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단계,

세

  •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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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5일 21시 42분 등록

. .

 

시가 되기도 하고

한폭의 그림이 되고

한 편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삶에 대해,,,

 

기상시간  :6

*0918 새벽을 보내며 이 간단함을 넘어 성의없어 보이는 출사표에 덧을 달고 싶어졌다.
이번 300일을 하면서 '하고싶다'가 아니라 운영진인데 '해야한다'라는 발목이
자꾸 머리채를 끄잡아 댕겨서 선뜻 마음이 생기지 않았었다.

그렇게 지리산에 다녀왔고 그곳에서 작은 꿈하나는 가지고 왔다.
그래, 그동안의 사진과 낙서들, 한데 모아놓아보자.
이 모음이 어떻게 쓰여질지 모르지만 워낙 정리정돈이 안되는 사람이라서 여기찔끔 저기찔끔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으기만이라도 해보자 였다.

그렇게 붙여진 이름

. .


다시 새벽을 맞고 보내면서 나는 다시 이 새벽을 사랑하게 되고 있는 중이다.
이번 300일은 그리 가보려고 한다.

새벽을 마음깊이 스며들게하고 온통 나를 물들이고 그것으로 이 작은 시화담 100개를 만들어보려한다.
<<시.화.담.100>>을 위하여...

IP *.109.60.182

댓글 104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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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6 23:41:45 *.109.60.182

시.화.담.38(1012)

2011-8.jpg
사람들은 피어나지 못한 것들을
꽃이라고 잘 부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한 것들을
사랑이라 잘 부르지 않습니다

가끔은.. 혼자라도

피지도 못한 채 시든 것들을
꽃이라 소중히 부르고 싶습니다
슬픔으로 가슴 베이는 것들을
사랑이라 가여이 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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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6 23:44:27 *.109.60.182
시.화.담.39(1013)

201116.jpg

오랜만이다 별일 없었니
나는 별일 많았는데..
그래 묻지 않아도 돼
그냥 뭐 상처가 또 하나 늘어도
이젠 무덤덤해질 나이니까
여전히 밤마다 쏟아지는 별들을
홀로 다 짊어지고 있는거니
그래 너도 그리고 나도
그렇게 일년을 더 살아낸거지

지나는 길에 들린 거라
오래 머물지 못하겠네
잘있어.. 다음에 다시 올테니
그때까지 부디 아프지말고
너무 힘이들 때면 가끔씩
짊어진 아픔 내려 놓기도 하고
혹시나 그 사람 너를 찾아오면
이제 그만 잘 지내더라고
내 시린 안부도 전해주렴

# 내안에 잊혀지지 않는 풍경들 중 하나, 원정리 마을
오랫동안 가보지못했다.
내 시린 이야길 품고있을  그 나무, 그 곳에
이 가을이끝나기 전에 다녀오리라.
이번에 가면 내 시린 이야길랑 모두 두고 와야지.
아침 일찍떠나 그저 하루종일 앉아있다가 오리라.
이런저런 이야기 두런두런 나누고 모든 짐일랑 두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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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6 23:47:26 *.109.60.182

시.화.담.40(1014)
201113.jpg

언젠가는 찾아올
순간임을 알고 있습니다
비가내리고 햇살이 눈부시더라도
그대 떠오르지 않고 그렇게 잊혀질 날 있을 것임을...

오늘, 깊어가는 가을을 흠뻑 머금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대인가 했습니다.
아직은 바람이 말을 걸고 비가 다녀가면
그대인가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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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6 23:49:15 *.109.60.182
시.화.담.41(1015)

2011-3.jpg

나무들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람이 불러주는
사연을 받아 적는 것은
잎새들의 오랜 관습이다
여름 지나 빛 바랜 가을이 오면
엽서 한 장
그대에게 받을 수 있을까
잎새를 우표처럼 떼어내
책갈피에 꽂는 날이면
걷는 이 길 끝
그대가 서 있을 것만 같아
나무들은 온통
붉은 우체통을 꿈꾸는데

기별 _ 윤성택


시를 읽고 보니 정녕 그렇네요
이맘 때면 나무들이
온통 붉은 우체통이 되어
어디서건 당신께 기별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 가을입니다
잘 지내지요

깊이 물든 가을잎 우표삼아 그대에게
안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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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7 00:27:39 *.109.60.182
시.화.담.42(1016)

201112.jpg

수암골이라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유명 드라마 촬영지니 벽화마을이니
인터넷에서 워낙 유명한 곳이라
예정에는 없던 곳이었는데..

가을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너무 아쉬워
아침부터 무작정 나선 길
어쩌다 보니 여기에 와 있었습니다.

사실 주민들이 터전으로 계신 곳을 갈 때면
은근히 많은 부담에 늘 조심스럽습니다
뭐 상호 협의하에 관광지로 지정되었다지만
그래도 내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곳에서
어느 이들이 밤낮으로 찾아와 사진을 찍고
큰 소리로 왁자지껄한 소음을 울려대고
그 모든 일을 날마다 감당한다는 것이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닐 거라는 건
충분히 미루어 짐작 가름하니까요

하긴 꼭 사람사는 곳만 그러하겠습니까
산, 바다, 꽃, 풀, 나무, 돌..
이 땅 어느 구석구석 모두가 마찬가지지요

아무쪼록 앞으로도 오늘처럼 다녀가겠습니다
내 오고가는 흔적 남김없이
얕은 바람으로만 다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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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8 22:59:18 *.109.60.182
시.화.담.43(1017)
울고싶은날.jpg


오늘 자꾸 눈물이 났어요.
가을이면 늘 돋는 이 외로움이란 지병이 다시 고개를 쑥 들이 대면서 온 탓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막 소리내어 울고 싶었어요. 저 아이처럼 앙앙 소리내며 앙탈 부리며 울고 싶었어요.
불면이 다시찾아왔고
밤새 엎치락뒤치락 깊은잠 이루지 못하고 그저 밤을 보내고 일어나보니
한쪽 눈이 삐꾸가 되어버렸어요.
한눈은 멀쩡한데.. 한눈은 퉁퉁 부어서는 반이 감겼어요.
상상이 되세요. 한쪽 눈은똥그란데 한쪽 눈은 반이 감겨 퉁퉁 부은 모습이...

웃겨야 하는데 순간 눈물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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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18 23:08:56 *.109.60.182
시.화.담.44(1018)

2011-9.jpg
긴 기다림의 그날
끝내 바람은 오지 않았다

# 정말 마음에 바람이 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오늘하루
그러나 끝내 바람은 불지 않았고
나는 미친 마음으로 성난 파도처럼 굴었어요.
이런 제길...

오늘 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그저 조용히 풍경을  울려주는,  그 소리 산사에 고요히 스며들게하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수는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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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
2011.10.21 18:09:54 *.55.75.168
아 무언가 새로워진 풍경도 가을따라 한결 깊어진 시도 마음을 쿡쿡 찌르네요
잘 읽고가요 언니 공기가 한층 차가워진 것을 보니 이제 겨울인가보아요
까만밤에 따뜻한 눈이 내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옵니다
그 속에서 언니야의 시를 읽어내려가면 오호호 생각만해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두근두근 눈오는날도 함께해요 우리들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펼칠지 ^^^*
응원할게요 시화담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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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10.24 00:52:18 *.109.60.182
여울~~ 그대야 겨울은 그런날들이구나
까만밤에 따뜻한 눈이 내리는 ...예쁘다.
아직은 가을이 아쉬워.  지금 내리는 이 비가 그치면 정말 추워질테고
단풍은 흩날리겠지...따뜻한 차한잔 하는 날들되길.. 아니 함께 따뜻한 차 한잔 나누자.
화이팅 고마워. 그대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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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10.24 00:33:46 *.109.60.182
시.화.담.45(1019)

초대.jpg
가만 가만히 나의 봄길로
그대 소풍 오십시오.

그대위한 내 봄길로
그대를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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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11.10.24 00:35:19 *.109.60.182
시.화.담.46(1020)
그저1.jpg

관. 계.
끊을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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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24 00:38:12 *.109.60.182
시.화.담.47(1021)
그저2.jpg

깨지 않을 꿈이면 좋겠습니다
이 찬란한 가을 그 모든 것들이
그눈부심 속에서 나 또한 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그렇게 물들어가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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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24 00:41:11 *.109.60.182
시.화.담.48(1022)
사랑아.jpg

사랑아
오직 너 하나로
피었으니
오직 너 하나로
물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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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0.24 00:43:02 *.109.60.182
시.화.담.49(1023)
국화차.jpg

문득 국화차 향이 그립습니다
가을이라 그런건지
비가내려 그런건지
아무튼 그리움이란 이 놈
참 대책없는 놈입니다

먼오후 어딘가에서
그대,  대책없는 이 놈과
끙끙 씨름중이신건 아닌지요
국화차 한 잔 하시길 바랍니다
그저 비내리는 가을이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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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6 17:51:22 *.109.60.182
시.화.담.50(1031)
친정에 상을 치루고 돌아왔다.
설움을 묻고
옷가지를 태우고
만산 홍엽이며
지척에 살이오른 실과들을 보며
한세상 돌아가기 참 좋은 날이라 위로했다.
순리대로 계절이 흘러가듯
산자는 그저 또 그 흐름에 몸을 맡길 따름이라고 생각하며 돌아와서는

기절하듯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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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6 23:48:01 *.109.60.182
시.화.담.51(1101)
쓸쓸함.jpg

저홀로 슬픈 것들이 있습니다
보여주고자 한 것도 아닌
위로받고자 한 것도 아닌
저홀로 슬퍼 온전한 것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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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6 23:50:12 *.109.60.182
시.화.담.52(1102)

가을끝-복사.jpg

그냥..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가을 끝에 서 있다만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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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6 23:54:16 *.109.60.182
시.화.담.53(1103)
새벽길.jpg
지친 새벽 나도 몰래 깨어날때면
언젠가 내 맑은 정신이 걸어오르던
그 깊은 산의 새벽길을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도
결코 거침이 없었습니다

저 너머 어딘가에 있다는
희망 하나를 굳건히 믿으며
새벽을 지나 아침을 반겼습니다

오늘 새벽 나도 몰래 깨어나
그 깊은 산의 새벽길을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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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6 23:56:57 *.109.60.182
시.화.담.54(1104)
꽃밭.jpg

오늘밤 당신의 꿈속은
이런 풍경이면 좋겠습니다
만발한 온통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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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6 23:59:37 *.109.60.182
시.화.담.55(1105)

희망.jpg

내 작품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바로 내일 찍을 사진중에
하나라고 대답할 것이다

-Imogen Cunnings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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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07 00:12:48 *.109.60.182
시.화.담.56(1106)

가을환송.jpg

그대, 밤새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얼마전에 내린 비로 가을이 곧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좋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부터 내라는 빗줄기를 보아하니...
이젠 정말 끝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을을 환송해주리라 생각했어요.
보온병에 진한커피를 담고 모자를 꾹 눌러쓰고 흥얼거리며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을 챙겨
가을숲속으로 들어섰습니다.
다행히 세벽을지나 굵어지던 빗방울이 멈추었고
온통 가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임을 예감하며...운동화 끈을 매고 출발했습니다.

산소를 나르는 힘이부족한 내가 산을 들어서는 일이 얼마나 두려운일인지 아시지요...
하지만 애써 누군가의 템포를 맞추지 않아도 되니
그저 내 발걸음대로 , 편하게 그렇게 다녀왔습니다.

그대, 이 가을 마음껏 느끼고 계신거지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선가 그대의 가을을 있는 힘껏 껴안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으스러지도록 껴안고 싶은
비 내리는 가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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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11.10 12:27:58 *.48.37.160
박정례선생님 다녀가셨군요...
글들은 그저 지나가는 낚서 수준이며, 사진은 그저 마음으로 담은 산물일 뿐입니다.
사진 찍을 때 구도나 뭐 이런건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처음 사진을 배워보겠다고 낡아빠진 필카를 들고 다니던 시절엔 사진책에서 말하는 '구도'에 대해 생각한 적도 많았는데....지금은 그저 내 마음이 가는대로 , 내가 머무는 대로 찍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요 곧 다시 뵙지요. 산행에서도 뵙고... 100일 파티에서도 뵙고....또 200일,300일차에서도 뵐거잖아요^^
선생님 지금 너무너무 잘하고 계신데 앞으로도 쭉 잘해주시리라 확신하며...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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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례
2011.11.09 11:48:51 *.133.160.110
은미 선생님 안녕하세요?
좋은 방문을 마치면서 몇자 남기고 갑니다.

은미 선생님 마음의 곳간에서 퍼올린 깊이 있는 글과 운치있는 사진 보면서 공감 많이 하고 갑니다.
높은 심미안과 적절히 잡아낸 알맞은 구도와 기막힌 솜씨에서 나온 사진이 놀랍습니다.
그 비결에 대해서 좀 배울 수 없을까요? 곧 다시 뵙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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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01:46 *.109.60.182
시.화.담.57(1107)
서리.jpg

첫서리가 내렸습니다

내 마음 어딘가에도
긴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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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03:32 *.109.60.182
시.화.담.58(1108)
울음.jpg


새벽안개 너머 모퉁이
산허리에 머리를 묻고

그동안 오래 삼켰다고
이제 그만 울어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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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09:27 *.109.60.182
시.화.담.59(1109)

가을기다림.jpg

혼자 산을 오르다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눌렀던 사진 한 장
이 사진이 2011년 가을 마지막 사진으로 남겠다.
살면 살수록,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줄 알았더라면,,,'하는 마음이 된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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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15:21 *.109.60.182
시.화.담.60(1110)
201119.jpg

푸른새벽과 붉은 아침의 경계를 가르며
여기서 뒤돌아 갈 수도 없고
앞으로 더 갈수도 없는 나는
다시 가을 끝 저 너머 어딘가서
끝내 덩그러니 서성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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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20:20 *.109.60.182
시.화.담.61(11-11)

2011-5.jpg

어떤 삶이 이보다 더 고달플까
일생 육신보다 무거운 머리를 지고
하염없이 바라만보다가 염원만하다가
저 애닮은 넋으로 타죽어가는
이 끝도 없는 순환의 애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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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24:25 *.109.60.182
시.화.담.62(1112)
2011-1.jpg

또 한해를 살아냈다.
이제 아름다운 죽음을 맞아야지
시린바람  한줌에도 들썩이며
붉은각혈을 한웅큼 쏟아내면

산하 푸른 옷깃마다 피빛 점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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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14 00:30:29 *.109.60.182
시.화.담.63(1113)
바람.jpg

땅이 별을 품었다.
그 별은 바람이 되고 싶었다.
바람은 그렇게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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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9 17:27:42 *.90.31.75
은미님! 잘 지내시죠?
사진에 감정이 묻어나네요. 평화, 열정, 치유의 힘, 아련함, 그리움 같은 것~
시(때)와 사진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평화한 집입니다.  
 즐기고 갑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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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11.11.21 12:59:58 *.48.37.160
오승건님 다녀 가셨군요. 감사합니다.
다듬어지도 않은 그저 언젠가 씌여질 것이라 생각하며 모으는 씨앗창고에 불과합니다.
이토록 과찬을 해주시니 부그럽습니다.

승건님도 나날이 깊은시간 보내고 계시지요.
200일차엔 아무래도 마음을 들쓰게 되어 죄송합니다.
남은 200일 마물 잘 하시고 나날이 기쁨이 더해지는 새벽시간 되시길 기원합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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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0:48:33 *.109.60.182
시.화.담.64(1114)
11월.jpg

텅텅 비워
윙윙 우리라

다시는
빈 하늘만

가슴에
채워 넣으리

홍수희 - 11월의 시


문득 고개 들어
빈 하늘 바라봅니다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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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0:50:56 *.109.60.182
시.화.담.65(1115)
홀로.jpg

남겨진 나무 한그루
이런 것들에 또 의미없는 의미를 쓰려다
문득 창밖을 보곤 그만 접었습니다

그래요.. 가을 하늘이 참 푸릅니다
오늘은 그걸로 그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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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0:53:56 *.109.60.182
시.화.담.66(1116)

은행나무
떨어진 낙엽마저 금빛 물들어 찬연한 너는
참으로 도도한 족속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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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0:56:13 *.109.60.182
시.화.담.67(1117)
봄웃음.jpg

<봄웃음>

봄의 웃음은
벙글어진 돌담길 숨은 이끼에도
그토록 차곡차곡 쌓여있건만

마냥 주었어도 모자랐던 마음이
이렇게 기다림을 주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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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0:59:52 *.109.60.182
시.화.담.68(1118)
가을소경.jpg

<가을소경>
이런 풍경 내겐 참 좋다
가을이라 불렀던 이런 풍경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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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1:01:26 *.109.60.182
시.화.담.69(1119)

<사랑이라고>
발기발기 찢기지 않았다면
사랑이라 하지마라
너덜너덜 해지지 않았다면
그리움이라 하지마라

사랑에 고파하면서
제대로 털어낸 적 있는가
애타게 그립다하면서
가슴 가른 적 있는가

사랑이라고 - 임영준


찢겨진 가슴 너덜한 가슴
털어낸 가슴 갈라내 가슴
모두어 꾹 움켜진 채
그래도 복받쳐 부릅니다
사랑이라고.. 나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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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1 01:08:23 *.48.37.160
시화담70(1120)
page4.jpg
                                                           (2011년 10월 워크샵에서 핸폰으로 담다)
축제의 기도
환희의 기쁨
속울음의 기원
기쁨을 향한 갈망
불꽃으로 터져 다시 내게로 온다.
피어나라
터져라
내 뿜어라
이제 시작이다.
축제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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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7 23:33:24 *.109.60.182
시화담71(1121) 계절의 문 앞에서
계절의 문.jpg

이제 저 계절의 문을 열고 들어서기에는
 너무 먼곳까지 와버렸습니다

어쩌지요
다시 계절이 낙추하듯 흘러
목놓아 꺽꺽 홀로 삼켜야 할 즈음에는
어쩌지요

이겨낼 일이 그저 암담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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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8 00:15:07 *.109.60.182
시.화.담.72(1122) 피어나다

피어나다.jpg

불규칙..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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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8 00:20:00 *.109.60.182
시 .화.담. 73(1123) 꽃

꽃2.jpg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 꽃


가끔씩 중,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시들을 다시 꺼내어 읽고싶다
물론 하나라도 놓칠까 까맣게 받아썼던
시의 요약과 설명들은 죄다 날려 버리고
그냥 창가에 걸터 앉아 가만한 바람 맞고서
한자 한자 속으로 삼켜가며 보고싶다.

아마도 단언하건데
시가 꽃이 되어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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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8 00:24:37 *.109.60.182
시.화.담.74(1124) 꽃

꽃1.jpg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 속에 있지 않다
사람이 사랑 속에서
사랑하는 것이다

목 좁은 꽃병에
간신히 끼여 들어온 꽃대궁이
바닥의 퀘퀘한 냄새 속에 시들어가고
꽃은 어제의 하늘 속에 있다

이성복 - 꽃은 어제의 하늘 속에


그대 마음을 꺾어
제 마음속에 심을 순 없습니다
그저 나는 여기, 당신은 거기에서
서로 같은 하늘 바라기하며
오늘만큼 우리 함께 피어나기를

다만 소원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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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8 00:27:16 *.109.60.182
시.화.담.75(1125)
단풍모음.jpg

진정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는 깊은 가을이면
깊은 가을이 다시내게 오듯이
내 삶이 더 짙어 물들어가리란 걸
그 물듦만큼이나 더 깊어지리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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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8 00:30:05 *.109.60.182
시.화.담.76(1126) 내가 나에게

촛점흐림.jpg

너는 순간처럼 날아왔다가 내게서 떠났었다
구도며 측광이며 재고 있을 시간도 없이
그저 노출만 대충 맞춰 담을 수밖에 없었겠지

돌아와 이 버려질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 언젠가.. 내곁에 순간처럼 날아왔다 떠나간
저 무수한 인연들도 이렇듯 어느 시간속에서
나를 구겨버려갔을 것이다

멀기만 하던 하늘이 오늘은 더 가깝다
이제 곧 겨울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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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1.28 00:34:07 *.109.60.182
시.화.담.(1127) 모진자태

모진자태.jpg

너, 이 곱디 고운 자태 보이려
타는 여름 그리도 모질게 버텼누나
너, 이 진하고 진한 향기 피우려
그 지난한 세월 그리도 모질게 견뎠누나

너의 삶을 닮고 싶구나
끝내 너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용기
끝내 피우고야 마는 집념
무엇보다 너 스스로에 대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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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2.04 18:37:48 *.109.60.182
시.화.담.78(1128) 지나온 길

지나온길.jpg

오랜 시간의 아픔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아픔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람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이유다
바람이 우리들을 흔드는 이유다

아픔도 길이 된다
슬픔도 길이 된다

이철환 - 아픔과 슬픔도 길이 된다


지나온 길 돌이켜 보면 그렇습니다
아픔을 밟고서 한걸음, 두 걸음
슬픔을 밞고서 한걸음, 두 걸음
그러고 이제 앞을 보니
나는 어느새 여기까지 와 있었습니다

지금 이 아픔을 딛고서 또 한발
지금 이 슬픔을 밟고서  또 한발
나는 그렇게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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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2.04 18:41:46 *.109.60.182
시.화.담.79(1129) 슬픈 밤
슬픈밤.jpg

온종일 앓다가 이른 밤 깨어
겨울 서린 창문을 열었다
까만 적막.. 지지 않는 별들
어디선가 행복한 웃음소리

세상에 혼자 남은 밤
모두가 적들인 밤
잠시 슬픈 살기를 품고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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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2.04 18:44:51 *.109.60.182
시.화.담.80(1130)  봄
봄.jpg

슬프다
나도 몰래
툭 터져버린
한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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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2011.12.04 18:47:50 *.109.60.182
시.화.담.84(1204) 다시 사랑하는 날
다시사랑하는 날.jpg

마음 단단히 먹어야지
또 아무 대책도 없이
우르르 쏟아지는 것들에
속절없이 흩날리진 말아야지

겨울.. 기다리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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