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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2일 05시 03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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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오비디우스 (라틴어: Publius Ovidius Naso 푸블리우스 오위디우스 나소, 기원전 43년 3월 20일 ~ 기원후 17년)는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치 주의 술모에서 지방의 부유한 기사 가문에서 태어났다. 당시의 많은 기사층 출신의 자녀들처럼 오비디우스는 일찍 로마로 유학하여 관리가 되기 위한 필수교육인 수사학과 웅변술을 배웠다. 또한 변론술 등 정치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그리스 등으로 유학하여 한때 관직에 올랐다. 법조계로 진출하는 것이 부친의 소망이었음에도 본인은 법률 공부보다는 시작이나 화려한 사교를 즐겼으며, 법정변론을 하려 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하여 결국에는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시인의 길로 들어서며

문화의 중심지 아테네로 유학을 후 로마로 돌아와 약간 관리 경력을 쌓지만 곧 이를 포기하고 시인이 되고자 마음을 굳혔을 때를 같이하여 문인들을 후원하는 메살라 코르비누스에 발탁되어 당시의 유명 문인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티불루스 등의 시인 서클에 가담, 당시 유행했던 엘레게이아풍의 연애시로 필재를 휘둘러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연애의 농락술을 교훈시풍으로 엮은 《사랑의 기술(Ars Amatoria)》이 풍속을 문란케 하는 책이라 하여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다.

그 당시 아우구스투스는 <파트리 파트리아이(國父)>로서 풍속의 새마을 운동을 근엄하게 펼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외동딸 율리아는 아버지의 명령과 금령을 교묘하게 피하고 미풍양속을 비웃게 되는데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딸을 로마에서 황량한 섬으로 추방하게 된다. 율리아가 사랑한 많은 호걸 가운데 오비디우스가 있었다. 이미 사랑의 기술로 황제의 노여움을 샀고 율리아와 어울림으로써 그는 용서받기 어려운 괘씸죄를 얻게 된다. 결국 오비디우스는 토미스(지금의 루마니아 콘스탄티아)라는 땅으로 귀양 보내진다. 그 후 연애시와는 결별하고 이야기시의 제작에 몰두, 필생의 대작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를 완성했다.

죽음, 죽음 이후

변신이야기 안에서 모든 것은 변화되었지만, 실제 삶 안에서 그의 추방은 영구적이었다. 결국 흑해 연안의 벽지 토미스에서 호소와 애원이 담긴 서신을 고국에 띄우며 10년을 보내다가 그곳에서 죽었다. 그의 죽음으로 로마문학의 황금시대는 끝이 나게 되지만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어느 땅에서건 나의 시를 읽을 것이라는 시인의 마지막 바람처럼 베일로 가려진 정치적, 역사적 언급으로 가득 찬 변신이야기는 중세에 고대 신화의 주요 출처 중 하나가 되어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또한 르네상스를 넘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Dante로부터 Ezra pound 까지, 오비디우스는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면서, 부도덕자로서의 명성 또한 즐기고 있다.

10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호소와 애원이 담긴 서신을 고국에 띄우면서 오비디우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제나 아우구스티누스 황제가 나를 불러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그에게 신성을 부여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고국으로 불러주지 않는 황제가 원망스러운 마음에 그만 둘 법도한데 그는 그 일을 끝까지 마무리한다. 미래를 확신하는 듯한 예견으로 심오한 마무리를 한 채로 말이다. 결국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 그는 많은 사람의 입을 오르내리면서 영향을 주고 있으니깐 말이다. 이야기의 힘과 한 인간이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없었다면 그래서 오비디우스가 추방당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 변신이야기의 탄생에는 아우구스티누스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일까?

<참고>

http://kirjasto.sci.fi/ovidius.htm
http://ko.wikipedia.org/wiki/%EC%98%A4%EB%B9%84%EB%94%94%EC%9A%B0%EC%8A%A4
http://100.naver.com/100.nhn?docid=115367
변신이야기2권 오비디우스의 유쾌한 경망(輕妄)
사진-google 이미지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1. 서사(序詞)
2. 천지창조

자연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경에서 이들을 떼어놓고는 서로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우애를 누리게 했다. [16]

3. 네 시대와 거인족(巨人族)

한 처음은 황금의 시대였다. 이 시대에는 관리도 없었고 법률도 없었다. 사람들은 저희들 끼리 알아서 서로를 믿었고 서로에게 정의로웠다. 이 시대 사람들은 형벌도 알지 못했고 무서운 눈총에 시달리지 않아도 좋았다. [20]

기후는 늘 봄이었다. 서풍은 그 부드러운 숨결로, 씨 뿌린 일이 없는데도 산천에 만발한 꽃들을 어루만졌다. [20]

금속이 나돌자 사사로운 싸움은 곧 전쟁으로 휘둘렀다.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도 생 겨났다. 이렇게 되자, 이 친구는 저 친구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고, 장인은 사위의 손을 안 심할 수 없는 사태가 생겨났다. 형제간의 우애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아비는 지 어미가 죽기를 목마르게 기다렸고, 지어미는 지아비가 죽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23]
어느 시대나 문제의 발단은 돈으로 인해 시작되나보다. 가족조차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서로가 없어지기를 바라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순수했을 거라는 내 믿 음도 결국 편견에 불과한 걸까?

4. 이리로 둔갑한 뤼카온

그러나 이제는 이 환부(患部)에 더는 손을 써볼 수가 없어요. 이 환부 때문에 온전한 곳 까지 상할 위험이 있다면 칼로 환부를 도려내어 버려야 하지 않겠어요. [26]

5. 인류를 멸망시키는 대홍수

황갈색 사자와 호랑이들도 파도 사이를 떠다니고 있었다. 그 튼튼하던 엄니도 멧돼지에게 는 아무 쓸모가 없었고, 그 바르던 발도 사슴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저 떠내려 가 고 있을 뿐이었다. [33]

6. 새 인류의 조상 데우칼리온과 퓌라

신들의 마음이 신심(信心)있는 자들의 기도로 움직이고 부드러워진다면, 신들의 분노가 이로써 가라앉는다면, 일러주소서, 테미스 여신이시여, 어찌하면 인류가 절멸한 이 땅의 이 재난을 수습할 수 있을는지요. [37]

7. 왕뱀 퓌톤

물과 불과 비록 상극이기는 하나 습윤한 온기는 만물의 근원이었다. 말하자면 물인 습기 와 불인 온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생명 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39]

8. 월계수가 된 다프네

내게 그대를 뒤쫓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오.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어쩌려오, 장미 덩굴에 그 아름다운 발목이라도 긁히면 어쩌려는 것이오. 그대가 달아나고 있는 이곳 은 험한 곳이오, 부탁이오. 천천히 달려요. 걸음을 늦추어요. 나도 천천히 뒤따를 것이니. [45]
→ 그 절절한 마음이 아름답다.

내 아내가 될 수 없게 된 그대여, 대신 내 나무가 되었구나, 내 머리, 내 수금, 내 화살통 에 그대의 가지가 꽂히리라, 카피 톨리움으로 기나긴 개선행렬이 지나갈 때, 백성들이 소 리높여 개선의 노래를 부를 때 그대는 로마의 장수들과 함께 할 것이다. 뿐인가? 아우구스 투스 궁전 앞에서는 그 문을 지킬 것이며, 거기 걸릴 떡갈나무 관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 이다. 이날까지 한 번도 잘라본 적 없는, 지금은 싱싱하고 앞으로도 싱싱할 터인 내 머리 카락이, 그대 잎으로 만든 월계관 또한 시들지 않으리라.

아폴로가 이런 약속을 하자 월계수는 가지를 앞으로 구부리고 잎을 흔들었다. 고개를 끄 덕이듯이······. [49]

→ 아폴로에게 있어 월계수라로도 시들지 않는 모습으로 평생 할 수 있다면 행복하였을 테지만 아름다움을 거두어 가는 대신에 나무가 된 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그 렇게 변하고 나서야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걸까? 그래서 잎을 흔들어 보였을 까?

9. 암소가 된 이오. 백안(白眼)의 거인 아르고스. 갈대가 된 요정 쉬링크스

이오는 일어섰다. 이오는 이로써 다시 두 발로 걷는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 오도 입을 여는 것을 두려워했다. 소 울음소리가 튀어나올 것이 염려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오는 잔뜩 겁에 질린 채, 오래 쓰지 못하던 말을 한마디씩 시험삼아 해보았다. [58]

10.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

2. 신들의 전성시대

1. 태양의 수레를 모는 파에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른 봄>, 가벼운 차림에 곡식 이삭관을 쓴 것은 <여 름>, 포도를 밟다가 나왔는지 발에 보라색 포도즙이 묻은 것은 <가을>, 백발을 흩날리고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이었다. [62]

아버지는 아들의 얼굴에다, 불길에 그을리는 것을 예방하는 신고(神膏)를 바르고 잘 문질 러주고는, 아들의 머리에다 빛의 관을 씌워주었다. 아버지는, 이러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 을 어찌할 수 없었던지 자주자주 한숨을 쉬었다. 오래지 않아 자식에게 닥칠 재앙과 이로 인한 자신의 슬픔을 예견하기 때문이었다. [67]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날 하루만은 태양이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타오르던 불길이 세상을 비추었더란다. 세상을 태우던 불길이 하루만이나마 세상을 비추었 다는 이야기가 묘하다. 그러고 보면, 재앙이라고 해서 반드시 유익한 바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모양이다. [78]

→ 분명 누군가에게 재앙이 되는 일이 일어남으로 인해서 일어난 일임에도 다른 이들에게 는 유익한 바가 되었다는 것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죽을 것 같은데 그로인 해 다른 이가 웃게 된다면, 혹은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면 내 기준이 아닌 세 상 기준으로 보면 특별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는 거겠지. 그래서 사람이 아주 작은 존재일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 헬리아데스의 변신

이 나무 껍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와 태양빛에 굳으면서 호박 구슬이 되어 가지에서 강물 로 떨어졌다. 강물은 이 호박 구슬을 물 밑에 간직했다. 뒷날 로마 부인네들의 장신구가 된 호박 구슬이 바로 이것이다. [80]

3. 백조가 된 퀴크노스

나도, 운명의 여신이 내게 맡긴 일을 이만하면 어지간히 한 셈이다. 이 일 때문에 나는 천지창조 이래로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일, 이제 신물이 난다. 내

노력이 나를 명예롭게 한 바도 없다. 몰고 싶은 신이 있으면 태양 수레를 몰아보라지. 지원자가 없고 신들이 하나같이 발을 뽑으려하면 유피테르 자신에게 맡기면 되고······ 내 천마를 다스려보면, 그 동안만이라도 아비로부터 자식을 빼앗았던 저 저주스러운 벼락을 놓아야 할 테지. 저 거칠디 거친 천마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면, 그 천마 잘못 다스린다고 벼락으로 때릴 일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고······[81]

4. 칼리스토를 범한 유피테르
5. 별이 된 모자(母子)

전능하신 유피테르 신이 이 아르카스와 칼리스토의 손을 잡고는 이 모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아들로 하여금 살모(殺母)의 대죄를 짓지 않을 수 있게 했다. 즉, 돌개바람을 시켜 이

들을 빈 하늘로 옮기게 하고 다시 이들을 이웃해 있는 두 개의 별자리로 박아준 것이었다.

[88]

6. 까마귀 깃털이 검어진 내력

뉘티메네가 저희 아버지 침대로 끌려들어갔다는 이야기? 물론 지금은 새가 되었지. 하지 만 뉘티메네는 새가 되고도 양심의 가책을 못 이겨, 사람들의 눈이 있을 때나, 날빛이 비 치고 있을 때는 날지 않아. 말하자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밤에만 나는 것이지. 이 뉘티메네는 하늘에 있다가, 다른 새들에게 쫓겨 땅으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도 있어. [94]

→ 우습지만 이 문단을 읽었을 때는 새 조차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데 왜 우리는 인간임 에도 양심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7. 말이 된 오퀴로에
8. 수다쟁이 돌이 된 바투스 노인

이런 사기꾼, 면전에서는 그러마고 해놓고 돌아서서는 딴 소리를 해? 영감은 내 앞에서 나를 배신했어.

메리쿠리우스는 이 노인을 단단한 돌로 만들어버렸다. 오늘날 시금석이라고 불리는 돌이 바로 이 돌이다. 그래서 이 돌에는, 옛날에 거짓말하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한다. [101]

9. 메르쿠리우스와 헤르세
10. 질투의 화신이 된 아글라우로스

가슴에서 이는 질투의 불길의 처녀의 가슴을 먹어들어 갔다. 처녀는 밤이고 낮이고 한숨 만 쉬면서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마음의 근심에 쫓기며 나날이 여위어가는 아글라우로 스는, 흡사 뜨거운 햇볕 아래 놓인 얼음 덩어리 같았다. 아니다. 헤르세의 화려한 결혼과 늘어진 팔자에 대한 질투심에서 비롯된 아글라우로스 가슴의 불길은 건초더미에 인 불길과 비슷했다. 불꽃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 결구은 거초더미를 깡그리 태우고 마는 불기로가 비슷했다. [107]

석상이 되었는데도 돌의 색깔이 거무튀튀했다. 검은 마음의 물이들어 그런 색깔로 변하게 된 것이다. [108]

11. 소로 둔갑한 유피테르와 에우로파

사랑을 성취시키려는 마음과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은 원래 조화도 양립도 불가능한 법이 다. [109]

→ 사랑 앞에 서게 되면 누구나 불굴의 전투의지를 갖게 되나보다. 문득 그 의지가 사랑을 향한 것이 아니라 나의 미래를 향한 목표를 위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지키려는 품위

를 과감히 거두어 내는데도 적용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 박쿠스 탄생 외

1. 카드모스의 망명과 테바이 건설

카드모스는, 결과적으로 보면, 아버지로부터 추방당함으로써 축복을 받은 셈이다. [117]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힐 날이 되어봐야, 그 한 살이가 행복한 한 살이였는지 박복한 한 살이었는지, 드러나는 법이다. [118]

2. 디아나와 악타이온
3. 유피테르와 세멜레

인간의 육체는, 이 천궁의 신이 내뿜은 광휘를 견딜 수 없었다. 세멜레는 이 유피테르의 광휘 앞에서 새카맣게 타죽었다. [127]

4. 양성(兩性)의 쾌락을 경험한 테이레시아스

신들의 세계에서, 한 신이 매긴 죄 값을 다른 신이 벗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유피테르는, 보는 능력을 빼앗긴 테이레시아스에게 대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눈을 주었다. [129]

5. 미소년 나르키소스와 에코

에코의 가슴에 내린, 나르키소스에 대한 사랑의 뿌리는 깊었다. 실연의 고통으로 몸부림

칠 때마다 이 사랑의 뿌리는 나날이 깊어갔다. 격정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에 코는 하루가 다르게 여위어갔다. 나날이 수척해지면서 온몸에 주름살이 생겨나기까지 했

다. 이렇게 여위어가다가 에코의 아름답던 몸은 그만 한줌의 재로 변하여 바람에 날려가고

말았다. 남은 것은 뼈뿐이었으나 곧 이 뼈도 가루가 되어 날아가 버리자 마지막으로 소리

만 남았다. [132]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좇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정적으로 타오르는 동시에 태 우고 있었다. [134]

아, 사랑이여, 그대가 누구든 좋으니 내게로 오라,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자여, 왜 나를 피하는가? 내가 그대에게 다가가려 할 때마다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135]

내가 지금껏 보아도던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겠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 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이 일을 어쩔꼬,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 자 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디어야 했던 그 불······ 그 불을 지른 자는 바로 나였구나. 아. 이 일을 어쩔꼬. 사랑을 구하여야 하나? 사 랑 받기를 기다려야 하나. 사랑을 구하여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구하는 것이 내게 있 는데······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구나. [136]

→ 그토록 찾아 헤매던 답들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은 자주 들었지만 그것이 나를 가난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었다. 이미 내 안에 넉넉하게 쌓여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던져버리고 나를 풍족하게 채우고 있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고, 찾고 싶다.

죽음과는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 것이니······ 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오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은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136]

나르키소스가 한숨을 쉬면서, 아! 라고 부르짖자 에코도 하늘을 우러러 보며, 아······ 하고 부르짖었다. 나르키소스가 제 어깨를 치면서 울부짖자 에코 역시 똑같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나르키소스는 샘물을 내려다보면서 마지막으로, 무정한 이여! 이렇게 중얼거리자 에코 도, 무정한 이여······ 라고 중얼거렸고, 나르키소스가, 안녕 하고 마지막 인사를 보냈을 때 도 에코는 안녕······ 소리를 되울렸다. [138]

6. 신들을 믿지 않은 펜테오스
7. 돌고래가 된 뱃사람들. 광란의 박쿠스 축제.

이들의 경고는 오히려 펜테오스 왕의 광기에 불을 질렀을 뿐이다. 장애물이 없을 때는 조 용히 부드럽게 산 아래로 잘 흘러가던 시냇물이,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포말 을 날리고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겉과 같은 이치였다. [142]

이러한 기적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이 에키온의 아들 펜테오스는 박쿠스에 대한 박해 의 손길을 늦추려 하지 않았다. [149]

→ 기적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표징이라고 직접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 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내가 큰 것만이 진짜라고 생각을 해서 작은 것들 은 다 놓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4.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1. 미뉘아스의 딸들
2. 퓌라모스와 티베스

아무도 비밀을 몰랐어. 고갯짓, 눈짓으로만 사랑을 나누었으니까. 감추려면 감출수록 깊어 가는게 사랑이잖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섶 속의 불시 같은 게 사랑이잖아? [157]

3. 베누와 마르스의 밀통(密通)
4. 레우코토에와 클리티에

레우코트에에게 반한 이 태양신은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동쪽 하늘에 그 모습을 나타내는가 하면, 바다에 뛰어들어야 할 시간인데도 하늘에서 머뭇거리는 등, 도무지 신들 이나 인간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을 하기 시작했어. 이 레우코토에를 보려고 태양 신이 하늘에서 어물거렸으니, 그 짧던 겨울 해가 길어져 인간들을 당황하게 했을 수 밖 에······ 상사병으로 상심하는 바람에 태양빛이 아주 희미해졌을 때도 있었어. [165]

→ 순간 레우코토에가 레인코트로 보이면서 드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은 이 날씨의 변화도

신들의 사랑 놀음으로 인해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변덕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상상이다.

클뤼티에는 죽었으면 죽었지 땅바닥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했대. 앉은 채로 하늘을 지 나는 태양신을 눈으로 쫓았다는 거야. 그러다 사지는 대리에 뿌리로 박혔고 살갗에서는 파 리한 잎이 돋아났대. 꽃이 되어버린 거야. 발그레한 살빛이 조금 남아 있는 얼굴에서는 제 비꽃 비슷한 꽃이 피어올랐어.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도 이 꽃송이만은 태양이 움직이 는 대로 고개를 돌려. 클뤼티에의 모습은 바뀌었어도 사랑만은 변하지 않았던 거야. [169]

5.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
6. 발광한 아타마스와 이노. 티시포네

광기를 이용하면 만사가 형통할 것임을, 그래, 이노에게 광기를 불어넣어 이 계집이 발광 하게 하자. 그러면 이 계집도 제 자매들처럼 자멸하고 말게다. [179]

7.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얼마 뒤, 서로의 몸을 감은 두 마리 배암이 바닥을 기어 이웃해 있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오늘날까지도 이 배암은 인간과는 사이가 좋은 배암으로 불린다. 이들은 인간을 해치지 않 는다. 전생(前生)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189]

→ 모든 뱀이 이렇지 않다는 게 아쉽다. 모든 뱀들이 인간에게 유해하지 않았다면 인간에 게 먹지 말라는 과일을 먹게 하는 일도 없었을 테고 그럼 남자는 힘들여 일을 하지 않아 도 되었을 테고 여자 또한 고통 속에서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을지도 모르 니까 말이다.

8. 영웅 페르세오스와 아틀라스
9. 안드로메다와 바다의 괴물

오늘날까지도 산호는, 대기에 닿으면 돌이 되는, 이러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목 속에서는 식물인데 수면 위로 나오면 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198]

10. 메두사

메두사는 한때 아름답기로 소문난 처녀였더랍니다. 수많은 구혼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 다니까요. 다른 부분도 아름다웠지만 그 중에서도 머리카락은 특히 아름다웠던 모양이지 요? 하지만 이 사람들은, 바다의 지배자가 이 메두사를 미네르바 여신의 신전으로 데려가 사랑을 했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이 유피테르의 따님으로서는 방패로 얼굴을 가려야 할 만 큼 무안당하셨던 거지요. 그래서 이 죄값을 물어 이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어버 리신 것이지요. 요즈음도 여신께서는 당신께서 만드신 이 뱀을 흉갑에다 달고 다니시면서, 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신답니다. [201]

5. 무사의 탄생 외

1. 피네오스의 반란

뤼카바스는 죽어가면서도 시시각각으로 그늘지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티스 옆으 로 기어가, 죽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진한 우정을 황천에 이르기까지 누리려 했다. [205]

2. 프로에토스
3. 폴뤼덱테스
4. 무사위를 괴롭혔던 퓌레네오스

저희가 이를 지킬 수야 있다면 좋은 곳이고말고요. 그러나 사악한 인간들에게는 못하는 짓이 없습니다. 그래서 방비할 도리가 마땅하지 못한 저희는 늘 불안에 시달려야 합니다. [215]

5. 무사이 아홉 자매와 피에리테스의 노래 겨루기
6. 플루토의 사랑. 케레스와 프로세르피나

장차 이 저승을 정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천궁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게다. 사랑의 신이 휘두르는 권능이 이래서야 되겠느냐? [222]

말이야 하고 싶었겠지만 물로 화한 요정에게 입이 있을 리 없고, 혀가 있을 리 없으니. 그런데도 요정은 딸 잃은 어머니에게 어떻게든 뜻을 전하고 싶어서 마침 그 물에 떨어져 있던 프로세르피나의 허리띠를 살며시 물 위로 떠올려 여신께 보여주었다지. [226]

7. 아레투사가 샘이 된 내력

이리 우는 소리를 들은 어린 양, 아니며 덤불 속에 숨어 무서운 사냥개의 주둥이를 보면 서 굽도 젖도 못하고 있는 메토끼의 심정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235]

저 까치는 그때의 버릇이 남아 여지껏 저렇게 수다를 떨어대는 것이지요. 쉴 새 없이 깍깍거리면서도 깍깍거리고 싶다는 욕망에 쫓기고 있는 것입니다. [238]

→ 어릴 적에 나는 까치가 울면 오늘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려나 하며 기대를 하곤 했었는 데 이 부분을 읽는 순간 까치에게 우롱당한 듯 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인지.

6. 신들의 복수

1. 미네르바 여신과 아라크네의 솜씨 겨루기

내가 남의 칭송받는 것이 어찌 내가 칭송을 받는 것만 하랴. 칭송을 받는 것도 좋지만 신 들의 권능을 업신여기는 것들도 그냥 두어서는 안 될 일이지······.[239]

겨루기 상대의 솜씨가 인간의 도를 넘은 데 격분한 이 금발의 여신은, 신들의 비행(非行) 을 낱낱이 폭로한 이 베폭을 찢어 버리고는, 들고 있던 퀴토로스 산(産) 회양나무 북으로 아라크네의 이마를 서너 번 때렸다. 아라크네는 그제서야 여신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얻은 줄 알고는 들보에 목을 매었다. [248]

아라크네는 꽁무니로 실을 내어놓기 시작했다. 이때 거미가 된 아라크네는 지금도 옛날과 다름없이 실을 내어 공중에다 걸고는 거기에 매달려 산다. [249]

2. 니오베의 아들딸들

내게는 포르투나 여신도 해칠 수 없을 만큼 막강한 힘이 있다. 포르투나가 내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간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남은 것은 그 여신이 빼앗아갈 수 있는 것보다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자식 중 한둘이 없어진들 어떠냐? 한 둘 이 없어져도, 자식이 둘밖에 없는 라토나 꼴은 되지 않는다. 자식이 둘 밖에 없다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252]

니오베는 신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놀라는 한편, 그들에게 그런 권능이 있고 그 들이 그 권능을 자기에게 퍼부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255]

3. 개구리가 된 뤼키아 농부들

그런데도 이들의 혀에는 남을 헐뜯는 버릇은 남아서, 심지어는 물밑에서까지 부끄러운 줄 을 모르고 지껄이거나 남을 비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이들의 목소리가 쉬 면서 물이 짤막하게 줄어들고 부풀어 올랐습니다. 버릇 사납게 자꾸 지껄이다 보니 입은 자꾸만 찢어졌습니다. 머리는 목 안에 들어박힌 것 같았습니다. 목이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개구리로 변한 것입니다. [262]

4. 산 채로 껍질을 벗긴 마르쉬아스
5. 펠로프스의 왼쪽 어깨
6. 프로크네와 필로멜라

오, 신들이시여, 이렇게 눈이 먼 인간들을 굽어 살피소서. 테레오스가 검은 마음을 품고 이렇듯이 고집을 부리는 데도 불구하고 아테나이 백성들은 그를 참으로 보기 드문 애처가 라고 칭송했다. 결국 그들은 악행 할 음모를 꾸미는 테레오스를 칭송하고 있는 셈이었다. [268]

내가 이 숲에 갇혀 있어야 할 팔자라면 나는 이 숲을 소리로 가득 차게 하여, 내가 턱없이 당하는 것을 목격했을 터인 저 바위까지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리라. 하늘이 이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늘에 신들이 계신다면 신들이 이 소리를 들을 것이다. [272]

7. 북풍신(北風神) 보레아스

7 영웅의 시대

1. 이아손과 메데이아

내가 이 땅에다 남겨두어야 할 것들은 모두 하찮은 것들, 내가 좇는 것들은 모두 고귀한 것들이다. 그리스 영웅을 구하는 영예, 이 땅보다 훨씬 나은 나라, 먼 바다 해변에까지 그 이름이 두루 알려진 나라에 대해 내가 얻을 새로운 견문······ 이것이 어찌 고귀한 것들이 아닐까보냐. [285]

너는 이것을 결혼이라고 부를 수가 있느냐? 너는 울림이 좋은 이 말로 네 죄를 가림할 수 있다고 여기느냐? 네가 하려는 짓이 얼마나 무서운 짓인지 아느냐? 알면, 다시 한 번 생각 해 보아라. 잘 생각해 보고, 때가 너무 늦기 전에 사악한 길에서 비켜서거라. [286]

2. 아이손의 회춘(回春)

달의 양쪽에 솟아난 두 개의 뿔이 만나 보름달이 되려면 사흘이 남아 있을 때의 일이었 다. [292]

→ 두 개의 뿔을 그리고, 그 두 개의 뿔이 만나는 과정 안에서 그 빈공간이 차오르는 상 상을 해본다. 어쩜 이렇게 감각적인 묘사를 할 수 있었는지 감탄스러울 뿐이다.

나뭇잎은 그저 가만히 매달려 있었다. 밤 안개 속에 흐르는 것은 적막뿐이었다. 자지 않 는 별만 하늘에서 빛나고 있었다. [292]

하늘 높은 곳에서 이 기적이 일어나는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던 바쿠스 신은 자기를 거느 리라고 늙어버린 유모들을 생각하고는, 이 콜키스의 공주인 메데이아로부터 이 약을 얻어 간 것으로 전해진다. [297]

3. 펠링아스

포에부스가 세 번 히베리아의 바다에 잠겨 천마로부터 멍애를 벗겨낸 다음날 밤, 별들이 하늘에서 빛나고 있을 즈음, 위에 올리고는, 모양을 내느라고 별 효험도 없는 약초를 잔뜩

집어넣었다. [300]

4. 메데이아의 도망
5. 아테나이의 영웅 테세우스
6. 아이아코스와 개미 족(族)

역시 이 세상에는 우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은 즐거움이란 없는 것일까? 그래서 호 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는 것일까? 아들을 되찾게 된 것을 기뻐하는 아이게오스 왕 의 마음 한구석에도 근심이 한 자락 남아 있었다. [308]

이 처녀는 바라던 돈을 손에 넣고는 발도 검고 날개도 검은 갈가마귀가 되었다. 이 새는 그래서 지금까지도 돈을 좋아한다. [309]

9.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원래 사랑하는 사람들 가슴에는 불안이라는 게 도사리고 있는 법입니다. [322]

사랑이 깊어지면 귀가 얇아지는 법이오. [328]

8. 인간의 시대

1. 니소스와, 조국을 배신한 스퀼라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운 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시지 않는다. [335]

→ 내가 내 마음의 신이 되는 것. 그 위치를 나는 남에게 떠넘기려고 했던 것 같다. 자신 이 없어서, 책임지기 싫어서... 무조건 행동만 한다고 돌보아 주시지는 않을 것이다. 난 왜 행동하고 있는데도 이런 식이냐고 불평은 했지만 나의 행동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 려 했던 것은 부족했었나 보다.

2. 미궁(迷宮)과 아리아드네의 관(冠)
3. 하늘을 나는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카로스, 내 아들아. 내 단단히 일러두거니와 하늘과 땅의 한 중간을 겨냥하여 반드시 그 사이로만 날아야 한다. 너무 올라가면 태양의 열기에 깃이 타버릴 것이요,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에 젖어 깃이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꼭 하늘과 바다 한 중간을 날도록 하여라. [344]

빈 하늘을 날고 싶다는 욕심에 사로잡힌 그는 아버지 곁을 떠나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얼마나 높이 솟았는가 하면, 태양의 열기에 날개를 붙인 밀랍이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솟 아올랐다. 그러자 밀랍이 녹았다. 밀랍이 녹았는데 깃이 붙어 있을 리 없었다. 이카로스는 맨팔 맨다리를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깃 없이 사지만 허우적거려봐야 아무 소용도 없었 다. [346]

4. 자고새가 된 페르딕스
5. 칼뤼돈의 멧돼지 사냥
6. 알타이아의 복수와 멜레아그로스의 죽음

죽음은 죽음을 통해서 화해를 이루게 하고, 사악은 사악한 죄악을 통하여 씻기어야 하면, 살육은 살육을 통하여 갚음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러한 죽음과 사악한 죄악과 살육이, 마침내 이 집안을 파멸시킬 때까지 쌓이고 쌓이게 하소서. 친정 아비 테스티오스는 자식의 주검 앞에서 슬퍼하고, 지아비 오비네우스는 그 자식의 승리로 희희낙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둘 다 슬퍼할 거리가 있어야 마땅한 것이 아닙니까? [359]

7. 산비둘기가 된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들

멜레아그로스의 어머니는, 자기 얼마나 무서운 죄를 지었는가를 통감하고 칼로 자신의 가 슴을 찌름으로써 그 죄 많은 손으로 지은 죄에 스스로 합당한 벌을 내렸다. [362]

8. 아켈로오스와 테세우스. 섬이 된 페리멜레
9. 필레몬과 바우키스

신들을 사랑하는 자는 신들의 사랑을 입고, 신들을 드높이는 자는 사람들로부터 드높임을 받는 법이거니. [371]

10. 아구병에 걸린 에뤼식톤

모습을 바꾸는 데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즉 한번 그 모습이 바뀌면 영원히 그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변신이 있고, 수시로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둔갑이 그것입니다. [372]

바다는 온 땅의 물이라는 물은 다 받아 마시고도 배가 차지 않는지 먼 땅의 물까지 다 받 아 마시지요? 탐욕스러운 불길은 온 산의 나무라는 나무는 다 태우고도 나무가 더 있기를 원하지요? [377]

9. 헤라클레스 외

1. 아켈로오스와 헤라클레스

내가 쓸 무기인 독니가 네 솜씨에 익은 것이 아니고, 그 형상이라는 것도 잠시 빌렸을 뿐 인 형상에 지나지 않는데 네가 장차 내 손에 어찌 될 것인지 생각해 보아라. [19]

내가 강을 정복하기로 한 바에, 어찌 이 강이라고 그냥 둘 수 있을 소냐! 그는 망설이 거나, 물살이 조용한 곳을 찾아보는 빛도 보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21]

나는 죽되 내 피로 하여금 이 값을 치르게 하리라」네소스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천 조 각을 이 피로 적셔,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를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주었다. [22]

2. 데이아네이라와 마인(馬人) 네소스
3. 헤라클레스의 최후

전능한 그의 아버지 유피테르는 그를 사두마차에다 태우고 구름으로 가려 천상으로 불러 올리고는 반짝이는 별자리 사이에다 박아주었다. 아틀라스는 이 새로운 별의 무게를 어깨 로 느낄 수 있었다. [31]

4. 알크메네의 해산(解産)과 갈란타스
5. 드뤼오페와 로티스

‘우리 엄마는 이 나무 안에 숨어 있대요.’

이 한 마디를 하게 해다오. 아이가 물가에 가지 않도록 해주고, 나무에서 함부로 꽃을 꺾 지 않게 해다오. 열매가 달리는 나무는 모두 여신들의 몸이라는 것을 가르쳐다오.

제 아기를 안아 올려 주소서. 이제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부드러운 껍질이 내 목안으로 차올라 옵니다. 나무껍질이 내 몸을 빈틈없이 에워쌉니다. 아버지, 제 눈에서 손 을 치우셔도 됩니다. 아버지가 감겨주지 않으셔도 나무껍질이 네 눈을 가린답니다. [37]

6. 되젊어진 이올라오스. 테바이 전쟁
7. 뷔블리스와 카우노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올라스가 잃었던 젊음을 되찾은 것, 칼리로에의 두 아들이 때 아니게 장성하여 청년이 된 것은 다 운명의 여신께서 그리하셔서 된 것이지 이들이 혹은 뇌물을 썼거나 떼를 썼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이 아니오. 그대들은 모두 운명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는 신들이오. 그 러니까 그대들은 이를 기꺼이 용인하여야 하오. [43]

→ 여기에 나오는 신들이 모두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씁쓸 한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신들도 각자의 운명이 있고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지금의 삶에서 요행을 바라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이 더 잘 수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에서 물러설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나서지도 않았을 나다. 기왕 이렇게 된 것, 가는 데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내가 여기에서 포기한다면, 그분은 내가 지은 허물을 잊 지 않으려 할 게다. 내가 여기에서 포기한다면, 그분은 내가 한 일을 철없는 계집의 종작 없는 장난으로 알거나, 내가 자기를 시험했거나 자기를 덫에 옳아 넣으려 한 줄 알게다. 나는 사랑의 신에 쫓기고 있었는데도 그분은 내가 탐욕의 노예가 되어 이런 짓을 한 줄 알 게다. [52]

소나무가 송진을 내어놓듯이, 제퓌로스의 부드러운 숨결이 돌아오면 얼어 있던 대지가 맑 은 물 같은 역청을 내어놓듯이, 포에부스의 피를 받은 이 뷔불리스도 그렇게 눈물을 흘렸 다. [54]

8. 남자가 된 여자, 이피스

괘념치 말고 잘 기르도록 하여라. 나는 기도하는 너희에게 유익한 여신이다. 그러니 섬겨 도 돌보아주지 않는다고 야속하게 여기지도 말고 불평도 하지 말아라. [57]

10.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1.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

빨리 오든, 늦게 오든 필경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합니다. 저희들은 모두 이곳으로 오고 있으며 이곳은 저희들 최후의 안식처입니다. [65]

2. 퀴파리소스의 비극

너무 오래 울고 있어서 그랬겠지만 그의 몸에서는 피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의 팔다리 는 푸른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흰 이마를 덮고 있던 머리카락 은 하늘을 향해 뻣뻣하게 일어서기 시작했다. 아폴로 신은 이것을 바라보면서 슬픔을 이기 지 못하고 탄식했다.

네가 남을 위하여 슬퍼하고,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이웃의 벗이 되고자 하니 나 또한 너를 위하여 슬퍼하리라. [72]

3. 미소년 가뉘메데스
4. 꽃이 된 휘아킨토스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아폴로 신이 이렇게 부르짖고 있을 즈음 휘아킨토스가 흘린 피는 땅 속으로 스며들면서 풀잎을 적시더니, 이 피가 굳으면서 모양이 백합과 흡사하고 색깔 이 튀로스 산(産) 보라색 옷감보다 더 고운 꽃이 피어났다. 아폴로 신이 휘아킨토스를 축 복하여 꽃으로 피어나게 한 것이었다. 아폴로 신은 이 소년을 꽃으로 환생하게 하는데 만 족하지 않고 자신의 설움을 그 꽃임에 아로새겼으니 휘아킨토스의 꽃잎에<아이(ai) >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77]

→ 이 꽃을 직접 본적은 없지만 아주 청초한 느낌의 꽃일 것 같다. 신의 설움이 문자로 까 지 담겨 있는 저 신화의 주인공은 인간의 몸으로 더 이상 살 수는 없었지만 서럽지만은 않 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5. 봄을 파는 프로포이티테스. 카라스타이
6. 퓌그말리온의 사랑
7. 몰약(沒藥)이 된 뮈라

이 죄에서 놓여날 수 있을 때, 아직은 죄를 짓지 않았을 때, 마음에서 사악한 생각을 비 우고, 전지전능한 자연의 법을 어기는 길에서 물러서거라. [86]

허리를 무수히 찍힌 채, 도끼의 마직막 일격을 기다리면서 어디로 쓰러질지 몰라 사방을 둘러보는 나무처럼, 뭐라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끝없이 망설였다. [87]

하늘에는 회개하는 인간의 기도를 듣는 신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적어도, 그런 신이 이 여자가 한 기도의 마지막 한마디는 놓치지 않고 들었던 모양이었다. 뮈라가 이런 기도를 드리고 있을 동안 벌써 발은 흙 속으로 깊이 묻혔고, 발가락에서는 뿌리가 뻗어나고 있었 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93]

8. 아도니스의 탄생

세월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가는 법이다. 그리고 세월만큼 빠른 것도 없다. [95]

→ 딱 한 순간 더디게 가는 순간이 있다. 내가 고통 속에 있을 때. 시간이 약이라면 정말 그 말이 맞는다면 빨리 이 시간이 가버렸으면 간절히 바라는 그 순간에는 오히려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한순간 한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그 고통 속에서 나에 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라고 잠시 내 시계를 느리게 맞춰 놓으셨었나 보 다.

9.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아도니스의 변신

‘귀중한 목숨을 걸되 그 목숨을 내 앞에 던져 청춘을 바치려하다니, 참으로 인물이 아깝 구나. 저 인물 앞에 서니 오히려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구나. [100]

그대는 이 겨루기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까 어쩌면 나를 이길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 대 같은 사람은 오래오래 살아야 하는 것을, 내 팔자가 기박하지 않았더라면, 운명이 내 게 지아비 맞는 것을 허락했더라면, 나와 잠자리를 나눌 수 있는 남성은 그대뿐이었을 것 을……아탈란테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지. 물론 자기에게 이 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어. 알지 못하면서도 아탈란테는 이미 누군 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야. [102]

11.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1. 오르페우스의 죽음

나무는 모두 그 잎을 벗고, 모두가 오르페우스의 죽음을 슬퍼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강물은, 스스로 흘린 눈물 때문에 물이 불어 둑을 넘었고, 물의 요정, 숲의 요정들은 머리 를 풀고 검은 상복을 입어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고 한다. [111]

그의 머리와 수금이 강 위를 떠가면서 나직한 가락을 지어내었고 강둑은 그 노래를 듣고 눈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111]

2. 미다스 왕의 봉변

미다스 왕에게, 이 박쿠스 신이 내리는 선물은 좋을 것이 없었다. 그 까닭은 이 미다스 왕이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팔자를 타고 태어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114]

→ 이 시대에도 타고난 팔자가 있다고 믿었다는 건 좀 아쉽다. 신화에서도 그건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니깐 말이다.

3. 미다스 왕의 귀는 당나귀 귀

황금에 눈이 어두웠던 너의 그 어리석은 욕망을 씻으려거든 사르디스에서 가까운 강으로 가거라. 그 강으로 가서 뤼디아 물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 그 물이 발원한 곳이 이르거 든 네 머리와 몸을 담그고 네 죄를 정하게 씻어라. [116]

4. 라오메돈과 트로이아 축성(築城)
5. 프로테오스의 예언, 펠레오스와 테티스
6. 케이크스에게 몸붙인 펠레오스. 다이달리온의 변신

그렇게 성정이 난폭하던 형은 저렇게 새가 되었어도 남에게 온정을 베풀기는커녕 자기 자 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까지도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126]

→ 결국 사람의 본성은 극복되지 못하는 것일까?

7. 돌이 된 이리
8. 케이크스의 난파

갑자기 구름이 열리면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흡사 온 하늘이 비가 되어 바다로 쏟아 지는 것 같았다. 바다의 물은 하늘의 물과 합세하여 배를 공격했다. [134]

9. 잠의 신과 꿈의 신

슬픔과 싸우면서 살지는 않으렵니다. 그대 없는 세상을 살지는 않으렵니다. 우리를 태운 재가 비록 한 항아리에 들지는 못할지언정, 비록 그대와 나란히 묻히지 못할지언정 저는 그대 뒤를 따르렵니다. 제 뼈가 그대 뼈와 섞이지 못할지언정 제 이름만이라도 그대의 이 름과 나란히 새겨지게 하렵니다. 알퀴오네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흐느낌이 알퀴 오네의 말을 토막내었고, 슬픔이 가슴을 갈가리 찢었기 때문이었다. [142]

10. 알퀴오네와 케위크스의 전신
11. 잠수조(潛水鳥)가 된 아이사코스

아이사코스는 새로 얻는 날개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가 두 번째로 바다로 내리 꽂혔네. 이번에도 깃털 때문에 자살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았네. 격분한 아이사코스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갔네. 덕분에 그의 몸은 깊이깊이 가라앉을 수 이었지. 그러나 이번에는 그의 마음속에 깃들여 있는, 사랑하는 마음이 그 몸을 가벼워지게 했네. 아이 사코스는 보다시피 목과 다리가 긴 새가 되었네. 이 새는 물을 좋아하네. 물에 뛰어들기를 좋아해서 이름조차 잠수조라네. [147]

→ 자신이 원하는 것이 되지 않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한 끝에 원하는 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그 결과가 나의 마음에 들지 안 들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지만 한 번 해봐서 안 됐는데 다시 해봐서 뭐해 라는 생각을 넘어서 기엔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

12. 트로이 전쟁 외

1. 이피게네이아
2. 퀴크노스의 전신

이 세상의 한가운데, 말하자면 땅과 하늘과 바다 한가운데, 이 땅과 하늘과 바다가 만나 는 곳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세상의 모든 것이 내려다보이고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이곳에 소문의 여신인 파마가 살고 있다. 집은, 소리를 잘 들리는 청동으로 지어져 있다. 그래서 오고가는 말로 집 안은 늘 시끄럽다. 침묵과 고요라 는 것은 이 집안에 없다. 고함소리 같은 것도 없다. 그저 시끌시끌,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있을 뿐이다. 이 집에는, <경거망동>, 생각이 깊지 못한 <실수연발>, 터무니없는 <기쁨>, 소심한 <공포>, 당돌한 <선동>,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속삭임>이 식객으로 붙 어산다. 파마 여신 자신은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두루 알아내어 온 세상 에 그 소문을 퍼뜨린다. [152]

3. 카이네오스가 남자가 된 내력

흐르는 세월이 내 기억을 좀먹는 바람에 옛날에 내가 보고들은 것이 내 머리에서 많이 사라져버렸네. 그러나 아직은 사라져버린 것보다 남아 있는 것이 더 많아. [158]

4. 라피타이와 켄타우로스 족의 싸움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말이네, 보는 눈에 따라서 그 기준이 달라. [167]

어쨌든 이자는 보기가 좋았네. 표정은 늘 싱싱했고, 목, 어깨, 가슴 등등 인간의 형상을 한 것은 모두가 대리석으로 조각한 것 같았네. [168]

5. 넬레오스의 아들 12형제
6. 아킬레오스의 죽음

아킬레오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킬레오스가 태어나자마자 이 아기의 발목을 잡고 스튁스 강물에다 담그었다가 꺼냈다. 이로써 아킬레오스는 불사의 몸이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 테 티스가 손으로 뒤고 있었기 때문에 발목에는 스튁스 강물이 묻지 않았다. 그래서 아킬레오 스는 불사의 권능을 얻었지만 이 발목 부분만은 여느 인간의 몸과 다름이 없었다. [178]

→ 나의 치명적인 부분이 한 가지 뿐이라면 오히려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부분 만 신경 쓰면 되니까. 99가지의 가능성이 내게 열려있는 거니까. 그 한 가지 때문에 내가 주춤거리는 시간은 많은 단점들을 신경 쓰느라 보내는 시간에 비하면 아주 적지 않을까?

13. 유민의 시대

1. 아킬레오스의 유품

하늘에 계신 신들은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그래서 남에게 도움을 베풀기를 거절한 오뒤세우스에게, 남에게 도움을 청할 일 이 생기게 했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내미는 구원의 요청을 거절했던 오뒤세우스가, 그 래서 이번에는 구원의 요청을 거절당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오뒤세우스는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불리한 선례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187]

내가 이렇게 드리는 말씀을 웅변이라고 할 수 있다면, 나는 내 웅변이 사감(私感)을 지어 내는 웅변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자주 여러분을 이롭게 하는 데 쓰였던 이 웅변이 지금은 그 주인을 변호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지닌 재주를 써서 제 주장을 펴야 하는 것이니까요. [191]

여러분, 나는 나 자신과 과오를 변명하는 데 실패할망정, 저 위대한 영웅이 나와 함께 매 도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203]

무기로 싸우는 자에게만 공이 있고, 머리로 싸우는 자에게는 공이 없는 것은 아니오. 따라 서 상은, 무기로 싸워 공을 세운 사람에게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오. 그래가 만일 이 것을 안다면 그대에게도 아킬레오스의 유품인 무기를 요구할 권리가 있소. [206]

아이아스여,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자면 그대의 오른팔이 필요하오, 그러나 그대에게, 그대의 갈 길을 일러줄 내가 필요하오. 그대에게는 힘은 있되 지혜가 없소만 나는 오래전 부터 지혜로운 자로 불리던 사람이오. 그대는 싸울 수 있는 사람이오만, 아트레오스의 아 들들은 나와 상의한 연후에야 싸울 때를 정하오. 그대는 그대의 몸으로만 우리 그리스 군 을 섬기지만 나는 온몸과 온 마음으로 그리스 군을 섬기오. [206]

2. 트로이아 왕비 헤쿠바의 최후

돈이라는 것은 성한 사람도 유혹하는 법인데 마음이 밝지 못한 사람을 그대로 둘 까닭이 없다. [211]

3. 멤논의 주검에서 날아오른 새들

이 아우로라는 지금도 온 세상에다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눈물(새벽 이슬)을 뿌리고 있다. [220]

4. 아니오스의 식객이 된 아이네이아스
5. 스퀼라
6. 칼라테이아와 아키스의 슬픈사랑

수정보다 더 투명하고 어린아이들보다 더 천진한 갈라테이어여, 만나면 겨울의 햇살보다, 여름의 응달보다 더 반갑고, 보면 키 큰 백양나무를 보는 것보다 더 마음이 시원해지는 갈 라테이아, 잘 익은 능금보다 붉고, 잘 익은 포도보다 달콤하고, 백조의 깃털이나 갓 만들어 낸 건락(乾酪)보다 보드라운 갈라테이아여, 어디로 도망치려하는가, 손질 잘한 뜰보다 아름 다운 그대여. [231]

7. 글라우코스

14.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1. 스퀼라와 마녀 키르케

나는 여신께, 내 사랑병을 고쳐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가슴의 상처를 치료해 달 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녀에 대한 이 사랑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처녀에게 죄가 있으니, 처녀도 내가 당한 만큼의 고통을 당하게 해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241]

→ 정말로 사랑했던 것일까? 그런 때가 있었다. 너도 나만큼 고통 당해봐야 한다고 지금에 와서야 그런 감정을 가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단 것을 알지만 사랑의 반대감정은 분노인 가 보다.

2. 원숭이가 된 케르코페스
3. 쿠마에의 시뷜레

나는 순진했는지라, 흙덩어리 하나를 가리키면서, 저 흙덩어리에 든 흙의 낱알 수만큼 생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만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영원한 청춘을 함께 요구하는 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이제 인생의 황금기는 나를 떠나고, 황혼이 비틀거 리며 내게로 다가옵니다만 나는 이런 채로 오래오래 더 살아야 합니다. 오래오래 살다보 면 언젠가는 내 몸이 한 움큼도 못 되게 오그라지고 내 사지 역시 오그라져 한줌의 흙으 로 돌아갈 날이 오겠지요. 부가 나를 보고, 한때는 사랑을 받았고, 심지어는 신까지 즐겁 게 해준 적이 있는 여자라고 하겠습니까? 이제는 포에부스 아폴로 신께서도 나를 알아보 지 못하시거나, 알아보시더라도 내게 애정을 기울이신 일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실지도 모 릅니다. 언젠가는 내 모습도 사라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 다. 그러나 나는, 모습은 사라질지언정 목소리만은 이 땅에 남겨야 하는 팔자를 타고났습 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목소리를 듣고 그게 내 목소리인 줄 알게 되겠지요.[250]

4. 아이네이아스, 아카이메니데스를 구하다

나는 한편으로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 하면서, 도토리와 풀잎과 풀뿌리로 연명했네. 외로웠네. 그 죽음의 섬에 홀로 남은 내게는 희망도 없고, 희망을 가져야 할 건더기도 없었네. [254]

5. 풍신(風神) 아이올로스의 선물. 오뒤세우스와 키르케
6. 피쿠스와 카넨스

야누스-문(門)의 신. 문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종점인 동시에 시발점이기도 하 다. 그래서 이 신에게는, 서로 반대쪽을 향하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 [261]

7. 새가 된 디오메데스의 부하들

두려움은 인간을 허약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러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오히 려 그 역경을 짓밟을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이 역경을 밟을 수 있을 때, 우리 앞을 가 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269]

8. 아이네이아스의 배. 아르데아

그에게는 편을 들어주는 신이 있었고, 편들어주는 신보다도 더욱 귀한 용기가 있었다. [273]

→ 내 마음의 상태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하다면 내 백그라운드가 아무리 좋은들 그것을 제 대로 이용할 수는 없겠지.

9. 신이 된 아이네이아스
10. 포모나와 베루툼누스. 아낙사레테의 전신

아기양 별자기가 잠길 즈음에 끓어오르는 바다보다 잔인했고, 노리쿰 대장간에서 벼른 쇠붙이나 땅바닥에 박힌 돌보다 더 단단했어요. 아낙사레테는 쌀쌀맞게 구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청년을 멸시하고 놀리기까지 하는가 하면 청년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막말까지 해 서, 이 청년의 가슴에 남아 있던 사랑에 대한 가냘픈 희망까지 송두리째 빼앗아 버렸어 요. [281]

복을 지으면 봄서리는 그대 과수원의 열매눈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고, 여름의 태풍은 그대 과수원의 꽃을 날리지 않을 거예요. [284]

11. 로물루스와 헤르실리아

15. 카에사르의 승천 외

1. 뮈스켈로스. 크로톤

빛나는 태양이 얼굴을 바다에 담그고, 얼굴에 별을 가득 박은 밤이 고개를 들자, [293]

2. 퓌타고라스의 가르침

황금 시대로 불리는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 시대 사람들에게 자연은 저절로 열매를 맺는 과일나무와 대지가 가꾸어내는 곡식이 있었습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입술을 다른 짐승의 피로 더럽히지 않았습니다. 이 시절에는, 새들은 자유로이 하늘을 날 수 있었고, 메토끼는 아무 두려움 없이 들판을 누빌 수 있었으며 물고기는 낚시 바늘에 대한 걱정 없이 물 속을 헤엄쳐 다녔습니다. 이 시절에는 덫도 없었고 속임수도 없어서, 모든 동물이 평화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297]

왜 스틱스의 땅을 두려워합니까? 빈이름뿐인 어둠의 땅, 시인(詩人)의 망상에나 존재하 는 땅,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땅을 왜 그렇게 두려워합니까? 그대들은 그렇게 생 각하지 않겠지만, 육체라는 것은 화장단에서 재로 화하건, 땅 속에서 오랜 세월 썩어 없어 지건, 한번 없어지면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혼은 영원합니다. 이 영혼이라는 것은, 원래 있던 곳을 떠나면 다른 집을 찾아들어가 거기에 다시 거합니다. [299]

우리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내일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 혹은 오늘의 우리가 아닙 니다. [302]

처음 모양대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조화는 끊임없이 이 물건으로 저 물건을 지어냅니다. [303]

나지막하게 우는 송아지의 목을 칼로 도리고, 어린아이처럼 우는 어린양을 죽이고, 제 손 으로 기르던 새를 잡아먹는 인간······이 얼마나 못된 버릇입니까? 같은 인간의 피를 보려 고 예행 연습이라고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러한 인간에게 살인은 짓기 어려운 죄가 아닙니다. [314]

3. 에게리아의 전신. 히폴뤼토스의 소생(蘇生)
4. 타게스. 로물루스의 창. 키포스
5. 역질(疫疾)로부터 로마를 구한 아스클레피오스
6. 카에사르의 승천

태양이 어두운 얼굴을 하는 바람에 땅에 이르는 빛은 납빛이었고, 별 사이에서는 횃불과 같은 붉은 빛줄기가 보였으며, 빗방울은 핏방울과 함께 떨어졌다. [332]

여신의 품을 빠져나온 영혼은 하늘 높이 솟아 달에 이르기까지 날아오르다가 드디어 긴 불꽃의 꼬리가 달린 별이 되었다. [335]

7. 결사(結詞)

내 육체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336]

→ 그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그대로 내려오지는 않았겠지만 이렇게 내가 읽고 있는 것을 보면 글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과 이렇게 오래 시간동안 읽히는 글을 쓴 저자를 보면 작 가의 힘 또한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3. ‘내가 저자라면’

 세상의 출발에서 시작한 거창한 이야기는 신들의 시대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를 지나 트로이 전쟁을 거치면서 로마의 시조인 로물루스로 이어져 신격화시킨 카에사르와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찬양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문학과 미술, 음악에 이르는 모든 서양 예술의 토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들 안에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신들을 만나게 된다.
나에게 있어 신화란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야만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편견은 변신이야기 안에 난무하는 살인, 겁탈, 동성애, 근친상간 등등의 사건들을 읽음으로 깨어졌다. 그렇지만 현재의 진리들이 그 당시에도 존재하는 것을 보며 지금과 한 참 떨어진 그 시대에도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이 쓰일 당시 아우구스티누스가 신분질서를 정리하고, 풍기, 치안과 식량문제를 관리해서 로마시를 정비할 때이니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은 조금씩 틀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었을 거라 추측해 본다. 법이 따로 있지 않아도 어쩌면 사람들은 이 글을 읽으며 각자의 틀을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또한 변신이라는 테마 안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격화 된 양아버지 카에사르에 의해 신격화 되게 된다. 이것은 그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변신이야기가 제목이니 만큼 여러 가지 것들로 많은 변신이 이루어지지만 특히나 꽃, 새, 나무, 풀등으로 변하는 묘사가 많이 보인다. 이것들은 자연의 일부이다. 그 시대에도 자연은 인간과 하나일 수밖에 없고 사람이 그것들로 변하게 되는 것이니 자연과 인간을 동일선상에 놓을 정도로 자연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이것은 원작에도 없는 부분이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유피테르가 왜 그렇게 한 번도 아니고 끊임없이 바람을 피우는지 그 원인에 대한 이야기가 꾸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한번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순서에 상관없이 여러 번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어 그럴 때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진다. 중간 중간 앞뒤 연결없이 건너뛰어 버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보완했으면 하는 점은 신들의 이름을 문장 안에서 하나로 통일해서 쓴다면 덜 혼란을 줄 것 같다. 예를 들면 한 문단에서도 디아나-포이베, 아폴로-포에부스 처럼 같은 인물인데 다른 이름으로 나오고 있다. 또한 앞장에 나온 인물이 뒷부분에서 다시 나오게 된다면 찾아볼 수 있도록 각주에 몇 장을 몇 편을 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자주 나오는 인물들은 뒤에 따로 자세한 설명을 가계도와 함께 편집해 놓으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 줄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저자라면 이야기의 구성을 인물별이 아닌 테마별로 사랑, 전쟁, 질투, 복수와 같이 정리를 할 것이다. 변신이야기를 모티브로 현재 새롭게 구성되어 읽히고 있는 이야기들을 예를 들면 티스베와 퓌라모스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같이 편집해서 넣는다면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연의 일부로 변신하게 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변신 후 수동적으로만 행동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적극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묘사하여 인간이 자연에 끼치는 재앙 대신에 인간이 자연을 훼손함으로 인해서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넣우리에게 경고성의 메시지를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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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2 14:14:17 *.111.51.110
오비디우스의 죽음 이후까지 생각했구나.
변신이란 주제를 테마별로 정리하는 아이디어 좋다!
게다가 신화를 각색해서 인간에게 경고를 준다는 것도...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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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2011.04.13 23:19:29 *.205.67.118
리뷰쓰고 칭찬받으니 너무 기분좋은데요.
고마워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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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경
2011.04.12 14:46:33 *.35.19.58
유피테르의 바람기에 대해서는 내 리뷰 참고하셔.
나도 궁금해서 여기저기 찾아 봤거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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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2011.04.13 23:21:16 *.205.67.118
난 왜 찾아볼 생각도 안 해봤는지 몰라요.
그렇잖아도 언니꺼 가서 봤어요.
아무리 자손번성을 위해서였다지만 너무했어요. 유노가 그렇게 날을 세울법도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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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3 11:41:03 *.124.233.1
미선아.. 기적은 우리 도처에 있는 것 같아 ^^
미선이 범해 선생님을 멘토로 삼아 그런 걸까?
죽음에 관한 기적에 관한 이야기들이 눈에 띄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리스 로마이 신들이 인간의 숨은 욕망을 드러내는 통로라고 볼때,
유피테르의 바람끼는 인간욕망의 한쪽 정점을 상징하는게 아닐가?
좋은 리뷰 잘 읽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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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2011.04.13 23:22:54 *.205.67.118
한쪽 정점을 상징하는게 바람끼라할 수 있더라도
나에게 있어 그건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다.-.-;;
철인한테 좋았다는 얘기들으니 힘이 불끈 솟는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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