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2012년 4월 17일 09시 42분 등록

변신 이야기 1권

제 1 부 :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1. 서사

15 마음의 원에 쫓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 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소서.

 

15 바다도 없고 땅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도 없었을 즈음 자연은, 온 우주를 둘러보아도 그저 막막하게 퍼진 듯한 펑퍼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막막하게 퍼진 것은 카오스라고 하는데, 이 카오스는 형상도 질서도 없는 하나의 덩어리에 지나지 못했다.

- 대학교 일학년 처음 들어가 교양국어로 배우는 시간에 카오스의 이야기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 난 국어가 참 어렵다고 생각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그런데, 내가 곰곰이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의 이유는 고등학교 내내 충분하지 못한 독서량 부족-내가 교양수준의 국어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독서량이 부족했다. 두 번째는 막 시작한 청춘사업의 사랑앓이로 내용도 글씨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고등학교 때가지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머리에 다른 생각이 가득하니- 읽다보면 제자리걸음 아니면 책장만 넘기고 있었지 내용은 통 모른채....

 

16 만물은 서로 반목하고 서로 방해만 했을 뿐이었다. 한 가지 재료 안에 있으면서도 추위는 더위와, 습기는 건기와 부드러움은 딱딱함과, 무거움은 가벼움과 싸우고 있었다. 이 같은 반목에 종지부를 찍은 이는, 이런 요소들보다는 훨씬 빼어난 자연이라는 신이었다. 신에 다름 아닌 이 자연은 하늘로부터는 땅을, 땅으로부터는 물을, 무주룩한 대기로부터는 맑은 하늘을 떼어 놓았다. 자연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경에서 이들을 떼어내고는 서로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우애를 누리게 했다.

 

17 강 가운데에는, 흘러가다가 대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는 강도 있었고, 멀리 흘러가 이윽고 망망한 대해원의 품에 안겨

초록빛 강변 대신에 단애의 바위를 씻는 것도 있었다.

17-1 신은 그 사이에다 남은 두 지대를 두고 더위와 추위가 번차례로 들게 하여 산 것이 살기에 적당한 기후를 베풀었다.

 

18 안개나 구름, 인간에게 겁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천둥, 그리고 구름에서 나오는 벼락과 추위를 나를 바람,

이 모든 것을 위해 신이 예비한 거처이기도 하다. 바람의 형제들은 그만큼 사이가 나쁜 것이다.

 

19 모든 것들이 제 몫의 거처에 자리를 잡자, 오랫동안 혼돈의 덩어리 안에 갇혀 있던 별들이 하늘 하나 가득 찬연히 빛나기 시작했다.

빈 곳이 있으면 거기에 사는 것이 있어야 마땅한 법이다. 그래서 신들과 별들이 천상에 자리를 잡았다.

 물은, 아름다운 비늘을 번쩍거리는 물고기들의 거처가 되었고 대지는 짐슴들 몫으로 돌아갔다. 흐르는 대기는 새들을 맞아들였다.

 

19-1 인류가, 인간이 창조된 것은 이즈음이었다. 이 인간은, 세계의 시원이자 만물의 조물주인 신이, 신의 씨앗으로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고, 이아페토스의 아들 프로메테오스가 천공에서 갓 떨어져 나온, 따라서 그때까지는 여전히 천상적인 것이 조금은 남아있는 흙덩어리를 강물에다 이겨, 만물을 다스리는 조물주와 그 모양이 비슷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19-2 인간은 다른 동물들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늘 시선을 땅에다 박고 다니는 데 비해 머리가 하늘로 솟아 있어서 별을 향하여 고개를 들 수도 있었다. 이로써, 모양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흙덩어리였던 대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 품안에 거느리게 된 것이다.

 

20 한 처음은 황금의 시대였다. 이 시대에는 관리도 없었고 법률도 없었다. 사람들은 저희들끼리 알아서 서로를 믿었고 서로에게 정의로웠다.

 

22 그러나 사투르누스(그/크로노스: 시간)가 저 암흑의 타르타로스(무한지옥)에 갇히고 세상의 지배권이 유피테르(그/제우스: 신들의 아버지이자 신들의 왕)의 손으로 넘어오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의 시대가 되었다.

 

22-1 마지막으로 온 시대는 철의 시대다. 이 천박한 금속의 시대가 오자 인간들 사이에서는 악행이 꼬리를 물고 자행되기 시작했다.

 

25 하늘에는 맑은 날이면 인간의 눈에도 보이는 길이 있다. <우유의 길>이라는 이름의 , 환하기로 소문난 길이 그것이다. 신들은 이 길을 통하여 이 위대한 벼락 신의 신궁으로 온다.

 

27 신들이 유피테르에게 보내는 사랑은 카에사르 사후에 로마의 신민들이 아우구스투스 황제께 보낸 사랑에 못지않았다.

 

29 이리에게는 피를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광기가 있소.

 

29-1 나는 인간이 모두 한통속으로 결탁하여 죄업을 쌓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오만 그대들도 내 의견에 동의할 테지요?

 

31 유노 여신의 심부름꾼인, 일곱 색 색동옷을 입은 이리스

 

31-1 물이 제 마음대로 흘러 가게 하라. 대지가 한번 요동하자 그 진동에 물길이라는 물길은 다 열렸다.

 

32 삼지는 각각 바람과 구름과 비를 부르는 권능을 지닌다.

 

33 고삐에서 풀려난 바다는 고삐에 묶인 산을 유린했고 파도는 그런 산의 봉우리를 어루만졌다.

 

34 유피테르는 물바다가 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유피테르는 그 많던 사내들 중에서 오직 하나, 그 많던 여자들 가운데서 오직 하나만 살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둘(데우칼리온과 퓌라)에게는 지은 죄가 없다는 사실을, 이 둘이야말로 직심스럽게 신들을 섬겨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성경의 노아의 홍수의 모티브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비슷함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뒤에 나오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티브도 있고, 유명한 화가들도 이런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 작업을 한 것을 볼 때 신화의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35 이 소리를 들은 파도라는 파도는 모두 돌아갈 길을 생각했다 - 오비디우스는 모든 것에 인격을 부여해 파도도 듣고 생각하는 존재로 표현 한 것이 재미있다.

 

35-1 물이 물러나자 대지가 일어섰다.

 

38 두 사람은 여신이 맡긴 뜻이 이른 대로, 산을 내려가면서 옷으로 머리를 가리고 띠를 느슨하게 풀어헤친 다음 돌을 주워 어깨 너머로 던져보았다. 돌은 말랑말랑해지더니 일정한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변하면서 돌은 시시각각으로 커졌다. 돌은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인간의 모습을 닮아갔다.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은혜로워라, 신들의 뜻이여, 지아비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얻었고, 지어미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얻었다. 우리가 힘드는 일도 수나롭게 해내는 강인한 족속인 까닭은 이로써 설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39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들은 대홍수 뒤, 땅에 남아 있던 습기가 햇볕에 뜨거워질 즈음에 저절로 생겨났다. 이러한 피조물들은 온기와 습기가 알맞게 어울리는 환경에서만 그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만물이 이 두 가지 요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었다. 물과 불은 비록 상극이기는 하나 습윤한 온기는 만물의 근원이었다. 말하자면 물인 습기와 불인 온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생명 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홍수가 지나간 뒤 대지에 덮였던 진흙이 하늘에서 비치는 태양의 그윽한 열기로 다시 더워지자 대지는 이루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생명을 지어내었다.

 

39-1 물과 불은 비록 상극이기는 하나 습윤한 온기는 만물의 근원이었다. 말하자면 물인 습기와 불인 온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생명 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43 “포에부스, 그대의 활이 아무거나 쏘아 맞히는 활이라면, 내 활은 그대를 맞힐 수 있는 활이오. 짐승이 신들만 못하듯이 그대의 영광 또한 내 영광만 못할 것이오.”

 

43-1 하나는 사랑을 목마르게 구하게 만드는 화살, 또 하나는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하는 화살이었다.

 

43-2 쿠피도 신은 아폴로는 이 금화살로 쏘고, 페네이오스의 딸인 요정 다프네는 납화살로 쏘았다. 화살에 맞자마자 아폴로는 사랑에 빠졌고, 다프네는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천리만리 도망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48 “아버지, 저를 도우소서, 강물에 정말 신력이 있으면 기적을 베푸시어 전신의 은혜를 내리소서. 저를 괴롭히는 이 아름다움을 거두어 주소서.” 다프네는 이 기도를 채 끝마치기도 전에 월계수 나무로 바뀌어갔다. 나무가 되었는데도 포에부스 아폴로는 다프네를 사랑했다. 그는 월계수 가지를 다프네의 사지인 듯이 끌어안고 나무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나무가 되었는데도 다프네는 이 입맞춤에 몸을 웅크렸다.

 

54 신이라서 죽음의 문이 내 앞에서 닫혔으니, 영원히 슬퍼해야 하는 이 팔자를 어쩔꼬......

 

57 사투르누스의 딸 유노 여신은 아르고스의 눈 백 개를 수습하여 자기 신조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다 달아 주었다. 그래서 이 공작의 깃과 꼬리는 지금도 별같이 빛나는 보석이 잔뜩 박힌 듯하다.

 

60 네 아버지를 찾아 가거라. 네가 네 아버지 처소로 가는 일은 어렵지도 않고, 그 길이 그리 먼 것도 아니다. 우리 땅의 지경, 그분이 솟아오르시는 곳, 그곳이 네 아버지이신 그분이 계시는 곳이다.- 우리나라 신화도 캠벨의 신화의 힘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아버지를 찾아 삼만리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모티브다.

 

제 2부 : 신들의 전성 시대

 

62 보좌 좌우로는 날, 달 해, 세대, 그리고 시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철도 있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른 봄, 가벼운 차림에 곡식 이삭관을 쓴 것은 여름, 포도를 밟다가 나왔는지 발에 보라색 포도즙이 묻은 것은 가을, 백발을 흩날리고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이었다.

 

63 신이여, 이 넓은 우주에 고루 빛을 나누어주시는 신이시여, ...제 마음에서 의혹의 안개가 걷히게 하소서.

 

64 태양 수레의 길머리는 하도 가팔라 아침에는 원기가 충천하는듯한 내 말들도 오르는데 애를 먹는다. 길은 여기에서 천공으로 아득히 솟는데, 여기에서 대지를 내려다보면 늘 지나다니는 나도 겁을 집어 먹는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공포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다.

 

65 천공은 엄청난 속도로, 잠시도 쉬지 않고 돈다. 그냥 도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박힌 별을 싸잡아 안고 도는 것이다. 여기에서, 궤도에서 떨어져나가지 않으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66 이 아비가 어떻게 자식의 소원을 들어준답시고 자식 죽일 일을 시킬 수 있겠느냐? 보아라, 자식의 안위가 위태로워질까 봐 이렇듯이 속을 태우는 이 아비를 보아라. 이 아비의 마음, 이것이 너를 아들로 용인하는 확실한 징표가 아니겠느냐?

 

66-1 할 수 없구나. 네 소원대로 해 보려무나. 내 이미 스튁스에 맹세했으니 내가 무슨 수로 이 약속을 번복하겠느냐? 네가 이보다 조금만 더 지혜로웠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68 하늘과 땅에 고루 따뜻한 빛을 나누어 주려면 너무 높게 몰아서도 안 되고 너무 낮게 몰아서도 안 된다. 너무 높게 몰면 창궁에 불이 붙을 것이고 너무 낮게 몰면 대지를 그을리고 만다. 그 중간이 가장 안전하니 명심하여라. 오른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거기에는 똬리 튼 뱀이 있다. 왼쪽으로 너무 치우쳐 바로 아래 있는 신들의 제단을 태워서도 안된다. 이 사이를 조심해서 지나가도록 하여라. 내 이제 포르투나(행운의 여신)의 손에 붙이고 포르투나가 너를 도와주기를, 네가 너를 돌보는 것 이상으로 자상하게 너를 돌보아주기를 기원하는 수밖에 없구나. - 1 ) 위 아래로도 죄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에 대한 이야기 같아서 의미심장합니다 . 의식혁명에도 보면 중용의 의식은 250으로 꽤 높은 편인데 중용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황희 정승이 있습니다. 좌우로 치우치면 안되고 균형을 유지해야하는 줄 알다가 높낮이까지 좀 더 확장된 균형감각에 대해 감탄을 하는 중입니다. 정말 고전은 지혜의 보고임 2) 또하나는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했을 때의 아버지의 반응이 놀랍다. 만일 아들이 고집을 껐었더라면? 아버지가 결사적으로 약속이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으리라. 아들이 뻔히 불행해 질 것을 알면서도 약속을 지켜야 하는 아버지 마음은 물론 이해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지 맘 먹은 아버지의 행동이 놀라울 뿐이다. 사지로 들어가는 자식을 수용한다? 잘 모르겠다. 설득하여 맘을 달리 먹게 하지 않는 부분, 과연 이야기긴 하지만...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하는 단락임.

 

69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 (그 /뤼케) 행운이라는 뜻의 영어 포츈은 이 여신의 이름에서 비롯된 말이다. 앞길을 막는 구름의 장막을 찢었다.

 

71 네 마리 천마는 생면부지의 공간을 누비며 그때까지 달려온 것만 가늠해서 그저 진동한동 달리기만 했다. : 진동한동? -급하거나 바빠서 어쩔 줄 모르고 이리저리 서두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73 아이티오피아 (이디오피아) 사람들 피부가 새까맣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열기 때문에 피가 살갗으로 몰려서 그렇다는 것이다. 리뷔아가 사막이 된 것도 이때 였고, 열기가 물을 말려버리자 애통해 한 것도 이때였다고 한다. 여러땅 (보이오티아, 라르고, 에퓌레) 여러 샘 (디르케, 아뮈모네, 퓌레네) 샘을 잃은 것도 바로 이 때였다.

 

77 파에톤은 자신이 불덩어리가 됨으로써 우주의 불길을 잡은 것이다 : 살신성인?

 

78 아버지의 수레를 몰던 파에톤, 여기에 잠들다. 힘이야 모자랐으나 그 뜻만은 가상하지 아니한가? 헤스파리아의 요정들이 파에톤을 후히 장사 지내준 것은 파에톤의 아버지 태양신이 얼굴을 가린채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수치심이 그는 가득했으리라.) 믿거나 말거나, 이날 하루만은 태양이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타오르던 불길이 세상을 비추었더란다. 세상을 태우던 불길이 하루만이나마 세상을 비추었다는 이야기도 묘하다. 그러고 보면 재앙이라고 해서 반드시 유익한 바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모양이다. : 재앙, 실패, 실수를 통해서 우리가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저자가 이야기 한 것처럼 유익한 것이다.

 

81 파에톤의 아버지인 태양신은, 일식 때 그러듯이 늘 슬픔에 잠긴 채 기가 죽어 지냈다. 그래서 그는 빛을 싫어했고, 자기 자신을 싫어했으며 화창한 날을 싫어했다. 아들 일로 몹시 상심한 그는 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무까지 심드렁하게 여기면서 더러는 불평을 했다.

 

83 유노가 신성한 결혼을 지켜주는 여신인 반면에 디아나는 결혼을 사갈시 ( 뱀이나 전갈을 보듯이 한다는 뜻으로, 어떤 대상을 매우 싫어하고 미워함을 이르는 말. )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출산을 방해하기 까지 한다.

 

90 유노가 백 개나 되는 아르고스의 눈을 모조리 뽑아다 자기 신조인 공작의 깃에다 붙여주었다.

 

91 까마귀가 된 사연: 주인에 대한 불충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92 나는 여신께 날아가 이 사실을 그대로 일러바쳤지 뭐냐. 그랬더니 여신께서는 상을 주시기는 고사하고 신조 자리를 빼앗아버리시는 거야. 여신께서는 뭇 새들에게 경고하신 거야. 함부로 입을 놀리면 혹은 공연히 입을 놀리면 이 꼴이 된다는 걸 나를 통해서 보이신 것이야.

 

94 이 뉘티메네(부엉이)는 새가 되고도 양심의 가책을 못 이겨, 사람들의 눈이 있을 때나, 날빛이 비칭 때는 날지 않아. 이 부엉이는 하늘에 있다가 다른 새들에게 쫓겨 땅으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도 있어.

 

95 아폴로는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다. 신들에게 눈물은 금기였다.

 

96 운명의 비밀을 예언하는 재간까지 배운, 다시 말하면 예언자였다. : 우리가 예언자 하면 그런 신통력은 타고 나는 것이지 배운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비디우스는 예언하는 재간까지 배운이라고 표현 하여서 예언력을 배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98 “운명의 여신들은 저에게 이제 천기누설은 그만두라고 하십니다. 아, 운명의 여신들이 제 말을 엿듣고 있었군요. 제가 얻은 이 예언하는 능력은 은혜로 얻은 권능이 아니라 저에게 내린 하늘의 분노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저에게는 보입니다.”

 

98 운명의 세 여신 중 하나인 아트로포스는 운명의 실을 감거나 자르는 일을 한다.

 

99. 전령신 메르쿠리우스 (헤르메스) 는 야성적이고 사술에 능하고 장난기가 많은 신인가 하면 유피테르의 명을 받아 수시로 이승과 저승을 오르내리는 신이기도 하다. : 여성들이 좋아 하는 명품 중 헤르메스가 있다. 명품의 이름도 따올 만큼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 무척 많음을 알게 되었고, 헤르메스는 유독 고가의 상품인데 아무튼 재미있고 신기하기만 하다.

 

101 오늘날 시금석이라고 불리는 돌이 바로 이 돌이다. 그래서 이 돌에는, 옛날에 거짓말하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한다.

 

105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 받는 광경뿐이었다. 인비디아는 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쫓기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가는 것이 인비디아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 대로 저 자신만 녹아나는 게 바로 이 인비디아였다.

 

106 헤르세의 형상을 빚어 따로 보여주었다. 빚어서 보여주되, 실제보다 훨씬 화려하게 빚어서 보여주었다. 케크롭스의 환영을 보고는 그만 질투의 화신이 되고 말았다. :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신이나 인간이나 매한가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살다보면 내가 가진 떡 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경험을 한다. 아니면 내가 가진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양 상대를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깊이 침잠하여 본질 근원을 볼 수 있는 힘과 지혜가 필요함을 살 수록 배우게 된다. 굴대를 잡느냐? 중심을 잡느냐? 끊임 없이 되풀이 되는 질문이다.

 

107 헤르세의 화려한 결혼과 늘어진 팔자에 대한 질투심에서 비롯된 아글라우로스의 가슴의 불길은 건초더미에 쌓인 불길과 비슷했다. 불꽃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 결국은 건초더미를 깡그리 태우고 마는 불길과 비슷했다.

 

109 사랑을 성취시키려는 마음과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은 원래 조화도 양립도 불가능한 법이다.

 

제 3부 : 박쿠스의 탄생 외

118 이 사랑스러운 카드모스의 후손들은 집안을 화기애애하게 하는데 큰 몫을 했다. 그러나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힐 날이 되어봐야, 그 한살이가 행복한 한살이였는지 박복한 한살이였는지 드러나는 법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장례 소식이 간간이 들려온다. 정말 인산인해를 이루는 장례식이 있는가 하면, 정말 썰렁한 빈소가 있기도 하다. 부귀영화를 누렸던 지인의 빈소였는데, 그 친구가 별 볼일이 없어지고 나니 인산인해를 이뤄야 할 빈소가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는 빈소가 되고 말았다. 풍요롭던 시절이라면 가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시간을 쪼개서 찾아가니 반색을 하고 반긴다.“ 바쁜데 뭐하러 왔어?” 눈을 흘기며 이야기 하지만 그 말 속에 따스함과 고마움이 담겨 있다. 누군가 그랬던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나를 보려면 장례식에 가 보면 알 수 있다고...해 아래 새 것은 없다고 이것도 바로 오비디우스의 이야기였다.

 

121 다른 사냥개들이 바람 보다 빠른 속도로 돌진해 왔다.

 

126. 스튁스 강에다 대고 하는 맹세는 신들도 뒤집을 수 없네. 자, 맹세했으니 말하게.

 

126-1 귀 얇은 세멜레… 애인의 손에 죽을 팔자를 타고난 이 세멜레는 제 파멸의 씨앗인 줄도 모르고 유피테르의 약속만 믿고는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127. 세멜레는 이 유피테르의 광휘 앞에서 새카맣게 타죽었다. 유피테르는 이 세멜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직 달이 덜 찬 아기를 꺼내어 자기 허벅다리에 넣고 실로 기운 뒤, 남은 달을 마저 채워 꺼냈다고 한다. (이 아이가 박쿠스 신이 됨 /디오니소스)

 

127-1 세멜레는 인간이었다. 세멜레의 육체는 인간의 육체였으며, 인간의 육체는 이 천궁의 신 유피테르가 내뿜은 광휘를 견딜 수 없었다. 세멜레는 이 유피테르의 광휘 앞에서 새카맣게 타죽었다. 유피테르는 이 세멜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직 달이 덜 찬 아기를 꺼내어 자기 허벅다리에 넣고 실로 기운 뒤, 남은 달을 마저 채워 꺼냈다고 한다. 유피테르는 이 아기를 아기의 이모인 이노에게 맡겨 은밀하게 기르게 했다. 이 아이가 후에 박쿠스 신이 된다.

 

128 어느 날 대신 유피테르는 넥타르 (불로사주)를 깝신거리도록 마시고 : 다음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음 : 깝치다?

 

128 테이레시아스는 유피테르와 유노의 다분히 장난기가 있는 논쟁을 평론할 입장에 몰리자 남신을 편들어 유피테르 쪽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노는 별것도 아닌 이 일에 불같이 화를 내며 이 테이레시아스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참으로 염치가 없어진 것은 유피테르였다. 그러나 신들의 세계에서 한 신이 매긴 죄 값을 다른 신이 벗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유피테르는 보는 능력을 빼앗긴 테이레시아스에게 대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눈을 주었다.

 

130 이 요정은 상대가 말을 할 동안에는 절대로 제 입을 가만히 둘 수 없는 수다쟁이 요정이었다. 그런데도 이 요정은 저 혼자서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요정의 이름은 에코, 늘 남의 말 대답이나 하는 에코였다.

 

134 나르키소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좇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정으로 타오르는 동시에 태우고 있었다.

 

134-1 어리석어라! 달아나는 영상을 좇아서 무엇하랴! 그대가 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아서보라. 그러면 그대가 사랑하던 영상 또한 사라진다.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대의 모습이 비춰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대가 거기에 있으면 그림자도 거기에 있을 것이요, 그대가 떠나면 그림자도 떠나는 법인 것을…

 

135 나는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자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고 내가 보는 내 사랑에, 나는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마침내 닿지 못하는구나. 이를 어쩌면 좋은가? 내 사랑이 나를 피하는 구나. 견딜 수가 없구나. 많지도 않은 물이 우리를 갈라놓고 있으니, 참으로 견딜 수가 없구나.

 

136. 이 일을 어쩔꼬,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디어야 했던 그 불... 그 불을 지른 자는 바로 나였구나.

 

136-1 죽음과는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것이니... 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오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142 장애물이 없을 때는 조용히 부드럽게 산 아래로 잘 흘러가던 시냇물이,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포말을 날리고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제 4부 :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157 아무도 이 비밀을 몰랐어. 고갯짓, 눈짓으로만 사랑을 나누었으니까. 감추면 감출수록 깊어가는 게 사랑이잖아? 속으로 속으로 타들어가는 섶 속의 불씨 같은 게 사랑이잖아?

 

157-1 사랑에 빠진 처녀 총각이 무엇이 안 보였겠어? : 여기도 out put 보다는 in put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겠지?

 

158 하지만 사랑은 처녀를 아주 대담한 여자로 만드는 법이야. : 공감함.

 

161 “당신의 손, 당신의 사랑이 당신을 죽였군요. 이만한 일을 할 손이라면 내게도 있어요. 당신의 사랑에 못지 않는 내 사랑도 이만한 상처를 낼 힘쯤은 내게 베풀어 줄 거예요. 내가 죽어서 당신의 뒤를 따르면, 사람들은 내가 당신을 죽이고 당신의 길 동무가 되었다고 할 테지요. 나무여, 이미 내 사랑의 주검을 보았고 곧 내 주검을 내려다볼 나무여, 우리의 죽음을 영원히 기억하시어 사람들이 우리 둘이 흘린 피를 되새기도록 그대 열매를 어둡고 슬픈 색깔로 물들여 주세요.”

 

161-1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익으면 검붉은 색깔로 변하는 것은 신들이 이 티스베의 기도를 들은 증거요, 화장단에서 나온 두 사람의 뼈를 한 골호에 넣은 것은, 부모님들이 이 티스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한 증거라는 거야.

 

177 박쥐라는 뜻의 라틴어 ; 베스페르틸리오는 황혼이라는 뜻인 베스페르에서 나온 말이다.

 

189 오늘날까지도 이 배암은 인간과는 사이가 좋은 배암으로 불린다. 이들은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전생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191 진실의 힘은 이래서 무서운 것이 아니던가?

 

193 아틀라스가 어깨로 하늘 축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유피테르로부터 그렇게 하고 있으라는 명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전설도 있다. 즉 유피테르가 자기에게 저항한 아틀라스를 밉게 보고 그런 벌을 내렸다는 것이다. : 신들도 인간처럼 서로 싸우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자신에게 대적하면 벌 내리고 인간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간과 똑같이 가장 분노하는 경우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바람 핀 죄와 하나는 나를 무시하고 왕따 시키는 것.

 

제 5부 : 무우사의 탄생 외

 

203 그 아이의 삼촌이자 약혼자인 네가, 그 아이가 사슬에 묶여 있을 때 멀거니 서서 바라본 것 밖에 한 것이 무엇이냐? 그런데도 너는 남이 그 아이 구한 것을 투기하여 그의 못인 공적을 가로채려 하다니, 참으로 창피한 일이다.

 

203-1 나는 저분에게 공훈의 보상을 약속했다. 저분은 너를 우선해서 선택된 것이 아니고 목숨을 걸었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니 그리 알아라.

 

212 그대의 공훈은 내 약혼자를 취하기에 넉넉하나 내게는 약혼자와 버릇 든 세월이 있소. : 피네오스는 약혼자가 위기에 처해 있을때 용기를 내어 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모면한 약혼자를 한번 다시 차지하기 위해 취하는 처절한 몸부림이 안타깝다. 위기관리 능력과 갈등 해결 능력이 살다보면 참 많이 필요한데,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서 안타까워 하고 자신의 무능함을 쓰라리게 겪는 피네오스에게 한편으로 연민이 느껴짐.

 

213 대리석상이 되었는데도 그 겁먹은 얼굴, 용서를 애걸하는 그 표정만은 여전했다. 말하자면 이 석상은 손으로는 싸움에 진 것을 인정하고 얼굴로는 굴종의 순간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214 페르세오스에 대한 폴뤼덱테스의 적대와 증오에는 까닭도 없고 기량도 없었다.

 

218 그런 것들과 겨룬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입니다만, 겨루어 보지도 않고 승리를 양보한다는 것은 이보다 더 치욕적인 일이 아니겠습니까?

 

228 대지 속 깊은 굴을 지난 저는 고개를 들고 낯선 별들을 보고서야 비로소 이곳에 이른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이 두 눈으로 프로세르피나님을 똑똑히 뵌 것은 대지 저 깊은 곳에 있는 스튁스의 심연을 흐를 때였습니다.

 

231 새가 되었는데도 이 새는 제 힘으로 제 날개를 들지 못한다던가 무슨 새가 되었는가 하면 인간에게 불길한 소식이나 전하는 새, 불길한 전조를 보이는 기분 나쁜 새 올빼미가 된 것이지.

 

232 인간에게 소식을 전하려면 인간의 소리가 있어야 하고, 인간의 소리가 있으려면 인간의 혀가 있어야 하고 인간의 혀가 있으려면 인간의 얼굴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야 아름다운 노래 소리와 뛰어난 말재주로 그 천칙을 그 천직을 다할 수 있게 될 터이니까

 

233 외모가 아름답다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던 저는, 스스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요정을 보면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이름다워 보았자, 사내의 눈요깃밖에 더 될 것이 무엇이냐,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 6부 : 신들의 복수

 

264 이 부분이 오비디우스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할 정도로 서로를 향해 물고 뜯는 처절한 싸움이 지속 된다. 2권까지 읽고도 잘 사라지지 않는 복수의 부분은 처제를 유혹하여 가정을 풍비박산 시키고 아들을 토막 살해해서 제물로 삼는 그 스토리다. (프로크네와 필로멜라)

 

240 이라크네를 유명하게 한 것은 오직 베 짜는 재간이었다. 베짜는 일은 미네르바 여신의 직분이기도 하다.

 

242 아라크네는 제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오직 이길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제 운명과 맞서려 할 뿐이었다. 유피테르의 딸 미네르바 여신도 더 이상은 이 아라크네를 달래려 하지 않았다. 여신은 이 도전을 받아들여 곧 겨루기에 들어갔다.

 

249 아라크네는 꽁무니로 실을 내어놓기 시작했다. 이때 거미가 된 아라크네는 지금도 옛날과 다름없이 실을 내어 공중에다 걸고는 거기에 매달려 산다.

 

249-1 니오베는 고향 처녀였던 아라크네가 그런 벌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들을 가볍게 여기면 무서운 벌을 받는다는 교훈을 제 것으로 따담지 못했다 : 이것은 인간사에서도 대표적으로 실수나 실패를 통해 교훈을 일컫지 못함을 생각하게 한다. 신들이 가장 분노하고 결국 복수 하는 일은 신들을 가볍게 여길 때. 그들을 무시할 때이다. 그러나 또 마음이 약해져 간절한 소원은 들어 주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화와 선함을 두루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50 니오베가 정말 자랑거리로 여겼던 것은 아들 딸들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스스로 이렇듯이 자랑만 하지 않았던들 이 세상에 니오베만큼 자랑스럽고 행복한 어머니도 없었을 터였다.

 

252 내가 누리는 행복은 요컨대 보름달과 같아서 한 군데도 빈 데가 없다. 이것을 누가 부정할 것이냐? 나는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이것 또한 아무도 부정하지 못하리라. 무슨 까닭이냐? 나의 자식 복이 내 행복을 보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현세의 행복이 행복한 미래를 보장 해 주지 않음에도 인간들은 나의 행복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행복이 천년만년 갈 것이라고 착각하고 산다는데 문제가 있다.

 

253 저 문벌이 나보다 나은 것을 자랑했고, 나보다 자식 많은 것을 자세했다. :자세 -어떤 권력이나 세력 또는 특수한 조건을 믿고 세도를 부림.

 

255 그의 몸에서 피와 생명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255-1 “ 신들이시여 신들게 기도하오니 저를 살려 주소서.”

그러나 그는 신들에게 기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활의 신 아폴로는 그의 기도에 마음이 움직였던지 잠시 망설였지만 이미 화살은 그의 시위를 떠난 뒤였다. 아폴로의 이런 마음이 화살에도 전해졌던지 이 화살은 심장을 꿰뚫어 그를 죽이기는 하였으되 그리 깊이는 꽂히지 않았다. :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인데 이 경우도 떼를 놓친 안타까운 순간이다. 그러나 앞의 형제들은 관자놀이를 꿰뚫던가 아주 극심한 고통 속에 죽어갔는데. 마지막으로 죽은 일리오네오스는 깊이 그의 심장을 관통하지 않았다. 이에 기도를 듣는 자비로운 신의 모습도 묘사 하고 있음이 신기하다.

 

256 불행히 오히려 니오베를 대담하게 만든 것이었다. : 극심한 고통은 좌절하게도 만들지만 그 아픔을 디디고 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장 담대하게 만드는 고통은 죽음의 고통이다. - 내 경험상

 

260 ‘왜 이물을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요? 물이라고 하는 것은 만물로 요긴하게 쓰라고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요? 자연이 공기와 햇빛과 함께 넘실거리는 물을 창조 한 것은 한 동아리만 이롭게 하자고 한 것이 아니고 모든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60 -1 여러분은 나에게 이 물만 주시는 것이 아니고 생명까지 주시는 셈입니다. 바라건대 이 아이들에게도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261 코이오스의 딸은 어찌나 화가 나던지 갈증도 잊었더랍니다. 더 이상은 이자들에게 빌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거지요.

 

262 미다스의 귀를 당나귀 귀로 만들어 버린다.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나오게 된다.

 

266 하기야 인간이 무슨 수로 한치 앞을 볼 수 있으랴!

 

267 이 불길은 마른 옥수수 대궁이 아니면 건초 창고를 태우는 불길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테레오스의 가슴속을 번져갔다. 이 고삐풀린 충동에 띠른다면 테레오스에게는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의 가슴은 안에서 번지며 타오르는 불길을 이기지 못했다.

 

268 오 신들이시여, 이렇게 눈이 먼 인간들을 굽어 살피소서. 테레오스가 검은 마음을 품고 이렇듯이 고집을 부리는데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그를 참으로 보기 드문 애처가라고 칭송했다 - 나쁜놈...결국 그들은 악행할 음모를 꾸미는 테레오스를 칭송하고 있는 셈이었다 : 세상에 이런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눈 가리고 아웅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거지. 결국에 진실은 시간이 필요해서 그렇지 백일 천하에 드러나고 말 일을 우린 태연자약하게 하는 인간들을 무수히도 본다.

 

271-272 너는 언젠가 죄 값을 물어야 할 게다. 나 역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람들에게 네가 한 일을 낱낱이 고할테다. 그럴 때가 오면 네 백성들 앞에서 자초지종을 남김없이 고하리라. 내가 이 숲에 갇혀 있어야 할 팔자라면 나는 이 숲을 소리로 가득차게 하여, 내가 턱없이 당하는 것을 목격 했을 터인 저 바위까지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리라. 하늘이 이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늘에 신들이 계신다면 신들이 이 소리를 들을 것이다.

 

272 꾸민 목소리, 만든 얼굴을 꿰뚫어보지 못하고 듣던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을 알아 낼 수 있는 눈을 기르십시오. 내가 마지막 편지에 쓴 글이다.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을 알아 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득도에 가까워야 할까? 아닐 것이다. 내면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만 하더라도 점점 도인이 되어 갈 텐데 우리는 너무 바 쁘게 에너지가 밖으로만 향하니 나를 돌아볼 겨를 없이 세월이 휙휙가는겨..

 

273 태양신이 태양 수레를 하늘의 12궁 사이로 두루 몰고 지나자 1년이 갔다. :1년 계산법

슬픔과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역경과 곤경은 사람을 창조적이게 하는 법이다. : 아 나도 그래서 창조적인가보다. 난 원래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창의적이라고 인식 한것은 남편을 보내고 한 2-3년 지날 무렵...그 때였다. 창의적인 부분이 용솟음 쳤을 때 ...지금 생각해보면 살아야 했고 버텨야 했으니까...

 

273-1 프로크네는 쓰다 달다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믿어지지 않았겠지만 정말 프로크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사연은 한 마디 말로 그 반응을 나타내기에는 지나치게 슬픈 사연이었기 때문이었다. 말을 하고 싶어도 응분의 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슬픈 사연이었다. 프로크네에게는 눈물을 흘리고 있을 시간도 없었다. 프로크네는 복수할 계획을 세우는데 온 정신을 쏟았다. 이 복수 계획은, 선악의 잣대를 깡그리 벗어난, 참으로 상궤를 멀리 벗어난 것이었다. : 상궤 : 언제나 따라야 하는 떳떳하고 올바른 길

 

276 어쩌면 제 아비와 이렇듯이 똑같이 생겼느냐? : 이튀스 아들의 얼굴 (아비 닮은 얼굴) 을 보는 순간 방도가 떠오른다. 여자들은 남편이 미우면 남편 닮은 자녀가 미워진다는데, 프로크네도 그런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된 순간이다. 처제와 형부 스토리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비극의 씨앗이다.

 

278 테레오스는 이제는 자식의 무덤이 되어버린 제 육신을 저주하면서 울부짖었다. : 사랑하는 아내의 동생을 범한 죄값이긴 하지만 정말 잔인한 복수를 당한다. 프로크네는 꾀꼬리, 필로멜라는 제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고, 슬픔에 잠긴 채 복수를 서둘던 테레오스 왕도 새가 되었다. 머리에는 깃털로 된 긴 볏이 돋고, 부리가 칼날만큼이나 긴 새가 된 것이다. 금방이라도 싸우려는 것처럼 무장하고 있는 듯한 이 새를 사람들은 후투티라고 부른다

 

제 7부 : 영웅의 시대

283 낯선 청년 이아손을 도와 주려면 아버지를 배신해야 할 터이라 이아손을 향하는 자신의 마음과 싸웠다. 그러나 메데이아의 이성도 감정과 마찬가지로 이 뜨거운 사랑의 불길 앞에서는 너무나도 미약했다. 메데이아는 이런 생각을 하며 혼자 고민했다. : 하지 말아야 하는 사랑(일) 을 해 본 사람은 마음에서 두 가지의 소리가 나를 괴롭히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끊임 없이 싸우다 결국 한 쪽 손을 들어 주게 되어 있다. 그럴 때 결정이 상궤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기를...

 

284 욕망은 나더러 이렇게 하라고 하고 이성은 나덜 저렇게 하라고 하니 이 일을 어쩌지?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 나는 알고 있다.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나는 옳지 않은 길을 따르려 하고 있다.

 

285 더구나 나는 손을 쓰기 전에 저 사람으로부터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신들을 우리 약속의 증인으로 내세울 것이다.

 

290 레테 : 망각의 강이라는 뜻 저승에 있는 이 강을 건너는 순간 망자들은 이승일을 깡그리 잊게 된다.

 

292 그대에게 무슨 권리가 있어서 내게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이아손님이시여, 나는 그대가 바라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을 드리렵니다.

 

292 달의 양쪽에 솟아난 두 개의 뿔이 만나 보름달이 되려면 사흘이 남아 있을 때의 일...

 

295 수레를 끌던 비룡들은 메데이아가 모아들인 약초의 냄새를 맡았을 뿐인데도, 온몸에 나 있던 주름살이 다 펴졌다. 유벤타 여신 (청춘의 여신)

 

296 장수하는 짐승으로 유명한 노루의 간장

 

304 퀴크노스라는 말은 백조란 뜻이다. 신화에는 퀴크노스라는 동명이인이 많이 등장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거의 대부분 동성연애와 관련되어 등장한다는 것이다.

 

305 아이게오스는 트로이젠 땅에다 이 아들을 낳아놓고 아들의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장성하면 자기에게 보내라면서 댓돌 밑에다 가죽신과 단도를 숨겨 놓는다. 테세우스는 열여섯살이 되자 아버지가 남긴 이 신표를 꺼내어들고 코린토스 지협의 괴물과 망나니들을 하나씩 정복하면서 아데아니에 도착한 것이다. : 여기서도 아버지를 찾아가는 모티브가 제공 된다.

 

308 역시 세상에는 우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은 즐거움이란 없는 것인가? 그래서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는 것일까? 아들을 되찾게 된 것을 기뻐하는 아이게오스 왕의 마음 한구석에도 근심이 한자락 남아 있었다.

 

313 처음에는 어둡고 무겁던 하늘이 대지를 내리누르면서 구름을 그 안에 가두고 찌는 듯한 열기로 만물의 기라는 기는 다 빼어 놓는 것 같습디다.

 

318 그대들도 이들을 보셨지요? 이들의 성질은 개미의 성질 그대로랍니다. 힘든 일도 잘 견디고, 한번 얻은 것은 잃지 않고, 부지런히 모으는, 아주 근검하고 소박한 족속이랍니다.

 

322 프로크리스는 마음 씀씀이로 보면 그럴 여자가 아닌 것이 분명한데도 그 젊음과 아름다움이 나를 불안하게 하더라는 말이오. 저렇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과연 나 하나만을 사랑할까, 하는 생각이 일더라는 말이오. 그래서 나는 내가 고통받는 한이 있더라도 선물을 잔뜩 들고 가서 내 아내의 정절을 한 번 시험해 보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322-1 원래 사랑하는 사람들 가슴에는 불안이라는게 도사리고 있는 법입니다.

 

327 요켠대 우리 가슴 속에서는 사랑이 똑같은 뜨거움으로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바람을 불렀지요.

 

328 사랑이 깊어지면 귀가 얇아지는 법이오.

 

제 8부 : 인간의 시대

 

331 알카토 오이스 왕 니소스의 정수리에는 백발 가운데 섞인 보라색 머리카락이 한 올 있었다. 그에게 이 머리카락이 남아 있는 한 그의 왕국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었다.

334 그래, 우리가 이 전쟁에서 지게 되어 있다면, 우리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사랑을 위하여 내가 성문을 열어주어서 안 된다는 법도 없지 않은가? ....스퀼라의 마음은, 이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 성문을 열어줄 것이냐 말 것이냐 맘 속에서 두 마음이 싸우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가 결국 먹이를 많이 준 쪽으로 기우는 것을 보면서 결론을 짓기 위해 합리화 하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됨 ...그러나 이를 실행에 옮기자면 용기가 필요했다.

 

335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는 인간은 돌보시지 않는다. 누군들 나와 같이 하려하지 않겠는가? 욕망이 내 욕망만큼 강렬하다면 누군들 사랑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을 깨뜨리지 않겠는가 그래 깨뜨리려 할 것이다. : 공감함. 그러나 이젠 그런 사랑의 욕망을 잘 다스릴 줄 아는 내게 감사하고 기특하다고 생각됨.

 

335 어둠은 스퀼라를 담대하게 했다.

 

335-1 스퀼라는 살며시 아버지의 침식로 숨어들어가 그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딸이 아버지의 머리로부터 아버지의 목숨과 운명이 걸린 머리카락을 훔친 것이다.

335-2 인간의 근심을 치료하는 전능한 의원인 밤이 찾아왔다.

 

336 스퀼라는 그 죄 많은 손으로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바쳤다. 그러나 미노스 왕은 몸을 사렸다. 스퀼라가 저지른 이 전대미문의 죄악에 기겁을 한 미노스 왕은 이런 말로 스퀼라는 꾸짖었다. “우리 시대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있었구나. 신들이시여, 대지는 저것을 내치게 하시고, 어떤 땅, 어떤 바다도 저것에게는 깃들일 자리를 주지 않게 하소서, 너 잘 들어라. 나는 유피테르의 요람이었던 크레타 섬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 미노스왕의 반응을 보고 스퀼라는 얼마나 놀라고 후회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스퀼라의 어리석음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노스 왕의 마음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사랑만을 믿고 아버지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하고 말았으니...

 

342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루스를 죽인 후 크레타 공주 아드리아네의 도움을 받아 이 미궁을 들어갈 때 명주실을 풀면서 들어갔다가 이 괴물을 죽이고는 그 명주실을 잡고 아무도 살아나온 사람이 없는 이 미궁을 무사히 빠져 나왔다.

 

344 “이카로스, 내 아들아. 내 단단히 일러 두거니와 하늘과 땅의 한 중간을 겨냥하여 반드시 그 사이로만 날아야 한다. 너무 올라가면 태양의 열기에 깃이 타버릴 것이요,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에 젖어 깃이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347 머리 회전이 빨랐던 그는 이로써 새가 되되 날개짓과 발이 빠른 새가 되었다.

 

348 아이트나는 화산의 여신, 따라서 아이트나의 땅은 화산이 많은 시켈리아 섬, 즉 시실리 섬을 가리킨다. 다이달로스는 크레타 섬을 탈출하여 이곳으로 와 코칼로스 왕의 보호를 받는다.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를 찾아 이곳까지 왔다가 다이달로스의 흉계에 말려 목숨을 잃는다. : 이번 여름 변경연의 여행이 시실리아 섬이라서 그런지 이 이름이 나오기만 하면 기분이 좋고 반갑다.

 

355 “물러서 있게. 이 괴물과는 싸워도 거리를 두고 싸우는 수 밖에 없네. 우리의 용기는 그 거리 밖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일세.” 안카이오스의 무모한 용기가 결국은 안카이오스를 죽이지 않던가?

 

364 어느 해 물의 요정들이 제물이랍시고 황소 열 마리를 잡고는 이 지방 신들이라는 신들은 모두 불러놓고는 무도회를 엽디다. 다 부르면서 나만 쏙 빼고 말이지요 !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나는 강물을 불렀어요, 그렇게 불린 적은 이전에도 없었고 그 뒤에도 없었습니다. : 어릴 때 읽은 책 중에 잠자는 숲 속의 미녀도 초대 받지 못한 여신의 분노로 공주가 16살이 되면 물레에 찔려 백년간 잠자는 마법에 걸린단 내용이었다. 왕따는 정말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스토리의 모티브구나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왕따의 문제는 분노를 불러일으킴을 역시 여기서도 알 수 있고, 왕따를 당한 여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결국 복수를 하고 만다.

 

365 사투르누스의 아들 세 형제는 제비를 뽑아 하늘, 바다, 저승의 왕 자리를 정했다. 이로써 유피테르는 하늘, 넵투누스는 바다, 플루토는 저승을 다스리는왕이 되었다.

 

365-1 삼지창 : 바다의 신 넵투스가 들고 다니는 날이 세 갈래로 나뉜 창 비를 부르고 바람을 일으키고 구름을 모은다.

 

366 신들이 정말 인간의 모습을 빼앗을 수도 있고, 다른 모습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신들의 힘을 과신하는 것이 분명하오.

 

367 마음씨 착한 이 노부부는 바로 그 초라한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둘 다 백발이 될 때가지 그 집에서 살아온 사람들이었네. 이 노부부는, 가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라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던 것이네.

 

368 영감과 할멈은 계속해서 수다를 떨어대었네. 왜? 왜는 왜야? 기다리는 길손들이 지루해 할까봐 그랬던 것이지. : 이 사이좋은 노 부부가 왜 그리 금슬 좋게 오래 살아 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그들은 다른 이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던 것이다.

 

370 저희들은 한평생을 사이좋게 살아왓은즉 바라옵건대 죽을 때도 같은 날 같은 시에 죽고자 하나이다. 제가 할미의 장사 치르는 꼴을 보지 않고, 할미가 저를 묻는 일이 없었으면 하나이다. : 나도 예전에 이런 소원을 빈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옛날 이야기에 이런 종류의 이야기도 많이 등장하는 모티브. 권선징악.

 

371 모습을 바꾸는데도 두가지가 있습니다. 즉 한번 그 모습이 바뀌면 그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변신이 있고, 수시로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둔갑이 그것입니다.

 

379 육축 중에서는 으뜸인 황소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황소의 힘이 뿔에서 나돈다는 것은 아시지요?

 

변신 이야기 2권

제 9부 : 헤라클레스 외

 

13. 그대가 물으시는 것에 답하기가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노릇입니다. 이 세상에, 제가 진 싸움 이야기를 하기 좋아할 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기로 하지요. 싸운 것 자체의 영광이 진 불명예를 덮을 수 있다면 말씀드려도 좋겠지요. 나는 그때의 싸움에서 진 것을 몹시 부끄러워합니다만 싸운 상대가 온 세상이 다 아는 영웅이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답니다.

 

15. 신이 인간에게 질 수 없는 노릇입니다. ....유노 여신으로부터 난사의 시험을 부여받지 않았다고 해서 저를 내치지는 마소서

.

16 나는 말은 잘 못하는 사람이나 손쓰는 데는 자신이 있는 사람이다. 만일에 나와의 싸움에서 네가 이기면 네 말이 맞는 것으로 하자.

 

16-1 나는 언젠가, 아주 근사한 풀밭과 잘 생긴 암소를 두고 두 마리의 황소가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19 풍요를 의인화한 여신 이 여신의 축복이 내린 뒤로는 요정들이 아무리 꺼내어도 이 뿔에는 늘 과일과 꽃이 차더라고 한다. 이 때부터 이 뿔은 코르누코피아, 즉 풍요의 뿔이라고 불린다.

 

22 “나는 죽되 내 피로 하여금 이 값을 치르게 하리라”. 네소스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천 조각을 이 피로 적셔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를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주었다.

 

22- 23 참된 것에다 거짓된 것을 섞기 좋아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눈덩이 같이 불리기 좋아하는 파마 여신(소문의 여신)이 헤라클레스가 이올레라는 여자를 사랑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23 무시당한 여자의 슬픔과 고통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알게 하소서. : 무시당하는 인간의 아픔 수치심, 존재감 없음은 본원적인 무서운 분노를 인간으로부터 끌어낸다.

 

31 뱀이 낡은 껍질을 벗고 새 비늘이 반짝이는 새 껍질로 거듭나듯이 타륀스의 영웅도 필멸의 육체를 벗고 불사의 몸으로 거듭났다. 인간의 오체를 벗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그는 이전보다 더 위엄있는 모습으로 거듭난 것이었다. : 예전에 장계 남편이 있던 산에서 허물 벗은 뱀의 껍질을 본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종종 산에 뱀들이 출현하면 잡아서 가워 두는 통이 있었다. 꼭 비닐 같은 불투명 흰색 껍질의 이미지가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 같았으면 사진찍고 보관해 두었을지도 모르겠다. 거듭남. 새로 태어나는 것은 죽어야 하는 인간들에겐 영원한 화두다.

 

33 루키나 여신에게 갈란티스가 한 이야기 :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저희 마님을 축복해 주셔요. 아르골리스의 알크메네 마님께서 방금 기도의 응답을 받으셔서 옥동자를 분만하셨답니다.” 해산의 여신께서는 이 뜻밖의 소식에 기겁을 하시고 팔짱을 푸셨는데, 이 분이 팔짱을 푸시는 순간에 나도 아기를 낳을 수 있었지. : 아주 통쾌한 장면이다. 또한 갈란티스의 기지가 넘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소식을 들은 루키나 여신이 얼마나 기겁을 했을지? ...

팔짱을 푸는 순간 아기가 쑤욱 빠져 나오는 것도 재밌고 희한한 묘사다. 만일 개그의 한 코너로 이용해도 좋을듯 ...

 

33-1 갈란티스는 이 여신을 속이고도 그 앞에서 웃었다는군, 갈란티스가 웃자, 원래 성정이 모지신 이 여신께서는, 갈란티스의 모습을 족제비로 만들어 놓음. 족제비가 되었어도 갈란티스는 여전히 바지런하고 동작이 빨라.

 

37 제 둥치를 날카로운 도끼에서 지켜 주시고 제 가지를 가축으로부터 지켜주소서.

 

41 미래를 예견하는 여신 테미스가 이런 예언을 하자 이를 듣고 있던 신들은 저마다 불평을 말하면서 어째서 이올라스는 젊어지고 칼리로에의 두 아들은 하루아침에 장성하여 청년이 되었는데 다른 인간은 그런 은혜를 누릴 수 없느냐고 했다. 이들의 불평은 각양각색이었다.

 

43 그대들에게 남의 운명을 바꿀만한 권능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다 운명의 여신께서 그리 하셔서 된 것이지 이들이 혹은 뇌물을 썼거나 떼를 썼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이 아니오. 그대들은 모두 운명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는 신들이오. 그러니까 그대들은 이를 기꺼이 용인하여야 하오. 나 역시 이 운명의 손길을 벗어날 수가 없는 몸인 것이오.

 

44 뷔블리스가 세상 처녀들에게 사랑해도 좋을 상대가 있고, 사랑해서는 안 될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처녀 뷔블리스가 제 오라비인 카우노스에게 품어서는 안 될 사랑의 마음을 품은 것이다. : 사촌형제끼리의 사랑은 흔치 않지만 내 인생에서도 딱 한번 본 적이 있다. 집안끼리 아는 오라버니의 경우인데. 젊은 시절 이모의 딸을 사랑해서 그들은 청춘의 열병을 호되게 앓은 적이 있다. 결국 집안의 만류로 집안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 지금은 각자 짝을 만나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  아 사촌끼리 저럴 수도 있구나 하는 어린 시절의 충격이 잘 가셔지지 않았다. 그런데 신회에도 나오는 이야기 였네.

 

45 뷔블리스는, 깨어 있을 때면 곧잘 자기도 인정하기 부끄러울만큼 탐욕스러운 상상을 하고는 했다. : 우리도 다 하는 상상이다. ? 아닌가? 나만 하는가? ㅎ

 

47 하늘에는 하늘의 법도가 따로 있다고 하실 테지요만, 하늘에 하늘의 법도 따로 있고 땅에 땅의 법도가 따로 있다면, 하늘의 법도로 인간을 다스리시려 하시는 것에 장차 무슨 뜻이 있겠습니까? 하오나 바라건대 이 금단의 욕망을 저에게 떠나게 하소서.

 

47 내가 어떻게 이런 것을 다 알고 있지? 내가 왜 이런 예를 들고 있는 것이지? 내가 대체 어쩌려는 것이지? 안된다. 안된다. 이런 부정한 생각은 안된다. 내 사랑은 오라비에 대한 누이의 사랑을 넘어서는 안된다. :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끊임없이 내 마음에서 갈등하는 상태를 잘 그리고 있다. 우리도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기 전에 마음에서 싸움이 일어남을 종종 경험하곤 하지...(내면의 Self 대화)

 

49 우리 세대에 어울리는 사랑은, 점잔을 빼는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는, 풍속이 허락하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저, 만사를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전능하신 신들이 보이신 본을 옳은 것으로 믿고 따르면 되는 것입니다. 엄하신 아버지도, 세간의 소문에 대한 두려움도, 가문의 명예도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달콤한 금단의 사랑을 남매라는 이름으로 가리면 되는 것입니다.

 

50 서판은 뷔블리스의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이 불길한 징조가 뷔블리스를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뷔블리스는, 이런 징조에서 마음을 쓰지 않고 시종에게 서판을 보냈다. : 우리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거의 징조를 경험하곤 한다. 그러나 그 선택이 간절하면 간절할 수록 직시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때로 이런 불길한 징조가 있을지라도 무시하고 넘어가 결국엔 불행한 종말을 맞이 하는 것이다.

 

51 “내가 이렇게 조롱을 당해도 싸지. 어쩌자고 내 상처 난 가슴을 그에게 내보였던가! 어쩌자고 가만히 속으로 앓아야 할 내 가슴의 병을 이다지도 경솔하게 사연으로 적어 보냈더란 말이냐? 먼저 내 속을 드러내고 거절 당해도 손해가지 않을 방법으로 그의 의중을 떠보았어야 했던 것을…. 먼저 돛으로 바람을 떠보고 바다로 나섰어야 하는 것을. 바람을 떠보지도 않고 돛을 올리고 바다로 나섰다가 배가 돌섬을 받고 난파하는 바람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만 것이 내 신세로구나.” : 전략 없이 일을 할 때 결국엔 실패라는 것을 우린 받게 된다. 실패한 후 돌이켜 보니 속을 내 보이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즉 순서를 뒤바꿔 일 처리한 것에 대한 처절한 후회를 보이고 있음.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 처럼 순결하라는 성경 말씀이 떠오른다.

 

51-1 돌이킬 수 없는 이 실수를 어쩔이거나 내가 서판을 시종에게 건네줄 때 서판이 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진 것은 내 사랑을 드러내지 말라는 계시였거늘. 서판이 떨어진 것은 내 희망도 그렇게 무참하게 깨어질 것을 미리 알리는 계시였던 것을. 편지를 보내는 날짜를 바꾸든지, 편지를 보내는 계획 자체를 바꾸어야 했다. 어쩌자고 하필이면 이 날에 이 편지를 보내었을꼬 신들은 나에게 이런 일이 있을 것임을 경고했는데도 나는 제 정신이 아니어서 이를 알아보지 못했구나.

 

51-52 아니다 나는 편지를 보내는 대신 오라버니를 직접 만나 내 마음을 열어 보냈어야 했다. 오라버니에게, 내 눈물과 사랑이 담긴 얼굴을 보여주었더라면, 나는 편지가 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뜻을 전할 수 있었을 게다.

 

52 어쩌면 내가 보낸 심부름꾼이 실수를 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오라버니에게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접근하는 시각을 제대로 고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읽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은데 불쑥 편지를 내민 것인지도 모른다. ...그 가슴이 목석일 리가 없다. 내 숨이 붙어 있는 한, 나서서 이 사랑을 이루고야 말겠다.

 

53 첫 번째 시도를 후회하면서도 뷔블리스는 두 번째 시도를 표기하려 하지 않았다. 절도라는 미덕은 이미 뷔블리스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뷔블리스는 거절당할 줄을 알면서도 다시 도전하려는 것이었다.

 

53-1 뷔블리스가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 카우노스는, 그냥 그대로 있으면 부끄러운일을 당하리라고 생각하고는 고향을 떠나 타향 땅에다 새 나라를 세웠다.

 

54 요정들은 끊임 없이 흘러내리는 뷔블리스를 위해 땅을 파서 눈물길을 내어주었다고 한다. 이름이 이 처녀의 이름과 같은 뷔블리스 샘은 지금도 그 산자락의 계곡 감탕나무 그늘에 있다고 한다.

 

59 너 자신도 속이지 말고, 남들도 속이지 말고, 네가 무엇으로 태어났는지 잘 생각해 보아라.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보고, 여자인 네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사랑하여라. 사랑에의 욕망을 낳고 이 욕망을 살찌우는 것은 바로 희망이다.

 

60 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은 오직 자연뿐이다. 그러나 이 자연을 누를 자는 이 세상에 없다.

 

61 말을 마친 텔레투사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이 때 여신이 텔레투사의 말을 들었다는 표적으로 신전을 흔든 것 같았다. 아니, 여신은 정말로 신전을 흔들었던 것이다. 이어서 신전의 문도 일제히 흔들렸다. 여신의 이마에 달린 초승달 꼴의 장식이 달처럼 빛나면서 신성한 악기가 울렸다. 여신이 자기네 모녀를 도울 것이라는 확신은 얻지 못했으나, 좋은 징조를 보았는지라 모녀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신전을 나올 수 있었다.

 

제 10부 :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65 이 무서운 땅의 권능에 기대어, 이 끝없는 혼돈, 이 넓은 땅을 감도는 침묵의 권능에 기대어 소원합니다. ...운명의 실을 다시 이어주십시오. ...저희들은 모두 이곳으로 오고 있으며 이곳은 저희들 최후의 안식처입니다.

 

67 아내가 혹시나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던 오르페우스는 근심과 걱정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뒤를 돌아다보고 말았다. 그 순간 에우뤼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떨어졌다.

 

68 에우뤼디케는 남편에게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하기야 그 같이 극진한 사랑을 받았는데 불평할 까닭이 어디에 있었겠는가! : 채워진 사랑은 불평할 일이 없다. 늘 부족하고 무엇인가 모자란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불평 불만을 한다.

 

69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두 번 잃은 후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어른이 되기까지의 인생의 봄과 갓 핀 인생의 꽃을 사랑한 것이었다.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습을 맨 처음으로 전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남자들의 동성애를 말 하는 듯하다.

 

72 네가 남을 위하여 슬퍼하고,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이웃의 벗이 되고자 하니 나 또한 너를 위하여 슬퍼하리라.

 

73 이 소년을 사랑하게 되자 대신은 당신의 본모습으로는 사랑을 이루기가 어려우리라는 것을 알고 다른 모습을 빌릴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신은 새의 모습을 빌리기로 했다. 새의 모습을 빌리되 대신의 벼락을 나를 수 있는 새 (독수리)의 모습을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74 늘 함께 다니다보니 이 소년에 대한 아폴로 신의 사랑도 나날이 깊어갔다.

 

75-6 젊은 스파르타 인 휘아킨토스는 빨리 제 차례를 잡아 원반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에서 땅에 채 떨어지기도 전에 그 원반을 주우러 달려갔다. 그러나 원반은 굳은 땅에 떨어지자마자 공중으로 되튀어오르면서 휘아킨토스의 얼굴을 때렸다.

 

76 생각 같아서는 너를 살리고 내가 대신 죽고 싶구나. 대신 죽을 수 없으니 함께 죽고 싶구나. 그러나 나는 신인지라 운명의 법에 매여 죽을 수가 없다. 나는 살아 있고, 너는 죽었으나 너는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것이다.

 

80 퓌그말리온은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한 솜씨로 만든, 눈같이 흰 여인의 상아상과 함께 살았다. 퓌그말리온이 만든 이 상아상의 여인은 세상의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랬겠지만 퓌그말리온은 자기 손으로 만든 이 상아상의 여인을 사랑했다. 이 상아상은 상아 있는 여인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이 상아상은 언제 보아도 살아 있는 것 같았고, 언제 보아도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았다.

 

81 베누스 여신은 참 뜻을 알아차리고, 그 기도를 알아들었다는 표적으로 불길이 세 번 하늘로 치솟게 했다.

 

84 아비를 미워하는 것도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데 뮈라는 아비를 미워한 것 이상으로 무거운, 아비를 사랑하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었다.

 

85 저는 제가 왜 이런 삿된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바라건데 저에게서 이 금단의 욕망을 거두어 가소서. ...키뉘라스 왕에 대한 저의 사랑이, 저의 맹목적인 사랑이 저를 이 곳에 있게 하고 그분을 우러러뵙게 하며, 그분께 말을 걸게 하고, 그분의 옥체에 손을 대게 하고 , 그분의 입맞춤을 용납하게 합니다.

 

86 이 죄에서 놓여날 수 있을 때, 아직은 죄를 짓지 않았을 때, 마음에서 사악한 생각을 비우고, 전지전능한 자연의 법을 어기는 길에서 물러 서거라. 너는 사악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나 네 처지로 보아 이는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87 산 사람들은 모두 근심과 걱정의 짐을 벗어 놓고 잠이 든 한 밤이었다. 그러나 뮈라만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끌 길 없는 정염의 불길에 시달리고 있었다. 뮈라는 자기의 욕망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느끼고 몹시 당혹해했다.

 

93 하늘에는 회개하는 인간의 기도를 듣는 신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95 세월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가는 법이다. 그리고 세월만큼 빠른 것도 없다.

 

97 도망치는 짐승을 보거든 용기를 내어 쫓아도 좋다. 그러나 네가 사냥하려는 짐승이 너와 용기를 겨루려 하거든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짐승과 겨루는 것은 위험하다. 너로 인하여 고통 받는 것이 나라는 것에 유념하고 겁 없이 대들지 말기 바란다. 자연이 너와 대적할 무기를 내린 짐승은 도발하지 말아라. 공연히 도발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명예에 대한 네 욕심 값을 나는 근심으로 치러야 한다.

 

98 “먼저 나와 달음박질 겨루기에서 나를 이기지 못하면 절대로 내 지아비가 될 수 없습니다. 나와 겨룹시다. 겨루어 나를 이기면 그 상으로 나를 신부로 맞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지면 그때는 목숨을 받겠습니다. 자신 있는 분이 있거든 이 조건 아래서 겨루어봅시다.”

 

99 나라고 이 겨루기에다 내 행운을 걸지 못하라는 법은 없지. 신들께서는 용기 있는 자들 편에 서신다니까

 

101 그렇다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저 청년의 외모가 아니라 저 청년의 젊음이다. 게다가 저 청년에게는 용기도 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도 있다. 과연 해신의 자손답구나.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청년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다....이미 내 앞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죽었는데? 저 청년의 걱정은 저 청년이 해야지 왜 내가 한다지?

 

102 아탈란테는 사랑에는 경험이 없는 처녀였어. 하지만 아탈란테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지. 물론 자기에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어, 알지 못하면서도 아탈란테는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야.

 

103 아탈란테는 달리기는 달리는데 억지로 달리는 것 같았어. : 이미 몸은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청년(히포메네스) 에게로 마음이 가지 않는 한 씽씽 거리고 달리지 않겠는가? 참 마음보다도 몸이 나의 변화를 알아 내는데 충실하다.

 

103-1 그러나 아탈란테는 곧 속력을 내어 쳐졌던 거리를 만회하고 다시 히포메네스를 앞지르더구나.

 

104 히포메네스가 나에게 감사 표시로 제물을 바쳤어야 마땅하지 않겠느냐. 그런데도 이 지각 없는 것은 나에게 제물을 바치기는 커녕 그 명예를 내게 돌리는 데도 인색했다.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무시당한데 대해 몹시 화가 났던 나는 이것들에게 본때를 보여 장차 나를 대하는 인간들에게 교훈을 남기고자 했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치기로 했던 것이다.

 

제 11부 :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111 오르페우스의 숨결은 바위의 마음을 움직이던 그 입, 들짐승의 마음도 누그러뜨리던 그 입을 통해 빠져나가 바람 속으로 흩어졌다.

 

111-1 그의 머리와 수금이 강위를 떠가면서 나직한 가락을 지어내었고 강둑은 그 노래를 듣고 눈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112 오르페우스의 망령은 지하의 저승 땅으로 갔다. 오르페우스의 눈에 저승 땅은 낯익었다. 오르페우스는 지복의 들판을 뒤져 에우뤼디케를 찾아 그 품에 껴안았다. 이들은 나란히 이 지복의 들판을 거닐었다. 여기에서는 오르페우스가 이따금씩 뒤따라오는 에우뤼디케를 뒤돌아보아도 이를 시비하는 자가 없었다.

 

115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먹을 수가 없었다. 목이 타는데도 아무것도 마실 수가 없었다. 그는 황금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116 미다스 왕은 부귀를 마다하고 산이나 숲에 정을 붙였다. 그는 황금에 신물이 난 참이라 황금 대신 산속 동굴에 사는 판을 섬겼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한번 당하고도 또 한번 당하게 되니, 어리석어도 크게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117-8 그 자리에 나와 있던 청중들도 모두 이 점잖은 산신의 판정에 동의했다. 그러나 미다스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심판의 판정에 항변했다. 델로스의 신 아폴로는 이같이 어리석은 자의 귀가 여느 인간의 귀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공정하지 못하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래서 신은 이 미다스의 귀를 잡아 늘이고는 그 안에 털이 소복이 자라게 한 다음, 미다스의 머리에 달린 채로 이쪽저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게 만들었다. 단지 귀 모양만 바꾼 것이었다.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와 비슷했다.

 

119 상당한 사례를 약속 받은 다음에 이 프뤼기아의 군주를 위하여 성을 쌓아 주었다. 그러나 축성이 끝났는데도 왕은 사례는 커녕 자기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었다. “ 오냐, 그러하냐? 너 어디 두고 보자! ”

 

122 신들의 도우심을 입지 않았더라면 그대가 어찌 날 이길 수 있었으랴

 

131 이 바람은 땅이고 바다고 저희들 마음대로 한답니다. 바람은 모르는 사람에게는 무섭지 않을지 모르지만 잘 아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무서운 것이랍니다.

 

132 하루를 떨어져 있어도 우리에게는 너무 긴 시간 일 것이네만 내 아버지에 맹세코 운명의 여신들이 허락하는 한 달이 두 번 찼다가 지기 전에 돌아 오겠네.

 

138 만물을 쉬게 하시는 잠의 신이시여, 신들 가운데서도 가장 평화로운 신이시여. 산 것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하시고 산 것들의 마음을 근심으로부터 구하시는 신이시여, 산 것들의 모양을 고스란히 흉내낼 수 있는 꿈을 보내소서.

 

142 저를 버리고 떠나지 마시라고 한 것은 맞바람이 치는 곳으로 가시지 못하게 한 것은 이 때문이었답니다. 그대가 이렇게 될 줄 알고 두려워서 한사코 말렸던 거랍니다, 그대가 어쩌면 그런 일을 당하실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저를 데려가 달라고 했던거랍니다. 데려가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 아내의 두려움이 남편을 삼켰는지도 모르겠다.

 

144 신들이 이 둘을 가엾게 보고 둘의 몸을 변신시킴. 둘의 사랑도 그때까지 유효했다. 날개를 얻었는데도 혼인의 서약은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알퀴오네는 바다 위에다 지은 둥지에서 이레동안 알을 품었다. 이 동안은 바다도 잠잠했다. 아기들의 외조부가 되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가 외손자들을 위해 바람을 재웠기 때문이었다.

 

제 12부 : 트로이 전쟁 외

 

152 이 세상의 한가운데, 말하자면 땅과 하늘과 바다 한가운데 이 땅과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내려다보이고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이곳에 소문의 여신인 파마가 살고 있다. 파마가 거하는 처소는 산꼭대기에 있다. 이 집의 문은 밤낮을 불문하고 늘 열려있다. 이 집에는 문이 수천 개가 있는데 이 많은 문이 다 항상 열려 있는 것이다. 그래야 사방의 소리문이 잘 드나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침묵과 고요라는 것은 이 집 안에 없다. 고함소리 같은 것도 없다. 그저 시끌시끌,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있을 뿐이다.

 

152-1 이 집에는 <경거망동> 생각이 깊지 못한 <실수연발>, 터무니없는 <기쁨>, 소심한 <공포>, 당돌한 <선동>,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속삭임>이 식객으로 붙어산다.

 

164 도망치지 말게. 자네는 절대로 여기에서 죽지 않아.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쏘는 화살의 과녁이 되어야 하니까

 

167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말이네 보는 눈에 따라서 그 기준이 달라.

 

178 수 많은 트로이아 영웅들을 이겨내었던 저 유명한 영웅 아킬레오스는 이렇게 해서, 그리스 땅에서 남의 아내를 꼬드겨온 비겁한 자의 손에 죽었다. 아킬레오스는 자신이 여자만도 못한, 파리스 같은 자의 손에 죽으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을 터였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아킬레오스는 차라리 아마존의 도끼에 맞아 죽는 편을 택했으리라.

 

179 살아 있을 때 범 같은 장수였던 아킬레오스도 재가 되었을 때는 항아리 하나도 채우지 못했다.

 

180 이 문제의 결정권을 쥔 탄탈로스의 자손 아가멤논은 그리스 장수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이 문제를 중의에 따라 심판하게 함으로써 자기 몫의 짐을 벗었다.

 

제 13부 : 유민의 시대 (아킬레오스의 유품을 두고 아이아스와 오뒤세우스의 격론이 벌어지는 장면임)

 

182 오뒤세우스가 왜 도망쳤을까요? 오뒤세우스는 무기로 하는 싸움보다 말로 하는 싸움을더 좋아 하기 때문입니다.

오뒤세우스의 공을 증언 할 수 있는 것은 어둠뿐입니다.

 

184 아킬레오스의 유품은 내 사촌의 유품인 것입니다. 사기와 협잡의 명수인 오디세우스여, 우리 집안과는 아무 인연도 없는 그대가 왜 이 아이아코스 집안 일에 뛰어들어 아킬레오스 유품의 소유권을 주장 하는 것이오?

 

187 하늘에 계신 신들은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그래서 남에게 도움을 베풀기를 거절한 오뒤세우스에게 남에게 도움을 청할 일이 생기게 했던 것입니다 : 주는대로 받는다? 뿌린 대로 거둔다?

 

187 내가 그대를 위험에서 구해내었더니, 부상으로 몸도 못 가눌 것 같던 그대는 언제 부상을 입었더냐는 듯이 쏜살같이 달아났지요.

 

190 이런 이야기를 해 보아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행동으로 누가 유품의 임자가 되어야 하는지 보여 주기로 합시다. 이 영웅의 유품을 적진에다 던져두고 우리 둘을 보내어 이를 찾아오게 해 주십시오. 이로써 찾아오는 사람을 임자로 정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190-91 이윽고 오뒤세우스가 일어났다. 오디세우스는 한동안 바닥을 내려다 보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장수들을 바라보면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역시 스피치를 잘 하는 사람답게 기다리던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여는 타이밍을 포착함.

 

191 그는 웅변조로 말했다. 웅변하는 솜씨는 우아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탁월했다.

......오디세우스는 눈물 닦는 시늉을 하고 말을 이었다. : 오디세우스는 청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이미 탁월한 청중의 감성을 요리 할 수 있는 웅변가였다.

 

191-1 나에게 대하여 터무니 없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내가 지혜로써 여러분을 자주 이롭게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지닌 재주를 써서 제 주장을 펴야 하는 것이니까요.

 

193 우리 가문을 보고 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용기로써 이루어낸 업적으로 평가해 주시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단지 우리들이 이룬 업적만이 오직 업적만이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 청중들에게 나와 아이아스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면 좋을지 가이드 라인을 정해 주고 있는 부분도 탁월한 웅변가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지금이야 가이드 라인이 정해진 상태에서 대결을 펼치지만 이런 대결의 상황에서는 청중들에게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신속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표를 모는 쪽으로 작용된다는 것을 영리한 오디세우스는 알고 있었다.

 

195 저 유명한 적장 헥토르는 내가 우리 연합군에 합류시킨 아킬레오스의 손에 죽었으니 곧 나로 인하여 죽은 것입니다. 나는 아킬레오스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지라는 무기를 쓴 나의 공로를 셈하여 아킬레오스의 무기를 나에게 줄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나는 그가 살아 있을 때 그에게 무기를 베풀었습니다. 이제 그가 세상을 떠났으니 그 무기는 내 것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 아이아스는 연설 초반에 자신은 몸으로 싸움을 하는 사람이고 오디세우스는 말로만 싸움을 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며 오디세우스는 마치 전쟁에서 별로 공헌하지 않은 이미지를 청중에게 각인시킨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아이아스가 자신의 약점처럼 이야기 하는 그 말 잘 하는 재주를 기지와 지혜로 풀어내며 청중들의 호응을 얻어 내고자 하는 말을 한다. 그 말에는 논리가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감성을 함께 자극하는 스피치를 구사 한다는 점이 놀랍다. 생전에 무기를 아킬레오스에게 베풀었기 때문에 아킬레오스 사후에 자기 자신에게 전리품이 돌아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있는 이유를 들어 이야기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196 처녀의 어머니를 설득하는 일을 맡은 것도 나였습니다.

 

197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혹은 힘을 써서 머리를 써서 내가 한 일은, 일일이 열거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나더러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시오. 그러면 내가 대답하리라. ...우군을 매복했고, 기나긴 소강 상태를 견딜 수 있도록 군사들을 격려했고, 병참을 조달 하는 방법과 무기다루는 방법을 가르쳤으며, 우군이 나를 필요로 할 때는 사자로서 적진을 드나들었소. : 오디세우스는 전쟁터에서도 그의 말 잘하는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오랜 시간 견뎌낸 이야기를 한다. 그의 역할은 설득하고, 격려하고, 사자로 적진을 드나들며 전략을 짜는 전쟁 기획능력과 언변능력을 발휘햇던 것 같다.

 

198 나는 서글픔을 견디지 못해 고함을 지르면서, 앞서가는 자들 앞을 가로막고 승선하려는자들을 돌려 세웠소. 나는 분연히 일어나 적이 무서워 도망치듯이 철군의 무리에 합류하려던 내 전우들을 꾸짖어 잃엇던 용기를 되찾게 해 주었습니다. ...내가 도망치는 이들을 돌려 세웠으니까요.

 

201 나는 남의 공을 낮추어 보려고나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아이아스는 마땅히 자기가 혼자서 세웠다고 하는 공을 여러분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아이아스는 공을 혼자 가지려하고 오디세이 자신은 그 공을 여러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설득하는 장면이 청중을 흔들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중의 마음을 자신에게 오게 하는 방법을 오디세이는 알고 있었다. )

 

202 그러니까 아이아스는 그 의미와 가치를 알지도 못하는 아킬레오스의 유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203 나는 나 자신의 과오를 변명하는데 실패할 망정 , 저 위대한 영웅이 나와 함께 매도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나 오디세이우스는 아킬레오스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습니다만, 아이오스는 이 오디세우스의 가면을 벗기지 못했습니다.

 

206 무기로 싸우는 자에게만 공이 있고, 머리로 싸우는 자에게는 공이 없는 것은 아니오. 따라서, 상은 무기로 싸워 공을 세운 사람에게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오.

206-1 아이아스여, 우리가 싸움에서 이기자면 그대의 오른팔이 필요하오, 그러나 그대에게는 그대의 갈 길을 일러줄 내가 필요하오. 그대에게 힘은 있되 지혜가 없소. 나는 오래전부터 지혜로운 사람으로 불리던 사람이오. 그대는 싸울 수 있는 사람이오만 나와 상의한 연후에야 싸울 때를 정하오. 그대는 그대의 몸으로만 그리스 군을 섬기지만 나는 온몸과 온 마음으로 그리스 군을 섬기오, 키잡이는 노잡이 보다 나은 법이고 장수는 졸병보다 귀한 법이오. ....나의 지력은 나의 체력보다 윗길인데, 내 힘은 바로 이 지력에서 나오는 것이오, : 이 엄청난 세월을 뛰어 넘은 나에게도 감동이 오는데, 당시 이 연설을 들은 군사들이 오디세우스의 손을 들어 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의 강점 약점 아이아스의 강점과 단점을 일일이 열거하며 상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이다. 명 연설은 이렇게 완성되어 지는 것이다.

 

207 웅변의 힘은 과연 위대했다. 영웅 아킬레오스의 유품인 무기는 이 웅변가인 오뒤세우스의 차지가 되었으니까....

 

207-1 아이아스는 분노로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슬픔과 분노가, 어느 누구도 정복하지 못하던 아이아스를 정복한 것이다.

 

210 트로이아의 공주인 아름다운 <카산드라>는 아폴로의 총애를 받고 예언하는 능력을 얻었으나 끝내 몸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폴로로부터 남을 설득하는 능력을 빼앗겼다. 따라서, 카산드라의 예언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카산드라가 오랜 전부터 트로이아 전쟁을 예언했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211 돈이라는 것은 성한 사람도 유혹하는 법인데 마음이 맑지 못한 사람을 그대로 둘 까닭이 없다. 토르이아가 패망하자 사악한 트라키아 왕은 칼을 들어 제 품안으로 들어와 있는 트로이아 왕자의 목을 따버리고는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요량으로 시체를 바다에 던져 버렸다.

 

212 “빨리 나를 찔러 내 고귀한 피를 보아라. 몸을 사리지는 않겠다. 내 목을 찔러도 좋고 내 가슴을 찔러도 좋다. 이 폴뤽세나는 마침 남의 노예로서는 죽지 않겠다고 생각하던 참이다. 그러나 너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식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신의 분노는 없다고 하는 사실이다.

 

213 내 말에 일리가 있거든 나는 처녀의 몸이니 내 주검에는 남정네의 손길이 닿지 않게 해 주기 바란다. 바라건데 자유인 처녀의 몸으로 스틱스의 땅으로 내려가게 해 주기 바란다. 나를 죽여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말하겠다. 노예인을 죽이는 것 보다야 자유인을 죽이면 더 낫지 않겠는가.”

 

213-1 폴뤽세나는 무릎을 꺾고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폴뤽세나의 표정만은 끝까지 평온했다. 심지어는 쓰러지면서도 가슴을 열어젖힌 채로 죽을까봐 옷깃을 여몄을 만큼 끝내 요조숙녀의 품위를 지켜내었다.

 

216 그러나 헤쿠바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슬픔과 고통이 목구멍을 막고, 눈물을 말려버린 것이다.

 

216-1 표정이 굳어 지는 것으로 보아 복수를 결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216-2 헤쿠바는 왕에게 매달려 손가락을 왕의 두 눈에다 찔러넣고는 눈알 두 개를 한꺼번에 뽑아버렸다. 헤쿠바가 이럴 수 있었던 것은 분노가 헤쿠바에게 기이한 힘을 샘솟게 했기 때문이었다. :의식혁명에서 호킨스 박사는 분노를 150으로 규정했는데 이 의식의 힘은 꽤 높은 수치였다. 물론 긍정의 힘은 아니지만 그래서 그 때 그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 같다. 분노라는 힘이 쎄서 폭력으로 연결 지어질 땐 사회적으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주변에 보면 분노로 공부하고 분노로 기업하고 분노로 일하는 사람을 보는데, 이들은 진정한 성공을 하기도 어렵고 어렵게 성공했을 때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219 제 자식에게도 영광을 좀 나누어 주시어 상처입은 어미의 마음을 달래주십시오, 그러면 제 마음에 위로가 되겠습니다.

 

220 이 아우로라는 온 세상에다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눈물(새벽이슬)을 뿌리고 있다.

 

222 사람의 팔자 시간문제라더니 지금은 무자식 신세가 되었습니다.

 

228 저에게 우시는 사연을 들려주십시오. 저를 믿으시고, 그렇게 슬퍼하시는 사연을 숨기지 말아주십시오.

 

231 그대가 내게서 달아나는 것은 나를 모르기 때문. 그대가 나를 알면 달아난 것을 후회하리라. 그대가 나를 알면 낭비한 시간을 아까워하고 그대가 나를 알면 내 품에 안기기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 미녀와 야수의 모티브인가?

 

 

제 14부 : 로물로스와 레무스 외

241 처녀에 대한 이 사랑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처녀에게 죄가 있으니..: 치사한 글라우코스

 

242 “그런 여자를 두고 가슴을 앓기 보다는 그대를 원하고 그대를 따르고자 하는 여성, 그대가 사랑하는 만큼 그대를 사랑하는 여성을 찾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대는 남의 짝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분이니까요. 그대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랑을 던질 생각이 있거든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세요.” 자기 자신에 대한 의혹과 우유부단한 태도를 버리요. 자기 자신의 외모에 자신을 가지세요. 그대 마음 먹기에 따라 나는 그대의 것이 될 수 있고 그대는 내 것이 될 수 있답니다.

 

244 후일 스퀼라는 오디세우스의 배를 난파시키고 수많은 이카타 용사들을 죽임으로써 키르케에게 복수했다.

 

248 그대가 쌓은 미덕의 앞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263 “곧 이를 후회하게 될 것이다. 사랑의 상처를 입은 여자의 원한이 얼마나 깊고 무서운가를 알게 될 테니. 이제 그대는 카넨스에게로 돌아갈 수 없을 게다.”

 

266 티탄의딸인 키르케는 우리가 견뎌야 할 험하디 험한 뱃길과, 무서운 바다 이야기를 수도 없이 했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런 항해가 두려웠네. 그래서 배가 여기에 닿자 아주 여기에 주저앉고 만 것이네.

 

269 두려움은 인간을 허약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러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오히려 그 역경을 짓밟을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이 역경을 밟을 수 있을 때, 우리 앞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84 자 요정 아가씨, 이 이야기를 마음 속에 따담고, 남의 사랑은 본 척도 않는 그 오만한 마음을 버리세요. 버리시고 그대를 사랑하는 분에게 사랑으로 화답하세요. 그래 복을 지으면 봄서리는 그대 과수원의 열매눈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고, 여름의 태풍은 그대 과수원의 꽃을 날리지 않을 거예요.

 

286 신들의 세계에서는 한 신이 한 일을 다른 신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제 15부 : 카에사르의 승천 외

 

291 박식한 누마는 사비니 족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해박한 지식을 구사하여 보다 심원한 우주의 본질에까지 파고들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피타고라스

 

295 그는 심오한 사상으로 인간 세계에서는 아득히 먼 신들에게 다가갔으며 자연이 인간에게는 베풀지 않았던 그 나름의 독특한 심안으로 사물을 볼 수 있었다. 희대의 천재성과 지칠 줄 모르는 탐구의 열정으로 사물의 본질과 원리를 인식한 그는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그는 제자들에게 우주의 기원, 만물의 근원, 자연의 정체, 신들의 속성,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까닭, 번개와 천둥의 정체, 이 번개 및 천둥과 유피테르와의 관계, 천둥과 바람이 구름을 찢는 소리와의 관계, 별들의 운행에 관한 법칙, 지진이 일어나는 까닭,....(중략) 처음으로 육식을 금해야 한다고 가르친 사람도 그였고,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295 수는 만물의 근본 원리며 침묵을 사랑하고 살생을 삼갈 것을 가르친 그는 제자들에게 질문을 용납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비디우스는 이 퓌타고라스의 철학, 특히 영혼 윤회설에 관한 가르침을 장황하게 소개함으로써 이 변신이야기의 철학적 기초를 돋보이게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296 우리 몸을 살찌우기 위해, 우리의 탐욕스런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동물의 살을 먹다니 이 어찌 사악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른 동물을 죽이지 않고는 탐옥스러운 배를 채울 수 없다는 말인가요?

 

297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누군가가 고기를 그 탐욕스러운 목구멍으로 삼키는 사자를 보고는 이를 부러워하고 나쁜 전례를 만들면서 인간은 죄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299 육체라는 것은 화장단에서 재로 화하건, 땅 속에서 오랜 세월 썩어 없어지건, 한 번 없어지면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혼은 영원합니다. 이 영혼이라는 것은 원래 있던 곳을 떠나면 다른 집들 찾아 들어가 거기에 다시 거합니다.

 

300 모든 것을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 안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

 

300-1 그대들에게 경고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음식으로 삼음으로써 인간이라는 고귀한 지위를 더럽히지 마십시오.

 

300-2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드러난 것은 단지 찰나적인 형상으로 존재하는 것일 뿐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항상 흐릅니다. 강처럼 흐릅니다. 강물에, 어디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이 있던가요? 물결은 다른 물결에 밀립니다. 그 다른 물결은 또 다른 물결에 밀리면서 앞에 있는 물결을 밀어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물결은 밀고 밀리면서 흐르는 것입니다.

 

301 앞에 있던 것은 뒤로 처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 옵니다. 그래서 시시각각으로 자리바꿈을 하는 것입니다. 밤이 끝나고 아침이 시작되면, 빛나는 아침 햇살이 밤의 어둠을 이어받는 것을 아시지요. 만물이 깊이 잠든 한밤의 하늘 색깔과, 새벽별이 나타날 때의 하늘 색깔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301-302 네 계절이 차례로 바뀌는 것을 눈여겨보셨습니까? 이 네 계절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합니다. 초봄은, 유아기와 같아서 부드럽고 따사롭습니다. 아직은 튼튼하지도 곧지도 못하지만, 초봄의 밭에서 자라는 곡물은 농부들의 가슴을 희망으로 채워줍니다. 식물이라는 식물은 다 꽃을 피우고, 기름진 땅은 색색의 꽃을 안고 봄을 노래하지만, 나뭇잎에는 아직 힘이 없습니다. 봄이 자라 여름으로 접어들면 계절은 젊은이를 연상시키게 됩니다. 일년 중에 이때만큼 튼튼한 계절, 풍부한 계절, 뜨거운 계절, 작열하는 계절은 없습니다. 청춘의 시절이 끝나면 가을이 계절을 이어받습니다. 가을은 풍요와 성숙의 계절입니다. 청춘기와 노년기 사이에 드는 계절,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계절입니다. 이어서 노년의 겨울의 추위에 떨면서,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옵니다. 머리가 빠지거나 백발이 된 모습을 하고 다가옵니다.이와같이 우리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내일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 혹은 우리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어머니 태 속에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인간이 될 것이라는 약속만을 받은, 씨앗 같은 상태로 말이지요. 자연은 참으로 섬세한 손길로 이 씨앗을 하나의 형상으로 빚어냅니다.

 

303 처음의 모양대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조화는 끊임없이 이 물건으로 저 물건을 지어냅니다. 내 말을 믿으십시오. 이 우주에 소멸되는 것은 없습니다. 변할 뿐입니다. 새로운 형상을 취할 뿐입니다. ‘태어남’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상이 원래의 형상을 버리고 새 형상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죽음’ 이라는 말은 그 형상대로 있기를 그만둔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변하여 저것이 되고 저것이 변하여 이것이 될지언정 그 합은 변하지 않습니다.

 

304 나는 같은 형상을 영원히 그대로 간직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시대도 황금의 시대에서 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땅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다였던 곳에서 땅이 솟아오르는 것도 보았습니다.

 

311 나라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이 흐를 수록 강대해져 가는 나라도 있고, 쇠퇴의 길을 걷는 나라도 있습니다.

 

313 하늘과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합니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합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 달린 우리의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잇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습니다.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 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지위를 불명예스럽게 하거나 튀에스테스식 식사로 위르이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맙시다.

 

314 소에게는 쟁기나 끌게 하십시오. 그러다 나이를 먹어 죽게 되면 그 죽음을 슬퍼해 주십시오. ....해로운 짐승은 죽이되 죽이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그 고기가 우리 입으로 들어가게 하지는 마십시오, 거친 음식으로 만족하십시오, 그는 이렇게 가르쳤으나 사람들은 그의 귀한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333 “베누스여, 네가 네 마음대로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여신들 뜻을 거스르려 하느냐? 운명의 세 자매 여신의 집으로 가서 네가 확인해 보아라. 거기에는 동판과 철판으로 된 운명의 서가 있다. 이 운명의 서는 벼락도 번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져도 끄덕 않을 이 운명의 서를 네가 어쩌려느냐?” ....네가 관심하는 카에사르는 운명의 서에 기록된 삶을 다 살았다.

 

336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336-1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저자에 대하여

오비디우스 [Publius Ovidius Nas, BC 43.3.20 ~ AD 17]

고대로마의 시인.

국적 : 고대 로마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중부 이탈리아의 술모나

주요저서 : <변신이야기 Metamo>

 

오비디우스가 살던 시대 로마는 아우구스투스에 의한 천하통일로 평화와 번영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비디우스는 고대 로마 시인으로 이탈리아 중부 술모 출생이다

그는 공부하기 위해 형과 함께 어려서부터 로마에서 지냈고 법률과 수사학(修辭學)을 배웠다.

그는 여기에서 우수한 수사학자들에 대해서 배웠는데 특히 화려한 기교를 가졌다고 알려진 아우렐리우스 푸스쿠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의 시에 대한 재질은 두드러졌는데 훗날의 사람들에 의하면 의회나 법정에서 할 연설문을 쓰려 해도 <말은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식의 출세를 바라는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계속 공부하기 위해 아테네로 유학했다. 돌아오는 길에 젊은 시인 아이밀리우스 마케르와 함께 소아시아에서 시칠리아섬에 이르는 긴 여행을 하였다. 오비디우스에 나오는 시칠리아에 대한 이야기도 아마 이 때 여행한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지 않았나 싶다.

 

귀국 후 예정대로 법조계에 들어가 공직에 있었으나 이러한 딱딱한 직업은 원래 성미에 맞지 않아서 금방 관리직을 그만둔다. 시인들의 모임에 참가하여 그 지도적 위치에 있던 티불루스를 비롯한 많은 시인들과 사귀었고 화려한 사교계에도 드나들었다.

 

그의 시작(詩作) 활동은 먼저 당시 유행하던 비가풍의 연애시 분야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사랑의 노래(Amores)》가 출세작이 되었다. 이어 신화·전설로 유명한 여주인공들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기발한 양식으로 여성의 연애심리를 그린 《헤로이데스》로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그 뒤에 쓴, 그의 연애시의 대표작인 《아르스 아마토리아》는 그의 명성을 높였지만 풍기를 문란케 한 책이라 하여 일부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런 장르의 책에는 이 밖에도 《여자의 화장법》, 《아르스 아마토리아》의 속편에 해당하는 《사랑치료법》 등이 있다. 그 뒤 연애시와 결별하고 장편서사시 제작에 몰두하여 대작 《변신》 15권을 거의 완성했고, 또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헌정할 예정으로 로마에서 전승되던 이야기와 종교행사를 제재로 한 《제력(祭曆)》을 쓰던 중인 AD 8년, 갑자기 황제로부터 흑해 연안의 토미스(지금의 루마니아 콘스탄차)로 추방당하였다. 이유는 엄격한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정책에 위배되는 작품을 발표하고 그의 외동딸과 외손녀 두 율리아와 어울린 까닭이었다. 이 곳에서 변신이야기를 집필한다.

 

수도 로마에서 화려한 사교계와 안락에 젖어 있던 그에게는 추방지에서의 생활은 매우 비참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되풀이된 탄원도 보람 없이 10년 동안 이곳에서 지낸 뒤 죽었다. 그동안 고국의 아는 사람들과 유력자들 앞으로 쓴 《비탄의 노래》 《흑해소식》 등이 있다.

 

오비디우스는 사랑을 노래한 시인으로서 자신이 직접 시의 등장인물이 되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비밀을 폭로했기 때문에 존경과 주목을 받았다. 〈사랑〉·〈사랑의 기술〉·〈사랑의 치료법〉에서는 그가 젊은 시절에 행한 방탕의 흔적을 읽을 수 있지만, 작품에 나타난 그의 주장은 대부분이 그 당시의 일반적인 문학적 태도에 속하는 것이었다.

 사실 오비디우스는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존경할 만한 가장이었던 것 같다. 그는 아주 젊었을 때 결혼했다가 곧 이혼했는데, 이 첫 번째 아내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밖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2번째 아내에게는 아무 비난도 하지 않았지만, 이 결혼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지체 높은 귀족가문의 딸과 3번째로 결혼했는데, 이 결혼은 안정되어 있었고 상호간의 애정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오비디우스의 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데, 이 딸은 아마 2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자식인 듯하다. 오비디우스는 독창적인 작품을 상당히 많이 발표했기 때문에, 이 무렵에는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위대한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마지막 시인인 호라티우스는 BC 8년에 죽었고, 오비디우스와 경쟁할 만한 시인은 아무도 없었음). 〈사랑〉의 마지막 시에서 오비디우스는 이제 곧 좀 더 야심적인 주제를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3가지 주요장르에 속한 작품을 발표하여 이 약속을 지켰다.

 

내가 저자라면

변신이야기는 전 15권으로 이루어진 장시로서 오늘날 남아 있는 오비디우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운문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신화나 전설 중에서 변신의 모티프가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이 이야기들은 천지창조, 혼돈이 질서로 변한 최초의 변형으로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어서 신으로 격상되기까지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읽으면서 내내 그리스 신화의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인지 일단 이름부터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

 

변신이라는 모티프의 중요성은 실질적이라기보다 표면적이며, 이 시의 근본적 주제는 열정으로, 이것은 시인이 사용하는 온갖 교묘한 이야기의 연결 및 배열 방식보다도 더 많은 통일성을 작품에 부여하고 있다. 오비디우스의 초기 시를 지배했던 성애에 대한 강조는 인간 감정(그가 묘사한 신들이란 인간에 다름없었다.)의 거의 모든 형태에 대한 탐구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작업은 오비디우스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그의 풍부한 재능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의 재치와 수사적 표현의 뛰어남, 신화에 대한 지식, 서술 및 묘사의 타고난 재능, 독특하고 풍부한 상상력 등이 이 작품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고대 로마의 시가 대부분 그러하듯 〈변신이야기〉도 매우 문학적인 바탕을 지닌 작품이다. 오비디우스가 읽어서 흡수한 엄청난 양의 그리스와 로마 시는 이 작품에서 창조적인 변용을 거쳐 독창적이고 유례없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의 문체 역시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어법을 개성적으로 변형한 것으로, 이 시에 포함되어 있는 장르와 어조의 다양한 변화에 잘 맞추어져서 독자들이 상당히 긴 이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되고 기분 좋은 속도로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에 색인편이 없는 점, 작가의 주역은 많지만 많은 신들과 요정 그리고 장소에 대한 작가의 번역만 있을 뿐 알파벳으로 표기된 원어가 없는 점이었다,

IP *.118.21.15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