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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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첫

  • 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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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4일 05시 27분 등록

'셩진아 인간재미 엇더하든요'  셩진이 머리을 따흐 뚜다리며 눈물을 흘여 왈, 이졔야 깨달나난이다' 셩진이 무상하와 도심이 덩답지 못하오니 맛당이 괴로온 셔게의 잇셔 기리 앙화를 바들거슬 사부 한 꿈을 환긔하야 셩진으 마암을 깨닷게 하오니 사부 은덕은 쳔만연이라도 갑지 못하리로소이다 대사 왈 '네 흥으 띄여 갓다가 흥이 진하매 왓스니 내 무삼 간셥하리료 또 네 셰상과 꿈을 달이 아니 네 꿈이 오히러 깨지 못하여또다 ' ……대사 크게 우셔 왈 '너히 진실노 꿈얼 알아쓰니 다시난 망염을 생각지 말나'하고 직시 대경법을 베푸러 셩진과 팔션여을 가라치니 인간 누싸년 변화난 다 꿈밧기 꿈이요 일심이 불법의 긴책하니 극낙셰게의 만만셰 무궁지락이로구나.

 

구운몽주인공 성진과 8선녀인생사가 한낱 구름과 같은 일장춘몽임을 깨닫고 불의에 귀의하여 극락세계로 가다. 질문 하나 하자. 성진그대가 인생이 덧없다 한 것은 세상 부귀영화를 다 누려보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것이 깨어보니 꿈이었기 때문인가? 성진! 그대가 말하는 아니 바라는 극락세계는 어떤 곳인가?

 

 성진그대에게 애기한다. 그대는 인생이 구름과 같은 덧없는 꿈이라 하지만 나는 바로 여기, 지금이 극락세계이면 좋겠다. 나의 극락세계는 내가 꿈꾸는 대로 사는 세상이다. 내게 꿈꾸는 대로 사는 세상은 내가 잘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세상이다. 오히려 지금껏 내가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알지 못 하고 살아온 세월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남들이 꿈나라에 있을 이 시간에 나는 내가 바라는 극락세계에 있기 위해 이 새벽을 깨울 것이다.

<전체적인 목표>
하루 두시간을 나의 필살기 수련을 위한 절대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
그 두시간은 다른 사람을 위한 생계를 위한 일상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꿈을 위해
투자하는 실천하는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

<중간 목표>
1. 단군의 신화 꿈벗 부족을 위한 우드펜 완성 
2. 목공 기술 연마를 위한 주문 받은 시계와 독서대, 체스 SET 완성
3. 발상과 표현기법 독서
4. 지금 배우고 있는 목공 기술의 실습 및 반복 학습 

<예상난관과 극복방안>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과의 유쾌한 대화가 오가는 밤 늦은 술자리가 있은 뒤에도 새벽에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나를 믿지 않기에 12시 전에는 잠이 든다.  

무리한 야근 뒤에 새벽에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나를 믿지 않기에 계획적인 업무 구성을 짠다.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이는 나만의 2시간을 알차게 보냈다고 믿지 않기에 결과물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다.

<목표 달성으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100일간의 장정으로 평생 함께할 좋은 습관을 길들일 것임에 감사할 것이다.
이 때까지 함께 하지 못 했던 새벽을 함께 하고 한층 여유있는 하루를 시작할 것에 감사할 것이다. 
100일간의 시간으로 엄청난 목공 기술과 디자인을 얻지 못 하지만 그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할 것이다.

<나에게 줄 보상>
1. 단군의 신화 생존자들에게 자비로 우드펜을 선물할 것이다.
2. 평소에 노리고 있던 목선반을 구입할 것이다.

IP *.123.218.125

댓글 216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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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1 22:12:52 *.121.163.198
<French Defence_039>
사부님의 북콘서트에 갔다가 다른 분들과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어떤 필살기를 새벽에 하세요?' 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그 순간 불쑥 튀어나온 말이 '나무를 만집니다.' 
듣는 분들은 그 표현이 특이했나보다.

평범한 표현들을 두고서 왜 나무를 '만진다'라는 표현이 나왔을까?

우리가 나무 가구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무늬가 우선 아름답다. 자연의 카오스적인 문양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이라는 감정을 선사해 준다. 또한 나무 고유의 향은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더불어 나무의 결을 손으로 만지면 그 부드러움, 거침에 따라 다양한 촉감을 선사해 준다.

우리가 음식을 맛볼 때는 그 음식의 맛 뿐만 아니라 식감도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가구의 심미적인 아름다움은 회화 작품처럼 감상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어루만지고 사용하여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나는 '나무를 만진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그것은 나무가 살아 있을 때부터 우리에게 아낌없이 많은 것을 주며 그 수명을 다 한 뒤에도 실리적인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사하기 위한 작업을 의미하니까...

그래도...'나무를 만지다'라는 표현이 이상하다면 아래 표현을 소리내어 읽어보자.

전 새벽에 일어나서 글 다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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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10.07.02 21:23:44 *.131.41.34
풋하하하!!
멋지네요~~

새벽에 일어나서 "나무 만지는 사람"
새벽에 "글 다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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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2 20:08:15 *.121.163.85
<French Defence_040>
Purple Heart...

자주빛 심장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에게 주는 훈장
순정만화가 강경옥씨의 만화 제목 (여기서 Purple Heart 는 보통사람들과 다르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암시)
자주빛 나무의 이름
그리고 내 우드펜의 재료...

특이한 나무 재료다.
아직 Purple Heart로 만들어질 우드펜의 주인은 아직 못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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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3 22:20:37 *.121.163.85
<French Defence_041>
자주빛 심장은 오일 칠하고 있는 중이고 계속 지연되고 있는 벽시계 진도를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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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의 디자인을 완전 백지화시키고 다시 작업에 들어갔다. 기존 디자인을 백지화 시킨 건 패독이라는 나무를 깍아을 때 나온 무늬결을 보고서는 도저히 기존 디자인을 적용시키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무결에 디자인을 맞출까? 디자인에 맞는 나무결을 찾을까? 사부님께 드린 새집을 만들 때와는 달리 정확한 도면 없이 머리 속의 구상만 가지고 작업에 들어가서인지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디자인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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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집 (나의 첫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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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에서 어렵게 구한 개가링을 사이즈에 맞게 엔진톱으로 잘랐다. 톱날을 보호하기 위해 아래에 작은 나무 막대기를 받치고 일하는 것이 Tip (하나는 아래 공간 확보, 다른 나무판은 바닥과 톱날 보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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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도쏘로 원형을 만든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가 잡혔다.밴드쏘로 원형을 따낼 때 그어놓은 선 안으로 자르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톱날 등에 목목을 기대는 느낌으로 작업하면 쉽게 작업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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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선반에 목물을 걸고 평을 잡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심을 잡는 작업이다. 이번은 눈질로 깍아내야 하기 때문에 안에서부터 밖으로 평을 잡아 나간다. (그릇과 같이 속을 파야 할 때는 밖에서 안으로 깍아 나가야 고운 면을 얻을 수 있다. 중앙의 구멍은 시계 무브먼트가 들어갈 공간이다.>

이 단계까지만 하더라도 예전의 디자인(하기 사진)을 적용할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을 잡고 난 뒤 목물의 무늬를 보자 내가 만들려고 했던 이미지가 얼마나 나무의 특성을 무시한 디자인인지를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나무를 구하기까지 3주가 걸렸다. 나무 무늬를 보고서 디자인을 수정하는데 다시 2주가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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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구상해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 본 시계 모형>

구체적인 디자인이 떠오르지 않았다. 무늬에 디자인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무늬를 가장 살려줄 형태를 먼저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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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를 잡아나가는 중...나무가 완전히 건조되지 않았고 눈질로 깍아야 되는 상황. 스크래치식으로 깍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볼가우지의 날을 수직으로 세워서 베어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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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형태와 무늬, 중앙에 시계 무브먼트의 구멍이 보인다.>

문제다. 이 위에 어떻게 시계판(숫자 표시 등) 디자인을 할까? 당체 어울리는 시계판을 구상하지 못 하겠다. 어떻게 하면 무늬에 가장 어울리는 시계판이 만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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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4 19:18:07 *.121.163.85
<French Defence_042>
오늘로 단군 프로젝트 중 심연의 단계가 끝이 난다. 심연의 단계에서 바닥까지 내려간 덕분인지 저조한 출석율을 보여 어제 오늘 새벽에 계속해서 깨서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 시계를 보면 새벽 1시,,,2시...--;;; 다시 자기를 반복...
심연 과정에서의 정량적인 목표(5일 이하 결석, 지각)를 못 채운 것에 대해서는 별도로 애기해야 되겠다. 어제에 이어 시계 작업을 계속 해 나간다.

당체 이 나무 무늬에 어울리는 시계판의 디자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라비아 숫자, 로마 숫자, 동근 형태의 시간 표시들...입체적인 구를 박아넣을까? 일주일이 지나갔다. 최종 선택은 "한자"다. 머리 속 이미지로는 이 무늬와는 한자 숫자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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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크기에 맞춰 한자 숫자를 프린트했다. 이 숫자 형태로 (검정) 흑단 나무를 잘라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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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쏘로 완벽하게 한자 숫자 12를 따냈다.>

3,6,9,12 의 한자 숫자를 나무로 만들어 동그란 판에 붙여 본다. 음....이건 아닌 거 같다. 예쁘지가 않다. 왜 안 예쁠까. 이유는 모르겠다. 다시 고민 모드. 숫자와 다른 모형들을 가져와 실제로 배치를 검토해 본다. 그리고 결정...단 하나의 숫자만을 넣고 나머지는 선을 만들어서 시간을 표시한다.!

어떤 숫자를 붙일까? 1부터 12까지...이 중에서 상징성이 있는 숫자. 개업하는 회사 벽에 걸릴 것이므로 왠만하면 그에 어울리는 숫자, 그 자체가 예쁜 숫자. 무늬과 어울릴 수 있는 숫자...즉 배치되었을 때 시계판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는 숫자...

12...예로부터 12는 단순히 열두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통영12공방 이라는 브랜드 역시 12개의 공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통영의 많은 공방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예쁘지가 않다.

1,2,3,4,5,6,7,8,10,11....다 나름대로 의미를 가질 수 있느나 예쁘지가 않다...

숫자 9가 눈에 보인다. 9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자.

- 구천구백구십구....여기서 하나만 더 채우면 "만(万, 萬, 滿)"이 된다. 노력 끝에 "구천구백구십구"를 채우고도 하나가 모자라 만을 못 채우는 경우를 우리는 주위에서 볼 수 있다. 개업하는 회사에 노력하고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좋은 숫자다.

- 한자 숫자 九는 사람이 긁어모으는 팔 동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재물을 많이 모으라는 의미로 좋을 것이다. ^^;;;

- 한자 숫자 중에서 가장 한자다운, 아름다운,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숫자다.

- 나무의 무늬는 나이테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 이 무늬를 이루었다. 이 나이테 속에 9라는 숫자가 포함되어 시간의 축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어쨌든 숫자 九...당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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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단으로 만든 숫자 九, 숫자가 하나만 들어가므로 글자 크기를 많이 키웠다.>

문제가 있다. 내가 만든 둥근 시계판이 될 부분은 평면이 아니라 둥그스런 곡선의 형태다. 그에 반해 숫자는 평면으로 잘랐기 때문에 둥근판에 제대로 붙일 수가 없다...결단이 필요하다...결국 나무판을 숫자 9모양으로 파내어 "상감"이란 방법으로 결합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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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링으로 일부 가공...드릴 가공은 나중에 할 수작업을 위한 길잡이 역활을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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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칼로 일일이 정확하게 숫자 모양 맞추어 나무를 따낸다. 이 작업할 때 목공 선생님이 "여기 九장인 한명 나셨네"라고...--;;;; 그 정도로 노가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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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상감으로 처리한 모습...완전히 판에 집어 넣지 않고 일부분은 돌출되게 하였다. 상감 역시 곡면에서 작업해야 되는지라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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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밥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상감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마지막에 틈과 틈을 메꿔줄 귀중한 재료다.>

다시 고민...여기서 작업을 멈출 것인가...다른 문양을 더 이상 넣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하나의 작품(자기만족...ㅋㅋㅋ)인데 더 만지작거려야 하나...하지만 이대로는 시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 한다. 그래서 선을 넣는다. 레이저 조각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공부 차원에서 아래와 같이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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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작업을 하기 전에 뒷면에 벽에 걸 수 있게 작은 구멍을 뚫어 준다. 아래위가 헷갈리면 그림과 같이 구멍을 두번 뚫는 실수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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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면이 들어간 원판을 12등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 대충 어림짐작으로...2. 각도기로 긋는다...(그러나 이때는 이미 중앙을 지름 10mm로 뚫었기 때문에 정확한 중앙점을 찾을 수 없고 곡면을 따라 선을 그으면 부정확해진다.) ...3. 다른 시계판위에다 원판을 두고 12등분한다...정답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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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쏘로 9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를 12등분 했다. 이 상태로도 휼륭한걸....?! 어쩌지...>

이 장면에서 내 디자인의 한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한다. 내 디자인은 구의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시계 근처에서는 시간을 알 수가 없다.! 왜 시계들이 하나같이 평평한 평면인지를 이제 알았다.!!! 작업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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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위치에 따라 반대편 시간이 안 보일 확율이 크다.>

흑단 판을 잘라 12등분한 영역에 넣었다. 이로써 본체 부분은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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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각도에서도 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이제 시계 무브먼트를 조립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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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시계 무브먼트를 랩에서 꺼내다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다. 오우! 산산히 부서지는 기계 부속들!!!! 이 무브먼트는 이제 팔지도 않는데...ㅠㅠ 내일부터 시계 무브먼트 구하려 돌아다니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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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몇십분동안 뒤져 무브먼트 부품들을 긁어 모아 재조립했다. 건전지를 넣자 작동한다. 다만 아주 작은 톱니바퀴 하나는 끝내 찾지 못 했다. 결국 시침과 분침이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까지 작업했더니 어느새 오후 5시 30분(!)...갑자기 너무 피곤하다. 무브먼트 조립만 완성했어도 이리 피곤하진 않을텐데...뭐 어쩔 수 없지.>

마지막에 이런 일이...살얼음판 걷듯이 여기까지 왔건만...한탄만 할 수는 없다. 일단 여기서 작업은 중지...최대한 빨리 무브먼트를 구입해야 한다. 이미 시계를 건네줄 납기가 지났기 때문에 서둘러야 된다.아니 서둘면 안 된다. 목공 작업은 서둘면 실패한다. 여유를 가지자...어차피 목공은 되돌릴 수 없는 작업, 비가역적인 작업이 아니던가...되돌릴 수 없다면 여유를 가지고 다시 준비하면 된다.

시계 완성까지 구천구백구십구..."하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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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5 22:07:53 *.121.163.94
아하!...선배 아리가또! 문뜩 떠오르는 개선안! 감솨합니다..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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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4 22:53:28 *.70.142.33

와...대단한데요.. 도저히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는 출중한 작업.. 정말 대단...^^

디자인 지금도 충분히 멋있어요. 특히 한자 9라는 아이디어 정말 특이.
다만 나머지 시간 구분하는 검정색 부분을 너무 도드라지게 말고 (뾰족한 느낌을 주니까)
그냥 삼각형말고 일자처리를 하면 편안한 느낌을 전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
허나, 실물아닌 사진만 보고 말하는거니까, 절대 무시할 필요가 있을것임 ㅋㅋ

무튼 비가역적 작업인 목공세계는 <탁월한 공간지능+예술세계>임을 알게 됬음다.
전 과정이 그저 놀라울 뿐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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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4 22:07:59 *.121.163.85
아...이번 시계...이리 봐도 저리 봐도 100% 마음에 들지 않는다...시간을 가장 많이 들였는데...머리 아프다... 이번 작업을 통해 갖가지 좋은 기술들을 많이 익혔으나 결정적으로 디자인이 흡족하지 않다. 더욱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 나아질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통영12공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명이 디자인과 제작을 하지 않고 디자이너와 장인이 협업을 한 것에는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나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계 디자인을 기존의 디자인과는 다르게 독자적인 형태를 꾸며본 것이 기존 디자인들의 실리적인 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작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머리속으로만 시계를 구상했지, 실제로 도면상으로는 작업을 안 했다는 점이다. 2차원까지는 아니더라도 2차원 도면 작업을 했어야 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나보다. 비가역적인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 절차와 순서는 지켜져야 한다.

위에 디자인 그대로 괜찮을까? 문제점이 있다면 뭘까? 개선 아이디어가 있을까? 어떻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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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7.04 22:55:36 *.180.75.152
디자인 자체만으로는 심플해서 좋아보입니다.
작업과정을 읽으면서 장인의 정신이 엿보이고 ^^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을 몰입하여 해내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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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5 22:09:30 *.121.163.94
장인의 정신이라뇨....아직 많이 멀었습니다.
이제 소꼽장난하는 거 같습니다.
더 좋은 디자인으로 찾아뵙지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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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4 23:21:03 *.121.163.85
<심연을 지나...>
지난 금요일 6시경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몸을 추스리며 비가 오는 가운데 회사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다. 오전부터 시작된 오한과 두통, 근육통은 점점 더 심해진다. 오후에는 지방에서 회의가 있어 운전을 해야 했다. 다행히 회의 주체는 내가 아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으나 돌아오는 차 안에서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택시 안에서 그렇게 몸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지난 42일간은 단순한 새벽 기상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일상의 생활과 가치관, 우선순위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다. 진정으로 '자기 결정, 자기 책임'을 요구하는 기간이었다.

속으로 곪은 것은 터지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을 놓치 않으려는 나의 태도가 나의 몸을 괴롭혔다. 이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낙타는 부정을 모르는, 그래서 어떤 명령에도 "예"라고 복종하는 동물이다. 낙타의 인내는 자기 삶을 사막으로 만든다..' (구름을 벗어난 달 님의 서평 中) 라는 서평을 강연장에서 들었을 때 가슴에 정 하나를 세게 맞은 듯 했다. 나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삶을 울창한 산림으로 키워내고 싶지 않았던가.

심연의 단계를 넘어가며 하나만 정하자. 그것이 심연과 이후의 경계가 될 것이다. '無경계'가 아닌 경계 있는 삶을 산다. 그 경계선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가치관과 우선순위의 팻말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지난 몇 년간의 깨달음임에도 불구하고 실천하지 못한 나를 살리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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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5 22:16:31 *.121.163.94
<French Defence_043>
목공 선생님께 여쭈었다. "이대로 하면 기술을 완전히 익히는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3년 정도는 걸립니다."
다시 여쭙는다. "주말 하루, 매일 새벽 2시간을 몰입한다면 얼마나 걸릴까요?"
선생님이 다시 말씀하신다. "3년까지 안 걸립니다."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신다. "기술을 마스터하는 것과는 별도로 저 자신이 문득 '내가 전문가이구나'라는 느낌이 든 것은 10년째 어느 날이었습니다......"



※ 6시 20분에 잠이 깨어 누워서 1시간 30분... 칸딘스키의 "점.선.면"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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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7.08 22:25:47 *.180.75.152
칸딘스키 "점.선.면" 20대에 즐겨읽었던 책이거든요.
걍 반갑습니다. 계속 몰입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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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6 19:33:36 *.136.209.2
<French Defence_044>
자주빛 심장 나무의 우드펜을 마무리했다.

100706-0001.jpg

<실물보다 잘 나왔네...ㅋ>

시계 디자인 힌트를 얻어 약간 형태를 바꾸었다. 오늘 사무실로 새로운 무브먼트가 도착...
내일의 작업이 기대된다.

<신체 에너지 일기>
하루 일기를 써보니 내가 얼마나 나쁜(?)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 결과가 최근의 체력저하와 병치레와 병원비로 나타났다. 아래에 지난 5일간의 변화를 기록한다. 
 
Good : 아침 산책, 금연, 잔업 0, 긴급성의 중독에서 벗어나고 있음
Bad :  오늘 철야 근무가 예상된다. --;;;   ( → 09:45 일을 일단락시키고 오늘은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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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8 05:05:40 *.72.153.134
그냥 열심히 하면 됩니다(엠씨스퀘어 버전). 크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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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7 23:43:48 *.121.162.175
그냥...열심히 하면 됩니다. ^^;;; (엠시스퀘어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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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영
2010.07.07 05:19:21 *.187.148.134
우와, 어떻게 나무를 깍아 이런 펜이 나오는 거지? 완전 감탄~~~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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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8 15:56:22 *.136.209.2
<French Defence_045>
군대 시절에는 유난히도 휴가가 많았다. 주특기 잘 해서 휴가 나오고 햇볕 정책에 대해서 글 쓴게 상 먹어서 휴가 나오고 생전 처음 웅변해서 운 좋게 상 받아서 나오고 국군의 날 파견 갔다가 휴가 나오고...(어떤 때는 일주일 간격으로 휴가 나온적도 있다.) 휴가를 나오면 군부대가 동두천에 있었기에 부산까지 갈려면 항상 서울에서 TMO(군인전용열차)를 타야 했다. (열차 여행을 좋아하고 공짜라서 항상 애용했다.ㅋ) 

군인전용열차란 것이 일반 기차의 객차 한 량을 군인만 탈 수 있게 한 것이라 좌석에 비해 탈려는 휴가 장병들이 많아 부산까지 편하게 갈려면 항상 잽싸게 자리를 차지해야 했다. 플랫폼에서 기차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면 열차를 타기 위한 줄은 금세 없어진다. 기차의 군인전용객차의 앞뒤 출입구는 빨리 탈려는 군인들로 항상 혼잡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열차에 빨리 오르려는 대열 속의 한명이었다. 그런데 자주 타다 보니 한가지 특징이 보인다. 출입구는 두개이고 탈려는 사람은 많으니 굉장히 혼잡스럽다. 아니다. 출입구는 두개가 아니다. 출입구는 네개다. 옆 객차의 출입구를 합치면 총 4개의 출입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군인전용객차의 두 출입구에만 몰린다. 그 객차 양쪽에 붙어있는 (1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다른 객차의 출입구는 눈에 안 들어오나보다. 다른 객차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되는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처음부터 다른 출입구가 눈에 보일거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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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4호 객차에만 앉을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4호 객차에 들어가는 문은 4호 객차 입구만 있는 것이 아니다. 3호 객차 출입구를 통해서도 4호 객차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마음이 급하면 그 출입구가 보이지 않나 보다.>

다들 빨리 먼저 타겠다는 마음만 급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행동하니 다른 출입구는 보이지 않았나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닌지... 자기가 원하는 (물질적인 것이 되었든, 정신적인 것이 되었든) 행복에 이르는 길은 하나의 출입구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은 출입구로 몰린다. 바로 옆에 자기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부정한다. 

우리는 우리가 도달하고 싶은 꿈을 위해 다른 출입구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그 길에 명확하게 잘 보이는 안내 표지판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군대 시절 내내 부산으로 가는 휴가 길은 무척 편하고 즐거웠다. ^^

※ 시계 본체 디자인 변경... 날카로운 부분을 곡선으로 대체. 오일칠까지 작업 완료...(디자인은 여전히 맘에 안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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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8 22:15:01 *.136.209.2
<French Defence_046>
아침에 회사 전체에 공지가 떴다. 어젯밤 10시 넘어 출장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던 계열사 기술자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한다. 주위에 누군지 물어봤다. 주위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일본에서 근무할 때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 같다. 주재원들끼리 캠핑을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인사를 했었던가. 부인도 같이 왔었던가....(그 분의 명복과 그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양재동에는 그날그날의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를 표시하는 큰 표지판이 있다. 그 표지판에 사람의 죽음은 하나의 숫자로 표시된다. 한 사람의 죽음이 숫자로 표시되더라도 그 사람의 인생까지 정량화 시킬 수는 없다. 그 죽음 뒤에는 그 사람의 사랑하던 사람들, 웃음들, 슬픔들, 인간세상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량적이든 정성적이든 그가 죽은 이상 이 세상은 그 어떤 의미도 없다. 죽음은 세상의 시점도, 제 3자의 시점도, 상대방의 시점도 필요치 않다. 다만 죽는 사람 본인의 시점만 중요할 뿐이다. 그 누군가가 죽었을 때 그 당사자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미련이 많이 남았을까? 후회되었을까?

"사람은 사형 일자가 정해지지 않은 사형수야"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상상해 본다. 당장 내가 죽으면 얼마나 후회가 남을까? 미련이 남을까? 여러가지로 상상해 본다. 미련, 후회...당연히 남겠지...그런데 행복할 것 같다. 작년에 죽지 않아서...반년전에 죽지 않아서...한달 전에 죽지 않아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원하는 삶, 하고 싶은 일을 1인치라도, 1초라도 더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래서 계속 내가 바라는 꿈대로 살기 위해 하루를 보낸다.

단군 프로젝트의 심연 과정을 지나면서 새벽 두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지만 초반에 느껴던 황홀감(?), 활력은 느끼지 못 하게 되었다. 바닥으로 내려간 느낌...그저 담담한 느낌뿐... 하지만 나에게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 두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쓰기 때문에 그저께 보다는 어제가,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좋다. 하루 두시간의  황홀감은 단순한 첫 시작의 기쁨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아니라 이와 같은 자각에서 길러올려지는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중의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야
맛있는 것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구경시켜주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을 때란 말이야
오늘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수도 있고 오늘이 사랑받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일수도 있어
그러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사랑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마  
내일은 상상속에만 있는 거야 아무도 내일을 살아본 사람은 없어 세월이 가도 메일 오늘만 사는 거야 
사랑도 오늘뿐이지
내일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어... 
                                                                 (인생 9단 中에서)

오늘... 사랑하자...

※ 새로운 우드펜 나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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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9 12:20:55 *.136.209.2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또다른 오늘이 올 것에 행복해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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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7.08 23:10:24 *.180.75.152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
오늘이 마직막인것처럼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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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09 22:04:56 *.121.162.207
<French Defence_047>
이제 다른 걸 좀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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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에너지 일기>
GOOD : 아침 산책, 계속 금연중(작업을 위해서 감각을 예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잔업&하드워크 지양(스마트 워크!, 이렇게 마음 먹은 순간부터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이 사라졌다. 다이어리 쓰는 방식도 달라질 듯)
BAD : 어라...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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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0 21:18:42 *.121.162.207
결론부터 애기하면 앞으로 만들 우드펜 속에 누나꺼 있습니다. ^^ 어디 이 정도 작품으로 영웅전설에게 어울리기나 하겠습니까?! ㅋㅋㅋ 끝까지 화이팅이요!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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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영
2010.07.10 06:54:10 *.187.148.134
음하하..이 우드펜들 중에 내 것도 분명 있는게지? 
아..넘 좋아라...emoticon
이쁜걸루 꼭 찜해줘...^^
근데 나는 뭘 줄 수 있을까나.....???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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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07.10 05:45:03 *.142.197.191
성우!  철민형이야,  그대가 나를 부끄럽게 만드시는군. 나 같은 기계치들은 위의 그림들은 작업도구가 아니라 무기처럼 보여^^ 이러한 작업들을 새벽에 그리고 삶가운데 이루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멋쪄부러. 작업용 헬멧, 고글 그리고 장갑. 이러한 것들과 함께, 어떻게 깍아 나갈까? 또는 어찌 끼워 맞출까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대의 필살기에 별 다섯개 쏜다.  emoticonemoticonemoticonemoticonemoticon  그리고 응원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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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0 21:23:17 *.121.162.207
오늘은 꿈벗의 영웅전설후보님들께서 친히 댓글을....!!! ^^
심연을 단계를 다 지나도록 변함없이 충실한 새벽을 맞이하고 있는 형님을 보면 제가 본받을 점이 많이 있습니다. 형님의 응원과  emoticonemoticonemoticonemoticonemoticon ...고이 고이 접수하여 지니겠나이다. 형님 마지막까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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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0 21:55:48 *.121.162.207
<French Defence_048>
작업실 열쇠를 회사에 두고 와서 꼭두새벽부터 사무실에 갔다. 조용한 사무실...오직 들리는 것은 시계 초침 소리... 사무실을 한바퀴 둘러본다. 내 자리가 아닌 여러 다른 각도에서 사무실을 둘러본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승진하면 할수록 창가에 가까워지고 중역이 되면 창이 있는 방도 준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들 광합성이 필요한가보다...) 사무실 레이아웃은 그 회사의 조직 구조와 각 그룹의 현상황,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흔히들 회사 조직내 생활을 사다리 타기로 비유한다. 보다 높은 직위, 권한을 위해 사다리를 계속 올라야 한다. 선택은 오르거나 못 올라서 떨어지거나....

새벽의 아무도 없는 회사 사무실을 보니 회사 조직내 생활은 "미로 찾기"가 아닐런지...

※ 펜만 만들다가 우든 샤프를 만들어 봤다. 첫 시작이라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보인다. 오늘 참가했던 펜 교육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관련 카페에서 교육을 진행하는데, 대한민국 사람 중 1,600명이 관련 카페에 가입되어 있단다. 그 중 실제 우드펜을 만드는 사람은 160명 정도... (난 대한민국 1%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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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단-에보니-으로 만든 샤프...주위에 그냥 보여줬더니 '시큰둥'...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화들짝'
세상에 판매되는 물건들과 디자인, 품질이 구별이 안 되어도 문제구나>

<신체에너지 일기>
Good : 금연 중
Bad :저녁 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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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1 16:44:27 *.121.162.207
<French Defence_049>
다시 펜 하나를 완성했다. 공을 많이 들였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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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실패작이다. 어제 펜 교육을 받은 이후로 그 동안 실수로 못 느끼고 있던 부분들이 확연하게 눈으로 손으로 느껴진다. 남들이 봐서는 여간해서는 알아볼 수 없는 결점들...만든 나만이 알 수 있는 미흡한 부분, 실수한 부분들이 콕콕 가슴을 찌른다.

예전에 '보잉777'의 개발부터 제작 과정, 양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취재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비행기 꼬리 날개는 반년 넘게 세계 각지의 여러 전문 회사에서 까다로운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최신 공학으로 제작상의 여러 변수들을 까다롭게 제어하지만 전문 회사들은 제작되어질 꼬리 날개의 1/3 정도가 불량품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기계부품은 기대되는 제 기능을 다하면 잘 만들어진 것이다. 극단적으로 애기하자면 자동차 부품 중 어떤 것들은 사용한지 10년이 지나면 고장이 나야 한다. 또한 어떤 부품들은 다른 장애물과 부딪치면 반드시 망가져야 된다. (사용한지 10년이 지나도 고장이 나지 않으면 최적 설계를 한 것이 아니다. 그 만큼 자동차 자체의 연비, 원가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가 장애물에 부딪쳐도 멀쩡하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자동차가 멀쩡한 만큼 그 충격은 사람에게로 전해진다.) 산업 제품은 불량품을 정의하기 쉽고 그 공학적 기능을 다할 때 휼륭한 제품이 되는 것이다.

물건이 없던 시절에는 물건을 만들면 다들 산다. 물건이 귀하기 때문이다. 물건이 풍족한 시대에는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다. 어떤 제품을 사더라도 어느 정도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케팅이 필요하고 영업이 필요하고 디자인이 필요하다. (일부 문구는 "やっぱり変だよ日本の営業"라는 책에서 인용) 부가가치가 높은 무언가를 제시해야지만 시장은 반응을 한다.

항상 현대자동차에 밀리던 기아자동차의 '로체'가 'K5'로 차명을 바꾸고 나와 성공한 것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부품, 개발 인력, 생산 라인, 경영진이 같다는 사실로 비추어 볼 때 '디자인'(피터 슈라이어와 그를 영입한 경영진)이라는 부가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아의 디자인 컨셉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피터 슈라이어 영입부터 K5에서의 성공까지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피터 슈라이어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애기했다고 한다. "내가 지난 몇년간 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경영진들이 디자이너들의 작품에 감 놔라, 배 놔라라고 참견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내가 만든 우드펜들은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보는 사람들도 마음에 들어한다. 엄밀히 말해서 공학 제품이 아닌 나의 펜들은 나만이 아는 실수들이 있다하더라도 기능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불량품은 아니다. (안목이 뛰어나거나 섬세한 사용자들은 느낄지도 모르겠다.) 즉, 어느 정도의 품질은 확보되어 있다.

그러면 시장에서 팔릴까? 어제로 돌아가보자. 어제 단군일지에 쓴 것처럼 내가 우드펜을 만드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만든 펜과 샤프를 보여줬을 때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사람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틀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화들짝 놀란다. 그럼 그것이 언젠가는 구매로 반드시 이어질까? 시장은 내가 만든 물건의 무엇을 보고 구매할 것인가? 내가 한 실수를 보고 실수라고 생각할까?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을 좋아할까? (아니, 물건만 팔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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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실패한 오른쪽 펜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완성한 왼쪽펜은 많은 실수가 있었다. 예전보다 겉으로 들어나는 것은 적다. 사용하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제작자인 나는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안다.>  

보험 영업을 하는 분들은 고객을 만나 건네는 첫 한마디에 승부를 건다고 한다. 자신만이 던질 수 있는 첫 한마디...나 역시 새로운 제품을 가지고 수주전에 뛰어들 때는 경쟁사에 이길 수 있는 한가지 무기로 시작한다.

우리는 언젠가 새로운 시장으로 가야 한다. 그 시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중세 시대의 벽으로 둘러처져 있을지 모른다. 그 시장의 문지기에게 우리는 어떤 첫 출입증을 보이고 새로운 장을 열 것인가?


<신체에너지 일기>
Good : 아침 산책, 금연
Bad : (아직까지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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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3 19:39:58 *.136.209.2
<French Defence_050>
시계 본체에 발라두었던 오일이 어느정도 말랐다.
최종 조립... 무브먼트와 시계 바늘을 조립하고 건전지를 넣는다. 잘 돌아간다.
벽에 걸고 한참을 바라본다. 다양한 각도에서 시계와의 거리를 바꾸어가며 바라본다.
하루 정도 벽에 걸어두고 제대로 돌아가는지 지켜볼 것이다.
이 시계와도 모레면 Bye Bye...

이제 뭐 만드나...독서대 연습 들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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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3 20:32:26 *.136.209.2
<French Defence_051>
위 사진의 실패한 우드펜을 직장 동료에게 강탈(?)당했다. 실패한 녀석이라 당분간 내가 쓰면서 테스트할려고 했으나 출근해서 책상 위에 우드 샤프와 함께 두자마자 동료가 너무 예쁘다면서 달라고 조른다.(그는 내가 목공이 취미인 것을 안다.) "실패작이야"라고 애기해도 막무가내다. 주말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줬을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반응...

결국 정말 가지고 싶어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져서 마지못해 줬는데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여준다. 고은 나무가 은색의 금속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도장... 예전 다른 직장 다닐 때 받았던 거라고 한다. (동료는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인이다.) 그 도장과 우드펜, 샤프 너무 잘 어울린다. 그는 특히 샤프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한다. (처음 만든거라 여러모로 부족한데...) 그는 금속과 나무가 적절히 섞여 있는 스타일을 좋아했다.

점심 시간에는 친구를 만났다. 그와는 우드펜을 선물해 주기로 약속이 되었던지라 다른 우드펜을 꺼내어 준다. 놀라는 모습... 품평을 요구하자 금속 부분이 너무 많단다. 제작자의 브랜드명과 자기 이름이 들어가면 더 가치가 있을 거라는 애기도 빼놓지 않는다. 친구는 이미 직접 구입한 다른 우드펜을 가지고 있었다. 그 스타일을 보자 친구의 스타일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나무라는 재료로 펜을 만들어도 다들 선호하는 스타일이 틀리다. 지금과 같이 금속 부분이 있는 우드펜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년이 넘지 않았다. 그 전에는 단순히 볼펜 심을 나무에 끼워쓰는 정도였다. 금속이라는 다른 재료와 나무가 만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펜이 등장할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기호,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얻기 위해서는 나무라는 재료를 넘어서서 다른 재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년필이 하나 있다. 그 디자인을 보는 순간...내 무릎이 꺽인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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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이 꺽인 건...펜의 선과 디자인이 너무 아름답기도 했지만 너무 비싸서이기도 했다. (5,000만원) 
이 펜을 꼭 갖고 싶은 건 아니다. 단지 이와 같은 펜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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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5 08:51:57 *.136.209.2
<French Defence_052>
새벽에 그 동안 만들었던 시계를 가져갈 친구가 작업실을 방문했다. 생각보다 흡족해한다. 이 시계는 개업하는 회사의 벽에 걸려질 것이다. 주위의 칭찬보다는 과감없는 Feed back이 필요하다. 그 평가를 기다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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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6 22:58:50 *.121.160.108
정작 어디에 걸릴지에 대해선 생각 못 하고 있었네요. ^^;
감사합니다. ^^ 영웅전설 형님께 드릴 우드펜을 생각하니 즐겁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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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07.15 16:10:53 *.196.162.159
갑자기 떠오른 생각. 단조로운 바탕의 벽면에 걸리면 더 우아하겠다는 생각이 드네.

아우님, 멋지군! 시계도 , 그대도(아니 그대의 두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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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1 04:26:09 *.121.159.138
당.연.히 가능하죠... ^^ 거울은 다음주 중 한가지가 나옵니다. 휴대폰 악세사리도 가능하죠...원하시는 디자인이나 컨셉이 있으시면 만들어 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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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금
2010.07.17 14:45:06 *.10.42.131
체스말 감사해요~

문득 전통탈이 떠올라서
10시, 2시 방향으루다 웃는 눈과 5시, 7시 방향에 웃는 입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여백의 미를 가진 멋진 시계를 망치는 건 아닌지...험

아~ 그리고 혹시 거울이나 휴대폰 악세사리도 제작 가능하신가요?
물론 가능하시리라 믿고싶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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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7.15 16:25:50 *.35.254.135
몇년전에 일본 출장갔을 때 모 기관 현관에 걸려있던 스마일 케릭터가 특이해서 사진으로 남겼었는데 개업하는 회사의 현관 중앙에 걸려있으면 어울릴거란 생각...받는 사람 부럽고.
리얼하게 만드는 과정을 읽었던터라 feed back 당최 할거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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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6 22:56:10 *.121.160.108
시계를 받으신 사장님이 친구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시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애기를 하고 싶지만 받으시는 분이 좋아하셨다고 하니 그저 좋을 따름입니다. 언제 이헌님이 필요로 하는 소품이 있다면 좋은 디자인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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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6 22:49:38 *.121.160.108
<French Defence_053>
幸運が三度姿を現すように、不運もまた三度兆候を示す。
見たくないから見ない、気がついても言わない、言ってもきかない。
そして破局を迎える。 
だが俺たちの世界じゃ、三度どころか最初の兆候を見逃せば終わりだ。

행운이 세번 모습을 드러내 듯 불행 역시 세번 징후를 나타내지.
보고 싶지 않으니까 보지 않고, 눈치챈다 해도 말하지 않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그리고 파국을 맞게 되지.
하지만 우리들의 세계에선 세번 볼 것도 없이 최초의 징후를 놓치게 되면 끝이다.

                                                                                           - 공각기동대 Innocence 中 -

애용하던 목선반 기계에서 이상한 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회전속도도 괜찮다. 편심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징후다. 이대로 가면 곧 못 쓰게 되리라는...아니 이미 기계에 이상이 왔을지도... 기계를 분해하기 시작한다. 모터와 주축을 연결하는 밴드를 걷어낸다. 육각 나사들을 풀어낸다. 먼지들을 깨끗이 제거한다. 소음이 발생하는 부분을 주의깊게 들어본다. 베어링이 나간 것 같다.

기계를 분해해 보면서 내가 평소에 몰랐던 목선반의 구조에 대해서 알게 된다. 징후가 없었다면 평소와 마찬가지로 작업만을 했을 것이다. 분해하는 계기를 통해 기계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게 되고 이후에는 최적의 상태로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힌트를 얻게 된다. 비록 그 기계는 사용하게 못 하게 될지라도 말이다.

나를 여기로 이끈 징후가 있었다. 그 징후로 나는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 했던 길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당신에게는 징후가...첫번째가 되었든 세번째가 되었든 그 징후가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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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3.03.18 15:29:54 *.17.248.99
좋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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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8 18:50:35 *.136.209.2
<French Defence_054>
꿈벗 같은 기수인 도원이한테서 선물을 하나 받았다. PT를 만드는 데 내가 생각 나더라고...이제 곧 제대하고 자신의 나래를 펼 그대에게 나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곰곰히 생각해 본다.

척클러스 작업과 영감.jpg

※ 어제에 이어 목선반을 계속 만지작 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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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8 21:53:08 *.121.159.138
<French Defence_055>
단군 프로젝트 새벽 벙개에 다녀왔다. 단군 프로젝트...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프로젝트이지만 그 잠재력은 매우 크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다양하다. 예전부터 변경연에서 언저리 타임을 보낸 분들, 필살기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하신 분들, 꿈벗여행을 계기로 합류하신 분들, 우연한 계기로 단군 프로젝트를 참가하신 분들...모두가 열정만큼은 대단하다.

세상에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들은 많다. 그 중 단군 프로젝트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아니, 앞으로 갖추어야 될 차별성은 무엇일까?)

첫째, 단순한 자기 계발, To do list을 처리하기 위한 시간 확보가 아니다. 사부님이 애기하시는 밝음의 경영...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하고 싶은 필살기를 단련하는 시간을 확보하고 실행 하는 것이 대전제다. 여러 얼룩으로 군데군데 지저분해진 자신의 일상속의 한 곳을 문질러 하야디 하얀 밝은 부분을 만들어낸다. 그 곳을 스케치북 삼아 한줄 한줄 자신의 꿈을 써가는 곳...그곳이 단군 프로젝트가 있는 곳이다.

둘째, 출사표와 단군일지를 통한 기록이다. 매일 같이 쓰는 이 기록은 사적인 내용들도 많이 들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기록을 계속해서 해 나가고 있다. 새벽 모임에서 있었던 애기처럼 이 글들을 통해서 나는 내 자신과 계속 애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거기서 내가 아닌 것들을 필터링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단군일지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단군일지 쓰지 위해서 일어나서 필살기 한다는 애기까지 나오지 않는가 

셋째. 공헌...단군 프로젝트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개인의 프로젝트다. 하지만 공헌을 생각한다. 나 혼자 잘 할 수 있으면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다. 혼자하면 된다. 우리의 모토는 '같이 하면 멀리 간다.'가 아닐까? 우리는 멀리 가야 한다. 필살기를 갈고 닦아 나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만시간을 견디어 내야 한다. 따라서 단군 프로젝트는 100일 완성으로 끝나는 모의고사 문제집이 아니다. 앞으로 명작의 반열에 올라야 될 '수학의 정석' 아니 '새벽의 정석'이 되어야 한다.
새벽에 일어날 때 기상시간이 가까워져 옴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부족원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문자나 전화를 준다. 서로에게 격려의 메세지를 남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건만 공헌을 생각한다.

이런 차별성 위에서 우리는 꿈벗 부족, 문화 부족, 필살기 부족이 아닌 '단군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은 단군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의 성향은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잘 찾아간다면 변경연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들이 같이 하듯이 '단군이'라는 이름 아래 다 같이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다.

※ 몇 건의 주문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실력은 아직 더 갈고 닦아야 되는데 기대에 못 미칠까 봐 걱정도 되지만 실력은 척 클로스의 말처럼 작업 속에는 느는 것이고 나는 즐기고 있으니 문제는 없다. 주문에 따른 몇가지 구상을 이어나가는 작업을 했다. 시계 작업 이후로 '이모셔널 디자인'이라는 책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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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9 22:33:55 *.121.159.138
생각나는대로..느낌 그대로 적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 잘 끌어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야말로 응원의 메세지를 샤우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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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8 22:33:15 *.70.142.88
참여해주어 감사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면서도, 늘 환희 웃으며 자신의 길 걸어가주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모두의 앞길을 펼쳐보여주니 정말 감사합니다..

즐기며 걷고 있는 이 길에 늘 햇살 가득하기를 믿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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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19 22:51:05 *.121.159.138
<French Defence_056>
일요일이다. 매일 같이 새벽에 일어나는 이 생활에 일요일은 큰 의미가 없지만 휴일에 회사를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면 좀 다르다. 우선 여유가 없다. 주말에까지 나가서 해야 되는 작업은 시간이 촉박하다. 오후에는 고객사 담당자를 만나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료의 완성이 되어 있어야 한다. 고객사 담당자도 마음 급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장 월요일에 보고가 들어가야 하는 자료이다.  

욕심이 난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있음을 이 새벽에 느낀다. 언제나처럼 기상했건만 처음으로 고민에 빠진다. 일의 완성도를 높일 것인가 (사실 거의 진도를 못 나갔다.) 늘 하던대로 나만의 2시간을 가질 것인가. 생각하기는 쉽다. 말하기도 쉽다. 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언제나처럼 모든 있을법만 모든 상황을 예측해본다.(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란 거의 없음에도...) 혼란기를 살았던 우리의 선배들처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는 습관이 튀어 나온다.(못 된 습관...) 차선책이 있을 것 같다. 일단은 일의 완성도를 높이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일이 끝난 다음에 하자라고...

우리는 상황에 지배되기 쉽다. 흔히들 현상에 집착하고 본질은 쉽게 놓친다고 한다. 시간과 일의 완성도는 비례하는가. 새로운 일을 완전히 장악해야 된다는 조급함이 나를 죄는 것은 아닌가. 정말 급한 일인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Why라고 물어야 하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How라고 물어야 한다. (보도 쉐퍼의 '돈' 中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질문을 잘 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되물어 본다.  

아니다...이건 아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깨달아 온전히 내 것이 된 나의 가치들...게다가 56일의 힘...이제  '선택'이라는 것을 한다. 새벽 2시간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상황에 양보하지 않는다.

(써놓고 보니 너무 심각하네...--;;; 어쨌거나 새벽시간의 확보도 일도 무사히 잘 끝났다는 것이 결론...^^;;;)

※ '이모셔널 디자인' 읽기...(책을 읽더라도 소품을 구상하더라도 그 무엇을 하더라도 새벽 그 시간에는 어김없이 그곳에 가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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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0 22:27:40 *.136.209.2
<French Defence_057>
어린 시절... 목공을 처음 접한 것은 외할아버지댁에서였다. 우리집에서 불과 3분거리의 외할아버지댁은 아주 어렸을때부터 나의 놀이터였다. 기다란 화단에는 외할머니가 키우셨던 호박이며 여러가지 채소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외할아버지는 생활에 필요한 왠만한 것들은 손수 만들어서 사용하셨다. 지금 생각해봐도 외할아버지의 손재주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셨던 것 같다. 외할아버지가 톱질을 할 때는 항상 내가 판자의 끝에 서서 무게를 잡았다. 못질을 할 때는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이 나의 놀이였다. 내가 놀다가 공을 담과 담 사이의 좁은 공간에 빠뜨리면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기구들을 주변의 일상적인 물건들로 순식간에 만들어 주셨다.

좀 더 커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미술 시간을 가장 좋아했었다. 회화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시간에는 여러가지 공작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외의 시간에도 항상 집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톱질이나 못질은 혼자서 왠만큼 다룰 줄 알았었다. 혼자 건재상에 가서 PVC 파이프를 사와서 여러가지를 많이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때는 특이한 수도꼭지를 보고서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까하고 몇일을 고심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 시절에는 외국책을 번역한 공작책 시리즈가 가장 나의 주의를 끌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LEGO 장난감이다. 동생과 함께 항상 LEGO로 무언가를 만들었다. 다른 아이들이 설계도대로 LEGO로 비행기며 배를 만들어 가지고 놀았다면 나와 내 동생은 처음 단 한번 설계도대로 만들고나서는 커다란 상자에 LEGO 블록을 다 쏟아넣고서는 그 안에서 우리가 상상하던 것들을 만들어갔다. 설계도는 더 이상 필요치 않았다. 원하는 모형이 만들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조립하고 해체하기를 반복했었다. 과학상자, 글라이더 대회는 동생과 내가 항상 즐기던 놀이였다. (한 때는 내 글라이더를 다 만들고 나서도 성이 안 차 다른 아이들이 실패한 부품들을 모아 새로운 글라이더를 만들기도 했다. )

확실히 이런 손재주는 외가의 피를 이어 받은 것 같다. 막내 이모는 개인전을 할 정도의 아마추어 화가였고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외가의 사촌 누나, 동생들은 디자인과 패션에 탐닉(?)한다. 목재소에 놀러갔을 때 어느 분이 나를 보시더니 '나무를 만지는 사람'이 맞다고 하신 적이 있다.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면 안다고... 더붙여서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은 주위 친척이나 윗대 어른들에게서 그 영향(피)을 받는다고 하신다. (친가에서는 어떤 피를 받았는지...)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나서는 더 이상 공작이라는 놀이에 시간을 쏟지 못 했다. 무엇이 그리 바빠서였을까? 아니면 주위가 바라는 대로 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었을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당연히 나의 적성이 공학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렸을 때의 경험을 그렇게 해석했으리라. 주위에서도 기술자가 되기를 바랬었고... (재미있게도 고등학교 시절 적성 검사를 하면 이과와 문과 적성이 50:50이었다. 예체능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미술학원 한번 다닌 적 없지만 데생과 정밀화는 항상 점수가 높았다.)

단순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의 숨겨진 힌트를 찾을 수도 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공학이 나의 적성이 아님을 깨닫는다.

많이 둘러 가고 있는 중이다...


※ 재료들이 도착을 하지 않아 주문 받은 것들을 아직 시작 못 했다. 이모셔널 디자인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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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1 23:14:27 *.136.209.2
<French Defence_058>
한발...아니 많이 늦었네... 만들려고 했는데...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서 팔고 있다.
어쨌거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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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드펜 재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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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2 22:02:21 *.136.209.2
<French Defence_059>
발렌타인데이...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날
화이트데이...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

발렌타인데이...여사원들이 회사 남자사원들 전원을 대상으로 쪼끄만한 초콜렛 주는 날 (남자사장님이 인기 짱?)
화이트데이...한달전 여사원들한테 초코렛 받은 만큼 성의(?)를 표시해야 되는 날???

몇년전, 회사 선배들이 화이트 데이날 사탕을 여사원들한테 잘 돌리라는 부탁(지시?)을 해 왔다. 다들 귀찮아하는 것이 역력했다. 그렇게 귀찮은 일인가... 직장 처세에 관한 책 중에는 여사원들한테 잘 하라는 문구가 꽤 많이 보인다. 잘 하면 회사 생활의 윤활유가 될 수 있고 직장 생활의 이벤트가 될 수도 있는데 다들 바빴나보다. (하긴 자기 여친, 부인 챙기기도 바쁜데 어디 여유가 있겠는가) 그 시절 읽던 책이 톰 피터스의 WOW시리즈...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으나 나의 직장 생활이 재미있기를 바랬고 직장  다니면서 한번은 이런 공익(?) 이벤트를 해 보고 싶었다. '라이어스 포커'와 같은 직장생활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화이트데이 전날... 예산을 받고 과연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했다. 퇴근길에 빠리바게트에서 케익을 사서 다같이 나눠먹는다.(당연히 X, 회사 사람들과 케익 먹는 날은 생일날로 충분하다.) 춥파춥스 사탕을 잔뜩 사서 뿌린다.( No No No, 화이트데이면 춥파춥스 사서 택배로 여자친구 사무실로 보내시는 남자분들...자기 딴에는 '사무실에 있는 그 여자분. 제 여자입니다.'라는 선전포고도 겸하는 것 같은데 정말 반성해야 한다. 최악이다.)  열심히 하고도 욕 먹는 이벤트는 사절이다.

화이트데이 전날 퇴근길에 파리바게트를 들렀다. 빵이나 케익을 사지는 않는다. 케익 교환권을 사람수만큼 산다. 교환권 봉투에는 작은 리본 장식을 서비스로 받는다. 근처의 백화점으로 향한다. 판매원의 의견에도 귀를 귀울이며 작은 사이즈이지만 깜찍한 초콜렛을 산다. 그리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화이트 데이 당일날 아침 일찍 양재동으로 향한다. 양재동에는 화훼단지와 꽃시장이 있다. 화이트데이 당일날 아침 새벽 이슬을 머금은 장미꽃들을 하나씩 정성스레 포장해 달라고 한다.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 아침의 조용한 사무실...각자의 자리에 놓인 장미꽃 한송이, 케익 교환권, 작지만 귀여운 초콜렛... 그리고 누가 자기 자리에 이것들을 두고 갔는지는 표시를 내지 않는다. 이것이 그날의 작은 이벤트다. 거창하고 성대한 이벤트도 아니며 성의없고 형식적이며 상대방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지 않는 의미없는 행사도 아니다. 하지만 지하철과 만원 버스에 시달리며 출근 시간에 겨우 맞춰 사무실에 도착해 다른 날과 별반 다름없는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작은 선물들이 그 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예상하지 못 했던 선물이 된다.

나의 약간의 수고에 대한 보답은 그 날 회사 전체 메일로 날라온 몇몇 여사원들의 감사 메일로 충분하다.

요즘 의뢰받은 것들 중에는 이런 마음을 담아서 만들어 보내줘야 될 것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만든 것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중요한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 그 사람의 정성을 받는 사람이 깊게 깊게 느낄 수 있는 것들말이다. 이 마음이 나의 디자인이 되고 나의 가치가 되기를 바란다.

※ 요청받은 우드펜 완성...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우드펜 하나는 실패했다. 마음이 급하면 작업이 잘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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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5 00:16:41 *.230.160.130
<French Defence_060>
Waterman은 보험세일즈맨이었다. 어느날 중요한 고객과 계약을 성사시키고 고객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Waterman은 자신의 펜을 고객에게 건넨다. 고객이 사인을 막 시작한 순간 그 펜에서 잉크가 쏟아져 나왔다. 그는 황급히 새 계약서를 준비하겠노라고 고객에게 애기했다. 하지만 고객은 불길한 징조라며 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는 waterman 개인에게는 불행이지만 WATERMAN이라는 만년필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보험일을 때려 치우고 제대로 된 만년필을 만드는 일을 시작한다. 5년 품질 보증이 되는 수공 펜을 만들기를 3년...겨우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었다. (그는 그다지 큰 욕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한 출판업자의 권고로 광고를 하게 되었고 곧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참호속의 연인...이것이 WATERMAN의 또다른 별명이다. 1차 대전 중 많은 군인들이 연인들에게 이 만년필로 사랑의 편지를 썻다고 한다.

완성된 두자루의 만년필이 지인에게 갔다. 한 자루는 '흑단'이라는 검은색 무늬 나무로 제작되었다. 흑단은 가장 단단한 나무 중에 하나다. 우드펜으로 만들기에는 매우 까다롭다는 것을 2개의 펜을 실패하고 나서 실감한다. 사용하는 칼과 회전 속도 섬세한 손동작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지금까지 만들었던 그 어떤 우드펜보다 흡족하다. 고급스러운 느낌과 단단함..어렵지만 완성했다는 성취감이 느껴지는 펜이다.

지인은 그 두자루를 고객분들한테 선물했고 고객들은 아주 기뻐하며 그 펜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한다. 작은 승리다.

※ 핸드폰을 바꿨더니 사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왜 이리 어려운지...설명서 독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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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6 23:00:46 *.136.209.2
<French Defence_061>
この道より我を生かす道なし。
この道を行く。
          - 武者小路実篤 -

이 길보다 나를 살리는 길은 없으리라.
이 길을 간다...
                                     - 무샤(노)코지 사네아쓰 -

※ 의뢰 받은 보석합... 열심히 만들고 있다. 자료는 한번에 업데이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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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2010.07.27 00:44:02 *.136.209.2
<French Defence_062>
보석합의 완성이 눈앞이다. 마지막 마무리를 앞두고 결정을 지어야 한다. 아래 두가지 디자인 중 어떤 것이 좋을까? 두번째 디자인으로 간다면 사진보다는 좀 더 작은 잎사귀가 달릴 것이다. (내부 구조는 이미 완성되었다. 재미있는 구조가 내부에 숨겨져 있다.)

그나저나 지난주부터 계속되는 야근과 철야에 파김치가 되어간다. (오늘도 이 시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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