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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3일 11시 15분 등록
 사기열전 [5-1 Review]


1. 저자에 대한 생각 


사마천 司馬遷, (기원전 145년~기원 전 90년) / 본적은 좌풍익 하양으로, 지금의 섬서성 한성현이며, 자는 子長 이다. 사마천은 서한 시기의 역사학자이자 문학가이며 사상가이다. 태사령인 아버지 사마담을 따라 장안으로 와서 당대의 대유학자인 동중서와 공안국에게서 옛글을 배웠다. 사마천의 집안은 대대로 태사령(太史令)을 지낸 명문이다. 그의 아버지 사마담은 한 무제 때 태사령에 임명되었고 태사령이란 당시 천문(天文), 역법(曆法), 역사(歷史) 등등의 기록과 저술을 맡았던 관직이다. 사마천은 어린 시절부터 여행을 좋아했고, 20세때 여행을 시작하여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가 36세 되던 해, 무제의 봉선의식에 참석하지 못해 화병으로 죽은 부친이 유언을 남긴다.‘너는 반드시, 춘추 春秋 이래 공백으로 남아있는 4백 년의 역사를 낱낱이 기록해서 정리하는 대업을 완수해라. 역사서를 집필하라’


사관이란 사실에 대해서 정직한 기록만 해야 하고 사실에 대해서 엄격한 비판자가 되어야 한다. 사마담이 태사령이 되었던 당시에는 이미 사관의 지위는 과거의 영예를 잃었고, 다만 주로 천문역법을 취급하는 기술직에 불과했다. 사마천 조차도 태사란 직업을 ‘무당이나 점쟁이에 가깝고, 악공이나 배우 등과 같은 부류에 속할 뿐이며, 세상 사람들이 모두 경멸하는 대상’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사마담은 늘 그러한 사실을 한탄하며 사라져버린 역사의 기록을 다시 찾아내 밝히고자 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궁형의 치욕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사명(使命)이었다.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게 된 이른바‘이릉의 화’는 사마천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생의 재앙이었다. 불과 5천의 병사로 흉노 10만의 기병을 상대하여, 1만명을 살상했으나 흉노에게 포로가 되어 투항한 이릉. 평소 이릉을 뛰어난 장수로 여기던 사마천은 홀로 나서 이릉을 변호하였다. 그는 양심과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사마천은 이릉과 특별한 관계에 놓여 있지 않았다. 그를 충정과 신념이 있는 인물로 확신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한무제는 자신을 비판하는 것으로 오해하여 그에게 무망죄(誣罔罪)로 처벌하니, 바로 허리가 잘리는 벌이었다. 그는 허리를 잘리고 죽거나, 50만전 가량의 의 금전을 바치고 자유인이 되거나, 궁형을 감수해야 했다.

당시 궁형을 받고 구걸하듯 목숨을 부지한 자는 사람 축에 끼지를 못했다. 궁형은 남근(男根)을 떼어버리는 형벌로서 일명 부형(腐刑) 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떼어낸 자리의 상처에서 썩은 냄새가 나고 썩은 나무처럼 열매(자식)를 맺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거니와, 남자가 아닌 상태, 심하게 말하면 인긴이 아닌 존재로 된다는 가혹한 형벌이다. 형법상으로는 사형 다음의 형벌이지만 그 굴욕은 사형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실제로 사마천은 궁형을 당한 자신을 스스로 ‘비인간’이라 칭했다. 그는 명문가의 선비였다.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깨끗이 죽는 것이 쉬웠을 텐데도, 목숨을 구걸하는 선택을 한다. 그의 나이 47세 였다.


[임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사마천은, 궁형의 치욕을 당한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정말 서럽고 서러운 일입니다. 어찌 필설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저도 생명을 아까워하는 비겁한 자에 불과하지만 거취만은 분명하게 하려는 사람입니다. 어지 치욕을 모르고 죄인 노릇만 하고 있겠습니까? 천한 노예와 하녀조차도 자결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하려 했다면 언제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과 굴욕을 참아내며 구차하게 삶을 이어가는 까닭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숙원이 있어, 비루하게 세상에서 사라질 경우 후세에 문장을 전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저술이 완성되어 명산에 보관되고 각지의 선비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저의 치욕도 충분히 씻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설사 이 몸이 산산이 부서진다 해도 무슨 후회가 있겠습니까?‘


그의 선택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명을 생각해 본다. 사명(使命)이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 즉 생명(生命)을 사용(使用)하는 지침을 말하는 것 아닌가? 사마천은 선친으로부터 자신에 이르는 동안 모든 삶을 바쳤던 역사서의 완성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것이 선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궁형을 자청한 이유가 된다. 사마천의 인생 사용설명서에는 오직‘역사서를 집필하라’고 씌여 있는 것이다. 모든 치욕은 [사기]의 완성을 위해 감수되었고, 이 사건은 그의 삶뿐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의 비극은 130권의 역사서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사마천은 자신의 울분을 누르고 천지자연의 이치와 인간 운명의 비극을 통찰함으로써 공자의 [춘추]를 계승한 불멸의 역사서 [사기]를 완성해낸다.


그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이릉의 화’에 연루되어 궁형에 처해진 것이다. 그의 삶에서 행복했던 일은 [사기]를 저술한 것이다. 그가 친구 ‘임안’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남긴 명언은 우리에게 인생과 죽음, 그리고 사명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사람이란 본디 한번 죽을 뿐이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기러기의 터럭 만큼이나 가볍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 백이열전


(p65) 파리도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천리 길을 갈 수 있다.


(p66) 부귀가 찾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말채찍을 잡는 천한 일자리라도 나는 하겠다. 또 만일 찾아서 얻을 수 없다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겠다.


2. 관.안 열전


(p71) 내가 가난하게 살 때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곤 하였으나 포숙은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번은 내가 포숙을 대신해서 어떤 일을 경영하다가 실패하여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는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다. 운세에 따라 좋은 때와 나쁜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 준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p73) 창고에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관중은 정치를 하면서 재앙이 될 수 있는 있는 일도 복이 되게 하고, 실패할 일도 돌이켜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는 이해를 분명하게 따지고 득실을 재는 데 신중히 하였다.


(p79)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흔히 도가 사상 또는 노장사상이라고 한다. 도가 사상은 끊임없는 전쟁과 불안정 및 권력과 지위 다툼으로부터 벗어나 운둔과 도피를 일삼는 철학이다. 그래서 도가 사상은 군주 권력의 전제정치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저항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한다.


3. 노자.한비 열전


(p81)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 두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지니고 있지만 모양새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고 나는 들었소. 


(p83) 길이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않는다. 노자는 하지 않는 것[無爲]으로써 저절로 교화되게 하고, 맑고 고요하게 있으면서 저절로 올바르게 되도록 했다.


(p87)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상대방이 높은 명성을 얻고자 하는데 큰 이익을 얻도록 설득한다면 식견이 낮은 속된 사람이라고 가볍게 여기며 멀리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상대방이 큰 이익을 얻고자 하는데 높은 이름을 얻도록 설득한다면 상식이 없고 세상 이치에 어둡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이 속으로는 큰 이익을 바라면서 겉으로는 높은 이름을 원할 때 높은 이름을 얻는 방법으로 설득한다면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척 하겠지만 속으로는 멀리할 것이며, 만약 큰 이익을 얻는 방법으로 설득한다면 속으로는 의견을 받아들이면서도 겉으로는 그를 꺼릴 것이다. 유세자는 이러한 점들을 잘 새겨 두어야 한다. / 유세자가 아직 군주에게 두터운 신임과 은혜도 입지 않았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해 버리면 설령 그 주장을 실행하여 공을 세우더라도 군주는 그 덕을 잊을 것이며, 그 주장을 실행하지 않아 싪하게 되면 군주에게 의심을 받을 것이다.


(p88) 말을 꾸미지 않고 간결하게 하면 아는 게 없다고 하찮게 여길 것이고,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말이 믾다고 할 것이며, 사실에 그넉하여 이치에 맞는 의견을 말하면 소심한 겁쟁이라 말을 다 못한다고 할 것이고, 생각한 바를 거침없이 말하면 버릇없고 오만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유세의 어려운 점이니 마음속에 새겨 두어야 한다.


(p89) 군주의 총애가 깊어지면 큰 계책을 올려도 의심받지 않고 군주와 서로 다투며 말하여도 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때 유세자가 국가에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명백히 따져 군주가 공적을 이룰 수 있게 하며, 옳고 그름을 솔직하게 지적해도 영화를 얻게 된다.


(p91) 미자하의 행위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다를 바가 없었지만 처음에는 현명하다고 칭찬을 받고 나중에는 죄를 입게 되었다. 그것은 군주가 그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주에게 총애를 받을 때에는 지혜가 군주의 마음에 든다고 하여 더욱 친밀해지고, 군주에게 미움을 받을 때에는 죄를 짓는다고 하여 더욱더 멀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군주에게 간언하고 유세하는 자는 군주가 자기를 사랑하는가 미워하는가를 살펴본 다음에 유세해야 한다. / 용이라는 동물은 잘 길이 드면 그 등에 탈수도 있으나,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죽는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으면 거의 성공적인 유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 손자.오기 열전


(p107) 군령을 따르지 않는 병사에게는 죽음뿐이다. 궁중의 미녀 180명을 지휘하는 손무!


(p111) 당신의 하급 말과 상대편의 상급 말을 겨루게 하고, 당신의 상급말과 상대편의 중급 말을 겨루게 하며, 당신의 중급 말과 상대편의 하급 말을 겨루게 하십시오. (손빈의 전략) / 어지럽게 엉킨 실을 풀려고 할 때는 주먹으로 쳐서는 안 되며, 싸우는 사람을 말리려고 할 때도 그 사이에 끼어들어 주먹만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급소를 치고 빈틈을 찔러 형세를 불리하게 만들면 저절로 물러날 것입니다.


(p116) 오공이 지금 또 제 자식의 종기를 빨아 주었으니 이 아이도 어느때 어디서 죽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소리 내어 우는 것입니다. / 나라의 보배는 덕행에 있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습니다.


(p118) 전문이 대답했다.“왕의 나이가 어려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고, 신하들은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며, 백성은 그분을 믿지 못하고 있소. 이런 때에 재상자리를 당신에게 맡기겠소, 아니면 내게 맡기겠소?”

(p121) 실천을 잘하는 사람이 꼭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며,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실천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6. 오자서 열전


(p138) [서경] [반경] 편의 고에,‘옳고 그른 것을 거스르고 공손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볍게는 코를 베고 무겁게는 목을 베어 이 땅에 악의 씨가 자라지 못하게 하라!’라고 하셨습니다.


7. 중니 제자 열전


(p148)“안회는 배울 때 듣고만 있어 어리석은 것 같지만 물러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내가 가르친 것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안회는 절대로 어리석지 않구나”


(p160) 자공이 물었다.“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공자가 대답했다.“괜찮다.그러나 가난하지만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p161) 전상이 화를 벌컥 내면서 말했다. “당신이 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쉬운 것이고, 당신이 쉽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어려운 것이오.이처럼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로 말하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이에 자공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제가 듣기에 나라 안에 걱정거리가 있으면 강한 적을 공격하고, 나라 밖에 걱정거리가 있으면 약한 적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의 골칫거리는 나라 안에 있습니다.”


(p164) 용맹스러운 사람은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곤경에 빠진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때를 놓치지 않고, 왕은 다른 날의 후대를 끊지 않음으로써 의를 세웁니다.


(p171) 많이 듣고 삼가면 실수가 적다. “많이 듣고 그 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한다면 실수가 적을 것이다. 많이 보고 그 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히 실행한다면 뉘우치는 일이 적을 것이다. 말에 실수가 적고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벼슬은 그 가운데 저절로 얻어진다.” 자장이 세상에서 행세할 수 있는 도리를 물으니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말이 참되고 믿음이 있으며 행동이 착실하고 조심스럽다면 오랑캐 땅에서도 행세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 참되지 못하고 믿음이 없으며 행동이 착실하지 못하고 조심스럽지 않다면 비록 자기 고향일지라도 행세할 수 없을 것이다. 서 있을 때에는 그것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고 수레에 탔을 때에는 그것이 수레의 가로 막대에 기대어 있는 것처럼 한 뒤에야 행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장은 이 말을 잊지 않기 위하여 자기 허리띠에 적어 두었다.


(p178) 낭만주의자 증점 / “네 뜻을 말해 보아라.”그러자 증점은 이렇게 말했다.“봄옷이 새로 만들어지면 젊은이 대여섯 명과 어린아이 예닐곱 명을 데리고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기우제를 지내던 누대)밑에서 바람을 쐰 다음 시를 읊조리며 돌아오고 싶습니다.”공자는 이 말을 듣고서 감탄했다. “나도 너와 같이 하고 싶구나!”


(p182) 어진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군자는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이 살펴보아 부끄러움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p183) 예와 의를 좋아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은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없고, 윗사람이 의를 좋아하면 백성은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으며, 윗사람이 신의를 좋아하면 백성은 감히 성실하지 않을 수 없다. / 번지가 인仁이란 어떤 것인가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또 지智란 어떤 것인가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사람을 아는 것이다.”


8. 상군 열전


(p199) 옛것을 따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행동을 하는 자는 원래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마련이며, 남들이 모르는 지혜를 가진 자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오만하다는 비판을 듣게 마련입니다. 어리석은 자는 이미 이루어진 일도 모르지만 지혜로운 자는 일이 시작되기 전에 압니다. 백성은 일을 시작할 때에는 더불어 상의할 수 없으나 일이 성공하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높은 덕을 강구하는 자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며, 큰 공을 이루는 자는 뭇사람과 상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나라를 강하게 할 수 있으면 구태여 옛것을 본뜨지 않고, 백성을 이롭게 할 수 있으면 옛날의 예약 제도를 좇지 않았습니다.


(p200) 지혜로운 자는 법을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예법의 통제를 받으며, 현명한 자는 법을 고치고, 평범한 자는 예법에 얽매입니다. / 백 배의 이로움이 없으면 법을 고쳐서는 안되며, 열 배의 효과가 없으면 그릇을 바꿔서는 안 됩니다. 옛것을 본받으면 허물이 없고 예법을 따르면 사악함이 없습니다. 


(p207) 사람의 마음을 잃는 자는 망한다 / 돌이켜 자기 마음속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을 총聰 이라 하고, 마음속으로 성찰할 수 있는 것을 명明이라고 하며, 자신을 이기는 것을 强강이라고 합니다. 순 임금도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 더욱 더 높아진다.’라고 말하였습니다.


(p208)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겉치레 말은 허황되고,마음속에서 나오는 말은 진실되며, 듣기 괴로운 말은 약이 되고, 달콤한 말은 독이 된다.’


(p210) [시경]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는 흥하고 마음을 잃는 자는 망한다.’라고 했습니다. / ‘덕을 믿는 자는 일어나고 힘을 믿는 자는 멸망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당신의 파멸은 한 발을 들고 넘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잠깐 사이에 다가올 것입니다.


9. 소진 열전


(p229) 왕의 땅은 다함이 있지만 진나라의 탐욕스러운 요구는 끝이 없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이른바 원한을 사고 불행을 불러오는 격입니다. ‘차라리 닭부리가 될지언정 쇠꼬리가 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p232) 과장된 몸짓 속에 가려진 진실을 보라 /  병사들이 공격할 때에는 날카로운 칼이나 좋은 활을 쏘는 것 같고, 싸움을 할 때에는 우레처럼 빠르고 힘이 있으며, 물러날 때에는 비바람처럼 재빨리 흩어집니다. (칭찬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얼마나 구체적인가!)


(p234) 지금 신하가 되어 진나라를 섬긴다면 아무런 명분이 없고 나라를 튼튼하게 하는 실제적인 이익도 없습니다. 이러므로 신은 왕께서 이 문제를 마음에 두어 헤아리시기를 바랍니다.


(p235) 신이 듣건대 [모든 일은]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다스리고 [해로운 일은] 일어나기 전에 대책을 세워 막아야 한다고 합니다. 우환이 닥친 뒤에 걱정하면 이미 늦습니다. 


(p241) 신이 듣건대 옛날에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들은 화를 복으로 바꾸고 실패를 기회로 삼아 성공했다고 합니다.


10. 장의 열전


(p267) 그는 가난하여 다른 사람에게 등용되지 못했네. 나는 그가 작은 이익을 탐내어 큰 뜻을 이루지 못할까 염려스러워서 일부러 그를 불러다 모욕을 주어 그의 뜻을 북돋운 것일세.


(p275) 신이 듣건대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고 합니다.


(p282) ‘병력이 부치면 싸워서는 안되고, 식량이 부치면 오래 싸우지 말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p286) 호랑이처럼 용맹한 병사, 맨발에 투구도 쓰지 않은 채 적진으로 뛰어드는 병사,화살이 턱을 꿰뚫어도 창을 휘두르며 적진으로 달려가는 병사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p288) 한때의 이익에 끌려 백대의 이익을 돌아보지 않는다.


(p303) 큰 나라는 타격을 입고 작은 나라는 멸망할 것입니다. 타격 입은 나라를 치면 한꺼번에 둘을 얻는 이득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변장자가 호랑이를 찔러 죽인 것과 같은 일입니다.


12. 양후 열전


(p334) 당신은 먼저 누완에게 ‘저는 공을 위하여 진나라 왕에게 서둘러 부탁하지는 않겠습니다.’라고 말하십시오. 위염을 재상으로 삼아 달라는 조나라의 요청이 그다지 급하지 않다는 것을 진나라 왕이 알면 도리어 당신 말을 듣지 않고 그를 재상으로 삼을 것입니다. 당신이 말을 하여 그대로 되지 않으면 누완에게는 덕을 베푼 것이 되고, 그대로 되면 위염은 당신에게 고마워할 것입니다. (절묘하다.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따지는 계책이 아닌가!)


(p339) 잃는게 없는 싸움을 하라.


14. 맹자,순경 열전


(p363) 사욕은 혼란의 시작이다./‘아! 이익이란 진실로 혼란의 시작이로구나’하고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공자가 이익에 대해서 거의 말하지 않은 것은 언제나 그 혼란의 근본 원인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한을 사는 일이 많다.’라고 했던 것이다.


(p368) 순우곤은 이렇게 대답했다.“그렇소.내가 전에 왕을 만났을 때 왕은 말을 쫓아가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 다음에 만났을 때는 왕이 음악에 정신이 쏠려 있었소. 그래서 나는 말없이 있었소.”


15. 맹상군 열전


(p379) 사람이 태어날 때 그 운명을 하늘로부터 받습니까? 아니면 지게문으로부터 받습니까? / 사람의 운명을 하늘에서 받는다면 어버님께서는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그렇지 않고 운명을 지게문에서 받는다면 지게문을 계속 높이면 그만입니다. 어느 누가 그 지게문 높이를 따라 계속 클 수 있겠습니까?


(p380) 맹상군은 손님과 앉아 이야기할 때 늘 병풍뒤에 시사를 두어 손님과 친척이 있는 곳을 묻고 그 내용을 적어 두도록 했다.


(p384) 지금까지 설공은 키가 훤칠한 대장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훅 불면 날아갈듯한 왜소한 사내로구나. 맹상군이 이 말을 듣고 화를 내자 그와 함께 길을 가던 빈객들이 수레에서 뛰어내려 칼을 빼서 수백명을 베어 죽이고, 마침내 현 하나를 없애버린 뒤에 떠났다.


(p393) 풍환이 대답했다. “그렇게 했습니다. 술과 소를 많이 마련하지 않고는 돈 빌린 사람을 다 모이게 할 수 없고,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알 수 없었습니다. 여유 있는 자에게는 갚을 날짜를 정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자는 차용증서를 십 년 동안 가지고 있어도 이자만 더욱 쌓여갈 뿐이라 성급하게 독촉하면 바로 달아날 테니 영원히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만일 성급하게 재촉하여 돌려받지 못한다면 위로는 군주가 이익에 눈멀어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꼴이 되고, 아래로는 백성이 빚을 갚지 않으려 군주를 떠난다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백성을 격려하고 군주의 이름을 드러내는 일이 아닙니다. 쓸모없는 차용증서를 불살라 받을 수 없는 빚을 없애 설 딸의 백성이 군주를 가까이 하고 군주의 이름을 칭송하게 하려고 한 일입니다. 당신은 의심나는 부분이 있습니까?”

맹상군은 손뼉을 치면서 칭찬하고 고마워했다.


(p393) 만물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결과가 있고, 일에는 당연히 바뀌지 않는 도리가 있습니다. 선생은 이런 원리를 아십니까? /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신은 혹시 아침 일찍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까? 새벽에는 어깨를 맞대면서 앞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으면서 시장은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날이 저무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날이 저물면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16. 평원군. 우경 열전


(p406)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 보이는 법이오. / 저는 오늘에야 당신의 주머니 속에 넣어 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만일 저를 좀 더 일찍 주머니 속에 있게 하였더라면 그 끝만 드러나 보이는 게 아니라 송곳 자루까지 밖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모수)


(p417) 옛말에‘강한 자는 공격을 잘하고 약한 자는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지금 앉아서 진나라의 요구를 들어주면 진나라 군사는 애쓰지 않고 땅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는 진나라를 강하게 하고 조나라를 약하게 만듭니다. 더욱더 강해지는 진나라가 더욱 더 약해지는 조나라 땅을 떼어 받는 일이니 진나라의 요구는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왕의 땅은 끝이 있지만 진나라의 요구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한정된 땅을 가지고 끝없는 요구에 응하면 그 결과는 조나라의 멸망뿐입니다.


(p421) 작은 나라와 큰 나라가 함께 일을 하면 이로운 것이 있을 때에는 큰 나라가 복을 받고, 일이 잘못되면 작은 나라가 그 화를 입게 된다. / 속담에 ‘이익에 사로잡히면 지혜가 흐려진다.’라고 하였다.


18. 춘신군 열전


(p445)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다 지치면 개도 못 이긴다.


(p446) 신은 “사물은 한쪽 끝까지 가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겨울과 여름은 서로 바뀌게 마련이다. 쌓인 것이 극에 이르면 위태롭다. 바둑돌을 쌓아 올리면 무너지게 마련이다.”라고 들었습니다.


(p447) [시경]에 ‘시작이 없는 것은 없으나 끝이 좋기란 드문 일이다.’라고 했고, [역경]에서는 “여우가 물을 건너가려면 꼬리를 적시게 마련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말은 시작은 쉽지만 끝맺음은 어렵다는 것을 뜻합니다.


(p461) 마땅히 결단해야 할 것을 결단하지 못하면 도리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20 악의 열전


(p513) 신이 듣기에“어질고 성스러운 군주는 가깝다는 이유로 봉록을 주지 않고 공로가 많은 자에게 상을 주며, 능력 있는 사람에게 그에 맡는 일을 맡긴다.”라고 합니다.


(p515) “일을 잘 꾸민다 해서 반드시 일을 잘 이루는 것은 아니며, 시작을 잘 한다고 해서 반드시 마무리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합니다. / 신이 듣건대 “옛 군자는 사람과 교제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고, 충신은 그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기 결백을 밝히려고 군주에게 허물을돌리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21 염파.인상여 열전


(p526) 왕이 화씨벽을 상여에게 건네주었다. 상여는 화씨벽을 손에 넣자 뒤로 몇 걸음 물러나 기둥에 기대서더니 머리카락이 치솟아 관을 찌를 만큼 화를 내며 진나라 왕에게 말했다...일반 백성의 사귐에도 오히려 서로 속이지 않거늘, 하물며 큰 나라끼리 사귀는 데 그럴 수 있겠는가?

(p530) “신 상여와 왕 사이는 다섯 걸음도 못 됩니다. 신은 목의 피를 왕께 뿌려서라도 요청할 것입니다.”이 말을 듣고 진나라 왕 주위에 있던 신하들이 상여를 칼로 찌르려고 하였으나 상여가 눈을 부릅뜨고 꾸짖자 모두 뒤로 물러섰다. 진나라 왕은 하는 수 없이 조나라 왕을 위해 분부를 한번 두드렸다.


(p533) 내가 곰곰이 생각해 보건대 강한 진나라가 감히 조나라를 치지 못하는 까닭은 나와 염파 두 사람이 있기 때문이오. 만일 지금 호랑이 두 마리가 어울려서 싸우면 결국은 둘 다 살지 못할 것이오. 내가 염파를 피하는 까닭은 나라의 위급합을 먼저 생각하고 사사로운 원망을 뒤로하기 때문이오.


(p538) “전쟁이란 목숨을 거는 거요. 그런데 괄은 전쟁을 너무 쉽게 말하오. 조나라가 괄을 장군으로 삼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만일 괄을 장군으로 삼는다면 틀림없이 조나라 군대는 파멸당할 것이오.”


(p545) 태사공은 말한다.“죽음을 알면 반드시 용기가 솟아나게 된다. 죽는 것 그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고 죽음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다.인상여가 화씨벽을 돌려받고 기둥을 노려 볼 때라든지 진나라 왕 주위에 있던 신하들을 꾸짖을 때 그 형세는 기껏해야 죽음뿐이었다. 선비 중에 어떤 이는 겁을 집어먹고 감히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상여가 한 번 용기를 내자 그 위세가 상대편 나라까지 떨쳤고, 물러나 고국으롷 돌아와서는 염파에게 겸손히 양보하니 그 이름은 태산처럼 무거워졌다. 인상여는 지혜와 용기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24 굴원. 가생 열전


(p586) 무릇 하늘은 사람의 시작이며 부모는 사람의 근본이다.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 그러므로 힘들고 곤궁할 때 하늘을 찾지 않는 이가 없고, 질병과 고통과 참담한 일이 있으면 부모를 찾지 않는 이가 없다. / 신의를 지켰으나 의심을 받고, 충성을 다했으나 비방을 받는다면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p591) “온 세상이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했는데 나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소.” /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p597) 가생은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각기 마음속으로 생각은 나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까지도 아주 명확하게 대답했다.

(p602) 재앙이란 복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이란 재앙이 숨어 있는 곳이라. 근심과 기쁨은 같은 문으로 모이고 길함과 흉함은 한곳에 있네. 


25 여불위 열전


(p614) 여불위가 말했다. “당신이 모르는 모양인데, 제 가문은 당신 가문에 기대어 커질 것입니다.”


(p615) 여불위는 그 언니에게 이렇게 말해 부인을 설득하도록 했다. “제가 듣건대 아름다운 얼굴로 남을 섬기는 자는 아름다운 얼굴이 스러지면 사랑도 시든다고 합니다. 일찌감치 여러 아들 가운데 현명하고 효성스러운 자와 인연을 맺어 그를 후사로 발탁하여 양자로 삼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남편이 살아있을때는 존중받으며 귀한 자리에 있고, 남편이 죽은 뒤에도 양자가 왕이 되므로 끝까지 권력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한마디말로 장구한 이로움을 얻는 일입니다. 영화를 누릴 때 터전을 닦아 놓아야지 아름다운 얼굴이 스러지고 사랑이 식은 뒤에는 비록 한마디 말을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26 자객 열전


(p628)“내 몸은 바로 당신 몸이오.”


(p630)“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얼굴을 단장한다고 했다. 이제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으니 내 기필코 원수를 갚은 뒤에 죽겠다. 이렇게 하여 지백에게 은혜를 갚는다면 내 영혼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p631)“예물을 바치고 남의 신하가 되어 섬기면서 그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것은 두 마음을 품고 자기 주인을 섬기는 것일세.이렇게 하는 까닭은 천하 후세에 남의 신하가 되어 두 마음을 품고 주인을 섬기는 자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려는 것일세.”


(p632) 지백은 저를 한 나라의 걸출한 선비로 대우하였으므로 저도 한 나라의 걸출한 선비로 그에게 보답하려는 것입니다. / 오늘일로 신은 죽어 마땅하나 모쪼록 당신의 옷을 얻어 그것을 칼로 베어 원수를 갚으려는 뜻을 이루도록 해 주신다면 죽어도 한이 없겠습니다. 이것은 신이 감히 바랄 수 없는 일이지만 신의 마음속에 있는 말을 털어놓은 것뿐입니다! 


(p636) 사람이 많으면 생각을 달리하는 이가 생길 수 있고, 생각을 달리하는 이가 생기면 말이 새어 나갈 것이며, 말이 새어 나가면 한나라 전체가 당신을 원수로 여길 텐데 어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p636) 대체로 위태로운 일을 하면서 안전함을 찾고 재앙을 만들면서 복을 구하려고 한다면 계책은 얕아지고 원망만 깊어질 뿐입니다.


27 이사 열전


(p661) “사람이 어질다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달렸을 뿐이구나.”


(p662) 비천한 자리에 있으면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은 짐승이 고기를 보고도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본다 하여 억지로 참고 지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큰 부끄러움은 낮은 자리에 있는 것이며, 가장 큰 슬픔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낮은 자리와 곤궁한 처지에 있으면서 세상의 부귀를 비난하고 영리를 미워하며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의탁하는 것은 선비의 마음이 아닐 듯 합니다. /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사람은 기회를 놓치지만 큰 공을 이루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파고들어 밀고 나갑니다.


(p672) “남을 신하로 삼는 것과 남의 신하가 되는 것, 또는 남을 지배하는 것과 남에게 지배당하는 것을 어찌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p676) 성인은 변화에 따르고 시대에 호응하며, 끝을 보고 근본을 알며, 지향하는 바를 보고 귀착되는 바를 안다고 합니다. / 위와 아래가 마음을 합치면 길이 누릴 수 있으며, 안과 밖이 하나가 되면 일의 겉과 속이 없어집니다. 


(p679)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비유하자면 준마 여섯 필이 이끄는 수레가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짧은 시간이오. 


(p696) 사슴을 말이라고 한다.


28 몽염 열전


(p707) 신이 듣건대‘경솔한 생각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고, 한 사람의 지혜로는 군주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충신을 죽이고 지조와 덕행이 없는 사람을 세우면 안으로는 신하들이 서로 믿지 않게 되고 밖으로는 전쟁을 하는 군사들의 마음이 흐트러질 테니 신은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p708) 신이 정당한 죄로 죽게 하여 주십시오


(p711)“곤궁한 백성을 구제하고 늙은이를 모시고 고아를 돌보며 모든 백성을 안정되고 평화롭게 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강력히 간언하지 않고 도리어 시황제의 야심에 영합하여 공사를 일으켰으니 그들 형제가 죽음을 당한 것은 마땅하지 않겠는가! 어찌 지맥을 끊은 탓으로 돌리랴.”


30 위표.팽월 열전


(p745) 인생은 흰 망아지가 [작은 문] 틈새로 달려 지나가는 것처럼 매우 짧소.


31 경포 열전


(p767) 영포가 반란을 일으킨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만일 영포가 최상의 계책을 쓴다면 산동 땅은 한나라의 소유가 아닐테고, 보통계책을 쓴다면 승패는 알 수 없으며, 낮은 계책을 쓴다면 폐하께서는 베개를 높이 베고 누워 계서도 될 것입니다.


(p770) 재앙은 사랑하던 여자에게서 싹텄고, 질투가 우환을 낳아 마침내 나라를 멸망하게 만들었구나.

 

32 회음후 열전


(p779) 왕께서는 본래 오만하여 예를 차리지 않으십니다. 지금 대장을 임명하는데 어린아이를 부르는 것처럼 하시니, 이것이 바로 한신을 떠나게 한 까닭입니다. 왕께서 그를 대장으로 삼으시려면 좋은 날을 택하여 재계하고 단장을 설치하여 예를 갖추어야 합니다.


(p789) 제가 듣기로‘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실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는 경우가 있다.’라고 합니다.


(p798) 귀하게 되느냐 천하게 되느냐는 골상에 달려 있고, 근심이 생기느냐 기쁨이 생기느냐는 얼굴 모양과 빛깔에 달려 있으며, 성공과 실패는 결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것을 참고하여 판단하면 만의 하나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p801) 내가 듣건대‘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남의 우환을 제 몸에 지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남의 근심을 제 마음에 품으며, 남의 것을 먹으면 그의 일을 위하여 죽는다.’라고 합니다.


(p806) 사람들의 말에‘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 버린다. 적을 깨뜨리고 나면 지모있는 신하는 죽데 된다.’


35 번.역.등.관 열전


(p850) 신은 죽음도 사양하지 않는데 어찌 술 한잔을 사양하겠습니까?

 

3. 내가 저자라면


사기는 130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이다. 사마천 자신은 그것을 [태사공서(太史公書)]라고 이름 지었으며 ‘사기’로 부르게 된 것은 삼숙 시대 뒤의 일이다.‘태사공’이란 태사령이었던 사마천의 자칭이므로 [태사공서]란 ‘태사령 사마천의 저서’라는 의미이다. ‘사기’가 취급한 대상은 옛 제왕들의 시대로부터 기원전 2세기, 즉 사마천의 당대에 이르기까지이며, 공간적으로는 중국뿐만 아니고 한국,흉노 등 중국 주변의 민족들 모두가 포함되어 있다.


5천 년을 이어져 온 중국 역사에는 체제가 다른 각각의 역사서들이 있다. 사마천은 기전체 서술방식을 택하여 [사기]는 훗날 24사(二十四史) 편찬의 표준이 될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체제의 종류는 아래와 같다.


1. 편년체 編年體 : 연대의 순서에 따라 역사적 사건을 배열함으로써 동시대의 역사적 사건 간의 연계성을 반영한다. 공자의 [춘추]에서 비롯되었다. [좌전],[자치통감]


2. 기전체 紀傳體 : 인물 활동의 서술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반영한다. 기언과 기사의 진일보한 결합이다. [사기],[한서]가 있다.


3. 국별체 國別體 : 국가를 단위로 역사적 사건을 구분한 후 여러 국가의 역사를 결합하여 서술한다. [국어],[전국책]이 있다.


4. 기사본말체 紀事本末體 : 사건별로 제목을 앞세우고, 관계된 특정 테마의 자료를 하나로 모아 서술한다. 창시자는 남송의 원추다. 기전체와 편년체의 인물, 분야별, 연대별 서술로 인한 특정 사건에 대한 기록의 산만함과 중복을 피하고, 특정 사건의 원인과 전개과정이나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한다. [통감기사본말 通監紀事本末]


사기는 기전체(紀傳體) 로 씌어진 최초의 역사서이다. 기존에는 편년체(編年體),즉 발생사건을 연대 순으로 기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기전체는 제왕의 즉위 연대에 따라 편년체 형식으로 사건을 기술하는 본기(本紀), 시대를 살다 간 많은 영웅, 호걸, 간웅, 선비, 도적 등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다룬 열전(列傳), 시대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표表, 서書, 지志 등으로 이루어지는 역사서를 가리킨다. ‘기전체’란 단어는 본기本紀의‘紀’와 열전列傳의‘傳’을 따서 만든 것이다. 기전체는 편년체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적 사실 뿐 아니라 역사적 시각의 다양성까지를 표현할 수 있는 진일보한 역사 서술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사기]가 기전체로 쓰여진 이유는 사마천이 역사를 통해서 인간을 묘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서술을 위해, 수많은 분량의 자료를 처리하는 기본으로써‘기전체’라는 구성을 만들어 낸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춘추전국시대의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마천이 생각할 때는,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었으니, 후대에 지도가 필요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도서관에 가보니, 지도가 나와 있는 책을 찾을 수 있었다. 인물에 대한 요약정리나 사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중요하지는 않다고 여겨진다.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배움을 얻는다. 어떻게 하면 일을 잘 처리하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공을 세우고,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는 것인지,어떻게 하면 시대에 올바르게 적응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살 것인지, 귀한 배움을 얻는다. 그러나 읽고 나니 또한 혼란스럽고 갈증이 난다.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정답이 없다는 것, 또한‘사기’로부터 배우게 되니 말이다. 문득, 내가 사마천이라면 마지막에‘깨달음 총정리’를 넣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수한 나라들의 흥망성쇠와 인간들의 역사에서 배운 깨달음의 총정리(?)편 말이다.


역사의 묘미는 과거에서 교훈을 찾고, 미래를 배우는 것이라 들었다. 자신을 먼저 찾고, 자신을 찾았으면, 좌우 눈치보지 말고, 묵묵히, 힘껏,‘자신의 길을 걸어가라’는 메시지로 들렸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시련과 고통속에서 꽃 핀다고 하더니, 사마천이 궁형의 치욕을 이겨내고 이뤄낸 [사기열전] 이라는 작품을 감탄으로 읽었다. 자연과 예술은 보는 이가 주인이라 했으니, 두고 두고 그 감탄을 음미하리라 마음먹는다.


* 가장 감동적인 귀절


말의 세 등급을 알고, 내기에 이기게 만드는 손빈의 전략. '나라의 보배는 임금의 덕행에 있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다' 는 오기의 통찰력, 시나리오 경영을 밥먹듯이 하는 수많은 책사들의 계책과 혜안....
그러나 잊지 말자.  사마천의 말대로 ‘
실천을 잘하는 사람이 꼭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며,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실천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감동적인 문장들, 제목만 정리해본다.


성공하면 충신이고 실패하면 역적이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조언도 달라야 한다

재능은 빼어난 데 몸담고 있는 곳이 작다.

배우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말만 잘하는 자를 미워한다.

천리 밖의 근심을 버리고 백 리 안의 근심부터 해결하라

어찌 어두운 곳에서 큰 일을 결정하랴

닭부리가 될지언정 쇠꼬리가 되지 말라

싹이 돋아날 때 베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

부귀하면 우러러보고 가난하면 업신여긴다.

작은 이익을 탐내면 큰 뜻을 이루지 못한다.

싸울 때는 명분과 실속을 모두 얻어야 한다. 아니면 싸우지를 말던가...

한때의 이익에 끌려 백대의 이익을 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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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5.03 15:14:28 *.236.3.241
마음을 움직이는 밑바닥의 힘은 무얼까? 

사마천과 그를 통해 재탄생한 인물들을 보며,
보는이의 욕망이 투사된 게 역사이며 신화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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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5.03 17:21:34 *.53.82.120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같은 대상을
비슷하게 또 전혀 다르게
해석해내는 우리들.

그렇찮아도 생각이 많던 독서에
또 한 묶음의 생각이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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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04 15:31:28 *.116.154.76
리뷰 쏙쏙 들어오는데요. 저도 조사를 하고, 리뷰를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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