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2010년 5월 3일 11시 52분 등록

<사기열전> - 사마천 지음/ 김원중 옮김 / 민음사 / 2007

 

*저자에 대하여*

사마천은 유구한 역사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마천 가문은 다양한 인재를 배출했는데, 각국에서 천문이나 역사를 담당하던 관리도 있었고 탁월한 군사 전략가도 있었으며, 시장을 관리하는 경제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사기>의 내용에 그토록 멋진 군사지식이나 경제학이 담겨 있는 것도 다 집안 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마천이 그가 살던 시대의 경제 정책과는 판이한 경제사상을 지닌 이유도 이런 독특한 가문 내력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마천은 어린 시절에 고향에서 목축을 했으므로 하층민의 생활고에도 익숙했을 것입니다. 청년이 된 그는 전국을 여행하며 사회 분위기며 지리와 물산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데, 이때 얻은 느낌이나 지식이 훗날 <사기>를 저술할 때 요긴한 밑거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때의 경험으로 사마천은 대다수 노동자, 농민의 삶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마천이 바닥 인생을 그토록 생생하게 묘사하고 높게 평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한 무제 시절에 약 30여 년간 사관(史官)으로 재직했습니다. 사마담은 이미 사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사기>를 저술할 생각이었으나 사정상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사마담은 임종을 앞두고 아들을 둘러 자신의 못 다한 과업을 이어 완성하라고 유언했습니다. 아들 사마천에게 역사적인 과업을 완수하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입니다.

사마천은 부친 생전에 이미 낭중(郎中)에 임용되었습니다. 낭중은 황제의 비서관입니다. 이때 사마천은 황제의 명을 받들어 새롭게 개척된 서남방 이민족 지대를 시찰하고 돌아왔습니다. 당시는 서남방 이민족을 서남이라 불렀는데 지금의 귀주성, 운남성 일대를 가리킵니다. 아버지가 죽은 뒤 사마천은 그 뒤를 이어 태사령에 부임했고, 바로 <사기> 저술에 매진했습니다. 원고를 집필한 지 6년 째 되던 해 친구 이릉이 흉노를 공격하다가 실패해 투항하고 말았습니다. 사마천은 이릉을 위해 몇 마디 진언했다가 한 무제의 분노를 사는 바람에 사형을 언도받습니다. <사기>저술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사마천은 당시 법률에 의거해 궁형을 자청했고 일단 목숨만은 건지게 되었습니다.

궁형을 당한 사마천은 이미 태감이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사마천은 황궁으로 들어가 한 무제 곁에서 각종 공문서를 관리하는 중서령이 되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사기> 집필도 계속했습니다. 이렇게 또 8년을 계속 집필해 초고를 완성했는데, 당초에는 ‘태사공서 太史公書’리 불렀습니다. ‘사기’라는 명칭은 동한 후반기에 이르러 붙여진 것입니다.

궁형은 사마천의 육체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파악하는 관점, 인물과 사건에 대한 통찰력, 사상적인 깊이 등에는 오히려 도움을 주었을 것입니다. <사기>에 보이는 풍부한 민주주의적 관점이나 비판적인 정신 그리고 강렬한 비극적, 서정적 분위기도 사마천의 인고의 세월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사기>저술과 관련된 사마천의 일생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환경과 자신의 경험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역사를 저술하는 일은 위대한 것이라고 믿었으며, 역사가도 위대한 사람이라고 인정했다. 그 때문에 스스로 역사가로 자처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싶은 사려와 폭넓은 통찰력으로 역사서를 추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러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사마천도 <사기>를 쓰기 시작한 것인데, 오로지 살아서 이 책을 쓰기 위하여 몹쓸 수모를 당하였음에도 굴욕을 참아낸 것이다.

특히 아버지 사마담과 자신의 직업에 따른 여행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버지의 인사이동에 따라 이사를 다니면서 다른 지방의 풍물을 경험했다. 그리고 스무살 때 장강에서 회수, 산동, 황하 유역을 여행했으며, 그 후에 관리로서 혹은 한 무제를 수행하면서 한 왕조의 주요 지역을 거의 돌아보았다. 이러한 여행에서의 견문은 사마천이 <사기>를 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여행을 통해 접한 옛 왕조의 유물과 유적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접했을 것이고, 여행을 하면서 만난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통해 과거의 역사가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마천의 삶을 알고 그의 저술 <사기>를 읽다보면,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디자인해 나가는 데 있어서, 부모의 역할과 여행이라는 직접 경험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역자서문

p.5 <사기>중에서도 <열전> 70권은 주나라 붕괴 후 등장한 50개 제후국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전국칠웅 戰國七雄 秦, 韓, 魏, 齊, 楚, 燕, 趙의 흥망성쇠를 주축으로 하며,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p.7 <사기열전>은 이와 같은 격동과 파란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 간 온갖 인물 군상의 결정체이다.

p.10 <사기열전>이라는 대작은 아무리 빼어난 번역도 원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해제

p.11 <사기>130편은 上古시대부터 사마천이 살던 한 무제 때까지의 중국 역사를 다룬다. 여기에는 중국인들이 四夷라고 불렀던 주변 이민족의 역사가 포함된다. 이 책은 중국 역사의 典範으로 일컬어지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역사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p.12 <열전>은 제왕과 제후를 위해 일했던 인물들이 전기를 주로 수록하고 있는데, 신분을 초월한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p.13 사마천은 자신이 기술하고자 하는 시대의 사회 구조와 그 내부의 발전상, 인물과 사건 및 제도 등 그 사회가 가진 제반 현실에 역사적 해석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사마천은 통사를 쓰면서도 자신의 시대인 한 대를 다루었던 것이다. 사마천은 사료 해석에 충실하면서도, 역사의 발전적 흐름과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 주었기에, 이 책이 오늘날까지도 지혜로운 삶의 지침서로서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p.16 사마천이 <사기>를 쓴 목적은 무엇인가? 첫째, 發憤의식의 소산이다. 둘째, 역사적 사실의 褒貶과 直書이다.

p.19 격동의 시대를 약 120여명이라는 비운의 인물을 통해 그려 냈으니 결국 사마천에게는 ‘비극’이야말로 아닌 게 아니라 시대의 표징이었던 셈이다.

p.20-21 <사기열전>은 서술에 있어 인물의 비중을 고려하여 안배한 흔적이 두드러진다.

이렇듯 사마천은 <열전>에서 인물에 대해 나열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그 인물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특징을 제시한는 데 주력했다.

또한 사마천은 자신이 입수한 문헌 가운데에서 될 수 있는 대로 도덕적 기여도가 높은 인물들을 먼저 고르고 거기에 평가를 더했다. 독자로 하여금 선을 행하는 자는 복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는 화를 입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도록 하려는 것이다.

p.21 사마천은 인물들의 개별적인 유형에 입각해서 자신을 포함하여 당대를 움직인 인물들을 재구성하고, 그런 근거를 그 이전의 經書와 諸子書들뿐 아니라 민간의 구전에서도 취하는 유연성을 보여 주었다.

<사기열전>의 독특한 인물의 선택, 서술 방식은 역사는 결코 지배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시작에서 출발한다.

p.24 <사기열전>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 다양한 해답을 제시한다. 사마천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리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겪는 고충을 거의 모든 인물이 똑같이 겪었음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말해 준다.

시대에 맞선 자, 시대를 거스른 자, 그리고 시대를 비껴간 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 역시 적지 않다. 이러한 열전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사마천은 인간 사회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대립과 갈등, 배반과 충정, 이익과 손실, 물질과 정신, 도덕과 본능, 탐욕과 베풂 등 양자택일의 기로에 선 인간을 제시하고, 그런 갈등 자체가 인간이 사는 모습임을 강조한다. <사기열전>을 생명력 넘치는 산 역사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본위의 역사를 읽게 만든 작가의 각고의 노력 덕분이다. 사마천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 인물들을 현재에 살아 있는 거처럼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25 일반 역사서와 달리 <사기열전>에 적잖은 주관적 서술이 보이는데, 사마천 자신의 사료 비판 능력과 어우러져 탄탄한 역사 서술 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사마천의 혼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사기열전>의 서술 방식에는 냉정한 이성과 처절한 열정을 갖고 살아간 시대적 거장들의 숨결이 행간마다 녹아있다. 

1. 백이 열전

왜 유가 경전에는 허유와 무광 등의 사적이 없을까?

백이와 숙제는 정말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을까?

착한 이가 곤경에 빠지는 것이 하늘의 도인가?

p.65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지하는 일만을 일삼으면서도 한평생을 호강하며 즐겁게 살고 대대로 부귀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걸음 한 번 내딛는 데도 당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 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런 사실은) 나를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 만약에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리라고 한다면 옳은 것인가? 그런 것인가?

파리도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천 리 길을 갈 수 있다

p.66-67 백이와 숙제는 비록 어진 사람이기는 하지만 공자의 칭찬이 있고 나서부터 그 명성이 더욱더 드러나게 되었다. 안연은 학문을 배우기 좋아하기는 하였지만 (공자라는)천리마의 꼬리에 붙어 행동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바위나 동굴 속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일정한 대를 보아 나아가고 물러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의 명성이 묻혀 세상에 일컬어지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다. 시골에 묻혀 사는 사람이 덕행을 닦아 명성을 세우고자 하더라도 덕행과 지위가 높은 선비에 기대지 못한다면 어떻게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2. 관·안 열전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p.72 나를 낳아 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준 이는 포숙이다

세상 사람들은 관중의 현명함을 칭송하기보다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포숙을 더 찬미하였다.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

p.73 창고에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ㅇl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백성이 바라는 것은 그대로 들어주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은 그들의 뜻대로 없애 주었다.

p.74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게 정치의 비책이다.

군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뜻을 드러낸다

p.75 제가 듣건대 군자는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p.77 오늘날 안자가 살아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어도 좋을 만큼 흠모한다.

3. 노자·한비 열전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둔다

p.81-82 새난 잘 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물고기는 헤엄을 잘 친다는 것을 나는 알며. 짐승은 잘 달린다는 것을 나는 안다. 달리는 짐승은 그물을 쳐서 잡을 수 있고, 헤엄치는 물고기는 낚시를 드리워 낚을 수 있고, 나는 새는 화살을 쏘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용이 어떻게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오늘 나는 노자를 만났는데 그는 마치 용 같은 존재였다.

노자는 도와 덕을 닦고 스스로 학문을 숨겨 헛된 이름을 없애는데 힘썼다.

p. 노자는 하지 않는 것(無爲)으로써 저절로 교화되게 하고, 맑고 고요하게 있으면서 저절로 올바르게 되도록 했다.

관리가 되느니 더러운 시궁창에서 놀리라

p.84 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노닐며 즐길지언정 나라를 가진 제후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소.

형명지학의 대가 신불해

용의 비늘을 건드리지 말라

p.87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p.88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p.91 용이라는 동물은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도 있으나.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죽는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으면 거의 성공적인 유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사마·양저 열전

약속은 생명과도 같다

병사들을 감동시킨 용병술

p.102 양저는 병사들의 막사, 우물, 아궁이, 먹거리를 비롯하여 문병하고 약을 챙겨 주는 일에 이르기가지 몸소 보살폈다. 또한 장군에게 주어지는 재물과 양식을 모두 병사들에게 풀고, 자신은 병사들 중에서도 몸이 가장 허약한 병사의 몫과 똑같이 양식을 나누었다. 이로부터 사흘 뒤에 병사들을 다시 순시하자 병든 병사들까지도 모두 앞다투어 싸움터로 나가기를 바랐다.

5. 손자·오기 열전

군령을 따르지 않는 병사에게는 죽음뿐이다

급소를 치고 빈틈을 노려라

p.111 어지럽게 엉킨 실을 풀려고 할 때는 주먹으로 쳐서는 안 되며, 싸오는 사람을 말리려고 할 때도 그 사이에 끼어들어 주먹만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급소를 치고 빈틈을 찔러 형세를 불리하게 만들면 저절로 물러날 것입니다.

아내를 명성과 바꾸다

나라의 보배는 험난한 지형이 아니라 임금의 덕행이다

p.117 (나라를 다스리는 데 중요한 것은) 임금의 덕행이지 험난한 지형이 아닙니다. 만일 임금께서 덕을 닦지 않으시면 이 배 안에 있는 사람은 모두 적이 될 것입니다.

남보다 윗자리에 있는 이유

죽은 시체 위에 엎드린 오기

p.121 옛말에 ‘실천을 잘하는 사람이 꼭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며,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실천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6. 오자서 열전

소인배의 참언을 믿고 친자식을 내친다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 안고 떠난다

때를 기다려라

오나라의 힘을 빌려 초나라를 깨뜨린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악의 씨가 자라기 못하게 하라

p.138 <서경> <반경>편의 誥에 ‘옳고 그른 것을 거스르고 공손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볍게는 코를 베고 무겁게는 목을 베어 이 땅에 악의 씨가 자리지 못하게 하라.’라고 하였습니다.

성공하면 충신이고 실패하면 역적이다

p.143 원한이 사람에게 끼치는 해독은 정녕 심하구나!

7. 중니 제자 열전

공자의 제자들과 공자가 존경한 사람들

밥 한 그릇과 물 한 바가지로 즐거워하는 안회

p.148 안회는 배울 때 듣고만 있어 어리석은 것 같지만 물러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내가 가르친 것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안회는 절대로 어리석지 않구나!

벼슬에 나가게 되면 도를 실행하고 물러나면 조용히 도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와 너뿐이구나!

내게 안회가 있은 뒤부터 제자들이 나와 더욱 친숙해졌다.

제자들 중에서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안회라는 자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잘못을 거듭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효성스러운 민자건

덕행은 훌륭하나 몹쓸 병에 걸린 염경

얼룩소의 새끼라도 털이 붉고 뿔이 곧으면 제물로 쓸 수 있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조언도 달라야 한다

p.152 감히 여쭙겠습니다. 어째서 같은 질문에 달리 대답하십니까? 공자가 말했다. 염구는 머뭇거리는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용감하므로 제지한 것이다.

좋은 말을 듣고 실행하지 못했는데 또 좋은 말을 들을까 두렵다

p.153 자로는 좋은 말을 한 가지 듣고 아직 실행하지 않았는데 또다시 좋은 말을 듣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자로의 학문은 지고한 경지에 올랐지만 아직 오묘한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

자식은 태어난 지 삼년이 지나야 부모 품을 벗어난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

종묘의 제사 그릇같은 자공

p.160 자공이 물었다.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괜찮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한 번 움직여 세상의 판도를 새로 짠다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

흰 바탕이 있는 뒤에 색을 칠할 수 있다

p.170 자하는 이렇게 물었다. 아름다운 눈의 맑게 갠 움직임이여, 아름다운 눈이 가진 흑백의 선명함이여, 흰 바탕으로써 아름다움을 이루었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이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럼 그리는 일은 먼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색을 칠해서 다듬는다는 뜻이다. 이 대답에 자하는 또 물었다. 禮가 나중이라는 말씀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비로서 너와 더불어 <詩經>을 말할 만하구나.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p.171 공자가 대답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공자는 자하에게 말했다. 너는 도에 힘스는 군자의 선비가 되어야지. 명성을 좇는 소인의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많이 듣고 삼가면 실수가 적다

p.172 세상에서 행세할 수 있는 도리를 물으니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말이 참되고 믿음이 있으며 행동이 착실하고 조심스럽다면 오랑캐 땅에서도 행세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 참되지 못하고 믿음이 없으며 행동이 착실하지 못하고 조심스럽지 않다면 비록 자기 고향일지라도 행세할 수 없을 것이다. 서 있을 때에는 그것이 눈앞에 어른 거리는 것 같고 수레에 탔을 때에는 그것이 수레의 가로 막대에 기대어 있는 것처럼 한 뒤에야 행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장은 이 말을 잊지 않기 위하여 자기 허리띠에 적어 두었다.

명망과 통달의 차이

p.173 대체로 통달한 사람은 질박하고 정직하여 의를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듣고 표정을 잘 살피며, 깊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춘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나 집에서나 반드시 통달하게 된다.

효성으로 이름을 떨친 증삼

사람을 말과 생김새로만 평가하면 안 된다

p.174 공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탄식했다. 나는 말 잘하는 것으로 사람을 골랐다가 재여에게 실수하였고, 생김새만을 보고 사람을 가리다가 자우에게 실수하였다.

재능은 빼어난데 몸담고 있는 곳이 작다

배우고도 실행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다

p.176 원헌이 말했다. 내가 듣건대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貧)이라 하고, 도를 배우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을 병들었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가난하기는 하지만 병들지는 않았습니다. 자공이 몹시 부끄러워하며 언짢게 떠났다. 그는 평생 동안 자신의 말이 지나쳤음을 부끄럽게 여겼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던 자장

흰 옥의 티는 갈 수 있지만, 말의 티는 어찌할 수 없다

지조를 지킨 공석애와 낭만주의자 증점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똑같다

『역경』의 전수는 끊이지 않았다

말만 잘하는 자를 미워한다

p.181 자로가 되물었다. 백성이 있고 사직이 있는데, 어찌 꼭 글 읽는 것만을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공자가 꾸짖었다. 그래서 나는 말만 잘하는 자를 미워한다.

겸손한 칠조개

p.181 칠조개가 이런 대답을 했다. 저는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 벼슬할 자신이 없습니다. 이 말에 공자는 그가 도에 뜻을 두고 있음을 알고 기뻐하였다.

모든 일은 천명에 의해 결정된다

p.182 도가 행해지는 것도 천명이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도 천명이다. 자주 같은 인물이 그 천명을 어찌 할 수 있겠느냐? 내버려 두어라.

어진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예와 의를 좋아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p.184 번지가 仁이란 어떤 것인가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또 智란 어떤 것인가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을 아는 것이다.

얼굴이 닮았다고 하여 공자가 될 수는 없다

군자는 가난한 사람만 돕는다

신하는 임금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p.187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다른 사람들이 반드시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하는 임금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것을 숨기는 것이 예이다.

8. 상군 열전

죽음의 문턱에 있는 자의 말은 믿을 수 없는가?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성공적인 유세를 할 수 있다

옛것을 따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p.199 의심스러워하면서 행동하면 공명이 따르지 않고, 의심스러워하면서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도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행동을 하는 자는 원래 세상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마련이며, 남들이 모르는 지혜를 가진 자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오만하다는 비판을 듣게 마련입니다.

새로 만든 법은 믿음 속에서 꽃필 수 있다

법은 위에서부터 지켜야 한다

p.203 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것은 위에서부터 이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뱃속에 있는 질병을 없애라

사람의 마음을 잃는 자는 망한다

p.207 돌이켜 자기 마음속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을 聰이라 하고, 마음속으로 성찰할 수 있는 것을 明이라 하며, 자신을 이기는 것을 强이라 합니다. 순임금도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 더욱더 높아진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순임금의 도를 따라야 합니다.

천마리의 양가죽은 여우 한 마리의 겨드랑이 가죽만 못합니다. 천 사람의 아부는 한 사람의 올바른 직언만 못합니다. 주나라 무왕은 신하들의 올바른 직언으로 일어났고, 은나라 주왕은 신하들이 입을 다물어 망하였습니다. 당신이 만일 무왕을 잘못됐다고 나무라지 않는다면 제가 온종일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죽이지 않으시겠지요? 그렇게 하겟습니까?

p.208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겉치레 말은 허황되고, 마음속에서 나오는 말은 진실되며, 듣기 괴로운 말은 약이 되고, 달콤한 말은 독이 된다.’ 선생께서 진정으로 하루 종일 바른말을 해 줄 수만 있다면 나에게 약이 될 것입니다. 나는 선생을 스승으로 섬기려 하는데 선생께서는 어찌하여 사양하려 하십니까?

p.209 <시경>에서는 ‘쥐한테도 예의가 있는데 사람으로서의 예의가 없구나. 사람으로서 예의가 없으면 어찌 발리 죽지 않을까?’라고 하였습니다.

p.210 <시경>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는 흉하고 마음을 잃는 자는 망한다’라고 했습니다.

<시경>에서는 ‘덕을 믿는 자는 일어나고 힘을 믿는 자는 멸망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당신의 처지는 아침 이슬처럼 위태로운데도 아직 목숨을 연장하여 더 오래 살기를 바라십니까?

p.211 상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법을 만든 폐해가 결국 이 지경까지 이르렀구나.

 

 

9. 소진 열전

새도 깃털이 자라지 않으면 높이 날 수 없다

p.217 대체로 선비가 머리를 숙여 가며 배우고도 높은 벼슬과 영화를 얻을 수 없다면 책을 많이 읽은들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천 리 밖의 근심을 버리고 백 리 안의 근심을 해결하라

어찌 어두운 곳에서 큰일을 결정하랴?

p.221 신이 생각하기에 왕을 위한 계책으로는 백성이 편안하고 나라에 별다른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니 새로운 일을 만들어 백성을 수고롭게 해서는 안 됩니다. 백성을 편안히 하는 근본적인 계책은 친하게 사귈 만한 나라를 고르는 데 있습니다. 사귈 만한 친구 나라를 알맞게 고르면 백성은 안정될 수 있고, 사귈 만한 친구 나라를 잘못 고르면 백성은 안정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닭 부리가 될지언정 쇠꼬리가 되지 말라

싹이 돋아날 때 베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

p.231 <周書>에서는 ‘처음에 싹을 자르지 않아 무성해지면 어떻게 하나? 터럭같이 작을 때 치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미리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재앙이 이르게 되는 데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과장된 몸짓 속에 가려진 진실을 보라

우환이 닥친 뒤에는 걱정해도 소용없다

p.235 신이 듣건대 (모든 일은)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다스리고 (해로운 일은)일어나기 전에 대책을 세워 막아야 한다고 합니다. 우환이 닥친 뒤에 걱정하면 이미 늦습니다.

p.237 나는 자리에 누워도 편하지 않고 음식을 먹어도 단맛을 알지 못하며, 마음은 달아 놓은 깃발처럼 흔들려 의지할 곳이 없었소.

부귀하면 우러러보고 가난하면 업신여긴다

p.238 이 한 몸도 부귀해지자 친척들이 두려워하고 가난하면 업신여기는데, 하물며 일반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p.239 전날 은혜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보답하였다.

원수를 버리고 든든한 친구를 얻어라

p.240 신이 듣건데 굶주린 사람이 굶주리면서도 烏喙오훼라는 독초를 먹지 않는 까닭은 그것으로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굶어 죽는 것과 똑같은 해독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p.241 신이 듣건대 옛날에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들은 화를 복으로 바꾸고 실패를 기회로 삼아 성공했다고 합니다......이것이 이른바 원수를 없애고 돌처럼 단단한 친구를 얻는 길입니다.

충신만이 죄를 짓는가?

p.242 신이 듣건대 충성스럽고 신실한 사람은 모두 자기를 위해서 행동하고, 나아가 이루는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해서 행동한다고 합니다.

사람을 속여 원수를 갚는다

소진이 남긴 사업을 이은 소대와 소려

p.247 신이 듣건대 현명한 왕은 자기 허물을 듣는 데 힘쓰고 자신의 뛰어난 점에 관한 칭찬을 듣기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p.249 하늘의 시운이 그 나라를 돕지 않으면 청제와 탁하가 있은들 어찌 그것으로 튼튼하게 지킬 수 있겠습니까! 백성의 힘이 없어지면 장성과 거방이 있은들 어찌 그것을 요새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주색 비단이 흰색 비단보다 열 배 비싸다

p.252 지혜로운 자는 일을 처리할 때 화를 복으로 만들고 실패를 성공으로 바꿉니다. 제나라 사람들의 자주색 비단은 질이 나쁜 흰색 비단을 물들인 것이지만 그 값은 열 배나 비싸고, 월나라 왕 구천은 일찍이 회계산으로 쫓겨났지만 오히려 강대한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전하를 제패하였습니다. 이러한 것은 모두 화를 복으로 만들고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일입니다.

p.254 대체로 높고 편안한 것을 버리고 위험하고 낮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총명한 사람이 할 일이 아닙니다.

정의로운 행동만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p.260 소진이 보통 사람의 집에서 일어나 여섯 나라를 연합시켜 합종을 맺게 한 것은 그 지혜가 보통 사람보다 뛰어났다는 사실을 뜻한다.

10. 장의 열전

작은 이익을 탐내면 큰 뜻을 이루지 못한다

장의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이! 당신이 글을 읽어 유세하지 않았던들 어찌 이런 수모를 겪었겠습니까? 그러자 장의는 자기 아내에게 이렇게 대꾸했다. 내 혓바닥이 아직 붙어 있는지 보아 주시오. 장의의 아내는 웃으면서 말했다. 혀는 붙어 있네요. 장의가 말했다. 그럼 됐소.

싸울 때는 명분과 실속을 모두 얻어야 한다

p.270 신은 나라를 잘살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당을 넓히는 일에 힘쓰고,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백성을 부유하게 만드는 일에 힘쓰며, 왕업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德政을 널리 펼치는 일에 힘쓴다고 들었습니다. 이 세가지 조건만 갖추어지면 왕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깃털도 쌓으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

p.275 신이 듣건대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고 합니다.

진나라가 초나라를 중시하는 까닭

p.281 신하는 제각기 자기 임금을 위하여 힘을 다합니다.

호랑이와 양은 적수가 못 된다

p.282 천하의 제후 가운데 남보다 늦게 복종하는 자는 먼저 망할 것입니다. 또 합종에 참가하는 나라들은 양떼를 몰아 사나운 호랑이를 공격하는 꼴과 다르지 않습니다. 호랑이와 양은 서로 적수가 될 수 없음이 명백한데도 왕께서는 사나운 호랑이와 손잡지 않고 양떼편에 섰습니다. 신은 왕의 계책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달콤한 말은 나라를 망친다

한때의 이익에 끌려 백대의 이익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른팔을 잘리면 싸울 수 없다

p.291 정말 오른팔을 잘리고 남과 싸우려 하고, 자기 쪽의 지원군도 없이 고립되어서 위태롭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것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허우대는 어른, 생각은 어린아이

p.294 연나라 왕이 말했다. 과인은 미개한 벽지에 살고 있는 탓에 허우대는 다 큰 어른이지만 생각은 어린아이나 다름없소, 게다가 올바른 계책을 얻기에는 주위 여론이 부족하였소.

무왕과 틈이 벌어진 장의

사람 됨됨이는 그 주위 사람이 제대로 안다

p.289-299 예전에 오자서는 그 임금에게 충성하였기 때문에 온 천하가를 자기 신하로 삼으려고 서루 다투었고, 증삼은 자기 부모에게 효도하였기 때문에 온 천하가 그를 자식으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노비가 그 말을 벗어나기 전에 팔리면 좋은 노비입니다. 소박 맞고 쫓겨 온 여자가 그 마을에서 다시 결혼한다면 좋은 아내입니다. 지금 신이 자기 임금에게 충성스럽지 않다면 초나라도 어떻게 신을 충성스럽다고 여기겠습니까? 충성을 다해도 버림받으랴 하는데 신이 초나라로 가지 않으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할 일 없이 술만 마신 서수

병들었을 때는 고향이 가장 그립다

p.302 대체로 사람이 고향을 생각하는 것은 병이 났을 때입니다. 그가 월나라를 생각한다면 월나라 말을 하고 우러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초나라 말을 할 것입니다.

자기보다 나은 자를 밟고 일어선다

11. 저리자·감무 열전

지혜주머니라고 불린 저리자

아들이 살인했다는 말을 듣고 북을 내던진 어머니

짐승도 궁지에 몰리면 수레를 뒤엎는다

남의 남는 빛으로 집안을 일으킨다

너무 현명해도 재상이 못 된다

지혜는 나이와 관계없다

 

12. 양후 열전

외척의 정치 참여

천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p.337 <周書>에 ‘천명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으니, 이것은 요행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이것도 하늘이 내려 준 행운이 늘 자기 곁에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잃는 게 없는 싸움을 하라

결국 내쫓기는 신세가 되다

 

13. 백기·왕전 열전

마음을 잘 바꾸는 자는 난을 일으킨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죽음만이 있을 분이다

세 대에 걸쳐 장군이 된 자는 싸움에서 진다

 

14. 맹자·순경 열전

사욕은 혼란의 시작이다

시대 흐름에 들어맞지 않는 주장은 쓰이지 못한다

p.364 맹자는 요임금과 순임금 하,은,주 세대 성왕들의 덕치만을 부르짖으므로 가는 곳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추씨 성을 가진 세 학자

양나라 헤왕이 손우곤을 만나 한마디도 듣지 못한 까닭

전국시대 각 지역의 사상가들

 

15. 맹상군 열전

사람의 운명은 어디로부터 받는가?

p.380 맹상군은 신분이 귀하고 천함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과 똑같이 대우해 주었다.

p.381 맹상군이 손님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대우하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맹상군과 친하다고 생각하였다.

닭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로 위기를 벗어난다

p.383 처음 맹상군이 좀도둑과 닭울음 소리를 잘 내는 사람을 빈객으로 삼았을 때, 다른 빈객들은 모두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곤경에 처했을 대 이 두 사람이 그를 구하였다. 그 뒤 빈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마음속 깊이 맹상군을 다르게 되었다.

모든 일에는 보답이 따른다

맹상군의 결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

군주가 이익에 눈멀면 백성은 떠난다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진다

p.397 살아 잇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신은 혹시 아침 일찍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까? 새벽에는 어깨를 맞대면서 앞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으면서 시장은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날이 저무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날이 저물면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가 버렸다고 해서 선비들을 원망하여 일부러 빈객들이 오는 걸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빈객들을 대우하십시오.

 


* 내가 저자라면 *

<태사공자서>에서 사마천은 ‘의를 세우고 적절한 시기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천하를 위해 공적을 세운 사람들을 위하여 <열전 列傳> 칠십편을 지었다.’고 이야기 하였다. 사마천은 열전에서 의로운 사람, 탁월한 사람, 기회를 포착하고 대성한 사람들의 행적을 열거해 후세에 전달하고자 했다. 열전을 읽으면 사마천의 인물에 대한 애증 그리고 찬양과 비판이 뚜렷이 드러난다. 특히 사마천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하찮은 인물 군상을 열전에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자객열전>의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섭정, <맹상군열전>의 계명구도(鷄鳴狗盜)의 좀도둑과 풍환, <평원군열전>의 모수 등이 바로 그런 인물들이다. 반면에 장군과 승상을 역임했던 고관대작 중에는 열전 제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관련된 열전에서도 종적을 찾아볼 수 없는 예도 많으니, 유명무실한 그들은 그저 관련 표의 한쪽 귀퉁이에 성명만 간신히 기록되었을 따름이다.

우리는 <사기열전>에 기록된 인물과 사건을 통해 풍부한 철학적 의미를 얻을 수 있다. 한신의 용병술이나 유방의 용인술처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게 되고, 인상여의 고매함을 접하면 그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며, 조고같은 인간을 접하면 인간 중에 저질이 있음을 깨닫고 그러한 음모나 술수를 경계하게 됩니다. 또는 이사처럼 개인적인 이익만을 고려해 원칙을 저버린 인물을 접하면, 그런 행동이 결국 본인뿐 아니라 집안 전체까지 몰락시키는 것을 보면서 이해득실에 연연해 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사기열전>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인간 삶의 희노애락과 흥망성쇠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과 같다. 이에 우리 자신을 비추어 삶의 방향과 태도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역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느꼈다. 사기열전에 대한 다양한 해석본이 있다. 역자들은 대체로 사마천이라는 인물에 매료되어 사기를 번역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사기열전을 읽으면서 열전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흥미롭긴 했지만 열전의 마지막에 “태사공은 말한다”로 시작되는 인물에 대한 평가와 사마천의 역사인식과 삶의 지혜를 엿보는 즐거움이 가장 컸다. 이 책의 역자 또한 <사기열전>을 번역하면서 자신이 인식하게 된, 각각의 인물에 대한 사마천의 평가 및 역사인식을 열전의 앞부분에 요약정리해서 실어놓고 있다. 이는 본격적으로 열전의 내용을 읽기전에 선지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역자는 열전의 내용을 단락을 나누어 구별하고 자신이 생각한 핵심적인 구절로 소제목을 달아 놓고 있다. 예를 들면 <관․안열전>에 대한 소제목으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 [군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뜻을 드러낸다]를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소제목에 비추어 내용을 읽으면 훨씬 이야기의 핵심에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하지만 <추신군열전>에서 소제목으로 단 [정확한 결단만이 몸을 보존할 수 있다]를 읽고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소제목과 관련된 내용을 그 단락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어 의아하다. 정작 소제목과 관련있는 내용은 <추신군열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태사공의 말에 나타나 있다. 소제목을 통해 열전의 핵심내용을 정리하려는 시도는 참신하고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핵심내용 정리에 치우쳐 전체의 내용엔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단락의 내용과 관련 없는 소제목을 다는 것은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사기열전>이라는 대작은 아무리 빼어난 번역도 원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는 역자의 말처럼, 필자가 사용한 언어를 통해 원전을 읽는 것이 책읽기의 근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필자가 사용한 언어를 일반 독자들이 배워서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원전해석에 능통하고 치우치지 않는 역사인식과 가치관을 지닌 역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통감하게 한다.

사기열전은 전공자가 아닌 이상 원전의 해석을 통한 수업을 하기에는 힘든 작품이다. 하지만 사기열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게서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대한 역사인식을 전달하기에는 이것만큼 좋은 교재는 없다. 학생에게 열전의 모든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사기열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에 관련된 고사성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 속에서 교훈과 과거의 역사인식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마천의 인물에 대한 평가와 역사인식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과 역사인식이 있을 수 있음을 함께 전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염파․인상여 열전>에서 태사공은 “인상여는 지혜와 용기를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인상여에 대한 평가만을 해놓고 있다. 제목과 내용은 염파와 인상여, 두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인물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호감이 있는 인상여에 대한 칭찬만을 하고 있다. 인상여와 염파가 문경지교刎頸之交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염파가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인상여에게 가시나무을 짊어지고 사과하는 용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마천은 두 인물에 대한 균형있는 시각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IP *.68.10.114

프로필 이미지
박상현
2010.05.03 14:55:04 *.236.3.241
장강이 묵묵히 흘러 대지를 적시고 바다로 도도히 흘러가는구나

연주야, 낭만에 대해 다시 한번 얘기해 주렴.
낭만 연주, 낭만 자객, 낭만 선생, 낭만 여친...
그 안에 뭉쳐진 색깔들이 차례로 번져 나오는 것 같구나 ^^
프로필 이미지
낭만 연주
2010.05.04 10:36:00 *.203.200.146
"묵묵히"에서 "도도히"로...
정말 도도하게 흘러보고 싶습니다 ㅎㅎ
낭만이라...작년 가을이후 깨달음의 결정체라고나 할까요~
기회가 되면 한번 풀어보죠...풀어볼 날이 오겠죠^^
프로필 이미지
부지깽이
2010.05.05 20:10:11 *.160.33.180

너 이 책을 다 읽은 것이냐 ? 
또 그 전 책은 다 읽었느냐 ?
또 그 전 전 책은 다 읽었느냐 ?    
넌 누구냐 ?   뭐 하러 여기에 왔느냐 ? 
프로필 이미지
유구무언 김연주
2010.05.06 10:39:12 *.203.200.146
네...제가 선택한 소중한 프로젝트에 말로만 애정을 쏟고
행동하지 못했습니다.
스승님의 죽비소리...깊이 새기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0.05.06 10:02:39 *.160.33.180
연주야,  아이를 가르쳐 보았으니 알 것이다.  그리고 고전을 읽었으니 또한 깨달을 것이다.
썩은 나무로는 인장을 새기지 못한다.  성실하지 못하면 나무는 자라지 못한다.  시간과 애정을 많이 쓰지 못하면, 깊어 질 수 없다. 

이것은  내 프로젝트가 아니다.  네 프로젝트다.   너.의. 프.로.젝.트.     너의 선택이었다.  알겠느냐 ?       
프로필 이미지
김연주
2010.05.06 09:38:38 *.203.200.146
책들은 다 읽었습니다.
허나 성실하게 타이핑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께서 주신 소중한 기회 잘 살리겠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