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2단계,

두

  • 이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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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5일 01시 03분 등록

★ 새벽 시간과 새벽 활동

  1. 새벽 시간 : 오전 5시~7시

  2. 새벽 활동

   1) 만다라 관련 독서

   2) 30분간 체력보완 및 유지를 위한 운동

   3) 외국어 공부.


★ 목표

  1. 만다라에 대한 자료를 정리한다.

    - 인도에서 수집한 만다라에 대한 자료를 정리한다.

    - 인도에서 구입한 만다라 관련 책을 읽는다.

  2. 보리심의 실천에 대해 성실히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다.

    - 천복을 수행하면서 어려움을 헤치고 이겨내는 과정을 단군일지에 기록한다.

  3. 천복을 풍부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 의사소통에 필요한 외국어 1문장을 매일 연습한다.

  4. 멀리가기 위한 체력단련에 힘쓴다.

    -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날마다 자기암시를 한다.

    - 줄넘기나 달리기 또는 스트레칭을 매일한다.


★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과 극복 방안 (2~3가지)

  1. 체력저하

단군 1기를 시작할 때의 결심과 의지를 방해하였던 것은 체력저하였다.
새벽기상에는 어려움이 없다. 새벽시간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깨어있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매일의 수련을 성실히 쌓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력유지를 위한 운동은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각성하고 실천하자.

  2. 자주 소진된다.

트라우마가 강한 그녀들과의 일상을 함께하면서 우울하고 무거워질 때가 많다. 그 무거움에 짓눌려 걷는 길이 버겁고 힘들어진다. 놓아버리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틈탈 때 사랑과 자비와 열정의 화신 테레사수녀를 기억하자. 그리고 그녀의 혼이 남아있는 콜카타를 찾아가보자


★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1. 만다라에 대한 개념이 확연해질 것 같다.

인도를 방문했을 때 내 눈에 들어오고 관심이 가는 것은 유독 만다라였다. 인도에는 일상생활 주변에 만다라를 표현하고 응용한 사례들이 많아 사진기를 들이대는 일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관심있는 분야에 좋은 벗이 생겨서 더욱 신바람이 난다. 그 자료들을 정리하고 비교해보면서 만다라에 천착하게 되는 연유를 소통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2. 천복을 수행함에 있어서 보다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자애와 자비심을 실천하기에는 나는 나약한 인성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길을 계속 가야만 한다. 끊임없는 희생과 헌신의 행위를 통해 이념이 아닌 실천으로 현실을 살아가는 당사자가 되고 실천모델을 뚜벅뚜벅 만들어 가리라


★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그 멀고 먼 여정을 통해 따뜻한 햇볕이 언제나 내 곁을 비추고 있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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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5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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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9.29 22:06:58 *.180.75.152
단군일지 - 24일차

맑고 화창한 날씨지만 며칠째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출장가는 보성길이 녹녹치 않았다. 누가 대신 운전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길정도로 온 몸이 무거워진다. 휴게소에 들러 진한 커피를 들이마시니 컨디션이 좋아진다. 누렇게 익은 들판을 가로지르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묘한 감정이 생길때 부르게 되는 양희은의 한계령을 부르다보니 보성을 지나 장흥까지 달려와버렸다. 다시 보성으로 리턴하면서 보성행이 1시간가량 늦춰졌다.

보성읍내로 들어선다. 작은 시골 읍이지만 티켓다방에서 30여명의 언니들이 커피와 몸을 배달하느라 분주하다. 언니들과 잠깐 이야기할 틈을 주지 않는 업주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7군데의 티켓다방을 방문했다. 나보다 훨씬 나이 들어보이는 여성이 업주인줄 알고 조심스러워하는데 자신은 일하는 종업원이라고 경계한다. 다양한 정보를 듣고 언니는 관심을 나타내며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할 찰나 업주가 들어서자 언니는 얼어버린다. 그렇게 그 언니와 헤어졌다. 다시 그 언니를 찾아갈 수 있을까. 늙은 몸을 의지해 그 시골동네에서 얼마나 설움을 받을까. 그녀를 위해 다시 가야하는데 돌보고 챙겨야할 언니들이 많다.

낮엔 보성에 다녀 오고 오늘 있을 기관평가를 위해 마직막 보고서와 자료들을 점검하느라 밤 12시가 넘어 집으로 기어들어왔다. 새벽출석체크를 하고 다시 누워버렸다.  오늘만 지나면 무거움이 조금은 가벼워질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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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9.30 06:00:54 *.35.254.135
너의 하늘을 보아
                                 
박 노 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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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9.30 09:36:53 *.107.167.68
우리의 샤먼님께서 왕림해주셔서 감개무량합니다.
우연히 아침 스케줄을 조정하느라 업무일지를 펼쳐드는  순간 이 시를 적어 놓은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몇달전인가 자산 오병곤님의 칼럼을 통해 알게 된 시.
그당시도 저에게 큰 힘이 되었었는데, 오늘 아침에 제 눈에 다시 들어옵니다.
샤먼님께서도 물으셨듯이 나에게 하늘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하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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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08:54:25 *.207.0.12
이헌님의 하늘은 무엇일까...생각해봅니다.
이헌님의 단군일지를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 이헌님을 이 길로 인도했으며
어떤 힘이 이헌님을 버티게 하는건지 매번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이헌님의 하늘, 땅 그리고 우주가 다 함께 늘 에너지의 근원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이헌님의 건강과 체력 잘 관리하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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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9.30 23:03:21 *.233.215.54
오늘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먼 출장길이셨을 것이고 일로 지치셨을텐데 저녁 같이 하는 것을 이렇게 허망하게 취소 시키게 되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지금쯤 내려가고 계실런지...조심해서 잘 내려가시고 다음에 꼭 자리 마련해 즐겁고 유쾌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좋은 시...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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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1 13:31:13 *.180.75.152
단군일지 - 25일차

출석체크를 하고 하루일과를 점검하는 중에 업무일지에 끼워두었던 박노해님의 시를 발견했다. 얼마전 자산 오병권연구원의 칼럼을 읽다 발견한 시다. 그 당시에도 큰 위로와 힘이 되었던 시다. 오늘 아침에 들여다보니 다시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깊은 파장이 생기고 큰 울림으로 와 닿는다. 처음 읽었을때는 한참동안 그 시를 붙잡고 많이 울었었다. 힘이 들어 앞이 안보일때 달려가 내가 하늘처럼 여겼던 진옥스님이 그리워진다. 나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하늘이 될 수 있는걸까. 일상에서 관계맺는 주변인들과 부딪히는 어려움이 생길때마다 스님이 나에게 쏟아주셨던 연민과 애정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스님이 돌아올 11월까지 힘내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 시를 업무일지에 기록해두었다. 

첫비행기를 놓치고 가베나루를 찾은 시간이 점심시간이다. 카페에 들어서자 쥔장이 알아보고 인도에 잘 다녀왔냐고 반갑게 맞아준다. 한번 미팅했을 뿐인데 사람을 알아봐주는 쥔장의 섬세함이 부럽다. 점심 1시간 가량 100여명의 손님이 왔다 간다. 한사람 한사람 주문한 커피를 정성을 들여 만들어내는 종업원들과 쥔장의 태도와 자세를 들여다 보니 예술이 따로 없다. 기다리는 동안 프레파라트 그룹에서 다람살라를 방문한 이야기 자료집을 보고,  unite earth를 통해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만났다. 가난했기 때문에 일해야 하는 사람들. 순간 나의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지그시 눈을 감아도 뜨거움을 담아두지 못했다.  

바쁜 시간이 지나고 쥔장이 내 옆에 와서 앉아준다.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듯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듯 모든게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간다. 
그는 카페를 통해 세상과 마주치고 소통하기를 애쓰며 살아가는 존재감을 터득한 사람처럼 와 닿는다. 아시안 네트워크를 꿈꾸며 한걸음씩 실행해가는 그의 포지션에 빨려들어 간다. 나는 나의 포지션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가. 그와의 시간이 자극이 되고 도전하는 힘을 끌어낸다. 실천모델을 함께 고민하고 소통할 친구로 그는 자리잡았다.

  출장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둘러 그와의 만남에 아쉬움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동지들은 이미 자리를 꽉 메워 겨우 자리를 만들었다. 성매매방지법 6주년을 기념하여 서로 정부와 NGO간의 시각차를 확인하는 자리. 발제자의 쏟아지는 메시지가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저 동지들과 함께 가서 다행이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동지들과 헤어졌다. 단군이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각자의 사정이 생겨 만남이 취소되었다. 약간의 허망함이 밀려왔다. 심야고속으로 차표를 마련 해 놓은 터라 남은 시간을 어찌할까 동지들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왔기에 그들에게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금방 달려올 지인들을 부를까 찾아갈까 머뭇거리다 터미널 안에 있는 영풍문고로 자연스레 발길이 옮겨간다. 참 오랜만에 큰 서점에 들어와 본다. 늘 시간에 쫓겨 다니느라 찾지 못했던 곳인데. 심리학 코너를 찾았다. 오래전부터 해 온 공부지만 늘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10년 전 깊은 사유 없이 썼던 학위논문의 허접함. 되풀이하지 말아야지.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인터넷서점 이용이 편리함을 주지만 책을 펴들고 내용을 확인하고 비교하는 재미는 서점에 들러야만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먼저 만다라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지만 이미 접하고 비치된 책들뿐 새로운 책이 눈에 띄지 않아 융의 관련된 책들을 펼쳐들고 바닥에 털썩 주저 않아 몰입이 시작되고 새로운 융을 만났다. 분석심리학연구소에서 펴낸 "융 심리학적 그램해석"이란 책을 구입하고 무거운 책은 메모를 해두고 인터넷서점을 이용하기로 하다.

 많은 책들이 가득한 이런 분위기가 참 좋다. 책이 가득한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은 로망이 시작된 어린시절의 추억.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집안으로 들어온 가난. 다행히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여, 점심때면 밥 대신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어느 때인가는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거의 다 읽게 되어 '다독상'이라는 것도 타보게 되었다. 도시락을 싸갈 형편이 되지 못하여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숨어 들었던 도서관에서 학교 생활 중 유일한 휴식과 위안을 얻었으니, 가난이 아니었다면 발견할 수 없었을 귀한 경험들. 그 시절의 어린 아이가 아직 자라지 못했을까. 책이 가득한 곳에 들어서면 누리게 되는 충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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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1 17:51:21 *.180.75.152
단군일지 - 26일차

어제 구입한 "융 심리학적 그림해석".
그림해석에 대한 책들이 손에 잡히고 내용들이 들어 올 때 이 책이 나에게 왔다.
그동안  끊임없이 일어난 창조적 충동들을 이해하고 탐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책을 찾게 되어  행운이다. 내가 원하던 책이다. 그러고보니 나는 그림해석에 관심을 두고 있는듯하다. 배고프고 암울했던 20대에 공장에서 여공으로 일하면서도 쉬는 날이면 광주에 있는 남도예술회관과 예술의 거리에 가서 전시된 그림들 앞에서 오랜시간 머물었다. 그림들에게 말을 걸어보고 작가의 카달로그를 모으면서 그림을 이해하려고 애썼던 20대. 유일하게 깊이 심취하여 전시관을 찾고 음악감상실에서 진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소비했던 20대. 그 20대가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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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2 05:34:46 *.180.75.152
며칠전에 요한님 일지에 들러 읽었어요^^
다시 읽을 수 있게 도와주심 감사드려요. 기독상담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주어진 일을 부르심으로 받아들이고 임하고 있습니다. 언니들을 돕는 일에 모든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죠. 해서 다양한 종교인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고 있지요. 또한 영성적 서비스를 온전히 제공하길 바라죠. 특수교회 아둘람교회도 운영하고 템플스테이도 참여시키고 있지요.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 바니에가 말한 것처럼 여러해의 투쟁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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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2010.10.02 04:28:06 *.176.113.224

이헌님,
융 심리학적 그림 해석...만다라에 이어서 어떤 의미깊은 그림들에서 깊이를 찾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이헌님이 이 분을 알고 있을까? 어쩌면 이 분을 알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종교적으로 맞지 않아서 거부감이 있을지...조금 걱정은 됩니다만, 종교를 떠나서 이분은 장애인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캐나다의 위대한 정신적 영웅이자 작가거든요. 이 분이 쓰신 <공동체와 성장> <우울증에 대하여> 등은 정말로 좋은 책입니다. 직업적으로나 삶의 스타일 상으로나 이헌님이 읽어보시면 참 평화를 얻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합니다.

<제 단군일지에 써두었던 글을 일부 옮겨봅니다>

<내가 만난 사람>

장 바니에
장바니에.gif

지난 2002년~2003년 캐나다에 잠깐 머물렀을 때, 나는 그곳에서 캐나다의 국민적 영웅-진정한 영웅- 장 바니에를 알게 되었다. 그는 캐나다의 손꼽히는 명문가의 엘리트고 토론토대학(우리나라식으로 하면 서울대학)의 교수였으나, 인생의 전환기에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장애인들을 위한 공동체 '라르쉬공동체'를 설립했다. 그리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일생을 투신했다. 그는 행동의 결실을 맺기 전에는 어떤 말로도 자신을 앞세우거나 드러내지 않았으며, 누구앞에서든 humble했다. 장애인 친구앞에서든, 정치인 앞에서든, 영국 여왕앞에서든.

장 바니에의 책은 살아있다.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은 하나도 없으며 검증되지 않은 사실도 없다. 오로지 그가 인생을 걸고 행동한 것, 투신한 것, 그리고 성찰하고 성찰한 것을 통한 정수만이 담겨있다. 그의 책 한권은 액면적으로는 불과 몇 g이지만, 그내면적 무게는 태산 하나와 맞먹는다.

오늘 장바니에가 생각나는 것은 그의 정신이 그립고, 그의 정신을 알고 그리워하던 나의 그 시절이 그립기 때문이다. 가을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더 자주 더 쉽게 공존하는 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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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니에 - <공동체와 성장> 중에서


      하느님이 오늘 우리 곁에 데려다 놓으신 이들은 하느님의 표징이다. 우리라면 다른 사람을, 더욱 사랑스럽고 총명한 사람들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이 우리에게 보내신 이들, 그 분이 우리를 위해 선택해주신 이들은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것과 더불어 일치를 이루고 계약을 실천하도록 부르심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공동체 안에서 만족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그들이 작은 공동체안에서 살 경우라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공동체 활동도 더 다채롭고, 전례도 훨씬 더 장엄하게 집전되는 더 큰 공동체에 가서 살고 싶어한다. 반대로 큰 공동체에서 살면 이상적인 소규모 공동체를 꿈꾼다.  할 일이 많은 사람은 충분한 기도시간을 가졌으면 하고, 혼자 보낼 시간이 넉넉한 사람은 지루해 하면서 삶에 의미를 줄 만한 어떤 활동을 애타게 찾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외형적인 것과 내적인 것 사이에 완전한 균형이 잡힌 평화롭고 지극히 화목한 공동체, 모든 것이 그저 기쁘기만 한 흠없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상적인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꿈꾸고 있는 개인의 평정과 조화는 여러해의 투쟁이 있은 후에 비로소 이루어진다. 그렇게 해서 찾아오는 은총과 평화도 섬광처럼 일순간 반짝하고 사라진다는 사실을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만일 우리가 한결 같이 우리 자신의 평정만을 추구한다면, 심하게 말해서 만일 우리가 우리 자신의 평화를 지나치게 추구한다면, 우리는 결코 그것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평화란 타인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봉사하는 데서 맺어지는 결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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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2 23:23:53 *.180.75.152
단군일지 - 27일차

몸은 스트레스 상태이지만 정신은 맑은 아침.
뉴스에서 오늘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나온다.
또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김장철에도 비쌀거라는 전망을 듣고 텃밭에 심어놓은 배추모종에 물을 주어 모종을 옮기는 작업을 하였다. 요즘은 대부분의 농부들이 종묘회사에서 모종을 사다 심는다. 나도 몇년전에 배추심는 시기를 놓쳐 모종을 사다 심었었다. 배추는 잘 자라났는데 텃밭 땅속에 살고 있던 지렁이들이 땅으로 기어나와 죽어있었다. 종묘회사에서 모종을 길러낼 때 온갖 농약과 비료를 뿌려 병충해를 예방하기 때문에 모종흙과 모종에 잔류농약이 남아있어 텃밭에 있던 지렁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런일을 경험한 후에는 직접 모종을 심어 옮겨 심기를 하고 있다.

정성껏 가꾸고 길러낸다면 올 김장은 문제없을텐데 늘 바쁜게 문제다. 바쁘다는 핑계로 텃밭 땅심이 약하고 척박하다. 비료 대신 닭을 키우며 계분을 모아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발효시켜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올해는 병아리들이 병치레를 하는 바람에 2마리만 남아있다. 거름이 모자라고 바쁘다는 핑계로 텃밭가꾸기에 소홀하게 된다.

흙을 만지고 식물을 기르는 일을 좋아하고 잘한다. 아주 어렸을적부터 남의 집 일을 해주고 곡식을 얻어 와 동생들을 먹여 살리며 나중에 농부가 되는 꿈을 품기도 했었다. 농업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예정이었으나 육성회비를 낼 형편이 못되어 농부의 꿈을 접기도 하고. 농부가 되지는 못했지만 10년전에 구입한 지금의 집에 텃밭이 80여평이라 푸성귀는 직접 길러먹으며 농부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아마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에 애정이 식어지면 농부의 삶을 찾아 나설지도 모르겠다. 남도 어느 산자락으로 귀농을 하게 될 것이다.

배추모종을 옮겨심고 텃밭 가꾸기에 몰입하다보니 2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일을 하는 동안 메뚜기가 새끼를 등에 업고 둔탁한 나의 발걸음 소리에 놀라 배추밭을 폴딱폴딱 뛴다. '배추잎을 갉아 먹는 주범들이 저것들이었군 잡아서 닭이나 줄까 ' 새끼를 등에 업은 메뚜기의 몸이 무거워보인다. 새끼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멀리 도망가려고 애를쓰지만 무거워서 많이 뛰지를 못한다. 애처롭다. 엄마가 생각난다. 찢어지게 가난함에도 5명의 자녀들을 내치지 않고 비록 굶는 일이 허다했어도 우리를 버리지 않고 지켜준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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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3 07:04:24 *.180.75.152
단군일지 - 28일차

아무리 잘해주어도 사고뭉치에 나를 피눈물 흘리게 하지만 다시 도움을 요청해오면 손을 내밀고 그 처한 상황이 안타까워 다시 손을 잡게 되는 소녀들이 있다.

내가 미희(가명)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06년, 미희 나이 만 14세 때였다. 미성년자임을 애써 감추기 위해 진한 화장기에 짙은 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연신 줄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른 모습 그대로였다. 가출해서 친구들과 어울리다 용돈이라도 벌 요량으로 티켓 다방에 발을 딛게 되었고, 미성년자 단속에 걸린 것이 계기가 되어 나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나와의 만남을 계기로 티켓 다방을 탈출(?)할 수 있었던 미희는 그러나 가출 후 1년이 넘도록 티켓 다방 일을 해온 상태에서 정상적인 생활에 쉽게 적응을 하지 못했고, 다시 성매매 시장으로 재유입 되는 악순환을 계속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임신까지 하게 되고, 아직 미성년 딱지도 벗지 않은 16세에 첫 출산까지 하게 된 것이다.

한달전 오랜만에 미희에게서 연락이 왔다. 16세에 첫 아이를 낳은 아이가 얼마 전 다시 둘째를 낳았고 임신 4개월된 아이가 있다며 자랑차 연락을 해온 것이다. 첫 아이를 낳을 때는 아이가 아이를 낳는 어쩐지 슬프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아이가 아닌 어엿한 엄마로서 둘째를 낳은 것이다. 내 딸이 손자를 낳은 것처럼 기뻤다.

3일전 미희는 남편이 도망갔고 아이가 아프다며 급한 상황이니 도움을 달라는 연락이 왔다. 한달전에 행복한 목소리로 나를 기쁘게 했었는데 다시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가슴 한 구석 쓰리고 아픈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안타까움에 눈물이 날 뻔했다. 가족이든 학교 선생님이든, 아니면 우리 사회 어느 누구라도 미희에게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줬다면, 도움의 손길을 조금만 빨리 내밀었다면 그렇듯 일찍부터 굴곡 많은 삶을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미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 혼인신고가 된 모자를 도울 수 있는 지원망이 미약하고 나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미희를 위해 기도하는 것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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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3 23:50:46 *.180.75.152
인천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 밝은 조명을 끄고 미등만이 켜져있다.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을 감아보지만 관계맺는 한사람 한사람이 나타난다. 살아내 온 그 길 위에서 만났던 사람들. 파르르 떨리는 감은 눈에 자꾸 힘이 들어가지만 왈칵 쏟아진다.  수 많은 사람들 중에 얼마전 타계한 봄빛여성재단 정혜원 이사장님과 닿는다. 부르심을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일인지,  그 지독한 무거움을 내릴 수 없었을 때  서로 힘이되고 위로를 함께 나누었던 사람. 거칠고 무섭게 휘몰아치던 높은 파도들이 몰려올 때 배가 정착할 수 있도록 선뜻 밧줄을 닿게 하셨던 그분. 그 분의 타계 소식을 인도에서 들었던터라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아직 하실일이 태산같으신데 일찍 부르신 이유가 뭔가. 나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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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4 18:24:03 *.180.75.152
단군일지 - 29일차

처음 마주한 사람과 쉼없이 대화가 오갔던 어제의 일이 아침을 휘감는다. 같은 주파수로 공명이 일었던 파장을 조용히 응시하고 귀기울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처한 상황과 처지가 이런 파장에 휩쓸릴 형편이 아님에도 나는 그 파장에 몸을 실어본다. 참으로 오랫만에 장소를 의식하지 않고 그 커피숍에 동화돼 그 곳에 있었다. 매일 타인을 위해 온 에너지를 쏟아내느라 나를 위한 부드러운 시간이 필요했었는가 보다. 익숙한 일상, 지루할 정도로 낯익은 내 삶터에 매진하게 하는 에너지를 받고 왔으니. 주어진 삶터에서 새롭고도 긴장감 넘치는 일상으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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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4 21:40:43 *.180.75.152
 「융 심리학적 그림해석」
1.3. 본능과 이미지 중

인간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즉 소위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심적 에너지를 가지기 위하여 자신의 충동을 조절하고 그래서 의식적으로 선택함으로써 행동을 분화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본능적 욕구들로 인해 갈등하게 될 때 그것을 어떤 것으로 정하는 능력을 가진 자아 의식을 발달시켜왔다.

1.6. 무의식에 이르는 다리로서의 이미지

융은 <인생에서 막다른 벽에 부딪쳤을 때, 나는 그림을 그리거나 돌을 쪼갰다. 매번의 경험은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생각과 작업을 위한 입문의식(a rite d' entree)이 되주었다>라고 그림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서를 이미지로 옮기게 될 정도 - 즉, 다시 말해 정서에 숨겨져 있었던 이미지를 발견할 정도-까지 되면 나는 내부적으로 차분해졌고 안정되었다. 내가 그 이미지들을 정서 상태로 내버려 두었다면 나는 그것들에 의해 갈가리 찢겼을 지도 모른다. 혹은 내가 어쩌면 그것을 분리해 내는데 성공할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경우에 나는 결국 마음이 흔들려 신경증에 이르고, 마침내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들에 의해 무너지게 되었을 것이다. 치료적 관점에서 볼 때 내 실험의 결과로 정서의 이면에 있는 특별한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일련의 그림들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나는 소위 붓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나는 다만 올라오는 무의식이 나타내려는 것을 허용하기만 해야했다.

<당신은 인내심을 갖고 작업함으로써 당신의 영혼을 획득할 것이다(In patientia vestra habetis animas vest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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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5 17:48:11 *.35.254.135
앞으로의 여정에 작곡가의 심혼에 빠져들기가 추가됐다. 마음의 여행을 하는 동안 그의 음악에 심취하자. 가슴을 깨우고 영혼을 깨워내는 힘을 공급받자^^ 나의 마음을 위로하고 다스릴 수 있는 효과적인 내적 도구가 하나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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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나
2010.10.05 16:33:47 *.35.254.135
처연한 나를 깨워준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Art of so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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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04 22:06:33 *.180.75.152
많은 책들이 한꺼번에 순간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한권 한권 기꺼이 몰입하고픈 책들. 업무와 관련된 것, 심연을 깨워내는 책들. 모두가 나에게 조화롭게 조응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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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5 12:19:02 *.180.75.152
단군일지 - 30일차

언니들과 함께 월드스페셜 LOVE를 통해 필리핀 바스코마을의 가난한 아이들을 만났다. 다큐가 진행되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윤이가 오버랩된다.  19살에 만나 24살이 되었으니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5년전 부산의 티켓다방에서 친언니와 함께 짐을 싸들고 투덜거리며 나를 따라 온 아이.  아버지에게 두 자매가 성폭행을 당한 후 보육원에서 19살까지 자란 아이. 나는 아직도 윤이가 아이같다.  그동안 윤이는 성매매집결지나 티켓다방을 드나들기를 수차례. 윤이가 나에게 14번을 구조되었다며 언니들에게 자랑삼아 말한다. 7월에 다시 찾아 온 윤이는 '소장님 지난 달에는 3개월 있었으니 이번에는 6개월만 있다갈께요"라고 약속하고 3개월을 버텨내고 있다. 보육원에서 또다른 깊은 상처를 받은 윤이는 쉼터와 같은 집단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꾸 밖으로 뛰쳐나가기를 반복한다. 여러번의 자해소동과 공격적인 행동들. 다른 구성원들과 잦은 트러블이 생겨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트라우마에 갇혀있는 아이. 그런 아이가 쉼터에 입소하겠다는 말에 사례회의가 진행되어 재입소가 결정되었지만 뭔가 미진함이 생긴다. 골반염이 생겨 병원에 며칠째 입원중임에도. 그 아이가 병문안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도. 나는 그 아이를 만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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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5 22:37:53 *.180.75.152
지금 무엇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행동해야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도 여전히 그자리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내 자신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견디기 어려울때가 많아지고. 뛰어넘을 가난한 휴머니즘이 부족하다. 제대로 실천해보자고 끊임없이 채찍질해보지만 여전히 그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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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6 17:57:54 *.180.75.152
단군일지 - 31일차

자다깨기를 여러번 하면서 정한 시간보다 5분 늦게 일어나다. 브람스를 만나고 싶었다. 그의 교향곡 4번 E단조 op. 98과 융을 만나다. 아들녀석이 시험기간이라 30분 일찍 깨어나는 바람에 나만의 아침에 방해를 받다. 공부는 안하고 눈뜨자마자 피아노 앞에 앉아 쇼팽의 곡을 두드려대는 바람에 신경이  곤두선다.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피아노를 치는 저아이의 세계는 뭘까. 잠깐 스칠뿐이다. 볼륨을 올리고 6시까지 브람스를 만나야 했다. 창조적 고양감으로 충만해지는 교향곡이 좋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작업장으로 나오니 언니들이 둘러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다. 이쁘다. 뭉클해진다. 시간당 5,040원. 한달 130시간을 일해 겨우 65만원을 손에 쥐어줄 뿐인데 매일 이 자리를 찾아온다. 무너지려할 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하는 그녀들에게 고맙다.

SDC1030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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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6 23:24:52 *.35.254.135
이 일을 시작한지 6년이 되어간다. 첨으로 저질렀다. 소주 3병을 마신것이다. 언니들과 함께 진중취담을 나누다. 앞으로 쓰러지려할 때 붙잡아 주라고. 함께 가자고. 대리운전을 불렀다. 브람스가 더 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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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10.10.07 10:29:19 *.242.52.22
융과 만나고 계시는군요. 지난 일요일 작지만 소중한 책장을 정리 했습니다.
읽은 책과 안 읽은 책. 안 읽은 것중에 읽고 싶은 책을 분리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한 아내의 책이 있는 곳에도 제 책이 섞여 있어 책 제목을 훑어 보다가
융을 발견했습니다.
어쩌면 평생토록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사람인데 이토록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다니 참 이상합니다.
읽어야 할 리스트 맨 앞자리에 융의 책을 옮겨 봅니다.
이헌님의 새벽을 응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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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7 10:50:08 *.35.254.135
저는 사회복지와 상담학전공이라 학교다닐때 이론서로 접했지만 10년이 넘어 만난 융을 그때는 만나지지가 않았어요. 병진님과 융의 만남 깊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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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7 18:27:20 *.180.75.152
단군일지 -32일차

음주의 후유증을 냉장고에 들어있는 콩나물국을 통해 해결해보려 하지만 컨디션이 엉망이다. 아침은 그렇게 몸과 마음이 부조화를 이루며 흘러갔다.

슈퍼바이저로서 바닥이 드러났다. 조직의 안정과 미션수행을 위해서는 창조적 열정과 브레인이 요구된다. 조직의 역량강화와 전문성확보를 위하여 새 일군이 필요한 것이다. 깊은 좌절감이라는 무거움에 짓눌리며 견대내는 어리석은 일들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무거움을 기꺼이 짊어지고 편안해질 날이 언제쯤일까. 나보다 덜 어리석고 더 영악한 사람을 영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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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8 05:27:10 *.180.75.152

삶이란 어떤 것이냐 하면
(윌리엄 스태포드)

그대가 붙잡고 따라가는 한 가닥 실이 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이 실은 변하지 않아.
그대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모두 궁금해하니
그대, 이 실이 무엇인지 설명해야겠네.
하지만 사람들 눈에는 이 실이 보이지 않아,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이걸 잡고 있는 한, 길 잃을 염려는 없지.
슬픈 일들은 일어나게 마련이어서
사람들은 다치기도 하고 죽어가기도 한다.
그대 역시 고통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겠지.
세월이 펼치는 것은 그대도 막을 수 없으니
오로지 실만은 꼭 붙잡되,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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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08:53:27 *.124.233.1
누님의 일지에 오랜 시간 침잠되어 있었어요.
참 여러 면에서 누님과 저는 가까운 촌수에 있음을 헤아리게 립니다.
그래서 누님이 저를 각별히 귀여워(?) 해주시는 것일 수도 있겠죠? ^^
여러 경로를 통해 융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피어오릅니다.
자석과도 같은 그 끌림을 부정해서는 안 되겠지요?
무의식의 세계는 태고적부터 이어온 생명의 모든 에너지가 담겨있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이겠지요?
아름다움이 있고 두려움과 공포가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공존하는 그런 세계겠지요?

누님의 삶을 바라보며 따뜻한 온기를 머금고 갑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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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8 09:19:24 *.35.254.135
ㅋㅋ경인 반갑다 올만에 나타나주어^^
나보다야 써니언니가 경인이를 더 예뻐하지^^
오늘 아침에 경인이 블러그에 놀러갔다가 피아노 소나타 배경음악을 듣고 얼른 나와버렸어.
흠 나는 요즘 교향곡에 빠져 있거든. 오늘은 말러 교향곡과 시간을 보냈다. 깊이 몰입할 시간 확보가 쫌 어렵긴하지만 나름 위로가 많이 된거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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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8 21:53:49 *.180.75.152
단군일지 - 33일차

쉼없이 떠오르는 무언가가 더욱 강렬해지고 있어 임계점에 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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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9 16:36:05 *.180.75.152
2.1 <의식성을 창조하는 기술>로서의 해석

내향적 태도의 관점
감각기능 - 나의 몸은 이 그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
감정기능 - 내가 이 그림을 좋아하나, 아니면 싫어하나? 
                이것이 나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가, 아니면 북돋우는가?
사고기능 - 이 그림이 나를 질서 정연하고 평화로운 마음 상태에 있을 수 있도록 하는가?
                그림 속 형상들이 조화로운가?
직관기능 - 내가 이 사람과 심리분석적으로 작업할 수 있겠는가?
                이 그림이 건강함을 풍기는가?
                이 그림이 걱정할 만한 어떤 것을 암시하고 있는가?

외향적 태도의 관점
감각기능 - 종이의 질은 어떠한가? 표현 매체는? 구조는?
                모양과 크기는? 색상은? 우리는 어떤 요소들을 보게 되나?
감정기능 - 어떤 것이 그린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 혹은 중심이 되는 것인가?
                그린 사람의 에너지는 주로 어디에 있는가?
사고기능 - 각각의 요소들이 갖는 비례는 어떠한가? 요소들은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가?
                그것들은 움직이는가? 공간의 상징성이 색상과 어떠한 연관성을 지니는가?
직관기능 - 무의식에서 어떤 배치가 있어서 이러한 그림이 생겨났는가?
                어떠한 방향으로 그린 사람이 발전해 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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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9 05:06:04 *.180.75.152
단군일지 - 34일차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 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 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임태경과 박소연의 듀엣
http://www.youtube.com/watch?v=uLGlbMI0tQc&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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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09 22:42:38 *.35.254.135
새벽 3시.
여느날보다 잠에서 일찍 깨어나다.
리뷰해 놓은 캠벨의 글을  다시 읽으며 10월 어느 하루를 열다.
출석체크를 하러 들어 온 방에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만나다.
얼마전 선배와 출장길에 감미롭게 슬펐던 해질녁 풍경 앞에
시월의 어느 멋진 날로 흥얼거렸던.
추억을 꺼내준 노래.
그 추억은 또 다른 추억을 불러내고
감기를 앓듯 피하기 어려운 증상을 들여다보다.
임태경의 애절한 보이스에 끌려 그의 노래를 찾아 다니느라
새벽이 감미롭게 흘러갔다.

그림만나기에 몰입한 시월 어느날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점에서 만난
이주은님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를 오늘에서야 비로서 열어보다.
매일매일 도망치기를 갈망하면서도
기꺼이 모든 걸 걸기를 희망하는 스스로에게
다양한 이미지들과 섬세하고 유려한 필체로
위로와 치유의 잔을 건내고 거듭 건배를 외치며
칵테일을 마시듯 와락 달려들어 온 책.
이렇게 이주은님과 인연이 시작되었다.

빈센트 반 고흐, 슬픔, 1882.jpg

슬픔의 모델을 선 시엔(sien)이라는 여인은 낮에는 재봉 일을, 밤에는 성매매로 부수입을 올리며 살고 있었다. 반 고흐를 만났을 때에는 미혼모인데다가 낫지도 않는 고질적인 성병에 걸린 와중에, 또 다시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한채 버려진 최악의 상태였다. 그런 그녀를 고흐는 내버려두고 떠날 수가 없었다. 그녀를 그리면서 고흐는 그 어느 것으로도 치유할 수 없을 생의 바닥에 주저앉은 인간의 좌절을 보았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의 감정을 그려야한다고 믿고 있던 그는 그녀를 본 순간 비로소 슬픔이라는 감정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하고 공감한 것이다. (이주은. 그림에, 마음을 놓다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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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10.10.10 16:38:05 *.255.183.127
이 헌 님, 안녕하세요.
저도 융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뭔가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분석 심리학 관련 책을 읽고 싶네요. ^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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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0 19:04:19 *.180.75.152
전공으로 공부할 땐 부담스러웠는지, 아님 아직 그 이론을 체화시킬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는지 어렵고 지루했던 책들이 이제서야 들어와 자리를 잡으려 하네요. 근데 주어진 책무와 씨름하느라 깊이 몰입할 시간이 모자라 맘만 조급해져요.  저두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은데 때가 되면 저와 조우하게 되겠지요. 승완님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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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0 22:23:57 *.180.75.152
단군일지 - 35일차

이주은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와 만나느라 늦게 잠들었지만 정해지 시간에 일어나다. 그림을 통해 치유에세이를 쉽게 풀어내는 그녀의 매력에 또 다른 책들을 주문하다

윌터 랭글리,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구나 1894.jpg

나는 그림에 왜 열중하는가? 그 무엇과 조우하고 싶은걸까?  이 주파수는 어디에 무엇과 닿아 소리굽쇠를 울릴 것인가? 그 갈망을 일으키는 심리기저는 어디서부터 출발하였는지 종일 물음표를 달고 다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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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1 18:22:44 *.180.75.152
단군일지 - 36일차

어느 단군이가 꿈속에서 검은나무를 보았단다. 특이하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에 눈길을 준다. 상징, 꿈, 분석심리, 융, 해석, 심혼 등과 관련된 책들이 자리하고 있다. 검은나무를 해석하고 싶은 충동에 책들을 뒤적이며 읽을 당시의 흔적들과 마주하다. 대부분의 책들이 융과 연결되어 있다. 최근 융을 더 깊이 만나고 싶은 끌림이 강하게 이어져 온 이유가 조금씩 이해되다. 미처 읽어내지 못한 책들이 기다림으로, 나와 만남을 가졌던 책들은 더 깊이 조우하고 싶은 이끌림이었으리라. 관련책들을 들고 출근하였으나 펼쳐보지 못하고 사무실 책꽂이에서 기다리고 있던 책들과 다시 집으로 돌아오다. 

어느 단군이의 "행복한 새벽에"라는 작품이 홈피에 올랐다. 마르크 샤갈의 어느 한 작품을 보고 있는듯 황홀한 작품이다. 그리기를 통해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작가의 세계가 투영되어 있다. 그림에 말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샤갈의 화집을 꺼내놓고 샤갈과 만나다. 오늘 만난 샤갈은 예전의 샤갈이 아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 충동질. 모든게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며칠째 말러 교향곡만 듣게 된다. 샤갈과 어울리는 음악은 뭘까. 모짜르트의 마술피리가 어울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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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
2010.10.11 23:04:05 *.180.75.152
미희 나이 24세.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출한 후 유입된 친구다. 빅사이즈 몸매지만 여리고 심성이 곱다. 다른 언니들을 배려하고 따뜻하게 손 잡아주는 탁월한 달란트의 소유자다. 동료상담원의 재능을 발견하고 2년 동안 잘 훈련하기로 약속했다. 아웃리치를 함께 가고 보고서를 써보게 하는 등 상담원이 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는 중에 난관에 봉착했다. 가출 후 단 한권의 책도 읽어보지 못한 미희. 옆에서 피드백을 해주어도 글쓰기가 어렵다고 한다. 쉬운게 어디 있겠는가. 미희에게 도서대출 담당을 맡기고 2주에 한권씩 쉬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기로 했다. 미희뿐만 아니라 센터를 이용하는 언니들 대부분이 가출 당시의 정서적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하는지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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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2 04:55:34 *.35.254.135
단군일지 - 37일차

새벽 3시에 잠에서 깨어나다. 오늘도 말러와 만나다. 어느 단군이의 작품이 모티브가 되어 마주한 마르크 샤갈의 풍부하고 자유스러운 세계를 음미하게 하는 이 새벽이 좋다. 샤갈이 주로 사용한 청,녹색의 색상을 선호하고 있음을 자각하다. 칸딘스키와 샤갈의 화집이 책장에 꽤 오랜 시간 자리하고 있었지만 언제 나와 만나게 되었는지 까마득하다. 화집에 있는 작품과 인터넷에 올라있는 작품이 색채에 차이가 있다. 출판된 나머지 작가들의 화집도 구입하기로 하다.
샤갈,요술쟁이,194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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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3 08:19:58 *.124.233.1
누님께서 쓰시는 글이나, 읽으신 책은 항상 제 마음에 공명이 일게 하네요 ^^
누님이 말씀해 주신 '승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나의 무의식 세계에 있는 무한한 우주에 담긴 에너지인 리비도를
헛된 충동, 욕정 따위에 써버리는 것이 아닌
누님처럼 아름다운 가치에 사용하는 것이 '승화'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항상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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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2 21:58:43 *.35.254.135
단군일지 - 38일차

이주은, 그림에 마음을 놓다, 중에서

21- 이성의 힘만으로 어떻게 밀려오는 감정의 파도를 막겠는가. 격정이 오기도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또 이 세상에 몇이나 있겠는가. 사랑의 감정은 늘 세상 저 너머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예고도 없이 괴물처럼 갑작스레 뒤통수를 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때로 그것은 너무도 광포해서 곁에 있을 때에는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고, 오직 나중에 휩쓸고 지나간 상흔만을 볼 뿐이다.

23- 격정이 만들어낸 인생의 얼룩은 바로 그 시절에는 보기 싫지만 다 지나고 나면 무늬가 되는 것이다. 느낀 그대로 엮어야 천편일률적이지않은 고유의 무늬가 탄생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더 잘 보기 위해서 타인의 눈을 필요로 하고, 나 자신의 욕망을 더 잘 느끼기 위해서 타인의 촉감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감정이란 막고 통제하려고 하면 굴레가 되지만, 느끼고 만끽하려고 하면 자신을 더 잘 알게 하는 마술의 틀이 되는 것이다.

26- 성인이 되면 오히려 경계를 허무는 일에 주력한다. 계속해서 선 안에 있기만을 고집하고 선 밖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린아이 같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경계를 넘나든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래도록 쌓은 내공 덕분에 줄을 긋지 않고도 자기 영역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것이다.

27- 사랑은 이성의 작동을 중단시켜버릴 때가 있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계 없음의 경지는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세계를 소멸시켜 경계 없음에 도달하는 것은 하수이다. 자기영역을 굳건히 지키면서 경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고수가 되는 것이다.

31- 사회적 주제를 다룬 그림일지라도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는 성향이 있다.

35- 지적이고 명랑한 여자라고 해서 반드시 사랑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일에는 긍정적인 추진력이 되는 장점들이 사랑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랑의 화살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날아오기 때문에 피할 길도 없다.
감정은 피하려 하면 오히려 더 커지는 법이다. 가눌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생긴 증상이라면 힘겹게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차라리 터뜨려버리는 게 낫다. 모든 감정은 한 번 두 번 일어났다가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스러지기 마련이다. 사랑도 그렇고 울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41-  사람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여러 개의 공간이 있고, 숨통을 틀 수 있는 창문이 있다. 여러 일로 힘들면서도 그럭저럭 견디며 살 수 있는 것은 저쪽 생각으로 이쪽 생각을 잊고, 또 이쪽 생각으로 저쪽 생각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눈을 팔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키고 싶은 사랑을 위해, 숨쉴 공간을 만들어놓자는 것이다.

43- 같은 사람에게서 그런 일을 반복적으로 당하게 되면 감정 통제 능력에 빨간 불이 켜진다.

53- 아름다움도 환상이고 사랑도 결국엔 환상일 수 있다. 인생이라는 현실도 많은 부분은 환상의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환상은 순간일 뿐일지라도 허무하지만은 않다. 잠시나마 누렸던 행복은 이미 그 사람의 것으로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꺼내어 되뇔 수 있는 좋은 기억이란 마음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55- 철학과 시 그리고 예술에 특출한 사람은 모두 멜랑콜리의 경향을 가지고 있다.

59- 사랑에 의존하여 자신의 고통스런 현실을 잊고 지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61-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열어 끄집어내주었다.

65-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67- 내가 열정 한 톨 없이 무감각하게 살면서 영혼을 빈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까 하는 불안감이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열정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정은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찾게 하는 것은 물론, 오감을 열어 풍부한 감수성으로 주변을 바라보게 한다. 또한 심장이 매일매일 힘차게 뛰고 있다는 것도 느끼게 하고 피가 온몸 구석구석까지 돌고 있다는 사실도 자각하게 만든다. 열정이야말로 지쳐가는 일상에 희열을 안겨주는 축복이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평생 놓쳐버리지 않고 지켜내고 싶은 그 무엇이다.

88- 상대방을 지배하려고 드는 사람은 인간관계에 서툰 부류에 속한다. 이런 사람은 아주 이기적인 집을 마음속에 지어놓고 그 집 안에 사랑하는 사람을 가두려 한다. 정작 스스로는 틀을 지어놓은 규칙들이 깨어질까 두려워 하면서, 상대방의 많은 것을 희생시켜 자신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91-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연에 적응하면서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융통성 있는 규칙을 창조해가는 결혼생활을 계획했어야 했다.

관계의 속성은 방랑에 가까운 것 같다. 자연을 방랑하는 태도로 상대방의 세계에 다가가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은 배로 넓어질 것이다. 자연은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처럼 규칙적이면서도 형형색색 그 모습이 변화무쌍하고, 때론 폭풍우처럼 예측 불가능하다. 자연은 바위처럼 늘 한결같은가 하면 파도처럼 모험적이고, 얼음처럼 차갑기도 하다. 자연을 여행하듯 사람을 맞이하고 사랑을 해야 한다.

94- 각각 떨어진 장소에서 개별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은 알고 보면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

95- 언어는 입으로 발화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고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말을 빌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오가는 것이다.

97- 울고 있는 여인의 등을 토닥이는 노부가 보인다. 노부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여인에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있어줄 사람, 슬픔이라는 짐을 나누어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세상의 일이 심장 하나로 감당하기에 너무나 버거울 때가 있다. 노부는 연륜이 묻어나는 마디 굵은 손으로 흐느끼는 여인의 등을 쓸어준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그 따뜻한 손길에 여인은 꾹 참았던 설움이 북받쳐 올라와서 목이 멘다. 하염없이 눈물이 솟아오른다.

하루 종일 주워 담을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말들을 내뱉고 또 듣지만, 그 말들이 허공을 빙빙 맴돌 때가 많다. 사람들끼리 말은 하면서도 마음은 내주지 않기 때문에 자꾸만 사는 게 등이 시린 것처럼 아프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혹시 내가 편견이나 원칙을 사람보다 앞에 두고, 의심과 이기심으로 소통을 방해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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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3 13:34:54 *.35.254.135
단군일지 - 39일차

어제 일지기록에 무리가 있었다. 기록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 다시 읽어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을 발췌하고 기록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지역사회조직사업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기록하는데 집중하였다. 쉬운내용이지만 옮기고 싶었다.  업무에 집중한 하루를 지내고 나면 정서적으로 간조하다는 시달림이 기록하기에 집중하게 한다. 육체적으로 계속 힘들다. 신경성 위염은 그림자처럼 날 따라다닌다.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응어리들을 터뜨리지 못해 아주 살짝만 스트레스가 닥쳐도 통증이 찾아온다.

정한 시간보다 일찍 깨어나다. 출석체크를 하다. 이어폰이 고장이다. 볼륨이 높은 상태에서 음악을 들어야 하는데 새벽시간에 이어폰 고장으로 음악듣기를 포기하다. 칸딘스키의 작품을 들여다 보다. 칸딘스키가 '청기사'그룹을 창립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청색이 두드러진 '청기사, 1903년'의 그림을 한참 응시하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곁에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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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4 09:40:13 *.124.233.1
ㅠㅠ 힘내세요 누님!! 아우가 넘치는 기운 나눠 드립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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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3 18:03:57 *.35.254.135
어제 밤 회의, 오늘 오전 3시간 회의, 오후 2시간 회의. 사례관리, 업무 피드백. 머리에 쥐가 날 것 같다. 유일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을 온전히 내기란 새벽 2시간여정도. 오후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차 안. 눈에 눈물이 가득 차서 시야가 흐려진다. 차를 세워놓고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볼륨을 높인다. 매일 달랑달랑 모자란 에너지로 견디어 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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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4 00:12:38 *.180.75.152
단군일지 - 40일차

 미국에 계시는 여금현 목사님으로부터 무지개집에서 일할 야간 매니저를 추천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함께 일하다 다른 현장으로 자리를 옮긴 직원이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며 이틀전에 찾아 왔다. 목사님이 찾고 있는 인재라 통화 중에 바로 연결 되어 그 친구가 직장 정리 후 미국으로 가기로 결정이 났다. 사실 그 곳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이다. 중심이 유지되지 않고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그걸 찾으러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것이다. 모험을 떠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시의 적절한 때가 아니다. 우리 조직이 안정기에 들어서기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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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5 21:42:51 *.180.75.152
“서른 이후 나는 더 뜨거워졌다”
[한겨레가 만난 사람] 유럽 정상 하노버오페라극장 구자범 수석 지휘자
이재성 기자 김태형 기자
» 유럽 정상 하노버오페라극장 구자범 수석 지휘자
2년 전 이맘때, 구자범(37)씨가 독일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의 수석 상임지휘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우리는 두 번 놀랐다. 처음엔 그의 낯선 이름에, 두 번째는 그의 특이한 이력에. 한국인으로는 정명훈 이후 두 번째로 유럽의 정상급 오페라극장을 지휘하게 된 이가 국내 클래식계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뉴페이스였던 것이다.

그의 이름이 생소했던 것은 특이한 이력과 관련이 있다. 연세대 철학과를 나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그는 2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독일 만하임 음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난 것이다. 만하임 음대 지휘과 사상 처음으로 전과목 최고성적을 받고 수석 졸업했으며, 하겐 시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를 거쳤다. 하노버 수석지휘자로 정식 취임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그가 한국에 왔다. 지난 2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 ‘2007 윤이상 페스티벌 폐막공연’의 지휘를 맡은 것이다.

철학 전공하다 25살 늦깎이 유학
‘절대음감’ 재능 유럽 음악계 떨쳐

연주회는 성공적이었다. 그의 지령은 명확했다. 오케스트라는 그의 희고 섬세한 손끝을 따라 화려하게 출렁였다. 클래식 애호가들도 어려워하는 윤이상의 현대음악이 그를 만나자 실타래처럼 풀려나왔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가지고 놀았어요. 지금도 술 마시면서 피아노 반주하는 걸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오페라가 제일 자연스러운 거죠. 그런데 하도 반주만 해서 노래는 별로 못해요.”


학부에서 정식으로 음악을 공부하지 않고도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분명 천부적인 재능 덕분이다. 그러나 절대음감을 지녔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그는 몹시 조심스러워했다. 방위 근무 시절, 음악을 하겠다고 마음을 정한 뒤 여러 지휘자들을 찾아다녔으나, 가르침을 준 이는 전주시향 상임지휘자였던 유봉헌 나사렛대 교수가 유일했다.

“만약 한국에서 음대에 진학했다면 나중에 철학으로 유학 갔을 것 같아요. 순수학문에 대한 갈망이 강했거든요. 저 같은 외고집이 처음부터 음악만 했다면 지금 같은 세계관을 가지지도 못했을 테고 윤이상 선생을 존경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가 윤이상을 존경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1997년 북한의 대기근 당시, 독일에서 활약하는 한국 음악가들을 모아 북녘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공연을 벌였을 때였다. 공연 프로그램에 윤이상 작품을 넣었더니 “동백림 사건에 얽히게 되면 책임질 거냐”, “빨갱이 곡을 연주하면 나는 빠지겠다”는 등 소동이 생겼다.

“처음엔 윤이상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난리’일까 싶었죠. 나중에 그분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나서는 깜짝 놀랐어요. 음악만이 아니라 그분의 삶을 존경하게 됐어요.”

여러가지 면에서 그는 윤이상과 닮았다. 세속적인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배금주의를 개탄하며, 현실참여를 고민한다. 그런 그에게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정치적 무관심은 기이하게 느껴진다.

독일서 깊어진 ‘사회참여 고민’
“윤이상 선생의 삶과 음악 존경
한국 돌아가 열정 바치고 싶다”

“2002년 대선 때였어요. 사회 각계에 ‘노사모’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클래식계는 한명도 없는 거에요. 어떻게 확률적으로 ‘0’이 나올 수 있을지 의아했어요. 차라리 ‘창사랑’이라도 한 명 있기를 바랐죠.”

대학 다닐 때 그는 이른바 운동권이 아니었다. ‘학생회 독재’가 싫었고 개인 우상화가 싫었다. 그는 “독일에 온 이후, 참여하지 않고 나를 합리화했던 지난날이 부끄러워졌다”며 “서른이 넘으면서 (이념적으로) 더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그의 첫사랑은 열혈 운동권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 그 첫사랑과 결혼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놀라운 말을 했다. “다시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는 것이다. 음악하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출세 코스를 밟고 있는 그가 왜 그럴까?

“독일 사회는 훌륭하게 잘 짜여져 있어요. 극장과 오케스트라의 수준도 높고 돈도 많이 주죠. 그런데 그만큼 타성에 젖기 쉬워요.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펑크가 나지 않기를 바라죠.”

수석 상임지휘자인 그는 극장의 최고위층이 참석하는 디렉션 회의에 참여한다. 이 회의에서 독일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보통 사람은 접근할 수 없는 독일 사회의 속내를 들여다본 셈이다.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잘 짜여져 있는 시스템에서는 창조적인 사람보다 관리형 인물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그는 “내가 빠져도 독일 사회는 잘 돌아갈 것”이라며 “한국에서 조그만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든, 글을 쓰든, 좀 더 의미있는 일에 정열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피는 속이지 못하는 것일까. 그는 “제 동생은 항상 저에게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판한다”며 “이 인터뷰가 나가도 그럴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저도 독일에서는 이주노동자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인들을 대하는 걸 보면 같은 민족이라는 게 창피할 정도지요. 세상에서 제일 나쁘다고 생각하는 말이 ‘억울하다’예요. 억울한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맑은 영혼의 소유자 구자범. 인터뷰 내내 그는 “부끄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강박증으로 비쳐질 정도로 그의 양심은 날이 서 있었다. 그가 진정으로 지휘하고 싶은 것은 강자와 약자 따로 없이 모두 어울려 사는 조화로운 세상이 아닐까.

글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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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6 21:32:09 *.180.75.152
구자범을 만난 후 말러 교향곡 2번을 집중적으로 듣게 된다.  회의가 있어 순천으로 40여분 차를 타고 말러교향곡 2번과 함께 가을 길을 달렸다. 특히 4악장은 다큐를 통해 메조소프라노의 드라마틱한 소리에 매료되었던터라 되풀이해서 듣다. 4악장은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깊이 젖어드는 묘한 꿈틀거림을 일게 한다. 마음속에서 리듬이 일어난다. 내면에 잠자고 있던 리듬 하나를 깨워내듯.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솔리스트를 따라 노래를 불러보지만 힘에 부친다. 호흡은 짧아졌고 음을 잡기 어렵다. 시립합창단을 그만둔지 10여년이 지났으니 못미치는건 당연지사. 전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솔리스트로 불러보지 못했지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특히 레퀴엠을 다시 불러볼 수 있기를. 그동안 뭔가 무감하게 살아왔다는 아쉬움이 크다. 구자범을 통해 현실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갈망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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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6 17:54:28 *.180.75.152
광주MBC창사 46주년 특집다큐<광주, 부활하다> (2010.10.07 광주MBC방송)|

http://www.kjmbc.co.kr/tv/index_02.asp?code=SPECIAL_PROGRAM&b_id=630&page=1&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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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이트를 클릭하신 후 방송보기에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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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4 14:41:09 *.35.254.135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찾게 되는 클래식 동호회. 그 동안 수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으나 내 눈에 보이지 않았던 또다른 말러를 보게 되다. 며칠간 내내 말러 교향곡만 들었다. 그 진중함이 좋았다. 5.18 30주년을 기념하여 광주문화방송이 말러교향곡 2번 부활을 공연한 광주시향의 상임지휘자 구자범을 만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뜨거움을 멈추지 않았다. 구자범을 만나기 위해 그동안 말러를 만나게 되었을까. 구자범과의 만남이 또 다른 무엇과 어떻게 연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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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5 06:40:17 *.180.75.152
단군일지 - 41일차

전체 1166페이지 분량의 책. 융에 대한 전기. 융에 대한 끌림이 전기를 쓴 디어드리 베어를 만나게 하다. 그가 융에 대해 기록한 단어들이 나를 흡입한다. 최근의 심리적 변화를 들여다 보며 찾고 있던 단어와 문장들이 이 책 한권에 고스란히 다 들어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흥분할 수 있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매혹적이고, 압도적이고, 모순적이고, 복잡하고, 흥미로우며,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에 대해 그와 공유할 수 있다.

융 전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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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6 20:48:50 *.180.75.152


p8 - 동시성이란 원인보다 의미에서 서로 관련을 맺고있는 사건을 묘사하기 위해 융이 만들어 낸 말이다.

p21- 나에게 인생이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것이었소

p 22 - <내 인생은 무의식의 자기실현 이야기다> 이 책의 유명한 첫 문장은 융이 죽기 몇 년 전인 80대에 쓴 것이다. 융은 자신이 기억하는 <개인적 신화>를 이야기하려고 했다. <진실>이냐 아니냐는 독자의 문제지 그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융 자신의 <우화>요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창조성의 <수호신은......무자비하게 자기 길을 고집해>, 그의 직업에서 갈등을 낳았고(예를 들어 프로이트와), 그의 행동에 도덕적 모호함을 부여했으며(부인과 정부와 더불어 공공연한 삼각관계를 이루었다), 전 세계의 찬사와 모욕을 똑같이 받게 했다.(그의 심리학 이론과 정치적 행동 때문에), 노년의 시점에 그는 <괴로워하고, 우울해하고, 환희에 젖으면서>자신의 삶에 <놀라고, 실망하고, 기뻐했다), 융은 이 모든 감정이 동시에 합쳐진 존재였다.

p 23 - 내 전기는, 또는 내가 전기라고 여기는 것은 많은 점에서 아쉽게도 다른 전기와 다르오. 나는 가치 판단을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과 관된된 수도 없는 세세한 내용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도 못하며, 어떤 일이 벌어진 뒤에 그것을 대단하게 여겨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이야기하지도 못하오. 나는 그런 일을 도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생전에 이미 자신의 전기 속에 살면서 이미 책의 한 부분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그러나 나에게 인생이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것이었소. 더욱이 나의 관심은 늘 적지만 핵샘적인 것들을 파악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어차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소. 한마디라도 해보려면 오랜 시간 곱씹으며 다녀야 했소. 나는 또 <중요한 대화>를 전혀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줄곧 받아 왔소

p25 - <독특하게 과학적으로 종합해 내려면 원시 심리학, 신화, 역사, 초심리학, 과학, 심지어 예술적 표현 분야까지 고루 조예가 깊은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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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0.17 06:40:10 *.180.75.152
단군일지 - 42일차

경인이가 페이스북 친구를 요청해 와 우연히 접하게 되다.
몇몇 단군이들도 활동하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고.
친구들을 요청하고 수락하며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다.
특히 인도의 친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영어공부에 집중하자.
충분히 소통하기 위해서.
그를 알게 된건 나에게 축복이다.
그처럼 깊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자.

아침은 그렇게 흘렀다.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지점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싶다.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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