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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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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두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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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6일 05시 30분 등록

<가을 새벽, 나를 잊는 시간들…>

 

배경 스토리

2008년까지 내 삶의 키워드는 삭막함과 공허,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방황의 끝에서, 그 해 11월 처음 산사수행이란 걸 시작했고, 그래서였는지 지인을 통해 우연히 연구소 꿈벗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12월 꿈벗을 다녀와 2009 1월부터 평생 처음 를 마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운명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늘도 내가 불쌍하셨던걸까..

연구원에 합격하였다. 세상에 태어나 내 힘으로 이룬 일 중 가장 사랑스러운 성취였다.

 

그리고 작년 한 해. 참으로 모질게 내 안을 헤집고 다녔다.

연구원 시작 후 한 달 만에 직장을 그만 두었다. 미치도록 빠져들고 싶었다. 미치도록 내 안을 파고 들어가, 거기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 누가 있는지 스스로 느끼고 발견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했고, 난 직장을 그만 두는 것을 선택했다.

 

아팠다. 내 안을 파고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힘든 일은 늘 외부로만 원인을 돌렸던 수많은 일들이 결국 다 나에 의한, 내 안에 원인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통곡을 할 만큼 서러웠던 시간들도 내 욕망의 또 다른 표현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난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혼란하기도 하고.

미칠 것처럼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사부님께서 찰스 핸디와 함께 변화 사상가로서 꼭 접해봐야 할 또 하나의 저자로 꼽는 윌리엄 브리지스는
내면이 변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현실에서의 삶을 변환시킬 수 없다라고 말한다.

 

죽음 편지를 쓸 때 내 안에서 가장 강렬하게 터져 나온 말은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살아도 죽은 것과 같은 삶을 살았던 지난 날이 못 견디게 후회될 뿐입니다
였다.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아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렇게 폭풍처럼 2009년을 보냈다.

그러니까 2009년 내 삶의 키워드는 처절함을 동반한 자아찾기혹은 내면탐험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자아를 찾고, “천복을 찾으면, 내 일상이 그 순간부터 변할까..?

그런 기적은 없다. 반대로 어쩌면 그 때부터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아찾기혹은 천복찾기가 철저히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작업이라면,
천복수련은 철저히 현실적이고 실행적인 일이다.
드디어 하루 2시간씩 일상에서 수련을 행할 때가 온 것이다.

 

그 시작으로 2010년 초 연구소 웹진인 “Change 2010”을 기획했다. 글쟁이와 함께 꿈꾸는 문화기획자로서의 첫 걸음을 세상에 떼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그 순간 세상 경계를 뛰어넘으라던 니체의 말이 떠올랐다. 작년 가을, 연구원을 통해 처음 만난 니체는 내게 두려움 없이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일깨워주었다.

 

웹진 기획단계부터 단군 200일차 진행까지 나는 끊임없이 저 만치 앞에서 세상 모든 굴레를 벗어 던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춤추듯 걸어가며 나를 쏘아보는 니체를 보았다. 광채나는 그 눈빛은 내게 묻고 있었다.
그대, 아직도 세상 경계에서 자유롭지 못한가..”

 

그리고 지난 9 3.

그 날은 또 하나의 끝이요 시작이었다.

 

단군 100일차가 막을 내리고, 200일차가 조용히 장막을 올리던 그 날.

가을 여정을 출발하기에 앞서

우주의 한 줄기 바람을 타고 내 앞에 떨어진 단어는 세상 끌어안기였다.

 

   내 삶이 그렇게 흐른다..

   삭막하고 공허했던 삶이, 자아를 찾아 천복을 찾아 헤매고 또 헤매이다,
내 안에서 무언가를
찾고 두려움에 떨며 세상 장벽을 뛰어넘자,
이제 뛰어넘은 그 세상을 끌어안으라 한다..

   그러면 슬픔도 서러움도 전부 잔잔한 기쁨이 되어 조용히 흐를 것이라고

 

인간은 우주의 인드라망 속에서 얼키고 설킨 보석 같은 존재들이므로,
서로서로의 상호 관계 속에서만 그 빛을 발하는 존재
라는 카프라의 말이 귓가에서 멤돈다..

 

어쩌면 내 삶은 2008 11월 첫 산사수행을 시작하면서 우주의 거대한 흐름에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하며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 그 순환궤도에 흐름을 맞춰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2010년 이 가을, 이제 난 자아를 내려 놓고 싶다.

엄격히 말하면, 자아 속의 에고를 버리고 싶다.

 

지난 100일은 시작에 불과하다.

겨우 새벽기상을 습관화들인 정도라고나 할까

 

가을과 겨울. 깊어지는 계절과 함께 나도 깊어지고 싶다.

단 하나의 수련만을 목표로 삼고, 서서히 그러나 깊이 빠져들고 싶다. 나를 잊을 때까지..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깊이, 아주 깊이 침잠하고 싶다.

나를 내려 놓을 수 있는 그 경계까지.

일에서도 관계에서도, 나를 잊을 수 있는 그 경계까지 말이다..

 

지난 9 3, 단군 1 100일 파티에서 스승님은 이런 말씀을 주셨다:

한 사람의 삶 속에는 전 인류의 삶이 축적되어 있다고 할 수 있어. 그래서 한 사람이 차곡차곡 자신의 삶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눌려있던 파일들이 혹은 책장이 화르륵 펼쳐지듯이 삶이 펼쳐지는 그런 순간이 오지. 마치 온 우주가 힘을 다해 그대들을 돕는 것과 같은 그런 순간 말이야. 그러니까 그대들도 새벽 수련을 통해 살면서 꼭 한 번 그런 경험을 해보기를 바래.. 그대들이 삶이 활짝 펼쳐지는 그런 순간 말이야.”

 

그 순간 내 눈앞에는 꼭 눌려있던 파일이 혹은 책장이 화르륵 펼쳐지면서 그 사이를 꽃잎과 나비들이 날아 오르는 장면들이 보였다. 왜 그런 장면이 문득 떠올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색 가득한 형형색색의 꽃잎들과 나비들이 눈 앞에 가득 펼쳐졌다.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언젠가는 나의 그리고 우리의 삶들도 그렇게 피어오르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이 가을.

작년 연구원에 이어 또 한번 미친다..

내 안으로, 열정을 다해. 그러나 끈기 있게..

 

작년엔 나를 찾기 위해서였다면, 이 가을엔 나를 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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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별 샤먼의 200일차 출사표>

 

1.       새벽 시간과 새벽 활동

A.       새벽 시간: 5~8

B.        새벽 활동

                        i.              나의 개인 의례: 108

                      ii.              새벽 수련: 읽고, 사유하고 글쓰기

2.       전체적인 목표

A.       나 그리고 우리들의 아름다운 100일을 위해, 108배로 하루 시작하기

B.        진행 중인 공저 완료 & 기획 중인 단독집필 초고 완료

C.        100일차에 진행하였던 Book review 이어가기

3.       중간 목표

A.       진행 중인 공저 초고 완료: 9 20

B.        진행 중인 공저 집필 완료: 10 20

C.        단독집필 초고 완료: 12 14

4.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직면할 난관과 극복 방안

A.       난관

                        i.              올빼미 체질: 밤 모임이 있어 늦게 귀가하면 가뜩이나 늦었는데, 오히려 기왕 늦은 거하면서 그 때부터 새벽까지 올빼미 활동을 즐긴다. 모순이자, 사이클이 깨지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ii.              기획 일과의 혼용: 새벽에 내 자신을 위한 수련보다는 다른 급한 일들을 한 적이 많다.

B.        극복 방안

                        i.              올빼미 체질: 늦게 귀가해도 컴퓨터 자체를 켜지 않는다. 바로 잠자리에 든다.

                      ii.              기획 일과의 혼용: 새벽은 오로지 수련 시간이다. 글쓰기나 기획 모두, 내실을 기하지 않으면 금방 바닥이 드러나는 일들이다. 새벽에는 오로지 내실을 기하는 일에만 집중하자.

5.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

A.       108배로 하루 시작하기: 하루를 108배로 시작하는 것은 내게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개인의례다. 100일차에도 시도했었는데, 매일 이어가지는 못했었다. 1년에 4, 3 4일 산사수행이 크게 나를 잡아주는 수행이라면, 그 중간 날들은 매일 아침 108배 기도로 수행의 힘을 이어가고 싶다. 오고가는 우리들의 관계가 늘 기도 안에 머무른다면, 우린 아마 더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되리라 믿는다..

B.        내면 쌓기: 연구원을 통해 자아천복을 찾았다. 올 해 그 길을 열심히 달려가며 외향적인 부분에만 치우쳐 자칫 기본쌓기 혹은 내면쌓기에 소홀해질 수 있다. 아주 경계해야 할 부분인데, 단군의 후예 새벽 수련을 통해 꾸준히 나 자신을 글쟁이로서, 기획자로서 연마하고 또 연마하고 싶다. 200일차 100일을 또 수련에 집중한다면, 나만의 세상을 위한 기틀이 조금쯤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6.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A.       기도가 습관화되어 우주의 뜻을 헤아리며 살 수 있다면, 기도 안에서 우리들의 삶이 존재한다면, 내면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삶의 기틀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어떤 보상이 필요할까..

B.        그래도 인간적인 즐거움을 하나쯤 기대해본다면, 12월 중순 200일차를 끝낸 뒤 마음 맞는 지인들과 그 때쯤이면 혼란하고 들뜬 도시를 벗어나 어딘가로 조용히 여행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C.        개인적으로는, 가을과 겨울 200일차 수련을 충실히 한다면 12월에 얼마나 뿌듯할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아마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하고 2011년을 맞이하기가 편안할 것 같다.

7.       샤먼으로서의 희망 사항: 단군 200일차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한 지렛대를 기획할 수 있기를 하늘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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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운명에 순응한다는 것이

삶에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벗어나려 발버둥쳐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옥죄어 오는 거대함 앞에서 늘 두렵기만 하였습니다.

 

이젠 운명에 순응한다는 것은

가장 자기다움을 찾아, 그 길을 걷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꿈을 누리기 위해선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현실주의적이 되어야 함도 깨달았습니다.

 

미래를 꽃 피우기 위해선

과거를 토양 삼아

오늘 하루를 최대한 즐겨야 함도 배웠습니다.

 

이제 저는 제 삶의 주파수를 우주의 근본에 맞추고

바로 그 곳, 제 생명이 잉태되고 제 영혼이 시작된 바로 그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를 찾아 저를 내려놓고

자아를 살리기 위해 에고를 버리겠습니다. 저를 잊어보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 몫의 삶

제 운명임을 이제 알 것 같기 때문입니다.

 

큰 가르침 주심을 감사드리며

이제, 이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겠습니다..

IP *.118.58.122

댓글 315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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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2 10:51:11 *.207.0.12
반대야요. 200번째 댓글을 경인씨가 달아주니 내가 영광이죠^^
그러게요. 경인씨하고는 언젠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 느낌이 초기에 아직 서먹함에도 불구하고 경인씨를 인터뷰하게 만든건지도..
그때부터 지난 일곱달 묵묵히 함께 해주는 경인씨가 있어 참 좋았어요.
언젠가 또 때가 되면 더 깊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고 있어요.
어젠 예쁜 선물도 넘 고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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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2 11:03:55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66>

# 꿈 그리고 호랑이 피드백 모임
새벽에 잠에서 깨는데 꿈을 꾸었다.
깨면서 직감적으로 꿈에서 나타난 두 가지 상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저녁 무렵 호랑이 피드백 모임.
천복에서 천직으로의 또 하나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많은 생각을 품고 돌아왔다..

# Book review 71- 조셉 자보르스키의 "리더란 무엇인가" 읽기 완료 및 공저 수정 방향
이번 주엔 새벽부터 왼종일 하루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패턴으로 작업하고 있다.
어제 새벽부터 모임 전까지 행한 작업은 공저 수정.

그러나 사실 새벽에는 아무 것도 행할 수 없었다.
아니 며칠 전에도 시도했지만 그 때도 그저 커다란 벽에 둘러싸인 느낌뿐
어디서부터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향성을 완전히 잃은 아득함뿐이었다.

이번주 갑자기 해야 하는 호랑이 실험을 핑계삼아 공저 수정을 저 멀리 밀쳐 놓았었지만
기실 맘 속에선 계속해서 의문 부호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수정을 해야 할까..?'

조셉 자보르스키의 "리더란 무엇인가"는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같은 에너지 장 혹은 흐름을 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가 말하는 리더란 그러니까, 자신을 우주의 에너지에 헌신할 수 있고, 그 에너지 장 속에서 타인들도 의식 수준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리더가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리더십이란 그런 의견이다. 그러니까, 결국 한 사람의 의식 세계 혹은 흐름이 바뀌면 그 사람은 물론이고 그 사람을 둘러싼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도 좋은 에너지 흐름이 흘러갈 수 있다는 이야기.

내가 바쁜 이즈음에 이 책 읽기를 고집했던 이유는 사부님께서 언급하신 책이기도 해서지만, 또 한가지 이 책 구성이 조셉 캠벨의 영웅 여정을 그대로 따르기 있기 때문이었다. 놀랍기도 했고, 과연 그는 그 영웅과정을 어찌 풀었는지 구성적으로도 궁금했다.

내가 기대했던 식의 구성은 아니었지만, 책의 약 30쪽 정도 남았을까..
그 때 갑자기 어지럽던 머리 속이 정리되면서 구성안이 떠올랐다. 거기에 따른 장별 포인트와 함께.
정신없이 종이에 연필로 끄적였다.

사실 얼마전부터 느낌이 있던 구성이었다.
먼가 이래야 할 것 같은데, 정확히는 떠오르지 않는 답답함에 번번히 파일을 열고도 수정하지 못하고 물러나고는 했는데, 결국 생각들이 터져 나왔다.

물론 다른 공저자들이 동의할지 안할지는 추후의 문제이다.
할 수도 있고, 이 구성안에 그들의 생각이 덧붙여 더 좋은 안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내 느낌에 무언가 어지러이 헝클어진 혹은 꽉 차 있던 글감들이 어쩐지 자신들의 위치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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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2 22:34:58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67>

# 공저 수정
결국 한 걸음 물러나 원점에서 다시 바라보기로 했다.
어쩜 지금의 우리로선 최선의 방법일수도.
예전같으면 이런식의 지연이 견디기 어려웠을텐데 요즘은 여기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조급하거나 하는 마음은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가 조금 갑갑하다.
일단 거리를 두자. 때론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가장 좋을 때도 있나니.
수행 다녀올 때까지는 잠시 잊어버리자.

# 단군 운영진 회의
어느새 100일차는 3번째 사이클에 200일차는 2번째.
300일차도 호랑이와 접목해서 생각보다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도 같고.
물론 이제 시작이지만, 기획이란 일이 사실 늘 시작 단계가 가장 설레이고 흥미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300일 이후의 모습도 얼핏얼핏 보이고.

그나저나 회의 할 때는 잘 모르겠더니 막상 일이 끝나니 아픈 곳이 넘 아프다.
일단 쉬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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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2010.11.13 05:16:23 *.176.113.224

수희향님,
좋은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희향님 건강이 걱정됩니다.
이번 주말은 수희향님 계획처럼 충분히 '휴'를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혹시 휴식기간에 재미있는 상상거리가 될까하여 사자, 호랑이...등 백수의 왕들에게 관심이 많은 우리 수희향님에게 ㅋ-하늘의 전령 독수리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최근에 우연히 알게 되어 제 단군일지에도 올렸던 글이긴 한데, 인생의 반환점을 돌면서 삶에 무디어져 가려고 하는 전문가들에게는 '독수리'이야기가 그 어떤 이야기보다 와닿을지도 모른다...싶은 생각을 했어요.

아뭍든...건강이 최고! 
인생은 사랑없이 못가지만, 사랑은 건강없이 못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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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수리와 같이 혁신하는 그리고 인내하는 삶을 ***

독수리사진.jpg


독수리는 가장 오래 사는 새다. 70년까지 살수있다

그러나 70년을 살기 위해서는 40살 정도 이르렀을때 신중 하고도 어려운 결정을 해야만 한다

40세 정도가 되면 발톱이 안으로 굽어진 채로 굳어져서 먹이를 잡기조차 어려워진다

길고 휘어진 부리는 독수리의 가슴쪽으로 구부러진다. 날개는 약해지고 무거워지며 깃털들은 두꺼워진다
날아 다니는 것이 견디기 어려운 짐이 된다

두가지의 가능성 밖에 없다. 죽든지 아니면....고통스러운 혁신의 과정을 직면 하든지


아주긴 150일 동안 (환골 탈태를 하기위해)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전혀 날지않고 둥지안에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

독수리는 자신의 부리가 없어질때까지 바위에 대고 친다.
새로운 부리가 날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린후에.....

새로난 부리를 가지고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 낸다.
새로운 발톱이 다 자라나면 이제는 낡은 깃털을 뽑아낸다

이렇게 5개월이 지나면 독수리의 새로운 비행이 시작되며 생명을 30년 연장 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삶에는 잠시동안 모든 것에서 손을 떼고 새롭게 되는 과정을 밟아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삶의 승리를 위해서 어떤 습관과 전통,고통스러운 기억들은 제거 되어야 한다

우리가 그러한 과거의 닻에서 자유로워질때에만 혁신의 과정을 통해서 얻은 성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글의 출처 :
http://boowoon.egloos.com/213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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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2010.11.13 05:21:07 *.176.113.224

아,  참!
 수희향님,

200일 단군파티 떄 혹시 제가 뭐 도울일이 있을까요?
케익이나 뭐 소소한 준비물 중에 하나를 맡아도 되고...암튼 혹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돈이 좀 드는 일이라도 기꺼이 됨 ^^) 메일이든, 문자든, 이렇게 단군일지 아래든 쪽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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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3 14:33:04 *.207.0.12
ㅎㅎ 언제나 다정하신 요한님 감사요^^

실은 왼쪽 발목이 아파서 운동도 못하고 있었어요. 삼천배 영향인것 같은데 절 한번하고 넘 티내는 것 같아 창피해서 그냥저냥 버텼는데, 점점 더 아파오더라고요. 어제는 체하기까지 해서 일석이조?? ㅋㅋ 로 한의원에 다녀왔어요. 발목 인대가 늘어난 것 같다고요. 머든지 초짜는 티가 나내요^^:::

ㅎㅎ 그러게요. 제가 어쩌다보니 사자에 호랑이 야그를 마니 하고 있죠 ㅋㅋㅋ
그런데 넘 놀라워요. 독수리 얘기 저희 공저책에 인용한 이야기에요! 저희는 독수리가 아닌 솔개로 알고 있는데, 아마 같은 맹금류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이 얘기 참 의미있게 다가오죠.. 전 이 이야기를 처음 들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강자가 된다는 거, 참으로 역경없이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아니구나..하는거요. 어쩜 우리들은 강인한 결과, 눈부신 성과는 흠모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거쳐야 할 역경은 애써 외면하고 싶어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무튼, 요한님께서 이 얘기를 제게 전해주시니 웬지 통하는 느낌 좋은데요~ ^^

넵!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젤로 기본이죠! 요한님도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요, 효소 다이어트에 혹여라도 건강 약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시고요.

파티에 대해서는 늘 세심하고 다정한 배려 감사해요. 준비하다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없이! 연락드릴게요~ ㅋㅋ 그럼 좋은 주말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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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4 10:34:04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68>

# 영화 이야기 9- 뤽 베송 감독의 <그랑 블루 The Big Blue> 1988년 작품



제목만큼이나 깊고 푸른 영화, "그랑 블루"...
영화를 본 건지, 바다 속 깊은 심연의 세계를 경험한건지 지금도 그 여운이 곁에 머문다.

데이비드 호킨스가 영화나 책도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에 긍정 혹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의식 수준이 높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았던 "그랑 블루". 의식수준이 얼마나 높은 영화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그 느낌만큼은 참으로 진공상태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리스 작은 어촌 마을.
홀아버지의 잠수 생활로 생계를 이어가던 가난한 소년 자크는 그 아버지마저 어느 날 잠수사고로 잃게 되고 돌고래들과 가족을 이루며 외로이 성장한다.

고향 마을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며 잠수 일을 하는 그에게 이제는 세계 잠수 챔피언이 된 어릴 적 친구 엔조가 나타나 다음번 잠수 대회에 그를 초대한다.

자크와 엔조. 그들에게 잠수는 우정이자 경쟁 그리고 삶 그 자체이다.
두 사람이 번갈아 잠수를 할 때 마다 세계 기록은 경신되며 드디어 자크는 인간의 한계치에 도달한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제 자크의 기록을 깨려면 엔조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되는데..

잠수할 때 어떤 기분이 드냐는 질문에 자크는
"바다 속 깊은 곳으로 잠수해 들어가면 어느 순간 바다는 더 이상 푸른 빛도 띄지 않게 되지.
캄캄한 칠흑같은 어둠으로 변하게 되. 그 곳에서는 하늘에 대한 기억마저 가물가물해져.
그 곳에 있으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 매번 그걸 찾는게 너무 어려워.."라고 대답한다.

결국 엔조는 자크의 기록을 깨기 위해 인간의 한계치에 도전하게 되고 목숨을 잃게 된다.
자크에 의해 수면 위로 구출된 엔조는 "그래, 네 말이 옳았어. 그 곳이 여기보다 훨씬 좋아. 그러니 나를 그 곳으로 데려다 줘.."라고 부탁한다. 자크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던 엔조를 바다 속 심연 깊은 곳으로 데려가 그 곳에서 풀어놓아주고.. 

지상으로 다시 돌아온 자크. 그러나 삶은 그에게도 이미 막을 내리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까지 임신한 조안나가 밤바다까지 쫓아와 애걸했지만 결국 바다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는 자크를 말릴 수는 없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 깊은 곳으로 잠수를 하여 지상을 향한 생명줄을 놓아버리고 거기 그 곳으로 돌아가는 자크.. 

엔조와 자크. 그들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였을까.. 
엔조에게 바다는 정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현실 세계의 연장선상으로. 
자크에게 바다는 태어난 바로 그 곳이었다. 늘 하나되어야 할 꿈의 세계 혹은 이상 세계.. 

엔조에게 잠수는 그래서 경쟁일수밖에 없었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자크에게조차 자신의 기록 경신을 허용할 수 없는. 한 남자로서의 삶의 의미 그 자체라고나 할까.

자크에게 잠수는 이상 세계에 도달하는 하나의 놀이이자 의식일뿐이었다. 엔조는 그 놀이에 동참하는 유일한 동무였기에, 엔조의 목숨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선 더 이상 겨루기를 원하지 않는. 그런 자크였기에 바다 속 심연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하면 지상 세계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조차 찾기 어려워한다. 거기 그 곳이야말로 자신이 태어난 곳, 언젠가는 돌아갈 바로 그 세계이니.

뤽 베송 감독이 뛰어난 건, 바다 속 심연 하나를 놓고 두 사람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그 곳이 여전히 정복해야 할 현실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곳이 바로 현실을 뛰어 넘어 도달하고 싶은 이상 세계로 그려낸다는 점인 것 같다. 아주 심플한 스토리라인 하나로 그처럼 묘한 두 세계를 품어낼 수 있다니..

그게 전부가 아니다. 감독은 또한 남녀간의 세계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페루에서 우연히 마주친 자크를 이탈리아까지 쫓아가 해후하는 아메리카 여기자 조안나. 그녀는 뉴욕의 일상에 찌들어 백마탄 왕자님과의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평범한 그러나 순수한 사랑을 품고있는 여성으로 묘사된다.

진실한 사랑을 어찌 알 수 있냐는 그녀의 질문에 자크는 바다 속 깊은 곳, 어둠만이 존재하는 곳에서 인어를 보기 위해서는 Pure & Sincere하게 인어를 만날 수 있게 기도하면, 그 순간 어둠 속에 인어가 나타난다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순전함과 진전성" 뤽 베송이 말하는 참된 사랑의 의미..

결국 조안나는 뉴욕 생활을 청산하고 자크 곁에 머무르는데..
여기서부터 태고 적부터의 남녀간의 관계적 갈등이 시작된다. 자크에게 조안나는 삶의 일부일 뿐 전부일 수 없고, 조안나에게는 자크가 곧 삶의 의미가 되는.. 조안나는 자크의 아이를 갖고 가족을 이루고 싶어하지만 자크에게 조안나와 심지어 아이조차 넓고 넓은 바다 속의 한 부분일뿐 결코 전부일 수는 없으니..

어릴 때 이 영화를 보았더라면 맨 마지막 장면을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젠 자크도 엔조도 그리고 조안나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다.
어쩌면 내 안에 그들 모두가 존재하는건지도..

그 중 난 누구를 가장 닮았을까..
세상으로 연결된 생명줄. 그 줄을 놓게 만드는 그 무엇은 내게 과연 무엇일까.
천복일까.. 아니면 천복조차 넘어선 진리의 세계 그 자체일까..

자크와 깊고 푸른 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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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4 18:41:14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69>

# Book review 53- the Zahir by Paulo Coelho 읽기 완료

어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새벽수련부터 왼종일 일하지 못하고 쉴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에너지 충전하느라 다시 하루를 빈둥빈둥^^:::

오래 전에 시작했던 코엘류의 <자히르> 를 다 읽었다.
누가 이 책을 로맨스에 분류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작가나 영화감독 혹은 예술가들치고 인간의 원형에 대해 고찰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코엘류 역시 당연히 예외는 아니고.

이야기는 에스더가 일에만 미쳐있는 남편 곁에서 홀연히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주인공. 그는 아내를 사랑한다 생각하지만, 그녀에게 나눠줄 시간이나 에너지는 남아 있지 않다. 언제나 그녀가 대화를 원할 때면 그가 해줄 수 있는 말의 전부는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하자"였고, 그 "내일"은 영원히 그녀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조셉 자보르스키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히르의 주인공 역시 아내가 떠난 뒤에야 그녀들의 빈자리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엇이 그녀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곁을 떠나게 했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시작한 생각이 결국은 한 남자의 인생을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변화의 여정은 영웅 여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맨 마지막 귀환 단계에서 여신들이 조력자로 등장하여 영웅들의 삶을 완성하는 그것까지도..

코엘류.
어떤 주제를 어떤 관점에서 풀더라도
역시나 인간의 내면을 참으로 잘 다루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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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5 07:33:56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0>

# 인도에서의 전화 그리고 여행..

번역에 열중해 있는데 모르는 전화번호가 핸펀에 뜬다. 시간은 새벽 6시 42분.
'누구지? 이 시간에? 단군이들 중 누군가..?'

"여보세요..?"
"접니다"
"..?? 누구신데요..?"
"저에요."

아하. 인도에 가있는 선배다.

"선배, 목소리가 왜 그래요?" 목소리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여기, 지금 새벽 4시도 안 되었어요."

밤새워 일하고 마음편지에 글 올리고 문득 연구소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안그래도 오랜만에 올라온 선배 글을 읽으며 이따 수련 끝나고 차분히 댓글 달아야지..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다행히 가족들은 잘 적응을 해주었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일만으로도 낯설고 벅찰텐데, 그런 상황에서 가족들이 잘 적응해주는건 선배로써는 정말 큰 힘이 아닐 수 없을테니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은 여전히 많고 아직 정리가 안 된것 같다. 그럴 밖에. 회사의 첫 해외 프로젝트라 하니 모든게 어수선할테고. 업무 환경도 여기와는 많이 다를테니. 2012년 봄쯤에나 다시 들어올 것 같다고 한다. 그 봄까지 선배는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2012년 한국에 들어오는 선배 안에는 또 어떤 생각들이 차 있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잘 지내라, 하며 전화를 끊은 뒤 자연스레 여행 혹은 해외생활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예전에 시드니에 건너가면 그런 경험을 하고는 했었다. 한국에 있었던 일이 까마득히 옛날 일처럼 느껴지는. 
반대로 다시 한국에 들어오면 시드니에 있었던 일이 아슴프레 가물가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작년에 연구소에서 크로아티로 여행갔을 때 느껴지던 느낌.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 공간 이동을 하고 나니, 거기 그 곳에는 여지껏 내게 비현실로 놓여 있던 세계가 이제 현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새로운 세계에 나를 들여보내고 한동안 내가 누구인지 잠시 잊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니, 이제 예전까지 현실이었던 그 세계가 비현실처럼 느껴진다. 여행이란 이렇게 늘 나를 헷갈리게 하고는 한다. 

그래서인것 같다. 내가 여행을 동경하고 좋아하는 이유..
가슴 가득 품고 사는 이 현실 세계가 여행을 떠나면 한 걸음 떨어진 비현실 세계가 되어 버리는 그 몽롱함을 난 동경하는 거 아닐까.. 지금까지 늘 만질 수 없고 느낄 수 없었던 비현실 세계들이 이제 내 눈앞에 펼쳐지는 그 기묘함을 동경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내가 태어난 이 땅, 한국을 사랑한다. 다시 시드니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은 그다지 없다.
다만 얼마간 살면서 체험하고 싶은 이국의 문화는 있다.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불교 문화권의 동남아 국가 어딘가에 머물러 보고 싶다. 모든 걸 소박하고 검소하게 자연 가까이 느릿느릿 살아보고 싶다.

런던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미국 영어가 아닌 영국 영어에 흠뻑 빠져서 고풍스러운 영국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수많은 영국 혹은 유럽의 책들 접해보고 싶다.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로 연결되는 남유럽 어딘가에 머물러 보고 싶다. 어릴 때는 북유럽 동화에 빠져 살면서 아름다운 호숫가의 핀란드를 동경했었는데, 이제는 남유럽을 동경한다. 아마도 여러 문화들이 교차하는 남유럽에서 북아프리카까지를 동경하는 것 같다. 유럽 중에서는 동양의 서정성과 서구 문화의 발상지가 교차하는 남유럽 문화권이 지금의 내겐 가장 흥미롭고 가장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알 수 없는 아련함이 느껴지는 곳. 어릴 때 읽은 소설의 영향인지 지금도 낮으마한 산자락 어딘가 이름없는 곳에 머물며 책을 읽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꼭 일본에 가서 만들어오고 싶은 책을 기획하고 있다. 아니다. 마음에 그저 품고 있다는 생각이 맞겠다. 시드니에 있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인데, 그러고보니 그게 계기였었다. 동생한테 그 얘기를 하고, 동생이 결국 더 늦기전에 한국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글세계에 빠져보라고 해준 계기 말이다..

인도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에 마음이 다시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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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5 20:03:27 *.207.0.12
# 번역: 5쪽
오래간만에 번역을 하였다.
"신세대 기부문화" 흥미로운 주제이다.
신세대들은 돈만 혹은 돈으로 기부하지 않는다. 재능으로 한다.
어딘가 익숙한 주제 아닌가. 재능기부..
아직 번역 자체에 속도가 붙지는 않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 Book review 71- 조셉 자보르스키의 <리더란 무엇인가> 정리 완료

# 호랑이 프로젝트 실험 보고서 완성
보고서 작성하면서 살펴보니 명철한 피드백이 눈에 띈다. 날카로운 지적들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마니 고심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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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6 13:00:00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1>

# 새벽수련: 번역 2쪽 & Book review 72 데이비드 호킨스의 "호모 스피리투스" 읽기 시작

# 수행을 떠나며..
예전에 바쁜 회사 일에 쫓겨 새벽까지 출장 준비를 하면서
내 앞에 입벌리고 놓여있던 시커먼 여행 가방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죽을 때도 이렇겠지. 내가 준비되었건 안되었건 간에 상관없이
그 시간이 오면 무조건 떠나야 하는 거겠지..'

기존 프로젝트가 흐트러지지 않게 클라이언트들한테 보고하고
본사에 보고할 거 준비하고, 그러면서 한편으로 여자들은 여행갈 때 왜 이리 챙겨야 할게 많은지 ㅋ
새벽까지 꾸역꾸역 쌓여 있는 일들 처리하면서 바라보는 시계는 어쩌면 그리도 잘 가는지..

그 가운데 떠오른 황당한 생각 앞에, 정말 내 일을 싫어하나부다 혼자 피식 웃었는데
수행을 처음 시작할 때도 비슷했다.

거진 1주일 가까이 세상 일과 멀어져 있어야 하다보니 수행 들어가기 전날은 꼬박 밤샘을 하고 그 다음날 새벽 억지로 몸을 일깨워 (그때는 단군이를 하기 전이니 새벽 기상은 정말이지 고역이었다) 출발하였다. 당연히? 첫 날 수행에선 몰입은 커녕 잠과의 사투를 벌이고 그러다 결국 꾸벅 졸기도 하고 ㅋㅋ 결국 이틀째까지도 새로운 리듬에 나를 맞추느라 몸이 힘들고, 그러다보니 상념은 사라지지 않고..

이번이 9번째 수행인데 지난 번부터는 하루 전날 저녁 때 출발한다. 더는 그렇게 세상을 끌고 들어가기 싫어서. 떠날 때는 세상 일을 다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 세계에만 몰입하고 싶어서..

작년 봄, 미래의 신화 이야기 다음 연구원 오프수업 주제가 <나의 가치관 3가지>였던 것 같다. 역사 속에서 나의 롤 모델을 찾고, 그들로부터 나의 가치관을 세 가지 뽑아내는 작업이다. 나의 경우는:

첫째가, 예수회를 세우신 로욜라 신부님의 신념.
둘째가, 피카소의 광기어린 열정.
끝으로, 미켈란젤로의 끈기.. 였다.

지금은.. 좀 달라졌다.
이제 뒤돌아보니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여전히 무언가에 메여서 아직 덜 홀가분한 느낌이 든다.
지금은 신념이란 단어도 그러하고 끈기라는 단어도 그다지 좋지 않다..
그 단어들이 주는 느낌.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해 벗어나고 싶다..

2010년 11월. 나의 가치관은..
첫째. 영혼의 자유를 꿈꾼다.
영혼이 자유롭기에 억만년의 세월이 더 걸릴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 이젠 그 길을 꿈꾼다..
지금은 그저 미약하게나마 자아성찰 혹은 내면탐구에 온 힘을 다하지만
이마저도 없으면 세상이란 거대한 조류에 휩싸여 한 순간도 내자신일 수 없음을 너무도 잘 알기에
이젠 이 길이 그저 좋다..

둘째는 사랑이다..
사랑이란 단어 내 삶에서 참 낯선 단어이다.
외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일에만 매진해야 했던 시간들이었다고 믿었고, 그런 시간들 속에 사람들을 따듯히 대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아주 극소수의 친구 한두사람을 빼고는 그 누구하고라도 거리를 두고 지내왔던 것 같다.

지금은 어떠한가.. 천복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어쩌면 관계에는 더 위험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지난 한주였다. 천복의 길을 가니까, 세상 모든 관계는 기다려줄 수 있지 않나..한번도 걷지 못했던 이 길인데..이제야말로 진정 미치도록 빠져들고 싶은 길인데..

일과 관계. 균형점을 찾기에 너무 어려운 두 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관계 내에서도 어디까지, 누구까지..라는 그 나름의 생각꺼리가 또한 존재한다.

그럼에도 내 안에서 삶의 두 번째 가치관으로 사랑이 차오르는건,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인연이란 누군가와는 일생 한 번의 만남이 있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와는 오래 이어지기도 하고. 그 때, 한 번의 만남을 주고 받는 이들과도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진정성을 지니고 대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내겐 사랑인 것 같다..

그리고 묵묵함..
이 부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즐거움, 유희, 여유로움 머 이런 단어들이 대신해주기를 희망하지만 지금의 내겐 아직 묵묵함이 어울린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일들, 거기서부터 피어오르는 생각들과 감정들.. 이 모든 것들 사이를 그저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

이제 나의 스승들은 석가모니 부처이고 성철 큰스님이고 사부님이시다.
올해 만난 가장 흠모하는 작가들은 카잔차키스와 헤르만 헤세이다.
그리고 잊지 못할 몇몇의 사우들도 만났다. 소중한데, 내 마음만큼 소중히 잘해드리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돌아올 수 없는 이 가을이 흐르고 있고
이제는 잠시 떠나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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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1 10:29:38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2>

# 수행을 다녀와서..
첫날, 새벽문을 열고 경내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아직 새벽 하늘은 아침의 기색을 멀리한체 태양을 품고 검보라빛을 내뿜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저 만치 한 그루의 나무가 마음에 들어온다.

'뭐지..' 생각을 할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검보라빛의 새벽하늘을 배경으로 흙빛 진초록의 나무 한 그루.
그 나무가 다가온다.. 내 가슴이 조용히 일렁이기 시작한다..

생명력..
주변 나무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알 수 없는, 너무도 강렬한 생명력을 전해오기 시작한다..
나무에게 다가설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저 바라볼 뿐.

새벽예불에 늦지 않았으니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을텐데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수행을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자연 깊숙한 숲속은 물론이고 도심 길가 이름없는 꽃 한 송이도 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명력을 느껴본 것은.

아침이 되어 다시 그 나무를 보았을 때, 녀석은 주변 나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야말로 내가 언제 네게 말을 건넸느냐고 시침 뚝 떼고 있는 모습이랄까..
그 다음날 새벽 다시 나무를 쳐다 보았다. 역시 다르지 않다. 그날 하루, 수행 시작 첫 날 한순간의 경험이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건전지가 닳아가고 있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여
어둡고 컴컴한 길을 걸으며, 발 앞의 것을 줍기에 너무도 급급합니다.
하지만 미약한 손전등의 불빛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고, 어쩌다 불밝혀 준다해도 건전지가 금방 닳고는 합니다.
여러분은 부디 전 인생의 길을 밝혀줄 커다란 등불을 밝히시기 바랍니다.
크고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다 비춰주는 등불을 켜올리게 되면
지금 여러분이 찾고자 하는 세상 작은 것들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크고 높은 등불 하나 켜고
세상을 바다처럼 감싸 안으라 하신다..
이 세상 모든 거 다 감싸안고 흐르고 흐르는 물처럼 그리 살라 하신다..

세상 티끌에 물들지 말고
진흙탕에서도 결국은 생명력을 잃지 않는 연꽃처럼 살라 하신다..

선배들 중에는 수행을 시작하면 세상 모든게 다 사라지고
오직 고요함만이 남는다는 분들이 계신다..
나는.. 아직은 세상과 떨어져 평온함을 느끼는 정도인 것 같다..

그래서 새벽 예불을 좋아하는 것 같다..
공기조차 고요한 시간. 밖이 어두우니 촛불이 밝다.
법당 내 난초들이 촛불 아래 흔들리다 결국 한 두송이는 툭,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그 미세함 떨림까지도 느껴지는 시간..
법당 문틈 사이로 소리없이 들어오는 새벽 찬 바람 끝에 향 내음이 살아 오른다..
이윽고 스님의 목탁 소리에 맞춰 조용히 시작되는 우리들의 기도.. 그립다.. 돌아가고 싶다..

회향 후 잠시 도반들 곁을 떠나 숲 속에 나를 내맡기어 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눈을 감고 들어보니.. 거기 그 곳에는 나무 외에도 많은 생명의 소리들이 들렸다.. 

우주의 에너지는 무한하다..
그러므로 한 사람 안에 내제한 에너지 또한 무한하다.
눈 가리고 귀 막고 있는 우리가 모를 뿐.

그 무한한 에너지 속에 침잠하여
흐르고 흐르는 물처럼, 우주를 유영하는 별처럼
그리 살고 싶은 간절함이 일렁이는 시간들이었다..

인간으로 태어나 산다는 것은
슬프지만 또한 아름답기도 한 것 같다..
부디 이 아름다운 시간들을 별빛으로 물들일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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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1.21 17:14:36 *.234.179.43
돌아오셨군요. 수희향님 안계신 단군집은 엄마없이 아이들만 있는 집 같았어요.
엄마의 지켜봐주는 눈이 없으니, 어린 아이인 저는 숙제(수련)도 안하고, 지각하고, 밖으로만 싸돌아다니구요.ㅎㅎ
엄마가 집에 오니 참 아늑한 느낌입니다.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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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1 18:59:45 *.207.0.12
ㅎㅎ 엄마가 없을 때 더 잘해야 하는데, 명희 어린이는 어딜 그리 다니셨나요? ㅎㅎㅎ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따듯이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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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14:09:29 *.124.233.1
틈나는 대로 들어와 수행이 어떠셨는지 누님 일지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아야겠어요 ^^
실은 요새 지각 많아서 누님께 가장 죄송했는데,
누님 댓글 보고 감동받고 동기부여 받았어요.
고마워요 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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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20:58:16 *.207.0.12
그게 벌써 6개월 전 이야기죠.. 경인씨를 댓글로 처음 만난 날이요..^^
유난히 짧은 지원 글이었지만, 성의가 없는 것이 아닌 무언가 단단한 의지가 느껴졌었어요.
아마 "언행일치"하겠다는 한 줄이 내게 어떤 믿음으로 다가왔던게 아니었나 싶어요..

어쩌면 지난 6개월 경인씨랑 특별히 이야기를 마니 나눌 기회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우린 "통함"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해요.. 경인씨가 있어 늘 든든했던 지난 6개월간의 여정이었구요.. ^^

시절인연이 닿으면 언제라도 산사수행 해보세요. 경인씨에게 잘 맞을거에요.
감사한 인연, 오래도록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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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20:22:48 *.124.233.1
다시 들어와 누님의 일지를 하나 하나 읽어 내려갔어요.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흠뻑 젖어 들었습니다.
길상사 선수련회 갔을 때 새벽 예불 中 한 스님의 그윽한 '지심귀명례'를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그거 아세요?
올 한 해 제겐 누님이 앞을 밝혀 주는 등불이 되어 주셨다는거요.
단군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다고 하며 변경연에 처음 남긴 글에
누님께서 그윽하게 공명헤 주시며 따스한 댓글 남겨주셨었죠.
저도 언젠가 산사에서 길지 않은 시간이나마 수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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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14:56:20 *.207.0.12
경인씨, 무슨 그런 말을요~ 지각이란건 누구나 각자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일인데 타인한테 미안해할 일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여유롭게 넘어가는 경인씨가 더 좋은걸요 ㅎㅎ

한걸음 내딛고 쉬고, 또 한걸음 내딛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어요. 중요한건 멈추지 않고 꾸준히 걷는 일이라 믿어요. 경인씨는 자신의 북극성을 따라 계속 걸을거잖아요.. 믿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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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10.11.22 15:37:35 *.242.52.22
엄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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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20:19:56 *.207.0.12
미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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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20:40:44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3>

#Book Review 72- 데이비드 호킨스의 "호모 스피리투스" 188쪽까지 읽기 완료

수행 여파로 오늘 새벽에는 번역이나 글쓰기까지는 무리였다.
책 읽기로 대치.

수행을 가기 전 나는 가치관 세 가지 중 첫 번째로 "영혼의 자유"를 꼽았다.
문득 떠오른 생각. 그렇다면 과연 "자유"란 무엇일까..?
불가의 해석을 끌어오자면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함이 없어, 두려움이 없는 상태정도가 될까..?
카잔차키스가 말했던 자유도 그 뿌리가 불교와 니체에 닿아 있는 것 같다.

데이비드 호킨스는 이 책 "호모 스피리투스" 앞 부분에서 "에고"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다. 전작 "의식혁명"에서 그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의식 수준 200을 넘어서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자만심을 버리는 용기를 꼽았었다.

200너머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아쉽게도 지성을 앞세운 에고가 의식수준 499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다.

즉, 지성이란 인류에게 과학 문명 발달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안겨주기도 하는 반면 핵무기와 전쟁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지성에 의해 에고가 점점 강해지면서 벌어지는 부정적인 측면들이다. 즉, 의식수준 200이 넘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에고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성과 합리성을 앞세워 "성취"에 몰두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결코 영적으로 바람직하거나 내면의 충만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의 형태이다. 모든 걸 다 갖춘 뒤, 허망함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낯설지 않은 것은, 여기서 말하는 "모든 것"에는 거의 물질적인 요소들만 포함하기 때문이다.

긍정과 부정의 에너지를 가르는 경계가 의식수준 200이었다면 영성과 세속을 가르는 경계가 500이다. 그리고 이 500이란 경계는 지성이나 탐구 혹은 과학으로 도달할 수 있는 세계가 결코 아니다. 내면으로 침잠하고 침잠하여, 거기 그 곳에 잠자고 있는 거대한 에너지장을 일깨워야 넘어설 수 있는 경계.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만 다루었던 프로이트가 499선에서 그 경계를 넘지 못했다면
정신세계를 "무의식 세계"까지 확장했던 칼 융이 500을 넘어선 건 참으로 의미있는 이야기다.

칼 융이 말하는 무의식 세계란 호킨스에 의하면 "카르마"의 다른 표현이라 한다.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지! 그러니 칼 융은 집단 무의식이란 것이 전 인류 역사를 통해 이어져 오고,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신은 존재한다는 말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심리학으로 시작하여 그토록 깊은 통찰의 세계까지 도달한 융이 놀라울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의식수준을 높일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들 수 있다. 어떻게..?
가장 첫 걸음은 의식수준을 높이고 싶다는, 세상 일만 쫓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영성을 일깨워 신의 뜻을 받들고 싶다는 염원에서 시작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캠벨의 표현을 빌자면, 창세기 이전부터 우주가 나를 위해 준비한 그 모습을 찾아 우주와 공명하는 삶을 살겠다는 "간절함"이 그 시작이라는 의미이다.

캠벨, 호킨스, 융, 카잔차키스, 헤세... 모든 이들이 하나로 통한다..
수많은 보석들이 한 줄로 꿰어지며 발하는 그 찬란한 빛 앞에서 나는 말을 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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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21:07:54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4>

# 새벽수련: 번역 2쪽

# 단상..
또 다시 출발선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지갑을 열어 사용하지 않는 크레딧 카드, 체크 카드 그리고 멤버쉽 카드 6장을 해지하고 전부 잘라 버렸다. 가벼워진 지갑만큼이나 가벼워진 삶의 무게 그리고 내 마음. 홀가분하다. 

단순하게 살겠다 하면서도 그다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었다.
왜 그랬었을까 생각해보니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미련때문이었던 것 같다.
미래에의 미련이라.. 문법적으로 말이 되나? 안 된다. 그치만 심리적으로는 말 된다.
미련은 과거에만 부리는 게 아니다. 미래에도 얼마든지 미련을 끌고 갈 수 있다.

어떤 삶이 펼쳐질지 알 수 없기에 이것저것 다 끌어안고 있었다.
불투명하니까, 보이지 않으니까 그냥 다 그렇게..

이젠 버리며 간다.
긴 여정에 올랐으니,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며 이 길 가벼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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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08:38:00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5>

# 번역- T.A 편 완료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였던 Tony.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그는 남모르는 고통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다름아닌 알코올 중독.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지탱하기 얼마나 어려운지가 느껴진다.
청소년 시절 다른 모든 일과는 단절된 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오직 운동만 한다.
그러나 그들 중 몇 %가 스타가 될까?
스타가 된다한들, 화려한 명성은 선수시절 어마어마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선수시절은 상대적으로 무척 짧다.
수많은 운동선수들이 커텐 뒤에서 알코올 혹은 다른 약물 중독에 시달리는 원인이 된다.

토니의 말에 의하면, 교육의 부재는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현역 선수로 활동하는 기간도 그러하고, 은퇴 후 아직 사회적으로는 젊은 시절에 도무지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정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아무 능력이 없다는 거 말이다.

그런 그가 알코올 중독을 떨쳐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엄청난 전환점은 어디서부터 시작이었을까..?
바로, 스스로가 자신이 알코올 중독임을 인정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였다.
참으로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순간, 삶은 달라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신 안에 정화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첫 걸음은 밖으로 향한 시선을 안으로 돌리고, 나를 바라보는 것.
끌어당김의 법칙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화려한 명성을 내려놓고, 알코올 중독을 치유한 뒤 축구선수들을 위해 헌신의 삶을 걷고 있는 T. A 스토리는 감동적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저자가 생각하는 신세대 기부문화라 한다. 자신이 변해서 타인이 변하는 삶을 이끌어내는 삶. 물질만의 기부보다 훨씬 더 아름다움이 베어나는 기부문화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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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09:28:58 *.207.0.12
성희님 화이팅! 단군이 모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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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0.11.25 21:22:30 *.212.169.148
^^ 맞아요..내길을 찾아가는 그 길위에 서있다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네요.
일깨워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오래도록 함께 걷자는 말씀에 무지무지 기뻐했답니다.
손 잡아 주심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도 마음으로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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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5 06:40:41 *.207.0.12
성희님 오셨어요. 여기서 뵈니 또 다른 느낌으로 반가운데요^^
일지를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책을 읽으며 힌트를 얻으셨다 하니 감사한 일입니다.
아마, 성희님께서 적극적으로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셔서 그럴거에요.

하모요. 안개속이죠.. 내면탐구의 여행을 떠나고 바로 눈 앞이 환희 밝아지면 이 길이 어렵다고 하지 않겠죠. 그치만, 걷다보면 문득 시냇물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어느 날은 햇살 한 줄기가 내비치기도 하고.. 그렇게 조금씩 보이고 들리고.. 그러면서 함께 걷는 이들의 깊은 애정이 느껴지고.. 머 그런 것 같아요.. ^^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천복을 찾고, 천직으로 변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정말 중요한 건 이 길을 걷는다는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성희님께서 이 길에 동참해주셔서 기뻐요. 오래도록 함께 걸으며, 우리 서로 응원해요. 오늘도 충만한 하루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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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2010.11.24 17:24:40 *.143.199.187
일지에 주신글 보고 반가워서 달려왔어요~
지난번 세미나에서 추천해주셨던 책들중 3번째 책 신화와 인생을 읽고 있답니다.
두권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힌트를 얻을수가 있었어요.
도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그래도 아직은 안개속이네요.
머리로 아는것과는 또 다를테니..
이것저것 경험해 보면서 천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다보면 언젠가는 찾을수 있겠죠?
가끔 수희향님 일지를 보러 오기도 하는데, 그런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단군2기라는게 참 다행이라는..
1기 선배님들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는것 같아서요. ^^
참말 감사한 일입니다.
복받으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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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5 19:54:11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6>

# 번역- S.D편 1/2 완료

그녀 나이 22세. Sara는 19세기 회화 중 강아지 그림만 다루는 화랑을 연다.

"너는 남자 아이가 아니라서 대출을 허용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은행가를 박차고 나와 자신을 여자 아이가 아닌 비즈니스 우먼으로 인정해 주는 은행가를 찾아 기어코 갤러리를 오픈한 그녀.

19세기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도 충분히 틈새시장인데, 거기다 강아지 그림만 다루는 틈새시장.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그녀의 화랑은 그 분야 대표 화랑으로 자리매김하고 (누가 경쟁을 하려 할까 ㅋㅋ), 그녀는 확실한 수익까지 보장받는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른 뒤 어느 날. 십 년을 넘게 일궈온 화랑을 처분하고 자선단체 설립을 하려 하는 그녀를 주변 모든 사람들은 말린다. 그녀 자신도 그림, 대부분 친구가 된 고객들 그리고 안정된 수입, 이 모든 것과 이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걸 처분하던 날, 마치 지난 날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참 예사롭지 않은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십년이 넘게 안정된 수익과 애정 그리고 명성까지 가져다 준 화랑을 처분하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을까..? 다름아닌 아이들 보모의 유방암. 육체적 고통도 이미 엄청난데, 그 어느 곳에서도 정신적인 위안을 받지 못하는 보모를 보고 신체적 치료뿐만이 아닌 정신적인 치유 혹은 위안이 될 수 있는 센터 설립을 염원하게 된다.

가능할까..? 나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싫은 것도 아닌데, 아이들 보모의 고통을 보고 내 전 삶을 통째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현재의 일이 끔찍이 싫다면 혹시 또 모르겠지만, 그녀의 경우는 참으로 대단히 특별한 경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다름아닌 "내면의 소리"였다 한다. 이젠 변화할 때가 되었다는 내면의 소리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였고, 이젠 자신만의 위한 삶이 아니라 소명의식을 좇아 살라는 그 소리를 따라 의연히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물론 고민과 갈등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고, 새로운 길로 접어들기까지 과도기적 시간  또한 필요했다.

내면의 소리 다음은?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그녀의 믿음이 또 다른 원동력이었다 한다. 유방암에 대해 아는 것도 하나도 없고, 자선단체 일도 전혀 모르는 그녀가 익숙한 일을 떠나 생소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으며 성공에의 의심을 하지 않는다. 용기라고 하기에 자칫 무모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녀는 믿었다고 한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음을." 천복을 외치는 나조차 얼떨떨해지는 결정? 믿음? 머 그러하다.

또 한가지. 아직 이 부분을 번역하다 중단하여 확실치는 않은데, 그녀는 직관력이 매우 뛰어나다. 부지 선정을 하는데 있어 건물터와 건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상당히 의존하는 식이 그러하다. 확실히 일반 사람들보다는 내공이 깊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약속때문에 그녀 이야기를 끝내지 못했는데, 뒤가 궁금하다. 번역가라기보다는 마치 독자가 된 기분이다. 번역하면서 이런 느낌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어떻게 이 책이 내게 왔는지 아직도 얼떨떨하다. 그런만큼 교정작업까지 정성껏 작업하고 싶다. 저자의 관점과 여러 좋은 이들의 이야기가 한국 독자들과 잘 만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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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09:32:37 *.207.0.12
와. 명희님도 동시성 느끼셨어요? 저도요..^^ 특히 이 책 저자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저자라서 책 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감사했거든요. 그런데 한 분, 한 분 이야기를 풀어낼 때마다 내용이 너무 따듯하고 좋아서 어떻게 이런 책이 제게 왔을까 신기해하고 있어요..^^

<리더란 무엇인가> 좋죠..? 단군일지에서 명희님께서 그 책 읽으시는거보고, 적절한 때에 적절한 책을 읽게 되시는구나 반갑고 기뻤어요..^^ 자보르스키의 삶은 캠벨의 영웅과정과 융의 동시성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경우인 것 같아, 저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좋은 책들과 함께 나날이 깊어지는 명희님을 뵈면서 저도 더 힘을 얻는 2010년의 겨울입니다. 제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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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1.25 23:19:26 *.92.209.100
어제, 축구선수였던 토니에 대한 글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라! '수희향님이 지금 번역하시는 책이 수희향님의 지향점과 닮아있네! '라구요. 공동 저서 초고쓰기가 끝나자마자 수희향님께 다가온 번역이며, 번역서의 내용이며, 모두가 자보르스키가 말한 동시성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네요. 저도 수희향님 덕분에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책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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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09:34:11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7>

# 번역- S.D 편 완료/ M.d.G편 앞부분 시작

Sara의 이야기는 삶에서 연결성과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는 뒷 부분의 이야기까지도 마음을 촉촉히 적셔준다. 화랑 사업부터 시작해서 유방암 센터까지 내게도 많은 영감을 준 Sara. 그녀의 이야기에 감사함을 느낀다.

다음으로 Mike. 친구인 Justin과 함께 문제아들을 위하여 비정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야기이다. 오전 중에 다 끝낼 수 있을까..? 일단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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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7 14:43:56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8>

#번역- T.F편 1/2 완료
어제 M.d.G편 완료하고, 오늘 새벽에는 T.F편 1/2 완료.

이번 Tony는 (위의 축구선수와 동명이인이다) 뉴질랜드 사업가로서 전 세계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뉴질랜드 비즈니스 스킬을 성장시키기 위해 자신의 재능과 돈을 헌신하는 인물이다.

스스로에게 준 안식년의 선물로 영국에 왔다가 뉴질랜드보다 월등히 앞서있는 비즈니스 스킬에 뭔가 불이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그의 나머지 삶이 바뀌었다고나 할까.. 아직 뒷부분을 다 완료하지 않아 전체적인 스토리 전부를 알 수는 없지만, 여기까지 번역하면서 이 세상에는 평범하지만 대단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어게인, 나같으면 과연 그러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대답할 자신이 없어지닌까 말이다.. 내가 만약 런던을 방문한다면, 나는 그 곳에서 무얼 보고, 무얼 느끼고, 어떤 흐름을 내 삶에 끌고 들어올까..?

그러면서 한편 문득 떠오른 뉴질랜드. 언제였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영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여겨질때, 동생과 함께 용감하게 처음으로 배낭여행이란 걸 뉴질랜드로 떠났었다. 우리도 이제 한번 관광단에 끼어서 가는 여행이 아니라 우리끼리 여행해보자며 ㅋ

북섬에서 남섬까지 10일동안 몇군데 장소를 찍어놓고 한군데 정착하면 거기서 다음 이동지 잠자리를 예약하고 움직이는 식이었는데, 그 때 내가 느꼈던 점이 다름아닌 오클랜드만해도 시드니보다 또 훨씬 발전이 안되었구나..하는 점이었다. 시드니도 그때까지만 해도 백화점이나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으며, 자본주의 국가라기보다는 복지국가의 형식을 띤 성격이 강했지만, 뉴질랜드는 중심도시라고 하는 오클랜드조차 해가 떨어지면 도심 자체가 어둠에 쌓여 발전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과일값도 너무 비싸고.

시드니에는 심심찮게 있는 한국식품점을 그곳에서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가운데, 역시나 눈에 띄는 중국 식품점을 보면서, 정말이지 중국 인구의 힘은 한국보다 외국에서 대단함을 다시 한번 실감했던 오클랜드. 토니가 런던을 방문하고 오클랜드가 많이 뒤져있다 생각한 것도 어쩌면 그와 같은 차이를 피부로 느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튼, 옛날 중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지리 담당이셨는데, 북섬과 남섬의 환경이 완전히 다른 뉴질랜드를 가장 가보고 싶으신 나라로 꼽았던 기억이 나는 뉴질랜드. 내 경우는 남섬이 훨씬 좋았다. 그야말로 영화에나 나옴직한 아름다운 풍경들이 이어진다..

남섬 중에서도 맨 끝자락에 해당하는 크라이스처치 여행 중, 밀포트?인가 하는 나즈막한 산자락을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기사님이 그 지형 설명을 해주셨는데, 겁없이 ㅋㅋ 우리 자매 앞에 앉아서, 슬쩍 졸았다. 그랬더니, 그 기사님 "거기~ 아시아에서 온 꼬마들, 얼른 일어나. 지금 중요한 얘기 중이시다!"라고 하시며 우릴 깨우셔서 버스 안이 온통 웃음바다 ㅋㅋㅋ

거기서였는지, 다른 곳이었는지 잘 기억나지만 최고의 장면은 눈 덮인 산자락 끝의 통나무 카페.. 너무너무 고즈넉한게 정말 이 세상의 어느 곳같지가 않았었다..

무튼. 아름다운 뉴질랜드. 거기 그 곳 사람들이 기업가적 스킬이 부족해 창업을 하고도 살아남은 경우가 40% 정도인 것이 Tony로 하여금 런던에서 소명의식을 쫓게 만들었다. 그 한사람으로 시작해서 전 국가의 경영학과가 강화되었으니, 어찌 한 사람의 힘이 미약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호주 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시절, 뉴질랜드 교육부 장관인가? 여자분이셨는데 키위 (키위는 뉴질랜드 사람들을 부르는 애칭이다)들은 앞으로 전세계와 좀 더 긴밀하게 비즈니스를 논하며 살 것이라 아침 조찬회의에서 말하던 장면도 떠올랐다.

영국작가의 이야기 속에 뉴질랜드가 나와서일까.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과거 속에 잠시 젖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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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7 15:23:13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79>

# 영화 이야기 10- 프랑스의 천재 여류화가 세라핀 루이의 일생을 다룬 "세라핀"
(마르탱 프로보스토 감독의 2009년 작품/ 프랑스 영화)



마리유 끌로데와 같은 해에 태어나 1년 먼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상리스의 여류 천재화가
세라핀 루이 (Seraphine Louis: 1864~1942).

수녀원에서 지내던 세라핀은 어느날 성모님으로부터 그림을 그리라는 계시를 받고 수도원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 후, 남의 집 허드렛 일을 해주면서 궁핍한 생활 가운데 짬을 내어 그림을 그린다. 그러다보니 자연의 모든 재료가 그녀 그림의 소재가 되고, 심지어 성당의 촛농까지도 활용한다. 그래서일까. 그녀 작품 속에 나타나는 색깔들은 일반 화가들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수도원을 나오게 된 이유도, 그 이후의 행보도 모든 사람들의 비웃음과 조소를 끌어내기만 하며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세라핀. 그런 그녀를 방문한 수녀님들에게 세라핀은 아무 것도 힘든 건 없는데, 일을 많이 해야 해서 그림 그릴 시간이 부족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한다. 사람들의 모든 비난과 조소에는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는 삶..

그런 그녀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오니, 다름아닌 독일인 미술 평론가이자 화상인 빌헬름 우데가 휴양차 상리스에 오게 된다. 피카소의 그림을 가장 먼저 구입하고 앙리 루소를 발굴한 당대의 최고 비평가이자 화상인 빌헬름 우데는 상리스 사람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세라핀의 그림을 보고 단박에 그녀가 천재적 재능을 지녔음을 알아챈다.

하지만 하늘은 아직 세라핀이 더 깊이 침잠하기를 원하셨던걸까. 독일 탈영병이었던 우데는 전쟁이 터지자 프랑스를 떠나야만 했고, 그가 다시 상리스에 돌아온 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인 1927년. 무려 13년이 지난 뒤였다. 그 동안 세라핀은 어떻게 변했을까..

상리스 지역마을의 조그만 전시회 앞에서 세라핀의 그림과 마주한 우데는 천재적 재능을 지녔던 세라핀이 마침내 천재가 되었다는 말을 토해낸다. 그 길로 다시 세라핀을 찾은 우데에 의해 지난 13년간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어가며 바닥에서 바닥으로 전전하며 그림만이 살아있는 이유였던 세라핀은 드디어 세상에 화가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나 천재들이 늘 피할 수 없는 하나의 공통적인 길을 그녀도 걷게 되니, 우데를 만나 생활이 편해짐과는 반대로 그녀의 정신 세계는 서서히 광기의 길로 그녀를 이끌어 간다. 도대체 왜 천재들은 광기어린 삶을 피할 수 없는건지.. 예전에는 천재는 어째서 광적인 기질을 지니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였지만, 이제는 그 질문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광적으로 몰입하지 않으면 천재의 길에 오를 수 없는건지.
천재의 광기는 과연 재능의 광기가 아닌 몰입에의 광기인건지 말이다..

결국 세라핀은 정신병동에 갇히게 되고 그 곳에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우데는 그런 그녀를 대신하여 세상에 이 천재화가를 알리며, 끝까지 그녀의 후원자 역할을 감당한다. 

상리스의 여류 천재화가, 세라핀 루이스. 
슬픔에 젖어있는 우데에게 그녀는 슬플 때는 작은 숲 길을 걸어보라 한다. 그러면 나무들이 말을 걸어올 거라고. 나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세상 슬픔은 다 사라진다고.. 

단 한번도 정상적인? 일반적인? 혹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살아보지 못했던? 않았던? 천재화가, 세라핀. 
그녀의 삶 앞에서 예전에는 분명했던 많은 것들이 이젠 헷갈린다. 우린 그녀의 삶을 비정상적이라 이야기해야 할까..? 아니면 비범했다고 해야 할까..? 그녀는 일반적인 삶을 살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살지 않았던 것일까? 

인간은 도대체 왜 대중과 다른 삶을 살아가면 조소와 비난의 눈길을 보내는걸까..? 혹시라도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그렇게 표출하는 것은 아닐까..? 세속의 끈을 끊고 자유의 길로 접어든 그들에 대한 질투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울컥 올라왔다. 아마 그녀가 살아생전 받았던 조소가 너무 아팠던 것 같다..

이 모든 의문과 질문을 뒤로하고, 세라핀은 그저 "자신의 본능에 충실했을 뿐"이라 답한다. 단 한번도 정규 과정에서 그림 공부를 해보지 못했던 그녀는 전적으로 수십년간 성모님을 섬기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으며 작품 활동을 계속한다. "성모님과 자연이 낳은 천재"라고나 할까. 외로울 때면, 숲 속으로 가서 가장 큰 나무 밑에 앉거나 나무 위로 올라가 몇 시간씩 머무르며 영감을 얻었던 고독한 천재, 세라핀.

그런 그녀의 작품 색깔은 얼핏 고갱을 연상시킨다. 상리스의 풍경과는 달리 굉장히 강렬하고 자연 혹은 야성적인 색감이 베어난다고나 할까.. 

스틸이미지

끝으로 세라핀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려는 감독의 의도였는지는 모르지만, 세라핀의 작품을 제외한 영화 전반에서는 원색이 철저히 배제된다. 프랑스의 섬세한 세련미가 자연과 매치되면서 은은하게 전해져 온다. 장면 하나하나, 심지어 그녀의 허름한 방조차 프랑스인들의 빼어난 미적 감각을 감출 수 없는 영화. 

언젠가 요한님께서 내게 선물해주신 나무그림과 같은 장면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다. 초록색도 아니고, 연두색도 아닌 두 가지 색을 섞어 놓은 것 같은 따듯한 초록색의 커다란 나무 아래. 바람부는 소리까지 담아내는 섬세한 예술적 감각에 마치 내가 벌판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너무 좋았다. 그 평온함..

프랑스의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영화 전체가 하나의 작품인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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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17:01:31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80>

# 번역- T.F편 뒷부분 완료

# 쇼핑몰 기획 작업 중
이 역시 우연히 다가온 일. 신기한 건 그런 것 같다. 얼마전에 장난처럼 이야기했던 일들이 어느 날 문득 실제가 되어 내 앞에 다가올 때 약간 어떨떨한 느낌? 머 그런 느낌이다.

처음에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으나, 진행할수록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할수록 점차 흥미로워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다.

# 단군 10차 회의 아젠다 준비
내년 1월부터 세 번째 단군 사이클이 시작된다. 그러다보니 공식적인 모임 수만 14번. 도저히 모든 운영진이 모든 모임에 참석하기 무리스러운 숫자가 된 것 같다. 이제 우리도 조금씩 모임 진행/참석을 분담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프로젝트와 관련된 또 다른 변화들이 생겨나겠지. 심지어 프로그램 자체도 보완될 부분은 보완되고 더 정교히 다듬어질 부분은 다듬어질 테니 말이다.

이번 번역책을 통해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도 다시금 깨닫고 배우는 거지만, 모든 일들은 그게 비록 일이라 할지라도 저나름의 유기체적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운영진의 역할이란 그 생명력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와 최상의 조화를 이뤄가며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불어 넣는 일임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고자 한다.

단군의 후예. 이제 두 번째 여정도 서서히 그 끝이 보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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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00:32:15 *.207.0.12
영미님 오셨어요. 반갑습니다^^
꾸준함.. 안그래도 오늘 사부님께 그 말씀 듣고 왔습니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간절함과 꾸준함"이 가장 필요하다고요.. 언젠가 제게 주신 3천장 그림 이야기처럼, 우리도 서로 응원하며 3천장의 그림을 그리면 좋겠습니다. 꼭 그리하면 좋겠습니다..^^

수행에 번역 게다가 시드니까지.. 정말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네요. 안그래도 영미님 단군일지 뵈며 언젠가 말씀 나누면 좋겠다 싶었는데.. 100일차 파티가 더욱 기다려집니다.. 인연 닿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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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미
2010.11.29 09:37:14 *.44.124.42
그저께 어떤 세미나에 갔는데 최면 명상시간이 있어 눈을 감고 3년후 자신을 만나고 메시지를 받으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꾸준히 하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그리고, 수희향님께 감사하라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모든 운영진께 감사해야겠지만 수희향님의 원력으로 많은 분들이 힘받고 가시는 듯 해요. 저도 요즘 힘이 좀 빠지긴 하지만 쭉~밀고 나가는 힘으로 그냥 가렵니다. 호주, 시드니, 번역, 수행.. 실은 수희향님의 많은 부분에서 저와 일치점을 찾아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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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00:00:54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81>

#번역: J.G편 앞부분 시작
이번에는 티베트에서 호주로 이민 온 Jeff의 이야기.
시드니를 배경으로 한 그의 이야기를 번역하다가, 번역을 멈추고 이야기부터 다 읽었다. 독자 맞다 ㅋㅋ
그래도 나름 꽤 오랜 기간 살던 곳이어서 그런지, 그의 이야기가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내 삶에서 시드니란 곳은 커다란 한 줄기 흐름을 담고 있다..

# 호랑이 실험팀 모임
일욜 전체 모임에 앞서 지난번 실험 결과를 사부님께 보고드리는 미팅을 가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며, 그 안에서 염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간결한 해결책을 찾게 되었다.

사부님 밑에서 사자 & 호랑이 프로젝트를 일년 넘게 진행해오며 스승님께 크게 배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부님께서는 어떤 위기나 실망스런 상황에서도 반드시 "긍정적인 돌파구"를 찾아내신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지난 일 년간 참 가슴깊이 깨쳤다.

다음으로, 아이디어 면에서 늘 제자들보다 몇 걸음 앞서가신다.
심지어 온라인 툴들을 다루는 면에서는 제자들보다 능숙하지 못하실지 몰라도, 그 세상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훨씬 앞서가신다. 어떻게 이와 같은 일들이 가능할까? 그건 다름아닌 수단을 목적화하지 않으시고, 한 사회의 흐름을 꿰뚤으시는 통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때때로 수단을 목적화하여 엉뚱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수없이 반복한 오류이기도 하다.

오늘도 여지없이 단군 수련과 관련 "중심을 잃지 않는 삶"에 대해 말씀 주셨는데, 더 집중하지 못하는 내가 마니 부끄러웠다. 진실로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간절함이 있는지 다시 되물어 보라 하신다. 그렇다면, 새벽 수련은 물론이고, 자연히 그 흐름을 타고 나머지 하루 동안에도 나의 천복과 관련한 주제에 마음을 빼앗기며 삶이 그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하신다. 어딘가 아직도 엉성한 나의 하루를 들여다보신듯한 말씀에 당황스러웠다.

스승님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무한한 저력.
스승님을 빛나게 하는 제자는 되지 못할 망정,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기 위해서도 한참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어쩐지 아직까지는 사부님께 마니, 아주 마니 죄송하다.

그러나 죄송함에만 머무르면 못난 제자일 뿐이다.
결과는 어쩌지 못한다할지라도 사부님께 "진정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제자이고 싶다.

이제 겨우 2백일차를 왔을 뿐이다. 이제 겨우.
3백일차는 더 단순히 집중한다. 한줄기 흐름을 만드는 그 순간까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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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y74
2010.11.30 10:12:03 *.218.163.100
"중심을 잃지 않는 삶"
진실로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간절함이 있는지 다시 되묻는다면,
새벽 수련은 물론이고, 자연히 그 흐름을 타고 나머지 하루 동안에도 나의 천복과 관련한 주제에 마음을 빼앗기며 삶이 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고맙습니다.
귀한 말씀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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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23:41:53 *.207.0.12
넹~ 하모요, 우리 모두 계속해서 홧팅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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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1.30 22:14:25 *.92.218.34
저도 퍼갑니다. 수희향님 홧팅! 저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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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10:55:33 *.207.0.12
네, 잘 알겠습니다.
레족장님 계속 홧팅하시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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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10:53:59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82>

# 공저 수정작업

새벽부터 지금까지 꼬박 공저 수정 방향에 대해 작업.
이번엔 과연 우리..  현재로선 머라 달리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일단 또 만나서 이야기나눠 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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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23:54:09 *.207.0.12
# 공저 모임
감사하고 감사하게도 우린 비슷한 생각, 비슷한 뜻을 갖고 모였다. 와..
드디어 수정방향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 쓰는 것인만큼 원고 더 잘 쓰고 싶다.
잘쓴다는 의미는... 그런 것 같다. 더 정성을 다해, 내 안의 모든 걸 쏟아내고 싶다는 그런 의미인 것 같다.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졌으니 감사한게다. 우린 잘할거라 믿는다..^^

# 단군 운영진 모임
우린 늘 화기애애하다. 따듯한 에너지가 흐르고 있음이 느껴진다.
각자 잘하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려는 서로의 모습이 고맙고 감사하다.
올초 웹진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경제적 보상에 대해선 아무런 약속도 보장도 못했지만
여전히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에 오늘은 어쩐지 찡...했다..

연초 웹진 준비하느라 넘 바빠서 그야말로 만나기만 하면 거의 쉴 새 없이 회의를 진행하니까
선배 하나가 메뉴에서 음식 고를 때가 유일하게 숨쉴 수 있는 시간이니 천천히 주문하라던 말이 떠올라
새삼 미안하고 마음이 참.. 그렇게 우린 여기까지 온게다. 그렇게..

연말에는 진정 회의 아닌 편한 밥 한 번 나누고 싶다.
모일 때마다 온종일 논-스톱으로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하고, 또 토론하고..
헤어질 때는 지친 얼굴에도 미소를 띄고 수고했다, 계속 홧팅하자 서로 응원하고..
아직 갈 길이 멀기에, 그렇기에 더욱, 한번쯤은 우리도 편안히 밥만 먹어야 겠다 ㅋㅋ

오늘 하루도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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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1 13:33:35 *.218.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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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2 10:24:49 *.207.0.12
해와 달님의 댓글을 보며 느낀 점은... "역쉬,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입니다 ㅋㅋㅋ
해와 달님 이리 콩깍지가 씌운걸 보니, 저 좋아하시는거 맞군요~! ㅎㅎ
하긴, 저도 해와 달님 그리운 건 사실입니다.. .^^ (저기 위의 이 모양 보면 질투할라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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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
2010.12.01 21:39:23 *.92.199.58
명기님! 댕큐!
아!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을 어찌 이리도 곱게 담아두었을까나......
맑은 눈, 쌍꺼풀 진 눈꺼풀, 오똑한 코, 고운 손, 넓은 이마, 괜시리 자세히 보게 되네요.ㅋㅋㅋ
누군지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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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2 10:22:12 *.207.0.12
레족장님, 사진 감사요^^
사진 분위기가 참 좋아요. 저 이런 사진 첨이에요.
저희들의 시간을 예쁜 추억으로 남겨주시는 레족장님, 마니마니 감사드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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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2 10:58:42 *.207.0.12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183>

# 아픈 날..

며칠 전 어느 날 밤, 광화문을 걷고 있는데 밤하늘에 마치 눈이 올 것 같은 기운이 가득하다.
하늘이 낮게 느껴지며 무언가 가득찬 그 느낌..

올해도 어김없이 12월은 돌아오고, 12월이 되면 난 늘 아프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도 그러하겠지만, 가족에게 느끼는 죄책감 또한 떨쳐버리기 참 어렵다.
아니 어쩌면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는 그러할지도..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별 생각없이 걷던 광화문 길에서 난 왜 문득 그 생각을 떠올렸을까..
지금까지 생각지 못했던 깨달음이 문득 떠오르며 턱!하고 마음이 받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까지 잘못했구나.. '

내게 상처주는 타인은 피하기라도 한다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나는 어찌 감당해야 하는건지.

12월로 접어드는 어제는 왼종일 아팠다.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춥고 떨리며 그렇게 온 몸이 아팠다.
내가 뭐길래, 내 삶이 뭐길래 그렇게 주변 사람들을 상처주며 예까지 살아온걸까..

창문 밖을 하릴 없이 바라보다 호킨스의 책을 펼쳐 들었다.
한 두 페이지를 건너자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갑자기 내 안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인간에게 있어 죄책감이란 가장 떨쳐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입니다.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때 당시, 그 상황에서의 내 의식수준에서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가.. 내가 그 때 당시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내가 더 많이 상처받았다고 생각했었다.
그 때까지는 그 마음만 크게 내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감사한 부분은 헤아리지 못했다.
눈 뜬 장님이라고 했나. 눈은 뜨고 있었으나 절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호킨스는 계속해서 완전하지 못한 자신을 마니 사랑해주고, 진심으로 용서해주라 한다.
그리고 아픈 만큼, 지금부터는 더 깊이 타인을 사랑하고 개인의 욕망이 아닌 온 세상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에너지장에서의 삶을 염원해보라 한다. 그러면 우주가, 신이 늘 우리와 함께 하실거라고..

그러고싶다. 진심으로.
불가에서 말하는 삼독의 하나가 왜 무지인지를 점점 더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내 욕망에만 끄달리며 살아 오면서, 더 큰 세상을 알지 못해 끊임없이 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왔던 시간들이다.

이젠 잔잔한 물과 같이 살고 싶다.
사랑을 품고, 인연 닿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어떻게..?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삶 또한 변하지 않는다.."
무섭지만 진리이다.

나의 의식 혹은 에너지장이 사랑으로 바뀌어야 사랑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나의 의식 혹은 에너지장이 행복으로 바뀌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지성이나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 중심에 욕망이 가득한체, 세상 지식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여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삶은
미래 역시 과거의 연장선상일 뿐이다.

이런 생각들이 나를 관통하는 어제 하루.
난 너무 아팠다. 뼈 마디마디가 욱신거리며, 왼종일 춥고 떨렸다.
마치 영혼도 성장통을 겪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늘 새벽, 하루는 다시 시작되었다.
내게 또 하루가 주어진게다. 다시 살아갈 소중하고도 소중한 하루가.
나의 생이 어제로 끝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누군가를 사랑할 하루가 더 주어진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래서 오늘은 또 다른 시작이다.
내 생에 가장 따듯하게 빛나는 하루 말이다.

이젠 12월이 되어도 아프지 말자.
그분도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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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3 19:16:16 *.118.58.29
명희님 댓글 보는데 문득 작년 연구원 시절 사부님께서 주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사람들은 말이야, 각자 삶의 무게만큼의 상처들을 안고 있지. 근데, 그 상처들이 안에서 곪고 터지게 두면 안되. 그러면 너무 늦은 거고, 그 상황은 수습하기 참 힘들지. 그러니까 그대들은 말이야. 올 해 자신들의 내면을 잘 살펴보도록 해. 그냥 살살 약만 발라줘도 될지, 아니면 째고 고름을 짜내야 할지, 잘 살펴보도록 말이야. 물론 아플거야. 그러나 아파야 더는 상처가 안으로 깊어지지 않고 새 살이 돋아나는 법이지..."

신기한 건, 스승님께서 주신 말씀들은 필요할 때면 제 안 깊숙이 어딘가에 있다가 문득문득 나타나 중심을 바로잡아 주고는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스승님 그늘 아래서 오히려 힘든 줄 모르고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올 해 저는 제 나름의 과도기적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서 감사합니다. 아마 단군 여러분들이 안 계셨더라면, 다시금 혼자 힘들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시간들 뿐만 아니라, 스승님으로부터 독립하여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그 모든 걸음, 걸음 저 혼자였다면 아무래도 그다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0년은 복짓는 한해가 아니라 복받는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명희님. 오늘도 그러하고 내일도 그러하고, 함께 오래오래 복 짓는 삶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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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2010.12.03 18:09:52 *.237.247.213
어제는 감히 댓글을 달지 못했어요. 다만 잘 견뎌낼 거라고만 생각했지요.
아프지 않은 나무가 어디 있겠는지요, 상처가 나고 아파야 성장한다고 들었어요......

누가 나에게 <2010년?>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단군 프로젝트>가 첫번째 대답이 될 것 같아요. 그 다음 대답은  단군 프로젝트에 참여한데서 오는 <충만함, 뿌듯함, 내 자신에 대한 변화의 가능성 발견> 등등이 될 것 같아요. 수희향님과 운영진에게 2010년은 <복짓는 한 해의 시작>이 되었을 것 같아요.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수많은 단군이들이 "고맙다"고 말하고 있으니, 부디 기쁨으로 한 해를 마감하시기를 빌어요. 정말 고마워요. 우리의 인연이 닿은 것에 감사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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