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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10시 34분 등록

꿈은 지금 여기서 자라서 꽃을 품는다


(단군프로젝트 단군1기 천복부족 출사표)

한정화 (2010년 9월 4일)


1. 제목 : 꿈은 지금 여기서 자라서 꽃을 품는다


창조적인 꿈은 친구들 사이에서 성장하고 적들 사이에서 움츠러든다. 나의 꿈은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와 같다. 나는 나 자신과 나의 꿈을 잘 돌볼 것이다. 꿈은 창조적인 성공과 함께 창조적인 실패를 필요로 한다. 나는 꿈을 향한 나의 작은 활동들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는 꿈에 다가가기 위해 날마다 꿈을 들여다본다. 매주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다..


이 과정이 내가 해결해야할 문제와 감정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 나는 이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알맞은 수면과 식사, 운동, 치유, 자유로운 행동을 통해 나 자신을 잘 돌볼 것이다.


나의 꿈을 이뤄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 나의 꿈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꿈은 가족들과, 지인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나와 같은 시대를 살며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더욱 풍요로워진다.


꿈은 그것을 이룰 힘과 함께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니 결코 약함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기쁨으로 달리고 그리고 날아오른다. 나는 자신을 신뢰함으로서 힘을 얻고, 실천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미래의 나와 만난다. 지금 여기에서.


2 . 전체적인 목표

2-1) 눈과 손이 시각화에 민감해지도록 많이 그린다(절대적인 양(600장)을 채운다).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에게 맡긴다. 양은 내가 맡고 질은 신이 맡는다. 의심하지 않는다. 나는 신나게 실험하고 신나게 실패하고 다시 실험한다. 질은 신이 맡기로 했으니 실험하고 반영하고 실험하고 즐긴다.

2-2) 꿈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준비한다.

여러사람과 같이 즐길 궁리를 한다. 꿈그림, 엽서 등으로 더욱 즐거워진다.


3 . 중간목표

습관을 들이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 5시~7시

1) 매일 그린다. 그리고 매일 아침밥을 먹는다.

2) 종이 600장을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채운다.


20일 : 스케치북 1권 + 모아 놓은 종이 10장 사용

- 재료를 함부로 다룬다(1). 처음 20일 동안 크레파스 1개를 다 쓴다.

40일 : 스케치북 1권(큰 사이즈) + 꿈그림 2번 실험과 그림

- 종이를 함부로 다룬다. 꿈벗 소풍에 전시회를 연다.

63일 : 스케치북 1/2권 + 모아 놓은 종이 사용 + 꿈그림 2번 실험과 그림

- 모아둔 종이에 모두 낙서를 한다. 신나게 베껴 그린다.

84일 : 스케치북 1/2권 + 새로 구입한 60장의 다양한 종이 사용

- 책 읽은 것 그림으로 리뷰, 새로 구입한 종이를 함부로 다룬다. 신나게 베껴 그린다.

100일 : 스케치북 1권 +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 크게 그리고, 신나게 날아다닌다. 머리보다는 손을 쓴다. 카드 보낸다.


4 . 예상 난관과 극복 방안

* 새벽에 너무나 자고 싶다.

--> 전날 일찍 잔다. 6시간을 자도록 한다. 오래하려면 몸의 요구를 무시하면 안된다. 방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 그림 그리기 싫어지면

--> 작업대를 깨끗이 치우고, 방을 청소한다. 작업대에 물건을 올려두지 않는다. 그림들을 정리해서 가지런히 해 둔다. 어깨를 돌리고 팔을 휘젓는다. 마음이 풀릴 때까지 몸을 움직이고 일부러 구상은 하지 않고 그냥 손을 종이 위에서 굴린다.


* 아프면 몸은 마음과 같지 않다.

--> 추위 혹은 과도한 집중으로 몸살이나 두통이 오면 약국과 병원을 찾는다. 더운물 샤워를 한다. 목욕을 규칙적으로 한다.


* 가까운 사람을 만나면 하루쯤 빼먹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주말에 시골에 내려가거나, 밤늦은 시각까지 활동해야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새벽에 혼자 집중할 있는 공간을 자기 전에 확인하고 확보한다.


* 마음이 침체되면 오래가는 타입이다.

--> 지인 불러 과일 사달라고 한다.


 * 새벽에 깨어있는 동안은 긍정으로 채운다. 새벽시간은 자책으로 허비하지 않는다. 그림을 구상하다가 보낸 시간을 허비했다고 자책하지 않고 긍정한다. 그리고 구상은 10분을 넘기지 않고 구상을 바로 지면으로 옮겨둔다. 손이 구상한다. 그리면서 구상한다.

완성을 위해 3~5번의 시도를 스스로에게 허용한다. 또한 반대로 3번째부터가 진짜라는 생각에 미리서부터 초기에 그린 것을 버리지 않으며, 단기 집중을 처음부터 포기 하지 않는다. 새벽시간은 자기긍정의 시간임을 잊지 않는다. 단군일기에는 기쁨을 주었던 것들에 대해서 기록한다.


5 . 목표 달성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나는 더 자주 웃게 되었다. 웃음은 절로 나온다. 세상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

눈이 움직이면 손이 움직이게 되었다. 발이 가벼워지고 몸은 통통 뛰어올랐다.


지인들의 생김과 작은 표정의 변화가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꿈은 이곳에 와 있다. 꿈은 웃음짓는 얼굴에 바삐 움직이는 손길에 힘찬 발거음에서 빛나고 있다.  나는 손을 뻗어 꿈을 만진다. 손이 말을 걸고 온몸으로 말한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다고. 함께해서 아름답다고.


6 . 나에게 줄 보상

나를 마음껏 칭찬하고, 내 기쁨을 지인들과 같이 나누고 싶다. 작은 것을 선물한다.


- 꿈그림 한 장을 그릴 때마다 약속한 통장에 기금을 이체하여 기록해 둔다.

- 1번째 스케치북을 쓴다(120장 그림). 가을 들판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노랑의 물결과 노란 나뭇잎 속에서 한나절을 보낸다.

- 2번째 스케치북을 채운다(120장). 음악 테이프 1개 구입한다. 그리고 가을 들판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 3 번째 120장이 채워진다. 산에서 밤을 보내고 싶다. 가을을 느끼고 담고 싶다.

- 4 번째 120장이 채워진다. 방을 정갈하게 치운다. 지인들을 초대해서 김치찌개를 먹는다.

- 5 번째 120장이 채운다. 채워진다. 겨울바다로 간다. 바람을 먹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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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07:10:01 *.72.153.58
새벽활동을 선택할 때 제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자'라는 게 기본이었구요.
그리고 여러가지 좋아하는 것을 결합시켰습니다. 그림에서도 좋아하는 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초반에는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넣었습니다. 절 자극하고 몰두하게 할만한 것들을 결합시켰습니다. 로댕에 몰두할 때는 로댕으로, 색이 좋을 때는 색으로, 큰 그림이 그려보고 싶으면 큰 그림으로 그렇게 하나씩 하고 싶은 것을 넣어갔습니다.
맛난 것으로 꼬여보고 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고,
단군일지 작성도 도움이 되었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거 그것도 도움이 되었고,
새벽밥 드시고 일나가시는 아버지를 떠올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되었고,
피카소보다 많이 그리겠다고 오기를 부려본 것도 도움이 되었고,
주변의 칭찬도 도움이 되었고,
그림이 좋아지는 것도 도움이 되었고,
아무 할 일이 없어 새벽이 심심해서 그냥 그린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10년 후의 제 모습은 지금의 모습보다 커져있을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계속한다면 그림으로 일가를 이루거나 그림으로 못하는 게 없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 파란 세이버의 만화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소년이 나옵니다. 사이클 선수가 되어서 그는 그의 자건거와 함께 세계 무대를 누비게 될거라고 자신의 미래를 말합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전시회를 하면서 혹은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으로 예술가들과의 교류로 누군가를 그림으로 소통하기 위해서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림관련 어떤 필살기를 갖게 되면 그리하리라는 짐작을 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해외에서 전시회를 하기에 가능한 미래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아주 잠시 스칩니다.

아참 그리고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은 것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됩니다. 구본형 사부님이 깨어 계시다는 생각에 그림그리고 싶지 않은 날, 저는 그냥 작업대에 앉아있기도 합니다. 글쓰는 거나 그림그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시더군요. 글 을 쓸 수 없는 날에도 쓰듯이 그릴 수 없는 날에도 그려야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냥 깨어있기로 했습니다. 아주 많이 피곤한 날이 아니면 그럴려구요.
전 구본형 사부님과 나란히 걷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사부님과는 다른 분야에서 서로 만나는 거죠.
좋은 스승님이 계시고, 가끔 격려해주는 좋은 동료가 있어 다행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 전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새벽수련을 한다고 지인들에게 알려두었습니다.
그럼 지인들은 뜬금없이 제가 의도하지 않았던 시간에 제게 묻습니다.
'요즘도 새벽에 그림 잘 그리고 있지?'
전 그말에 정신이 바짝 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도 한몫을 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100가지라도 댈 수 있지만, 그냥 그 시간에 깨어서 그린다 라는 것 한지만은 변함이 없게 하고 싶습니다. 100가지 이유를 무색하게 할만큼 그냥 이불 속으로 들어간 날은 제가 미워지기도 합니다.
수백가지 이유는 아무런 도움이 안될 때가 많습니다.

저는 이번 200일차에는 '영혼을 먹이고 육체를 먹인다'라고 해두었습니다.
그 말은 행동으로 표현하자면 '그림을 그리고, 아침밥을 먹는다'입니다.
신나게 그려서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아침을 먹어 기운차게 한다. 그게 이번 200일차의 단순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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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17:35:41 *.93.45.60
집에 있는 제 컴퓨터도 버벅거립니다. 그림이 많아서 한꺼번에 불러올 때 메모리용량을 많이 차지해서 감당하지 못하나 봅니다. 부족장 안명기님의 단군일지에도 많은 자료가 함께 올라와 있고, 그 페이지를 볼때마다 컴퓨터는 한꺼번에 많은 메모리를 차지하게 될 겁니다.

조치방법으로는
1) 인터넷을 볼 때... 메모리를 많이 사용하는 걸로 변경하면 좀 괜찮을 듯 합니다.
2)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윈도 익스플로러를 절대 업데이트를 안하는 겁니다(익스플로러 버전을 낮은 것을 사용한다)
. 하하하. 새로운 버전은 용량을 많이 차지하고 메모리를 많이 차지하기도 하니까요. 컴퓨터 사양이 딸릴 때 제가 쓰던 방법입니다. 업그레이트하면 컴퓨터가 먹통돼서 안하고 그냥 기본적인 것만 봤습니다. 전 IT변화 속도를 못 따라 가는 아주 느린 사람이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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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0.20 13:17:27 *.92.215.16
정화님!
두 개의 긴 답글 감사합니다. 너무 좋아서 답글도 달기 전에 제 단군일지에 퍼갔습니다. 왠지 저에게 주신 글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저의 단군일지에 옮겨두고 수시로 자주자주 읽고 싶었습니다. 중국이어서인지 아니면 제 컴퓨터의 문제인지 사진이 많이 있는 정화님 집이나 명기님 집에 가면 컴퓨터가 자주 꺼지네요.  <사부님이 깨어계신다고 생각하시는것>, <사부님과 나란히 걷고 싶다>는 것, <사부님과 다른 분야에서 만난다>는 것, 그리고 <10년 후의 정화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굳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면의 꼬맹이 이야기도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저도 정화님처럼 제 내면의 꼬맹이에게 좋은 날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 오늘 새벽에 눈떠서 정화님이 주신 글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올빼미의 황제여서 아침수련의 습관화가 아직도 쉽지가 않습니다. 어제 정화님 편지보고나서 새로운 각오를 하였는데도, 오늘 또 쉽지않습니다. 그래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꿈벗 전시회에서 사람들이 많이 웃고있는 큰 그림이 환영을 받을 것 같습니다. 글 고마워요! 23일, 꿈벗 전시회의 성공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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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09:15:48 *.93.45.60
이렇게 이야기할 기회를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쓰면서 조금 정리되는 군요.

음. 또 하나는..
제 안의 아이가 아주 오랫동안 울었다는 사실입니다. 더이상 울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의 울음소리, 우는 모습은 절 무척 긴장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제 안에 있는 아이는 뭔가가 제 뜻에 맞지 않는 삶 때문에 오래도록 울었습니다.
그래서 그만 울릴려구요.

과거에 많이 울었지만, 남은 날은 과거보다 더 많은 날이기에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보려 합니다.
자신에게 내 내면의 꼬맹이에게 좋은 날을 선물하고 픈 마음이 새벽수련을 지속하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내게 좋은 것을 주고, 내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내게 좋은 것을 먹이고, 내게 좋은 옷을 입히고, 내게 좋은 잠자리를 주겠다. 내게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주고, 좋은 사람과 함께할 기회를 주겠다. ... 이런 게 새벽활동을 하게 하는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명희님에게도 아름나운 새벽들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번역을 하면서 '아하!'하는 순간이, 어느 구절이 마음에 들어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아~ 이걸 내가 번역했단 말인가 ?'하는 순간들이 더 많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기쁨의 순간들이 늘어가고, 놀람의 순간들이 늘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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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07:30:44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44일차 (2010.10.19. 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이 있어 다행이다.

2) 단군활동
어제밤 잠들기 전에 그려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가려리고 햇빛이 투과되는 얇은 붉은 꽃잎이었어다. 봉숭아 꽃잎. 그 붉은 것을 살짝 입술에 물어보고 싶었다.
머리 속에 꽃잎 하나가 가득하여 그것을 상상으로 만져보고 그 투명함을 보았다. 입술로 물어보고 만져보고 싶은 욕망은 쉬 가시지 않았고 그것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 가녀린 꽃잎이 왜 떠올랐는지는 알 수 없다.

새벽은 어제밤의 욕망을 따라갔다.
꽃잎 한장을 갖고 싶은 욕구. 가장 부드럽게 만져보고 싶은 욕구. 이리저리 돌려가며 그 빛깔을 탐색해보고 싶은 욕구. 붉은 꽃잎.

처음엔 색연필로 그렸다. 그 위에 물을 칠해서 색을 낼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도했으나 좋은 결과는 아니었다. 색연필 칠할 때 그은 결이 그대로 드러났고, 색은 너무 연해서 붉은 꽃잎이 되지 않았다.
그 위에 수채물감을 칠했다. 번짐이 없어 부드럽게 빛이 투과하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몇겹으로 수채물감을 칠했다.

그리고 다른 한장을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는 종이 전체에 물칠을 한 후에 물감을 가득 찍어서 색칠을 했다.
물감이 풀어지는 때에 투명함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시도해 보았다. 종이위에 풀어지는 것이 좋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봉숭아의 붉은 꽃잎, 풋풋한 아름다움을 만져보고 싶다.

처음에 그린 것에 크레파스를 칠해서 붓자국과 연필자국들을 가렸다. 색을 섞으니 좀 더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이보다 더 부드러운 것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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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만큼 안되어서 시들해졌다. 그러나 색 탐색은 별로 멈추고 싶지 않았다. 나를 다시 몰두하게할 만한 것을 찾았다. 좋아하는 글귀로 나를 채울까? 누군가에게 보낼 엽서를 만들까?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시점이 괴롭다.

나를 잡아주었던 명언집을 찾았다.

There a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rough nothing is a mircle,
The Other is as through Everything is a mircle.
- 앨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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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g .... Mircle.
모든 게 기적이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노란색의 부드러움으로 마음이 어느 정도 풀어지고, 다시 그릴 것을 찾았다. 드림 페인터 박종신의 펜으로 그린 그림이 멋져보여서 그렇게 그려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펜. 내게 맞는 펜을 찾아보니 없다. 잘 번지고 슥슥 나가는 펜. 펠트펜으로 가는 것을 쓰고 싶은데 문구점을 뒤져도 없다. 현재 가진 것 중에 3기 연구원 동기가 한다스 쥐워진 펜 중에 하나를 집어들었다. 열심히 쓰라고 준 건데 거칠게 써지는게 거친종이와 잘 어울리는 펜이다. 가늘게 나온다.
나는 좀더 굵게 나오는 펜이 좋다. (순전히 약한 내 필압 때문이다.)

막내, 악어. 꼭 악어를 닮은 잎사귀를 가진 다육식물. 악어 같아서 눈에 띄어 사온 우리집 화분 중에 막내.
닮게 그려보는 것 연습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작업대 위에 올려두고 그렸다. 통통한 이 놈을 깨물면 무슨 맛이 날까 궁금하다. 이 녀석은 어린왕자의 장미처럼 가시를 가졌나 본데... 그 가시는 이 녀석을 지켜줄 수 없다. 그럼이 기묘한 잎사귀는 왜 이렇게 생긴걸까?
반질거리는 화분에 광택을 그려넣는데 거기에 사람모습이 보이다. 화분을 보고 그리고 있는 내 모습이다. 악어의 세상에 비친 내 모습이다. 작업대가 옆으로 길게 퍼지고 천정의 선이 보인다. 벽에 걸어둔 칠판이 눈에 들어오고 책꽂이가 희미하게 보인다.

"악어와 나", 오늘 아침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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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18:24:40 *.93.45.60
144일차 (2010.10.19. 화, 저녁)

단군활동에 보충할 것 - 심층훈련
새벽에 하는 활동에 심층훈련이 계획되어 있지 않다. 그것을 넣어야겠다.

꿈벗 소풍을 위해 준비할 3가지 동영상, 클리어 파일(그림을 담은 사진첩), 그림담은 액자, 선물포장 리본
오늘 출력을 의뢰하면 이번 소풍기간에 맞출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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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7:55:21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45일차 (2010.10.20. 수)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에 깼다. 어제 9시부터 잤다. 중간에 한번 깰 줄 알았는데, 으이구. 화장도 지우지 않고 씻지도 않고 보일러도 켜지 않고 잠이들었다. 새벽까지 잘 자고 나서 후회다. 잘 자고 나서 후회라니... 그냥 기뻐해야하는데 그럴 수만은 없다. 할일 많다.

2) 단군활동
심연을 지나기 위한 노력으로 음악과 먹을 것을 준비했다. CD 플레이어를 샀고, 달달한 케익을 샀다.
새벽부터 물을 끓이고 커피를 내리고 자스민차를 우려내고 치즈케익을 잘랐다. 먹고나니 30분이 훌쩍 가버렸다. 괜찮다. 몸이 따뜻해지니 마음이 편안하다.

어제 구입한 cd 플레이어를 작동시켰다. 가까이서 들으면 cd가 회전하는 소리가 들린다. 조금 떨어져서 들으면 음악 그대로를 들을 수 있다. 2000년도 쯤에 샀나? 기존의 포터블 플레이어는 볼륨이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오래되니 정전압 유지하는 회로가 열받거나 하면 작동을 안하는 것 같다. 뜯어서 손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까지 신경쓰고 싶지 않다. 콘덴서를 사려면 다리품을 많이 팔아야할 것 같다. 요즘도 트랜지스터라이오를 조립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을까? 있겠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 사이에선.

요한세바스찬 바하의 우주로 들어간다.
많이 들었던 곡이지만 들을 때마다 다른 우주다. 음악은 공간과 시간을 같이하는 4차원의 세계다. 내게 음악은 감각의 세계이고 시각의 세계이다.

# 심층훈련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어제에 이어 같은 것을 좀더 자세히 그려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니 결국은 어제보다 더 자세한 것은 아니다. 조금 달라진 것이라면 밑그림을 그린 재료가 달라졌을 뿐이다. 구도를 달리했다. 위쪽을 여백으로 주고 싶어서 아래쪽에 조금 작게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은 커져버렸다. 크기 조절은 여전히 연습해야할 문제다.

복잡한 외형의 식물을 그리니 그것을 나타내기 위해 주변을 단순화 시켜야 한다. 식물의 색은 모두 일괄적으로 초록계열이다. 초록으로만 그 형태를 알아보게 그려야한다. 멀리서도 '이건 악어같은 식물이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내 그림의 특징을 가까이서 보면 괜찮은데 멀리서 보면 잘 모르겠다고 고등학교때 미술선생님이 말씀해주신적이 있다. 그건 드로잉의 문제였었지만, 색을 사용했을 때도 같은 것이 나온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거리다.
화실의 선생님도 그러셨다. 멀리서 봐도 그게 뭔지 알게 그리라고 하셨다. 그말은 '과감하게'라는 말이다.

작게 그리면서 '과감하게'라는 것과 어울리려 한다고 모순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과감하게'는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기질의 문제일 수 있다. 색을 과감하게 쓰거나 선을 과감하게 쓰는 사람을 많이 보아왔다. 혹은 소재를 과감하게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안쪽의 식물을 부각시키기위해 주변을 어둠게 처리하고 화분전체를 부각시키기 위해 배경이 된 신문지를 엷게 칠했다. 전체적으로 색이 강하면 식물이 죽을 것 같다.

지난번 한겨레문화센터 수업에서 재료를 다른 것을 쓰거나 실제 물체(사물과 사람 모두 포함)의 색이 아닌 다른 기묘한 색을 쓴다고 해도 우리는 형태를 나타내기 위해 대비되는 색을 쓰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얼굴과 옷을 구분하기 위해 얼굴의 형태들을 구분해 내기 위해 결국은 한쪽이 밝으면 한쪽이 어둡고, 한쪽이 채도가 높으면 한쪽은 채도가 낮고하는 대비되는 색을 찾아 쓰게 된다는 것이다. 나도 이번에 그런 것 같다. 식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은 모든 부분을 튀지않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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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작업으로 큰 종이를 펼쳤다.
아무래도 꿈벗 소풍에 큰 그림이 하나라는 것은 모자라보인다. 커다른 그림을 하나 더 전시하고 싶어졌다.
무엇을 그릴까는 몇일 전부터 생각해둔 것이다. 사람을 많이 그려넣고 싶어졌다. 활기찬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 역시 요근래에 단군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기쁨이 어디에서 생기는지, 행복이 어디에서 전해지는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웃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도 같이 웃고 싶어진다. "꿈을 향해가는 모든 것들은 웃는다."라고 오래전의 소풍에서 사진에 받은 글귀가 떠오른다.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웃는다."

모든 것이 잘 풀려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 속에서 다시한번 도전하겠다는 열정이 피어오르는 순간이 생애의 최고의 순간이란 글귀를 엊그제 읽었다. 글귀가 마음에 들어 색지에 옮겨 적어 둔 것 같은데 정확한 문구는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아마도 큰 그림을 실패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마음에 드는 색으로 마음에 들만큼 그릴지도 모른다. 크게 인물을 그려보는 것은 처음시도하는 것이니까.
인물의 배치는 처음부터 작게 구상해둔 것은 아니다. 단지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재료사진은 변경연 홈페이지에서 얻겠다는 것 2가지만 정해두고 있었던 터였다. 구도는 작게 구상해본 적이 없다. 오른편의 첫번째 사람이 정해지고 나니 그 크기에 맞춰 오른편의 사람을 그렸고, 가운데 자리가 나서 다시 2사람을 그려 넣었고 왼편위쪽에 다시 두 사람을 그려넣었다. 왼편 위쪽의 사람들은 다시 그려야할 것 같다. 좀 더작게 다른 배치를 해야 전체적으로 어울릴 것 같다.

역시 크게 그리는 것은 선이 시원해서 좋다. 형태를 제대로 그리기에 알맞은 것 같다. 잘못 그었다해도 부드럽고 긴 선을 다시 그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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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촬영을 위한 도구와 아이폰을 갖고 싶다. 아이폰은 동영상촬영과 SNS와 영어공부를 위해서 탐이 나는 것이고, 비디오카메라는 자료수집용으로 쓰고 싶다. 이 욕구가 언제까지 갈지는 두고 보겠다. 차오르면 지를 예정이다. 배경을 그리지 않는 특징을 벗어나고 싶어 자료를 입체적으로 얻고 싶어졌다. 왜 내 그림에는 배경이 없을까? 배경에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물과 사람, 물체와 배경의 관계를 같이 보지 않는 습관 때문에 내가 표현해 낼 때 배경이 사라지는 듯하다.
나의 주목의 특징, 집중의 특징은... 한번 눈길을 사로 잡은 그것을 중심으로 촛점을 맞추듯이 관찰하는 것이다. 그것을 충분히 보고 나면 옆으로 확대해가면서 보게된다. 그러니 늘 전체를 보는 것이 부족하다. 배경을 먼저 보는 습관은 들지 않았다. 내 주의집중을 확대해볼 생각이다. 시야를 넓혀서. 직접 보지 못한다면 촬영해서라도 다시 보면서라도 익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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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1 07:38:21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46일차 (2010.10.21. 목)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알람에 깼다. 새벽 1시경에 잠이 들었다. 왜 그때까지 잠이 오지 안았는지는 모르겠다. TV프로 한개를 보며 열심히 혼잣말을 했고, 보면서 액자에 넣을 그림을 골랐다. 그중에 한개를 액자에 넣고, 2번째 그림을 넣으려고 보니 너무 늦어서 액자를 뜯다가 그대로 두고 잠이들었다.

2) 단군활동
#1. 그림을 정리하면서(액자에 넣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나머지 액자에 그림을 넣었다. 그림을 고르다 보니 그림이 턱없이 부족했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몇개가 더 될텐데 어디에다 끼워두었는지 그림들이 보이지 않는다. 세군데를 뒤졌다. 책상한쪽에 쌓아놓은 것, 컴퓨터 책상아래, 화구가방안.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은 아마도 친구들에게 가 있을 것이다. 작은 그림들은 엽서로 보내거나 봉투에 담아보냈으니까.
막상 액자에 넣으려고 보니 어떤 그림을 넣어야할지 망설여졌다. 예전엔 보기에 좋았는데, 실제로 보니 별로인 것도 있고, 지금보니 색상이 별로 인 것도 있고, 나에게는 괜찮은 데 남들이 보기엔 별로일 것 같은 것이 있고, 액자에 넣기에는 너무 큰 그림이기도 하고 그랬다. 단군 그림을 3개 골랐는데 그중에 2개가 사이즈가 액자에 맞았다. 단군 그림을 소풍에 가져가는 것이 망설여졌다. 단군카드에 넣었던 그림은 단군프로젝트 운영진에게 기부하고 싶었다. 7개 한세트 모두. 연말에 있을 종파티 때 쓰라고 내줄까하는 고민을 오래도록 했다. 소풍에 가져가면 액자에 담은 그림은 모두 거기에서 나눠주거나 기부하거나 하고 가지고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다.

사이즈가 8절이상은 모두 제외시켰다.  액자와 크기가 맞지 않는다.
A4사이즈의 액자에는 A5(노트절반크기) 그림들만 넣었다. 그리고 A3(8절 사이즈) 액자에는 A4 정도되는 그림들을 넣엇다. 액자에 여백이 없으면 그림이 꽉 끼어서 눈이 쉴 곳이 없다. 한치수씩 넉넉하게 여백을 많이 주어서 넣었다. 모두 넣고 나니 1시간 반이 지났다. 액자는 모두 10개를 준비했다.

어제, 오늘 몇번이나 망설이던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주냐는 문제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꿈벗 소풍팀에 일임을 하는게 낫겠다.

# 2 큰그림을 진행하면서
밑색을 칠했다. 전체적으로 노란색 느낌이 나게 그리고 싶다. 지난번 그림은 붉은 색이 가득하고 행복하다. 이번에는 그와 짝을 이루어서 노란색과 주황색이 주를 이루게 하고 싶다. 난 노란색을 너무나 좋아한다. 노란색은 행복을 주는 색이다.
밝게 칠해져야 하는 부분은 크레파스로 마스킹을 해두었다. 그 부분을 밝게 살리기 위해서는 밑색이 침범하면 안될 것 같다. 사진을 봐가며 옷색을 칠하고 전체를 주황과 노랑으로 덮었다. 전지에는 결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물을 많이 섞어서 칠해보니 결이 드러난다. 콘베어 벨트에서 나왔다면 결이 들어갈 텐데 난 왜 전지엔 결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이전에 다른 작업으로 한번도 결을 본 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빨리 말랐으면 좋겠다. 밑색은 서둘러 그리느라 칠해두었는데 얼마나 속도를 빠르게 할지는 의문이다. 다시 부드럽고 화사한 색들로 뒤덮을 때 군대군대 남길까?
엊그제 본 어느 화가의 인물 드로잉이 떠오른다. 그것처럼 적게 칠하고 딱 필요한 부분만 칠하고도 대상을 잘 표현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그 작품은 너무나 시원스러웠다. 큰 붓으로 힘차게 칠한 인물이 무척이나 생동감있게 보였었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그리는 중간중간에 쉰내가 난다. 맡고 싶지 않은 냄새다. 땀이 났나보다. 컨디션이 엉망인걸까? 내게서 난 땀 냄새가 싫다니. 깨어있긴 하지만 상태가 별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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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1 18:21:34 *.93.45.60
수희향님 얼마전에 단군영웅카드에 들어간 명언을 정리했습니다. 옮겨 적으며 조그만 책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심연은 그냥 그 속을 걷는거야'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드 명언들을 옮겨적을 때 그때 그려둔 그림도 함께 보았거든요. 저는 왜 그때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지금에 와서는 다른 생각들로 채워져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다른 이들에게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들이... 제게 하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200일차의 심연은 지난번보다 더 골이 깊은 것 같습니다. 이건 알고 있다고 자만했기 때문에 겪는 것 같아요.
매일매일 게을러지는데, 그런 저를 잡아둘 사랑하는 사람 곁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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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0.10.21 11:59:17 *.207.0.12
꿈벗 전시회 준비까지 하느라 더 바쁠 것 같아요..
그래도 무어하나 소홀히 넘김없이 꼼꼼히, 늘 변함없이 꾸준히 걷는 선배 모습 좋아요.
심연이라 힘들다 하지만, 거기에서조차 중심은 잃지 않는 것 같아 그 또한 대견해요.

선배. 100일도 그렇고, 우리들 인생 자체도 그렇고
어찌 장애가 없을 수 있으며, 심연이 없을 수 있을까요..
저는 요즘 그걸 어떻게 돌파할까 생각지 않고, 심연 속에서도 그냥 나를 만나려 애쓰고 있어요.

단군을 하면서 외부저항보다 내면의 저항이 훨씬 더 견디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물론 몇몇의 경우는 외부저항이 정말 견디기 어려운 상황도 있는데
여기에는 어찌 대처해야 할지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아요..).

모든 것이 다 기적이다..
그 말 맞는 거 같아요. 그냥 하루하루 나를 최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십분전도 어느새 과거가 되는 흐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나고 생각하면 이 시간도 참 곱고 아름다웠던 순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선배. 꿈벗 전시회 마무리 잘하시고 토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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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1 18:53:31 *.72.153.88
146일차 (2010.10.21. 목, 저녁 퇴근무렵)

기질적 특성에 대해서
#1.
기존에 봐왔던 방식이 아닌 다른 사람의 방식으로도 사물을 보고 일의 경과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금 통화를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내가 준비하려는 것과는 전혀 다른 타입의 발표를 제안했다. 말을 듣는 순간 '아하'했다. 발표는 소통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나는 까먹고 있었다.

#2.
나는 우월성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탁월한 능력,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끌린다. 아무 가진 것 없어도 잘났다고 하는 사람 조차도 그  근거없는 자신감을 좋아한다. 결국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약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거의 대부분 아마도 '전혀'라고 말할만큼 끌리지 않는다. 무관심하다 못해 피하고 싶은 욕구까지 인다.
자신감으로 당당히 요구하는 쪽에 끌리며, 지시하는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며, 강점을 직감적으로 캐치하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이런 나의 기질 덕분에 조직생활을 하는데 약간은 어려움을 겪는다. 내가 속한 조직은 튀는 것을 싫어하는 조직이다. 잘하는 것을 잘한다 하지 않고 튄다는 표현을 쓸만큼 보수적인 곳이다.

#3.
요 며칠의 회사일로 나는 몇몇 사람들에게 미안해졌다. 나는 은연중에 내 방식을 강요한 것이다. 배려가 없었다.
나는 지시하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상사를 좋아한다. 그게 바로 내 방식이다. 상사의 방식은 나와는 다르다. 그는 동의를 얻고 기꺼이 그 일을 맡는 쪽을 선호한다. 자신이 지시해야 할 일을 아랫사람에게 '광주 출장가고 싶은가?'하고 묻는다. 나는 이런 경우에 '광주에  행사에 다녀와야 하는데 한정화씨가 가면 좋겠어. 27일날 출장갔다 와." 이런 방식을 선호한다. 내가 만일 상사라면, 아니 상가가 아니라도 업무상 필요하다면 지시(요구)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에 나는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다.

기질의 차이다. 업무방식의 차이다. 나는 가끔 이런 태도 때문에 상사를 곤란하게 만든다.
'필요하시면 지시하세요. 그럼 합니다'이런 나의 태도는 상사를 곤란하게 만든다.
이제 알았으니 주의해야겠다. '광주 출장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내가 해야할 대답은 하나다.  "네. 보내주세요."
상사는 이미 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물었던 것이다. 단지 지시하는 방식이 달랐을 뿐이지.

#4. 하고 싶으면 하게 하라.
얼마전부터 되뇌이는 볼테르의 말.
"당신이 말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 주장을 다 할 수 있도록 돕겠다." ... 정확한 구절은 외우지는 못하지만 이런 식의 말이었던 것 같다. 반대 의견을 막는 것이 아니라, 반대의견도 말할 권리를 충분히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그의 자유사상에 놀랐다. 나는 지금 소통이 막혔다고 글로 하소연하고 있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하라는 것에 무척 괴로워하며 내 주장을 하고 있는 거다. 그게 받아들여질지 어떨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말할 수 있게는 해달라고.
지금 내가 대접받길 원하는 방식으로 타인에게 배려했나? 아닌 것 같다. 요 며칠새는 정말이지 그렇다. 공자님께서는 자신이 받고 싶지 않은 것을 타인에게 베풀지말라셨다. 그것이 인이라고 하셨다. 난 아주 불인한 놈이다. 

#5. 꿈벗 소풍에 전시회를 준비하며
아주 많이 준비하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잠시 불안해졌다. '너무 튀는 것 아니야'이게 불안의 근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상황을 많이 누려보지 못해서 그런다. 두려워했던 말이다. '튄다'
하고 싶은 만큼 하려는 사람을 제동거는 말,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것에 늘 제동을 걸던 말. 얼마만큼 채워야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채우고 싶은 사람에게 제동을 거는 말. '튄다'.... 나는 그말이 무섭다.
무서워하는 하는 게 말이 안되는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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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0.10.23 10:39:25 *.154.223.196
#1 저는 같은 이유때문에 MBTI를 공부했습니다.
#2 저와 정반대시군요. 저는 약한 것에 끌립니다.
#3 이것도 저와 반대.
저는 업무상 필요하고 제가 그 권한과 역할을 부여받은 경우에도 지시와 요구를 힘들어합니다. 저도 정화님처럼 '필요하면 지시하세요. 그럼 합니다'는 분과 일하고 있는데요. 곤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맞춰가는 연습, 결과적으로 자기스타일이 아닌 상대 스타일대로 해 보는 것은 공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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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07:21:11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47일차 (2010.10.22. 금)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어제 그리던 그림 이어서 그렸다. 대형그림 절반정도 색을 칠했다.
검은색이 윤기가 나지 않는다. 검은색은 검다는 착각을 다시 했다. 그래서 색의 풍부함을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그린 부분중에 제일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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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화 그리는 사람들은 중간에 어떤 과정을 거쳐 그리는 걸까? 빨간색 옷은 빨간색만으로는 표현되지 못한다. 검은색 옷도 검은색만으로는 풍부하지 못하다. 얼굴이 살색이 아니라고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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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3:36:57 *.93.45.60
우리에게 아름다운 순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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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0.22 23:57:32 *.234.183.252
정화님!
천복부족이 모델이 되어 작품이 되었네요.
작품명은 무엇인가요? 저라면, <단군1기 천복부족, 북한산에 가다>라고 하겠어요.
정화님은 검은색이 마음에 안드신 모양이지만,   그곳에 그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요.
시처럼 삶의 한 순간을 포착한 것 같아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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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74
2010.10.22 16:29:53 *.218.163.100
i lov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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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05:35:32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48일차 (2010.10.23. 토)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소풍에 걸려고 그리는 그림 마무리를 하고, 그동안에 그렸던 그림들 사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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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그린게 조금 아쉽다. 사실대로 그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엉성하게 그려졌다. 적절한 접접을 찾아야할 듯 하다. 나답게 칠한다고 생각하고 칠했으나 그점은 그림에 잘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무늬를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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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파일에 끼우려고 날짜 순으로 사진을 정열하고 한페이지에 2장~4장씩 붙여서 정리했다.
몇 백장을 그렸다고 자랑했지만 막상 다 정리하고 나니 1권가득과 2권 몇 페이지이다. 600여장을 정리하면 3권은 될거라 생각했는데, 별로인 그림들을 다 제외하니 얼마되지 않는다.

# 소풍에서 전시를 하는 중에
그림이 좋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그림을 여전히 설명해야하는 것은 좀 못마땅하다. 그냥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가보다.
어떤 그림은 설명이 좀 필요하긴 하다.
특히 단군카드를 위해 그린 것들은 다른 그림들에  어둡거나 다른 그림들과는 분위기가 달라서 설명이 필요하다. 그림이 나오게된 사연, 그림에 들어간 상징을 알고보면 더 재미있어 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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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05:46:04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49일차 (2010.10.24. 일)
1) 기상시각 : 4시경

2) 단군활동
소풍둘째날이어서 기상알람을 울리기 미안했다. 중간중간 들락날락하는 소리와 방의 열기로 인해 쉬 잠이 깨었다. 새벽 2시에 잠이 들어 4시에 깨었는데, 한번 더 누우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가방을 들고 복도쪽으로 나와서 이불을 깔고 거기에서 그림을 그렸다.
효은님이 이미 아이를 복도에 데리고 나와 재우고 있었다. 좀 있으니 다른 단군들이 책을 들고, 노트북을 들고 나와서 새벽활동을 시작했다. 사부님께서도 책을 들고 나오셔서 요가자세를 해가며 책을 읽으셨다.

새벽 신성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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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미 미쳤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기분도 좋았다.
슥슥하고 연필이 종이에 스치는 소리가 좋았다.

오래갈 동지를 얻었다. 단군활동을 하며 얻은 동료들이다. 아주 오래 동행할 사우를 얻은 뿌듯한 감정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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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20:30:49 *.93.45.60
오래전에, 그래봤자 단군1기 초반이니까 별로 오래도 아니다. 그때 스케치한 것들을 들여다 보다가 대체 누구를 그린 것인지 못알아보는 인물화가 난무했다. 아마도 내 기억은 또 이 그림속의 주인공들을 잊겠지. 기억력이 도움이 안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특징을 잘 못잡아내서... 누군지 못알아보게 그린 탓이 제일 클 것이다.

사부님의 요가자세 책읽기, 수희향의 웅크린 자세 책일기, 햇빛처럼님의 책읽기, 김경인씨의 노트북사용, 그리고 효은님의 듬직한 아들내미를 그린 것이다.

오늘 아침(11월 3일) 김충원의 인물화 쉽게 스케치하기 책을 펼쳤다가, 그 속에서 인물화를 그리는 것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보았다.  두려움을 갖지 않고 그리는 것 자체를 즐긴다는 당연한 이야기는 예상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그리는 요령을 터득하면 자연스럽게 특징을 잡아내게 된다는 말에 놀랐다. 그러니까 인물화를 스케치하는 법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그게 자연스럽게 몸에 베면... 두려움없이 거침없이 별 의식하지 않고 그리게 된다는 말로 이해했다.

그리는 요령을 배워야할 것 같다. 그리는 법은 관찰하는 법이라는 데... 시각적인 편견이 없어지면 그림은 점점 더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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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0.25 06:17:46 *.92.195.100
정화님!
북한산 그림, 배경색이 들어가니 그림이 확 살아났네요!
새벽 단군이들의 모습, 괜히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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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07:12:28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50일차 (2010.10.25. 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너무나 자고 싶은 날이다. 어제 부족했던 잠이 오늘을 덮치고 있다.
단군일지를 작성하고, 그림을 그렸다. 신나지 않은 새벽이다. 그렇지만 계속하고 싶다. 전날 2개의 단군일지를 작성하는 데 40분을 썼다. 사진을 정리하고 짧게 쓰는데 시간이 그렇게 흘러버렸다.

어제와 비교한다면, 살아있는사람을 그리는 일은 신나는 일이다. 생생한 사람, 움직이는 모습에 따라서 선이 바뀌는 것을 포착하며 수많은 아름다운 곡선을 본다. 빨리 그리지 않으면 다 그릴 수 없기 때문에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오늘은 사진속의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여인은 생생함이 없다. 포터블 CD플레이어도 별로 감흥을 주지 못한다. 아직 내 애정이 섞이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들은 기운생동하는 게 없다.

오늘이 월요일이란 게 몸에 난 돌기처럼 살짝 불편하다. 새벽과 낮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무력감에 빠진다. 그래도 새벽은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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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09:23:01 *.93.45.60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 도약하는 7 터닝 포인트 (사부님 강연 정리)
- 수희향님이 정리하신 것을 바탕으로 내 기억을 더듬어서 다시 정리... 흐흐흐

1. 준비가 되면 우연이 운명으로 바뀐다
우연이 운명이 되는 순간을 맞이하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마도 그 순간을 지났을 수도 있고, 혹은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때가 바로 자신에게 이전과이후로 나누는 특별한 순간이었음을 알게 되리라.
 
2. 침묵의 10년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면 나의 세계는 뿌리를 내릴 수 없다.
1만시간의 법칙, 10년, 그 방면에서 해볼 것 다 해보고, 도전할 것 다 해보고 자신에게 체득되는 시간을 거친다.

3. 재능이 감흥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보면 제 길을 걷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재능과 맞지 않는 활동으로는 평범에서 비범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나의 재능이 우주적 공명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4. 사람을 만나야 한다.
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난다.
그리고 스승은 제자의 성장 단계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자신의 길에 들어서면, 그 길을 열어주고 인도해 줄 스승이 나타난다.
스승은 한사람일수도 있지만 여러명일 수도 있다.
(내 경우는 아직 스승을 못 만났다. 그림분야에서만큼은 그렇다. 내가 아직 미숙하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되어 있다.)

5. 매일매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침묵의 시간을 견딜 수 없고, 세상에 등장했을 때 궤멸하게 된다.
그러므로 새벽수련에 집중하라. 새벽이란 시간은 성스러운 시간이자, 성소이다.  하루 중 가장 신성한 의식으로서 이 일을 매일 꾸준히 하면, 찬란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새벽에 사부님께서 책 읽으시는 모습이 좋았다. 새벽에 수희향이 책을 읽는 모습이 좋았다. 새벽에 경인이 글을 쓰는 게 좋았다. 그 순간에 내가 깨어있고, 그들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기도를 하는 듯이 좋았다. 신과 함께하는 듯이 좋았다.

6. 영광을 해체해야 한다. 승리에 기생하면, 성장은 멈춘다.
세속적 성공은 한 방에 무너질 수 있음을 명심하라.
이 대목을 듣는 순간, 나는 최정현씨가 생각났다. 자신의 성취자리에 멈춰서 있지 않는다. 성취한 과거로 먹고 사는 사람은 그 세계에 갇힌다.
 
7.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없이 사는 다수에 의해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된다.
사부님께서는 스피노자의 예를 들어주셨다. 지독하게 눈물나는 삶이다. 모든 것이 이미 쓰여져 있다는 연금술사의 이야기도 해주셨다. 거슬를 수 없는 그 무엇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자신의 현재를 더 휘두르지 않도록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
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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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09:56:38 *.218.163.100
7가지 실천계명, 퍼갑니다.
프린트하고 두고두고 보려구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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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0.25 22:21:22 *.92.221.135
정화님!
저도 퍼갑니다. 댕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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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1:31:44 *.93.45.60
아이고... 제거 말고 수희향님꺼 퍼가세요.
그리고, 이건 7가지 실천계명이 아닐걸요. 평범에서 비범으로 가는 '도약의 계기' '도약의 충분조건'  정도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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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옥
2010.10.25 20:57:36 *.158.234.30
한정화님 그림 감사히 잘 걸어둘께요
좋은시간 속에서 함께해서 즐거웠답니다
.........아참 그리고 이 페이지의 가장 윗글(댓글)을 저두 퍼 갈께요
제 마음 자세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되는거죠?
허락하실것 같아 가져갑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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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23:09:20 *.72.153.88
혹시 단군영웅카드 그림 가져가신 분이신가요? 제 그림을 좋아해주시니 제가 더 좋죠. 히히히.
수희향님의 글을 퍼가세요.^^*
지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정리한 거 말구 수희향님 걸 퍼가세요. ^^*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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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6 12:58:45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51일차 (2010.10.26. 화)
날아가지 않은 날.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내 단군활동은 그림그리기이다. 오늘 새벽은 그림그리기를 하지 않았다. 그릴 것도 없고, 마음을 그쪽으로 끌고가지 못했다. 책을 읽었다. 서양철학사 앞부분 일부. 그러면서도 그리기를 하지 않는 게 불안했는데 선뜻 종이를 펼치지 못했다. 그러다가는 새벽이 시들해졌다.
책도 읽고 싶지 않았다. 지금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채로 그냥 포기해 버렸다.

꿈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도, 그림과 내 삶이 별개인 거도 마음에 들지 않고, 새벽과 낮이 분리되어 버리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무식한 내가 싫지만 하루아침에 그 무식을 벗어나질 못하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아주 많은 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을 알아버렸다. 예전에는 그래서 채우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지금도 아주 많은 시간이 차올라야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도약이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단지 머리로 안다. 예전에는 긍정이던 것이 지금은 그게 불만이다.

아직도 내 안에 아이가 투털거리고 띵깡을 부리고 있다.

그림으로 많은 세계가 연결되리라는 것이 지금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당연히 자신의 한 분야에서 세계를 연결시켜나가지만.... 나는 그게 싫어졌다. 좀 억울한 거 같기도 하고, 너무 지루하고, 세상은 너무 빨리 바뀌고 나는 바뀌지 않고, 151일째 인 것도 불만이다. 

아~ 새벽 수련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짜증을 내는 구나.
괜히 세상에 화를 내는구나.
착해지려면 새벽수련해야겠다. 친절한 정화씨하려면 새벽에 그림 많이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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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7 15:29:56 *.218.163.100
알고 봤더니 변경연 여기저기서 다채롭고도 역동적인 활동을 하시더군요.
아주 놀라웠답니다.
그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대단한 열정과 에너지가 나오는지..

은근히 이 단군일지도 오기 싫어지는 곳 중 하나지요.
왜냐. 이곳만 오면 비교되거든요.
부럽고 질투나고 그런 내가 부끄러워지고..

한걸음 한걸음 작은 성취를 일궈내시는 걸 보면
새삼 부럽기만 하다는.. ㅠ_ㅠ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도 언제나 보기 좋아요.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는...)

즐거운 하루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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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9 04:59:43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52일차 (2010.10.27. 수)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책을 읽었다. 책 읽기가 내 새벽활동은 아닌데, 왠지 새벽이 시들해졌다. 요즘 책을 너무 안 읽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게 왜 새벽에 생각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알 것도 같다. 새벽이 심심해져서다. 에너지가 다운되고 나니 그동안에 못한 거, 안한 거, 잘 할 수 없는 것들이 생각나서 나를 덮치고 더욱 내가 초라해 보이는 거다.

러셀 철학사를 사두었는데, 앞부분을 읽었다. 아주 두꺼운 책이다. 단군활동한다고 그림그린다고 책 안 읽은 거, 요즘 많이 후회한다. 요즘 말이 짧아지고 초라해졌다. 보고 듣는 언어가 초라하니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초라하다.

책 읽다가 작은 책을 만들었다. 소책자. 단군카드의 잠언이 적힌 작은 책.

심연이다. 심연을 알고 있지만 수월하지 않다.
회사 이사하는 날이다. 오전에는 짐을 싸는 데 별 도움이 안되었다.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는 이사간 곳에서 짐을 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물건을 지키라고 트럭 옆에서 지켜보라고 해서 밖에서 3시간 넘게 떨었다. 새벽도 지루하고 낮도 시들하다.

회사에서 블로그를 포스팅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낮동안에 시들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빌미를 제공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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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9 05:22:37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53일차 (2010.10.28. 목)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이불 속에 너무나 좋다. 춥다. 전날 추위에 떨고 감기기운있다. 이사짐 나르고 풀고 그리고는 늦깨까지 회식을 했다. 이사를 했고, 한명의 멤버를 새로 받았기 때문에 서로에게 기분을 돋우느라 저녁 회식자리가 길어졌다. 회식후 일어나는 것 싫다.
책을 읽다가 잤다. 요즘 새벽활동 거의 안하고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싶은 거 없다. 왜 그리고 싶은지, 뭘 그려야 하는지 질문하는 시기다.

조금 질문하다가 책 조금 읽다가 잤다.

그림은 보는 데 시간을 많이 필요로하지 않아서... 순간성인 듯 하다. 음악은 시간과 함께 감상하는데, 그림은 순식간에 물처럼 덮친다. 그리는 사람에게는 시간과 공간의 연속이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한 순간의 누맞춤일 뿐이다. 그리고 쓸데 없는 짓일 가능성도 아주 높다.

낮동안에 회사에서 일은 하지 않고, 천복부족민에게 줄 책을 다시 만들었다. 회사에 이사 후의 정리가 아직 안되었다. 전화 인터넷 두절.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고 일손까지 거의 놓아버렸다.
내가 심연이니... 심연을 잘 통과하도록 돕는 작은 책자에 대한 것이 자꾸 떠올라서 그림 그리고 싶지 않을 때, 글을 옮겨적고 종이를 접어서 하나씩 만들어 간다. 이 책을 만드는 동안은 이인선님과 이철민님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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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04:55:30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54일차 (2010.10.29. 금)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새벽활동 빼먹다. 에너지 다운. 힘을 내볼궁리를 하지 않고 있다.
머리가 많이 아프다. 깨어 있는게 싫다. 회사 이사할 때 하루종일 밖에서 떨어서 몹시 춥다. 감기 핑계를 댄다.  한쪽 머리가 아픈게, 뭘 먹으면 토할 것처럼 기력이 없다. 밥을 통 못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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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04:57:36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55일차 (2010.10.30. 토)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새벽에 잘 일어나긴 하지만 새벽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미루어둔 일 때문에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게 못 마땅하다. 주말에 쉬어야 하는데 낮동안에 밀린 일이 저녁에도 발목잡고, 그 다음날에도 발목잡고 주말까지 이어져서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하고 싶은 것은 없다. 무기력만을 남기고 있다.

책을 조금 읽었다. 그래도 시원찮다. 정말 시원찮다. 뭐든지 하고 싫다. 잠깐만 멍하고 있어도 정신 놓고 졸고 있다. 낮이건 밤이건 자고 싶은것  외엔 하고 싶은게 없다. 배도 고프지 않고, 배가 고프다 해도 별로 뭐가 먹고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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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04:58:26 *.72.153.88
날아가는 단군일지 156일차 (2010.10.31. 일)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머리 속이 온통 복잡하다. 출석만하고 다시 이불속으로.
출석할 때 부족원들이 써둔 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삶에 중요한 게 없어졌다.

상큼한 것도 없다. 잘 해보 싶은 것도 없다. 무엇을 위해 잘 살아야하는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잘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며 현재를 계속하는 것은 힘들다고 그러는데... 난 지금 현재를 알차게 꾸미지도 않는다. 미래만을 위해 사는 것은 그래서 힘이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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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1.01 14:49:25 *.92.214.196
정화님!

50일을 기점으로 지난 일주일, 저는 심연속에서 길을 잃은 나날들입니다.
그러나 너무 오래 방황하니, 또 알 수 없는 불안이 저를 찾아오네요.
감기가 어서 나으시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헤맨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다시 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다음은 제게 다가온 구본형 선생님의 칼럼 중에서 따온 글입니다.
"자기경영은 비전을 가지고 자기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비천한 것 속에서 영광을 찾아내 보여주는 것입니다.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위대한 것을 들춰 보임으로써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대야라는 역할에 비관만할 뿐이라면  아직 자신이 가진 변화의 잠재력을 스스로에게 설득하지 못한 것입니다. 
"(황금대야를 신상으로 변화시킨 평민 왕의 이야기--<설득의 포인트>중에서--)

정화님의 그림그리기가 빛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부디 다시 힘을 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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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20:29:48 *.93.45.60
감사합니다. 명희님.
이렇게 계속 함께 하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심연을 빨리 끝내야겠네요.  저는 45일쯤부터 많이 침체되었고 그 이후로 계속 힘이 안나네요. 물론 그림을 많이 안그린 탓도 있구요.

며칠새에 여러가지 핑계를 대가며 방황했는데, 이제 접으려구요. 
심연중에... 방황그만이라고 선언한다고 그대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정말 끝내려구요. 너무나 축 쳐지는 제 모습이 저도 이제 지겨워졌거든요.

오늘 안철수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나데요. 강연내용은 이미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동영상으로 봤지만 직접 들으니 또 다르더군요.
저도 자기를 설득해 보렵니다. 명희님의 응원에 힘을 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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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17:05:46 *.124.233.1
힘내세요 정화누님! ^^*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요.
거실에 걸어놓은 누님께서 주신 액자를 바라보며 매일 새벽에 주문을 걸겠습니다.
그럼 그 주문에 우주가 공명하여 미약하지만 제 에너지를 전달해 주겠지요?
화이팅입니다 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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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20:33:21 *.93.45.60
음. 경인씨... 나도 그 그림 떠올리며 의연히 가는 거라고 여러번 생각했지. 주문을 걸어주어서 그런가 좀 괜찮네.

어제까지는 너무나 화가났었어. 내가 무척이나 초라해보이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식한 내가 너무나 싫더라구. 지금 당장 뭘 어떻게 한다고 해서 무식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데, 작은 내가 커버리는 것은 아닌데 무척 짜증이 났었어. 지금은 뭐... 앞으로도 계속 그런 초라한 모습 보고 싶지 않으면 지금 열심히 살아야겠다...하는 그 마음뿐이지 뭐.

하여간 난 엄청 무식해서 미치겠다니까. 나도 내가 답답할만큼. 아호~

새벽에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아침밥도 열심히 먹을께. 응원해줘서 고마워.
이번주 주말에 또 단군세미나로 보겠군. 그때 환하게 만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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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20:46:00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57일차 (2010.11.1.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그림을 한장 그렸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란 책 표지에 나오는 제임스 조이스를 보고 그렸다. 별로 닮은 것 같지는 않다. 사람의 특징을 잡아내는 것을 연습해야겠다. 한사람을 여러번 그리는 것과, 여러사람을 빨리 그리는 것을 동시에 연습해야할까? 이론으로 먼저 공부해보는 것은 어떨까? 미묘한 차이로 사람의 얼굴 특징이 바뀌기도 하니까 이론도 필요해 보인다.

사람 그리기, 특히 얼굴을 중심으로 특징 잡아내기는 내 특성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아마도 그건 내가 아직 연습이 부족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닮게 그리거나 세밀하게 그리는 것은 나와는 맞지 않지만 특징을 잡아내는 것까지 맞지 않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사람을 직접 보고 그릴때는 어느정도 특징을 잡아내는 것으로 봐서, 정보의 양이 빈약하거나 혹은 선으로 표시하지 못하는 것을 선으로 표시하려다가 실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늘 새벽도 심연의 연속이었다. 심연이란 핑계로 자꾸 처지는 것 오늘 새벽까지 했다.

낮동안에... 오전에 안철수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한번 내가 아주 작고작은 보잘것 없는 사람임을 깨닫고 나니 열심히 살고 싶어졌다. 진실되게 자신의 살아온 삶에서 현대의 인재가 갖춰야할 마음가짐 5가지를 일러주시는데... 저렇게 잘나고 열심히 사는 사람도 지금도 열심히 사는데... 나는 너무 나태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은 어떤식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강연들으면서... 좀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어제는 정말이지 내가 너무 싫었는데, 오늘 아침에 강연듣고 나니 좀 괜찮아졌다. 그리고 일주일 내내 미루었던 일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벽에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게 아니라, 하루 전체가 엉망이 되고, 그 엉망이 된날들이 이어져 일주일 넘게 엉망이 되어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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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5:15:37 *.72.153.233
예술가의 초상 보고 그린 그림 정리해두자. 컴퓨터 파일정리 얼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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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5:08:16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58일차 (2010.11.2.화)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손풀기를 했다.  연필쥐는 힘이 여전히 약하다. 필압이 낮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 후에 필압을 높히는 어떤 연습도 하지 않았다. 이건 내 고유 특성인듯하다.

사람을 다른 방식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명암넣기를 잘 못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볼펜으로 선을 떼지 않고 그려보면 재미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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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그림파일이 많아지면서 디스크 공간부족이란 메시지가 자꾸 뜬다. 파일을 정리해야겠다. 공CD를 사다가  파일을 옮겨두고 삭제해야겠다. 40기가정도가 다 채워진걸 보면 그림파일이 용량이 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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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5:14:48 *.72.153.88
어제 퇴근길에 몹시도 배가 고팠다. 그런데 뭐가 별로 먹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배고픔이 가실 뭔가를 먹었으면 하는 마음과 먹는 것이 무슨 소용있어 하는 마음이 엇갈렸다. 곱게 밥을 먹어줘야하는데 그럴 여유를 내지 못했다.
편의점에 서서 김밥과 컵라면을 먹다가  외로움은 아주 무서운 병이라는 걸 알았다.

배고픔에 곁가지로 따라오는 외로움과 추위는 축쳐지게 만든다. 밥을 제때에 먹어야겠다.
가을을 제대로 느낀다. 추위와 외로움, 그 둘은 매우 큰 적이다.

만화영화 '오디션'에서 주인공이 걸렸던 병이 생각난다. 베레베레가 겪었던 아픔을 겪고 있다. 내적 에너지가 다운되면 감기에만 걸려도 몹시 아프다. 마음에 깊은 주름이 생기면 그걸 극복할 힘이 바닥까지 이르러야 보인다. 소년의 고백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곧 있이면 부모님이 오신다. 그때를 대비해 집을 깔끔하게 치울거다. 그러고 나면 친구들도 불러야겠다. 사람사는 집을 만들고 싶다. 사람과 어울려 살면, 조울증은 좀 가실 것 같다.

* 단군이들이 [신화의 힘]을 재미나게 읽고 있다. 나도 읽어야할텐데... 자꾸 미루고만 있다.
예전에 읽은 것은 과거이고, 현재 또 읽어야 한다. 현재를 살고 싶다. 과거의 행위로 현재를 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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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4 04:22:13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59일차 (2010.11.3.수)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험악한 꿈을 꾸고 일어난 새벽이다. 마음에 깊은 주름이 잡힌 것인지 계속 잠을 제대로 못잔다. 이상한 꿈을 꾸고, 그 속에서도 긴장한다. 낮동안의 긴장이 밤까지 이어져서 풀고 있나보다. 뭔가가 뒤에서 잡아당겨서 앞으로 못 나간다고 짜증을 냈다. 버럭 화를 내고 욕을 해댔다. 내가 따라가려 사람은 앞서서 가버리고 어느새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눈이 쌓이고 울퉁불퉁한 숲속길, 물이 흘러서 발을 적시는 내를 건어야 하는 길, 처음에는 신발을 신고 달렸지만 나중엔 맨발이었다. 그 길을 마구 달리는 데 누군가가 나를 끈으로 묶어서 그 뒤에서 내가 앞으로 가려는 힘으로 딸려오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화를 낸 것이었다. 아주 많이 뭔가에 눌려있나보다.

그 꿈을 꾸고 깨어났을 때는 꿈속에서는 내 뒤에서 나를 잡아당기는 사람에게 화를 내었지만, 실제에서는 내게 화가 났다. 짓눌려있는 것의 연속이었고 그렇게 만든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이다.

김충원의 '스케치교실' 시리즈 중에 '인물 쉽게 그리기' 책을 봤다.
사람을 잘 그리려면 잘 그리는 법을 배우라고 되어 있다. 물론 두려움을 갖지 않고 그리는 것은 스킬보다 앞서야 한다. 책이 재미없다. 책으로만 배우는 것은 그렇다. 실물이 앞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는 법을 제대로 배운다면 이상한 얼굴이 되거나 닮지 않았다고 신경질을 부리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그림은 그리지 않고, 책을 조금 보다가 잠을 잤다.
아직도 무기력의 연속이다.  긴장이 가시지 않고, 눈만 감으면 금새 정신이 달아나버린다. 그리고 푹 쉬지도 못한다. 뭔가가 아주 많이 눌려있다. 전체적으로 지금도 다운이다.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자책하고 있다. 새벽수련, 일 모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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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5 08:48:22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60일차 (2010.11.4.목)

1) 기상시각 : 2시 30분경

2) 단군활동
집 청소하고 그림에 정착액 뿌려서 화구가방에 넣고 정리했다. 우선 눈에 띄는 모든 그림은 한데 모아서 가방속으로 직행했다. 부모님이 오시기로 하셔서 집 정리하는데... 집이 난리다.
그동안 산 책도 많고, 그동안 산 스케치북도 여러권이고, 그동안 그림그리겠다고 재질이 특이한 종이 주워다 보아 놓은 것도 많고, 뭘 만들겠다고 야큐르트의 쥬스뚜껑을 몇백개 모아놓았다. 방에 크레파스를 한데 모으니 그것도 5세트는 되어보인다. 이제는 그림그린다는 것 부모님께 감출 수 없다.
액자도 정리해서 한곳에 쌓아놓았다.

청소하느라 3시간을 썻지만 여전히 지저분하다.
그래서 부자가 되고 싶다. 청소는 젬병이다. 나는 어질기를 하고 청소를 누가 대신해 주었으면 좋겠다. 일주일에 하루정도 와서 청소기 돌려서 청소하고 빨래도 잘 다려서 옷장에 넣어줄 사람을 고용하려면... 좀 많이 벌어야겠다.
수납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과 작업공간이 넓었으면 하는 마음과 침실, 휴게공간과 개인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집을 장만하면 30평정도되는 작업실과 15평정도되는 서재와 10평의 개인 방을 갖고 싶다. 작업실이 제일 먼저인거 보면 크ㅡ큭 아마도 계속 해야겠지.
큰 작업실을 원하는 이유는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다. 칠판만한 크기의 그림을, 그보다 2배정도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데... 그런걸 그릴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전체를 한눈에 다 담아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떨어져서 보려면 좀 넓어야 할 것 같다. 서재에는 소파하나를 놓고 싶다. 팔걸이가 있는 1인용 소파면 충분하다. 햇볕 좋은 곳서 오래도록 책을 보고 싶다.

아, 그림 안그리고 청소하느라 시간 다 섰다. 내 성소를 깨끗이 하는 건데.. 그동안 참 오랫동안 미루고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같이 살아야 하나부다. 어머니 아버지 오신다고 청소를 다 하고.
내가 자취를 시작한지 13년... 아직까지 집에 오셔서 주무시고 가신적은 없다. 그렇다고 자취방에 오신 것이 많은 것도 아니다. 광주에서 1번, 대전에서 한번. 그리고 여기 서울에서 이번이 2번째. 모두 나를 보겠다고 오신 것은 아니었고, 무슨 일이 있어 오셨다가 들르신 것이라서... 여간 서운한게 아닌었는데 이번에 상경하시니 긴장이 많이 되었다.

나는 아마도 내 딸이 청소를 제대로 안하고, 혹은 작은 집에서 지저분하게 살고,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지낸다면 화를 내다가 울어버릴 것 같다. 우리 부모님께는 그런 경험 하게 하고 싶지 않다.
어제와 오늘(11월 5일) 어머니께서는 가스레인지 대를 30분 넘게 닦으셨고, 아버지께서는 작은 방의 물건들을 아주 오래도록 둘러보셨다. 하실말씀이 많으신가 본데 별로 말씀 안하신다.
'청소기 앞쪽(브러쉬) 빼고 하면 먼지나 머리카락 다 빨아들이는데...'
라고만 말씀하셨다.

주말에 한번씩 청소하면 이렇게 까지는 아닐텐데, 몇 달만에 한번 대청소 하느라 몸이 쑤시다. 플라스틱과 종이, 책 등을 분리해서 버리고, 아름다운 가게에 안입는 옷가지와 가방을 싸서 가져다 주었다. 그래도 집은 여전히 좁다.

성소를 깨끗히 했으니 시원할 법도 하지만 여전히 성소는 내 일상의 한 공간이고 얼마만큼은 지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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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5 17:04:44 *.93.45.60
날아가는 단군일지 161일차 (2010.11.5.금)

1) 기상시각 : 4시 50분경
아버지의 알람이 4시에 울렸다. 시계 소리에 나와 아버지께서 일어났다. 아버지는 알람을 끄고 한숨 더 주무셨다. 나도 다시 누웠다. 4시 **45분경에 내 알람이 울렸다. 어머니의 알람이 5시.

2) 단군활동
단군활동은 하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아침밥을 준비했다. 작업대를 펼쳐서 식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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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6 21:27:59 *.72.153.233
날아가는 단군일지 162일차 (2010.11.6.토)
1) 기상시각 : 4시 50분경
2) 단군활동
기상출석체크를 하고나니 전화가 왔다. 드림페인터 박종신씨였다. 전화 통화가 길어길 것 같다며 네이트온 통화를 요청했다. 준비하고 나서 시험해보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양해를 구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전화통화를 했다.
새벽시간을 수련시간으로 정한 것... 그리고, '오늘부터는 제발 심연 벗어난다'고 발버둥치는 것을 기억하고 그림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더니 나중에 통화하자고 나를 배려해주었다. 한시간이 훌쩍 흐른 후였다. 그때부터는 손이 좀더 빨라졌고, 채색하고 싶어졌다. 한시간 몰두해서 채색을 했다. 웬지 부드러운 색을 쓰고 싶었다. 부드럽고 달달한 느낌이 나는 채색을 하고 싶었다. 나중에 칠한색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부드러움을 깬 것 같다.
몇일전의... 아니 지닌 단군프로젝트 기간에 비하면 색이 많이 순해졌다. 부드러워졌다. 내 마음 속에 뭔일인가 일어나고 있나보다.

오늘 그림 그린 순서는... 처음에는 손풀기, 그 다음에는 눈에 띄는 이미지로 부터 따라그리기, 그리고는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 그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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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적휘적 날아갈 듯한 사람을 그리고 나니 다른 것이 그리고 싶어졌다. 좀더 자유롭고 편안한 것을 그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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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는 선들에서 나는 얼굴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그냥 얼굴의 둥굴게 보이는 것들이 좋았다. 머리카락을 굵게 흩날려보고 싶고, 곱게 감은 눈두덩위를 만져보고 싶고 입맞추고 싶다. 사람을 그리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20101106-1-s.jpg
통화가 길어져서 그림을 차분히 그리지 못하다가 나중에 전화를 끊고 선이 더 자유로워졌고 지우개를 사용할 만큼 선을 많이 그려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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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6 21:32:21 *.72.153.233
11월 6일 단군세미나 에서

오후에는 단군 200일차 3차 세미나가 있어서 나갔다.
세미나 시간동안 손으로는 계속 그림을 그렸다. 낙서를 하고 그리고 또 낙서를 했다.
손이 가벼워졌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손이 가벼워졌다. 정말 다행이다. 그림에 대해서 여전히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가벼워져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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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05:15:24 *.72.153.233
날아가는 단군일지 163일차 (2010.11.7.일)
1) 기상시각 : 4시 45분경
2) 단군활동
일찍 일어났는데 단군활동은 하지 않았다. 그림그리기 안하고 인터넷을 동영상보고 시간을 보냈다.
한밤중에 아쉬워 그림을 그렸다. 아직도 나는 그림과 친밀하지 않은 모양이다.
저녁에 회사에 세워둔 자전거를 가져오느라 한강을 건너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그림그리기에 몰두 못하면서 내 천복이라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잠깐 멈췄다가 다기 자전거 안장에 올라서 발을 구르는데, 앞에 가야할 길이 있으니 다시 굴렀다. 그런데 삶은 이렇게 자전거타기마냥 기계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발을 굴러 전진하는게 아니다. 매일 아침 그림을 그릴까말까로 고민하는 것은 천복을 대하는 태도가 아닌 것 같다. 그걸 하면 즐거운 것이 천복이라는데...
자전거타기는 허벅지가 터질 것 같디 힘들어도 다음번에 또 타고 싶다.
그림그리기도 그러했는데, 매일한다는 것은 어렵다.
자전거도 매일 타면 꺼려지기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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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11.08 22:43:10 *.142.197.115
"뚜벅뚜벅 제 길을 가시는 모습 좋습니다.
  잔잔합니다. "

그리구 뭔지는 몰라도 궁금해지는데요... 그리 물어보시니...
인천시 남동구 구월3동 1117-23 입니다. 문자가 안 들어 갔나보죠...
조금 민망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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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9 20:23:55 *.93.45.60
문자는 잘 받았습니다. 처음에.. 단군일지에 남겼다가 생각나서 문자 넣었던 겁니다.
단군카드 명언을 적은 작은 책자입니다. 보통우편으로 갈테니 아주 오래걸릴거예요. 일주일이 걸릴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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