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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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 세상 속으로
유 / 유 / 상 / 쿡
* 꿈과 자유를 찾아 유쾌하게 여행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늘보다 더 발랄한 나, 오늘보다 더 행복한 우리, 오늘보다 더 빛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만나는 사람과 상황과는 유연하게 대화할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땀을 흘리고 격려하고, 상생하고 괄목상대 하는 성장의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 그러므로 쿡쿡 눌러 보고 시작하고 행동하고 즐길 것이다. 쿡쿡 찌르면서 세상을 요리해 나를 기쁘게, 세상을 기쁘게 여행할 것이다.
- '쿡쿡'은 세스 고딘의 저서 <시작하는 습관>에서 단어와 이미지의 일부를 차용
! 유 --- 유쾌하고 유연하게 산다
유 --- 단군부족과 함께, 동료와 같이 가치를 창조한다
상 --- 서로 격려해 발전하고 성장한다
쿡 --- 호기심으로 여기저기 쿡쿡 찌르고, 지를 것이다. 시작하고 요리(쿡)하고 즐기며 산다
** 300일을 시작하면서
1. 새벽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즐겨야 할 에너지원이다.
2. 세상은 유연하게, 유쾌하게 함께 사는 아름다운 곳이다.
3. 함께 하면 오래 하고, 멀리 가고, 크게 보고, 나아진다.
4. 호기심으로 행동하고 도전하며 시작한다.
*** 새벽 시간 : 걷기 명상, 산행, 산책 읽기, 조깅, 글쓰기, 감사일기, 유머일기
**** 기상 약속 시간 : 5시 30분
2월 15일 수요일(38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3분
* 출석 시간: 5시 11분
새벽 정신을 깨우는, 알람 시계의 소리를 높이기 위해 건전지를 교체했습니다. 시계 덕분에 벌떡 일어나고도 한참 동안 앉아 잠에 취했습니다. 하마터면 쓰러져 잠들뻔했습니다.
효용이 끝나 교체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소리를 질러야 합니다. 운동장에 나가 뛰려면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필드에서 오래 뛰려면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영국에서 프로 축구 선수로 뛰는 산소 탱크 박지성이 생각납니다. 산소 탱크 박지성 처럼, 사무실에서 종횡무진 뛰고 싶습니다. 나는 산소 탱크이고 싶은데, 혹시 탄소 탱크가 아닌지 반성합니다. ~ ^^
2월 16일 목요일(39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38분
* 출석 시간: 8시 22분
날마다 꿈을 이루는 새벽, 꿈모닝을 기원하지만 결과는 자주 꿀모닝입니다. 꿀 같은 달콤함에 빠져 이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신분당선이 개통돼 교통이 편리해졌습니다. 어느 순간 시민의숲역세권에 사는 서울 시민으로 부상했습니다. 역을 지나오는데 평소 강남지하철역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무료 신문이 가지런히 서비스 되고 있었습니다. 역세권주민이 된 기념으로 메트로와 포커스를 한 부씩 들고 왔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역세권으로 바뀌자 전세금을 20% 올려달라고 합니다. 물론 최근의 전세값 인상은 한 지역의 트렌드만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신분당선은 그림의 떡입니다. 신분당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에 가면 요금이 제법 됩니다. 민자로 건설돼 기본 요금이 일반 지하철보다 훨씬 비싸거든요. 환승해 타더라도 요금이 추가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일 없으면 버스 타고 양재역에 가서 일반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서민의 슬픔을 실감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오늘 눈이 맞은 책을 펼쳤더니 이런 문장이 말을 걸어옵니다. 삶은 때때로 우스운 장난을 친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해고당한 친구에게 그 당신의 느낌과 현재의 심정을 물었더니 대답한 말입니다. 멋진 글(걸)이더군요~
"해고 통지의 날벼락 덕분에 며칠 동안은 기분이 더러웠지~ 하지만 불행이란 시비조로 찾아온 행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지."
2월 17일 금요일(40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8분
* 출석 시간: 5시 22분
겨울이 저만치 가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가다 말다 돌아서서 아쉬운 듯 바라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정이든 개인이든 난방비가 많이 듭니다. 그러면 다른 곳에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듭니다.
얼마 전 한의원에 갔더니 내복을 입으라고 하더군요. 내복을 입으면 체온이 유지돼 다른 곳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겨울에 내복을 입지 않으면 우리 몸이 체온을 유지하려고 에너지를 쏟는다고 합니다. 창의적인 생각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생존 유지의 난방비에 투입되는 셈입니다. 좋은 비유라고 생각돼 밑줄을 주~욱 쳤습니다.
수십년을 함께 한 탁상시계인데 알람 소리가 약해 새벽을 지나치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문구점에 가서 시계를 한 개 장만했습니다. 알람 시계 두 개를 머리맡에 두고 잠들었더니 새벽에 벌떡 일어났습니다. 오래 된 시계의 부드러운 알람에 눈을 떴습니다.
강력한 알람시계의 신무기로 장착했지만 정작 그 시계가 울리기 전에 일어났습니다. 오래 된 시계의 익숙한 벨소리를 듣고 잠에서 나왔습니다. 신무기가 300일의 행복한 여행을 목적지까지 안내할지 아니면 습관의 내성에 무용지물이 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
2월 18일 토요일(41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1분
* 출석 시간: 5시 12분
겨울이 다시 시작되나 봅니다. 부지런하게 옷장을 정리한 사람들은 다시 두터운 외투를 꺼내야 할 정도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뼈속으로 슬금슬금 스며듭니다.
아침 출근길에 구두를 신고 나오는데 발바닥이 조금 불편합니다. 출근하다 말고 학처럼 한쪽 다리로 서서 구두를 벗어들고 탁탁 털어 냈습니다. 무엇이 흘러나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요. 구두를 신고 걷는데 불편한 것이 여전합니다. 다시 한번 구두를 벗어 야무지게 털어습니다. 발바닥의 불편함은 여전했지만 멀지 않은 거리라 그대로 사무실에 걸어 왔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해 양말을 벗어 살펴보았습니다. 쌀 한톨의 반 정도 되는 작은 돌이 양말 안쪽에서 나왔습니다. 세탁했는데도 양말 속에 돌이 들어있었나 봅니다. 쥐똥보다 작은 돌 조각이 불편하게 하고, 아프게 하고, 실패하게 만듭니다.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일은 일어나지 않았지요. 지난 가을 마라톤 대회에서 뛰다가 조깅화 바닥에 옷핀이 꽂혀 원인을 찾고 수습해 뛰느라 5분이나 늦어졌습니다. 남들은 열심히 뛰는데 한쪽에 서서 엉거주춤 신발을 들고 털었다 신었다 생쇼를 했습니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전문 산악인은 신발을 신을 때 주의깊게 살핀다고 합니다. 등반의 실패는 쥐똥보다 작은 돌에 비유되는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요.
요즈음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고사성어를 자주 생각합니다. 얼마전 TV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박진영 씨가 도전자에게 충고하던 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확한 뜻은 생각 나지 않지만 듯은 이렇습니다. 연습을 충분히 해서 준비가 완벽하게 되면 무대가 천국이고, 준비되지 않으면 무대는 지옥이라고.
날마다 천국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ㅠㅠ
2월 19일 일요일(42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1분
* 출석 시간: 5시 15분
봄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추위가 더 느껴집니다. 난방비 부담을 덜려고 까마득한 기억을 더듬어 내복을 꺼내 입습니다. 내복의 단열 효과가 엄청납니다. 한동안 내복을 벗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스타일! 스타일보다는, 내복을 입어 여유가 생긴 에너지는 창의적인 생각에 투입하고 사용해야겠습니다. 막연한 꿈은 실체가 없이 부푸는데, 노력은 일반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 그나마 희망을 가지는 것은 노력하면 역량은 계발된다는 사실입니다.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라. 고민하지 말고 실행하라.
실패에서 배워라. 그리고 더 노력하라.
자기를 계발하라. 성공한 사람의 수준에 맞춰야 성공한다.
성공에 집착하지 말고 가치 있는 일을 하라.
우연한 만남을 평생의 인연으로 만들어라.
남 눈치 보지 말라.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여섯 가지 구절을 마음에 새기고, 주문처럼 외우고 실천합니다. 궁둥이가 천재를 이기는 것처럼 발과 땀으로 마음의 황무지를 개간합니다. ^^
2월 20일 월요일(43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1분
* 출석 시간: 12시 13분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합니다. 두 번째 먼 거리는 안방에서 컴퓨터가 놓인 공부방까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출석 체크하러 가다가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얼마나 큰집인지 아시겠지요. ㅠㅠ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새벽이 다가오면 초롱한 눈망울이 저절로 열릴까요? 살을 깎는 세월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출첵하지 못한 하루하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왕년에는 한다고 마음 먹으면 해냈는데, 이제는 마음을 먹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배에 살이 붙어서, 에너지가 지방으로 많이 축적돼 절실함이 줄어들었나 봅니다. 저축할 것은 저축하고, 사용할 것은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소비할 것은 모으고, 모을 것은 허투로 소비합니다.
햇볕을 모으는 돋보기처럼 집중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래도 아, 대한민국! 아~ 사루비아입니다. 스트레는 한바탕으로 웃음으로 날리고 다시 새벽길을 가려고 구두끈을 맵니다. ^^
2월 21일 화요일(44일차)
* 일어난 시간: 4시 20분
* 출석 시간: 4시 34분
적자 생존의 사례를 찾아 모으고 있습니다. 기록하는 힘, 즉 적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말입니다. 전옥표 박사가 쓴 <습관부터 바꾸라>는 책에 나오는 글입니다.
나는 날마다 하루도 안 빠지고 조금씩 단상들을 칼럼 형태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였다. 새벽이든 한낮이든 발상이 떠오르면 기록하고, 눈 뜨면 무엇을 읽든지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다. (90쪽)
맞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하면 창의적인 콘텐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좋은 문장은 기록해야 오래 기억되고, 생각은 숙성시켜야 달콤하게 익습니다. 읽어야 익습니다.^^
2월 22일 수요일(45일차)
* 일어난 시간: 5시 2분
* 출석 시간: 5시 15분
새벽에, 가까스로 일어났습니다. 새로 장만한 알람 시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 덕분입니다.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좋겠지만 의지만으로는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도구를 사용해 목적을 달성하는 우회 전술이 필요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물기 머금은 싱싱한 새벽이라도 일어날 수 힘이 나에게는 있는 줄 알았습니다. 100차나 200일차에는 웬만하면 마음 먹은 대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300일차에는 마음과 몸이 다르게 움직이는, 따로 국밥입니다. 새벽에 일어나기로 마음을 먹어도,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300일 돌파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좌우명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14일에 인생을 걸다'와 '새벽을 달린다'로 정했습니다. 의미도 크지만 명실상부한 좌우명입니다. 왜냐하면 사무실의 컴퓨터 모니터 좌우에 '14일에 인생을 걸다'와 '새벽을 달린다'를 적은 포스트잇으로 붙여놓았기 때문입니다. 하루 8시간 이상 쳐다보면서 인생을 걸 것입니다.
3월 5일 월요일(57일차)
* 일어난 시간: 4시 5분
* 출석 시간: 4시 42분
봄비가 내렸습니다. 이 비 그치면 수천만개의 새싹이 세상을 향해 눈을 내밀겠지요. 경이의 눈으로 나무의 새싹과 마주보고 싶습니다. 작고 여린 생명의 신비에 감탄하고 감동하고 싶습니다.
리모컨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드라마 <드림하이2>와 눈이 맞았습니다. 아이돌 가수가 대거 출연하는 드라마로 한류의 원조격인 배용준과 재주꾼인 박진영이 연기자로 등장해 재미를 줍니다. 극 중에서 열반 학생들이 노래하는 'B급 인생'의 가사가 가슴에 오래 남았습니다. 가사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꿈을 다 잃기 전에 꼭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내안에 있는 내 특별함을 찾아내
보여줄 날이 있을까요
마음에 얼마남지 않은 내 꿈을 다잃기전에
나에게 빛이 비출수 있을까요
우리는 B B B급 인생
A급이 되고 싶은
우리는 비비 비정상들
정상에서고 싶은
우리는 B B B급 인생
A급이 되고 싶은
우리는 비비 비정상들
정상에서고 싶은
승건님 사외보 잘받아보았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많이 바뀔 것 같아, 앞으로 더욱 제게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곧 주소도 바뀔 예정인데, 바뀌게 되면 말씀 드릴게요^^)
휘청휘청 잠시 흔들렸었지만, 다시 섰고 앞으로가 설레는 요즘입니다. 뵙게 되면 그간의 일상들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해요.
+) 저 선생님 아니니까, 앞으로 선생님 앞으로 안보내셔도 됩니다. 그냥 편한 동상으로 생각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