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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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낯선 여인처럼
삶은
아름다운 여인처럼
자주 그 옷차림을 바꾸지만
그 몸은 언제나 같다
여행은 낯선 여인처럼
가는 곳마다
다른 유혹이지만
떠나온 사람의 마음은 늘 같다
탱탱한 삶에 대한 사랑
여행
노르웨이에서 만난 한 여행가이드는
여행이 중독이라고 하고
함부르크의 술 좋아하는 그 사람은
여행이란 그저 생활의 탈출이라며
아침부터
밤같이 검은 맥주의 거품을 핥는다
크로아티아에서 그는 시가와 와인에 절어
며칠을 살고 싶어했다
뒷목까지 치오르는 배낭을 매고
그저 발의 본능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수도승같은 얼굴로
길 위를 걷는 저 남자와 저 여자
그녀들에게
여행은 삶의 윤기와 향기
여러 나라의 다른 바람을 타고
머리카락과 치마가 날릴 때
도망친 연인들처럼
낯선 땅의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풍광에 소리치고
별밤을 즐긴다
사람들은 생활에 물려 길을 나서고
자유에 지쳐 귀환한다
집이 거기에 있다는 것으로
이미 푸근한 침대에
다시 이불을 같이 하고
그렇게 일상은 다시
매일 뜨는 해처럼 살아질 힘을 얻는다
여행의 계보에 대한 단상 (* 주 1)
모든 극단적인 것은
파멸을 부르니
가운데 서는 것을 중용이라 불러
오랜 동안 미덕이었으니
비밀과 누설 사이에 정직이 있고
인색과 낭비 사이에 관대가 있고
무뚝뚝함과 익살이 사이에 즐거움이 있고
겁과 경솔 사이에 용기가 있고
비하와 거만 사이에 겸손이 있고
호전성과 아첨 사이에 우정이 있고
우유부단과 행동 사이에 극기가 있다
그리고
방종과 묶임 사이에 여행이 있느니
많은 사람이 여행을 즐기는 까닭
* 주 1 이 시 '여행의 계보에 대한 단상' 의 처음 4줄과 끝의 3 줄을 제외한 가운대 대비글은 모두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에서 가져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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