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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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야,
집에 오니 좋지 않느냐 ? 아이를 안으니 두 가슴이 맞닿아 뛰지 않느냐 ?
묵묵한 그 사람이 있으니 좋지 않느냐 ?
너를 업고, 100을 센 아버지의 등이 있으니 좋지 않느냐 ?
오늘, 이 아름다운 햇빛이 있으니 좋지 않느냐 ? 봄이구나.
나는 책을 읽고, 시를 읊고, 글을 쓴다.
"그날 나는 누군가에게 미소 짓기만 해도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후 세월이 흐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지지한다는 표현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선물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옆으로 조금만 움직이면 다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 하나가 생긴다.....기억하라. 낯선 사람의 얼굴 뒤에 친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친구가 되기 전에 우리는 모두 낯선 사람이었음을......"
-마야 안젤루 Maya Angelou
마야, 그녀의 인생은 일찌감치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8살에 강간당하고, 10대의 미혼모, 창녀촌의 마담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먼지처럼, 공기처럼' 다시 일어섰다. 이 지독한 비극과 모멸이 준 깨달음이 그녀를 시인이며 배우며 인권운동가로 만들었다. 그녀는 수많은 패배를 겪었지만, 결코 패배당하지 않았다. 끝내 그녀는 자신을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냈다.
나는 그녀가 자신의 시를 읊는 것을 들었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주여, 인생을 주심에 감사하나이다. 인생에 담겨있는 모든 것들에 또한 감사하나이다.
그녀가 즐겨 암송하는 아름다운 시가 있다. 나도 이 시를 좋아하게 되었다.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나니
장미가 좋아서 꺾었더니 가시가 있고
친구가 좋아 사귀었더니 이별이 있고
세상이 좋아 태어났더니 죽음이 있네
나! 시인이라면 그대에게 한편의 시를 드리겠지만
나! 목동이라면
그대에게 한 잔의 우유를 드리겠지만
나! 가진것 없는 가난한 자이기에
오직 드릴 것은 사랑 뿐이네
아, 그리고 그녀가 쓴 이 시를 빼 놓을 수 없지.
Still I Rise
....
Did you want to see me broken ?
Bowed head and lowered eyes?
Shoulders falling down like teardrops
Weakened by my soulful cries
....
You may shoot me with your words
You may cut me with your eyes
You may kill me with your hatefulness
But still, like air, I'll rise
....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니
.....
당신은 내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나요 ?
고개를 숙이고 눈을 내리깔고 ?
눈물처럼 어깨를 떨구고
영혼을 토해내듯 울부짖어 지치기를 바랐나요
......
당신은 말로 나를 총질할지도 몰라요
당신은 눈으로 칼처럼 나를 베어 넘길 지도 모르죠
당신은 증오로 나를 죽일지도 몰라요
그러나, 공기처럼, 나는 일어서리니
......
선이야, 지금처럼 쓰고 또 쓰거라
일어서고 또 일어서거라
너는 이미 시인이니
사부 그리고 그의 첫커플의 제자 사이를 지켜보는 나의 시선
- 말도 안 되는 즉흥 시^^ 로 불러보는 꿈섭이윤이 아빠에게 ㅎ~
그 때
그러니까 열 다섯 해 전, 그 앞의 다섯 해는
그와 만난 이후로 삼 년 내내 배만 불렀지 난
업고 잡고 넣고
땀 뻘뻘
하루에도 열두 번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하고 숨이 꼴깍 넘어갔지
서툴고 낯선 고장을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친구도 없고 말 벗도 없고
그래도 씩씩하게 살림 잘 살아야 한다고
혼자서도 잘해낼 수 있다고 똥배짱을 한껏 튕기며
잘 살았지
잘 살고 싶었지
나쁠 것은 없었다. 내 한사람의 이해만 있었다면...
어미에게 아이는 힘든 존재가 아니다
무거워도 무겁지 않고 버거워도 버겁지 않다
남과 녀 둘의 정액이 또 다시 사람이 되어 나왔음에
일상의 고단함 가운데도 웃고 울고 살아가게 만듦에
신비와 경이와 찬사가 터져나올 뿐이지
그리운 것 참고
서러운 것 잊고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가게 하지
몹시 힘들어도
아이는 신과 동급이니까
내 어매도 아배도
당연 이렇게 살아왔을 것을 알게 하고
그 사랑과 정성으로 오늘의 울타리 있으니 의심이라곤 전혀 할 것 없이 고개 숙이며 마땅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하지
깊은 사랑은 힘들지 않아, 얼마든지 견딜 수 있어
어매에게 아이는 깊고 푸른 강이지
깊이를 알 수 없이
구비구비 흘러흘러 가는 강
날 울린 건 나를 보듬는 통이 적은 작은 가슴의 사내에게 기댄 꼬라지지
열 다섯 해나 곰곰 생각해 봐도
그건 또한 내 작은 품의 꼬라지였네
똑 같은 바보가 서로의 탓을 하며
어린 가슴에 한숨과 남모를 흑해 같은 멍에를 주었지
너와 나 우리 연의 팔자라고 넘기기에는 그 업보가 하도 커서
헤아릴 수조차 없네
나 한탄하네
그리하여 선이가 아니고 선이 남편에게
진심으로 한마디 전하고 싶네
살다보면
정작 힘들어서 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원망하고 싸우며 탓하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 인지상정의 교통이 시時를 맞추지 못하여
의지하고픈 상대에게 상황에 필요한 적시의 이해를 받지 못하면 삶이 힘겨워진다네
살아가더라도 아프고 힘겹게 살아갈 뿐이지
詩를 쓸 수만 있다면 살만할 것이네
마땅히 해야 하는 일상의 고된 노영 가운데에 하고 싶은 것 단 하나만 할 수 있다면
바쁘고 힘겨운 가운데서도 용기내어 숨통을 튀울 수 있지
딸의 아빠는 그게 바로 너=詩를 쓰는 거라고 불러 일으키시네
머리 위에는 신이 있고
가슴엔 아이들이 있고
뜨거운 열정으로 시(사랑)를 토해도
슬며시 잡아주는 따뜻한 내 남자의 우직한 손
그 덤덤함이 진국으로 번지는 뻐근함을 따를 것이 있으랴(끄덕끄덕 하겠지? ^^)
아버지 같은, 딸을 두신 애비는
엄마 손이 세상에서 가장 따신 줄 아는 스승의 두터운 손길은
어루만지네
딸아, 내 아가야! 안타까이 부르며
너, 내 딸 선이야. 장하고 장하다! 하고 이름 불러 가눌길 없는 속정 토하네
안쓰러움과 오래도록 쌓인 감정이 터져나오는 끈끈함을 감출 길 없네
내가 보고 있노라 아가야, 내 딸 "선이야" 이름 불러
삶에의 의욕과 용기 북돋우시네(내게도 그랬으면 보따리 싸지 못했을 것을... ㅋㅋ 업보대로 시절인연 맺으며 살아간다는 걸 또 하나의 선이는 아네^^ ㅎㅎ ㅠㅠ)
싸부님 사부님
아버지처럼 달려가 그 품에 안겨 꺼억꺽 쭈르륵
눈물 콧물 말라비틀어진 눈꼽 벅벅 비벼대며
時=詩를 쓰네
그녀, 선이
제자들 가운데 첫 커플
첫 책의 막중함처럼 먹먹한, 해묵어 곰삭은 짜르르 비릿한 심장이 벌렁이네
차마 잊을 수 없는
참지 않고 터트릴 수 밖에는 없는 애닯고 그윽한 첫사랑의 제자
그 아름다운 정의 극치 보글보글 끓어 넘치네
변경의 꿈 섭이 윤이 아빠야,
누이가 이름 부르지 않아도 그대 복 터지게 잘 살아!
응?
모든 것 그대에게 달렸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 멋진 사내!
그 이름 재똥!!
홈페이지를 켜면 가장 먼저 그가 생각나곤 하지.
하얀 눈 길을 걷는 듯했던 그 때가
수줍음 많은 사내는 꼭 저처럼 변경의 살림을 꾸렸더랬지
담백하고 고소하고 정감넘치게
화려하지 않지만 그윽하고 구수하게
다시 찾고 싶어지게!!!
을매나 아름다운 자국을 남겼던가 세월지나며 더욱 알게 되곤 하지
덧니를 씨익 눈을 흘깃
낯가림이 심한 그 사내
요즘 어찌 살꺼나 ?
누이보다 낫것제 ? (이 말을 알아듣지 ? )
암 그래야 하고 말공
빠샤 !!! ^-^*
내 아이에 대한 지극함으로 잘 견디고 갈무리할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직관을 사용해 이삼십대를 보내왔다면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나와 가정과 신랑을 위해 삶이 예술이 되는 생각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스스로 순간마다 다짐해 봅니다.
지극함, 정성, 심식의주로 표현되는 엄마학교에서 배운 중요도 순위에서
첫번째 심이 흔들리는 점을 네, 저는 직시하고 있으며
약 복용을 충실히하면서 그래, 저 약을 개발토록 인간에게 지식과 지혜를 허락한
하나님의 광대하심을 믿습니다.
재발의 위험때문에 일평생 복용해야하는 것의 아직 시작되지도 않는 부담 따위는
잊고, 아이처럼 현재 오늘 이 순간에 충실할 것입니다.
내게 삼십대에 구본형선생님을 뵈온 것과 서형숙선생님의 삶으로 초대된 것은
무엇보다 큰 축복이이었습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제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었어요.
더 나누고 살라고 주신 기회인가 봅니다.
사형님들, 선배님들, 인생의 리더가 되시는 분들의 저에 대한 격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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