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2단계,

두

  • 주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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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9일 05시 45분 등록

제목 : 나와 만나다 (나를 만나다, 나에 빠지다, 나로 태어나다)

1. 새벽 시간 : 5~7시
2. 새벽 활동 : 1) 30분 : 절운동
                         2) 1시간 30분 : 책읽기, 명상하기(나와 만나기)

- 나자신을 만나게 도와 줄 책을 읽고,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 200일차를 통해 인생의 보물지도를 그리고 지속적인 수정, 보완작업을 한다.
- 내인생의 10대 풍광을 그려낸다

- 올해 나를 이끌어 줄 말
   carpe diem
   follow your bliss
   count your blessings
   降在以腦

3. 예상되는 난관
1) 출산 후 따르는 급격한 체력저하, 육아부담, 수면시간 조절 곤란 등 총체적인 어려움

해결책 : 일단, 수행 시간에 기상은 무조건 한다.
산후조리기간(21일)에는 수행보다 몸의 회복(몸조리)에 집중한다. 30분 책읽고, 10분 쉬고, 다시 읽고 하는 식으로 무리하지 않는다.
몸의 상태에 따라 에너지 축기할 수 있는 체조와 운동량을 조절해 나간다. 아주 잠깐만의 스트레칭이라도 매일 한다. 매일이 중요하다.
그 이후로도 2시간동안 통시간을 빼기는 힘들것이다.  이전의 100일차처럼 하루의 짬짬이 수행을 이어가도록 한다. 부족한 잠도 틈틈이 해결한다. 어쨋든 이어간다.

2)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가라앉는 에너지, 그의 동반 친구 우울 모드

해결책 : 새벽활동과는 별도로 매일 본깨적 or 육아일기, 감사일기를 쓰는 시간을 가진다. 감사일기는 빠지지 않고 써서 자칫 우울해 질 수 있는 시기에 긍정의 힘을 이끌어 낸다.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감각을 민감하게 한다. 맑고 강하게...

아이들과의 시간을 즐긴다. 즐기도록 노력하지 않고 같이 하는 시간 자체를 즐긴다. 이 빛나고 행복한 시간은 한정되어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래도 생각과는 다르게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어 질 것이다. 매일의 감정은 쌓아놓지 말고 적절한 방법을 통해 발산해낼 수 있도록 한다.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억지로 버티지 않고 주위의 도움(신랑, 엄마, 어머님)을 받아 휴식할 수 있도록 한다.

매일 생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체크하며 실천해나간다. 모든 것을 다 실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자책하지 말고 지속하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1. 새벽기상
2. 새벽활동(책읽기, 명상하기)
3. 단군일지
4. 본깨적, 육아일기
5. 감사일기
6. 체조, 15분 뇌파진동하기, 절운동
7. 3P 바인더
8. 현미식
9. 하루 10번이상 웃기, 사랑해 말해주기, 20초이상 꼭 껴안아주기
10. 하루 한곳 정리하기
11. 하루 15분이상 대화하기
12. 보배님과 기분좋은 취침의식 (하루일과 이야기하기)
13. ... , ... 추가

3) 보배님들과 서방님의 컨디션 조절

해결책 : 100일차에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난관이었으나 가장 강력한, 예측불허의 난관이었다. 내 자유의지가 아니라서 더 관리도 힘들고...평소에 잘 관리해주자. 현미식, 채식위주의 건강식단으로 차츰 바꾸고 익숙해지도록 한다. 수수팥떡에서 얻은 건강정보를 생활에서 하나씩 실천해본다. 일단은 나자신에게서 시작해서 보배님들까지, 서방님까지...

서방님 피로회복에 좀 더 신경쓰도록 한다.(자기계발 할 수 있는 시간만 넉넉하게 주면 되긴 하는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배려한다.

4. 내게 올 변화

1) 지난 100일 수행을 통해, 내가 너무 높아 뛰어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여러가지 인생의 벽들이 결국은 나자신의 태도의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그것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꿀 수 있게 된다 (벽? 그거 넘고나니 별거 아니더라, 망설이지 않고 일단 부딪혀 볼 수 있게 된다)
2) 계획한 것들은 행동에 옮길 수 있게 된다 (행동파형 인간에 한걸음 다가선다)
3) 사소한 성공들의 반복적인 경험으로 나자신을 더욱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자존감 회복)
4)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찾게 되어 주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된다
5) 사람들과 진심으로 더 잘 어울리고, 수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
6) 해서 전혀 도움되지 않는 고민, 불필요한 감정소모, 걱정으로 끝날 뿐인 걱정,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들을 내려놓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머리 속에서 소설쓰지 말고 지금 몸을 움직여 살아간다)
7) 조금 더 깊은 사람이 된다, 깊지만 어둡지않은, 편안하면서 밝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5. 200일 완주 시 보상

1) 300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자신감
2) 난관을 해치고 나온 200일의 내 이야기(역사)와 더불어 더 밝고 건강하고 힘차게 이어질 내 하루들
3) 나의 변화로, 미안해하지 않고 자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서방님(진정한 의미에서 인생의 동반자)
4) 역시 나의 변화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날 보배님들
5) 둘째 출산 후 가족 모두 떠나는 첫 여행(봄나들이), 어디로 갈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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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21:30:30 *.161.173.71
유난히도 피곤해하는, 아니다 꽤 오랫동안 피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서방님의 건강이 걱정스럽다. 출산 후에는 일도 해야하고 집에도 일찍와서 보배님과 놀아주기도 해야하고, 밤중이면 빽 울어대는 연우양의 울음소리에 잠결이지만 가끔씩 깨기도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은 떼어놓을 수가 없다. 정신이 담기는 몸이 건강해야 한다. 몸이 아프면 아무리 의지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배겨내질 못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운동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서방님의 건강이 걱정스러운 것은 이유가 있는거다. 건강을 위한 운동시간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일이며 집안일이며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데 정작 자신의 몸을 위한 시간을 내지 못한다. 참 미안한 현실이다.

이모님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건강에 대한 얘기로...이모님 남편분도 신혼초에는 기가 약해서 매일 일어나기도 힘들고 들어오면 쓰러져 자기 바빴는데 지금은 1시에 들어와서 자도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신단다. 비결? 당연, 몸챙기기란다. 건강보조식품광이시라고...형님분이 제약회사에 있어서 영양제는 대주시고 계시고 이런저런 좋다는 거는 다 알아서 챙겨드신단다. 한달분 한달에 딸꼭 드시는 성실 애약가?시라고...하긴 챙겨먹는 정성도 중요하다고는 하더라.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잘 챙겨먹어야 약이 되는 거라고, 10년 넘게 매실액기스며 양파즙이며 백야초며 홍삼엑기스며 종합비타민, 오메가3, 또 뭐라고 하던데 암튼 성실히도 잘 챙겨드셨다고...그러고 나니 몇년전부터 확실히 나아지더란다. 첨엔 너무 자기만 챙겨서 밉기도 했었다고, 그런데 건강해지니 그 성실이 고맙더란다.

우리집에도 홍삼엑기스가 몇통, 냉장고 야채실 안에는 장어즙에 녹용팩도 그득한데 챙겨먹질 않고 있다. 내일부터라도 먹자고 단단히 이야기를 해둔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공복도 아닌데 홍삼절편과 엑기스를 꺼내와서 서방님, 보배님, 나 이렇게 셋이서 나누어 먹는다. 우리는 그렇다치고 보배님도 더!더! 그러면서 잘도 드신다. 처음 수유할 때 젖량줄인다고 먹었던 홍삼엑기스 덕에 입맛에 맞으신건지ㅎ 암튼 몸에 좋다는데 잘 드시니 고맙다.

보배님은 오늘 물놀이 적응반에서 또 눈물바람이긴 했었단다. 그런데 돌아와서는 재미있었다고 한다. 잘 했으니 핫케익내놓으라고...나가면서 다녀와서 구워주기로 약속했었다. 핫케익에 우유에 요플레에 치즈에 바나나에 참 다양하게도 많이도 드시더니 저녁은 당연 못먹겠단다. 엄마아빠의 저녁식사가 끝나고 바로 또 핫케익하나를 집어들더니 자르지도 않고 바로 입으로 덥석 베어문다. 억지로 뺏어서 8등분해주고, 밥이 먹기싫은거지 배가 안고픈건 아니었던듯...
내일부턴 물놀이 갔다와서 밥을 먹여야하나 하고 있다.

오늘도 저녁식사후 부자간의 산책을 나섰다. 오늘의 산책은 왕십리역사의 이마트. 광어회를 사네, 보배님 비타민을 사네하며 여러번 전화통화를 한다. 옆에서 보배님의 신난 목소리가 전해져온다. 가면서 바로 잠들줄 알았더니 시끌벅적 분위기에 신났나보다.ㅎ 엄마 산후조리덕에 보배님이 신났다. 평일에 아빠얼굴 보기도 힘든데 매일저녁 아빠랑 같이 놀고 산책도 가고, 아침이면 출근하러 나서는 아빠한테 왜 가냐고 묻는다. 일어나서도 첫마디가 아빠는? 이 되었다. 늘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하는 보배님을 보며 가슴이 짠했는데 많이 행복한가보다. 역시 아들녀석에게는 아빠가 최고다. 아빠도 힘내요!

좀 전에 20kg의 청년을 업고 서방님이 들어오셨다. 완전 곯아떨어지셨다. 어제도 그러더니...잠에 들면 축 늘어져서 업고 다니기가 만만치 않은데, 가뜩이나 허리도 묵직하다는 분이...뒤에는 보배님을 앞에는 쇼핑리스트가 담긴 배낭이 어휴~ 앞뒤 달팽이다. 얼른 자리를 봐서 보배님을 뉘이고 시장봐 온 물건들도 정리를 한다. 위시리스트보다 한참 많아졌네. 보배님 좋아라는 토마스기차 런닝셔츠도 있다.ㅎ 고생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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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05:09:35 *.161.173.71
단군일지 - 2월10일(목) - 132일차

시간에 딱 맞게 연우양이 일어나고 수유후 다시 잠들어줘서 출첵할 수 있어 고맙다. 대체로는 서방님이 출첵을 해주었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깨어있기는 해도 내 일을 내 손으로 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불편함...오늘은 어떤 글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궁금함...출첵시간이 다가오면서 수유할 때는 왠지 마음이 바쁘다. 시간이 지나버리면 아예 체념을 하게 되지만 그 시간즈음에 잠이 들듯 말듯하고 있으면 빨리 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ㅎ 엄마가 집중을 못하면 아이는 금새 알아차리고 잘듯하다 신기하게도 눈을 번쩍뜨고 언제 그랬냐는 듯 깨어난다. 두손들었습니다 해야 겨우 잠든다. 겨우 잠들어 준 연우양,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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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9:35:14 *.161.173.71
체능단 입단을 위해 물놀이 적응중이신 울 보배님, 물놀이만이 아니라 혼자 밥먹기, 혼자 옷 갈아입기, 혼자 양치하기, 혼자 씻기 등 혼자하는 것들을 익히고 있다. 물론 모든 활동을 혼자 할 수 있기는 한데 매번 혼자하는 것이 아니였어서 일상으로 만들어가는데 약간의 저항들이 있기는 하다. 새로운 활동에 임하다 보니 하고는 싶은데 두려움이 앞서서 엄마랑 같이 갔으면 좋겠다며 연신 눈물바람이다. 가서도 할머니 가지 말라고 내내 눈물 흘려대다가도 활동은 잘 한단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라도 안보낼 수가 없다. 집에서도 나서기가 힘들지 신발만 신으면 급방긋모드로 전환해서 엄마 추우니까 빨리 문 닫는다며 휙 닫고 나가는 보배님. 이모님도 신기해라 한다.ㅎ

다녀와서는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활동한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울었었다는 이야기는 첫날만 하더라.ㅎ 그래도 재밌기는 했나보다. 발차기도 하고 물 속에서 걸어다녔다 한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적응해 나가면 된다. 그렇게 세상에 조금씩 발들여 놓는 거다.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앞섰으면 하는게 엄마의 맘이긴 하지만 그것도 지나면 괜찮아질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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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1 14:58:47 *.161.173.71
단군일지 - 2월11일(금) - 133일차

7기 연구원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축하하고 축하받고...힘든 1년이 되겠지만 그보다 더 값진 1년이 될터이다. 연구원도 그렇고 모페의 2기모집도 그렇고 늦게 알게 되어서도, 하고 싶은 건 많은데 그나마 하고 있는 단군이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니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그래 지금은 좀 참자. 지금 시작한대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제대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내공을 쌓아야 한다. 맘같아서는 이것도 저것도 다 해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긴 아이들이 아니었어도 회사에 다니고 있었어도 빡빡하기는 매한가지였을거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의 크기가 좀 달라질 뿐이었을 거다.

요며칠은 연우양이 모범적인 밤을 보내주셔도 이상하게 몸이 묵지근하더니만 오늘 아침엔 윗입술쪽이 또 근질거린다. 턱쪽에 것이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예전엔 힘들면 코안쪽이 헐어서 그나마 보이지는 않아서 괜찮았는데 이건 어째 지저분한 짓은 골라하는 것같은 기분이다.

매일 달라지는 아이들을 보며 새록새록 신기하다. 일신우일신은 정말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오늘은 보배님이 잠깐 뒤돌아서서 움찔움찔하고 있더니 쉬~소리가 난다. 헉! 뭐야~ 하고 보니, 쉬야통에 혼자 쉬를 하고 있다. 매번 엄마 쉬~해서 전용통을 대줘야 했었는데 오늘은 혼자서 옷내리고 통대서 혼자서 하고 있는거다.ㅎ
점점 거세지는 연우양의 똥발사에 엄마 옷에도 속싸개에도 겉싸개에도 온통 연우양 응가가 노랗게 묻어있고 그걸 보는 보배님은 신나라 웃어제낀다. 이 봄날같은 소꿉놀이, 참 재미가 좋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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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1 15:20:15 *.161.173.71
서방님이 지인을 통해 알아온 사이트에서 MBTI검사를 했다. 강점혁명에서 나의 강점은 학습자, 초점, 탐구심, 중요성, 성취자 였는데 MBTI에서는 I.S.T.J로 나왔다. E와 I의 줄타기를 하고 있는 I, 그리고 감각, 사고형...결과의 내용이 흥미롭다. 특히나 이 성격유형의 부정적 상호작용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내가 규정하지 못하고 있던 나,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나는 왠지 생소하기도 하고 새로운 느낌이기도 하다. 아, 그래 완전 그렇지 수긍되기도 하다가 어떤 면에서는 그런가? 의아스러운 부분도 있다.
제발 이 프로젝트하면서 제대로의 나, 眞我를 찾을 수 있기를, 더불어 天福도 찾아질 수 있기를...
다시 조바심이 인다. 당장 어쩌지도 못하면서...천천히, 천천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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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2 02:57:38 *.161.173.71
출산스토리 1

나의 자연스럽고 행복했던 출산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첫째 때의 출산이야기를 해야 한다.
같은 출산이지만 어떻게 그렇게 조목조목 극명한 차이를 보일 수 있는지, 완전 비교체험이니 말이다

첫째의 임신 40주하고도 6일, 일정에 따른 진료가 있던 날, 수순상으로 보면 그 날 진료시간에는 유도분만 이야기가 나올 터였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진료전부터 수축이 시작되어서 응급실로 안내되었고 정맥주사에 태동감지기를 달고 있다가 몇시간 지나지않아 분만실로 옮겨졌다.
아직은 진통이 심하지 않았던 그 때, 분만실로 들어서면서 관장하고 회음부 면도도 했다. 죽 늘어선 베드 곳곳에서 분만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소프롤로지 교육을 받으며 들었던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밀려오던 긴장감...
진행이 느리다며 간호사며 앳되보이는 의사들이 여럿 와서 확인을 하고 가고 얼마지 않아 진진통이 시작되었다. 관장을 했는데도 여러번의 변의를 느끼고 어정쩡한 자세로 베드위에서 여러번씩이나 변을 보아야했다. 그나마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남편 덕에 친정엄마와 나 둘이서 다행이지 생애 처음으로 정말 기분나쁘고 챙피한 경험이었다.
어느 시점이 지나고 파도치듯 진통이 오락가락했다. 절대 약은 쓰지 않고 출산하리라 다짐했지만 그 다짐은 어디로가고 어느 순간 무통주사 놔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 자궁열린 정도가 무통주사 놓을 수 있는 시기를 지나쳐서 쓰지는 않았다. 그 후로도 호흡할 수 없을 정도로의 진통이 시도때도 없이 훑고 지나갔다. 걱정스러워하는 남편의 어때?, 많이 아파? 하는 말에 대답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이 고통이 빨리 끝나주었으면 하는 바램뿐이었다.
가족분만실에 들어서고, 분만침대에 뉩혀지고, 힘주라는 의사의 지시가 이어지고, 많은 땀을 흘리며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고, "산모 숨 쉬어요, 숨 안쉬면 아기가 위험해요" 라는 말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이번에도 힘 못주면 수술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라는 당직의의 단호하다 못해 무섭던 그 말에 정말이지 무슨 정신에 어떻게 힘을 줬던지...간호사들은 윗배를 눌러서 아이를 밀어내고...
전쟁을 치루듯 공포와 고통이 이어졌다.

악몽같은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태어났다. 기진맥진한 나처럼 아이도 숨을 못쉬어서 여러번 때리기도 하고 산소호흡기도 대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커다란 울음소리를 냈다. 간호사들과 남편의 뒷처리가 끝나고 싸개에 쌓여진 아이를 들고서 "산모님, 아기 보세요~ 체중은 ..., 키는... 남자아이고...어쩌고저쩌고..." 한다. 겨우 고개만 돌려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눈이 부신듯 눈을 꼭 감고 있다. "짱이야~" 하고 태명을 불렀더니 신기하게도 눈을 뜬다. 저산소증이라는 아이와는 그렇게 아주 잠깐 만남의 시간이 할애되었고 바로 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당직의 하는 말, "마지막에 힘을 못줘서 회음부 절개가 좀 많이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좀 힘드실거예요" 태반이 어떻게 나왔는지 후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입원실로 옮겨지고 겨우 정신이 들었다. 딱딱한 베드에 누워있다 일어났는데 아랫도리의 통증이 참을 수 없다. 도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앉을 수가 없다. 손을 번갈아 짚어가며 자세를 바꾸고 또 바꾸고 걷기는 얼마나 힘들던지, 좀 걸으라는 간호사의 말에 병실 복도를 어그적어그적 기듯 걸어다녔다. 소변도 얼마나 힘들게 보아야 했던지...

집중치료실로 간 아이와 이틀만에 다시 만나 젖을 물릴 수 있었지만 그동안 분유를 먹었던 아이는 쉽게 엄마 젖에 적응하지 못했다. 젖 무는 것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먹이기 시작하기까지 며칠을 아이와 힘든 씨름을 해야했다. 분만할 때 힘을 잘 못 주어서 아래가 주먹만하게 부풀어있다. 항문까지 봉긋하게...어찌나 쓸리고 아프던지 가장 큰사이즈의 산모복을 입고 똥싼바지꼴을 하고 다녀야했다. 다른 산모들은 멀쩡히도 잘 다니는데 나만 왜 이모양인거야...며칠 화장실도 못가서 관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응급실로 가란다. 아니 왠 응급실? 병원에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에서 그만한 일로 응급실로 가야한다는 말이야? 아픈 몸에 분한 마음까지 들어 2주 예약되어 있던 조리원을 1주만에 나와버렸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아랫도리와 산후조리원을 나서고 얼마지 않아 시작된 젖몸살, 몸은 아프지 집에만 있어야 하지 너무나도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 때의 다이어리를 보니 100일 잔치 며칠전까지 유방마사지를 하러 다녔더라. 아픈 것도 아픈 거고 20회 넘는 마사지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어찌어찌 18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하게 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100일까지만이라도 모유수유를 하리라 이를 악물고 버텼던 날들이었다.

출산스토리 2

첫째의 출산 후, 만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둘째의 출산이 임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출산의 고통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첫째때는 멋모르고 했다치지만 출산과 그 이후 기나긴 고통의 기간을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졌다. 때마침 지인을 통해 자연출산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고 그게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출산을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을 옮기는 것을 결행했다. 그만큼 절실했다.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고 싶었다. 자연스럽고 행복한 출산이라는 말만으로 병원을 옮길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막상 옮기기는 했지만 두려움은 가시지 않았다. 도대체 자연출산이라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권해주시는 책도 읽고 병원에서 하는 교육도 받으면서 자연출산에 대해 조금씩 알 수 있었고 막연하나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병원에서 당사자들은 모르게 당연히 시행되고 있는 부당한 조치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무지했던지, 나와 내 소중한 아이에 대한 일인데 얼마나 무책임하게 모든 선택권을 병원이라는 시스템에 일임했었는지 알면 알수록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둘째의 임신기간 40주하고도 2일, 수축이 시작되었다. 한밤중에 깨어나 수축시간의 간격을 재느라 밤을 꼬박 지샜다. 수축간격이 일정해지고 짧아지고,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면서 회사에 출산휴가를 낸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도착하고서 얼마지않아 오히려 수축간격이 늘어났다. 그럴수도 있다고, 진통이 좀 진행되고나서 오라셔서 챙겨갔던 짐을 맡겨두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밤을 지새느라 부족한 잠을 잠깐 보충하다 진통이 와서 잠을 깼다. 낮 12시 진진통이 시작되었다. 첫째때 수축이 오고 진통이 오고 참을만큼 참다가 병원을 간게 아니고 병원가면서 수축이 시작되었던 터라 어느만큼 되었을 때 병원에 가야하는지를 도통 가늠할 수가 없다. 조산사님과 문자로 진통상황에 대해 주고 받다가 오후 6시, 집을 나서서 설렁탕집에 들러 저녁도 먹고 병원에 8시쯤 도착했다. 꽤나 진행되었으리라 예상했는데 아직 멀었다 한다. 그러더니 1시간도 안되어 4cm이 됐다. 잘하면 오늘내에 늦어도 1,2시에는 아가를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들었다. 원장님은 배가 아직 안내려와서 내일 아침이나 되야겠다는 말씀을 하시긴 했지만 첫째때도 10시간 조금 넘게 진통하고 낳았던 터라 조산사님 말이 더 귀에 들어왔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출산센타에 조산사님, 남편 나 이렇게 셋이만 오붓하게 있는 시간, 복도를 걷기도 하고 공 위에서 살짝살짝 진동을 주기도 하면서 간간이 오는 진통을 맞이했다. 진통 중에도 사진 촬영도 하고 토스트에 쨈을 토스트두께만큼 얹어먹는 남편과 웃으면서 농담도 하고, 천복으로 보이는 조산사가 되기까지 여정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밤을 지나면서 진통의 간격도 짧아지고 강도도 높아졌다. 밖에서 출산실로 들어왔다. 아로마향초도 켜주시고 푸른 불빛이 예쁜 은나노가습기도 틀어주셨다. 바깥에서는 여인의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진통은 힘들지만 편안한 마음이다

새벽 3시반, 태아 머리가 뒤쪽을 향해 있어야 하는데 옆을 보고 있단다. 머리를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침대에 배를 깔고 한시간쯤은 누워있어야한단다. 출산의자에 앉아 진통을 맞다가 누워서 그것도 배를 깔고 누워서 진통을 할래니 정말 힘들었다. 정말 못참겠어서 얼마나 지났느냐고 했더니 20분 지났단다. 우~ 소리를 내면 조금 괜찮아질거라해서 우~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내 신음소리를 들으며 더 괴로와졌다. 역시 난 호흡으로만 견뎌내야하나보다. 겨우겨우 45분을 견디고 앉았다. 다시 보시더니 다행히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진통을 하면서 계속 머릿속으로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야곱의 축복' 후렴구. 너는 하나님의 사람,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 가져온 CD에서 찾아봐달라 했다. 없다. 가스펠송이 담겨진 다른 CD를 찾아들었다. 원래는 힐링음악을 들으려고 준비했었는데, 진통을 하면서는 가스펠송이 듣고 싶어졌다. 듣다가 '약할 때 강함 되시네' 라는 곡이 나왔고 힘이 되었다. 그곡으로만 오토리버스해달라고 했다. 정말 힘들어지니 신기하게도 아버지~하며 의지하게 되었다. 내의지로 끝까지 용쓰며 버텨보려했는데 결국은 무너졌다. 용쓴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생각보다 진행이 늦어지는 진통을 하면서 남편에게 했던 말, "내가 에고가 너무 강한가봐요"

진통을 하면서 긴 복식호흡을 하다보니 자꾸 입이 탔다. 입이 탄다고 생각되어질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조산사님이 물을 내밀었다. 내 상태를 보면 뭐가 필요한지 바로 알고 있는 듯했다. 마음이 편해졌다. 밤을 새워 진통을 하면서 잠깐잠깐 깜빡 잠이 들었다. 다시 진통이 오면 맞았다가 다시 졸고 그렇게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8시, 아직도 8cm이란다. 결국은 욕조에 물을 받는다. 좀 이완을 시켜야겠단다. 따뜻한 물에 남편과 함께 들어갔다. 몸이 노곤노곤해졌다. 그래도 진통은 덜해지지 않고 계속되었다. 한참을 지나고 원장님이 출근하셔서 인사를 하신다. 원장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금새 툭!하더니 양수가 터졌다. 출산이 급속히 진행되었다. 타는듯한 진통, 진통이 올 때마다 이제는 힘을 줘보라 한다. 변의가 있다고 했다. 조산사님이 변의가 아니라 아기라고 했다. 여러차례의 진통과 힘주기가 이어지고 조산사님의 안내로 드디어 아이의 머리통이 만져졌다. 그리고도 몇번쯤, 이번엔 힘을 빼라한다. 하~하~하~ 아이의 머리가 쑤욱 나오고 얼마안있어 몸도 나왔다. 조산사님이 도와주셔서 아이를 가슴에 얹어주셨다. 장장 22시간의 기나긴 진통끝에 출산이었다. 둘째인데 첫째처럼 진행이 늦다며 당혹해 했던 출산이었다. 그 때의 감격이란!, 그 때의 감사함이란! 그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입에서는 그저 그 말만 나왔다.

아이를 안고 한참을 있었다. 탯줄의 맥박이 잦아질때까지. 그동안 원장님, 조산사님과 함께 기념촬영도 하고, 원장님이 축복기도도 직접 해주시고...정말 감사한 일들이 이어졌다. 탯줄의 맥박이 멈추어지고 탯줄을 잘랐다. 욕조에서 나와서 2차 출산인 태반이 나오길 기다렸다. 태반이 나오기 위한 진통도 꽤나 진했다. 한참의 진통 후에 슝~하고 태반이 퉁겨져 나가듯 나왔다. 어찌그리 시원한 느낌이 들던지...조금 있다가 나온 울컥울컥 고여있던 피도 빠져나왔다.

피곤과 나른함이 밀려와 잠에 빠져들었다. 두시간쯤 지났을까, 미역국이랑 밥이 나왔다. 일어나서 먼저 화장실에 갔다. 진통내내 많은 물을 마셔서인지 소변보는 것도 수월하다. ok! 회음부도 조금 찢어졌다한다. 얼얼은 하지만 걸을 수는 있네. 이것도 ok! 항문도 거의 원상태다. 이것도 oook! wow! perfect!

출산하고 두시간 밖에 안지났는데 이렇게 제대로 서서 걷고 동그랑 땡 의자에 앉아 밥도 먹고...이게 가능했었단 말야???
아이와 한 침대에 같이 누워자고 젖도 먹이고...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몇번 낑낑거리더니 잘도 찾아서 문다. 이것도 신기하네~~어떻게 이렇게 같은 출산이 다를 수 있을까? 남편도 나도 무척 흥분했다. 같은 일을 같이 겪었기때문인지 우리 둘 다 선물처럼 찾아온 이 현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남편과 내가 미리 써 간 아이에게의 편지도 읽어주었다. 첫째때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다. 모든게 축복이고 감사하다

출산후 4주, 밤낮이 아직 없는 아이의 수유로 수면이 부족하고 장시간의 진통으로 아직 몸이 회복중인 것을 빼면 아주 양호하다. 젖몸살이 한차례 지나기는 했지만 견딜 수 있을 정도였다. 아직은 산후도우미분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차차 일상생활로의 적응이 시작될거다.

분만 vs 출산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출산은 말 그대로의 출산이 아니라 분만이라한다. 나중에 보니 자연분만이라고 되어있기는 하더라.
그럼 분만과 출산은 어떻게 다른거냐? 분만은 병원시스템에 의해 조절되는 거고 자연출산은 흐름에 맡기는 거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병원에서 산모의 90%에게 피토신이라는 자궁수축제가 투여되어진다고 한다.
보통은 2박3일이고 일주일을 진통하는 이도 있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이걸 어떻게 기다려주냐는 말이다. 그래서 개발된 게 자궁수축제였겠지.
시스템은 시스템이라 쳐도 자연에 맡겨져야 할 출산이 약물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나같이 느린 진행의 산모들도 수축제만 투여하면 금새 분만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첫째는 자궁수축제의 덕을 톡톡히 본셈이다. 2박3일 끌 일을 11시간만에 끝냈으니...
이렇게까지 생각이 미치면 빈정이 상해진다.

자궁수축제의 수순이 격렬한 진통, 산모의 호흡곤란, 태아의 저산소증, 제왕절개 라 했다.
나도 그 수순을 따라 갔고 그나마 다행히도 수술만은 피할 수 있었다. 아이의 집중치료를, 태어나 처음 겪은 곳에서의 공포와 낯설음을 생각하면 정말 분하고 억울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다. 첫째에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엄마의 무지로 안해도 되는 나쁜 경험을 했구나.
회음부 절개도 나중에 궁금해서 살펴보니 4cm도 넘는 거 같더라. 지금도 몸이 힘들다 싶으면 가끔씩 쑥쑥 아려온다. 제대로 열리지도 않은 것을 꺼내려고 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
힘주기가 잘못되어 꽃봉오리처럼 봉긋 튀어나왔던 항문은, 통증의 공포에 변의에도 못보고 있다가 관장도 여러번 했어야 했다.

젖몸살은 또 어떤가? 이것도 요번에야 안 사실인데 초유의 수유가 잘 되지 않았을 때 젖몸살이 온다고 한다. 첫째 때 집중치료 중인 아이와의 첫수유가 이틀 후였으니 원만한 수유가 될리가 만무했고 안그래도 젖량이 많았던 내가 젖몸살에 걸리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며칠은 매일, 하루걸러 하루, 일주일에 한번, 그러다가도 심해지면 또 며칠은 매일...이렇게 아픈 가슴 부여잡고 가깝지도 않은 곳으로 마사지를 받으러 다녔다.

엄마의 편안한 산후조리를 위해 산후조리원을 찾는 것도 아이에겐 얼마나 낯선 경험이었을지...
둘째낳고 집에서 산후도우미분과 함께 하는 산후조리를 하다 보니 출산 후 집에서 엄마와 함께 적응해나가는 게 아이에게 얼마나 편안할지, 밤새 보살피는게 엄마에겐 좀 힘들겠지만 아이에겐 얼마나 포근할지를 생각하면 그 또한 첫째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진다.
유독 엄마 곁에 붙어있으려는 첫째를 보며 참 유난도 하다 했었는데 아마도 그런 경험이 일조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싸아 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참 아찔하다
어떻게 그렇게 모를수가 있었을까, 어떻게 그렇게 수동적일 수 있었을까
그나마 둘째 출산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남편이랑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10년만 젊으면 하나 더 낳을텐데 그랬다.
제발, 나같은 무지몽매한 산모들이 없어졌으면, 출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갖고 시스템에 요구하는 산모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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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2.13 09:43:54 *.154.223.196
출산스토리 감동 받으며, 어떨 때는 깔깔거리며 읽었어요.  
자궁수축제로 대표되는 기다리지 못하는 폭력적인 방식의 출산이 안타깝습니다.
주철은님의 이야기를 단군일지에서, 방송에서 읽고 본 예비산모님들은 지혜로운 선택을 하시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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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2 05:29:04 *.161.173.71
단군일지 - 2월12일(토) - 134일차

벼르고 있던 출산스토리를 어설프지만 대충 정리해보았다. 보배님과 연우양의 호출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네이버 블로그에 정리하다가 옮기니 글자크기가 조정이 안된다. 행간도 다시 맞춰주어야하고...이거 원 어려워서...그냥 여기서 작성해서 옮길걸 그랬나? 끙~ 귀찮아진다. 옮기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러다 포기, 그냥 되는대로 하자. 15일 출산한 병원에서 자연출산에 관한 방송 촬영이 있다고 한다. 서방님을 통해 와서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한다. 어떻게 하겠느냐는 전화가 왔었다. 그야 콜이지. 뭐 얼굴 대따시 크고 입술 부르트고 붓기도 아직이고 해서 화면발은 안받겠지만 일단 콜이다. 내가 느낀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불편한 분만시스템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해야 한다. 내가 일조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콜이다.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긴 하다.

날이 추워지나? 컴앞에 앉아있으려니 어디선가 차가운 기운이 스윽,스윽 들어오는게 느껴지네
바람의 계절, 봄이 오시려는지...얼릉 오셔요, 봄...올해 봄님은 무척이나 그리운 얼굴이네요. 어여어여 동장군 몰아내시고 와주셔요. 서방님, 보배님 앞세우고, 연우양 아기띠하고 따땃한 봄날 소풍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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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2 22:51:46 *.161.173.71
엊저녁 이래저래 노느라 밤을 거의 지샜더니 머리가 또 묵직하다. 이모님 이야기로는 낮잠 잘 때 코도 곯더란다.ㅎ 피곤하긴 했었나보다.

독서모임과 단군2차세미나를 다녀오신 서방님은 좋았다고 한다. ㅠㅠ 좋았을 게 확실하지. 나중에 자료 나오면 잘 보아야겠다.

연우양의 밤놀이가 시작되었다. 먹여놓고, 기저귀 갈아주고, 안아주고 해서 재워놓아도 5분도 되기 전에 반짝! 무슨 일 있었냐는 듯 깨서 다시 시작이다. 깊이 잠들 때까지 해야한다. 잠들 때까지...대충 언제쯤은 없다. 매일매일 다르다.ㅎ 그래도 새벽즈음에 깨서 그러는 것은 빈도가 줄었다. 조금 더 지나면 밤낮을 가리게 될 테고 그럼 조금 수월해질터이다.

오늘 이모님께 2주 더 수고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다행히 일정이 빠듯하지만 맞아 떨어져서 그렇게 해주시기로 하셨다. 그동안 일상으로의 복귀를 해야 한다. 조금씩 익숙해져야 한다. 그나마 마무리 즈음에 보배님의 체능단 입단이 있어 시간이 벌릴 듯하다. 한동안이야 적응하느라 울고 떼쓰고 안가겠다 하고 하겠지만 결국은 잘 해낼거다. 지금 물놀이 적응반을 매일 울면서도 잘 하고 있는 것처럼...

보배님은 요며칠 능청이 더 늘었다. 이젠 호통을 쳐도 잘 먹히지 않는다. 수위가 더 높아져야 좀 수긍을 한다.ㅠ 야단을 쳐도 그냥 장난으로 넘기려고 하다 오히려 더 혼이 나곤 한다. 윽박지르지 않는, 소리지르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조곤조곤 타이르는 이모님을 보며 저렇게 해야하는데 하지만 생각 뿐 고쳐지지 않네...
연우양 낳고 더 잘해줘야지 했는데 잘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보배님은 엄마에게 더 붙어있으려고 하고...조언을 구하기도 해서 이 시기를 잘 통과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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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3 22:47:02 *.161.173.71
단군일지 - 2월13일(일) - 135일차

새벽 수유를 마치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몸이 가라앉아서 일어나고 싶지 않다. 아침 8시가 다되서 연우양의 수유호출로 겨우 잠에서 깼다. 보배님도 시간맞춰 일어났다. 나와보니 서방님은 산책나가있고 밥은 한그릇도 안되게 남아있다. 얼른 쌀을 씻어 불린다. 9시50분에 유방마사지를 예약해놓았는데 마음이 바빠진다. 대충 쌀을 불리고 밥물을 평소보다 좀 더 많이 해서 취사버튼을 눌렀다. 어머님이 느릅나무 껍데기?로 달인 물을 가지고 오셨다. 출산전부터 매일 오가피물을 달여 새벽마다 가져다 주셨는데, 오늘은 느릅나무라며 맛이 덜하다 하신다. 이제서야 밥하고 있다했더니 현미밥했으니 필요하면 가져다 먹으라 하신다. 글쎄, 현미밥은 아직은 좀...어찌됐든 감사합니다

바쁜 아침, 그래도 허겁지겁 아침식사를 하고 10분쯤 지나 예약한 곳에 도착했다. 지금은 그다지 아프지 않지만 그래도 관리를 받아 놓기로 한다. 만3년만의 재회?에 반가운 인사들이 오가고 한시간여의 마사지,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다르긴하다. 확 가벼워진 느낌이다.

서방님의 도서 구입을 위해 영풍문고를 들렀다. 내친김에 나의 위시리스트 '아티스트 웨이'도 부탁드렸다. 엄마 다니시는 교회에 들러 호두까기를 전달하고 집에 와서 짬짬이 아티스트 웨이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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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4 04:28:57 *.161.173.71
단군일지 - 2월14일(월) - 136일차

아티스트 웨이를 읽는다. 권윤정님의 단군일지에서 처음 접한 모닝페이지, 모페? 그게 뭐지? 하다 아티스트 웨이를 알게 되었고 카페에도 가입했다. 거기가니 단군이를 하는 분들이 여러분 계시는거 같다. 7기연구원 합격하신 분들 중에도 여러분 보이고, 카페주인장도 변경연의 연구원이셨단다. 흠...활동의 뿌리가 맞닿아있음을 본다. 모닝페이지, 그거 한번 해볼만 하네. 노트도 사야하고 적당한 펜도 준비해야지. 일단 책부터 좀 더 읽어볼까? 그냥, 아무것도 없어도 한번 시작해봐? 새벽부터 약간의 방황을 하고 있다. 카페에서 AYCW2기를 신청받던데, 오프모임 참석이 힘들어서...그래도 함 신청해볼까? 할 수 있을까? 쭈삣쭈삣 하고 있다...

모처럼만에 카페도 들르고 글도 읽고 하는데 보배님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늘 자면서 엄마를 향한 촉수를 단단히 세우고 있기때문에 뒤척거리다 엄마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으면 바로 깨어난다. 더 피곤해야 괜찮아질라나...여러번을 엄마~~~ 길게 불러대는 호출에 대응하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ㅠㅠ
모닝페이지 주인장께 쪽지를 보내고, AYCW 관련 자료를 읽었다.
그나저나 카드들은 다 어디로 간건지...발렌타인데이라고 서방님께 짧다란 글이나마 쓰려고 했더니 카드들이 모두 실종되었다. 헐~ 미리미리 찾아놓지 않은 게 잘못이다. 틈틈이 사다 모아놓은 카드며 엽서들이 어디로 간걸까? 거참, 희한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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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4 06:24:46 *.161.173.71
그러게요. 마음은 굴뚝같은데 상황이 열악?해서...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 같이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후에  혼자하는 것이 아무래도 나을 것 같아 쭈삣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번외로 혼자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나중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몸이 달아서 말이죠. 단군이의 활동에 이 활동을 넣으면 되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프모임이 함께 하는 AYCW 2기의  참가 신청은 보류중입니다.
윤정님, 어쩐지 글을 쓰시는 내공이 장난아니다 했는데 오랜동안의 모닝페이지가 뒤에 있으셨군요. 존경스럽습니다.
로이스님으로 시작한 물줄기가 한정화님으로 윤정님으로 이렇게 저에게까지 닿아진 걸 보면 인연이긴 인연인가봐요. 단군이도 모닝페이지도 참 감사한 인연입니다. 감사한 인연, 소중히 키워가보고 싶습니다.
윤정님의 믿음과 응원, 가슴 깊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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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2.14 05:31:00 *.154.223.196
AYCW 강력 추천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 8주간 동행이 있으면 그 후 혼자 하기에 더 좋습니다.
저는 단군 1기 하시는 한정화님이 안내자 하실 때 시작해서 12주를 했어요. 2008년 6월 말에요 
로이스님도 네 아이의 엄마셨구요.
모닝페이지가 나를 찾아오는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이밍이 인연이란 말이 맞는 듯 합니다.
2기 다음에는 3기, 4기 계속 될 테니까요. 언제가 되든 주철은님의 그 때에 발 내디디셔요. 
믿음과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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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5 03:50:42 *.161.173.71
수련이랄 것도 없이 일상만 늘어놓게 된 일지가 불만스러웠는데, 자극이 되셨다니 영광입니다. 
안부를 물으셨다는 말에 어찌나 반갑고 고마왔던지요.
연우양도 보배님도 빨리 자리잡혀서, 아니 제가 익숙해져서 하루빨리 단군이에서 다시 뵐 수 있기를요.
경희님도 이번 200일이 더욱 깊어지시고 미래를 위한 좋은 시간들 되시길 바랍니다
누추한 일지에의 방문, 그리고 댓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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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2011.02.15 00:12:57 *.108.88.169
세미나에서는 못 뵙지만 일지는 계속 들어와 보고 있었습니다.
철은님의 글이 게으른 저에게 자극을 되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어제 고정욱님을 뵙는데, 참 친절하셨습니다.
제가 '평창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서명운동"땜에   앞에 나가 서명을 부탁드린다고 하자, 흔쾌히 서명해주시고 인원이 부족하면 옆방 사람들한테도 해보라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좋은 남편을 두셔서 너무 부럽습니다.
보배& 연우 두 아이들 모두 건강하기 바라고 철은님도 수련 열심히 하세요 ^^

p.s. 사실 제가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이름을 "연우와 연수"로 하는 게 제 꿈이랍니다.
       이름이 너무 예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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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4 20:58:03 *.161.173.71
연우양의 놀이시간이 자리가 잡혀가고 있나보다. 낮에 한두시간, 그리고 일곱시~여덟시부터 시작해서 열한두시까지...이 때는 계속 젖먹고, 쉬야하고, 응가하고, 안아줘야하고, 안고 사부작사부작 걸어다녀주어야한다. 잠깐잠깐 잠에 들기도 하지만 10분이내이다. 정말 무슨일 있었냐는 듯이 반짝 눈을 떠서 말똥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지금은 엄마 단군일지 쓰느라 거실 낮은 책상옆에 뉘어놓았더니 왠일로 조용히 여기저기 구경하고 있다. 역시나 효녀다.

보배님도 물놀이적응반 다니느라 고된가보다. 다녀오는 날은 8시면 곯아떨어져서 거의 12시간을 내리잔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그다지 활동이 많지 않았더니 열두시가 다되어서 잠을 자고도 밤새 깨기도 하고 새벽에는 계속 깨서 엄마를 찾아댄다. 역시 좀 고되게 하고 볼 일이다. 고되서 잘 자는 것까지는 좋은데 버거운지 감기기운이 있다. 잠들고 한두시간은 머리가 푹 젖도록 식은땀을 흘린다. 엊그제부터는 콧물도 줄줄줄, 바튼 기침도 좀 한다. 아프지 않도록 잘 조절해주어야겠다.

사실 건강 조절은 서방님이 더 문제인데 말이다. 밥먹고 졸려서 곯아떨어지는 것이 기운이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다는 이모님의 말씀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과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운동할 시간도 없고, 회사일과 별도로 이것저것 해야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다보니 점점 더 기력이 달려하는 것 같다. 어제도 아침에 산책다녀오고 여기저기 들러 집에 와서 10분만 자고 일어나겠다하더니 일어나지 못한다. 좀 푹 쉬라고 일부러 깨우지 않았는데 깨울걸 그랬나 잠잔 것에 대해 스트레스 받아하는 것 같다.

토욜 2차 세미나 다녀오고 세미나에서 제시된 다중지능 진단지를 주고 해보라한다. 낮에 잠깐 짬을 내어 해보았는데 나는 논리수학지능, 자기성찰지능, 인간친화지능, 언어지능 순으로 나왔다. 예상대로 신체지능은 최하위다. 강점으로 나온 학습자, 초점, 탐구심, 중요성, 성취자 와 어떻게 연관지어 볼 수 있을까? 요며칠 MBTI도 해보고 나자신을 객관적으로 봐 보기 위해 노력 중이다.

AYCW 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너무도 간절한 나머지 로이스님께 쪽지를 보내서 떼를 썼다. 오프모임을 못가지만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달라고...연락처를 보내주셨고 30분 넘게 통화를 했다. 통화하면서 체온이 몇도쯤 올라가는 듯 느껴졌고 몇번을 눈물이 나올 뻔 했다. 가슴이 설레고 또 설레었다. 상황이 힘듦에도 불구하고 같이 할 수 있게 곁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젠 내가 시간을 내고 정성을 들여 그 시간을 키워가는 것만 남았다. 황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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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5 03:43:30 *.161.173.71
단군일지 - 2월15일(화) - 137일차

연우양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이것저것 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같이 잠이 들었다. 서방님께 쓸 카드만 덩그러니 책상 위에 두고...서방님 들어오시는 인기척을 느끼고도 일어나질 못했다. 이른 수유를 마치고 들어왔더니 아직 대문이 열려있지않아 뻘쭘한 기분으로 일지로 들어왔다. 로이스님께 보낼 자기소개를 써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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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6 00:07:09 *.161.173.71
자연출산했던 병원에서 방송에 나갈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오전에 다녀왔다. 방송하는 사람들의 횡포란...참...약속했던 시간보다 거의 두시간여를 늦게 와서 달랑 20분도 안되는 시간에 마치고 나왔다. 세가지 질문에의 대답과 원장님과 출산 후 진료보는 상황, 이렇게 간단한 내용이었다.
난 그런 거 별로 인식안한다고 생각했는데 내내 잘 이야기하다가 카메라 들이대니 말이 두서없이 버벅거리며 나오더라. 별 수 없는 새가슴이시군ㅋ 연우양은 촬영전엔 내내 자고 쭈먹고 하면서 눈을 감고 있더니 촬영들어가자 눈을 말똥말똥 뜨고 두리번두리번 분위기 파악 중이다. 연우양이 엄마보다 낫다ㅎ

AYCW 2기 안내문자를 받고 당장 카페에 들어가 내용을 확인했다. 나를 나타내는 메타포를 찾느라 한참 시간을 보냈다. 나름대로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로 찾긴 했는데 그게 나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둘째 누님이 오곡밥을 지어 잠깐 들르셨다. 보배님은 사촌누나랑 노느라 물놀이에 뇌호흡까지 다녀와 피곤할텐데도 흥분상태돌입이다. 누님네가 가고나서도 한참을 놀더니 10시가 넘어 잠에 들었다.

서방님이 귀가해서 보배님의 케어를 맡기고, 연우양을 안고 로이스님과 한시간여 통화를 했다. 모페에 대한 안내와 코칭이 이어졌다. 내내 조바심이 일었는데 통화를 하면서 약간 진정이 되는 듯도 하다. 감사하게도 애써 곁을 내어주셨으니 부디 좋은 시간이 되도록,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을 내려놓자.

한 것도 없는데 연우양의 새벽수유시간 이후로 잠에 들지 못해서 멍하다. 2시간반쯤 잤나? 서방님은 어여 자라고 하고 들어가셨는데 나는 왠지 눈은 게슴츠레 뜨고도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 나, 모페덕에 지금 흥분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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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6 04:14:38 *.161.173.71
단군일지 - 2월16일(수) - 138일차

밖으로 나오려다 보배님의 끙끙거리는 소리에 잠시 토닥토닥 거려준다. 꿈을 꾸나보다. 끙끙거리더니 이내 흐느낀다.  꿈속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마음 한켠이 싸하다. 볼에 볼을 댄 채로 꼭 껴안아주고 괜찮아,괜찮아 영준아~ 괜찮다 몇번 이야기해주니 흐느낌이 이내 잦아든다. 물놀이적응에 감기기운이 있는지 종일 콧물바람이더니 이젠 기침도 꽤 한다. 숨소리에선 그르렁그르렁 고양이 소리가 난다. 병원에 데려가야하나? 그냥 일상에서 조절해주어야하나? 잠깐 고민에 빠진다.

나와앉아있는데도 간간이 끙끙거림이 전해져온다. 조금 미안해진다. 엄마시간 잘 보내고 더 꼭 껴안아줄께. 조금만 기다려줘...

메타포 소개문 작성하러 간다.

벌써 두시간이 지났다. 생각해놓은 메타포에 짧은 글을 다는 데에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 이런저런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여보지만 오히려 맞지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 짝이 없다. 썼다 지웠다의 반복이다. 어떻게 해도 불만족상태다. 적절한 말로 표현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가? 머리속에 뱅뱅도는 이미지는 있는데 딱히 표현이 안되네. 괜시리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것을 가서 보고 또 보고 한다. 이거 상대평가 시험이 아니잖수? 뭘 그렇게 의식하고 있는거요?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정지화면으로 앉아있다. 끙~ 정말 자유롭지 못하구나...어제 느낀 벽을 오늘도 느끼고 있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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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6 20:22:48 *.161.173.71
오늘은 어머님이 조카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셔야 해서 보배님의 물놀이는 이모님과 함께 다녀왔다. 다녀와서의 피드백...입단전까지 혼자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더라. 탈의실에서 옷입고 벗는 것이 서툴러서 선생님이 도와주셨는데 그것도 해달라고 말은 건네는데 빨리 해달라고 재촉하는 친구들에 밀려서(보배님은 해달라고 요청하고 그냥 기다리고 서있단다) 먼저 도착은 하는데 맨 꼴지란다.
두려움이 많기도 해서 물놀이 매트위에 다들 올라가는데 보배님만 끝까지 안올라가고 있어서 선생님이 안아서 올려줬다고 한다. 모니터를 보면서 다른 친구의 엄마들이 영준이 오늘은 안우네~ 하더란다.
잘 적응하고 있나보다 했더니 맨날 눈물바람이었구나. 그래도 안간다 안해줘서 대견하고 고맙다.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한마디, 영준이에게 큰소리로 혼내지 말라고 하신다. 안그래도 쭈뼛쭈뼛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이 늦고 수줍어하는 아이인데 엄마까지 주눅들게 해서는 안된단다. 게다가 아이가 어디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혼낼 필요가 없어 보인단다. 엄마가 좀 엄격한 것 같다고...
아이쿠! 데인 듯 뜨끔하다. 그래, 안그래야지 난 이게 문제야 하면서도 고쳐지지 않던 아픈 정곡을 찔렸다. 그러게요, 아는데 참 힘드네요...

안 고쳐지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얼까? 그렇게 하게 된 뿌리는 어디서 시작된걸까? 왜 울컥울컥 올라오는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분출해내는 걸까?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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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7 06:45:18 *.161.173.71
단군일지 - 2월17일(목) - 139일차

모닝페이지 3:25~5:15(1:50)

연우양 1차 새벽 수유를 하고 단군 출첵을 하고 서방님이 사다주신 액상커피 조금에 우유 잔뜩 넣어 흐린 카페라떼를 만들어서 책상에 앉았다. 생전 처음의 설레이는 모닝페이지 작성을 한다. 의식하지 않고 생각이 흐르는대로 받아내려 애썼지만, 자꾸 센서가 작동을 한다. 이건 이렇구요, 저건 저렇네요...에이~ 이건 아니죠 정말? 이거 맞습니까 하면서...두시간여 중간에 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에 가서도 앉아서 주절주절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느라 화장실에서의 시간이 좀 지체가 되었다. 8쪽이 씌어졌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고 뜬금없이 아무런 관련없는 생각들이 툭!툭!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써보니 재미있기도 하네...

두번의 수유, 세번의 기저귀 교체, 두번의 잠재우기...서방님의 출장으로 빈 책상에서 안방으로 왔다갔다 흐름이 자꾸 끊기지만 고맙다. 보배님도 이삼일 새벽에 깨서 엄마찾기 연속이시더니 오늘은 모페 첫날을 배려라도 하듯 쿨쿨 잘도 주무셔주신다.

안방으로 가면 왠지모르게 자꾸 연우양 따라 꾸벅꾸벅 졸게 되는데, 나와 앉으면 언제그랬냐는 듯 말똥말똥해지는 게 신기하다. 내안의 무엇이 이렇게 각성상태를 만들어내는 걸까? 어떤 것을 끄집어내고 싶은 걸까? 의문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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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7 14:30:12 *.161.173.71
아침 7시반 영준군도 연우양도 깨어났다. 연우양의 아침기상은 이례적인 일이다. 밤낮을 가리기 시작하는 걸까? 벌써? 기쁨도 잠시(ㅎ 당연하지) 이모님의 품에서 쿨쿨 다시 잠이 든다.

모닝페이지를 쓰고 감상을 올리고 댓글이 달리고 하면서 10시가 되도록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컴앞에서 떠나질 못하고 있다. 뭘 그렇게 의식하는 건지...응원글이 달리면 바로 뛰쳐나가 대응하고 있는 내모습이 안쓰럽다. 내 안으로의 집중이어야 하는데 아직도 나는 드러내고 싶어한다. 노출증환자처럼 드러내놓고 반응해주길 안그런척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며칠 밤중 1차수유하고 이것저것하면서 아침을 맞게되어서 잠이 모자라다. 점심먹기 전에 코를 곯며 잠에 빠져든다. 한시간에서 두시간...이모님이 계시니 좋네, 그렇게 잠귀 밝은 내가 아무소리 못듣고 영준군 드나드는 것도, 연우양 쉬야해서 우는 것도 못듣고 죽은 듯 잠들었다 깨어난다. 일어나보면 땀도 촉촉히 나있고 개운한 몸상태가 된다. 그러다가도 수유하면서는 또 꾸벅꾸벅 졸게 되지만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멍하지는 않다.
이모님 계시는 동안에 이 패턴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지. 컴 앞에 앉는 시간도 일정하게 잡아놓아야겠다. 이모님이 계시니 수시로 앉아서 혹시...하는 기대감으로 확인을 하고 있구나. 어허~ 이제 그만하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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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04:00:22 *.161.173.71
단군일지 - 2월18일(금) - 140일차

모닝페이지 04:10~07:10 (120분쯤? 중간에 수유1번, 기저귀교체1번, 얼러재우기1번)

햐~ 금새 40일차가 되었구나. 출석부 대문이 열리길 기다리다 일지로 들어왔다. 단군의 수행은 연우의 새벽수유가 끝나고 나서 시작하는 것으로 하기로 한다. 2시언저리에서 3시를 넘어가는 시간대라 두 보배님의 깊은 수면시간이기도 하고 딱 좋다. 조금만 더 누울까 하다보면 출첵시간이 지난다. 이젠 몸도 어느 정도 회복되어서 앉아서 책읽고 쓰고 하는 정도는 그리 무리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제대로 된 수행을 시작한 건 기껏 요 며칠전부터인데 기분이 좋다. 산후조리를 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났었다.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시간은 흐르고 그 세월 속에 나의 모습들은 변해져간다. 콩나물시루에 매일 물을 부어주면 물은 다 빠져나가지만 그 속에서 쑥쑥 콩나물은 자라나듯, 하루하루 쌓여가는 수행이 나를 성숙시켜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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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07:19:08 *.161.173.71
모닝페이지, 햐~ 신기하네...어떻게 그 언어들이 내안에 꼬깃꼬깃 꿍쳐져 있었지? 풀어낼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후련하기도 하다. 시간이 부족하다, 부족해...그냥 명상으로만, 책읽기로만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빨리 '나'와 만나질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된다.

잠깐 어머님이 달인 물을 들고 다녀가셨다. 조리 제대로 안되겠다고 걱정을 하신다. 그 마음이 감사하다.

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리스트를 써봤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쓰다보니 예상외로 자연의 모습들이 많다.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에 관한 것들도 많고...

아침에 잠깐, 왜 이제서야 모닝페이지를 만나게 되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이제서야 알게 되었지만 꽤나 오랫동안 모페를 써 온 사람들이 많다. 2003년 아티스트 웨이가 나오던 그 때쯤 만났으면 어땠을까? 쓸데없는 가정을 해보기도 한다. 누군가 It is the time이라고 하더라. 그래, 지금이 만나지는 그 때여서 그렇구나. 이전에 왔었어도 인연에 닿을 수 없었을지도...아마 그랬을거다. 내가 준비되지 못했을 수도, 그럴 수도 있을거다. 그러면서 또 다시 이어진 생각, 그럼 이 인연으로 인해 어떤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어떤 인연들이 오기를 바라는가? 나는 그 인연들에게 언제쯤 내가 받고 있는 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내게 납득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루종일 이런저런 상념들을 좇고 있다. 모닝페이지가 하루종일 영향을 끼치고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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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1.02.18 17:15:56 *.118.58.211
늘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는 철은님..
철은님의 일지는 제게도 매일이 감동입니다..^^

철은님의 논리수학지능과 학습자, 초점, 탐구심은 참으로 어울리는 재능들입니다.
철은님께서 100일차에 어려운 공부를 혼자서도 꾸준히 이어가시는 거 보고 대단하다 속으로 감탄했었는데
이와 같은 재능들이 잠재해있었습니다. 이제 더욱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자기성찰지능은 내면을 파고 들어가는 철은님보면 당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고
인간친화지능과 언어지능이 논리수학지능을 잘 받쳐줄 것 같습니다.
즉 이론적인 일에도 뛰어나지만 한편으론 관계에 잘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이고
자신이 논리나 생각을 언어로 잘 표현하거나 언어적 이해가 높다는 의미이니까요.

강점혁명 중에 중요성과 성취자가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여러 재능이 골고루 잘 분포하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자기계발에의 열정이 그 누구보다 뜨거우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은님. 지금은 두 보배님들과 함께 가장 바쁜 시기이시겠지만
철은님의 열정과 능력이시라면 절대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지도 포기하지도 않으실 분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강한 내적 에너지를 지니고 계신 분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철은님이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200일차 세미나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셔서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제 시작한 자아찾기 혹은 내면탐구의 길이 철은님을 결국에는 철은님만의 세계로 잘 이끌어주리라 생각합니다.

철은님처럼 열정 가득한 분을 알게 되어 감사하며, 철은님의 길 오래도록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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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21:02:21 *.161.173.71
강점리스트와 다중지능 진단한 것을 이렇게 해석해 주시니 머리속이 개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석을 해야할지 조금 난감하기도 했었더랬습니다.

수희향님과 여러분이 기획하신 단군이에 이끌려 또 다른 새로운 길들이 열려오고 있슴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돌파구를 찾아가는 기분입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닿아지는 인연들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사실 힘들까봐 주저하기도 했었는데 하면서 얻어지는 내적충만이 육체적 피로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이 기쁨이고 감사이게 되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꼭! 오래도록 곁에서 응원해주세요. (너무 부담드리는거 같은데^^;;;)
수희향님의 응원에 한층 힘내서 앞으로 나아가 보겠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다시 뵐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내내 몸도 마음도 일도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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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9 04:11:53 *.161.173.71
단군일지 - 2월19일(토) - 141일차

모닝페이지 2:25~4:00(95분, 간간이 생각이 진행되지않아 멍해있었음)

새벽이른 수유 후 모닝페이지를 썼다. 다시 잠들어서 일어나려면 단군의 시간에 지각할수도 있겠다싶어서...올바른 선택이었다. 모두 잠든 사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집중보다는 의식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었다. 같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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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0 07:34:10 *.161.173.71
단군일지 - 2월20일(일) -142일차

모닝페이지 4:33~5:32, 5:55~6:07 (뒤의 모닝페이지는 앞내용의 반전)
독서 6:30~7:10 <아티스트웨이> 꼼꼼히 읽기

내 안의 불만이, 쌓여있는 분노가, 슬픔이 고개를 들고 올라온다. 잘도 꾹!꾹! 누르고 살아왔네. 감정의 쓰레기들이 이렇게 많았단말야? 의식하려 애쓰지않고 그냥 놔두었더니 이리저리 휘돌고 휘돌아 나간다. 두뇌의 배수로라는 말이 딱이군...

AYCW 시작하느라고 바빠서 휘리릭 읽어제친 아티스트웨이를 다시 읽기로 한다.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경험해보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툴을 사용해야한다. 기본툴만 사용하지 않고 유용한 tip들을 단축키도 쓰고, 고차원의 기능들도 써가면서 잘...활용해야한다. 이해되고 잘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몸에 익어질 때까지 읽고 또 읽기로 한다.

다시 읽어보니 벌써 어? 이런 글귀가 있었어? 하고 있다.
하루종일 모닝페이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졸립고 멍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의 물줄기를 따라 흐르고 흐르고 흘러간다. 흘러가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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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1 10:08:17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1일(월) - 143일차

모닝페이지 4:45~6:44 (중간에 화장실 다녀오고, 잠에서 깬 보배님 다독여 재움)

새벽1차수유를 마치고 모페를 할까하다가 몸이 허락을 안한다. 못일어나겠다.끙~ 2차시기로 미룬다. 2차시기, 그래도 일어나기는 힘들다. 그래도 일어나서 기저귀갈고 수유하는 사이에 머리가 개인다. 오늘따라 버벅거리는 모페, 보배님의 호출이 이어지고, 가슴을 파고드는 아이를 안고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따라다니다 보니 모페하면서 버벅버벅 걸렸던 걸림돌이 무엇인지 모습을 드러냈다. 아하~ 이런 순간이 있구나...감사하다.

카페에 들러 모페를 다시한번 정리하고, 일지로 들어와 작성하려는 즈음, 안방에서 연우양의 호출이다. 쉬야인가? 일지를 마저작성하고 갈까? 시간을 보니 수유시간이기도 해서 들어선 순간, 얼어붙는 줄 알았다. 연우양이 매트에서 떨어져 보배님 자고 있는 매트 위에 뒤집힌 채로 울고 있었다. 우리 안방엔 서로 다른 높이의 매트가 있어서 높은 매트에서는 아빠와 연우양이 낮은 매트에서는 엄마와 보배님이 누워잔다. 낮은 매트는 보배님 태어나고 보배님용으로 들여놓았는데 연우양 태어나기 전까지는 아빠가 잤었다. 한달밖에 안지나서 매트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생각도 못해봤는데, 그러고보니 며칠전 아침에 보니 매트 끄트머리에 연우양의 머리가 걸려있긴 했었다. 그 때는 좀 밀렸나보다 했었는데...

얼른 달려가 안아올렸다. 여전히 울고 있었지만 다행히 상황이 심각해보이지는 않았다. 한참 안아서 진정을 시키고 젖을 물렸다. 훌쩍훌쩍 흐느낌이 남은 채로 젖을 빨면서 안정을 찾아갔다. 얼마지나지 않아 언제그랬냐는 듯이 쌕~쌕~ 잠들은 모습을 보며 그제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30분도 더 지나서야 눌려서 빨개진 뺨이 제색을 되찾았다. 얼마나 버둥거리다가 떨어졌을까? 그리고도 얼마나 더 힘들게 엎드려져 있었을까?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미어진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그렇게 울어줘서...울음으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해줘서 고맙다. 고맙다.
무탈한 아침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로 장에 맞닿아 있는 낮은 매트로 잠자리를 옮겼다. 더이상은 그런 일은 없어야하니까...
아침내내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있다. 무엇이 소중한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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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2 06:45:25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2일(화) - 144일차

모닝페이지 4:30~5:44, 6:07~6:22 (중간에 수유하고, 깬 보배님 재우고...)
독서 <아티스트웨이> 6:46~7:23

피곤해하던 보배님의 늦은 낮잠이 밤잠으로 이어지고 저녁도 안먹은 상태에서 배고파서였는지 12시가 다되서 깨났다. 아직 연우양도 취침전인데 두분이 서로 자기 봐달란다. 그 밤중에 밥먹겠단다. 배깍아서 먹이고 밥은 내일 먹기로 하고 재웠다. 연우양은 여느 때보다 늦은 1시에나 잠이 들었다.
보배님, 중간에 잠깐 또 깨서는 나 이제 화 안나요 한다. 헉! 화났었었구나. 미안...
안그래도 모페에서 보배님도 연우양도 노엽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는데 이심전심이었던건지 화나게 해서, 서운하게 해서,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그랬더니 나도 미안해요 한다. 이쁜 것...

엊저녁 식사를 마치고 서방님과 자투리시간 활용, 통시간 내기 등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특히나 육아로 인해 전업주부로 있는 상황에서 통시간 내기도 힘드니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라, 쓸데없는 시간을 줄여라 요지는 그거였는데 나의 방법과 서방님의 방법은 차이가 있다. 코멘트를 하는데도 개선이 안된다고 한다. 그렇지, 같은 내용으로 여러번 이야기 했었다. 나는 나 나름대로 생각하는 우선 순위가 따로 있기 때문에 나의 방법으로 하겠다고, 개선이 되지 않는 것은 내가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라고 한다. 말꺼내고 본전도 못찾는다고 한다. 공격하려던 것도 아니었는데(나는 흥분상태가 되면 말을 던진다, 고쳐야할 부분이지만 잘 되지않는다) 결국 서로 머쓱해져서 분위기만 싸~해졌다. 

요즘 새롭게 시작한 새벽 활동에 만족스럽다. 새벽수유1차시기에 활동을 시작해서 일찍 끝나면 추가로 수면을 취하더라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그게 가장 통시간을 확보하기 좋은 시간대이다. 하지만 그러자면 확실히 절대 수면량이 부족하다. 산후조리하면서 수면을 평소보다 많아져서 다시 줄일려니 저항이 있기도 하고, 밤중수유를 하느라 쪽잠을 자게되니 제대로의 수면을 취할 수 없어서 총수면시간은 길어졌어도 시간만 나면 졸음이 몰려온다.
그래도 좋다. 그 시간으로 인해 내 하루가 지탱되고 있음을 안다. 그 시간이 지켜지지않으면 하루종일 불안하고 마음이 불편하고 그렇다.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되는 방안을 연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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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3 07:03:31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3일(수) -145일차

모닝페이지 4:49~6:07
독서 <아티스트 웨이> 6:10~6:35

모닝페이지를 시작하고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과거의 나를 들춰보고 현재의 나도 바라보고 미래의 나도 상상해본다. 내게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들을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한다. 내가 주저하는 것들에 대해,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에 대해 하루종일 이리저리 생각을 따라 흘러다닌다. 주제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하루종일 생각은 하고 있었을텐데 신기루처럼 흩어졌었던 이전과는 달리 줄기를 이루어 흘러다니는 것을 본다.
내 몸상태에 대해서도 감정에 대해서 이름붙이기를 한다. 산책을 하면서도 세세히 느끼려고 오감을 열어둔다.
분노에 슬픔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차가와졌다 하지만 그것을 그냥 느낄 뿐이다.
다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더 쏟아내고 더 느끼고 해야 한다. 더 정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로의 나를 만나 볼 수 있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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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08:23:17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4일(목) - 146일차

모닝페이지 3:23~4:48, 5:09~5:23

두 보배님의 시중으로 아침 수행은 조각조각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게 얼마나 다행이냐? 이런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냐? 얼마나 또 감사하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연우양의 예방접종으로 병원진료가 있었다. 너무?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원래 1개월에 1kg 정도씩 느는데 40일인 지금 2.1kg가 늘었다. 혹시 수유가 너무 잦은 것은 아닌지 물으신다. 원할 때마다 주고 있다했다. 혹시 젖을 올리지는 않느냐고 한다. 몇번 있었지, 그것도 최근 들어 더욱...오랫동안 잠을 설친다고 했다. 길어야 30~40분 짧으면 뉘이면 바로 깬다 했다. 과식해서 그렇단다. 과식해서 속이 불편해서 잠을 잘 수 없다한다. 응???과식해서 잠을 못잔다고? 원해서 준거였는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주면 빨게 되어있고, 잠이오면 젖을 물고 싶어한단다. 그럴때마다 주게되면 과식을 하게 된단다. 특히나 모유먹는 아이들은 얼만큼 먹는지 양을 측정하기 어렵기때문에 과식하기가 쉽단다. 그런거였어? 잠못자고 찡찡대고 했던게? 배부른 아이한테 젖 내밀고 안잔다고 엉덩이 때려주고 자라고 윽박지른거였어? 흠...난, 엄마자격미달이다. 첫째도 아니고 둘째낳아 키운다는 사람이 모르는게 너무 많다. 공부좀하시지, 도대체 엄마로서 준비한게 뭐요? 자책이 고개를 내민다.

어디에선가 본 글, 아이가 아픈 대부분의 이유는 엄마때문이라고, 엄마가 관리를 제대로 못해줘서라고...그렇다, 적어도 내경우엔 그렇다. 어찌이리 무식한 엄마가 있단 말인가? 기운이 쭉 빠졌다.
집에 와서 시간에 맞춰 수유하고 중간에 젖을 찾아도 안아줘서 달래고 해줬다. 언제그랬냐는 듯이 길게 길게 잘도 잔다. 맞았다. 과식이 원인이었던거다. 과유불급이라고 어른들도 힘든 과식을 갓난아이가 얼마나 힘들었겠냐? 그러니 잠도 못자고 칭얼거렸지. 미안타,미안타

연우양은 취침주기를 다시 되찾아가는데 난데없이 보배님의 새벽기상이다. 모페도 정리하고 책도 좀 읽겠다 싶었는데 조바심이 난다. 안아주고 쓰다듬고 한참을 다독여도 잠들려 하지 않는다. 특유의 윽박으로 다시 재운다. 그러다 같이 잠이 든다. 그래놓고 또 후회다. 그때그때 잘해라.

모페가 깊어지고 있나보다. 이전의 것들은 서막에 불과했다. 두려움이 생긴다. 마음 저 밑바닥의 것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나보다. 잠깐 그것의 얼굴을 대하고 놀라 도망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만나야 한다. 제대로 만나야 한다.

타인의 시선같은 거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고, 의식하지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찌나 의식하고 있었던지 하물며 나자신에게조차 의식의 안테나를 세우고 있었더라. 진짜 모습을 얼마나 꽁꽁 싸매고 있었던지...그러니 나자신도 나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지.

이시간에 어떤 숨은 계획이 있을까? 이시간이 주어진 의미가 무얼까? 놓치고 싶지 않다. 진지하게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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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02:58:52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4일(금) - 147일차

모닝페이지 3:04~4:41 정리 4:55~5:05

꾸부정한 수유자세가 원인인지, 안고 달래는 자세가 원인인지 왼쪽허리부터 등까지가 후끈후끈하면서 아프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수행하고 싶어 밤중수유1차시기에는 무조건 일어나기로 마음 먹었지만 그러고서 하루를 시작할래니 절대 수면시간이 부족하다. 대체로 12시가 넘어 제대로 자기시작해서 이르면 3시 이전 늦어도 3시를 갓넘겨 일어나니 2시간에서 3시간의 수면시간이 허락된다. 낮에 이모님 계실 때 1시간에서 2시간 자고 수유할 때마다 꾸벅꾸벅 졸고...며칠 강행군이다.
원래 한 바른자세했는데 꾸부정한 자세를 자주하다보니 앉아있다보면 어느결에 꾸부정해 있는 것을 인식하고 바로 앉게된다. 얼렁 운동을 시작하던지 해야지 싶다. 그나저나 왜 출석대문은 안열리는거야? 당신이 열면 되지않겠소? 아니, 그건 좀...뭐가 좀 그렇다는 거요? 얼렁 출석댓글 달고 수행해야할 것 아뇨?

시간은 왜이리 빨리 흘러가는지, 한시간이 후딱이네. 어여어여 마무리하고 좀 씻고 편안히 눕고 싶다. 또 금방 수유호출이 이어질 거고 아침이 밝아오면 또 하루가 시작이다. 쉴시간이 없다. 이것도 해야겠다, 저것도 하고 싶다 하찮게 여겨지던 일들이 다른 얼굴을 하고 다가온다. 힘들게만 여겨지던 일들이 왠지 기쁜일이 될 거 같네...그럼 오랜 화두였던 감정조절도 좀 되는 거요? 글쎄, 그건 아직은 모르겠소. 아마도 그리되지 않겠소? 흠, 좋소 기쁜일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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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6 07:25:04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6일(토) - 148일차

모닝페이지 4:43~6:36

수유를 마치고 카페라떼를 만들어 마시고 물을 끓여서 감잎차를 우려낸다. 얼마전 책장정리하다가 발견해낸 2008년도 수첩, 메모된 일정 중간중간 일기가 쓰여있다. 보배님 출산하고 바로였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었네. 아마 폭발직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기에 표현되어 있는 건 많이도 억누른 언어들이네. 마치 누군가 보기라도 할까봐 의식하고 있는 투네. 내 안의 소리들을 못들은 체, 안들은 체 누르고 또 누른 모습이네. 쏟아내도 힘들었을 그 때, 누르고 또 눌렀으니 더 힘들었을테지. 그 때 모페를 알았었더라면? 또 쓸데없는 가정을 하고 있다.
지금에서라도 알아 다행이다.

자신을 대접하는 것에 대해, 자신을 귀히 여기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적절히 운동도 해주고, 맛난 것도 먹어주고, 재미있는 놀거리에도 데려가주고...남들에게 사랑해달라 안달복달하지말고 자신이 자신을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깨침을 이제서 얻는다. 니가 집착하고 있는 그들은 언젠가는 네게 이별을 고할터이다. 영원할 수도 무조건적일 수도 없을 거다. 죽을 때까지 무조건적인 사랑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이는 너 하나다. 홀로 서라. 홀로 서야 같이 할 수 있다. 홀로 서지 않는 한 같이하는 것도 있을 수 없다. 별 수 없이 의존적이 될 수 밖에 없을 테니까. 그런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성립조차 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

오늘은 보배님의 체능단 입단식이 있는 날, 벌써 그렇게 되었네. 낳아서 어리버리 초짜 엄마한테서 고생많았는데 벌써 기관으로의 편입이 되는 걸세. 처음 대하는 사회생활이 될테지. 잘 보살펴주고 싶다. 자신을 잘 가꾸어갈 수 있는 존재로, 자신에 대해 민감하고 잘 반응할 수 있는 존재로, 자신의 목적을, 자신에게 계획된 인생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존재로 자라날 수 있게 잘 보살펴주고 싶다.
이제껏도 잘 커주어서 고맙다. 가능성의 싹을 잘 틔워주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상처도 많이 준 것 같네. 뒤늦게야 느끼고 후회하고 있어서 미안해. 부디 그 싹에 크게 영향끼치지 않았기를 바래. 이제부터는 좀 달라져볼께. 엄마도 우리 보배님도 화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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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04:57:12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7일(일) - 149일차

모닝페이지 2:58~4:19 정리 4:25~4:50

아침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진다. 자신에 대해 긍정하는 힘이 커졌다. 이전엔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데도 자꾸 쥐어박히고, 혼자 괴롭힘을 당하고 했는데 그런게 훨씬 덜 해졌다. 대신 낮에 많이 졸린 것이 문제긴 하다. 1차수유후 아침까지 계속 강행군을 해와서 피곤한 몸이 아우성을 친다. 당분간은 모페와 정리만을 하고 이후의 시간은 추가수면을 취하기로 한다. 책도 읽고, 내글에 덧글 달아주는 이들에게 감사의 답글을 다는 것도 일단은 미룬다. 쓸데없는 서핑도, 괜한 공구방에 드나드는 것도 안하기로 한다. 몸의 회복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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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04:57:05 *.161.157.211
단군일지 - 2월28일(월) - 150일차

모닝페이지 1:27~3:27 , 정리 3:55~4:05
독서 <인생수업> 3:30~3:50

연우양의 배꼽시계 한번 정확하다. 1시에 호출하시더니 4시10분되니 또 호출이다. 밤중에 잘 자주니 고맙다. 엄마의 원활한 수행을 도와주는 효녀다. 수유 중 두 보배님의 호흡 소리가 매끄럽지 않다. 보배님은 쌕쌕 소리가 거칠고 코호흡으로 하다 입으로 호흡하다의 반복이고, 연우양도 콧물이 있어 킁,킁댄다. 그나마 수유는 가능한 상태라 병원은 가지 않고 있다. 물놀이 적응훈련으로 내내콧물 줄줄인 오빠의 영향인 듯하다.

토요일은 보배님의 체능단 입단식이 있었고 어제는 옷방겸 컴퓨터방을 정리했다. 1년되어도 안입는 옷들은 정리대상, 시스템 옷장 맨 위칸을 채우고 있는 갖가지 박스들도 해체되었다. 서방님이 공수해온 김장비닐봉투에 정리해서 넣었다. 서랍장도 정리한다. 세상에나, 한칸의 것들 중 서너개만 빼고 다 정리대상이네. 한결 널널해진 옷걸이에 보배님 외투와 엄마아빠 목도리들만의 공간도 생겨났다. 옷정리는 본인말고 타인이 해야하나보다. 내옷은 이것도, 저것도 하면서 정리대상에서 구제를 해낸다. 이건 이번 시즌 트렌드 컬러라서, 이건 비싸게 주고 사서, 이건 아무래도 입어질 거 같아서 하면서...박스들엔 온갖 세간살이들이 꽉차있다. 왜 이런게 옷방에 쳐박혀있느냐고???오후내내를 저녁먹고 10시도 넘게까지 정리는 계속된다. 한번 잡으니 멈출 수가 없다. 힘들어서 나중에 할까 했는데 서방님의 독려를 받고 다시 돌입...결국은 몸이 힘들다 한다. 그래, 이만하면 계획 초과달성이다. 아이고, 허리야, 고관절아~~

잠깐 읽은 인생수업에서(아마도 한참전에 읽었던 거 같다, 그 때는 별 감흥을 못느꼈다. 그렇지, 그렇지 고개만 끄덕였었다) 인생의 최대 숙제는 행복하기라는 말이 마음에 와서 콕 박힌다. 그래, 그렇지(이건 이전의 그렇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행복하기위해 살아가는 거다. 행복하기 위해 나도 제대로 알고 싶은 거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 싶은거다. 내일 죽을 것처럼 행복을 위해 살자. 나자신에게도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느끼고 나눠주며 그렇게 살자. 제발, 툴툴거리는 입 좀 집어넣고 헤~ 웃으며 살자,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의 표현을 왜곡시키지 말고, 언제까지나 살 것처럼 이것도 저것도 미루지말고, 지금 현재의 삶을 살자. 과거에 얽매여서 쓸데없이 후회하고 아파하지도 말고, 미래를 준비한다고 현재를 희생하지도 말고 현재를 충분히 느끼고 즐기자. 살아있음을 함께 존재함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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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1 04:50:38 *.161.157.211
단군일지 - 3월1일(화) - 151일차

모닝페이지 2:14~4:09
정리&일지 4:15~4:50

단군200일차 반환점을 턴했다며 에너지 나누는 문자들이 와서 아, 벌써 50일이 지났구나 했다. 일지를 쓰면서도 50일이 되는 줄도 몰랐다. 나로서는 이제서야 시작이니 벌써? 하는 느낌이 무리도 아니다. 엊그제 옷방겸 컴퓨터방을 정리하느라 하루를 꼬박 일했더니, 그 때는 먼지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줄만 알았는데, 그냥 이렇게 무리하다가는 몸이 못견디지 하는 생각만 했을 뿐인데, 그 나약한 생각사이를 그새 콧물감기란 놈이 삐집고 들어왔다. 그냥 있어도 콧물이 줄줄 어제는 종일 티슈곽을 오늘은 돌돌말이 휴지를 애인인양 끼고 앉아있다. 재채기는 자동옵션이다. 어제밤 잠들기 전, 그리고 아침에 깨어서 배즙을 뜨끈하게 뎁혀 먹었다. 우려논 감잎차도 계속 마시면서...밤새 눈이 퉁퉁 부어있다. 계속된 수면부족이 원인이긴 하다. 그래도 연우양이 밤낮을 찾아가고 있어서 점차 해소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마운 일이다. 내일이면 보배님도 체능단 첫등원을 앞두고 있고...

3.1절 우리나라의 선현들은 독립을 외쳤고, 나도 내 꿈의 한자락을 찾아냈다.(이렇게 쓰고나니 왠지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보인다ㅎ) 2주차 모페의 성과다. 예상보다 이른 꿈의 방문에 가슴이 환해진다.
재빨리 그리고 강력하게 우주에 기운을 보낸다. 어떻게? 그 꿈을 생생히 그려보는 것으로...나자신에게도 긍정확언을 한다. 변경연에서 하는 내 인생의 10대 풍광쯤 될려나?
그려진 꿈에 따라 기간을 나누고 지금, 그리고 올해 해야할 일들을 계획도 세워본다. 흠, 비로소 시작되는군
오래 기다리고 있었소, 이번엔 허황된 꿈으로 끝나지 말고 잘 좀 해봅시다~~. 녜녜녜녜~(비음 가득인 소리여야한다ㅎ) 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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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3.01 07:39:47 *.154.223.196
안녕하세요? ^^
어제 강남성모병원에 갔다가 오랜 대기시간을 견디느라 잠깐씩 본 테레비에서, sbs였나봐요.
주철은님의 인터뷰를 보았어요.
한 컷이지만 수중출산 장면, 아픔 말고 다른 것을 느낄 기회가 있었다는 인터뷰, 의사 앞에서 연우양을 안고 황금색 타이를 맨 고정욱님과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하필 이 시간에 여기서 왜 저 장면을 보게되는걸까 혼자서 과한 의미 부여를 했답니다. 참 신기했어요. 
아빠가 참여하는 출산은 남자에게도 큰 의미가 있겠다 생각하였어요.
연우양은 이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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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1.03.03 17:37:29 *.114.49.161
ps. 주철은님 아름다웠습니다. 수중분만 장면에서는 울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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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2 13:46:55 *.161.157.211
ㅎ 보셨군요~~
아직 퉁퉁부은 얼굴이라 영 맘에 들지 않았었는데(사진은 거짓말을 안한다는군요^^) 암튼 고맙습니다
연우양이 울 보배님 아기때랑 똑같은데요, 이상하게도 여자아이같은 구석이 느껴지긴 합니다
저는 그시간에 잠깐 방심하고 있다 놓쳐서 나중에 다시보기로 봤었는데요
방송이 좋긴한가봐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후배에게서도 연락이 오더라구요
TV에서 봤다고, 벌써 둘째를 낳은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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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2 14:03:33 *.161.157.211
단군일지 - 3월2일(수) - 152일차

모닝페이지 5:07~5:53 4쪽
보배님 체능단 알림장 작성 6:00~6:55

보배님의 체능단 첫등원일이기도 해서 마음이 바쁘다. 사실 준비만 제대로 해놓았어도 바쁠 일이 없는데 준비물도 안챙겨야 하고, 보배님에 관한 알림장을 작성도 해야하고 마음이 분주해졌다. 왜 이렇게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챙기는건데? 좀 제대로 하지 못하겠어? 안그래도 첫등원이라 바짝 긴장할 보배님을 더 불편하게 해야겠어? 채찍질이 날아든다.ㅠ

일찍 잠든 보배님이 그나마 일찍 일어나주어서 아침도 챙겨먹고 응가까지 다 한 후에 등원할 수 있었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게 얼어서 선생님을 따라가면서도 엄마에게서 눈길을 떼어놓지 못하던 보배님은 벌써 적응을 한건지 잘도 앉아서 선생님들 하는 것을 보고있다(창문시트지 사이로 빼꼼히 들여다보았다)
제~발, 다음번엔 이렇게 허둥지둥 하지말고 제대로 준비합시다. 쫌,쫌,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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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3 05:23:04 *.161.157.211
단군일지 - 3월3일(목) - 153일차

모닝페이지 2:50~4:28
정리 4:35~5:10

며칠 이어지는 수면부족에 몸도 머리도 무겁다. 무슨 정신으로 모페를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모아지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진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불쑥불쑥, 멍하다가 이생각, 또 멍해졌다 저생각 뭐 이런식이다. 몸이 말짱해야 생각도 말짱해지나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을 읽으며 인생을 다시 생각한다. 준비가 되어야 스승이 다가온다고 예전에도 읽었던 책인데 느낌이 다르다. 읽다가 울컥울컥 눈물이 난다. 왜 이런걸 무시하고 살아왔을까? 모페의 내용에도 영향이 있다. carpe diem! 나의 모토다. 그래놓고도 얼마나 제대로의 삶을 살고 있는지...낙제점을 면치 못한다.
몸이 가라앉아있고 의식도, 눈꺼풀도 그러하다. 끙~ 좀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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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09:22:44 *.161.157.211
단군일지 - 3월4일(금) - 154일차

모닝페이지 4:57~6:28
정리 7:00~7:33

어제 이모님의 도움을 받아 AYCW 모임에 참가할 수 있었다. 주제가 2011년 10대 희망뉴스였는데 참가 직전에야 알게 되어서 부랴부랴 한문장씩만 대충 만들어서 갔다. 각기 다른 표현방식의 페차쿠차는 놀라웠다. 각자 자신이 가진 빛깔과 향기로 이미지와 그에 걸맞는 어휘를 골라내서 표현한다. 그들만의 제스츄어로 그들 자신 고유의 목소리로...같은 듯 사뭇 다른 꿈과 삶의 이야기. 감동했고 흥분했다. 그런 자리에서 늘 그렇듯 나는 기분을 억누르지못하고 들떠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방인의 세계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에 답답해하다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을 만난 그 반가움이 이만큼일까? 아마도 그것의 몇배는 될 듯 싶다. 속이 뻥 뚫린다. 신기루만 쫒아다니다 타는 듯한 갈증을 해갈하는 듯한 시원함, 반가움, 설레임, 벅참, 충만함...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느낌이고 싶다. 그게 소중한 사람들에게라면 더할 나위없겠다.
아이의 수유로 인해 중간에 자리를 빠져나와야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나오기 전 꼭 안아주던 분들의 따뜻함에 눈물이 났다. 지하철 환승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마다하고 90개나 되는 계단을 단숨에 올랐다. 파워충전 제대로다. 지하철안에서도 감흥에 휩싸여 도무지 책이 읽혀지지 않는다. 포기하고 좋은 기분을 만끽한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인거여~~문자를 보냈더니 서방님이 워~워~하신다. 오늘만은 그러고 싶지않다. 밤이 밝게 빛났다.

부족한 잠을 자고난 아침에도 아직 그 에너지가 남아있다. 모페에도 가득이어지고 자연스레 10대뉴스로 이어졌다. 설레임, 기쁨, 행복이 안으로부터 톡,톡 터져나온다. 아~, 오늘 아침이 너무도 소중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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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5 17:03:59 *.161.157.211
단군일지 - 3월5일(토) - 155일차

수행하지 못했다
연우양의 밤잠설침으로 취침이 늦어졌다. 저녁무렵부터 시작된 칭얼거림은 1시가 넘어서야 진정이 되었다. 잠깐 잠깐 잠이 든 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거실을 안고 왔다리갔다리 해야 했다. 새벽무렵 일어나서 수유를 마치고도 정신이 들지 않아 그냥 잤다. 중간에 또 깼지만 보배님을 껴안고 다시 잠들었다. 서방님이 밖에서 왔다갔다 하는 소리를 듣고도 그냥 누웠다. 오늘은 몸의 요구에 따르기로 했다. 며칠 무리를 했더니 잠깐 같은 자세를 취하기만 하면 졸고 있다. 심지어 연우양을 안고 거실을 서성이다가도 무릎이 꺽여서 깜짝 놀란게 한두번이 아니다. 안되겠다. 좀 쉬어야겠다. 이렇게까지 하려는 건 아니었다. 무리하지 말자.
9시가 다되도록 깨고나도 또 자고를 반복했다. 보배님의 기상나팔에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나마 정신은 개운해졌다. 연우양 잠든 시간에 보배님을 꼬셔서 꼭 껴안고 낮잠도 잤다. 요즘은 그런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안고 자자하면 금새 달려든다. 땀을 포옥 흘리며 잠들었다. 전화소리에 깨고 나니 시간이 한참 지나있네. 이것저것하면서 보배님의 간식으로 사다나른 과자를 동을 내고 있다.(체능단 다녀오면서 매일 한 봉다리씩 사왔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그러고보니 요즘 달달한 것을 입에 달고 산다.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서 몸에 오는 스트레스를 줄일일이다.
두보배님이 주무시니 하~ 절간이 따로 없다. 이모님이 안오시는 첫날, 좀 불안하긴 하다. 그래도 아직은 이모님이 해주신 국에 반찬에 부침개거리에 견디고 있지만 내일쯤부터는 실전 돌입이다. 그러고보니 그게 요즈음 스트레스의 큰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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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6 07:01:30 *.161.157.211
단군일지 - 3월6일(일) -156일차

모닝페이지 4:37~4:44, 5:00~6:22 6쪽
정리

내면의 나와 이런 저런 각도에서 만나지고 있다. 그냥 막연하게 느껴지던 것에서 선명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나의 부정적인 모습들, 이전이라면 회피하고 부정하고 했을터이다. 이상하게도 그냥 그렇게 보아지고 있다. 타인을 보듯 감정의 흔들림없이...처음엔 화나고 슬프고 억울하고 미치겠더니 며칠 안됐는데 아, 이런 면이 내게 있었구나. 그렇게 반응이 달라졌다. 조금 정화가 된 것일까? 꺼내놓고보니 이미 알고 있었던 모습이더라. 그 모습이 불만스러워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뿐,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지하고 있었던 모습이더라.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 좀 답답할 뿐이지...

체능단 입단하고서 하루가 다르게 의젓해지고 있는 보배님이 대견하기도 섭섭하기도 하다. 언제그랬냐는 듯, 이제는 울지도 않고 할머니랑 잘도 나선다.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잘 있어야 돼요 하고 나서는 걸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놓으려는 준비가 안되어서 그렇지 보배님은 예정된 프로그램처럼 아무렇지도 않다. 첫날 등원하던 때 불안한 눈빛으로 엄마에게 뭔가 확인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그 아이는 이제 없다. 하루사이에 같은 반 친구들 이름을 줄줄 외우고 새로 배운 노래를 흥얼거리고 구호를 외치고 선생님들 별명을 이야기하고 갔다와서 내내 체능단에서 있었던 것들을 되풀이한다. ㅎ
이렇게 커가나보다. 이제 갓난 아이의 연우양을 보다 보배님을 보자니 얼마나 커버린건지...이렇게 조금씩 품을 떠나가는구나. 조금은 서글프고 서운하다. 엄마에게 매달린다고 생각될 때 조금 더 잘 대해줄 걸, 하루종일 같이 있을 때 조금 더 다정하게, 살갑게 대해줄 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남는다. 그래도 이렇게 의젓하게 잘 적응해줘서, 잘 커줘서 고맙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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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13:04:59 *.161.157.211
단군일지 - 3월7일(월) - 157일차

모닝페이지 2:37~3:17
108배 3:23~3:49
독서 <인생수업> 4:00~4:50

그동안 모닝페이지만 하기에도 모자란 아침 수행시간이었다. 한번 훅 써지면 시간이 얼마나 지나는지도 몰랐다. 오늘은 왠지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안그래도 아침시간에 모페만 하게 되어서 좀 저의한 마음이 있었는데 잘 되었다. 하루에 딱 3쪽씩만 채워내기로 한다. 넘치면 멈추고 모자라도 3쪽까지는 노력해서라도 써보기로 한다.
오랫만에 108배를 다 했다. 바닥의 매트가 자꾸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앞으로 들썩들썩인다. 보통 눈을 감고 했었는데 오늘은 거실 베란다 유리창에 비치는 내모습을 보면서 한다. 천천히 호흡을 느끼면서...촉촉히 땀이 배어나오고 나중에는 땀이 줄줄 흐른다. 매트에 수건을 깔고 한다는 걸 깜빡했네. 중간에 수건을 깔까 망설이다 그만둔다. 잠깐 명상...
며칠전부터 읽기 시작한 인생수업을 다시 펼쳐든다. 몇년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으니 새롭다. 그 때는 왜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내가 달라져서인가보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한다고 하더니 마음 밭이 좀 달라졌나보다.

오늘 아침 새롭게 일정을 잡아본다. 아침 첫수유 후 시간이 얼마가 들든지간에 모닝페이지 3쪽, 108배, 책읽기, 시간이 남으면 다시 취침, 정리는 낮에 틈틈이 하기로 한다. 아침에 모닝페이지로 시작해서 계속 깨어있었더니 수면도 부족하고 수행의 질도 떨어진다.
주말에 많이 자서 수면은 보충되었는데 보배님이 너무 쉬었는지 감기 기운이 포옥 들었다. 가래가득낀 할아버지 기침을 한다. 열도 조금나고...심한 것 같지는 않아 해열제를 먹이고 아침을 먹여서 체능단에 보내긴 했는데 어떤지 모르겠다.
아침나절에 연우양과 함께 잠을 청했다. 알람을 끄고 10분만, 20분만 하고 있다가 일어났다. 안방문을 닫아놓고 환기를 시킨다. 오늘도 꽤 바람이 있구나.
어제 이마트에서 서방님이 사온 미니크로와상과 바나나가 간식이자 점심이다. 주전부리하지 않으려는데 잘 안되고 있다. 내게는 먹는 것 조절이 감정조절만큼 어려운 것 같다. 너무 기본 욕구에 충실하신거지 ㅎ 뭔가 드시고 싶을 때는 감잎차도 마셔가며 좀 참아 보시자구요, 자연식하시기로 한 거 아녔소? 요즘 너무 과자에 빵에 과하셔요, 이래선 안되겠다 생각도 하고 계시쟎수? 입만 충족시키지말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 섭취를 하쇼, 알겠습니다. 아는데 잘 안되네요. 그게 문제죠. 알기만 한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아는대로 행동에도 옮겨봅시다. 아이한테는 조절시키면서 엄마가 그렇지못하면 안되지요. 아이없는 시간에 쓸쩍쓸쩍, 거, 너무 비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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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8 11:37:49 *.161.157.211
단군일지 - 3월8일(화) - 158일차

모닝페이지 4:23~32, 4:48~5:23
108배 틈틈이
독서<인생수업> 틈틈이

연우양의 밤놀이시간에 따라 수행시간도 왔다갔다하고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고맙게도 통시간을 내어주기도 하지만 오늘같은 날은 쉽지않다. 당연히 몰입도도 떨어진다. 모페만 겨우 끝낸 시간, 오늘은 감기기운 있는 보배님까지 합세를 해서 뚜엣으로 불러대신다. 오늘은 엄마혼자로는 어렵다. 수행중인 아빠까지 불러내서 보배님은 엄마가, 연우양은 아빠가 맡았다. 열나는 보배님 해열제 먹이고 안아재우다 같이 잠들었다.

평소 먹는 양의 반도 겨우 먹여서 보배님 체능단 등원해 보내고 연우양이랑 또 부르스다. 어찌나 일어나서 사브작거리라는지 허리가 묵직하다. 힘들어서 잠시 뉘어놓고 절 몇배를 한다. 몸에 금새 따끈한 기운이 확 올라와서 땀 삐질삐질 흘려댄다. 연우양의 칭얼거림이 다시 시작되었다. 얼러 재우고 기저귀갈고 수유하고...이모님 없는 하루가 해놓은 일도 없이 후딱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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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2:51:47 *.161.157.211
어머~ 안녕하세요, 반가와요
예전엔 저도 가끔 부족원들 일지도 보러 가고는 했는데 요즘엔 제 일지 쓰기도 벅차서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거의 두문불출 상태입니다
이렇게 누추한 일지에 오셔서 환기를 시켜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른 엄마들도 다 이럴텐데 제가 단군이를 하는 덕에 이런 칭찬?을 자꾸 듣게되네요
아유~ 힘들기는 힘이 듭니다. 나이들어 애둘 낳아 키울래니 ㅎㅎ
저는 둘가지고도 이렇게 호들갑인데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어떻게 우리들을 키워냈는지 참 대단합니다
최점숙님 기원 덕분인지 보배님도 잘 놀고 있다고 연락이 왔고(상태가 좀 거시기해서 선생님께 문자드렸더니 답문이 왔네요) 연우양도 목욕시켜놓으니 기절한 듯 잠드셔서 저도 잠깐 편안하게 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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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점숙
2011.03.09 03:22:05 *.228.137.151
안녕하세요? 주철은님
주철은님의 일지를 보면서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바쁘고 정신없으실텐데 새벽활동을 꾸준하게 잘 이어가시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어머니는 아무나 하는 건 아니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오늘은 연우와 보배 둘다 건강하고 잘 노는 하루 였으면 좋겠네요. 화이팅!!!
정말 일생에 이런 날이 별로 없는 데(ㅋㅋ) 모처럼 일찍 일어나서 부족원님들의 일지를 보다가 한자 남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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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3:27:00 *.161.157.211
단군일지 - 3월9일(수) - 159일차

모닝페이지 5:13~5:55
108배 5:58~6:26 (중간에 물 끓이고 감잎차 우려내고...딴짓...)

오늘 아침엔 두보배님 다 조용하다. 어제 밤에 두분 다 하도 칭얼거리고 징징대서 연우양 엉덩이 몇대 쳐주고 했었는데 아침엔 4시간이 넘도록 잠에 빠져계시네
컨디션 좋지 않은 보배님이 잠 못들어서, 잠들어서도 편치않아서 깨고를 여러번, 그 때마다 어찌 그리 시간은 잘 맞춰주시는지 연우양도 더 심하게 찢어질듯 울어댄다. 예전 직장 동료가 밤새 아이가 울어대서 던져버리고 싶었다는 말이 떠올려졌다. 정말 조금만 더하면 던져버리고 싶어질 것 같았다.

아침기상시 일어나는 몸이 무겁다. 두시간이 넘도록 이자세 저자세를 바꿔가며 서서 얼러댔더니 여기저기 삭신이 쑤신다. 부모가 되려면 체력도 받쳐주어야하는 것 같다. 아이고  어깨야, 허리야~~
108배를 할 때도 여기저기서 우두두둑, 우두두둑 소리가 난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소리인지, 어그러지는 소리인지 오늘도 땀을 뚝뚝 흘려냈다. 아직 산후조리한다고 내복에 실내복을 입어서도 그럴테고, 회복중인 몸이 아직 허해서도 그럴테고 여느때보다 땀이 많다. 한자세 한자세에 신경을 써서 하다보니 운동이 좀 되는지 허벅지며 종아리며 근육들이 아우성을 친다. 며칠만 지나면 또 익숙해질거다. 오늘은 거르자는 게으름하고 손잡지만 않으면 말이다.

열도 나고 컨디션도 안좋고, 엄마~엄마~하고 눈물 뚝뚝 흘리고 나서던 보배님은 잘 놀고 있다는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연우양도 따끈한 물에 목욕시켜놨더니 언제그랬냐는 듯 천사얼굴을 하고 잔다. 수중분만을 해서 그런지 울다가도 욕조에만 들여놓으면 금새 뚝! 목욕 좀 해 봤다고 이제는 협조적이기까지 ㅎ 이렇게 좋아하고 효과도 직빵인데 밤중에 안자고 떼쓰면 목욕을 시켜 재워볼까 싶다. 하루에 얼마 되지 않는 평화로운? 시간이다. 얼른 일지쓰고 절이나 몇배 더 올려야겠다. 오늘도 무탈함에 감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후회되는 감정 표현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현재를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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