. 지금도 한달에 새로 나온 책 5권 정도는 꼭 읽는다.
챔피언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내 인생의 챔피언이 되기 위해 오늘도 뛰어야 한다. 열정과 발로~~~ ^^
5월 24일 목요일(다시 200+18일차)
* 일어난 시간: 4시 1분
* 출석 시간: 4시 3분
내게 몸살이 찾아왔다. 누적되는 피로와 압박감으로 어제 퇴근 무렵부터 갑자기 온 몸이 쑤신다. 취재 일정 때문에 퇴근 시간 다 돼 여의도공원으로 나간다. 샤방샤방과와 브링브링과 방송국 기자들이 텐트를 치고 파업하는 중이다.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내 몸이 대책 없이 힘든 것처럼 기자들의 마음과 몸도 심하게 아플 것 같다. 아프니까 청춘인가?
평소 가쁜하게 다니던 지하철 계단이 공포로 다가온다. 오늘은 지하철에 좌석도 비지 않는다. 올스탠딩으로 왔다. 노약자 엘레베이터를 찾다가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세상으로 나온다. 일년에 한 두번 겪는 환자 체험을 하는 중이다. 삭신이 쑤시고, 몸에서 열이 나며, 뚝뚝 소리가 난다. 그 동안 건강하게 달려준 내 몸에게 감사한다. 오월은 이래저래 감사의 계절이다. ㅠㅠ ^___^
* 일어난 시간: 5시 10분
* 출석 시간: 5시 18분
부처님 덕분에 하루를 편히 쉰다. 부처님이 왜 오셨는지 실감하는 하루다.
나무아미관세음보살~~~
* 일어난 시간: 5시 20분
* 출석 시간: 5시 32분
콧물로 아침을 시작한다. 건강할 때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른다. 무리하게 달리다 보니 탈이 났다. 몸살의 징후에 광동통 두 병으로 저렴하게 해결되는가 했더니 콧물로 넘어간다. 하루 종일 콧물을 닦는다. 간간이 기침이 섞여 나와 불편하다.
어제는 호전 증세가 나타나기에 산행을 즐겼다. 마음껏 땀을 흘렸고, 맑은 공기는 진하게 마셨다. 컨디션이 좋아야 여러 가지 일을 할 텐데 김침과 콧물 덕분에 어디 나서기가 곤란하다. 그래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달려준 내 몸이 대견하고 고맙다. ^^
* 일어난 시간: 5시 10분
* 출석 시간: 5시 32분
눈을 뜨고 꼬무작고무작, 시계 보고 꼬무작고무작
또 다른 나의 눈치를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주는 메시시
(서울경제 5월 31일 A9면)
- 실패를 두려워 말고 자신의 삶을 혁신하라.
-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잘하나?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라고 한다.
-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청춘의 특권이다.
* 일어난 시간: 4시 10분
* 출석 시간: 4시 24분
약간 낯선 곳에서, 알람 소리에 의지하지 않고 일어난다. 컴퓨터의 세상에 빠지면 시간은 금방이다. 말초적으로 유혹하는 삐끼를 따라 클릭하다 보면 둥근 해가 떠오른다.
낯선 아침을 맞이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삿뽀로의 엄 조리장님이 일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즐긴다. 프랑스 사람들 부럽지 않게 긴 시간 동안 입과 눈이 즐겁고 행복한, 호사를 누렸다.
* 일어난 시간: 5시 10분
* 출석 시간: 5시 46분
다세대 주택의 지붕으로 떠오르는 아침 해가 장엄하다. 낯선 곳에서의 나의 아침을 상상한다. 미래의 아침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입지가 좋은 장소에 가 있든지.
어제는 강남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대책 없이 책을 몇 권 샀다. 책을 이고 자든지, 깔고 자든지 해야 하는데, 치명적인 책의 이끌림에는 속수무책이다.
영풍문고가 6월 10일 문을 닫는다고 한다. 문화 공간이 하나씩 둘씩 소멸된다. 경제 논리와 효율이라는 미명하에 계량화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은 가장자리로 밀려난다. ㅠㅠ
가장의 자리에 진작 자리잡은 나는 분수를 빨리 알아 차려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