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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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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3일 10시 47분 등록

▶ 저자 소개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소(라틴어: Publius Ovidius Naso, 기원전 43 3월 20 ~ 기원후 17).

저자의 대표작인《변신이야기 Metamorphoses(AD 8)서사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15권의 작품으로, 천지창조부터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에 이르기까지의 신화·전설 속의 변신이야기를 집대성하여 다룬 책이다. 그의 상상력에서 재탄생한 그리스로마신화는 그리스도교와 함께 서양문화의 양대 본류로 자리잡고 오늘날까지 생활 곳곳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오비디우스가 변신를 쓸 무렵은 문화적 열등감을 갖고 있던 로마가 정복지 그리스의 神性을 이어받은 적통이며, 로마 황제는 신의 아들임을 문학을 통하여 활발하게 선전선동하던 시절이었다. 이 책 역시 정치학적 관점에서 보면 로마제국의 왕통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무소불위의 권력임을 알리기 위해 쓰여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목적과 관계없이 이 책은 그리스도 이전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신선한 신화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그의 문학적 성취가 한껏 구현된 변신은 이후 많은 음유시인과 궁정연애를 노래한 시인들, 초서·셰익스피어·괴테 및 에즈라 파운드 등에도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로마에서 동쪽으로 140km 떨어진 작은마을 술모(지금의 술모나)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유서 깊은 명문일 뿐 아니라 상당히 부유하여, 아버지는 오비디우스와 그의 형을 로마로 유학 보낸다. 거기서 공부한 수사학 과정이 그의 문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변신 이야기의 단초는 친구이자 동료 시인인 폼페이우스 마케르와 함께 한 그리스 여행에서 탄생한다. 이 경험은 그의 시에서 고전적 풍경에 뿌리박은 신화적 연상의 형태로 열매를 맺었다. 그후 오비디우스는 아버지의 희망을 따라 공식 계급들을 올라가기 위한 첫 단계인 하급 법관직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곧 공직생활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다. 공직을 그만둔 오비디우스는 그때부터 시에 몰두하는 한편, 같은 또래의 섹스투스 프로페르티우스와 선배인 호라티우스 등 여러 시인들과 사귀기 시작했다.

그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총애를 받으며 로마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의 딸 율리아의 방탕한 삶을 찬양하고 동명이인인 손녀 율리아의 애인노릇을 하다가, 황제의 노여움을 받고 흑해 연안의 벽지 토미스로 유배되어 10년 만에 생을 마감한다. 로마판 『용비어천가』인 변신이야기를 황제에게 바쳐 복권을 꾀했지만 황제의 용서를 받아 내지는 못했다.

그의 작품은 사상적인 깊이는 없어도 세련된 감각과 수사(修辭)가 풍부하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에 널리 읽혔고, 후대에도 초서·셰익스피어·괴테 및 에즈라 파운드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의 저서들은 여성과 사랑을 문학의 주제로 파고든 그의 일생을 그대로 반영한다. 시집 <사랑 Amores>(3), <사랑의 기술>, <여류의 편지 Heroides> <비가 Tristia> (5)<흑해로부터의 편지 Epistulae ex Ponto>(4) <달력 Fasti> <사랑의 치료법 Remedia Amoris> <여자의 화장법> 등이 있다.

이 글을 쓰던 어젯밤 비를 틈 타 오비디우스가 잠깐 강림하셨다. 그는 유언을 읊었고, 나는 적는다.

광포한 여인들 손아귀에 속절 없이 찢겨진 歌人 오르페우스

일순 회오리에 한 조각 살점 황천을 떠돌다가,

지복의 들판을 거닐던 에우뤼디케, 그대 손에 피눈물로 떨어졌네

그녀의 소원에 화답한 大神 유피테르여

나는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로 환생하였지만

못다한 사랑 어긋난 인연이 重生이 되었네

노래하라

찬양하라

아폴로의 바퀴소리 하늘 문 열면

새벽 첫 이슬로 그대에게 달려 가리

 
죽음아, 불우한 사랑일랑 알몸으로 내줄테니

너는 단댓바람에 도적 같이 오너라

 
▶ 내 마음에 무찔러드는 글귀

<변신 이야기 1>

   
1.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마음의 원에 쫓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소서. 15

 

바다도 없고 땅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도 없었을 즈음, 자연은 온 우주를 둘러보아도 그저 막막하게 퍼진 듯하 펑퍼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막막하게 퍼진 것을 카오스라고 하는데, 이 카오스는 형상도 질서도 없는 하나의 덩어리에 지나지 못했다. 15

 

이 같은 반목에 종지부를 찍은 이는, 이런 요소들보다는 훨씬 빼어난 자연이라는 신이었다. 신에 다름아닌 이 자연은 하늘로부터 땅을, 땅으로부터 물을, 무주룩한 대기로부터는 맑은 하늘을 떼어놓았다. 자연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경에서 이들을 떼어내고는 서로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우애를 누리게 했다. 무게라는 것이 없는 창궁의 불과, 사물을 태우는 힘은 가장 높은 하늘로 날아올라가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가볍기로 말하면 불 다음인 공기는 바로 그 밑에 자리했다. 이 두 가지보다는 밀도가 높은 대지는 단단한 물질을 끌어당겨 붙이면서 스스로의 무게 때문에 하강했다. 16

 

신은 이번에는 하늘을 나누어 오른쪽에 두 권역, 왼쪽에 두 권역을 만들고, 가운데에는 이 네 권역보다 훨씬 뜨거운 다섯번째의 권역을 두었다. 이어서는 이 다섯 권역의 하늘로 덮인 땅덩어리 역시 같은 권역으로 나누었다. 이로서 땅에도 다섯 지대가 생긴 셈이었다. 가운데에 위치한 지대는 너무 더워 산 것이 살 수가 없었고 양쪽 끝의 두 지대는 아주 눈으로 덮여 있었다. 그러나 신은 그 사이에다 남은 두 지대를 두고 더위와 추위가 번차례로 들게 하여 산 것이 살기에 적당한 기후를 베풀었다. 17

 

인류가, 인간이 창조된 것은 이즈음이었다. 이 인간은 세계의 시원이자 만물의 조물주인 신이, 신의 씨앗으로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고, 이아페토스의 아들 프로메테오스가 천공에서 갓 떨어져나온, 따라서 그때까지는 여전히 천상적인 것이 조금은 남아 있는 흙덩어리를 강물에다 이겨, 만물을 다스리는 조물주와 그 모양이 비슷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만들어진 인간은, 다른 동물들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늘 시선을 땅에도 박고 다니는 데 비해 머리가 하늘로 솟아 있어서 별을 향하여 고개를 들 수도 있었다. 이로써, 모양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흙덩이러였던 대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 품안에 거느리게 된 것이다. 19

 

유피테르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22

 

케레스의 선물이 긴 이랑에 뿌려지고 소가 코뚜레에 꿰여 신음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22

 

대지는, 이로서 제 혈통이 끊어질 것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이 뜨거운 피에다 생명을 불어넣어 인간의 모습으로 환생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인간은 거인들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24

 

나는, 인간이 모두 한통속으로 결탁하여 죄업을 쌓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오만 그대들도 내 의견에 동의할 테지요? 나는 지금 당장, 죄값을 받아 마땅한 이들을 칠 것이오. 이것이 내 뜻이오. 29

 

신들은 서로, 앞으로는 누가 신들의 제단에 향을 사르게 되느냐는 질문을 주고받았다. 29

 

신들의 왕 유피테르는, 자기가 알아서 할 것인즉, 신들이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는, 새로운 종족, 이전의 종족과는 전혀 다른, 전혀 불가사의한 기원에 그 뿌리를 두는 새 인류에게 땅을 맡길 것을 약속했다. 30

 

그는 퀴클롭스가 만들어 바친 무기를 거두고는 다른 방법으로 인류를 벌하기로 마음먹었다. , 하늘 하나 가득 비를 쏟아, 물로써 인류를 멸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었다. 30

 

유피테르는 물바다가 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유피테르는 그 많던 사내들 중에서 오직 하나, 그 많던 여자들 가운데서 오직 하나만 살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둘에게는 지은 죄가 없다는 것을 사실을, 이 둘이야말로 직심스럽게 신들을 섬겨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34

 

내 아내이자 내 사촌이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픠라여, 처음에는 혈육으로 인연을 맺더니 이윽고 혼인으로 인연을 맺은 퓌라여, 이제 이 위난이 또 한번 우리를 하나로 묶는구나. 35

 

「내 신전에서 나가 너희 머리를 가리고 의복의 띠를 푼 연후에 너희들 크신 어머니의 뼈를 어깨 너머로 던지거라」 37

 

인간 이외의 동물들은 대홍수 뒤 땅에 남아 있던 습기가 햇볕에 뜨거워질 즈음에 저절로 생겨났다. 39

 

이 수 많은 피조물 중에는, 종자에서 갓 빚어진 것도 있었고, 살아나 마악 기어나오려 하는 것들 것 있었다. 물론, 아직은 다 만들어지지 못해 사지가 온전하지 못한 것도 있었고 몸의 일부는 생명체인데 나머지는 흙덩어리 그대로인 것도 있었다. 39

 

물과 불은 비록 상극이기는 하나 습윤한 온기는 만물의 근원이었다. 말하자면 물은 습기와 불인 온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생명 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39

 

그럴 의향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대지가 산 것 중에서 크기로 치면 으뜸이 될 만한 왕뱀 퓌톤을 지어낸 것도 이때였다. 40

사랑을 목마르게 구하게 만드는 화살, 또 하나는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하는 화살이었다. 43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만드는 화살에는 납으로 된 뭉툭한 촉이 물려 있었다. 쿠피도 신은, 아폴로는 이 금화살로 쏘고, 페이이오스의 딸인 요정 다프네는 납화살로 쏘았다. 43

 

사투르누스의 딸은 이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조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다 달아주었다. 그래서 이 공작의 깃과 꼬리는 지금도 별 같은 빛나는 보석이 잔뜩 박힌 듯하다. 57

 

2.    신들의 전성시대

 

「신이여, 이 넓은 우주에 고루 빛을 나누어주시는 신이시여. 아버지 포에부스시여, 저에게 아버지라고 부를 권리를 허락하신다면, 제 어머니 클뤼메네가 허물을 숨기려고 저에게 꾸며서 이르신 것이 아니라면 징표를 보여주소서, 제가 아버지의 아들이 분명하다는 증거를 보이시어 제 마음에서 의혹의 안개가 걷히게 하소서」63

 

아이티오피아 사람들 피부가 새까맣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열기 때문에 피가 살갗으로 몰려서 그렇다는 것이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리뷔아가 사막이 된 것도 이때였고, 열기가 물을 말려버리자 물의 요정들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샘과 호수 없어진 것을 애통해한 것도 이때였다고 한다. 73

 

바다의 지배자 넵투누스는 세 번이나 물 밖으로 팔을 내밀어 보려고 하다가 세 번 다 너무 너무 뜨거워 팔을 거두어들였다고 한다. 75

 

퀴크노스는 늪지와 호숫가를 좋아한다. 벼락이 일으킨 불을 어찌나 싫어했는지 퀴크노스는 불과는 상극인 물이 있는 곳, 즉 강을 좋아하는 것이다. 81

 

「나도, 운명의 여신이 내게 맡긴 일을 이만하면 어지간히 한 셈이다. 이 일 때문에 나는 천지창조 이래로 한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일, 이제 신물이 난다. 내 노력이 나를 명예롭게 한 바도 없다. 몰고 싶은 신이 있으면 태양 수레를 몰아보라지. 지원자가 없고 신들이 하나같이 발을 뽑으려 하면 유피테르 자신에게 맡기면 되고……81

 

「꺼져버려라! 이 거룩한 시냇물을 더럽히지 말고 꺼져버려라!86

 

3.    박쿠스의 탄생 외

 

디아나 여신이 이렇게 몸을 닦고 있을 동안, 사냥을 끝마친 카드모스의 손자 악타이온은 처음 들어온 숲이라서 길을 잃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고 있었다. 120

 

4.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신들은 티스베의 기도를 들었고, 양가의 부모도 티스베의 뜻을 알고는 그 뜻이 이루어지게 했대. 이 나무의 열매, 그러니까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익으면 검붉은 색깔로 변하는 것은 신들이 이 티스베의 기도를 들은 증거요, 화장단에서 나온 두 사람의 뼈를 한 골호에 넣은 것은, 부모님들이 이 티스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한 증거라는 거야. 161

요정이 다프니스의 애인을 질투해서 이 양치기를 돌로 만들어버렸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사랑에 빠진 자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사람도 있나? 자연의 섭리가 시톤을 양성인으로 만들어, 하루는 남자 행세, 또 하루는 여자 행세를 하게 했다는 이야기? 170

 

잎도 줄기도 돌처럼 굳어진 것이다. 바다의 요정들은 이 해초를 걷어다가 이 메두사의 머리에다 대어보고는 같은 일이 일어나자 이를 몹시 재미있어했다. 요정들은 이 해초의 씨앗을 파도에 실어보내어 이 같은 식물의 종자를 퍼뜨렸다, 오늘날까지도 산호는, 대기에 닿으면 돌이 되는, 이러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물 속에서는 식물인데 수면 위로 나오면 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198

 

메두사는 한 때 아름답기로 소문난 처녀였더랍니다. 수많은 구혼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니까요. 다른 부부도 아름다웠이지만 그 중에서도 머리카락은 특히 아름다웠던 모양이지요? (……) 그래서 이 죄값을 물어 이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뱀을 만들어버리신 것이지요. 201

 

5.    무우사의 탄생 외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소. 프로세르피나는, 그곳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야 하오. 나를 야속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이것은 파르카에가 정한 법이니까. 230

 

어쩔꼬, 프로세르피나가 이 저승에서 손질이 잘 된 뜰을 지나다가 무심토 석류를 하나 따서 그 알 일곱 개를 먹었으니…… 231

 

아스칼라포스는, 프로세르피나가 석류알 먹는 것을 보고는 이 소문을 퍼뜨려 결국 프로세르피나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게 했지. 231

 

새가 되었는데도 이 새는 제 힘으로 제 날개를 들지 못한다던가. 무슨 새가 되었는가 하면, 인간에게 불길한 소식이나 전하는 새, 불길한 전조를 보이는 기분나쁜 새, 올빼미가 된 것이지. 231

 

일년을 반으로 나누고는, 일년의 반은 어머니의 나라인 땅, 나머지 반은 지아비의 나라인 저승에서 지내게 한 것, 그러니까 프로세르피나는 이 두 나라에서 번갈아가면 살 수 있게 된 것이지. 232

6.    신들의 복수

 

이 아라크네는, 베 짜는 솜씨에 관한 한 미네르바 여신에 못지않게 세상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처녀였다. 미네르바 여신 자신도 이런 소문을 들을 바 있었다. 이 아라크네는 신들과 족보가 닿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명문의 딸도 아니었다. 아라크네를 유명하게 한 것은 오직 베 짜는 재간이었다. 240

소나기가 하늘에다 그려놓은 긴 활꼴 무지개와 흡사했다. 무지개가 지닌 여러 가지 색깔의 띠는, 맞물리는 곳에서는 하나로 보이지만 여기에서 조금만 떨어지면 전혀 다른 색깔로 보이는 법이다. 242

 

결루기 상대의 솜씨가 인간의 도를 넘은 데 격분한 이 금발의 여신은, 신들의 비행을 낱낱이 폭로한 이 베폭을 찢어 버리고는, 들고 있던 퀴토로스 산 회양나무 북으로 아라크네의 이마를 서너 번 떄렸다. 248

 

「이 사악한 것아. 네가 누구 마음대로 네 목숨을 끊으려 하느냐? 목숨을 보존하라. 보존하되 늘 이렇게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것은 벌은 벌이나 겁벌이어서 끝이 없을 것인즉, 네 일족, 네 후손들까지 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248

 

아라크네는 꽁무니로 실을 내어놓기 시작했다. 이때 거미가 된 아라크네는 지금도 옛날과 다름없이 실을 내어 공주에다 걸고는 거기에 매달려 산다. 249

 

저 천궁의 대신이신 유피테르는 내 조부이시자 시아버지이시기도 하다. 내가 얼마나 대단한 혈통을 타고난 여자인가? 251

 

날아든 소식을 듣고, 울부짖는 백성과 눈물짓는 왕족들을 보고서야 니오베는 그토록 갑작스럽게 자기에게 재앙이 닥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니오베는 신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놀라는 한편, 그들에게 그런 권능이 있고 그들이 그 권능을 자기에게 퍼부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255

 

「이 아이는 14남매의 막내이니 이것 하나만이라도 남겨주세요. 죽은 아이들이야 죽었으니 그뿐, 이 어린 것 하나만 부탁합니다」257

 

남녀 할것없이, 사람들은 신들이 이렇게 공공연히 분을 푸는 것을 보고는 겁에 질리어 이 쌍둥이 신들의 어머니인 라토나 여신을 두렵게 여겨 전보다 지극히 섬겼다. 258

 

이 둘의 아버지인 탄탈로스는 신들의 잔치에 초대받은 것에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그 감사 표시로 아들인 펠로프스를 죽이고 요리하여 그 고기를 신들에게 바쳤다. 신들을 이것을 눈치채고 먹지 않았으나, 당시 달 프로세르피나를 잃고 상심하던 케레스만은 펠로프스의 어깨 부분에 해당하는 고기를 먹었다. 나중에 신들은 펠로프스의 고기를 모두 모았으나 어깨 살은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신들은 이 어깨만은 상아로 깎아 만들어 붙인 뒤 생명을 불어넣어 이 펠로프스를 되살아나게 했다. 264

 

7.    영웅의 시대

 

어느 신인지는 모르나 어느 신인가가 너의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283

 

노구에서 보기에 거북하던 모습이 사라지면서, 살빛이 되살아났다. 주름살에 덮여 있던 그의 살갗은 다시 근육으로 부풀어올랐고, 그의 사지는 늘어나면서 힘줄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노인은 달라진 자기 모습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40년 전의 자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297

 

그의 말에는 힘도 용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펠리아스가 그나마 말을 이으려 하자 메데이아는 칼을 뽑아 그의 목을 도려 버렸다. 메데이아는, 그러고도 마음을 놓을 수 없던지 고깃덩어리가 된 펠리아스의 몸을 가마솥의 끊는 물에다 집어넣어버렸다. 301

 

8.    인간의 시대

 

다이달로스는, 통로를 분간하는 표지가 될 만한 것은 모두 뒤헝클어 버리고, 수많은 우회로와 굴곡으로 사람들의 눈을 홀리는 아주 이상한 미궁을 지었다. 340

 

다이달로스는, 그때까지 한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는 것을 만들 궁리를 했다. 그는 이로써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그는 먼저 새의 깃을 모아, 처음에는 짧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긴 것에 이르는 순서로, 길이를 늘여가며 차례로 나란히 늘여놓았다. 깃을 이렇게 늘어놓자 곧 부채꼴이 만들어졌다. 344

 

다이달로스는 이 생질을 질투하여 미네르바의 거룩한 성채 위에서 아래로 떠밀었다, 347

 

여걸 아탈란테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남자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여자 같았고, 여자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남자 같은 무사였다. 351

 

「내 영혼의 일부인 내 친구,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친구 페이리토스여, 물러서 있게. 이 과물과는 싸워도 거리를 두고 싸우는 수밖에 없네. 우리의 용기는 그 거리 밖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일세. 안카이오스의 무모한 용기가 결국은 안카이오스를 죽이지 않던가?355

 

그가 먹어치운 음식은 그의 허기를 채운 것이 아니고 허기를 자극했던 모양입니다. 377

 

 

<변신 이야기 2>

9.    헤라클레스 외

 

<신이 인간에게 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왕이시여. 저는 전하의 땅, 비탈진 물길을 도도히 흐르는 물의 왕입니다. 전하의 사위가 되고자 하는 저는 낯선 해변에서 온 이방인이 아니라 전하의 신민 중 하나이고 전하가 다스리시는 왕국의 일부입니다. 천궁의 왕후이신 유노 여신의 미움을 사지 않았다고 해서, 유노 여신으로부터 난사의 시험을 부여받지 않았아고 해서 저를 내치지는 마소서> 15

 

불카누스가 헤라클레스의 몸으로부터 불에 탈 수 있는 것을 모조리 털어내자 이 영웅의 형상은 이 영웅을 떠났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영웅의 모습, 오로지 아버지 유피테르로부터 받은 것으로만 이루어진 영웅의 모습은 이제 지상에서 숨쉬던 영웅의 모습이 아니었다. 뱀이 낡은 껍질을 벗고 새 비늘이 반짝이은 새 껍질로 거듭나듯이 티륀스의 영웅도 필멸의 육체를 벗고 불사의 몸으로 거듭났다. 인간의 오체를 벗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그는 이전보다 더욱 위엄있는 모습으로 거듭난 것이었다. 31

 

이 퀴아네는 아버지 강 마이안드로스의 아름다운 둑을 거닐다가 이 밀레토스의 눈에 들어 정분을 맺고 쌍둥이 남매를 낳으니 이 쌍둥이 남매가 바로 오라비인 카우노스와 누이인 뷔블리스다. 그런데 바로 이 뷔블리스가 세상 처녀들에게, 사랑해도 좋을 상대가 있고 사랑해서는 안 될 상대가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처녀 뷔블리스가 제 오라비인 카우노스에게 품어서는 안 될 사랑의 마음을 품은 것이다. 44

 

이런 일이 있어도 좋을 것인가, 이것은 죄악이 아닌가, 죄악인가…… 이런 것을 따지는 일은 어른들에게 맡겨놓아야 할 일인 줄 압니다. 그리고 우리 세대에 어울리는 사랑은, 점잔을 빼는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는, 풍속이 허락하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저, 만사를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전능하신 신들이 보이신 본을 옳은 것으로 믿고 따르면 되는 것입니다. 엄하신 아버지도, 세간의 소문에 대한 두려움도, 가문의 명예도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만일에 우리 마음에 거리끼는 것이 있다면, 이 달콤한 금단의 사랑을 남매라는 이름으로 가리면 되는 것입니다. 49

 

나는 사랑의 신에 쫓기고 있었는데도 그분은 내가 탐욕의 노예가 되어 이런 짓을 한 줄 알게다. 52

 

「만일에 딸이 태어나면 그 아이는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오. 나도 좋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오. 다 가족을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니 나를 용서하기 바라오」 55

 

이피스의 나이 열세 살이 되자 아버지는 자기 딸과 이안테라는 소녀와의 혼인을 서둘렀다. 57

 

이안테는 이피스와의 결혼을 꿈꾸면서 그즈음 이미 말이 오가고 있었던 혼례식이 거행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안테로서는, 자기가 마음에 두고 있던 소년이 자기 남편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으니 당연했다. 58

 

처녀로서 약속드렸던 이피스의 제물을,

청년이 된 이피스가 드리나이다. 62

 

10.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트라키아의 시인 오르페우스는 아내 잃은 것을 몹시 슬퍼했다. 이 땅에서 아내 잃은 슬픔을 달래다 못한 오르페우스는, 원래 대담한 사람인지라 타이나로스 문을 통하여 저승으로 내려가 저승 왕의 마음을 움직여보기로 결심했다. 거어이 이 동굴을 통하여 스튁스의 땅으로 내려간 오르페우스는 망령들 사이를 지나 이윽고 프로세르피나와 저승 왕 앞에 섰다. 64

 

「제가 소원하는 것은, 신께서 호의를 베푸시어 제 아내를 그 동안만이라도 저에게 돌려주시라는 것입니다. 만일에 신께서 이를 거절하신다면 저도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아내를 돌려주시든지. 어내와 저를 이곳에 잡아두시고 기뻐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십시오」 66

 

신들의 아버지이신 유페티르 대신이 언제 한 프뤼기아 소년 가뉘메데스를 사랑한 적이 있다. 이 소년을 사랑하게 되자 대신은 당신의 본모습으로는 사랑을 이루기가 어려우리라는 것을 알고 다른 모습을 빌릴 생각을 했다. 73

 

정말 혼자 산 것은 아니고,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한 솜씨로 만든, 눈같이 흰 여인의 상아상과 함께 살았다. 퓌그말리온이 만든 이 상아상의 여인은 세상의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 80

 

키뉘라스 왕께서는 참으로 훌륭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제 아버님이십니다. 만일에 제가 그렇게 훌륭한 임금님의 딸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그분의 신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85

 

신들이시여, 인간이 어찌 제 어머니의 연적이 되고 제 아버지의 연인이 될수 있겠습니까? 인간이 어찌 제 아들의 누이로 불리고, 제 형제의 어미로 불릴 수가 있겠습니까? 85

 

이 청년은,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건이 시작될 즈음에는 제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사랑의 불길에 복수라도 하는 듯이 사랑의 여신 베누스의 여인이 되어 었었다. 95

 

<도망치는 짐승을 보거든 용기를 내어 쫓아도 좋다. 그러나 네가 사냥하려는 짐승이 너와 용기를 겨루려 하거든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짐승과 겨루는 것은 위험하다. 너로 인하여 고통받는 것이 나라는 것에 유념하고 겁없이 대들지 말기 바란다. 자연이 너와 대적할 무기를 내린 짐승은 도발하지 말아라. 공연히 도발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기면, 명예에 대한 네 욕심 값을 나는 근심으로 치뤄야 한다.> 97

 

마침 이곳을 지나다가 따서 간직해 둔 황금 사과가 세 개 있었다. 살며시 이 히포메네스에게 내려간 나는 이 사과를 주면서 이렇게저렇게 하라고 일러주었다. 102

 

11.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오르페우스의 사지는 갈가리 찢긴 채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의 머리와 수금을 받아들인 것은 헤브로스 강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의 머리와 수금이 강 위를 떠가면서 나직한 가락을 지어내었고 강둑은 그 노래를 듣고 눈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오르페우스의 머리와 수금은 강물에 실려 고향땅을 떠나 바다로 흘러갔다가 이윽고 메튐나 가까이 레스보스 섬에 이르렀다. 111

 

여기에서는 오르페우스가 이따금씩 뒤따라오는 에우뤼디케를 뒤돌아보아도 이를 시비하는 자가 없었다. 112

 

박쿠스 신이 소원을 하나 대라고 하자 미다스 왕이 이렇게 말했다.

「제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황금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14

 

「황금에 눈이 어두웠던 너의 그 어리석은 욕망을 씻으려거든 사르디스에서 가까운 강으로 가거라. 그 강으로 가서 뤼디아 물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 그 물이 발원한 곳에 이르거든 네 머리와 몸을 담그고 네 죄를 정하게 씻어라」 116

 

이 금맥이 여기에 묻힌 것은 아득한 옛날의 일기는 하나, 오늘날까지도 이 근처의 흙에는 금이 많다. 말하자면 그 강물에 젖은 흙은 모두 누렇게 보이는 것이다. 116

 

심판은 토몰로스 산신이 맡기로 했다. 나이 많은 이 산신은 산 사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조금이라도 더 잘 들을 욕심으로 귓속에서 자란 나무라는 나무는, 머리카락 대신인 참나무만 남겨놓고 다 뽑아내었다. 그 의 관자놀이에는 도토리가 잔뜩 매달려 대롱거렸다. 117

 

펠레오스는 이로서 조부의 이름뿐만 아니라 장인의 이름까지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유피테르의 손자인 것은 펠레오스 한 사람뿐만이 아니었으나, 여신을 아내로 맞은 사람은 펠레오스 한 사람뿐이었다는 말이다. 120

 

테티스는 인간과 정식으로 혼인한 유일한 여신일 것이다. 120(주해)

 

이윽고 파도는 배 안으로 들이닥치고 있었다. 수십 차례의 공격으로 뚫어진 성벽 앞에서, 병사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병사가, 불타오르는 명예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침내 수많은 병사들을 젖히고 성벽을 돌파하는 것처럼, 파도도 십중팔구는 뱃전의 돌파에 실패하다가 마침내 부서진 뱃전에다 치명타를 가하고 선복으로 뚫고 들어왔다. 밖에서 돌파 공격을 계속하는 파도가 있는가 하면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파도도 있었다.  배안은 아수라장이었다. 적은 성 밖에서 공격하고 백성들은 안에서 혹은 저항을 계속하고 혹은 앞서 들어온 적의 칼날에 쓰러지는 한 도시국가의 최후와 비슷한 형국이었다. 135

 

그는 한동안 바다 위를 떠다니면서 파도가 그의 입을 막지 못하는 순간이면 잊지 않고 알퀴오네의 이름을 불렀다. 136

 

동굴 앞에는 잠을 유발하는, 양귀비를 비롯한 수많은 약초가 자라고 있었다. 잠의 신은 이런 약초에서 즙을 뽑아내어 세상에 뿌려 산 것들을 잠재우는 것이었다. 138

 

솜누수는 수많은 아들 가운데서 맏아들 모르페오스를 깨웠다. 모르페오스는 인간으로 둔갑하는 데 능하고 인간의 흉내도 잘 내기로 이름있는 꿈의 신이었다. 특정인의 걸음걸이, 표정, 목소리를 모르페오스만큼 완벽하게 흉내낼 수 있는 꿈의 신은 없었다. 이 모르페오스는 그 사람의 옷차림, 그 사람이 즐겨 쓰는 말까지도 그대로 흉내낼 수 있었다. 139

 

12.  트로이 전쟁 외

 

카이네오스가 원래 태어나기는 여자로 태어났다고 했네만, 여자일 때의 이름은 카이네오스가 아니라 카이니스였네. 158

 

<해신께서는 저를 이렇듯이 사랑하여 주셨으나, 저에게는 이것이 그렇게 견디기 어려운 일일 수가 없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 여자만 아닐 수 있다면 저에게 더 바랄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카이니스가 이런 말을 하는데 마지막 한마디에서는 남자나 낼 수 있는 아주 굵은 목소리가나오더래요. 카이니스는 남자가 된 것이지. 해신은 이 카이니스를 카이네오스로 만들어준 것뿐만이 아니고 어떤 무기도 이 카이오네스에게는 상처를 입히지 못하게 만들어주었다는군. 159

 

13.  유민의 시대

 

무기로 싸우는 자에게만 공이 있고, 머리로 싸우는 자에게는 공이 없는 것은 아니오, 따라서 상은, 무기로 싸워 공을 세운 사람에게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오. 206

 

나의 지력은 나의 체력보다 윗길인데, 내 힘은 바로 이 지력에서 나오는 것이오. 207

 

나를 죽여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말하겠다. 노예를 죽이는 것보다야 자유인을 죽이면 더 낫지 않겠는가.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노예 폴뤡세나가 아니고 프리아모스 왕의 딸인 자유인 폴뤽세나다. 213

 

나는 순진했는지라, 흙덩어리 하나를 가리키면서, 저 흙덩어리에 든 흙의 낱알 수만큼 생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만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영원한 청춘을 함께 요구하는 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시뷜레) 250

베누스는 누미키우스 강에 명하여, 아이네이아스의 몸에서 죽음이 앗아갈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씻어가 깊은 바다 바닥에 안치하라고 했다. 뿔이 달린 강의 신은 여신의 명에 따라, 아이네이아스의 몸에서 죽음이 앗아갈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씻어내고는, 영생에 필요한 부분만 남겨 두었다. 275

 

프로카 다음으로 아우소니아 왕국을 다스린 사람은 간악한 아물루스였다. 이 아물루스가 무력으로 왕권을 장악한 것이었다. 그러나 누미토르의 외손자들은 외조부가 잃었던 왕권을 찾아 되돌려 주었다. 그리고 팔릴리아에 이들은 로마라는 도시를 건설했다. 285

 

일리아는 전쟁신 마르스와의 사랑으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는다. 일리아는, 마르스와의 사랑으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는다. 일리아는, 마르스의 반대로 이 쌍둥이를 기르지 못하고 튀베리스 강에 버리게 된다. 이 둘은 다행히도 목동에게 발견되어 성장한 뒤, 아물루스를 죽이고 왕권을 외조부인 누미토르에게 돌려준다. 그 뒤 이 쌍둥이는 로마를 건설하게 되나 둘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 형 로물루스가 아우 레무스를 죽이게 된다. 285(주해)

 

영웅신 헤라클레스는 그 땅을 떠나라고 했습니다만, 그 나라 법은 떠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 나라 법에 따르면, 누구든 나라를 떠나다 붙잡히는 사람은 사형에 처하기로 되어 있었답니다. (뮈스켈로스) 293

 

당시의 관습에 따르면, 죄수를 유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검은 돌, 무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흰 돌을 항아리에 던져넣어 유죄, 무죄 여부를 평결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294

 

제자들은 퓌타고라스의 이론을 따지려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때도, <입세 딕시트(<퓌타고라스가그러더라>)라는 단서만 붙이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295(주해)

 

카에사르는 이제 죽어야 한다. 그러나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죽어서는 신이 되어 하늘에 오르게 되어 있고, 인간은 신이 된 카에사르를 위해 신전을 세우게 되어 있다. 카에사르의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고,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하게 되며 아버지를 살해한 자들과 복수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 때가 되면 우리를 제 편으로 끌어넣어 싸우게 된다. 뿐이냐, 이 아우구스투스는 위대한 로마의 지도자가 되고, 아우구스투스에게 포위된 무티나 성은 그에게 강화를 빌고, 파르살리아는 그의 막강한 힘을 알고는 땅을 칠 것이며, 마케도니아의 필리피는 다시 한번 피투성이가 된다. 332

 

이 땅을 평정하면 아우구스투스는 백성들에게 눈을 돌리고 더없이 공정한 입법자가 되어 법률을 제정할 것이다. 그는 스스로 본을 보여 백성들을 가르치고, 마구에 올 자손들의 시대를 내다보고 정숙한 아내가 낳은 아들에게 자기 이름과 자기가 지고 있던 막중한 책임을 물려줄 것이다. 334

 

아우구스투스는 백성들이, 자기의 이름을 아버지 율리우스 카에사르의 이름 앞에 세우는 것을 금했다. 그러나 온갖 자유를 누리며 살던 백성들인지라 이 점에 관한 한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고 그의 이름을 카에사르의 이름 이상의 위대한 이름으로 기억했다. 335

 

유피테르 대신은 천궁과, 우주의 삼계를 다스리시고 아우구스투스께서는 이 땅을 다스리신다. 이 두 분은 모두, 그 다스리시는 세계의 아버지시자 지배자이시다. 335

  

▶ 내가 저자라면

오비디우스가 하고 많은 이야기 중에 변신에 천착한 이유는 무얼까. 책을 읽으며 그 물음을 지울 수 없었고 다 읽고 나서도 아직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는 부분이다. <변신이야기>는 여기저기 산재되어 있던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 및 전설을 시적 상상력이란 실로 꿴 고대의 대표적인 서사 문학이다. 나는 변신’을 삶으로부터 길어 올려진 지극히 개인적인 키워드로 보고 오비디우스를 이해하는 첫 번째 출발점으로 삼았다. 

 

천지창조에서부터 오비디우스가 살았던 로마시대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사물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창조주의 자리에 서는 일이다. 그는 사방으로 갇힌 유배지의 공간적 제약을 딛고 천지만물과 조응하는 리베로로서 거듭나고 싶었으리라. 사투르누스(시간)의 무자비한 식성에서 살아남아 영원히 지지 않는 별 하나가 되고 싶었으리라.

 

     변신이란 무엇인가

변신에서 신은 永生의 존재로 자연을 관장하고 인간을 지배한다. 大新 유피테르로 대표되는 신은 욕망의 화신으로 끊임없이 인간을 욕망한다. 미를 느끼되 자신의 미에 만족하지 못하는 신에게 인간은 탐미의 대상이다. 신은 美覺을 지닌 남성이고, 인간은 를 지닌 여성이다. 이 숙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신에게 겁간을 당하고 질투의 제물이 되어 나무가 되고, 새가 된다. 신에 의해 위기에 몰린 인간은 그 아름다움을, 살아있음을 포기하고 영원의 길로 들어선다. 이는 곧 존재의 아름다움이 예술가의 더듬이에 포착되는 순간이며, 언어의 포름알데히드에 담기는 과정이다. 오비디우스에게 사랑은 문학적 이데아였을 뿐만 아니라 현실의 삶을 지배한 리비도였다. 절대군주의 손녀와 위험한 모험을 감행했다가 유배지에서 말년을 보낸 그의 삶은 맹목적인 에로스의 늪에 빠져 타나토스의 롤러코스터로 빠져드는 신화 속 인물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정치사회적 관점에서 텍스트 읽기

한편, 정치사회적으로 봤을 때 변신은 당시 지배자와 피지배자, 남성과 여성,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훌륭한 텍스트이다. 피지배자는 지배자의 삶을 지탱하는 생산요소로서 성실히 복무해야 했으며 여성은 남성에게 삶의 에너지원이자 남성의 능력을 과시하는 욕망의 리스트 중의 하나였다자연 앞에 무력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은 그 경외심을 자연과의 同化로 극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나에게 신화란

그리스로마신화에는. 의 이름을 빌어 살인, 겁간, 동성애, 근친상간, 식인 등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집대성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욕망의 주체를 신에게 어물쩡 넘기고 인간은 금지된 모든 욕구를 마음껏 발산한다. 인간을 바로 등장시켰더라면 끔찍한 범죄 프로파일였을 얘기가 대리 배설의 형식을 통하니 인간의 상상력을 풀어주는 날개가 된다. 

 

자기 검열이라는 견고한 경계를 넘어 원시의 본능으로 나를 이끄는 신화. 이 지점이 아마도 융이 말한 무의식과 의식이 만나는 지점일게다. 그 지점을 넘어서도 나는 여전히 '익숙한 나'일까. 터부란 인간이 타나토스의 함정을 피해 덤벼들 수 있는, 가장 먼 곳을 의식한 줄다리기일 것이다.

 

■ 아쉬운 점
o 서술 방식의 다양화
역사 서술방식에는 편년체, 기전체, 기사본말체 등이 있다. 그리스로마신화에는 수 많은 인물과 사건이 등장하는데 '변신이야기'에서는 연월일 순서로 기록하는 편년체 스타일을 줄곧 적용하다 보니, 흥미진진한 용에도 불구하고 흐름상 단조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물에 포커스를 맞출 때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本記외에, 주변인물들의 전기인 열전, 시간적 공간적 연결성을 파악하는 표가 보완되는 기전체 서술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몰입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일 것 같다.

로마의 건국신화인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 이야기는 로마의 신화적 적통을 밝히는 부분이므로 사건의 기사본말체식 서술을 통하여 사건의 기승전결을 체계화하여 보여주는 게 설득력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o 가계도/사건관련도 정리
신화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과 사건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면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oo는 △△를 낳고, △△는 XX를 낳았더라를 가계도로 정리하고 주요인물과 관련된 인물 및 사건을 병치로 배치하면 전체 그림이 좀 더 명료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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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4.13 18:33:59 *.30.254.28

아폴로의 바퀴소리 하늘 문 열면,
새벽 첫 이슬로 그대에게 달려 가리 
죽음아, 불우한 사랑일랑 알몸으로 내줄테니,
너는 단댓바람에 도적 같이 오너라

좌뇌와 우뇌의 행복한 만남!  
상현의 글을 읽으니, 부족한 내 모습이 보인다.

정갈하고 단아한 모습의 선비가,  한 점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노래처럼 읆어주는 시를 듣는 느낌, 

그대를  '풍류 상현'으로 명하고 싶다..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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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4.13 19:40:44 *.236.3.241
욕심에 한 풍류하고 싶은지 어떻게 알었어유^^

도명수 선배의 춤 처럼 파격(破格)이 주는 자유로움이
 참 좋더라구요.

나이 먹어 이왕 권법을 배운다면 취권이 좋을 듯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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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2010.04.13 20:58:53 *.219.109.113

내가 가장 어려워하며 고심하는 부분은 ‘내가 저자라면’

부분인 것 같아.

다 각도로 나오는 ‘내가 저자라면’ 을 다른 관점으로

읽고 있는데 상현 방식도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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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4.14 00:11:21 *.129.207.200
오비디우스가 강림하셨군요. 좋겠다. 나도, 그가 내려와서 자기소개좀 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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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11:30:04 *.106.7.10
자유로운 표현력, 폭넓은 관점, 거기에 시적 상상력까지
아, 나도 빨리 배워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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