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id: 문윤정
  • 조회 수 281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2년 4월 17일 11시 54분 등록
 

변신이야기1

오비디우스지음/ 이윤기옮김  민음사


1. 저자에 대하여

 오비디우스는 로마 제국시대의 시인이다. 기원전 43년3월 20일에 태어나서, 기원 후 17년에 죽었다. BC시대와  AD시대를 살아 낸 것만 보아도 그가 풍부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오비디우스는 중부 이탈리아의 아브루치 주의 술모(이탈리아에 있는 지금의 술모나)에서 출생했다. 

   그는 부유한 기사 계급 집안 출신으로 관리가 되기 위한 필수교육인 수사학과 웅변술을 배웠다. 법조계로 진출하는 것이 부친의 소망이었으나 본인은 법률 공부보다는 문학과 사교에 더 관심이 많았다. 시작(詩作)이나 화려한 사교를 즐겨, 법정변론을 하려 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전 한다. 그는 문학의 중심지인 그리스 아테네로 유학하였고 로마로 돌아와서는 한때 관직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문학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문인들을 후원하는 ‘메살라 코르비누스’에 발탁되어 당시의 유명 문인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베르길리우스(Vergilius)와도 친교가 있었다고 전한다.

  어쨌든 오비디우스는 풍족한 유산, 빛나는 기지, 엄청난 기억력, 반듯한 사교술을 능숙능란하게 구사하면서 문단과 사교계의 총아가 되었다.

   초기의 작품을 대표하는 《사랑도 가지가지 Amores》(3권)에는 당시 유행했던  엘레게이아풍의 연애시로 이루어지 있다.  코린나라고 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연애의 노래가 실려 있는데, 작품에는 기교적인 경향이 짙다. 오비디우스 실재체험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오비디우스는 호라티우스와 더불어 로마 문학의 황금 시대를 이루었다.

    옛 전설 속의 유명한 여성들이 남편이나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여류의 편지 Heroides》는, 신화적인 요소와 세속적인 풍습이 뒤얽혀 미묘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것은 시인이 출입하던 당시 로마 상류사회의 취미와 일치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연애의 농락술을 교훈시풍으로 엮은 《사랑의 기술(Ars Amatoria)》이 풍속을 문란케 하는 책이라 하여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노여움을 샀다. 그 후 연애시와는 결별하고 이야기시의 제작에 몰두, 필생의 대작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를 완성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AD 8)이다. 이것은 서사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15권의 작품으로, 예로부터의 신화 ·전설 속의 변신이야기를 다루어, 하나의 신화 집대성이 되고 있다. 풍부한 상상력에 의하여 회화적인 묘사로 넘쳐 흐르고 있으나, 신화를 다루면서도 케사르에 관한 이야기 등을 넣어서, 거기에 나오는 인물은 당시 상류사회의 남녀를 느끼게 한다.

  AD 8년, 오비디우스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의하여 갑자기 흑해 연안에 있는 토미스(현 루마니아의 콘스탄차)로 추방되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헌정하려던 《행사력(Fasti)》을 제작 중이던 서기 8년 황제로부터 로마 추방을 선고 받았는데 이 추방에 얽힌 경위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추방당한 뒤, 《비가 Tristia》(5권, 8∼12)와 《흑해로부터의 편지 Epistulae ex Ponto》(4권, 12∼16)가 만들어졌는데, 변방으로 유배된 시인의 불행과 도시에 대한 귀환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끝내 귀국은 허락되지 않았다.

  만년은 전반이 화려했던 것에 비해 비참했다. 흑해 연안의 벽지 토미스에서 호소와 애원이 담긴 서신을 고국에 띄우며 10년을 보내다가 그곳에서 죽었다.

  지금 남아 있는 작품으로는 이밖에도 《달력 Fasti》 《사랑의 치료법 Remedia Amoris》 《여자의 화장법》 등이 있다. 그의 작품에는 사상적인 깊이는 없어도 세련된 감각과 수사(修辭)가 풍부하기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에 널리 읽혔고, 후대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그의 시는 프랑스 궁정 문학ㆍ셰익스피어(W. Shakespeare)ㆍ밀턴(J. Milton)ㆍ스펜서(Ε. Spencer)를 거쳐 현대 유럽 문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워키백과 참조


2. 마음에 무찔러드는 장절

1.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1.서사(序詞)

마음의 원에 쫓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變身)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

2. 천지창조

***바다도 없고 땅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도 없었을 즈음, 자연은 온 우주를 둘러보아도 그저 막막하게 퍼진 듯 한 펑퍼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막막하게 퍼지 것을 ‘카오스(혼돈)라고 하는데, 이 카오스는 형상도 질서도 없는 하나의 덩어리에 지나지 못했다. (15페이지)

***만물은 서로 반목하고 서로 방해만 했을 뿐이었다. 한 가지 질료 안에 있으면서도 추위는 더위와, 습기는 건기(乾期)와, 부드러움은 딱딱함과, 무거움은 가벼움과 싸우고 있었다.(16페이지)

***신은 맑고 투명한 아이테르(푸른 하늘)를 만들었다. 이 아이테르는 무게가 없는 것으로서, 어떤 지상적인 것으로도 더럽힐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존재다.

잃듯이 모든 것들이 제 몫의 거처에 자리를 잡자, 오랫동안 혼돈의 덩어리 안에 갇혀있던 별들이 하늘 하나 가득 찬연히 빛나기 시작했다. 빈 곳이 있으면 거기에 사는 것이 있어야 마땅한 법이다. 그래서 신들과 별들이 천상에 자리를 잡았다. 물은 아름다운 비늘을 번쩍거리는 물고기들의 거처가 되었고 대지는 짐승들 몫으로 돌아갓다. 흐르는 대기는 새들을 맞아들였다.(19페이지)

***아이페토스(티탄의 시조인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아들)의 아들 프로메테오스가 천공에서 갓 떨어져 나온, 따라서 그때까지는 여전히 천상(天上)적 것이 조금은 남아있는 흙덩어리를 강물에다 이겨, 만물을 다스리는 조물주와 그 모양이 비슷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양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흙덩어리였던 대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인간이란 것을 그 품안에 거느리게 된 것이다. (19페이지)

☆☆☆ 인간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 너무 시시하다.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쓰면서 인간을 창조한 것에 대한 이야기는 빈약하다. 이 책에서 가장 허약한 부분이다.

***사투르누스(그/크로노스)는 ‘시간’을 상징한다. 크로노스는 자식을 낳은 족족 잡아먹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크로노스의 이러한 속성은 태어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시간 자체의 속성을 상징한다. 크로노스는 자기 자식인 유피테프(그/제우스) 6남매도 모조리 삼켰다가 다시 토해 낸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유피테르 6남매가 이로써 시간을 극복했음을 상징한다. 아버지의 뱃속에서 놓여난 유피테르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무한 지옥에다 가두어 버린다.(21페이지)

***사투르누스(그/크로노스)가 저 암흑의 타르타로스에 갇히고 세상의 지배권이 유피테르의 손으로 넘어오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銀)의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는 황금의 시대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이어서 올 퍼렇게 녹슨 청동의 시대보다는 나았다.

유피테프(그/제우스)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이 시대에 이르자 대기가 메말라 불볕 더위가 계속된는가 하면, 북풍이 물을 얼리고 나뭇가지에다 고드름을 매다는 혹한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집이라고 해봐야 동굴이나 밀집한 덤불 속 아니면 나뭇가지를 나무껍질로 엮어 덮은 것에 지나지 못했다. 케레스(그/데메테르, 곡물의 여신)의 선물이 기 s이랑에 뿌려지고 소가 코뚜레에 꿰어 신음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22페이지)

***사람들은, 넉넉한 대지로부터 곡물이나 먹이를 거두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대지에 내장에까지 침입하여 대지가 스튁스(어두운 지하세계를 뜻함) 근처에다 감추어둔 재보와 인간에게 악업을 부추기는 보화를 파내었다. 이로써 유해한 철과 철보다도 더 위험한 황금이 속속 인간의 손안으로 들어갔다. 금속이 나돌자 사사로운 싸움은 곧 전쟁으로 번졌다. (23페이지)

☆☆☆전쟁은 황금으로 인해 촉발되었다.

***신들이 유피테르에게 보내는 사랑은, 카에사르 사후(死後), 로마의 신민들이 아우구스투스 황제께 보낸 사랑에 못지 않았다.(27페이지)

☆☆☆오비디우스가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아양을 떨고 있다./아우구스투스 황제는 궁전 문에 떡갈나무 관을 걸어 로마를 지키는 수호신의 상징물로 삼았다.

**활의 신 아폴로(그/아폴론, 궁술, 음악, 의술의 신, 태양의 신)는 이 왕뱀을 상대로 화살통을 비웠다. 왕뱀이 상처로 독액(毒液)을 모두 쏟을 때까지 수천 개의 화살을 쏜 것이다. 아폴로는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이 이 영웅적인 행적을 잊지 않도록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재간 겨루기 대회를 창시했다. 이 겨루기 대회가 바로 퓌티아대회다. 이 대회에서는 여러 가지 겨루기가 벌어진다. 씨름, 달음박질, 병거경주, 같은 겨루기에서 승리한 잚은 선수는 떡갈나무 잎으로 만든 관(冠)을 상으로 받았다. 이 시절에는 월계수로 만든 월계관이 엇었다. 포에부스(태양신이 아폴로를 뜻함)도 머리카락이 흘러내릴 때면 이 관을 썼다. (41페이지)

☆☆☆올림픽의 시초를 말하는 것 같다.


8. 월계수가 된 다프네

페네이오스(강의 신)의 딸 다프네는 포에부스 의 첫사랑이었다. 포에부스는 우연히 이 다프네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다. 쿠피도(그/에로스, 영/큐피드, 사라의 신)가 자신을 업신여기는 아폴로에게 앙갚음을 하느라고 그렇게 만든 것이다.

왕뱀을 죽인 아폴로는 활에 시위를 매고 있는 쿠피도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 건방진 꼬마여. 무사들이나 쓰는 무기가 너와 무슨 인연이 있느냐? 그런 무기는 나 같은 무사의 어깨에나 걸어야 어울린다. 나는 절대로 빗나가지 않게 겨냥할 수 있어서 짐승이든, 인간이든 말하자면 뭐든 쏘아 맞힐 수 있으니까하는 말이다. ........분수를 알아서 처신하도록 하여라.”(41페이지)

이 말을 들은 베누스(그/아프로디테, 영/비너스)의 아들은 이렇게 응수했다.

“아폴론, 그대의 활이 아무거나 쏘아맞히는 활이라면 내 활은 그대를 맞힐 수 있는 활이오. 짐승이 신들만 못하듯이 그대의 영광 또한 내 영광만 못할 것이오.”

큐피도는 이 말을 마치자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화살이 가득 든 화살통에서 각기 쓰임새가 다른 화살 두 개를 뽑았다. 하나는 사랑을 목마르게 구하게 만드는 화살, 또 하나는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한ㄴ 화살이었다. 사랑을 목마르게 구하게 하는 화살은 금화살이었다. 이 금화살 끝에는 반짝거리는 예리한 촉이 물려있었다. 그러나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만드는 화살에는 납으로 된 뭉툭한 촉이 물려있었다.  쿠피도는 아폴론에게는 이 금화살로 쏘고, 다프네는 납화살로 쏘았다. 화살에 맞자마자 아폴로는 사랑에 빠졌고, 다프네는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천리만리 도망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프네에게는 구혼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다프네는 이들의 구혼을 마다하고 길도 없는 숲을 돌아다니면서 사냥하는 일에 정신을 쏟을 뿐이었다.(43페이지)

아폴로는 이 쿠피도의 화살을 맞은 뒤 이 다프네를 보는 순간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아폴로는 오로지 자신의 욕망이 이루어지기만을, 즉 다프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기만을 바랐다. 아폴로의 가슴은 타작마당에서 검불을 태우는 불길, 혹은 밤길 가던 나그네가 새벽이 되자 내버린 횃불이 잘 마른 울타리를 태우듯이 그렇게 타올랐다. (70페이지)

아폴로는 다프네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이렇게 한탄했다.

“..........나는 델포이(델포이 신탁소가 있는 곳) 당의 주인이며, 테네도스 섬의 주인, 파타라 항구의 주인이오. 나는 저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의 아들이오. 내게는 과거, 현재, 미래를 아는 재주도 있소. 수금(竪琴)을 나보다 잘 뜯는 인간이나 신은 하나도 없을 것이오. 내 화살은 백시백중이오만, 나보다 솜씨가 나은 작 있어서 내 가슴에 치유할 길이 없는 상처를 입히고 말았소. 의술은 내게서 비롯되었소. 그래서 세상사람들은 나를 일러 파이에온(고치는 자 라는 뜻, 아폴로의 별명)

이라고 하오. 나는 약초를 잘 아는 의신(醫神)이오만, 이 사랑병 고칠 약초는 없으니, 이 일을 어쩌리오. 남을 돕는 재주가 있어야 할 그 임자에게는 하릴 없으니 장차 이 일을 어쩌리오.........”(46~47페이지)

이 젊은 신과 아름다운 요정은 전자는 따로잡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혀, 후자는 잡히면 끝장이라는 공포에 쫓기며 빠르기를 겨루었다. 아폴로에게는 큐피도의 날개(사랑하는 마음)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다프네는 힘이 다했는지 더 이상 달아나지 못했다. 지친 다프네는 아버지 페네이오스 강의 강물을 내려다보며 외쳤다.

“아버지, 저를 도우소서. 강물에 정말 신력(神力)이 있으면 기적을 베푸시어 전신(轉身)의 은혜를 내리소서. 저를 괴롭히는 이 아름다움을 거두어주소서.”

다프네는 이 기도를 채 끝마치기도 전에 사지가 풀리는 듯한, 정체모를 피로를 느꼈다. 다프네의 그 부드럽던 젖가슴 위로 얇은 나무껍질이 덮이기 시작했다. 조금 전가지만 해도 그렇게 힘있게 달리던 다리는 뿌리가 되고, 얼굴은 이미 나무 꼭대기가 되고 있었다. 이제 다프네의 모습은 거기 남아있지 않았다.(48페이지) ☆☆☆말의 힘, 기도의 힘. 말에는 에너지가 있다. 내가 한 말은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다시 더 큰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이다. 좋은 말만 할 것, 아름다운 말만 할 것, 희망적인 말만 할 것, 할 수 있다는 말만 할 것.

나무가 되었는데도 아폴론은 다프네를 사랑했다. 나무 둥치에 손을 댄 아폴로는 갓 덮인 수피 아래 콩닥거리는 그녀 심장의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월계수 가지를 다프네의 사지인 듯이 끌어안고 나무에 입술을 갖다대었다. 나무가 되었는데도 다프네는 이 입맞춤에 몸을 웅크렸다. 아폴로가 속삭였다.

“내 아내가 될 수 없게 된 그대여, 대신 내 나무가 되었구나. 내 머리, 내 수금, 내 화살통에 그대의 가지가 꽂히리라. 아우구스투스 궁전 앞에서는 그 문을 지킬 것이며 거기 걸릴 떡갈나무 관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대 잎으로 만든 월계관 또한 시들지 않으리라.”(48~49페이지)


9. 암소가 된 이오, 백안(百眼)의 거인 아르고스, 갈대가 된 요정 쉬링크스

***유피테르(제우스)는 대지에다 어둠을 깔아 처녀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했다. 처녀가 더 달아나지 못하자 제우스는 강의 딸 이오와의 사랑을 이루었다.

천궁에서 아르고스 땅을 내려다보고 있던 제우스의 정처(正妻) 유노(그/헤라, 제우스의 누이이자 아내))는 벌건 대낮에 이상한 구름이 밤을 지어내는 것을 괴이하게 여겼다. 더구나 그 근방에는 안개를 뿜어낼 만한 강이나 구름을 빚어내는 늪지가 없었다. 유노는 지아비 제우스를 찾아보았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곧 잘하는 지아비의 의 버릇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아비 제우스가 지상으로 내려갓다는 사실을 안 유노는 “내 짐작이 그르지 않다면 이 양반이 필시 또 못된 짓을 하는 게다”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지상으로 내려와 구름을 날려버렸다.

유노가 이 구름을 날려버린 것은, 아내가 내려올 것을 미리 안 제우스가 이나코스 강의 딸 이오를 새하얀 암소로 전신하게 한 뒤였다. 암소로 전신했는데도 불구하고 암소 이오는 본래의 이오만큼이나 아름다웠다. (51페이지)

***제우스는 결국 이 애인을 넘겨주었다. 여신 유노는 제우스가 암소를 넘겨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암소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았다. 제우스에게 속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유노는 이 암소를 몰고 가 아레스토르의 아들 아르고스에게 맡기면서 단단히 지키라고 명했다. 이 아르고스는 머리에 눈이 백 개나 달린 괴물이었다. 아르고스는 잠을 잘 때도 눈은 두 개만 감는다. 즉 나머지 아흔아홉개의 눈은 뜬 채로 자는 것이다. 이 백개의 눈은 아르고스의  머리 사방에 붙어있다. 그래서 아르고스가 머리를 어느 쪽으로 두든 언제나 이오를 감시할 수 있다. 아르고스는 낮 동안은 이오에게 강변으로 나가 풀 뜯는 것을 허용했다. (52페이지)

***신들의 지배자 제우스는 이오가 받는 고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제우스는 플레이아스(아틀라스의 딸들)의 몸에서 얻은 아들 메르쿠리우스(그/헤르메스)를 불러, 가서 아르고스를 죽이고 이오를 구하라고 명했다.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는 일각도 지체하지 않고, 발에는 날개 달린 가죽신을 신고, 손에는 최면장(催眠杖)을 들고 머리에는 모자를 눌러쓰고는 아버지의 천궁에서 지상으로 내려갔다..... 양떼를 몰고는 양치기인양 갈대피리를 불면서 아르고스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오를 감시하던 유노의 망꾼 아르고스는 이 갈대피리 소리가 마음에 쏙 들어, 이 변장한 헤르메스를 불렀다.

아르고스 옆에 앉은 이 아틀라스의 외손(外孫)은 이야기를 하다 지치면 피리를 불고, 피리를 불다 싫증이 나면 이야기를 하면서 이 아르고스를 재워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아르고스는 아르고스대로 잠들지 않으려고 헤르메스만큼이나 애를 썼다. 하기야 잠이 든대도 소용이 없었다. 잠이 들어도 아르고스는 두 개의 눈만 감을 뿐, 나머지 아흔아홉 개의 눈은 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르고스는 처음 보는 헤르메스의 피리가 신기했던지 졸음과 싸우면서도 어떻게 그런 것을 손에 넣었느냐고 물었다. (55페이지)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눈꺼풀이 모두 닫히는 것을 보았다. 백 개의 눈이 모두 감긴 것이었다. 헤르메스는 이를 본 순간 최면장으로 아르고스를 건드려 그 잠이 더욱 깊어지게 하고는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초승달모양의 칼을 뽑아 목을 베어버렸다. 헤르메스는 목이 떨어진 아르고스의 시체를 절벽 아래로 차 던졌다. 아르고스의 시체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바위를 피로 물들였다. 이로써 아르고스는 죽었다. 그 많던 눈도 모두 빛을 잃었다. 백개의 눈이 어둠에 묻힌 것이었다.

유노여신은 이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조(神鳥)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다 달아주었다. 그래서 이 공작의 깃과 꼬리는 지금도 별같이 빛나는 보석이 잔뜩 박힌 듯하다.

☆☆☆오비디우스의 풍부한 상상력에 그저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2. 신들의 전성시대

1. 태양 수레를 모는 파에톤

***태양신은 보라색 용포를 입고 빛나는 에메랄드 보좌에 앉아있었다. 보좌 좌우로는 <날>, <달>, <해>, <세대> 그리고 <시詩>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철도 있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른 봄>, 가벼운 차림에 곡식 이삭관을 쓴 것은 <여름>, 포도를 밟다가 나왔는지 발에 보라색 포도즙이 묻은 것은 <가을>, 백발을 흩날리고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이었다.

***포에부스(태양신)의 경고도 이것으로 끝이었다. 아버지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은 끝내 제 고집을 꺾지 않았다. 파에톤은 기어이 태양수레를 몰아보겠다는 것이었다. 힘 닿는 데까지 아들을 타이르다 지친 아버지는 불카누스(그/헤파이스토스, 올림푸스의 대장장이 신)가 만든 수레 있는 곳으로 아들을 데려갔다. 이 태양수레는 바퀴굴대도 황금, 뼈대도 황금, 바퀴도 황금이었다. (66페이지)

***파에톤이 벅찬 가슴을 안고 태양수레를 만져보며 찬탄하고 있을 즈음, 붉게 동터 오는 동녘에서는 새벽잠을 깬 아우로라(새벽의 여신)가 장미꽃이 가득 핀 방의, 눈부시게 빛나는 방문을 활짝 열었다. 별들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루키페르(금성)가 긴 별의 대열을 거느리고 천계의 제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태양신은 이 루키페르가 떠나는 것과 하늘이 붉어지면서 이지러진 달빛이 여명에 무색해지는 것을 보고는 발빠른 호오라이에게 분부하여 천마를 끌고 나오게 했다. 호오라이들은 천장이 높은 마구간에서 암브로시아(신식, 불로초)를 배불리 먹은 천마를 끌어내어 마구(馬具)를 채웠다. 천마들은 숨 쉴 때마다 불길을 토했다. (67페이지)

**파에톤의 무게가 포에부스의 무게보다 훨씬 가벼웠으니 당연했다. 네 마리의 천마에게는 저희가 수레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만큼 짐이 가벼웠던 것이었다. ....그제야 파에톤은 아버지의 천마에 손을 댄 것을 후회했다. 친부를 찾아내고 그 친부로부터 소원성취와 약속을 받아 낸 것 자체를 후회했다. (70페이지)

***네 마리 천마는 생면부지의 공간을 누비며 그때가지 달려온 것만 가늠해서 그저 진동한동 달리기만 했다. 높디높은 창궁의 별 쪽으로 달려가는가 하면, 길도 없는 곳으로 수레를 끌고 가기도 했고, 창궁에 닿을 듯이 솟구치는가 하면 갑자기 대지의 사면에 닿을 만큼 고도를 뚝 떨어뜨리기도 했다. 구름에서는 연기가 올랐다. 대지는 높은 곳에서부터 불길에 휩싸였다. 습기가 마르자 대지가 여기저기 터지고 갈라지기 시작했다. 푸른 풀밭은 잿빛 벌판으로 화했다. 나무, 풀, 같은 것들은 순식간에 재로 변했다.(72페이지)

 ***......파에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발빠른 천마가 끄는 대로 끌려가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티오피아 사람들 피부가 새까맣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리뷔아가 사막이 된 것도 이때였고, 열기가 물을 말려버리자 물의 요정들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샘과 호수가 없어진 것을 애통해 한 것도 이때였다.(73페이지)

***신들의 전능한 아버지 제우스는 자기가 손을 쓰지 않으면 천지만물이 비참한 지경을 당할 것으로 생각하고는 서둘러 신들의 회의를 소집했다. 제우스는 천궁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는 벼락을 한 집어 오른쪽 귀 위까지 들어올렸다가 태양 수레의 마부석을 향해 힘껏 던졌다. 벼락 하나에 파에톤은 수레를, 그리고 이승을 하직했다. 파에톤은 자신이 불덩어리가 됨으로써 우주의 불길을 잡은 것이다. (76~77페이지)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의 자격은 무엇인가? 태양신은 파에톤의 아버지이기 전에 세상만물을 다스리는 왕이다. 그는 정에 끌려서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허락하고 말았다. 이것은 리더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아스클레피오스: 아스클레피오스의 의숙(醫塾)을 맴돌았다는 무독사(無毒蛇), 뱀은 이승과 저승을 오르내리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아스클레피오스도 죽었다가 이승으로 환생한 사람이다. 아폴로의 아들은 자라나 유명한 아스클레피오스가 되나, 죽은 사람을 살려내어싿가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벼락에 맞아 죽는다. (97, 99페이지)

***마침 땅 위에서는 팔라스(미네르바 여신의 별명)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은 종교의례에 따라 숫처녀들이 꽃바구니에다 거룩한 제물을 담아 이고 신전으로 줄지어 들어가는 날이었다. (102페이지)

3. 바쿠스의 탄생 외

2. 디아나와 악타이온

이 산에는 소나무와 잎이 뾰족한 삼나무가 덮인 골짜기가 있었다. <가르가피에>라고 불리는 이 골짝기는 사냥의 여신 디아나(그/아르테메스)에게 봉헌된 성소였다. 이 골짜기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다. 이 동굴의 천장은 경석과 부드러운 석회화(石灰華)로 되어 있었다. 이 동굴 안, 오른쪽에는 먼 호수로 물을 흘려보내는 아주 맑은 샘이 하나 있었다. 이 샘의 둑은 아주 보드라운 풀로 덮여 있었다. 디아나(아르테미스)여신은 사냥 다니다 지치면 곧잘 이곳으로 와서 이 맑은 물에다 몸을 닦고는 했다. 이날 여신은 동굴로 들어가자 무기 담당 노릇하는 요정에게 투창과 화살통과 시위 벗긴 활을 맡겼다.

요정들은 커다란 항아리로 물을 길어 여신에게 끼얹어주었다. 이날 여신이 이렇게 몸을 닦고 있을 동안, 사냥을 끝마친 카드모스의 손자 악타이온은 처음 들어온 숲이라서 길을 잃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그는 (운명의 손에 이끌려)물방울이 튀어 바닥이 축축한 이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발가벗고 서 있던 요정들은 난데없이 들어온 사내의 모습에 놀라 젖가슴을 가리며 숲이 울릴 만큼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다가 알몸을 들킨 이 여신의 뺨은 태양빛을 받은 구름 색깔, 아니면 장밋빛 새벽의 색깔로 물들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요정들 속에서 여신은 몸을 돌려 어깨너머를 바라보았다.  활과 화살이 있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옆에 있을 리 없었다.

디아나여신은 물을 쥐어 청년의 얼굴에다 뿌렸다. 물방울이 튄 곳에서는 장수하는 동물로 소문난 가슴의 뿔이 돋았다. 이어서 그의 목이 늘어낫고, 귀의 가장자리가 뾰족해졌다. 손은 앞발로 변했고, 팔은 앞다리로 변했다. 곧 몸에서는 털이 돋아났다. 이어서 여신은 이 청년의 가슴에다 공포의 씨앗을 뿌렸다. 악타이온은 달아났다. 달아나면서도 그는 자기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데 놀랐다. 악타이온은 제 손으로 기른 충직한 사냥개들에게 쫓기어 달아났다.

“나는 악타이온이다. 주인도 못 알아보느냐, 이놈들아!”

악타이온은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하고 싶어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악타이온이 그 많은 사냥개에게 뜯기어 숨이 끊어질 즈음에야 ...저 사냥의 여신 디아나의 분이 풀렸다고 한다.(119~123페이지)

3. 유피테르와 세멀레

***박큐스의 탄생..... 세멜레는 인간이었다. 세멜레의 육체는 인간의 육체였다. 인간의 육체는 이 천궁의 신이 내뿜은 광휘를 견딜 수 없었다. 세멜레는 이 제우스의 광휘앞에서 새카맣게 타죽었다.

전해지는 바에 다르면 제우스는 이 세멜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직 달이 덜 찬 아기를 꺼내어 자기 허벅다리에 넣고 실로 기운 뒤, 남은 달을 마저 채워 꺼냈다고 한다. 제우스는 이 아기를 아기의 이모인 이노에게 맡겨 은밀하게 기르게 했다. 뉘사(인도의 산 이름)의 요정들은 행여 유노가 알까봐, 이 제우스의 아들을 동굴에다 숨기고 우유로 길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라난 아이가 후일 박쿠스신이 된다. 박쿠스 신의 그리스 이름은 디오뉘소스, 즉 ‘뉘사의 제우스’라는 뜻이다. (127페이지)

4. 양성의 쾌락을 경험한 테이레시아스

*** 유노는 별 것도 아닌 이 일에 불같이 화를 내며 이 테이레시아스를 장님으로 만들어버렸다. 참으로 염치가 없어진 것은 제우스였다. 그러나 신들의 세계에서, 한 신이 메긴 죄값을 다른 신이 벗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제우스는 보는 능력을 빼앗긴 테이레시아스에게 대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눈을 주었다. (128~129페이지)

테이레시아스가 점 잘 친다는 소문은 아오니아 땅의 모든 도시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이 점을 치러 올 때마다 그는 하나 틀림없이 앞일을 일러주었다. (129페이지)

5. 미소년 나르키소스와 에코

***한 낮에 사냥하다 지친 나르키소스가 이 샘으로 내려왔다. 샘주위의 풍경과 샘 자체가 나르키소스의 마음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마른 목을 축이려고 샘물을 마시던 나르키소스는 또 하나의 참으로 이상한 갈증을 느꼈다. 물에 비친 아름다운 영상이 기이한 그리움을 지어낸 것이었다. 그는 물에 비친 그림자를 실체로 그릇 알고 그 그림자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물에 비친 제 모습에 넋을 잃은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샘가에 앉아 있었다. 영상에 꽂힌 그의 시선은 파로스섬 대리석으로 빚은 석상의 시선 같았다.

샘가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그는 두 개의 상둥이 별 같은 제 눈, 박쿠스나 아폴로의 머리채에 비길만한 제 머리채, 보드라운 뺨, 상아같이 흰 목, 백설같은 피부에 장밋빛 홍조가 어린 아름다운 얼굴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아름다운 소년이게 하는 이 모든 것들에 경탄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좇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정으로 타오르는 동시에 태우고 있었다. 이 무정한 샘물에 입술을 대었으나 하릴없었다. 영상(映像)의 목을 감촉하려고 물에다 손을 넣었으나 이 역시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저 영상이 지펴낸 불꽃, 그의 눈을 속이는 환상, 그 환상이 지어낸 기이한 흥분에 쫓겼다.

  어리석어라. 달아나는 영상을 좇아서 무엇하랴! 그대가 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아서보라. 그러면 그대가 사랑하던 영상 또한 사라진다.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대의 모습이 비춰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대가 거기에 있으면 그림자도 거기에 있을 것이요, 그대가 떠나면 그대가 떠날 수 있어서 그 자리를 떠나면 그림자도 떠나는 법인 것을........

배고픔도 졸음도 나르키소스를 거기에서 떼어놓지 못했다. 그는 그저 샘가 풀밭에 배를 깔고 엎드려 실상이 아닌 그 그림자의, 보아도 보아도 지릴지 않는 눈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그가 손을 내밀어 주위의 숲을 가리키며 외쳤다.

“숲이여, 사랑을 나보다 더 아프게 사랑하는 자를 본 적이 있는가? 그대들은 보아서 알 것이다....나는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자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고 내가 보는 내 사랑에, 나는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마침내 닿지 못하는 구나. 이를 어쩌면 좋은가? 내 사랑이 나를 피하는 구나. 우리를 갈라놓는 것은 저 넓디 넓은 대양도 아니요, 먼 길도 산이 아니요, 성문의 빗장이 걸린 성벽도 아니다. 참으로 견딜 수가 없구나. 내 사랑이 내 포옹을 바라고 있는데, 어찌 이를 내가 모르겠는가? 내가 허리를 구부리고 그 맑은 수면에 입술을 가다대려고 하면 내 사랑도 얼굴을 가까이 대면서 내 입술을 마중하는데 어찌 내가 모르랴.

내가 지금 보아오던 모습은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디어야 했던 그 불.....그 불을 지른 자는 바로 나였구나.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누구도 아닌 자신이다. 이제까지 나를 괴롭힌 사람은 없다. 오직 자신뿐이다.

사랑을 구하여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구하는 것이 내게 있는데......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구나. 나를 내 몸에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사랑한느 것을 내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소서. 아, 슬픔이 내 힘을 말리는 구나. 내게 이제 생명의 기운이 얼마남지 않았구나. 나는 내 젊음의 꽃봉오리 안에서 죽어가고 있구나. 죽음과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 것이니.....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올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나르키소스는 다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기지 모하고 괴로워햇다. 따뜻한 햇살에 녹는 금빛 밀랍처럼, 아침 햇살에 풀잎을 떠나는 서리처럼, 그의 육신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사위어가다 가슴 속의 불길에 천천히 그 빛을 잃어갔고 젊음의 혈기도 그에게서 빠져나갔다.  제 눈으로 그렇게 정신없이 바라보던 저 자신의 아름다움도 그의 몸을 떠났다. (134~137페이지)

☆☆☆나는 나르키소오스의 독백을 <변신이야기>중 압권으로 꼽는다. 문장 자체가 아주 세련되었고, 자아도취에 대한 묘사가 이보다 더 리얼할까 싶다.


4.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1. 미뉘아스의 딸들

***박쿠스 신관(神官)들은, 박쿠스 측제는 반드시 거행되어야 하고, 이날만은 하녀들도 하녀들 몫의 일에서 풀려나 이 신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하녀나 주인이나 이날만은 젖가슴을 짐승가죽으로 가리고 머리댕기를 풀고,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손에는 잎 달린 나뭇가지로 만든 주신장(酒神杖)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서 신관들은 박쿠스신을 홀대하면 무서운 징벌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자들은 노소를 불문하고 신관의 경고를 귀담아들었다. 그들은 박쿠스 축제일이 오자 베틀이고 양털바구니고 하던 설거지고 다 팽개치고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나아가 박쿠스 신께 향을 사르고 갖가지 이름으로 그를 부르면 그를 찬송했다.

박쿠스신은 늙지 앟기 때문에 천궁에서도 늘 가장 아름다운 청년신 대접을 받는다. 이 신에게는 뿔이 있으나 우리 앞에 불을 달지 않고 나타날 때는 그 머리가 흡사 처녀의 머리같다. 이 분은 일찍이 동방을 정복했기 때문에 강게스강이 흐르는 저 힌두스 땅의 살갗이 가무잡잡한 사람들까지 이 신을 섬겼다. (바쿠스 혹은 디오니소스가 소년기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는 뉘사산은 인도에 있다)

바쿠스는 참으로 무서운 신이다. 그는 신들을 업신여긴 죄를 물어 저 펜데오스와 쌍날도기를 쓰는 무사 뤼쿠르고스를 죽였고, 뤼디아 뱃사람들을 돌고래로 변하게 하여 바다에 쳐넣었다. 그는 두 마리의 살쾡이 목에다 고삐를 걸어 자신이 탄 수레를 끌게 한다.

그의 뒤로는 많은 박쿠스 신도들과 사튀로스(반인반양의 목신)들이 따른다.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걷거나 호리가 휜 노새 잔등에 어정쩡하게 몸을 싣고 다니는 주정뱅이 노인도 늘 그의 뒤를 따른다.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서든 젊은 청년들의 환호성과 여자들의 함성, 방울북, 바라, 회향 대롱피리 소리가 울려퍼진다. 테바이 여자들은 박쿠스에게

“신의 우아하고 다정한 현재(顯在)하심이 영원토록 저희와 함께 하시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하며 순서에 따라 법도 있게 제사를 드렸다. (152~155페이지)

2. 퓌라모스와 티스베

**‘퓌라모스와 티스베’라고 하는 앞뒷집에 사는 총각 처녀가 있었다. 퓌라모스는 동방에서 가장 잘 생긴 총각, 티스베는 동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처녀.......뽕나무는 이때 퓌라모스가 흘린 피에 젖어 보랏빛으로 물들었어. 이 파를 마신 뿌리는 둥치를 통해 가지를 통해 이 피를 열매에까지 보내었을 테지.  (156페이지)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하게 하는 스토리이다.

4. 레우코토에와 클뤼티에

***  “베누스(비너스)는 자기가 간통한 사실을 불카누스에게 밀고한 태양신 솔을 벼르고 있다가 기어이 복수했어. 어떻게 했느냐고? 아들 큐피도(그/에로스)를 시켜서 이 솔의 욕정에 불을 붙인거지. 이 사랑의 꼬마신이 나섰는데, 휘페리온(높은 곳을 달리는 자)의 아들인들 별 수 있겠어? 찬란한 천상의 빛인들 사랑의 포로가 되었는데, 별 수 있겠어?

쿠피도의 화살을 한 대 맞자 태양의 불길로 세상을 달구던 이 태양신이 이번에는 사라의 불길로 타오르기 시작한 것야. 어덯게? 삼라만상을, 온 우주를 내려다보아야 할 솔의 눈길이 레우코트에라는 처녀를 한 번 본 뒤로는 그만 이 처녀에게 못박히고 만 거지. 레우코트에에게 반한 이 태양신은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동쪽 하늘에 그 모습을 나타나내는 가 하면 바다에 디어들어 할 시각인데도 하늘에서 머뭇거리는 등 도무지 신들이나 인가닝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 레인코토에를 보려고 태양신이 하늘에서 어물거렸으니 그 짧던 겨울 해가 길어져 인간들을 당황하게 했을 수 밖에..... 상사병으로 상심하는 바람에 태양빛이 아주 희미해졌을 때도 있었어. 그러니 인간들이 얼마나 놀랐겠어? 태양이 희미해진 것은 달 때문이 아니었어........”(164~165페이지)

***레우코트에는 열두 하녀와 함께 물레로 실을 잣고 있었어. 들어가자마자 태양신은 레우코트에의 빰에다 입을 맞추었어.....태양신은 레우코트에게 말했다.

“사실은 나는 태양신이다. 기 세월의 흐름을 재는 태양신, 삼라만상을 내려다보는 태양신이다. 대지 위에 사는 것들은 모두 내 빛에 의지해서 사물을 보느니라. 나는 우주의 눈이니 내 말을 믿어라. 나는 너에게 반하고 말았구나.”(167페이지)

태양신을 짝사랑하고 있던 퀼뤼티에는 태양신이 원망스러웠어. 그래서 퀼뤼티에는 레우코트에가  태양신에게 순결을 잃었다는 소문을 퍼뜨렸지. 이 소문은 오래지 않아 레우코트에의 아버지 오르카모스의 긔에까지 들어갔어. 오르카모스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그는 딸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지.

“그분이 강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제가 원해서 그리 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 말을 믿지 않고, 구덩이를 파게 하고는 딸을 이 구덩이 안에 넣은 다음 그 위에다 모래 언덕을 하나 만들어버렸다. 태양신은 빛줄기로 이 모래를 흩어버리고 사랑하는 레우코트에가 머리를 들고 태양신인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려고 했어. 하지만 인간에 불과한 레우코트에가 그 무거운 모래 언덕에 깔려 있었는데 어덯게 되었겠어.? 죽었던 거야. 전해지기로는 아들 파에톤을 잃은 이래로 천마모는 이 태양신이 가장 슬퍼한 것은 이때였대. 태양신은 식어버린 이 레우코토에의 몸에다 빛줄기로 다시 온기를 불어넣어 보려고 무진 애를 썼네. 태양신은 할 수 없이 레우코트에의 몸에 그리고 그 주위에다 넥타르를 뿌린 뒤 목놓아 울고는 이렇게 다짐했다는군.

“어떻게든 네가 하늘을 보게 하고야 말겠다.”

그러자 신주에 젖은 레우코트에의 몸이 스르르 녹으면서 즈위로 향기가 퍼져나갔다지. 이윽고 그 흙에 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데, 이 나무가 바로 유향목(乳香木)이야.(168페이지)

☆☆☆ 유향목은 예로부터 의례용으로 쓰이는 귀한 신목으로 대접받아왔다. 또 여기서 로마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딸이 순결을 잃었다는 이유로 땅에 구덩이를 파고 묻어버리는 비정한 아버지, 그 당시에도 이런 난폭한 아버지가 많았을까?

***해거름, 밝다고도 할 수 없고, 어둡다고도 할  수 없는 시각, 사위가 훤한데도 밤이 이미 와 있는 시각이었다.(177페이지)

6. 발광한 아타마스와 이노, 티시포네

***박쿠스이 신성에 관한 소문은 온 테바이 사람들 입을 오르내렸다. 박쿠스의 이모인 이노는 가는 곳마다 이 새로운  신이 드러내 보이는 무한한 권능의 소식을 전했다. (178페이지)

***“내 권능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저 박쿠스는 내게 어디에다 어떻게 손을 써야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것 같구나. 비록 적이지만 이를 못 본 척하는 것은 한 수를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 펜테오스의 비극을 통하여 박쿠스는 분명히 내게 한 수를 가르치고 있다. 광기를 이용하면 만사가 형통할 것임을, 그래, 이노에게 광기를 불어넣어 이 계집을 발광하게 하자. 그러면 이 게집도 세 자매들처럼 자멸하고 말게다.”(178페이지)

☆☆☆유노여신(헤라)을 읽다보면 표독한 왕비를 떠올리게 만든다. 드라마를 통해서 본 ‘장희빈’ 등 그리고 중국의 왕후들, 상왕조의 역사를 끊어버린 달기, 유방의 본처 여후 그녀는 척부인을 박해하여 인간돼지로 만들어버렸다. 서진의 쇠퇴를 불러 온 가남풍 등 많다. 헤라의 하는 짓이 곡 그러하다. 질투의 화신이 되어 제우스를 괴롭히는 헤라의 권능은 과연 하늘을 뚫을 지경이다. 

***유독한 주목(朱木)숲에 묻힌 내리막길이 있다. 바로 저승으로 통하는 길이다. 사위는 적막에 잠겨있다. 자욱한 안개 속으로 스튁스강이 느릿느릿 흐르고 강 옆으로 난 이 길로 갓 죽은 망령 등, 갓 묘지에 묻힌 인간의 그림자들이 내려간다. 이 적막한 곳은 어둡기가 그지없고, 음습하기가 짝이 없다. 망령들은 갓 죽은 망령들은 이 길이 어디로 통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 길이 스튁스의 성읍으로 통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어디로 가야 저 어둡고 음습한 디스(저승왕 하데스의 별명)의 저승 궁에 닿는지를 알지 못한다. 저승 궁으로 통하는 길은 수천 갈애에 이른다. 이 저승궁 사방팔방에 있는 문이라는 문은 모조리 열려 있다. 바다가 세상의 강이라는 강은 모조리 받아들이듯이 이 저승 궁도 망령이라는 망령은 모조리 받아들인다. 아무리 많은 망령이 들어가도 이 저승 궁이 붐비는 일은 절대로 없다. 새 망령이 들어온다고 해서 저승 궁이 달라지는 법도 없다. 저승 궁에서는 살도 없고 뼈도 없는 허깨비 같은 망령들이 어슬렁거린다. 저자거리로 나오는 망령도 있고, 저승 궁을 도는 망령도 있다. 저 세상에서 익힌 솜씨로 장사하는 망령도 있다. 저 세상에서 지은 죄값을 셈한 망령도 있다. (180페이지) 저승의 풍경을 그린 그리스 항아리 그림 참조

☆☆☆ 네크로폴리스의 풍광이다. 저승으로 가는 길은 음습하다. 무섭다. 인간의 상상력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

*** 유노 여신이 저승궁에 들자 이 여신의 엄청난 무게로 저승궁 문턱이 다 비걱거렸다. 이 궁을 지키는 번견 케르베로스(머리가 셋 달린 저승궁의 문지기 개)가 대가리를 들고 짖었다. 유노 여신은 <밤>의 딸들인 무시무시한 세 자매 여신(복수의 여신들. 그/에리뉘에스)을 찾아갔다. 이 세 자매 여신은 지옥의 강철문 앞에 앉아 올올이 배암인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이들은 그 어둠 속에서도 이 신들의 왕비를 알아보고, 그 명예를 대접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80페이지)

***이곳이 바로 <겁벌(劫罰)의 집>이다. 여기에는 땅이 꽉 차게 드러누운 채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는 티튀오스(라토나 여신을 희롱했다가 쌍둥이 자매 아폴로와 디아나의 화살을 맞고 이 저승에 내려와 있다)가 있다. 탄탈로스(하늘의 비밀을 누설하였다가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죽었다.)도 여기에 있다. 탄탈로스는 물이 가가이 있으나 이 물이 자꾸만 도망치는 바람에 영원히 물을 마실 수 없고, 과일나무 가지가 머리 위에 있으나 손을 내밀면 과일이 도망친ㄴ 바람에 영원히 과일을 먹을 수 없다. 시쉬포스(사신(死神)을 가두고 저승왕비를 속이는 죄를 지었다)시쉬포스는 여기에서 굴려오려 놓으면 순식간에 굴러내려오는 바위와 영원히 씨름하는 벌을 받고 있다. 익시온(유노여신을 범하려다가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죽었다)도 여기에서 영원힌 불바퀴를 돌리는 벌을 받고 있다. 사촌이자 지아비인 신랑을 죽였던 벨로스의 손녀들도 여기에서 밑빠진  독에다 영원히 물을 길어다 부어야 하는 형벌을 받고 있다. (181페이지)

☆☆☆지옥의 풍광들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지옥의 풍경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슷하다. 인간의 심성은 비슷하기에 인간이 그려내는 공포와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상상력은 비슷하지 않나 싶다. 

*** 유노여신은 푸리아에 세 자매에게 자기가 화가 나 있는 까닭, 자기가 저승으로 내려온 까닭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했다. 유노여신은 이 푸리아에(복수의 여신)를 이용해서 아타마스를 쳐서 카드모스왕가를 아주 쑥대밭으로 만들 참이었다....유노여신이 이렇듯이 간곡하게 조르자 티시포네(푸리아에 세 자매 중 둘째)가 올올이 배암인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머리를 가로저으면서 대답했다. (182페이지)

***티시포네 옆으로 하나같이 무표정한 슬픔, 공포, 불안, 광기가 따라 붙었다. 티시포네는 머리에서 배암 두 마리를 집어 아타마스 부부를 겨낭하고 던졌다. 한 마리는 이노의 젖가슴, 또 한 마리는 아타마스의 가슴 근처로 날아가 유독한 숨결을  내뿜었다. 왕과 왕비의 몸에 배암에 물린 상처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배암의 독니에 물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었다.(183페이지)

☆☆☆그렇다. 우리는 육체가 아닌 정신이 배암에 물린 상태일지도 모른다. 티시포네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배암들은 우리들의 정신을 파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으름의 배암, 나태의 배암, 분노의 배암, 질투의 배암........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인 휘드라(물뱀, 헤라클레스의 손에 죽는다)의 독에다 환각, 망각, 눈물, 범죄, 광기, 살의 이런 것들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티시포네는 이 같은 재료를 피에 버무려 청동 솥에다 넣어 초록빛 독미나리 대궁이로 저으면서 달여 이 독약을 만들었던 것이었다. 이 독에 중독된 아티마스 왕과 이노 왕비는 부들부들 떨었다. 광기를 불러 일으키는 독약이 이들의 가슴속에 깃들인 정신을 휘저어놓은 것이었다. (183~184페이지)

☆☆☆지금 나는 어떤 고약을 만들고 있는가? 긍정의 고약 혹은 부정의 고약, 생성의 고약 혹은 파괴의 고약,

***박쿠스에 대해- 박쿠스는 힌두스(오늘의 인도)에서 신으로 섬김을 받는 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아카이아땅(그리스 땅)에서는 그렇지 않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이 박쿠스를 신으로 알기는 아카이아 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아카이아인들은 박쿠스 신전을 세우고 이 신전으로 무리지어 들어가 이 신의 재단에 향을 피웠다.(189~190페이지)

8. 영웅 페르세우스와 아틀라스

***아틀라스는 여느 인간에 비해 그 크기가 엄청났다. 이 192~193페이지)거인 아틀라스는 세계의 서쪽 끝에 있는 나라의 지배자였다. 이 거인 아틀라스는 세계의 서쪽 끝에 있는 나라의 지배자였다. 하루종일 하늘을 달린 태양 수레와 이 수레를 끈 천마들을 받아들이는 바다 가 바로 이 아틀라스 나라의 바다였다. ...아틀라스 왕에게 잎과 가지와 열매가 온통 황금으로 되어 잇는 황금 사과나무가 있었다. 페르세오스는 이곳에서 새벽별이 새벽의 여신을 깨우고 새벽의 여신이 태양 수레를 끌어낼때까지만 쉬어가게 해달라고 아틀라스 왕에게 청을 넣었다.

그러나 아틀라스는 테미스의 예언대로 황금사과를 도둑맞을  날이 올까봐, 과수원 둘레에다 높은 담을 쌓고, 거대한 뱀으로 하여금 이 나무를 지키게 하는 한편 제 땅에 오는 길손에게 사과나무 근처에도 못 가게 해오던 참이었다. 아틀라스는 다른 나그네에게 하던 말, “제우스라고 해도 안될 것이네”를 페르세오스에게도 그대로 했다.

  페르세오스는 물러서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버틸 거조를 차렸다. 아틀라스는 말이 먹혀들지 않자 힘으로 페르세오스를 쫓아내려 했다. 이때 페르세오스는 이렇게 말햇다.

“나를 이렇게 밖에는 알아주지 않으니 선물이나 하나 드리고 가겠소.”

페르세오스는 고개를 돌리고 왼손으로 저 무서운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어 들었다. 저 자신의 체구만큼이나 큰 바위 산으로 변해갔다. 수염과 머리카락은 나무가 되었고, 어깨는 능선이 되었으며 머리는 산꼭대기가 되었고 뼈는 바위가 되었다. 이와 같이 때를 같이 해서 산이 된 그의 몸은 사방으로 뻗어나기 시작하여 (다 신들의 뜻이었다) 수많은 벌이 박힌 하늘이 그 어깨 위에 얹힐 때까지 자라났다. (192~193페이지)

9. 안드로메다와 바다의 괴물

****페르세오스는 다시 날개 달린 가죽신(메르쿠리우스로부터 빌린 것이다.) 을 꺼내어 두 발에 신고 낫 모양으로 휘어진 칼을 꺼내어 차고는 맑은 하늘로 날아올랏다. 그는 아이티오피아(이디오피아)인들이 사는 케페오스 왕국의 상공에 이르렀다. 이 나라에서는 비정한 암몬신의 뜻으로 공주 안드로메다가 지나치게 아름다움을 뽐낸 왕비의 죄값을 물고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인 k라 위를 날면서 두 팔이 바위에 묶여 잇는 인 k라의 공주를 보았다. 페르세우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 공주에게 반하고 말았다. 페르세우스는 왕과 왕비에게 “제가 딸을 구한다면 딸을 저에게 주시겟다고 약속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처녀의 부모는 그러마고 했다. (194부터 정리 했음)

10. 메두사

***페르세오스는 뗏장을 떠서 새 분 신들을 위하여 세 기(基)의 재단을 쌓았다. 왼쪽에는 메르쿠리우스, 오른쪽에는 전쟁의 여신 미네르바, 그리고 중앙에는 유피테르를 위한 제단이었다. 미네르바에게는 암소를, 날개 달린 가죽신의 임자(메르쿠리우스)에게는 송아지, 제우스에게는 황소를 제물로 올렷다.

그리고는 자기 공훈에 대한 보상으로 안드로메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는 지참금 없이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 결혼식에서 아모르(그/에로스)와 휘메나이오스(혼인의 신)는 신랑신부 앞에서 횃불을 흔들었다. 향이 넉넉하게 불길 속으로 들어갔고, 지붕에서 땅바닥까지가 온통 꽃다발이었다. 도처에서 수금소리, 피리소리, 노랫소리가 하객의 기분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서운은 활짝 열렸고, 호아금의 궁전 문은 남김없이 열렸다. 아이티오피아(에티오피아)귀족들은 모두 왕실이 준비한 호화스러운 잔치에 참석했다. (199페이지)

☆☆☆ 그 당시의 사람들이 신전에 어떤 재물을 바치는지  그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 귀족들의 결혼식을 알 수 있다.

***“용감무쌍한 페르세오스님, 머리카락 대신 뱀들이 똬리 틀고 있는 저 괴물의 머리를 대체 어떻게 자르셨는지 바라건대 그 이야기를 들려주셔요.

  “찬바람이 부는 아틀라스 산록(아틀라스가 신이 된 것은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표현은 저자의 실수 인 듯하다)에는 견고한 석벽으로 둘러싸인 한 곳이 있어요. 이 입구에 포르퀴스의 딸 자매가 눈 하나를 번갈아 쓰면서 삽니다. 눈이 한 개 밖에 없어서 이 한 개를 골려가면서 쓰는 것이지요. 나는 이 중 하나가 눈을 제 자매에게 건네줄 때를 노렸다가 이 눈을 빼앗아 버렸습니다.(페르세우스는 고르곤 세 자매가 있는 곳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이들을 위협하여 이들로부터 고르곤 세 자매의 거처를 알아내었다)

  나는 그 뒤 인적도 없고 길도 없는 바위산을 지나고 황량한 숲을 지난 연후에야 고르곤 세 자매가 사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주위에는 메두사의 얼굴을 보고 석화(石化)해 버린 인간이나 짐승의 석상이 즐비합니다. 그러나 나는 메두사의 얼굴을 직접 보지 않았습니다. 가지고 간 청동 방패에다 비추어보았으니까요. 나는 메두사와 메두사의 머리 위에 똬리 튼 뱀이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칼로 목을 베어버렸지요.“

이어서 페르세오스는 메두사가 흘린 피에서 날개 달린 천마 페가소스와 페가소스의 아우(황금검을 든 용사, 크뤼사오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마저 했다. 날개달린 가죽신 덕분에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었던 별 이야기도 했다.

어느 귀족 하나가 “다른 자매들의 머리는 여느 머리와 같은데 어째서 메두사의 머리만 뱀으로 덮여 있느냐”고 물었다.

“메두사는 한 때 아름답기로 소문난 처녀였더랍니다. 수많은 구혼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나까요. 다른 부분도 아름다웠지만, 그 중에서도 머리카락은 특히 아름다웠던 모양이지요. 바다의 지배자(해신 넵투누스)가 이 메두살ㄹ 미네르바 여신의 신전으로 데려가 사랑을 햇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미네르바로서는 방패로 얼굴을 가려야 할 만큼 무안당하셨던 거지요. 그래서 이 죄값을 물어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지요.”(200~201페이지)

6. 신들의 복수

1. 미네르바 여신과 아라크네의 솜씨 겨루기

***여신은 마이모니아 땅(뤼디아의 옛이름)에 살던 처녀 아라크네를 떠올렸다. 이 아라크네는 베짜는 솜씨에 관한 한 미네르바 여신에 못지 앟게 세상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처녀였다.

이라크네는 제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오직 이길 수 잇다는 일념으로 제 운명과 맞서려 할 뿐이었다. 여신은 이 도전을 받아들여 곧 겨루기에 들어갓다. 여신과 아라크네는 장 이쪽저쪽에 놓인 베틀로 올라가 날실을 걸었다. (242페이지)

***씨실을 북에다 물려 날실 사이로 밀어넣었다. 시실에 날실을 지날 때마다 바디가 이씨실을 쫀쫀하게 짰다. 이들이 베에다 짜넣은 실에는 튀로스 염료로 물들인 보라색 실은 물론이고 색조가 조금씩 다른 여러가지 색실이 섞여 있었다. 한 가지 색실이 다른 색실과 겹치는 부분에서는 어디서부터 이 색실에서 저 색실로 바뀌었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옛이야기의 내용이 그림으로 짜여들어가면서 금빛 색실도 이 갖가지 색실에 섞여들어갓다. (242페이지)





8. 인간의 시대

1.니소스와, 조국을 배신한 스퀼라

***미노스왕은 메가라 항을 유린하면서 니소스왕이 다스리던 알카토오스에 대한 공격을 가화하고 있었다. 알카토오스왕 니소스의 정수리에는 백발 가운데 섞인 보라색 머리카락이 한 올 있었다. 그에게 이 머리카락이 남아 있는 한 그의 왕국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331페이지)

***니소스의 왕국의 성벽에는 탑이 하나 있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 성벽은 라토나 여신의 아들이 황금으로 만든 수금을 건 이후로 그 벽돌 하나하나에 신묘한 음악이 스며들어 있다는 성벽이었다. 니소스의 딸 스퀼라에게는 틈날 때마다 이 성벽 위의 탑으로 올라가 이 성벽에다 돌멩이를 던지며 거기에서 나는 소리를 즐기는 버릇이 있었다. 스쿨라는 미노스왕과 자기 아버지의 군대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동안에도 이곳으로 올라가 가까이서 벌어지는 전투 상황을 구경하고는 했다.

스퀼라의 눈에 비친 미노스왕은 한 마디로 완벽한 인간이었다. 스퀼라가 보기에 미노스가 깃털장식이 달린 투구를 쓰고 있으면 그 투구가 미노스에게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고, 미노스가 번쩍거리는 청동방패를 들면 그 방패를 든 미노스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미노스가 힘살을 부풀리고 창을 던질 때면 스퀼라는 멀리서 그의 힘과 재간을 침묵으로 찬양했다. ....이게 모두 미노스를 향한 붙타는 듯한 사랑 때문이었다.

스퀼라는 아직 나이 어린 공주에 지나지 않았으나 할 수만 있다면 용감하게 적진을 뚫고 들어가 미노스 왕을 만나고 싶었다. 높은 탑루에서 크레타 진영 한가운데로 뛰어내리든, 청동빗장이 단단히 걸린 성문을 열어주든 미노스왕이 좋아할 만한 일이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퀼라는 크레타왕의 호화찬란한 군막(軍幕)을 내려다보며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 전쟁이 터진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아니면 불행으로 여겨야 할지 모르겠구나. 사랑하는 미노스왕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이 애석하구나....저 분이 전쟁을 이 정도 선에서 끝내고 나를, 평화를 보증할 볼모로 잡아 고국으로 돌아가신다면 얼마나 좋을 까. 오, 사랑하는 나의 영우이시여. 내게 날개가 있어서 하늘을 날아 크레타 왕의 군막 앞에 내려 미노스 왕께 내 사랑가 내 느낌을 고배하고 나르 f아내로 맞아주시는 대신 지참금으로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면 나는 세 번 복을 받은 여자인 것을. 미노스 왕이 지참금으로 요구한다면 내 아버지의 왕국만 배고 이 세상에 무엇이 아까우랴.......우리가 이 전쟁에서 지게 되어 있다면 우리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사랑을 위하여 내가 성문을 열어주어서 안된다는 법도 없지 않은가. 가만히 있으면 저 분의 군대가 성문을 깨뜨리고 들어올 텐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성문을 열어주는 것이 낫지 않은가.” (333~334페이지)

스퀼라의 마음은, 이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결국 수퀼라는 아버지의 왕국을 자신의 혼인 지참금 대신 미노스에게 바치고 이 전쟁을 끝내기로 마음 먹었다.(334페이지)

***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지 않는다. 누군들 나와 같이 하려 하지 않겠는가. 욕망이 내 욕망만큼 강렬하다면 누군들 사랑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을 깨뜨리지 않겠는가. 그래, 깨뜨리려 할 것이다. 기꺼이 깨뜨리려 할 것이다. 그러면 남들은 용감하게 그것을 깨뜨리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나는 할 수 있다. 불길 사이로도 지날 수 있고, 칼의 숲 사이로도 지날 수 있다. (335페이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강렬한 소원만이 자신을 도울 수 있다.

***스퀼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동안, 인간의 근심을 치료하는 전능한 의원인 밤이 찾아왔다. 어둠은 스퀼라를 담대하게 했다. 잠이, 인간의 가슴에 깃들인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재우는 이 평화로운 시간을 틈타 스킬라는 살며시 아버지의 침실로 숨어들어가 그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딸이 아버지의 머리로부터 아버지의 목숨과 운명이 걸린 머리카락을 훔친 것이다.

이 머리카락을 손에 넣은 스쿨라는, 똑바로 적진을 뚫고 들어가(스퀼라는 그만큼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한 해우이라고 생각했다)미노스왕 앞으로 나아갔다. 왕은 스퀼라가 온 것을 보고는 놀랐다. 스퀼라는 왕에게 말했다.

“사랑이 저에게 죄를 짓게 햇습니다. 니소스 왕의 딸인 저 스퀼라는 제 왕국의 수호신과 제 집안을 왕께 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전하밖에는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드리는 사랑의 맹세와 이 보랏빛 머리카락을 받으시고 이머리카락이 사실은 한 오라기의머리카락이 아니라 제가 바치는 제 아버지의 머리인줄 알아주소서.”

스퀼라는 이러면서 그 죄많은 손으로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바쳤다. 그러나 미노스왕은 몸을 사렸다. 스퀼라가 저지른 이 전대미문의 죄악에 기겁을 한 미노스왕은 이런 말로 스퀼라를 꾸짖었다.

“우리 시대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있었구나. 신들이시여, 대지는 저것을 내치게 하시고, 어떤 땅, 어떤 바다도 저것에게는 깃들일 자리를 주지 않게 하소서. 너 잘 들어라. 나는 유피테스(제우스)의 요람이었던 크레타 섬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훌륭한 리더는 하수(下手)를 쓰지 않는다. 훌륭한 리더는 천륜을 배반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승리야말로 사람들의 호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리더의 조건을 말한다.

미노스는, 공정한 정복자로서 정복당한 적들에게 갖가지 합당한 조치를 취한 연후에, 노잡이들에게는 닻을 올리고 이물에 청동갑을 댄 군함을 오르라고 명령했다. (335~336페이지)

***스퀼라는 먼 바다로 나가는 군함을 보았다. 적장 미노스에게는 스퀼라 자신이 세운 공로에 상을 내릴 생각이 없음을 알았다. 스퀼라의 마음은 분노로 차오르기 시작했다.......내가 바친 것들이 그렇게도 마음에 들지 않던가? 내 사랑도 그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더라는 말인가? 내가 온 마음을, 온 소망을 다 바쳤는데도 그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말인가?...미노스여, 그런데 왜 그대가 승리를 헌상(獻上)한 나를 벌하는 가? 내가 내 아버지와 내 조국에 지은 죄는, 그대에게는 곧 은혜가 아니던가?(336~338페이지)


2. 미궁(迷宮)과 아리아드네의 관(冠)

***미노스왕이 떠나 있을 동안, 왕비가 낳았던 이상하게 생긴 아이는 장성해 있었다. 말하자면 크레타 왕가의 수치거리였더 s이 아이가 그 흉측한 혼종물(소와 인간의 혼종물)의 몰골로 만인에게 왕비의 구역질나는 정사(政事)의 현장을 떠올리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노스는 이 구역질나는 괴물을 제 궁전에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즉 교묘하게 설계하고 빈틈없이 만든 감옥에다 가두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그는 이 일을 재간꾼으로 유명한 건축가 다이달로스에게 맡겼다. 다이달로스는, 통로를 분간하는 표지가 될 만한 것은 모두 뒤헝클어 버리고 수많은 우회로와 굴곡으로 사람들의 눈을 홀리는 아주 이상한 미궁을 지었다. (339~340페이지)

***다이달로스가 지은 미궁은 프뤼기아 땅을 제멋대로 흐르는 마이안드로스 강과 흡사했다.

다이달로스는 수많은 미로를 곳곳에 배치하여, 한 번 들어가면 저 자신도 입구를 찾아나오기 어려운, 저 마이안드로스 강을 연상시킨 미궁을 만든 것이다.

미노스는 이 미궁에다 반은 사람의 모습, 반은 소의 모습을 한 이 괴물을 가두고 두 번이나 아테나이에서 보내어 온 희생제물을 먹이로 들여보내 주었다. 그러나 9년 뒤 미노스가 요구한 세 번째 공물이 크레타에 온 지 오래지 않아 이 괴물은 목숨을 잃었다. 세 번째 공물에 묻어 온 테세우스 손에 죽은 것이었다. 테세우스는 크레타 공주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이 미궁으로 들어갈 대 명주실을 풀면서 들어갔다가 이 괴물을 죽이고는 그 명주실을 잡고 아무도 살아나온 사람이 없는 이 미궁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괴물을 죽이고 미궁을 무사히 빠져나온 테세우스는 미노스의 왕의 딸과 함께 그곳을 떠나 디아섬(낙소스섬)으로 갔다. 그러나 공주 아리아드네는 이 섬에서 아테나이로 가지 못했다. 테세우스가 공주를 이 섬에다 남겨두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공주가 홀로 섬에 남아 팔자를 한탄하고 있는데, 박쿠스신이 나타나 공주를 도와주었다. 박쿠스 신은 공주의 머리에서 관을 벗겨 영원한 영광의 징표인 별자리로 박아주려고 하늘로 던져 올렸다. 이 별자리가 바로 왕관자리다.(341~343페이지)


5. 칼뤼돈의 멧돼지 사냥

***테세우스가 크레타에서 거둔 승리에 힘입어 아테나이는 더 이상 크레타에 공물을 바치지 않아도 좋았다. 아테나이 사람들은 신전이라는 신전은 모두 꽃으로 치장하고 의로운 전쟁의 여신 미네르바와 유피테르(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에게 제사를 드리고, 사전에 약속했던 제물을 드렸다. 발빠른 파마(소문의 여신)는 테세우스의 소식을 아르고스의 온 나라에다 퍼뜨렷다. 이때부터 아카이아땅의 온 나라 사람들은 나라에 큰 일이 생길 때마다 테세우스에게 도움을 구했다. 영웅 멜레아그로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칼뤼돈이라는 날 역시 테세우스에게 도움을 청했다.(348페이지)

***칼뤼돈이 테세우스에게 요청한 것은 와서 멧돼지 한 마리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멧돼지는 원래 디아나 여신의 하녀였다. 여신이 하녀를 멧돼지로 모습을 바꾸게 하여 칼뤼돈에다 보낸 것은 칼뤼돈 사람들의 무례를 벌하기 위해서였다.

칼뤼돈 왕 오이네우스(포도 사나이라는 뜻. 박쿠스신으로부터 처음으로 포도나무를 받아 기른 사람으로 전해진다)는 어느 해 풍녀이 들자 첫물로 거둔 과일은 커레스여신께, 포도주는 박쿠스 신께, 올리브 기름은 미네르바여신께 바쳤다. 그는 농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하늘에 계신 모든 신들에게 두루 제사를 올렸다. 그런데 이때 오이내우스 왕이 제사를 드리고 제물을 바치지 않은 여신이 하나 있다. 라토나 여신의 딸 디아나 여신이다. 오이네우스는 이 디아나 여신만 빼고 모든 신들에게 제사를 드렸고, 다른 신들의 제단에는 모두 제물을 차리면서도 디아나 여신의 제단만은 비워둔 것이다. 이 일에 신들 모두가 의분을 느꼈다.

“내가 그냥 두고 볼 줄 아느냐? 날 일러 섬김을 받지 못한 여신이라고 할 자는 있을 것이나 복수할 줄 모르는 여신이라고 할 자는 없을 것이다.”

디아나 여신은 이렇게 벼르고는 자기를 업신여긴 이 오이네우스의 땅에다 멧돼지 한 마리를 보내어 짓밟게 한 것이었다. (347페이지)

☆☆☆화는 작은 일에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인간관계를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로 관계가 나빠지기도 한다. 서로간의 미묘한 감정 때문에, 나빠진 사이는 격렬하게 싸운 뒤끝보다 더 오래간다. 작은 일로 다른 사람을 속상하게 하거나 앙심을 품게 하지 말라. 이왕 있는 제단에 디아나신에게도 제물을 바쳤다면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데 우리 자신 또한 이런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면서 살고 있다. 오비디우스도 독자들에게 이런 교훈을 주고 싶지 않았을까?

9. 펠리몬과 바우키스

***식탁이 바로 잡히자 바우키스 할멈은 박하이파리로 이 식탁을 닦고는 여기에다 미네르바여신께서 좋아하시는 알락달락한 딸기, 가을에 따서 겨우내 포도주에 절여두었던 버찌, 꽃상치, 순무, 건락(乾酪) 한 덩어리, 뜨겁지 않은 재에다 구운 계란을 토기 접시에 얹어 내어놓았네.....식사가 끝나자 마우키스 할멈은 상을 치우고 후식을 내어놓았네. 호도, 무화과, 쪼글쪼글하게 마른 대추, 오얏(자두), 향긋한 사과, 갓 딴 듯한 포도가 바구니에 담겨 나왔지. 식탁 한가운데엔 꿀이 묻어 반짝거리는 벌집도 나와 있었다네.(368~369페이지)

☆☆☆그 시대의 가난한 농가의 식생활을 볼 수 있다. 가난한 집이라고 묘사하고 있지만 이 정도면 먹거리가 풍부한 편이 아닐까 싶다.


변신이야기 2

9. 헤라클래스 외

1. 아켈로오스와 헤라클레스-뿔잔

 아켈로오스는 우람한 황소로 둔갑하고, 싸움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헤라클래스는 “재빨리 내 완쪽으로는 몸을 비틀더니 팔을 내 목에다 감습디다. 나는 그의 팔을 털어내려고 머리를 흔들었습니다만 그 친구는 내 목을 아래로 꺾어 뿔을 땅바닥에더 박아버립니다. 이로서 놓아줄 줄 알았지만, 어림도 없었어요. 그 친구는 내 뿔 하나를 그 우악스러운 손으로 잡더니만 뚝, 분질러버리는게 아닙니까? 나는  이로써 공격무기를 잃은 것입니다. 다행히 나이스(물의 요정)들이 이 불을 거두어 안에다 과일을 넣고 향기로운 꽃을 꽂아 신들께 바쳤지요. 자비로우신 코피아여신(풍요를 의인화 신)께서는 이 불을 축복해 주시었습니다.

###코피아여신의 축복이 내린 뒤로는, 요정들이 아무리 꺼내어도 이 뿔에는 늘 과일과 꽃이 차더라고 한다. 이때부터 이 뿔은 <코르누코피아> 즉 풍요의 뿔이라고 불린다.


3. 헤라클레스의 최후

**** 헤라클레스는 네소스를 향하여 화살 한 대를 날렸다. 화살은 도망치는 네소스의 등에 살촉이 가슴으로 튀어나올 만큼 깊이 꽂혔다. 살촉에 꿰뚫린 네소스의 등과 가슴에서는 레르네 샘에 살던 휘드라의 독이 섞여 피가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네소스도 이 독 섞인 피를 그냥 대지에 빨려들게 하지는 않았다.

“나는 죽되 내 피로 하여금 이 값을 치르게 하리라.”

네소스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천조각을 이 피로 적셔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를 헤라클래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주었다. (22페이지)

**** 참된 것에다 거짓된 것을 섞기 좋아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눈덩이 같이 불리기 좋아하는 파마여신(그/페메,소문의 여신)이 헤라클레스가 이올레라는 여자를 사랑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은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의 귀에도 들어갔다. 하지만 데이아네이라는 남편을 믿었다. 데이아네이라는 문득 네소스로부터 받은 천조각이 생각났다. 데이아네이는 “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는 네소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 천조각이 식어가는 남편의 사랑을 다시 소생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데이아네아라는 이 천조각을 기워넣은 예복을 헤라클래스의 시종 리카스에게 주어 자신의 슬픔과 파멸의 씨앗이 될 이 엄청난 물건을 남편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리카스로부터 레르네 샘의 물뱀 휘드라의 독이묻은 예복을 전해받은 헤라클래스는 아내를 의심하지 않고 이 예복을 받았다.

 재단에는 이미 불이 지펴져 있었다. 영웅 헤라클레스는 향을 사르고 신들에게 드리는 기도를 읊조리며 포도주를 대리석 재단에다 부었다. 이 동안 재단에서 타는 불의 열기에 녹은 독은 그의 몸속으로 퍼져들어가 사지는 물론이고 온 몸 구석구석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타고난 용기와 참을성으로 되도록 오래 그 고통을 참았다. 그러나 고통이 인내의 한계를 벗어나자 그는 제단 앞을 뒹굴며 오이타 산이 떠나가도록 고함을 질렀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그 예복을 몸에서 뜯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예복은 뜯어내려고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단단하게 그의 살갗에 달라붙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그 예복을 뜯어내려고 했고 예복은 그의 살갗에서 떨어져 나오려 했으니 결과는 뻔했다. 상처에서 배어나온 피는 불같이 뜨거운 독물을 만나 쉭쉭 소리를 내며 끓어올랐다. 그의 피는 빨갛게 단 쇠를 만난 차가운 물처럼 끓어올랐다. 고통은 끝이 없었다. 그의 가슴속에서는 독물이 불꽃이 되어 타올랐고, 그으 온몸에서는 검은 땀이 뚝뚝 들었다. 뒤틀리는 힘살에서는 탁탁, 힘줄 터지는 소리가 났다. 그의 뼈는 이 독하기 짝이 없는 독물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참다 못한 그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외쳤다. (24페이지)

불길은 힘을 얻어 사방으로 날름거리며 그 불길을 두려워하지 않던 영웅의 사지를 태우고 그 불길을 가볍게 여기던 영웅의 몸을 태웠다. 천궁의 신들은 지상의 앙자였던 이 영웅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겼다. (29페이지)

*** “제 피를 말리는 이 고통, 이 몹쓸 영혼을 거두어가소서. 저에게 어울리는 선물은 죽음입니다. 이 죽음이야말로 서자(庶子)인 저에게 주시기에 알맞은 선물입니다.

제가 이 신전을 이방인들의 피로 물들이던 부시리스를 죽였다고 내리시는 상이 이것입니까?

저 잔인무도한 안타이오스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죽였다고 내리시는 상이 이것입니까?

머리가 세 개인 히베리아의 양치기를 죽이고, 머리가 세 개인 저승의 개 케르베로스를 끌고 왔다고 내리는 상이 이것입니까?

이 손으로 저 무서운 황소의 뿔을 잡아 땅에다 무릎을 꿇렸고 이 발로 엘리스로 갔고 스팀팔로스 늪으로 갔고 파르테니오스의 숲으로 갔다고 이런 상을 내리는 것입니까?

아마존의 나라로 원정하여 금을 두드려 만든 허리띠를 가져왔다고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는 황금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왓다고 이런 상을 내리는 것입니까?(27~28페이지, 주 참고할 것)

***제우스는 헤라클래스를 천상으로 불러올려 청춘의 여신 유벤타(그/헤베0)를 아내로 삼게 했다. (38페이지)

7. 뷔블리스와 카우노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미노스는 한창 나이에는 그 이름만으로도 이웃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영웅이었다. 그러나 노경에 접어든 그는 이제 아폴로와 디오네 사이에서 난 아들 밀레토스(소아시아의 마이안드로스 강가에 있는 밀레토스의 건설자)까지 두려워하는 처지였다. 밀레토스는 젊고 용감한데다 아폴로의 아들이라는 것을 큰 자랑거리로 여기는 청년이었다. 미노스는 밀레토스가 자기 왕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자기 나라에서 쫓아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밀레토스는 미리 무슨 낌새를 눈치챘던지 고향을 떠나 빠른 배로 아이가이아 바다의 파도를 헤치고 아시아 땅으로 건너가 하 S도시를 세우고 이 도시를 <밀레토스>라고 이름했다. (43~·44페이지)

이 밀레토스 땅에는 내리흐르기도 하고 치흐르기도 하는 마이안들로스 강신의 아름다운 딸 퀴아네가 살고 있었다. 이 쿠아네는 아버지 강 마이안드로스의 아름다운 둑을 거닐다가 이 밀레토스의 눈에 들어 사랑에 빠졌다. 쌍둥이 남매를 넣으니 이 쌍둥이 남매가 바로 오라비인 카우노스와 누이인 뷔블리스다. (44페이지)

그런데 바로 이 뷔블리스가 세상 처녀들에게 사랑해도 좋을 상대가 있고, 사랑해서는 안될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쳤다.


10.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1.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

트라키아의 신 오르페우스(그리스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 그는 수금을 잘 탔는데, 이 수금은 아폴로부터 받았다는 설도 있고 스스로 발명했다는 설도 있다. )는 이 혼인의 신(휘메나이오스)을 자기 혼례식에 오시라고 했고, 혼인의 신도 그의 기도에 응답하여 그 자리에 나타났으나 오르페우스에게는 그런 보람이 없었다. 이 혼인의 신이 오르페우스의 혼인을 축복해주지 못햇기 때문이었다. 이 혼례식장에 나타난 휘메나이오스의 표정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고, 다른 혼례식장에서는 빠뜨리지 앟고 부르던 그 축가도 불러주지 않았다. 그가 들고 온 횃불도 있는 힘을 다해 흔드는 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타지 않아 하객들은 거기에서 나는 연기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불길한 일은 징조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혼례식을 갓 치른 새색시가 요정들과 함께 들판을 거닐다가 뱀의 독니에 발목을 물려 즉사한 것이었다.

트라키아의 신 오르페우스는 아내 잃은 것을 몹시 슬퍼했다. 이 땅에서 아내 잃은 슬픔을 달래다 못한 오르페우스는 아내 잃은 것을 몹시 슬퍼했다. 이 땅에서 아내 잃은 슬픔을 달래다 못한 오르페우스는 원래 대담한 사람인지라 다이나로스 문을 통하여 저승으로 내려가 저승 왕의 마음을 움직여보기로 결심했다. 기어이 이 동굴을 통하여 스튁스의 땅으로 내려간 오르페우스는 망령들 사이를 지나 이윽고 프로세르피나의 저승 왕 앞에 섰다. (65~66페이지)

**** “이 무서운 땅의 권능에 기대어 이 끝없는 혼돈, 이 넓은 땅을 감도는 침묵의 권능에 기대어 소원합니다. 채 피기도 전에 져버린 에우뤼디케의 운명의 실을 다시 이어주십시오. 저희들 산 것들은 산 것들의 동아리들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팔자를 타고 태어났습니다. 빨리 오든 늦게 오든 필경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합니다.....저희들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팔자를 타고 태어났습니다. (65페이지)

***저승 왕과 왕비는 이 가인의 소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에우뤼디케를 불렀다. 에우뤼디케는 저승 땅에 갓 내려온 망령들 사이에 섞여 있다가 뱀에 물린 자리 때문에 절뚝거리면서 앞으로 나왔다. 트라키아 사람 오르페우스는 에우뤼디케를 껴안았다. 그러나 저승왕은 오르페우스에게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즉 에우뤼디케를 데려가되 자승 땅을 다 벗어나 아베르노스를 다 벗어나기까지는 에우뤼디케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일에 오르페우스가 뒤를 돌아본다면 에우뤼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거시앋. 오르페우스는 에우뤼디케는 어둠과 적막에 싸인 오르막길을 한없이 올라 이윽고 땅 거죽과 가까운 곳에 이르렀다. 아내가 혹시나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던 오르페우스는 근심과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뒤를 돌아다보고 말았다. 그 순간 에우뤼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떨어졌다. 오르페우스는 아내의 손을 잡으려고 자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의 손끝에 닿는 것은 싸늘한 바람뿐이었다.

아내으 두 번째 죽음은 오르페우스를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으로 만들었다. ..... 오르페우스는 다시 한 번 저 저승의 강 스튁스를 건너려 했으나 허사였다. 스튁스 강의 뱃사공이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었다. 오르페우스는 식음을 전폐하고 이레 동안이나 이 강변에 앉아있었다. 이 동안 그가 양식으로 삼은 것은 슬픔과 눈물뿐이었다.....오르페우스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이들이 어른이 되기까지의 인생의 봄과 갓 핀 인생의 꽃을 사랑한 것이었다.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습을 맨 처음으로 전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67~69페이지)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아프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의 사랑을 잃어버린 후 동성을 사랑하는 동성애자로 변했다. 그는 돌로 만들어버린 자신의 사랑에 대해 미안함과 죄의식 때문에 동성에게 관심을 쏟은 것인지 모르겠다.

6. 퓌그말리온의 사랑

***사악한 삶을 사는 여자들을 본 퓌그말리온은 자연이 여성들에게 지워놓은 수많은 약점이 역겨워 오랫동안 여자를 집안으로 불러들이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그러나 정말 혼자 산 것은 아니고 더할 나위 없이 정교한 솜씨로 만든 눈같이 흰 여인의 상아상(象牙象)과 함께 살았다. 퓌그말리온은 자기 손으로 만든 이 상아상의 여인을 사랑했다. 이 상아상은 살아있는 여인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이 상아상은 언제 보아도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았다.

퓌그말리온은 튀로스 산(産) 보라색 천을 씌운 긴 의자에 이 처녀를 눕히고 그렇게 하면 처녀가 고마워하기라도 할 것처럼 머리 밑에는 베개를 받쳐주기도 했다. 이렇게 해놓고 그는 짐짓 이 상아 처녀를 자기의 반려라고 불렀다.

온 퀴프로스 섬이 다 떠들썩해지는 베누스 축제 때의 일이었다. 꽃다발을 뿔에다 건 백설같은 송아지는 재단 앞에서 흰 목으로 도끼날의 고 무수히 쓰러졌다. 제단에서 향연(香煙)이 오르자 퓌그말리온은 제 몫의 제물을 드리고 제단 앞에서 더듬거리는 어조로 기도했다.

“신들이시여, 기도하면 마사를 순조롭게 하신다는 신들이시여, 바라건대 제 아내가 되게 하소서.”

그러나 축제를 맞아 그 제단에 임재(臨齋)하여 제물을 흠향하던 베누스 여신은 그 기도으 참뜻을 알아차리고 그 기도를 알아들었다는 표적으로 불길이 세 번 하늘로 치솟게 했다. 집으로 돌아온 퓌그말리온은 바로 상아 처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런데 퓌그말리온은 입술에 닿는 처녀의 입술에 온기가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화들짝 놀라 입술을 떼었다가는 다시 입술을 대고 손으로 가슴을 더듬어보았다. 사람의 손끝에서 갖가지 모양이 빚어지는 휘메토스 산의 밀랍같이.....

상아 처녀의 몸은 분명히 인간의 몸이 되어 있었다. 그가 손가락을 대자 이 처녀의 몸속에는 뛰는 맥박이 선명하게 베누스 여신께 감사 기도를 드렷다. 한동안 상아처녀에게 다시 입을 맞추자 상아 처녀는 이 입맞춤에 화답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이들의 혼례식에는 이 혼례식을 있게 한 베누스 여신이 친히 참석했다. 달이 아홉 번을 기울자 퓌그말리온의 고향 땅 이름인 <파포스>를 이 아기의 이름을 삼았다. (80~82페이지)

☆☆☆ 퓌그말리온의 사랑을 두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에너지까지 나서서 도운다고 한다.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는 바가 아닐까.

7. 몰약이 된 뮈라

***판카이아 땅은 원래 발삼, 육계(肉桂), 봉아술 그리고 약이 되고 향료가 되는 그 밖의 초목이 많이 나는 나라다. 그러나 뮈르(몰약나무)가 자라기 시작한 이 나무는 이 땅에서 났으되 귀중한 나무로는 대접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뮈르가 자라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이 땅도 약초와 향료를 자랑할 수가 없었다. 새로 자라기 시작한 이 나무는 이 땅에서 났으되 귀중한 나무로는 대접받지 못했던 것이다. (83페이지)

☆☆☆몰약의 탄생은 비극에서 시작되었고, 몰약을 사랑한 사람들의 최후 또한 비극으로 끝난다. 비극이 희극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11.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9. 잠의 신과 꿈의 신

***잠의 신 솜누스의 은신처인 궁전이었다. 여기에는 햇빛도 비치지 않았다. 해가 떠오를 때도, 해가 질 때도 비치지 않았다. 이 솜누스 궁전은 안개에 싸여 있어서 늘 어두컴컴했다. 여기에는 울음소리로 새벽을 알리는 닭도 없었고, 고요를 깨뜨리는 개나 개보다 더 귀가 밝은 거위 같은 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소리, 입씨름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침묵, 오로지 고요가 있을 뿐이었다. 이 동굴 밑으로는 레테의 강이 자갈 위로 소리없이 흘러가고 있엇다. 동굴 앞에는 잠을 유발하는 양귀비를 비롯한 수많은 약초가 자라고 있었다. 잠의 신은 이런 약초에서 즙을 뽑아내어 세상에 뿌려 산 것들을 잠재우는 것이었다. 동굴에는 문도 없었다. 문이 있으려면 돌쩌귀가 있어야 하는데 돌쩌귀가 있으면 문이 열리거나 닫힐 때 소리가 나기 때문이었다.

솜누스의 옆에는 수많은 꿈의 신들이 누워 있었다. 꿈의 신들은, 벌판에서 거둔 옥수수, 숲의 나뭇잎 혹은 해변의 모래알만큼이나 그 수효가 많았다.

이 잠의 신에게 다가가면서 이리스여신은 손을 흔들어 앞을 막아서는 수많은 꿈의 신들을 물리쳤다. 곧 잠의 신의 침실은 이리스 여신이 뿌리는 빛줄기로 은은하게 빛났다. 이윽고 잠의 신이 눈을 떴다. 금방이라도 다시 잠길 것 같은 눈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잠의 신은 몇 번이고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 애를 써서 일어나 앉아서도 턱으로 몇 번이나 가슴을 쳤을 종도였다.

“만물을 쉬게 하시는 잠의 신이시여, 신들 가운데서도 가장 평화로운 신이시여. 산 것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하시고, 산 것들의 마음을 근심으로부터 구하시는 신이시여. 산 것들이 모양을 고스란히 흉내낼 수 있는 꿈을 보내소서. 케위크스의 모습으로 저 헤라클레스로 인하여 널리 이름이 널리 알려진 도시 트라키아의 알퀴오네에게 보내소서. 보내시어 지아비 케위크스가 난파당한 소식을 알퀴오네에게 전하시라는 유노 여신의 분부이십니다.”

이리스는 사지를 노곤하게 하는 잠을 털어내고는 서둘러 날아온 하늘을 되짚어 날아 온 유노 여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솜누스는 수많은 아들 가운데서 맏아들 모르페오스(잠의 신)를 깨웠다. 모르페오스는 인간으로 둔갑하는데 능하고 인간의 흉내도 잘 내기로 이름 있는 꿈의 신이었다 (139페이지)





3. 내가 저자라면

천지창조를 한 하느님보다 <변신이야기>를 쓴 오비디우스가 더 위대해 보인다. 성경 창세기는 몇 장되지 않지만, <변신이야기>는 인내력이 없으면 읽어내기 어려운 방대한 양의 책이기에 더 위대해 보인다. 그리고 모든 사물의 탄생에 대한 배경을 풍부한 상상력과 탄탄한 문장력으로 써내려간 오비디우스의 문학성에 찬탄을 보낸다. 그는 모든 문학의 바탕이 된 ‘문학의 아버지’라고 칭하고 싶다.

오비디우스에 의해 작성된 신들의 계보는 방대하다. 이 방대한 계보들을 어떻게 생각해내었을까? 일체 모든 사물에 신성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하는 그 당시 사람의 세계관과 인생관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신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의 희노애락(喜怒哀樂), 기쁨, 슬픔, 사랑, 분노, 질투, 시기, 전쟁, 원한, 복수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다 내포하고 있다.

신들의 방대한 계보를 엮어가면서도, 장면마다 세부적으로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뛰어난 묘사력은 독자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 오비디우스는 으뜸가는 이야기꾼임에 틀림없다. 

  그리스 신화연구가인 장영란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아주 통속적인 방식으로 정리하였다. 이런 이유로 예술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기도 하지만 그리스 신화와 종교를 연구하는 데는 적합한 자료로 평가받지 못하기도 한다. 서구예술가들이 처음에 그리스 신화의 주제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 때 많은 경우 오비디우스의 작품에 기초하여 그림과 조각 등을 만들어 그리스 신화의 본래적인 측면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그의 책에 쓰고 있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를 정리하기 위해서 무엇을 고민했을까? 오비디우스의 저서들을 살펴보면 <사랑도 가지가지>, <사랑의 기술>, <여류의 편지> 등이 있다. 이 세 권은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하여 쓰여진 것들이다. 오비디우스는 그 당시 사교계의 황제처럼 군림했기에 철학을 비롯한 학문보다, 권력이나 명예보다는 사랑과 연애에 관해서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일까?

  오비디우스는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쓰고 난 후에 사회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황제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추방당하게 된다. 그는 추방지인 술모에서 많이 근신하면서 새로운 책을 구상하여 쓴 것이 <변신이야기>이다.

  <변신이야기>는 전해져오는 그리스신화를 정리한 책이면서도 오비디우스의 관점에서 씌여진 신화이야기이다. 자신의 정체성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변신이야기>를 꿰뚫고 있는 것도 신들의 사랑이야기가 주종을 이룬다.

   <변신이야기>를 읽으면서 신들의 ‘권력투쟁’에 관한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 조금 심심한 이야기책이 되었다. 모든 신들이 ‘제우스에게 완전 복종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는 하지만 동물이나 인간의 보편적인 심성 중  권력에 대한 의지, 권력에 대한 욕구가 빠져있다. 이 부분이 어떻게 든 첨가되었다면 좀더 다양성을 가진 신화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내 마음에 드는 장절

***(156페이지) 2. 퓌라모스와 티스베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티프와 비슷하다. 세익스피어가 <변신이야기>를 읽고 모방했을까?

***(335페이지)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지 않는다. 누군들 나와 같이 하려 하지 않겠는가. 욕망이 내 욕망만큼 강렬하다면 누군들 사랑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을 깨뜨리지 않겠는가. 그래, 깨뜨리려 할 것이다. 기꺼이 깨뜨리려 할 것이다. 그러면 남들은 용감하게 그것을 깨뜨리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나는 할 수 있다. 불길 사이로도 지날 수 있고, 칼의 숲 사이로도 지날 수 있다.

***사랑을 구하여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구하는 것이 내게 있는데......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구나. 나를 내 몸에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사랑한느 것을 내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소서. 아, 슬픔이 내 힘을 말리는 구나. 내게 이제 생명의 기운이 얼마남지 않았구나. 나는 내 젊음의 꽃봉오리 안에서 죽어가고 있구나. 죽음과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 것이니.....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올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나르키소스는 다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기지 모하고 괴로워했다. 따뜻한 햇살에 녹는 금빛 밀랍처럼, 아침 햇살에 풀잎을 떠나는 서리처럼, 그의 육신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사위어가다 가슴 속의 불길에 천천히 그 빛을 잃어갔고 젊음의 혈기도 그에게서 빠져나갔다.  제 눈으로 그렇게 정신없이 바라보던 저 자신의 아름다움도 그의 몸을 떠났다. (134~137페이지)

☆☆☆나는 나르키소오스의 독백을 <변신이야기>중 압권으로 꼽는다. 문장 자체가 아주 세련되었고, 자아도취에 대한 묘사가 이보다 더 리얼할까 싶다.


IP *.85.249.182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