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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 이국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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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9일 01시 16분 등록
              [ 그리하여 나는 그 빛으로 족한 사람이 되리라 ]
                                                                                   이 국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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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일차 끝자락, 길을 잃었고 어둠 속에 혼자 남겨졌다. 지금껏 살아온 데 대한 의미를 잃었으며 자신도 완전히 잃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는지도 신기하려니와, 그렇게 어둡고 길이 보이지 않던 기간을 아무렇지도 않은 척, 눈 뜨면 학교 가면서 일상을 영위해 올 수 있었는지 그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책에서 읽었던 '무기력감'이란 낱말의 진정한 의미가 그러한 상태였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오랜 고민 끝, 자문과 자답.......
'이제 그만하고 싶다'가 나에게서 나온 대답이었다.

  그래서 그만하기로 했고 학위를 위한 공부를 멈추었다. 세상을 향해 확실하게 해 둘 요량으로 그 말을 던졌다. '나는 오늘부터 금연할거야'라는 말처럼, 주변인에게 도장 찍어두고 더 이상은 미련을 갖지 않고 싶었다. 타인에게는 놀랍다는 반응이면 충분할 표현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무의미 혹은 무감각함이란 배를 건너탄 듯 했다. 학위를 포기하면, 학위 다음을 위해 살아왔던 내 삶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나아가게 될 줄 알았다. 적어도 이제부터는 그리도 되고싶었고, 자타가 재능있다 인정해왔던 가족치료사가 되기 위한 길로 뛰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그 것마저도, 그 어떤 것 마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3년 후면 교사도 안할거다. 박사 학위도 안하겠다. 그렇다고 가족치료사가 되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
' 무서웠다. 남아있는 내 생이 이렇게 답 없이 컴컴한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 바라는 것이 없는 그런 무의미한 상태로 생을 마감하게 될까봐 무서웠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날때까지 직업적 모델이 없었다. 딱 하나, 선생님만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여자도 직업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무시 당하지 않고 결혼해서도 당당하게 살 수 있다. 결혼 후에 무슨 일이 생길 줄 아느냐, 여자도 경제권이 있어야 기가 죽지 않는다. 성격으로나 필체로보나 얘는 선생님을 하면 딱 잘할 아이"라고 말씀하시며 우리 담임선생님께 말씀하셨다. 누구 앞에서 내가 어떻다는 말을 처음 들은터라, 그 감격빨이 그만 대학진학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그래서 의미없는 교대 4년을 다녔다. 우리 아버지 욕을 있는대로 하면서.

  교대 진학을 하면서, 아무런 결정권도 정보도 없던 내게 부러운 '과'가 하나가 있었다. 경대 '국문학과'. 국문학과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면서 거기가면 글쓰는 사람이 되는 곳인줄 알았나보다. 그러나 나의 글쓰기와의 인연은 아련한 아쉬움을 남기고 멀어져갔다. 대신 전율과도 같이 심리학이란 과목이 내 세상으로 들어왔다. 아마도 교대 4학년때 교육심리학이란 과목을 듣지 못했더라면 나는 내가 어떻게 변해있을지 상상할 수가 없다. 노교수님의 낡은 강의노트에서 흘러나오던 프로이트는 그렇게 내 가슴에 거대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졸업 후 바로 선생님이 되었다. 홀로 남겨진 생활, 무엇인가 건설적인 것을 하지 않으면 인생이 잘못되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무엇인가 해야했다. 주말마다 대구엘 갔고, 서점엘 들러 대학원 입시요강집을 샀다. 가장 끌리는 대학원을 골랐고, 직장은 경북 영양이면서 대학원은 서울 안암동 소재 대학을 골랐다. 몰랐다 그때는. 내가 가려고만 하면 옮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그 대학에 지원했다. 퇴근 후 모기와 추위와 싸워가면서 시험 준비를 했다. 아이들과 수업 중이던 시간, 세상에서 그렇게 기쁜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른 것은 처음이었다. 합격이었다. 

  합격과 동시에 난관, 어떻게 경북에서 서울 안암동까지 야간 수업을 다닐 것인가? 세상 참 철없고 현실감각 없기론 장땡인 내가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시도못할 무대뽀적 지원이었다. 결국 교학실에 이야기해 대학원 수업을 3년으로 늘리고 다른 방도를 세웠다. 다행이었다. 역시 우리 신랑은 그런 면에선 짱이다.  

  멋진 교수님들과 수업, 그러나 대학원 공부 기간 내내 나는 디립다 나를 대상으로 실험했고 거친 내면탐험을 거쳐 결국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은 어디인가?에 봉착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가족이었다. 그렇게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내 논문은 가족치료와 연결되었고, 드디어 경북생활을 청산하고 우연찮게 서울로 올라왔다. 내가 뭐라고, 그래도 감히 기존의 상담법이 영 성에 차지 않았다. 너무 오랜 기간을 요하는 게 문제였고 내담자가 지치기 쉬울 뿐더러 나 역시 과거를 디립다파는 건 피곤하다 여겼다. 97년, 우연히 눈에띈 워크샵 공고문, 일주일간의 워크샵. 새로운 상담방법을 만나게 되었을 때는 천지가 개벽하는 느낌이었다. '인식의 전환' . 문제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은 나에게 있어 삶의 태도 자체를 바꾸었다. 유영. 그 것이 되었다. 운명이었다.

  학급 내 아이들의 문제를 가족과 연결시켜 보기 시작했고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나는 적어도 청소년기를 거치며 결코 되고싶지 않았던 선생님과 같은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서지 않으려 노력하는 선생님이 되었다. 그래서 언제나 자신있었고 당당했다. 적어도 아이들이 성인이되어 나를 돌이켜보았을 때, 그 때에 비로소 좋은 선생님의 모습으로 남는 것, 그 것이 하기 싫은 교사생활에서 지켜낼 수 있는 나의 최소한의 자존심이었다.

  97년부터 시작된 가족치료 관련 공부는 2003년 1년 동안의 가족치료 전문가과정 수련으로 귀결되었다.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매 주 토요일마다 조퇴를 했고 한 번 가면 꼬박 10시간을 투자했다. 2006년 박사과정을 진학했다. 주말은 도서관이 집이었다. 과제에 시험에 공부에 아이들에....... 그리고 또 6개월의 자기분석과정 수련. 토요일마다 역시 10시간. 공부를 위한 일년의 연수 휴직, 그리고 복직. 그러나 의욕을 가지고 돌아온 교직사회에 대한 실망과 그리고 절망감 또 부끄러움. 아니라 외쳤던 교직사회의 현장에 버젓이 자리한 내 그림자. 내가 과연 여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절망 끝에 만난 건 2박 3일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내 꿈이 가치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꿈벗들이 생겼다. 이야기할수록 내가 살아나는 영토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몰랐다.
내가 재능, 직업, 학위,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 이 모든 것을 연결하려고 한다는 것을. 그 것들은 하나로 연결되지가 않았다. 재능은 있으나 학교에선 빛이 나지 않았다. 치료사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으면 재능이 빛이나나 치료사로서 활동할 시간이 없었다. 학위를 마무리하기엔, 직업과 병행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을 요구했다. 논문을 위한 휴직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시간확보도 어려웠다. 가라앉아 내려갔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천직을 발견하여 만들어내려 했는지 모른다. 잘 되지 않았다. 학교를 통한 가족치료적 접근, 혹은 교사 훈련을 통한 학교사회의 변화, 학교라는 전달체계를 통해서 가해지는 변화라면 얼마만큼 파급효과가 있을지 생각만해도 아찔한 일이었고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조직과 시스템을 바꾸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파워풀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 일에 더 올인했다. 그러나 어려웠고 자꾸 비껴갔다. 그야말로 내 눈 앞에서 꽝! 하고 문이 닫혔다. 충분히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도 내 앞에선 문이 닫혔다. 충격이었고 더 가라앉기 시작했다. 교사나 학생들 학부모를 대상으로 내 재능은 빛날 수 있었으나 나에겐 결정적인 부분이 부족했다. 타고난 재능만큼 타고나지 못한 재능도 있었다. 내가 그 것을 너무나 잘 알았다. 그래서 학교에 대한 변화는 다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대신,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내 용기를 불어넣어가며 학위를  마치려 애썼다. 무엇을 하려고 긴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 자문해보았다. 이유가 딱히 없었다. 학교를 그만두려하니 학위를 마쳐야 할 필요가 사라졌다. 학위는 교사로서 학교를 통한 변화라는 내 말에 공신력을 입히기 위한 수단이었지 목표가 아니었다. 그 것을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어느날 문득 들었다. 해야한다는 것도 싫었고 더구나 하기가 싫어졌고 지쳤다.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올 해 들어서면서부터, 어떻게 약속이나 한 듯 일련의 시련이 무심하게 나를 덮쳤는지, 어떻게 그런 일들이 그리고 가벼운 듯이 내 어깨 위로 내려앉았는지를 알 지 못한다. 어둡고 의미가 사라졌고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길을 잃었을 뿐 아니라 그 어떤 곳을 향해서건 아무런 간절함도 소망도 의지도 욕망도 차오르지 않았다. 지금껏 의미를 두어왔던 그 모든 것에서 아직도 숨 붙어있는 생기를 발견하지 못하는 그 절망감은 차라리 공포에 가까웠다. 살아온 나날에 대해 의미를 놓아버린 것도 자신에겐 가혹한 일이었지만 혹여나 살아있는 나날을 그런 상태로 무기력하게 숨쉬게 되면 그 때는 정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두려움 속에서 떨었다.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던 시간, 유일하게 했던 것들. 영화보기, 영화리뷰 올리기, 독서. 논문 때문에 라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것들, 닥치는대로 하며 시간을 보냈다. 허기진 시간이었다.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함께 또 나를 들여다보기 그리고 술. 퉁퉁 부은 눈은 그 즈음 학교에서 알러지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었다. 그래, 스스로도 어쩌면 무기력이란 넘에 대한 알러지임이 분명하리라 믿었다.

 그러다 영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인빅터스였다.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두 배우가 나오는 영화,  맷 데이먼과 모건 프리먼이 나오는. 어떻게든 의욕을 불러올리고 싶어 선택한 영화. 넬슨 만델라의 삶의 한 조각을 다룬 영화. 바닥을 칠 만큼 친 어느날, 영화는 중반을 달리며 그윽한 모건프리먼의 목소리로 독백을 토해 내었다.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뒤덮는 밤의 어둠 속에서

어떤 신이든 내게
불굴의 영혼을 주심을
감사하노라.

환경의 잔인한 손아귀 속에서도
난 머뭇거리지도 울지도 않았노라.

운명의 뭉둥이에 두들겨 맞아
내 머리는 피 흘리지만
굴하지 않았노라.

분노와 눈물의 이 곳 저 너머에
유령의 공포만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러나 세월의 위협은
지금도 앞으로도
내 두려워하는 모습
보지 못하리라.

저 문 아무리 좁고
명부에 어떤 형벌이 적혔다해도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요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일지니."

-넬슨 만델라-

   비음 섞인 중저음의 목소리에 눈물 콧물 뒤범벅 된 나를 위로하듯 생각
하나가 뛰어들었다.
'어쩌면 헛 된 욕심으로 살아 왔을지 모른다. 되어야 하는 어떤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나로 살아내지 못한 것인지 모른다. '나' 그 자체로 살아야겠구나. 더 이상 나를 숨기지 말고 세상을 향해 드러내며 솔직하게 살다 가야겠구나.'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요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일지니.......'

  그리고 또 하나의 영화, '세상의 모든 계절'.

  삶에 태도에 대한 비교가 섬뜩하게 전해져온다. '나'로 사는 길이 어떤 길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을 해야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더 이상 속절없이 세월을 흘리지 말고 '나'로 세상과 마주해야한다는 결론을 안고 일어섰다. 언저리를 맴돌며 다치지 않게 살아갈 일이 아니라, 안전하게 포장된 '나'를 보이려 애쓰는 삶이 아니라, 내가 되려 애쓰는 삶, 부딪히고 깨지더라도 내가 되어나가는 그 삶을 선택해야 한다는 울림을 들은 것 같다. 아마도 그 것이 가혹했던 지난 어둠과 그늘 속에서 뼈저린 댓가를 지불하고 찾아낸, 자문에 대한 대답이리라.

  그리하여 나는 이제 어둠에서 벗어나게 될 것임을 안다.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살아가는 것, 그 것이 '나'로 사는 길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300일차는 그렇게 캄캄한 어둠 속에서 잉태되었다. 그러나 이제 빛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300일차는 단순하게, 오로지 단순하게 '나'를 마주하기 위해 쓰여질 것임을 안다. 매일이 축제처럼 이렇게 마음 가벼울 수가 없다. 빡시게 살아왔던 나날이 그것을 벗어던지면 이렇게 가벼울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였음만은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기상시간과
과 새벽 활동
1. 새벽 시간 : 오전 5시~7시
2. 새벽 활동:  1) 20분 : 의식
                     2) 1시간 40분 : 독서 및 관련 활동

* 300일차 목표
1. 독서활동에 매진하여 주 1권의 책을 읽는다.

* 중간 목표
1. 주 1권의 책을 읽는다.
2. 인상깊었던 구절을 정리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블로그에 올려둔다.
3. 독서를 통해 변화해 가는 생각을 기록하여 정리 해 둔다.

  300일차 시작 전에 조금씩 살아나주어 기뻐 미칠 지경이다. 어둡고 움직일 힘조차 없는 저 밑바닥에 있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다. 300일 수련과정을 성실하게 보내고 싶다. 수련 과정을 거치며 진정 '나'답게 사는 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순수하게 그 일에 몰입하고 순수하게 그 일을 즐기고, 그럼으로써 순수하게 내 안에서 '나'의 방식으로 세상에 말 걸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오직 '나'의 관심에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나를 이해하려 애쓰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그리하여 세상과 나의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나에게는 뒤로 물러남도 주변에서 머뭇거림도 없고 눈부신 대상에 대한 부끄럼도 거두려한다. 더 이상 어둠 속에 홀로 서 있지 않을 것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빛을 향해 나아가게 되리라. 그리하여 나는 이 우주에서 나만의 색으로 반짝이는 별이 되리라. 그 별은 나의 이름으로 빛이 나며 그리하여 나는 그 빛으로 족한 사람이 되리라.

  300일차를 거쳐 변화해 나갈 내가 기다려지고, 또 어디서 터닝을 하게될지도 궁금하다. 나의 이 다이내믹한 변화가 실로 가벼운 치기 내지는 훌러덩 마음 변함의 수준만 아니기를 바래본다.

아직도 주변은 난리다. 택도없는 소리 말라고 한다. 잠시 쉬라 한다. 기다리겠다 한다. 지켜보는 이들은 그러려니 한다. 지금껏 살아온 길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더구나 그들은 긴 세월 내 마음 속에서 요동치다가 번개처럼 내려앉은 내 결심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아깝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들려줄 마음도 없다. 긴 시간동안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위해 달려 온 방향, 그 방향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이 시점, 그 것이 내게 있어 얼마나 깊은 슬픔과 마주해야 하는 일인지 잘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온전히 나의 몫인 것이다.

깊은 숲 속,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집, 거기에 앉아 조용하게.......그 뒤에 그려질 모습은 300일차를 거치며 완성될 글 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교수님께도 어떤식으로든 통보가 될 것이다.

내가 써내려간 이 글귀가 퍽 마음에 든다.

" 이제 나에게는 뒤로 물러남도 주변에서 머뭇거림도 없고 눈부신 대상에 대한 부끄럼도 거둔다. 더 이상 어둠 속에 홀로 서 있지 않을 것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빛을 향해 나아가게 되리라. 그리하여 나는 이 우주에서 나만의 색으로 반짝이는 별이 되리라. 그 별은 나의 이름으로 빛이 나며 그리하여 나는 그 빛으로 족한 사람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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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1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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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4 15:44:48 *.246.77.2
254일차 (7월 1일 / 금요일)  

 한동안 하지 않겠다고 뒤로 물러났던 일들을 보듬기 시작했다. 학위를 마무리 지을 장기 플랜을 만들었다. 그러나 여유롭게 가기로 한다.

분명 같은 선 상에 있지만 나는 이제 어제의 내가 아니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간에 머물고 같은 일을 하지만, 나에게서 나오는 결과물은 사뭇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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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4 15:46:43 *.246.77.2
255일차 (7월 2일 / 토요일)  

 학기말이라 마음이 부산하다. 무엇을 먼저 해야 좋을지 모를만큼 학교에서의 일상은 정신이 없이 핑핑 돌아간다. 그러나 새벽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면 하고자 하는 일에 가까이 갈 수 없으리란 것을 안다. 분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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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4 15:50:43 *.246.77.2
256일차 (7월 3일 / 일요일)  

 토요일 출근, 승마장 행사있어 삐딱구두 신고 잔뜩 긴장하고 다녀왔더니 영~ 허리가 시원치가 않다. 우리 근육 빵빵한 트레이너 샘이 만들어 놓은 내 등근육이 무색할 지경으로 허리가 뻐근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지각했다. 

문득 나는 생각해보았다. 나는 어떤 세계와 어울리는 사람일까?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나는 어떤 세계에 속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일까? 타인의 시선이 궁금한 일이었다. 가야해서 간 행사이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세계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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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4 15:53:32 *.246.77.2
257일차 (7월 4일 / 월요일)  

 아이가 지난 목요일에 귀국했다. 생활의 모든 리듬이 흐트러지고 있다. 취침시간이 흐트러지니 기상시간도 자연스럽게 뒤죽박죽이 되고 새벽활동도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런 모든 뒤죽박죽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3주만 머물다가 다시 돌아간다. 지나치게 감정적이 되지 않으려 또 굳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야 하는 일이다. 아이가 오고가는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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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6 12:49:43 *.246.77.2
그러게요.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불고 휩쓸고 지나간 뒤에 보니 마무리
짓고싶은 소중한 것들이 아직 저기 꿈틀거리고 있네요.

잘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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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1.07.06 12:45:23 *.220.138.56
국향님!
학위를 마무리 짓기로 하셨다구요. 잘하신 것 같네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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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7 09:41:39 *.246.77.2
258일차 (7월 5일 / 화요일)  

 산재하던 일련의 일들이 아귀가 맞아들어 가려는 것일까? 학위와 꿈꾸던 일 재능찾기.... 나로서는 거대하게만 느껴지는 여러 일들이 신기하게도 한 곳을 향해 정렬하려한다.
지켜보고 몸을 맡겨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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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7 09:45:44 *.246.77.2
259일차 (7월 6일 / 수요일)  

 때가 되면 정리해야 할 관계들에게도 그 인연에 대한 정의를 되짚어 볼 기회가 온다. 몇 년에 걸친 인연들이지만 사람의 상황과 변화의 정도와 방향에 따라 앞으로도 열어가야 할 인연과 이만 잠잠하게 안녕해야 할 인연들이 두루 보인다. 그리고 성향과 삶의 뱡향이 일렬로 정렬될 때 보다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자연의 순리와 흐름에 몸을 맡기는 일, 복잡한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눈인사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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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7 12:07:16 *.246.77.2
260일차 (7월 7일 / 목요일)  

 세상에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 자신의 의사를 보기좋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일, 싫은 일을 싫다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말주머니 속에 넣기만 했던 속마음을 비로소 툭툭 던질 수 있는 일, 그리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감정 개입없이 사실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일 등....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같은 선상의 모습이다. 안개에 싸여있던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눈과 입을 빌지 않고서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될 때, 자신의 존재에 대해 수용하고 오케이!가 될 때, 자신의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을 때. 내면과 외면을 동시 인식 가능하게 될 때. 즉,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쉽게 보인다.

높은 자존감, 자존심과는 글자 한 자 차이지만, 글자 한자가 빚어내는 힘은 엄청나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사람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행동은 하늘과 땅 차이다.

자존감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할 때, 즉 자신의 존재를 탸인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내면에 깃들게되면 사람이란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렇게 드러내는 방법은 자신의 성장의 역사에 바탕을 둔다. 그래서 우리들은 성장의 역사를 바르게 만들어가는 일에 가치를 두고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 만나는 사람들을 보고 나를 본다. 식구들을 보고 동료들을 보고 학교 아이들을 본다.
추상적인 이런 개념들을 염두에 두고 사람들과 작업하는 것이 즐겁다. 그런 일에만 묻혀 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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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8 17:58:17 *.2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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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8 17:49:29 *.121.41.237
261일차 (7월 8일 / 금요일)  

 매일이 같은 날처럼 반복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 특성상 일년동안 정해진 일정을 따르는 방식이 거의 삶의 반복적인 패턴화가 되어있다.
 
떠나고 싶어 끊임없이 떠나는 꿈을 꾸고 끊임없이 제자리에 충실한, 이상과 현실에 발을 걸친 나를 보면서, 어느 때인가는 무게 중심을 한 쪽으로 기울이고 어느쪽 땅이든 안착해야하지 않을까 가끔 생각을 한다. 이쪽 저쪽에 발 걸친 동안 흔들리는 무게중심때문에 가운데 강물로 풍덩 익사하기 전에 말이다.

직업의  특성상 학교의 일을 공공장소에서 시시콜콜 이야기 할 수 없으니 나의 이야기는 빈약하기만 하다.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많은 이야기들이 생산되고 삶이 발산되는 공간에 있으면서도, 표면적인 이야기들에만 머물기를 선택한 나는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다사다난한  같다.

근래들어 자주 생각이 든다. 나의 본질을 훼손시키려 드는 사람들과 내심 안녕을 준비한다. 오랜 기간이 걸려 묵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지나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사람 옆에 있으면 불편하고 피곤해진다. 그리하여 종당에는 그나 그녀는 모르게 또 아무도 모르게 나만이 안녕을 준비하고 돌아선다. 그래서 내게있어 그와 그녀들은 더 이상 오늘까지 알던 나의 그대들이 아니다.

사람이 변해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쩌면 성장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것이 변화인지 변심인지 아니면 이제서야 본질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는지, 또는 나의 미성숙함이 그들의 성숙함을 알아볼 수 없음인지 모른다. 나에 대해 확신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조차 나에 대한 확신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것, 나의 안녕에 대해 훗날 어떠한 후회에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란 것이 확실하다는 것, 그게 내가 보는 나의 현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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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8 17:57:09 *.2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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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09 19:51:44 *.212.209.51
262일차 (7월 9일 / 토요일)  

 확실히 환경의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는 류의 인간은 아닌듯 싶다. 아이가 귀국해서 집에 있고 기말이 가까워 아이들을 방학시키기 위해 모든 학교일을 마무리해야 시점, 그러다보니 무얼 먼저 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을만큼 일이 복잡하다. 그 와중에 일주일에 세 번씩 꼬박꼬박 운동을 다니고 있으니.......

오늘은 뒤죽박죽된 머리를 흔들며 모든 것을 제자리에 정돈하기 위해 용 좀 써봤다. 아이 반바지 산 거 백화점가서 바꾸고 내 머리 컷트하고(파마할까말까 무지 고민하다가 일단 커트하고 좀 더 두고보다가 다시 파마하든지 하기로 했다).... 그리고 식사조절 때문에 그 좋아하는 쌀국수 냄새를 애써 지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대강 짐챙겨 천안으로 냅다 달렸다. 얼마지나지 않아서부터 얼마나 밀리던지.... 오다가 구워온 소세지도 베어먹고 커피물도 마시다가.... 내 행동이 변화무쌍해서 그런지 오늘은 하늘도 참 변화무쌍했다. 고속도로 달리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다가 몇 십분 지나지 않아 햇살이 비치고..... 문득 생각했다 이런 날씨면 무지개라도 떠야되는 날씬데?..... 왼쪽을 봐라봤다. 진짜로 무지개가 걸려있다. 내가 운전하고 가는게 오늘만큼 안타까운 적이 없었다. 휴대폰으로 어떻게든 사진 한 방 찍으로 용써봤지만, 있는 곳이 고속도로라 지극히 무모한 행동이란것을 알아야했다. 결국 눈으로 마음으로만 담고 왔다. 그래도 마음은 무지 즐거웠다.

새벽엔 일어나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현황을 파악해보려고 검색을 한동안 했다. 몇 시간이 흘러 필요한 자료를 다운받고 메일로 보내놨다. 천안공장와서 프린트라도 해 볼 요량으로....좀 미안하긴 해도 어디가서 그 많은 양을 프린트 할 곳은 여기말고는 없다.

"내가 왔다~~"를 외치며 현관문을 밀고 들어왔는데 손님이 계신다. 급 얌전, 살포시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하고 부엌으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아~~~ 난 정말 너무 이중적인 것 같다. 아니다 어쩌면 지극히 현명한 것일 수도 있다. ㅎㅎ

사 들고 온 복숭아 깎으면서, 이럴때를 대비해서 예쁘게 깍는 법을 어디서라도 배워둘걸 그랬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뭐 어쩔 것이여? 먹을 수 있게 깎으면 되는 것이지. 인사만 이쁘게 또 하고 갖다드리고 나는 인터넷이 연결된 빈 방을 찾아 들어와 지금 일지 쓰는 중이다.

이거 쓰고 저쪽 건물 사무실로 건너가서 이제 밥사달라고 채근할것이다. 운전하면서 그 생각만했다. 식단조절이라는 미명하에 요즘 음식 맛을 지대로 못 느껴본지 오래됐다. 먹기 싫은 푸로틴만 먹고있다. 오늘은 그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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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1 05:09:06 *.246.77.2
263일차 (7월 10일 / 일요일)  

 분명 일지를 쓴 줄 알고 기세좋게 단군일지 7개라고 적었는데 와보니 어라? 일지가 없다. ㅎㅎ 그러고보니 어제는 일어나자마자 정신없이 바빴고 집도 안들리고 분당으로 바로 갔었는데 말이다. 완전 혼이 빠진 건지 원.......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있고 300일차 완주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걱정을 하고있다. 전날 "세상의 모든 여행"을 보느라 늦게 잤고, 알람이 꺼져있어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눈뜨니 훤한 아침이다. 잘 때 밧데리가 다 되어서 새로운 것으로 갈아끼웠는데 그마저도 충전해 두는 것을 잊었었는지(그런 실수는 원래 잘 안하는 매우 세심한 성격인데) 밧데리가 없었다. 이 정도면 내일 아침 모닝콜 정도는 울려주지 않을까?란 막연한 희망으로 잠들었는데 역시 희망은 희망인 것이었다. 이제 한 몇 번만 더 지각하면 300일차 아웃이다.

다문화가정에 관한 자료를 사무실에 들러 프린트하고 아침 대강 만들어 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 약속장소로 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무지 즐거운 만남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날, 사람이 살면서 이런 사람들과 이런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고보면 학교나 기타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그 성격이 모두 다르다. 보통은 다양한 긴장을 수반하는  다양한 만남이 전개되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전혀 긴장이 필요치 않는 사람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오래오래 함께 늙어가도 좋을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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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1 14:17:52 *.246.77.2
264일차 (7월 11일 / 월요일)  

 4시에 일어나 멍~한 정신으로 출석을 했다. 다시 눕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참아낸다. 7월초부터 만들어진 게으름이 어지간해서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번 만들어진 좋은 습관이 무너지는 것은 잠시이고 다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

논문을 위해 골몰하는 대신 나에게 벌어지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결국 내 범주에서 벌어지는 일이란 것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 내에 있는 일인 것이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그 범위 안에서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있다.

함께 놀 궁리를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조직내에서 하고싶었던 일이었는데 학교에서는 쉽지 않았다. 작은 집단 내에서는 가능할지 모른다.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흘러가고 있다. 재미있고 흥분되고 기대된다. 이후에 펼쳐질 내 삶이 역동적이되기를 바란다.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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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2 18:24:14 *.246.77.2
265일차 (7월 12일 / 화요일)  

 나이스하지 못한 나이스 시스템 때문에 일터인 학교에서는 나이스하게 일을 하지 못해 남들 하지 않는 시간에 해야 그나마 일의 속도가 빠르다. 어제도 하다하다 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포기하고 아예 아이들 행동발달 상황을 한글 파일로 하나하나 만들어 두었다가 학교에서 복사해서 붙여넣기로 작정했다. 캬~ 누군지 몰라도 정~말 머리 하나 끝내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는지 원....ㅎㅎ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에서 메일로 보내둔 자료를 꺼내 한 명 한 명 내용을 만들었다. 애들은 모를 것이다 내가 신새벽에 일어나 앉아 새벽활동 대신 자기들 모습을 떠올리며 문장을 만들어 내려갔는지.
 
한 학기를 두고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문구라서 조심스럽고 가능하면 긍정적인 면을 보고 자세하게 적어주려 노력한다. 쓰다보면 그 아이에 대한 말이 줄줄 흘러나와 열줄도 넘게 쓰고 앉아있다. 두 세줄을 쓰는데도 헉헉거리는 선생님들에 비하면 자세하게 적어주는 내용이 될테지만 그래도 마음에 100% 차지는 않는다. 최상주의자의 기질은 이럴 때도 작용하는 듯 싶다ㅎㅎ. 부모님들을 개인적으로 한 분 한 분 만나뵙고 아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상태로 학기를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능하면 아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적어도 통지표를 받아들었을 때 읽을거리는 있어야하지 않겠나 싶다. 새벽에 작업을 조금 한 덕에 그나마 학교에서 좀 진도가 나갔지 안그랬으면 오늘 지레 지치고 퍼져서 볼 만 했을 것이다.

나이스 상엔 행발만 기록해두었고 이지에듀에 들어가 모든 과목에 대해 교과학습발달상황 입력을 끝냈다. 이만하면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까운거다. 내일 학교와서 이지에듀 내용 나이스로 옮기고(현재까지 나이스 열리지 않음, 미친 나이스) 기타 자질구레한 사항 집중해서 입력하면 거의 끝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14일은 통지표 출력해서 제출할 수 있을 것이다.

휴~~ 지친다. 좋아하는 음악들을 선곡해서 틀어주니 그나마 넘어가지 안그랬음 참 퍽퍽할 뻔 했다. 거의 대부분의 샘들이 퇴근을 하신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학교서 먹고자도 좋을 것 같은데(내일 학교 또 오는데 뭐하러 퇴근한담? ㅋㅋ) 밤이 되면 알 수 없는 기괴함과 무서움이 공존하는 공간이 학교이다보니, 왜 그 있지 않은가 수많은 학교괴담들 ㅎㅎㅎ, 사람들이 사라지면 나도 재빨리 정리하고 따라 나서야 한다. 안그럼 혼자 뒤에 남게되면 무지하게 무섭다. 텅 빈 교실과 복도와 껌껌한 복도 .... 으~~~ 화장실은 또 어떻고... ㅋㅋ 

슬슬 정리하고 오늘은 문화센터 수업 들으러 가야겠다. 6번 듣는 수업에서 세 번을 결석하고 오늘이 마지막 종강일이다. 수업 등록해 놓고 거의 제꼈다. 처음 등록했을 때와 마음이 달라진 게 이유인 것 같다 자꾸 이유를 갖다대면서 결석을 했던 걸 보면. 하지만 오늘은 마지막날이라 적어도 내 리뷰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는 반드시 확인해야겠기에 가기로 한 것이다.

시간이 너무 잘 흘러가고 있다. 매일 매일 쫓기지 않는 삶을 살고 싶은데 아니 적어도 이젠 쫓기지 않는 삶보다는 충만한 삶을 살고 싶은데, 내 곁에 있는 여러가지 자질구레 한 일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습관이 되어있어 어찌보면 일상의 질을 스스로 격하시키고 있는 것도 같다.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이라면 내가 가진 이 모든 것도 나름 의미있다고 격상시켜 줄 만한데, 시간이 지나도 하고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이 구분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아직은 내 내공이 거기까지 뻗치지 못한 탓이다.

조용하고 잔잔한 마음을 가지고 일상을 소소한 즐거움에 흔쾌히 내어주며 에너지 충만을 만땅으로 느끼며 살아보고 싶다. 언젠가 급한 일이 모두 처리 된 후에 그런일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느끼지 않는다면 우리는 평생을 급한 일을 처리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휴~ 손목과 어깨 목 어디 아프지 않는 데가 없는데다 심지어 손목은 아예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이런 일은 한꺼번에 하는 게 제맛이다. 샘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며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종합한 후에 한 3일 빡시게 몰아서 일을 해치우면 모든  오류가 검증된 일을 제 시간에 해 낼 수가 있다. 남이 볼 땐 일도 안하고 농땡이 피우는 것 같아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정확한 서류를 맞추어 낸다. 그럼 된거지. ㅎㅎㅎ

우~~~ 손목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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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4 17:36:58 *.246.77.2
266일차 (7월 13일 / 수요일)  

 일년에 두 번 맞는 방학, 그 대단한 방학을 준비하시느라 반은 죽을 지경이다. 그래도 참 많이 나아지고 여유로워지고 많이 기술이 늘었음에도 내가 나아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해가는 학교 환경을 습득하느라 .... 변화란 좋은 것이긴 하나 불안정함도 동반하는 것인지, 시스템이 너무 불안정해서 샘들은 가만히 보니 요새 단군이도 아니면서 새벽에 일어나 작업을 한다.  ㅎㅎ

새벽에 일어나 앉아 성적을 할 수는 없어 프로그램 정리를 했다. 왠지는 모르지만 그래두어야 할 것 같아 하고있는데, 아마도, 잘은 모르겠으나 이게 매우 유용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방학때 놀 계획을 잡고 싶은 마음 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흔쾌하게 뿌리치고 가벼이 갈 수가 없다. 아직은 식구들을 제쳐두고 내 욕구를 채우기에는 아직 어쩌면 살 만 한 건지도 모른다.

연수신청 했다가 튕겨져나온 2주간을 어떻게 하나 끙끙대고 있었는데 실속있게 보내기로 한 편 마음 먹는다. 이 번에는 직접 차를 가지고 국내 여행을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싶다.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한바퀴 둘러오는 것도 좋은 계획일 것 같다.

어제는 문화센터 마지막 수업이었다. 거의 처음 만난 사람들과 내가 어떤 자리를 만들어가는지도 보고싶거니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하는지 혹은 내 리뷰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어서 갔었는데 직접적으로 듣지는 못했고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의 이야기인 즉슨 잘 썼다고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간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어는 정도는 감을 잡은 것 같고, 어찌보면 한여름날의 짧은 외도였고 나름 의미있는 기간으로 두기로 했다. 끝나서 홀가분하고 내가 더 깊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고 마음이 홀가분했다.

수업 후 옆자리에 앉았던 여인네는 젊음을 부러워했다. 그 여인네의 나이는 겨우 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되는 것 같은데 24살의 어린 처자를 부러워했다. 가만히 들어보니 전형적인 '착한 딸 컴플렉스'에 역인 삶을 사느라 대학 진학도 진로도 본인보다는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쪽으로 선택한 경우였다.
"부모님이 기쁘시면 자신도 기쁠 줄 알았다"는 말이 짠했다. 지금으로서도 전혀 늦지 않았고 재능도 있고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도전해야하는 시점이었다. 알아듣게 충분히 이야기했는데 얼마나 자신의 언어로 내면화시켜 결국 두둑한 밑천 삼아 뛰어갈지는 모를 일이다. 우리들의 인연이란 것이 기약이 없는 것이고 나는 내 나름대로 꿈을 향해 살아온 경험이 있어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젊음이 부럽지 않다. 그 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금도 가능하다고 보기때문인 것이고, 불가능한 시간을 되돌려놓아 주름마저 팽팽해져야 하는 그런 억지가 아니라면 지금이라고 해서 시작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환경에서 각자 던져졌든 선택했던 걸어왔던 길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얻어낸 유무형의 경험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단지 현재의 부정을 위한 투정을 일삼고 있다면 좀 더 철이들어 자신이 뛰어다녔던 그 바닥에서 건져낸 자신의 마음 속에 묻혀있던 그런 불평마저도 꺼내어 이들을 자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런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많은 시간이 지나갔을 때 그 사람이 여전히 그 바닥에서 적당히 합의하고 적응하며, 툴툴대며 위안하며 살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의 꿈을 향해 그 다부진 걸음을 내디디며 동지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걷고 있을 것이라 꿈꿀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지금이라고 해서 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전혀 나이에 개의치 않는다는 말을 그 여인네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마도 나의 충고는 내 앞에 앉았던 나이 제법 들어보이는 어떤 아저씨가 공감하는 것 만큼의 반도 가치있게 수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일은 그녀의 일, 어떤 일에서든 만남에서든 변화의 기회는 때가되면 그녀에게 갈 것이고 만약 그녀가 간절히 원한다면 그녀가 걷고싶어하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내가 보기엔 딱 한 발만 내디디면 완전히 자신이 꿈꾸는 길로 투신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삶에는 용기가 따르고 우리의 꿈을 좇는 데도 충분한 댓가를 지불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에 필요한 것을 거저 다 얻을 수는 없다. 줄 만큼은 내 주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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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5 09:41:09 *.246.77.2
267일차 (7월 14일 / 목요일)  

 새벽부터 오후 3시까지 거의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일했다. 눈은 퉁퉁 부었고 머리는 찍 달라붙어서 시골 순이가 되었고 아침에 옷 갈아입을 때 상하의 매치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어 눈에 띄는 아무거나 주워 입었더니 위는 러블리한 핑크색 티셔츠에 바지는 매우 시크한 그레이. 입고 걸어나오는 그 순간부터 후회했지만 돌아갈 겨를도 없었고 갈아입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하면 하루종일 찝찝해서 아예 생각을 말아야했다. 오후에 석순원 바디 클리닉에서 운동할 때 트레이너 샘께 혹시나 아름다운 내 머리냄새가 풍길까봐 신경이 무지 쓰였지만, 거기서 감을 수도 없는 일 사람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다고 생각하고 말았다.(그런데 작년 1학기 논문 쓸 땐 거의 몇 달을 그러고 지냈다 그러고보니... 어찌나 핀잔을 들으며 학교를 다녔던지. 지금 생각하니 웃기다)

어쨌든 오후 3시, 모든 내용을 입력하고 통지표 출력해서 제출했고 연수 결재도 올렸다. 거의 마감을 했다. 방학할 때까지 잡다한 일처리 하고 교과진도 마무리하고 아이들과 정리하고 마무리하면 된다.

속 시원하다.
이제 꼬레마켓에서 어찌 놀지 심하게 고민해봐야 된다.
콧노래가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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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5 10:20:53 *.246.77.2
268일차 (7월 15일 / 금요일)  

 방학한 아이들을 집에만 둔 것 같아서 데리고 영화보러 갔다. 우리들의 해리포터 그 대장정의 마지막 편.
십여년 정도를 기다림과 개봉 속에서 신나게 보낸 것 같다. 마지막 편이 어떻다는 것은 책을 통해 이미 다 알고 있는 터이지만 영화로 보내는 마음은 또 다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자신의 일생 중 해리포터라는 작품과 함께 성장하고 즐겼던 시간이 길이 기억에 남을 것이고 매우 행복하고 특별한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 그러하다.

사랑과 우정 용기와 모험 도전 진심 위트 따스한 가족 선과 악의 대비 사람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타인을 위한 고귀한 희생.... 그리고 그로인해 이루어지는 마법이라는 이름의 기적..... 모두가 꿈꾸는 환타지는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세계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방학 때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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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8 09:29:16 *.246.77.2
269일차 (7월 16일 / 토요일)  

 지각, 정신없음.
정돈이 안되고 있다. 아이들이 둘 집안에서 왔다리갔다리하고 있으니 종일 신경이 쓰인다.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신경써야 할 것들 투성이다. 내 일부터 온 식구들 일까지 모든 일이 섞여서 어지럽다. 그리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이 없다. 자연스레 내 일은 뒤로 밀려나고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마음이 쓰인다.

예비 고3 학부모 간담회에 다녀왔고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결정될 것들은 빨리 결정되어야 하고 넘겨야 할 것들은 넘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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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18 09:34:31 *.246.77.2
270일차 (7월 17일 / 일요일)  

 간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각자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가거나 예전 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오로지 일요일에도 일하는 사람들은 신랑이고 나는 이 일 저 일 챙기고 책을 읽었다. 간만에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

밤 12시를 전후로 세 사람이 10분 간격으로 들어왔다. 우리 동네에서 우리 식구가 제일 야밤형일거다. 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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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09:36:26 *.121.41.237
271일차 (7월 18일 / 월요일)  

읽다 던져둔 책들을 읽다.' 찰칵, 사진의 심리학' 1/3 읽기.

어떤 프로그램이든 막연히 장면을 떠올리면서 읽었다. 사진 심리학이란 그래 오래 되지 않은 분야이지만 프로그램에 적용하기에는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관심있어했던 것들이 또 다른 관심사와 엮여들어가는 것을 보는 게 재밌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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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1 09:37:31 *.121.41.237
272일차 (7월 19일 / 화요일)  

' 찰칵, 사진의 심리학' 읽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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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1 09:41:16 *.121.41.237
오늘 방학하고 일찍 퇴근했다. 운동이 6시라 망설이다가 아이팟 수리를 맡기러가기로 하였다. 수원까지 낑낑대고 갔다. 겨우 겨우 가서 순번을 기다리다 보여주니 하드 디스크?가 불량이랜다. 1년 보증기간이 지났으므로 약 2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고 새 제품을 교환하는 식이라고 했다. 그러라고 하고 결재를 하고 나왔다.

그 아이팟은 아이가 지난 겨울방학때 가져다둔 것이고 만약 그 때 가지고 왔다면 무료로 교환이 가능한 것이었다. 내 게으름과 적극적으로 일을 해결하려하지 않을 것에 대한 댓가가 컸다. 정말이지 세상은 뿌린대로 거둔다. 요금 그 말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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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10:01:19 *.121.41.237
저녁'꼬레마켓' 1차 모임이 있는날,
아 참, 내가 일단 1차 멤버가 되어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다. 아직 나중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놀이판을 짜다 돌아왔다. 학교 밖 세상이 이렇게 재밌는 줄을 몰랐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만나도 부담스럽지 않고 긴장할 필요도 없고 불편하지도 않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랫만에 찾아온 행복감이었다. 우리는 잘 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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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09:43:36 *.121.41.237
273일차 (7월 20일 / 수요일)  

'신의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신화편  1/2 읽기

넘들이 보면 만화책이겠지만 내겐 그렇지 않은 책이다. 줄거리를 잡아주고 요약해주고 간단히 설명해주는 책이다. 만화는 빼고 줄글만 읽어도 시간이 오래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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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09:55:45 *.121.41.237
아침에 아이 학원에 내려다놓고 서점엘 갔다. 아직 문을 열기 전이어서 차에서 기다렸다. '경영의 미래'를 샀고 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다룬 사례집이 있길래 한 권 사들고 왔다. 아점을 먹고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었다. 얇은 책이어서 사례집을 읽어내려갔는데, 사실 다문화아이들을 가까이서 접해 본 적이 없다. 아,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문제가 될 만한 아이들을 접해보지 않았다 우리 학교 학구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거의 없다.

아이들의 사례들을 접하니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역시 간단하지가 않았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접근가능한 위치에 있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다룰만한 안목과 능력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램이 생긴다.

빈곤가정의 문제도 매우 다루기 힘든 부분인데 이는 빈곤을 거의 깔고 다문화라는 부분이 더해진 듯해 가족전체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해보였다.

이런 문제들은 기관간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필요한 도움을 충분히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가 과연 그런 일을 융통성있게 해 낼 만한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인가? 개인 교사에게만 주어진 권한으로는 접근하기 곤란한 부분이 크다.

시간이 가고 중요성이 더해지면 해결책을 만들겠지만 공적기관이란 가장 늦게 움직이고 움직이기 참 어렵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 동안 아이들은 그 상황에서 성장하고 생활하면서 지내야한다.

이 많은 생각을 담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가 앉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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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09:45:26 *.121.41.237
274일차 (7월 21일 / 목요일)  

'신의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신화편  읽기 완료.
아주 조금 신화와 종교라는 것에 감이 잡힌다. 이 책을 읽었으면 오랜 세월 궁금해할 필요가 없었던 내용들이었다. 내가 어리석다는 생각 무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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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22:39:50 *.121.41.237
아이들에게 용돈 주는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 하나 마저 들어오면 이야기하고 적어도 집안에서 용돈을 받을 정도의 기여를 한 다음에 용돈을 받아쓰도록 해야겠다. 집안에서 자기가 쓸 용돈을 스스로 벌어서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 너무 봐 줬고 마음이 헤이해졌고, 당연히 용돈을 받는 것으로 안다.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벌어서 쓰도록 훈련시켜야 겠다. 물론 의식주에 교통비 정도야 내가 해결해주겠지만 그 이외의 사교비나 간식비 등 부모가 꼭 해주어야 하는 품목이 아니라면 자기들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해야겠다.  전화비도 내가 다 내주는데, 이건 사실 내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금 낼 형편이 안되면 써서는 안되는 것이다 자기 분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야박한 마음이야 없지 않겠지만, 언제까지나 부모가 해 줄 수는 없는 일이고 간절함이란 것도 살아가는데 있어 미덕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정신무장을 다시 시켜야 겠다.
하나는 낼 모레는 다시 공부하던 외국으로 갈 것이고 또하나는 적어도 1년 뒤 외국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으니 적어도 지금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물론 내가 해주는 거 거의 없어도 스스로 잘들 살아가는 타입이지만 그래도 은근히 내가 더 오버해서 아이들을 챙기는 습관이 있다.

과연 내가 용돈을 주지 않고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도는 해봐야겠다.
애들 키우는 거 이래저래 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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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22:42:28 *.121.41.237
천안가는 것은 포기했다.
정신없이 바쁘고 중요한 손님들이 여러 그룹 오기로 되어있는 것 같아 괜히 신경쓸까봐 안갔다 대신 아이데리고 치과갔고 간 김에 미리 계산해두었다.
더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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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1 13:27:50 *.121.41.237
'신의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종교편 1/2 읽기

신화편 다음 종교 편을 읽기로 했다.
드문 드문 읽어서 내용이 산재해 있으면 도통 마음이 어지러운데 쉬운 내용이라도 전체 그림을 그려두고 구조화해두면 마음이 편하다.  내용이나 쓰인 단어나 모두 들어본 것들과 아닌 것들이 마구잡이로 뒤 섞여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중복되는 내용이 자주 나오니 그나마 복습이 조금 되어간다. 대강만 알고 있고 더 궁금하면 책 다시 뒤져보면 알 수 있으니 다행이다.

읽을 책들이랑 정리하고 읽을 자료들 챙겨서 천안에 가려고 마음먹고 있다. 일단 좀 씻어야겠다. 방학이라고 너무하다. 어젠 마음이 하도 뒤숭숭해서 운동도 빼 먹었다. 하루에 5만원 가볍게 날렸다. 어렵게 만든 습관 쉽게 무너지겠다.

씻고 움직이자.
더워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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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4 08:15:26 *.121.41.237
275일차 (7월 22일 / 금요일)  

'신의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종교편  3/4 읽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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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4 11:10:58 *.121.41.237
276일차 (7월 23일 / 토요일)  

'신의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종교편 읽기 완료.

신화와 종교 대강의 윤곽을 이해하다. 겨우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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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4 23:57:05 *.121.41.237
277일차 (7월 24일 / 일요일)  

경영의 미래 읽기 시작,  읽다 던져둔 책들 있지만 일단 이 거 먼저 읽어야 할 듯해서 읽기로 한다. 내가 뭔 경영인가 싶지만, 내가 해야할 일이라하니 할 수 있을지 한 번 보는거지.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많은데 과연 이 생각들을 구체화시켜 실행하게되고 또한 지난한 작업을 거쳐 학위로 마무리가 될지는 모르겠다. 마음을 비우고나면 담을 것들이 많아진다. 뭐가 담기든 담길만해서 담기는 것이겠지. 무의식이지만 담을만하니 담는 것이겠지.

어쩌면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의 본질이 가장 잘 발현될 수도 있을 일이다. 꼬레마켓 놀이를 하며 살기 시작했다. 재미는 무지하게 있는데, 오늘 아침 먹고 신랑이랑 몇 시간을 자기 사업에 대한 근황과 기타 등등의 이야기를 했는데, 글세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게 어떤 식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랑 말대로 제대로 이익이 생기기까지의 기간이나 액수, 휴~~~ 미리 생각지말고 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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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5 23:18:56 *.121.41.237
278일차 (7월 25일 / 월요일)  

새벽시간을 아이와 짐싸는 일로 보냈다. 짐을 싸놔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제 초저녁부터 자더니 12시간을 자고서야 일어났는지 정신이 들어보니 내 옆에 와서 누워잔다. 잠결에 말하길 짐을 안싸놔서 일찍 일어나려고 내 옆에 왔단다 안그러면 계속 잘 것 같아서.......

두런두런 짐을 싸고 밥을 먹고 짐을 챙겨 공항으로 나갔다. 아이는 가기싫어 죽는다. 내내 덤덤하게 잘만 가두만 이번에는 왜그러는지 가기싫어 몸을 비비꼰다. 가장 힘든게 집에 오고싶은것이라는 말도 이 번에 처음 들었다. 잘 떨어져서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본질과는 상관없이 내가 생각하고 믿고 싶은대로 각색해서 믿어왔던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 진로를 생각하면 객관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기타 등등 이 모든 단어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다.  노력을 할 뿐이지 실상은 머리 속도 하얘지고 불안해지고 안절부절해지고....차가울정도로 객관성을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이리 널을 뛰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있어 영원한 아킬레스건인지도 모른다.

아이와 공항으로가면서 이야기했고, 보내고 오면서도 내내 고민하고 생각했다. 누구보다도 내가 하고싶은 일에 초점을 맞추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해 적어도 10년은 쉼없이 노력할 때 어떤 일이든 전문가라 할 만한 사람이 된다고 알고있으면서도, 그 첫단추 끼우는 일에 아이의 천복이 아닌 딴 조건들을 들이대고 저울질을 하는 나를 보았다.

뭐가 옳은 일일지 모른다. 아이의 인생이 어떤 식으로 펼쳐지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몫이겠지만, 적어도 지켜보고 적절한 때 아이의 결정에 보탬은 주어야함에도 하염없이 어리숙한 나를 본다. 어찌보면 부모라고 부를 만한 자격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본다. 물어보면서 알게된다. 내가 생각한 것이 옳다는 것도 알겠지만, 아이의 미래를 두고 던지기에는 아이나 아이의 일은 너무 크고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더 선택에 신중하고 마음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어디까지일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치있는 대안의 범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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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5 23:21:11 *.121.41.237
당분간은 나의 모든 것을 잊고 가족에 더욱 집중하기로 한다.
최우선 순위를 일단 가족에 두고 무엇이든 진행하기로 한다.
나도 뒤로 미루고 나의 일도 공부도 뒤로 미루기로 한다.
진정되고 어느정도 결정이 될 때까지, 그래야 마음이 자유로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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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9 13:30:17 *.246.77.2
279일차 (7월 26일 / 화요일)  

식구들에게 끊임없이 생겼다 풀렸다하는 일은 제쳐두고 보면, 개인적인 측면에선 매우 고요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어찌 살 것인지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 등등.. 끊임없이 고민해왔던 여러가지를 풀어내릴 수 있었던 것엔 지난 꿈벗 소풍때 만나뵈었던 사부님과의 이야기가 주는 영향이 컸다. 소풍 이후 보름, 참으로 치열하게 고민했고 생각했고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사부님은 내게 그런 존재이시다. 오래 전, 저자와 독자로 만나게 된 이후 나에게는 끊임없는 존경과 경외의 대상임과 동시에 그 앞에 선 나는 한 없이 부끄러워지는 그런 존재말이다. 그 언제부터인가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내가 사부님께 말 건넬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때의 나는 과거의 나를 넘어서리라. 지난 봄 소풍이 그래서 나에겐 중요했고 의미있었고 뜻 깊었다. 사부님께 부끄럼없이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나로 살게 될 것 같으신 분, 오늘 그런 사부님을 모시고 꼬레마켓 창립기념파티를 했다.

나는 창립기념파티라고 부르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 지금처럼 흔쾌한 기분으로 사람과의 만남과 기분과 나를 느끼면 즐길 수 있겠는가 싶다. 폭우가 쏟아졌고 폭우를 뚫고 사부님께서 와 주셨다. 참으로 재미나게 놀아보려 모인 놀이터를 축하해주시러 오셨다. 잘 놀 것이라고 해주셨다. 지극히 선하시고 타인의 삶 하나하나가 중하다 여기지 않으신다면 그리 흔쾌히 자리해주실 수 없으셨을 터, 천둥과 폭우로 시작하여 천진한 빗소리까지 우리들의 즐거운 놀이의 시작을 축하해주었다. 

우리는 사부님을 존경한다. 누구는 스승님이라 부르고 누구는 사부님이라 부르는 우리들...수희향은 동기끼리 했던 내 이야기들을 사부님께 다 일러바쳤다. 챙피해 죽는 줄 알았다. 무지하게 놀랬다, 그런 이야기들을 막 해버려서 ㅋㅋㅋ. 하지만 없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듣기싫은 소리는 아니니 뭐...ㅎㅎ 사부님은 그런 나를 두고 푼수라고 하셨다.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오고가는 와인에 정신만 밝아졌고 신체는 말짱했다. 나의 벗들은 그런 나를 두고 취했다고 했지만, 와인은 몸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마음과 정신은 이완시키는 힘이 있는 듯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수희향의 질문에 사부님의 대답. 나는 그에 따르면 자유로운 삶을 살고있고, 행복하며, 또 깊은 인생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 함께 가려고 모인 네 명과 함께 긴 여정을 잘 꾸려갈 수 있는가 때때로 자문해보았다. 쉽지 않을 것이다 잘 꾸려가려고만 한다면. 우리가 인간이 이상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오만가지 일들도 좋은 우리들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때로 실망하고 때로 참아야 하는 날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나 한가지는 생각을 다부지게 해두었다. 우리들의 뜨겁고 깊은 만남을, 소중하게 가꾸어 온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치없이 허공에 팽개치는 그런 일은 만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물론 사람이 꿈꾸는대로야 살 수 없는 법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지향을 가꾸고 살피면서 함께 다같이 오래오래 가꾸어가는 그런 삶, 그게 우리가 꼬레마켓을 시작한 이유일지 모른다. 놀이는 곧 삶의 방식이므로.

새로운 놀이를 시작한 우리들에게 축복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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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9 13:36:54 *.246.77.2
280일차 (7월 27일 / 수요일)  

겁나게 내리는 비, 7월들어 밝게 빛나는 햇살을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운동하면서 내다보는 하늘은 어지간하면 흐렸고 비 내렸던 것 같고, 우리 집에서 내다보는 풍경도 맑았던 기억이 없더니 급기야 뉴스에서는 폭우로 인한 피해를 토해내기에 이른다.

이런 심란한 날씨를 보며, 이 한 몸, 우리 식구들 그래도 비 맞지 않고 안락하게 거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를 느낀다. 친구만나러 가다가 도중에 회차하여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와이퍼로 빗물을 닦아내도 앞이 보이지가 않을 정도로 퍼부었다. 그 상태로는 가는게 무리라는 생각에 집에 갔는데, 오후되니 조금 나아져서 운동하러 평촌갔다. 아까웠다. 친구를 보지 못한게.

그리고 비가 오면 자꾸 산을 건너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혹시 저 산이 무너져내리지는 않을까?...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 ^^
모두의 안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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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9 14:56:51 *.121.41.237
281일차 (7월 28일 / 목요일)  

자연이 때때로 우리에게 재해를 던지며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각성시키지 않는다면 어쩌면 인간은 하염없이 오만해질지도 모르겠다. 며칠째 퍼붓고 있는 폭우는 우리나라의 심장 서울, 강남을 집어삼켜버렸다. 휘황찬란하고 바쁘기 그지없는 일상으로 씽씽 돌아가는 젊음과 과업의 표상처럼 느껴지는 강남사거리도 대치사거리도 사당역부근도 물바다가 되었고, 둥둥 떠다니는 멀쩡한 차들을 보면서, 저 차 주인은 저러고 나오고 싶지 않았을텐데....싶기도 하다. 산사태가 나 마을을 덥쳤다. 자연의 그 무섭고 막강한 힘 앞에 한없이 작기만한 인간의 모습이라니....우리를 치장하던 영화로움도 즐거움도 부유함도...온갖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감정과 조건들도, 사정 봐주지 않는 자연 앞에서는 지극히 동등하고 평등하게 내던져질 뿐이다.

아이를 캠프에 데려다주었어야 했다.'차세대 글로벌 지식리더 포럼', 올림픽 파크텔이었다. 다행히 가는 길은 침수되어 교통이 막히거나 진입로가 폐쇄되지는 않았다. 많이 커서 돌아오면 좋겠다. 외국 유학을 준비하는 녀석의 눈에, 학교 친구들만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각기 유사한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을 더욱 다잡는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오후에 오리 영풍문고가서 '긍정심리학 프라이머'를 구입했다. 책 값이 디기 비싸다. 2만 3천원인가 한다. 사다 둔 책은 쌓여만 가는데 자주 읽을 시간이 없고 책만 보면 자꾸 사게된다. 분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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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7.29 15:00:45 *.121.41.237
282일차 (7월 29일 / 금요일)  

경영의 미래를 읽었다. 1시에 자고 4시 45분에 깼다.
일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긴장감이 많이 수그러든 느낌이다.

학위, 아이들, 꼬레마켓 이렇게 함께 가야한다.
긴장을 늦추지 말것.

프로그램 대상에 대해 고정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좀 더 폭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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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14:47:55 *.121.41.237
명희님 잘 지내시죠?
늘 살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음~~ 아이들은 집안의 아이들이었습니다. 한창 진로때문에 골머리를 앓고도 있구요, 또 너무 신경을 안쓴 것 같아 반성중입니다. 하하하.

늘 건강하시구요, 또 뵐게요.
힘찬 출발 응원드립니다.

퐈이야~~~!!!
emoticon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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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1.07.31 05:39:23 *.205.50.193
국향님,
"학위, 아이들, 꼬레마켓"의 아이들은 일터의 아이들인가요? 아니면 집안의 아이들인가요?
만일 일터의 아이들이라면, "이렇게 함께 가야한다"는 방법도 참 좋은 것 같아요.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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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15:18:41 *.121.41.237
283일차 (7월 30일 / 토요일) 

캠프에 데려다 놓은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 날이어서 꼬레마켓 모임에 오후에 합류하기로 되어있었다. 오전에 메세지가 왔다. 지하철 타고 가도 되니까 내 일을 보라는 것이다. 저 놈의 재주는 하여튼... 그 새 이 쪽 방면 친구를 만들었는지 함께 오고싶어하는 삘이다. 나야 좋지 뭐.

안좋은 척 하면서, 괜히 걱정하는 척하면서 데리러 가겠다고 했더니 어라? 그래도 좋단다. 약간 놀라고 있는데 그래도 전철 타고 갈 수 있대나?.... 그래서 오케이라고 했고, 덕분에 나는 오전부터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오늘은 오로지 단합대회 차원이어서 그야말로 하루 뭉쳐서 친해지면서 놀기로 했기때문에 오후에 합류해도 좋지만, 보고싶은 마음에 일찍 내달렸다. 영화는 따로 예매를 했더니 나 혼자 구석에 앉아서 봐야했다.

'그을린 사랑'이었다.
영화는 기가 막혔다.

그녀에게 닥친 인생이 기가 막히고, 그녀가 건너왔던 삶이 기가 막히고....그냥 기가 막히고 무섭고 두려웠다. 우리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영화, 종교라는 이름으로 어떤 일까지 자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리고 적어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종교를 부르짖는 이들은 두려워해야함이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영화였다. 아랍에서 자행되었던 기독교와 회교도인들의 싸움, 그들 신을 두고 싸웠던 그 속에 휩쓸려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인간 군상들의 기가막힌 삶이 버젓이 모습을 드러내는 그 무시무시한 현실. 그 당시에도 개인적인 선택하에 살아가는 삶이 보전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드는 영화기도 하였다. 

영화를 보고 난 이들의 반응도 제 각각, 재밌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우리들의 담소와 앞으로의 일정....
만나고 만나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을 알게 되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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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15:24:42 *.121.41.237
이야기하다보니 아이와 연락이 되지 않아 내심 불안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집에 오니 짐 마구잡이로 패대기 쳐 놓고 자고있다.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이다.
다행이다.
이야기가 듣고 싶어도 내일 아이가 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땠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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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15:23:02 *.121.41.237
284일차 (7월 31일 / 일요일) 

종일 책을 읽었다. 경영의 미래를 읽다가 던져 두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 장을 덮으리라 생각하며 읽어댔다.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다. 미래의 회사 경영에 있어 혁신이란 어떤 식의 혁신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인지 알겠다. 그래도 책은 좀 지루했다. 그리고 내용에 따른 구성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읽는데 방해가 되었다. 내가 만약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면, 만약 신랑의 회사는 어떤 식의 경영 방식을 따라야하는 것일까? 등을 놓고 읽지 않았다면 정말 재미없었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난 경영을 즐기는 과는 아닌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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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15:28:21 *.121.41.237
오전부터 비 오는 하루, 종일 책을 들고 디립다 읽었다. 아이가 깨어나 있었던 이야기를 해 준다.
사람을 사귀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게야 재는.... 분명하다.

비교적 잘 지내고 왔고, 자신을 둘러싼 평상적인 세상 밖에 자신과 동종의 꿈을 꾸는, 그리고 각자의 꿈을 향해 내달리는 실력이 짱짱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임을 느끼고 돌아오게 만드는게 목적이었는데, 적어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내 목적은 쉬~ 달성한 듯 보인다.

의미있는 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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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15:30:24 *.121.41.237
조카가 왔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 녀석이 밝고 긍정적인 인간의 모양새로 성장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어 기쁘다.
녀석은 26세이다.
그래도 내 눈엔 아직 어린 아이처럼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처럼 말이다....

내가 지 아빠랑 비슷한 잔소리를 한다고 웃겨 죽겠다고 한다.
그럼~ 피는 물보다 진한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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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21:24:22 *.121.41.237
285일차 (8월 1일 / 월요일) 

종일 책을 읽었다. 눈뜨고 일어나 책 읽다가 밥해서 식구들 보내고 다시 읽기 시작했고, 배고파 점심먹고 다시 읽었다. 지금 시각 저녁 9시 16분.

휴~
정신없이 진도나가는 건 너무 좋은데, 뒷 목 때문에 자주 멈춰야 한다.  불편하다. 다시 목디스크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세울 밖에.

지난 번 교보문고 갔을 때 사다둔 "회복탄력성"을 읽고있다.
책은 대박이다.

근래 읽었던 행복의 조건과 함께, 각종 연구결과들이 수없이 들어있어 읽기에 매우 좋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154p까지 읽었다.
나의 회복탄력성 지수는 대단히 높은 정도로 나온다.
나의 여러가지에 대한 비밀이 제법 설명이 되는 책이다.

이런 책을 만난건 축복이다.
저자가 존경스럽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우수한 능력의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
나 또한 내가 그릴 수 있는 나의 색깔로 세상을 칠 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을 읽으며 드디어 논문을 쓰고 싶은 분야가 가시화되는 느낌이다.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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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1 21:53:44 *.121.41.237
2010_0906_034[1].jpg

저 계단 오르듯.

아파트에서 내려다볼 때, 주차할 때 자주 보는 그림
중학생이던 딸내미 다리 알통 만들던 저 계단과 오르막길 그리고 작은 산비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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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1.08.05 12:04:28 *.212.209.51
286일차 (8월 2일 / 화요일) 

읽다 만 책에 빠져서 오늘도 신난다 하고 있었는데 천안에 내려 오라는 은근한 압박때문에 할 수 없이 조카랑 내려갔다.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때론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할 것 같은 날도 있는 법이다.

회사가 여러가지로 분주하고, 무덥고 짜쯩스런 습도에 지치는 날이지만, 방방마다 천정에서 내리 쏟아지는 에어컨의 청량한 바람 앞에는 자연인 말고 문화인으로 평생 살래~하는 마음도 생긴다. ^^
여기도 집이긴 하지만, 다른 건 안부러운데 그거는 진짜 부럽다. 우리 집은 오늘 식기 세척기 돌려놓고 에어컨 켜니까 채 10분이 안되어서 전원차단기 내려가버리던데...

오후에 내려 갔다가 조카는 표 예매해서 신랑한테 맡겨두고 난 밤에 집으로 돌아왔다. 기분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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