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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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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4일 21시 47분 등록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캠벨, 이윤기 역, 민음사)

 

 

I. 저자에 대하여

 

예전 자료 #1 (조셉 캠벨) ☜ Click!

 

예전 자료 #2 (제임스조이스) ☜ Click!

 

예전 자료 #3 (영혼을 담은 번역가 이윤기) ☜ Click!

 

▣ 추가 자료 - 스승이 바라본 조셉 캠벨

조셉 캠벨과의 네 번째 만남, 첫 번째 만남은 그의 삶이 <위대함에 이른 7가지 길>에 대하여 이야기 했고, 두 번째 만남은 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세 번째 만남은 캠벨의 사상을 우리의 언어로 빚어준 <영혼을 담은 번역가 이윤기>에 관하여 다루었다. 마지막인 네 번째 만남에서 그를 어떤 관점에서 조망해야 할지 고민했다. 때마침 스승의 저서 <깊은 인생>이 운명처럼 찾아와 주었다. 내가 북 리뷰를 하며 <저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인 <위대함에 이른 7가지 길>이 바로 스승의 이번 저서 <깊은 인생>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었다. 바로 그 스승의 저서에 조셉 캠벨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 만남은 <스승이 바라본 조셉 캠벨>이란 테마로 스승의 저서를 발췌하였다.

 

◆ 침묵의 10년을 걷다 - 스승의 저서 <깊은 인생> 중에서

깊은 인생.jpg

 

우드스턱의 작은 오두막집 - 조셉 캠벨

침묵으로 묵묵히 1만 시간의 레이스를 통과하는 이야기다. 한길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묵묵히 매일 연습해야 한다. 스스로 충실한 훈련 규율을 정하고, 매일 거르지 말고 그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것을 밝음 경영이라고 한다. 즉 내면의 빛나는 강점에 기대어 매일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100)

 

위대한 사업은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서서히 달성된다. - 세네카 (101)

 

독일로 가서는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하며 힌두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카를 융도 바로 그곳에서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었다. (101)

 

대학으로 돌아가는 것은 투명한 유리병 안으로 나를 밀어 넣는 것처럼 답답한 일이었다. (102)

 

우드스턱 시절은 그야말로 희열을 찾아 나서는 시기였다. 모든 것이 가능성이고, 모든 것이 단서이며, 모든 것이 내게 쏟아져 들어와 비밀을 털어 놓고 있었다. (103)

 

방황을 할 때는 당장 그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되, 내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묻지 말아야 한다. 미리 생각해둔 것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특히 다음 세 가지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 된다. ① 굶는 것을 걱정하는 것 ②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 하는 것 ③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려하는 것 (104)

 

그래도 걱정이 떠나지 않을 때가 있으면 좀 유치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주술을 걸어보았다. 서랍의 맨 위 칸에 1달러 짜리를 넣어두고는 "여기 1달러가 있는 동안은 나는 빈털터리가 아니야."라고 말했다. 그러면 위로가 많이 되었다. 나는 그 때 알게 되었다. 현재 처한 상황을 희극적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영적인 거리를 얻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웃음과 유머 감각이 우리를 생활고에서 구해준다. 고생은 앞으로 언젠가의 영광을 더 빛내주는 어두운 배경이고, 빈곤은 내가 물질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이 커져가도록 만들었다. (104)

 

괴테의 걸작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방랑시대>를 읽으며 삶의 이런저런 일들과 맞닥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삶에는 고정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은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은 우연히 내 눈에 띄었다. 놀라운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내 방랑은 코를 킁킁거리며 내가 정착하여 뿌리 내릴 곳을 냄새 맡으려는 시도였다. (104)

 

방랑과 침묵의 시간은 긍정적인 시간이다. 새로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성취도 생각하지 말고, 하여간 이와 비슷한 어떤 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저 "내가 지금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라고 만 말해야 한다. 이것이 유일한 관심사여야 한다. 그저 나의 자리라고 생각하는 곳에 머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야 말로 '그들의 생각'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105)

 

영웅의 방식이란 삶에 대해 '예'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 모든 것에 대해 '예'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를 바꾸려고 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바로잡는 임무를 실행해야 한다. 그러니 스스로 계획해두었던 삶을 기꺼이 내팽개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를 기다리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105)

 

변화를 원하는 마음의 근저에는 편함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끝과 화해할 수 있는 사람이 영웅이다. 무덤을 두려워하면 진정한 영웅이 아니다. 그렇게 보면 승리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패배도 나쁠 것이 없다. 모두 끝이 있고 그 끝에서 변화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이 동시에 다가오듯 모든 끝은 끝에서 만나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뚝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105)

 

우리 삶에 진정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삶을 체험하는 것, 고통과 기쁨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다. 의미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여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삶의 체험, 그 떨림만이 살아 있음의 증거다. 그러니 이 세상, 삶이 이루어지는 이곳이야말로 내가 있을 곳이다. 단명한 삶의 비극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 그것이 이 세상을 사는 자세인 것이다. 이 세상이야말로 우리의 짝이며, 우리 역시 이 세상의 짝이다. (106)

 

방랑을 하는 동안 나는 신비할 만큼 유기적인 우연을 즐기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나무가 자라는 것과 같았다. 나뭇가지 하나가 어느 날 한 쪽에서 삐죽이 나오고, 다음에는 다른 쪽에서 나와 자라게 된다. 제멋대로 내버려두어도 나무는 훌륭하고 아름답게 자란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다 보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 자신의 에너지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빠져들어 지낼 일이다. (107)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라

캠벨은 평생을 좌우할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호반에서의 생활을 따라 해보는 것이었다. (108)

 

그의 인생은 우드스턱에서의 5년이라는 풍부한 저수지를 거치는 동안 결정되었다. 그는 과거를 베끼고 모방하는 것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109)

 

재능은 탁월한 성과를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성공과 관련해서도 그의 재능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략) 초기 작품들은 작곡가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훈련된 모방과 편곡들이었다는 것이다. 걸작으로 평가 받는 첫 번째 작품은 모차르트가 스물한 살 때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9번>이다. 그것은 모차르트가 이미 18년 가까이 혹독한 훈련을 받은 다음 나온 최초의 성과인 셈이다. (110)

 

타이거 우즈는 "내게 골프는 가장 존경하는 분, 바로 아버지를 닮으려는 노력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110)

 

창의성과 통찰력, 그리고 천재성에 대한 그럴듯한 이야기들은 천재성에 대한 과장된 일화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111)

 

이제 우리는 천재성과 통찰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천재들의 활동으로 알려진 위대한 성과의 비밀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라기 보다는 오히려 침묵의 10년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 온 결과인 것이다. (111)

 

침묵의 10년 적어도 이 정도의 긴 기간 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땀의 시간을 보내야 그럴듯한 창조적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것은 '1만 시간의 법칙'으로 불리고 있다. 1만 시간을 채우기 위해 매일 좀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쏟는다면 10년이 채 걸리지 않아서도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아졌다. (111)

 

침묵의 10년이든, 1만 시간의 법칙이든 메시지는 분명하다. 긴 시간 정교한 훈련 계획을 따라 연습하고 연습하라는 뜻이다. 천재성과 비범한 통찰력은 이 긴 시간 동안 한 분야에 쌓인 방대한 지식이라는 토양 위에서만 작동한다. (112)

 

뉴턴의 방대한 지식 체계 와 관심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홀연 모든 것을 꿰뚫는 통찰에 이른 것이다. (112)

 

탁월한 창조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대한 오랜 헌신과 그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우리가 가진 재능을 위대한 성과에 이르는 지름길로 활용하려면, 먼저 정교한 훈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침묵의 10년'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야 한다. 누구보다 더 깊이 한 분야에 몰입하고 헌신하여 전문성을 쌓아 두어야 한다. 그러면 분야에 대한 방대하고 심원한 지식의 바탕 위에 자연스럽게 창의성과 통찰력 넘치는 걸작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때 평범한 우리는 한 분야의 차별적인 창조자가 될 수 있다. 우연이 그저 운명이 되지는 않는다. 오직 땀으로 준비한 사람에게만 재능은 공명하여 위대한 창조적 작품을 선사하는 것이다. 세월과 반복의 힘, 천재조차 그것을 얻지 못하면 굴복하게 되어 있다. 역사 속 가장 흔한 사례가 바로 이 진실의 증명이다. (113)

 

나는 내가 진정한 음악가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 재능을 끊임없이 계발하는 대신 그것을 밑천으로 뜯어먹고 살고 있었다. (113)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타고난 밑천만으로는 무한정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밑천도 바닥이 나는 것이고 끊임없는 충전을 통해서만 심화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114)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세상이 안다. (114)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의 도약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실천적 비법을 꼽으라면 그것은 매일 하는 훈련이다. 김연아는 한 인터뷰에서 "동작 하나를 익히기 위해 1만 번을 연습한다."라고 말한다. 그것이 김연아만의 대답이겠는가? 매일 할 때 기술이 늘어 기예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 한 영혼이 된다. 이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어느덧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114)

 

그러므로 훈련의 ① 첫 번째 요소는 반복이다. 반복, 반복, 오직 반복, 대가가 되는 유일한 실천의 비법이다. 매일 훈련한다는 것은 결정적인 과정이지만, 그 훈련이 억지로 강압적으로 노예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깊어질수록 스스로 즐거움이 된다. 재능과 잘 일치된 훈련은 다른 것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몰입과 황홀함을 동반하게 되어있다. 훈련은 땀이므로 노력이 수반되지만, 매일 하는 습관이므로 고통이 아니라 일상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천복을 좇는 숙명의 기쁨이 있다. 그것은 처음에는 강제된 훈련이었지만 점차 육화되어 기예가 되고, 이윽고 행위자는 사라지고 그 행위만 남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때 그것은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이루게 된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피아니스트다. 피카소는 화가다. 버나드 쇼는 극작가다. 이것보다 그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115)

 

그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다. 우리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적어도 10년은 준비해야 한다는 10년의 법칙이나,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투입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투자 행위인 것이다. (115)

 

훈련의 ② 두 번째 요소는 창조성이다. 반복하되 단순히 반복하지 않는다. 훈련 역시 창의적 진화를 하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불현듯 무엇을 어떻게 반복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115)

 

어떤 분야가 되었든 그 분야의 대가가 되려면 자연스러움과 간결함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 바로 이 경지에 다다르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세월을 견디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고통에 기쁘게 다가서려는 마음만이 이 길을 걷게 한다. (117)

 

 

고독한 고요, 인류의 유산에 흠뻑 젖다

나는 회사에서 맡은 업무들 중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면서도 내 적성에 잘 들어맞는 전략적 업무'들에 집중했다. 그 업무에 관한 한 나는 누구보다 잘 하기 위해 애썼다. 전략적 업무에 대한 나의 목표는 단순히 업무를 끝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 일들에 대한 내 목표는 '탁월함(excellence)'이었다. 최고의 수준을 지향했던 것이다. (118)

 

9년 동안 나는 변화경영과 관련된 전략적 업무를 탁월함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업무시간 중 절반인 네 시간 정도를 매일 집중 투자했다. (119)

 

2000년 이후 나는 변화경영전문가라는 1인 기업가가 되었다. 지금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난 지 13년이 되었다. 매일 새벽에 두 세 시간씩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두 세 시간 정도는 책과 더불어 보낸다.그러니 매일 다섯 시간 내외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덕에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내게 되었다. 앞으로도 매년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 낙관의 근거는 분명하다. '매일의 습관'이 나를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120)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생활하고 있는 내가 조셉 캠벨의 일생 중에서 가장 놀라워하고 부러워하는 부분은 젊었을 때 우드스턱에서 보낸 5년의 시간이다. 나도 젊은 시절에 그렇게 멋지게 인류의 유산으로 흠뻑 젖는 고독한 고요와 격렬함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진심으로 부러워 한다. (120)

 

과거는 어떻게 미래의 가장 첨예한 부분에 닿을 수 있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인생의 도약을 위한 거부할 수 없는 실천강령 하나를 얻을 수 있다. (121)

 

과거와 싸우지 마라. 먼저 과거의 유산을 상속받으라. 부끄러움 없이 훔쳐 모방하고 반복하여 먼저 과거의 정점에 서도록 해라. 미래의 풍경은 그 산 너머에 있다. 그러니 매일 걸어라. 매일의 힘만이 꿈으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믿음직한 주술이다. 명심하라.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 파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너를 당할 자가 없을 것이니, 침묵의 10년을 보내라. 고독한 10년, 궁핍한 10년을 보내라. 누구든 우드스턱의 시대를 거쳐야 한다. (121)

 

 

◆ 신화의 달을 마무리 지으며

스승은 우리에게 왜 신화를 읽으라고 하신 걸까? 그 특유의 낮은 음성으로 <신화와 같은 삶을 살아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신화가 전하는 궁극적인 메시지 <새롭게 다시 태어나라>는 가르침을 주시기 위함일 것이다. 늘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좁은 시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어리석은 우리에게 신화를 통해 높은 언덕에 올라 넓은 시야를 갖고 삶 전체를 조망하라는 것이다.

 

신화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를 본다. 하나는 출생, 성인, 결혼, 죽음 등 삶의 각 단계를 통해 개인의 삶이 집단의 삶으로 동화되어 가는 방식을 본다. 여기서 신화는 <개인을 집단과 사회에 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른 하나는 <분리와 단절>이다. 이는 한 개인이 집단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모험은 평범한 개인이 비범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범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개인이다. 신화는 옆집 사는 이웃도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이 모험은 우리가 집단 속의 일개 미천한 개인이 되기를 거부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비범함은 곧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곧 자기 존재의 핵을 찾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화는 우리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한다.

 

신화의 이 두 가지 모순적 기능은 마치 우리 삶에서 <밥>과 <존재>의 으르렁거림과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밥이 없으면 살 수 없듯 사회와 동떨어져서는 내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밥만 먹고 살 수는 없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자신이 존재함을 표현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영웅이 되길 원한다. 신화는 이 둘은 본래 하나이며 우리의 삶은 그 하나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의 삶은 변화무쌍한 모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세상은 늘 변한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늘 이와 같이 새롭다. 우리의 삶은 늘 이렇게 흐르고 변화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망각하고 늘 그 흐름 속에 표류 당한 체 살아간다. 이렇듯 신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과 결별> 하고 불타는 갑판 위에서 뛰어 내리라고 호소한다.

 

신화는 열쇠다. 은유의 언어로 된 열쇠다. 신화의 언어가 우리의 가슴을 관통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 내면의 우주와 맞닿게 된다. 그리고 그 우주의 중심에 우리를 우뚝 서게 한다. 우주의 중심에 우뚝 선 자는 그 우주에 속한 무한한 에너지를 취한다. 영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스승이 신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바로 그거다.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되 그 속에서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라!"

 

 

 

II. 내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내마음을 무찌르는 글귀_천의얼굴을가진영웅(두 번 읽기).doc

 

 

III. 내가 저자라면

◆ 전체적 구성에 대하여

▶ 첫 번째 읽기

드디어 캠벨이 직접 쓴 원전을 만났다. 개인적인 관심사와 연구원 레이스를 통해 캠벨에 '관한' 책인 <신화와 인생> <신화의 힘>은 벌써 두 차례 이상 접했지만, 캠벨이 직접 저술한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책은 내게 있어서 아주 의미 심장한 책이다. 지난해 5월에 시작하여 올해 4월까지 1년여에 걸쳐 참가해온 <단군 프로젝트>의 모티프가 바로 이번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 나오는 <영웅의 여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영웅의 여정>의 각 단계에 맞춰 각각 100일씩 세 차례에 걸친 여정에 참여했다. 이론에 대해 대략을 알고, 300여 일간 몸소 체험한 뒤 이 책을 읽게 되니 책에 흠뻑 젖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저자의 치밀한 기획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잘 짜여진 목차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쓸 당시 캠벨의 나이는 마흔 다섯이었고, 그가 평생 천착해온 <신화>라는 키워드에 대한 연구에 몰입한지 20여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는 이미 어린 시절 아메리칸 인디언 신화와 가톨릭 교리에서 배운 예수의 여정 사이에 어떤 공통적인 모티프가 있음을 감지 함으로써 자신의 평생연구에 대한 암묵적인 가설을 세웠다. 이 책은 바로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캠벨이 아주 오랜 시간을 공들여 온 귀납적인 연구의 산물이다.  

 

1부 <영웅의 모험>은 크게 '출발-입문-귀환'으로 구성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영웅의 모험>은 <깨달음의 길>과 같은 의미다. 베다 경에 나오는 <진리는 하나이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드러낸다>라는 말처럼 크게는 대(大) 종교인 불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를 비롯하여 그리스ㆍ로마 신화, 작게는 각국의 토속 민간 설화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신화들을 통해 드러나는 천 개의 얼굴이 추구하는 바는 결국 '영웅의 여정' 다시 말해 '깨달음'이다. 저자는 이야기의 구성을 각 장의 서두에 여정의 단계에 대한 설명을 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과 동양의 불교와 힌두교적인 사상 등에 입각하여 연역적으로 설명한 뒤 단계에 맞는 사례를 제시한다. 단계별 제시되는 사례가 하나 어떤 신화에서 그 장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단계의 부분만을 떼어 왔기 때문에 내용이 거두절미 되어 어색하지만 단계별 모형이 귀납적 결과의 산물임을 감안 하면 이는 저자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조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1부 <영웅의 모험>이 천 명의 영웅을 통해 하나의 모형을 도출한 것이라면 2부 <우주발생적 순환>은 천의 얼굴로 분화된 영웅을 한 사람으로 치환하여 그 한 사람의 영웅을 현미경을 들여다 보듯 분석하여 한 사람의 영웅이 탄생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유출-처녀의 잉태-영웅의 변모-소멸'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2부의 구성은 각 단계별로 제시되는 사례가 1부에서 제시되는 거두절미 식의 파편화된 사례 제시가 아닌 풀 버전 형식의 사례로 제시된다. 개인적으로 2부를 읽으며 어려움을 겪었는데, 각 장의 모두에 나온 각 단계에 대한 개념적 설명과 제시된 사례의 관련성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고, 다시 말해 사례로 제시된 신화의 내용 자체가 어려웠다. 또한 사례의 분량이 길어 내용을 읽어 가다 앞에서 어떤 개념을 설명했는지 놓치는 경우가 많아 여러 번 다시 뒤로 돌아가 확인해야 했다.

 

앞서 이 책을 짜임새 있는 글이라고 표현했던 것은 단계별로 구성된 체계적인 본문의 전개 방식 때문이기도 했지만, 잘 짜여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때문이기도 하다. 프롤로그는 무려 4개의 장을 할애하여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신화>에 관한 의미와 접근 방식 그리고 기본적인 사상(정신분석학적 관점)등에 관하여 과할 정도로 친절하게 도입부의 역할을 잘 수행했고, 에필로그 또한 본문의 내용을 갈무리 하며 저자 <신화>와 <영웅의 여정>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사상을 <깨달음의 길> 관점에서 이야기 하며 인간의 전체성에 대하여 강조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역자 후기로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날카롭게 이해하여, 다양한 각국의 신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렌즈를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고전은 깊은 책이다. 그 깊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고 두고 읽어야 한다. 이 책은 고전이다. 1회독 만으로는 그 심오한 의미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기로 했다. 특히 어려웠던 2부를 꼼꼼히 읽어볼 생각이다. 스승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변화경영 사상의 기틀을 마련했다. 스승의 저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는 직접적으로 <영웅의 여정> 모형을 다루기도 했다. 그리고 연구원 커리큘럼도 "PART 1 TAKE-OFF 삶이 떠오르다PART 2 귀환 - 다시 땅으로PART 3 창조"로 큰 관점에서는 <영웅의 여정>의 Framework을 따르고 있다. 이 틀은 10년 후에 쓰게 될 나의 자서전에도 사용할 것이고, 내가 만들게 될 교육의 커리큘럼의 원형으로도 사용해 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전에 대한 철저한 독서가 필요하다.

 

▶ 두 번째 읽기

번째 읽기가 더 어려웠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는 행간을 직관으로 건너는 듯한 전개 방식 때문이었다. 첫 번째 읽기는 설익은 읽기라 이해되는 부문만 눈에 들어와 쉽게 이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읽을 때는 첫 번째 읽기에서 놓친 행간들이 눈에 들어 왔고, 그 사이의 깊은 의미를 받아 들이기에는 신화에 대한 나의 배경지식 특히 동양 사상에 대한 배경지식의 미약함을 느꼈다. 불교 사상은 자라오면서 배우고 익힌 바가 있어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힌두의 범신론적 사상은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 했던가, 캠벨의 신화를 이해하려면 힌두의 기본 사상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1년 간의 연구원 생활이 끝난 뒤 접하게 될 <신의 가면> 시리즈를 읽기 전에 힌두사상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해두어야겠다.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 읽기에서 어려웠던 이유인 <2부 우주 발생적 순환>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는데, 두 번 읽을 때 더  어려움을 느꼈다. 2부의 경우 1부보다 더 연역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첫 머리에 설명한 내용과 뒤에 나온 긴 신화와의 관련성을 찾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많았다. 뒤에 나오는 신화에 대한 해석은 그 특유의 은유적 상징을 해독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 여겨진다.

 

다행히도 본문을 통해 2부의 난해한 구성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는데, 1부의 <영웅의 여정>과는 달리 두 번째 관점에서 영웅의 행적 다시 말해 2부의 <우주 발생적 순환>은 "형이상학적 비의의 상징이 된다. 말하자면 이 대목에서 영웅 자신의 행적이 재발견되고 재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2부 핵심 키워드는 <구원>으로 "구원은 초의식으로의 귀환과 이에 따른 세상의 소멸에 있다. 이것은 우주 발생적 순환, 세계 현현의 신화적 이미지, 그리고 비현현 상태로의 회귀를 나타내는 중요한 테마 및 공식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의 탄생, 삶, 죽음은 무의식으로의 하강 및 회귀로 볼 수 있다. 영웅은 살아 있을 동안에 창조과정 중에는 지각되지 않는 초의식의 요구를 알고 이를 대리하는 자다." 궁극적으로 2부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영웅은 그저 무에서 뚝딱 하고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에너지 장이 점점 하나로 수렴되어 좁혀짐으로써 필연에 의해 탄생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유출>과 <처녀의 잉태>의 부분은 첫 번째 읽기에서 이해하기 가장 난해 했던 부분이었는데, 영웅 탄생의 필연적인 전 단계, 다시 말해 접혀 있는 질서를 설명하기 위한 부분이었음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두 번 읽었지만 깊게 읽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두 번째 읽기는 첫 번째 읽기보다 더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특히 행간이 담고 있는 세계가 문자로 된 부분의 몇 곱절이나 되는 고전의 경우 보다 천천히 책장이 넘어가야 한다. 과제를 '해결해 버리기' 위한 '먹어 치우는' 식의 서두르는 독서 법으로는 결코 고전이 전하는 심오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딜레마이고 과제다. 짧은 시간에 천천히 깊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 더 시간을 내는 수 밖에 없다.

 

 

내가 저자라면

▶ 첫 번째 읽기

이 책은 마흔 다섯의 캠벨이 <신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20여 년 간 쌓아온 노력을 뿜어낸 책이다. 그는 어렸을 때 이미 각국의 신화에 공통적인 속성이 있음을 간파하고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세계 각국의 신화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공통적인 속성을 도출해 내고 그 공통적인 속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영웅의 여정>이라는 기가 막힌 모형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오랜 기간의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인 셈이다. 캠벨은 이 연구결과를 하나의 프로토타입으로 하여 이 모형을 크게 흔들지 않고 평생을 가져갔다.

 

캠벨에게 <신화>라는 키워드가 있었다면 나에게는 어떤 키워드가 있는가? 나의 키워드는 <변화와 성장>이다. 너무 범위가 넓고 크다. 그리고 이 분야에는 전문가와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너무나 많다.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보다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해 보았다. <변화와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읽은 <애니어그램의 지혜>라는 책을 통해 나(8번-지도자 유형)를 지배하는 감정이 바로 <두려움>임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나를 행동하게 만들기도 하고,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한 것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두려움>이라는 감정이었다. 나를 이끈 그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

 

<두려움>에 대한 데이터는 이미 충분하다. 내가 경험해 온 <두려움>에 대한 경험들 모두가 아주 좋은 사례들이고 그 사례들을 통해 나 또한 캠벨처럼 귀납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두려움>을 다룬 책과 자료들을 수집하다 보면 <두려움>에 관한 다른 관점과 다양한 의미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고, 나의 경험을 보다 세련되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축적하다 보면 <영웅의 여정>과 같은 모형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1기 문요한 선배의 경우 <두려움>과 유사한 <게으름>을 키워드로 자신의 첫 책을 썼고, <그로잉-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맞추어 두 번째 책을 써냈다. 이번 캠벨의 저서를 통해 내가 배운 바는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몇 가지 가설을 수립하고, 키워드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자료를 축적해 나가다 보면 하나의 흐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흐름을 꽉 붙잡고 따라가다 보면 차별화된 나만의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다. 최고는 선택한 키워드가 개인적인 관심사와 일치하는 경우다. 다시 말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택하게 되면 매일 그것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그렇게 스승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처럼 매일의 힘에 의지하면 세월이 아주 훌륭한 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읽기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새삼 네이밍이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제목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책의 내용을 오롯이 담아낸 멋진 제목이다. 제목은 내용만큼 중요하다.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국내의 훌륭한 네이밍의 가장 좋은 사례는 구본형 선생님이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 <사람에게서 구하라>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일상의 황홀> <세월이 젊음에게> <필살기> <깊은 인생> 등 하나 같이 읽고 싶어지는 제목이다.

 

기가 막힌 그 네이밍의 비결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컨텐츠가 레이저 광선처럼 하나의 과녁으로 분명하게 수렴되어야 한다. 물론 제목만 좋은 속 빈 강정 같은 책들이 난무하지만 컨텐츠가 지향하는 바가 분명하다면 훌륭한 네이밍은 자연스레 뒤 따라온다.

 

내 책에 어떤 제목을 붙일 것인가? 지난해 작성한 10대 풍광에 나온 나의 첫 책의 제목은 최남선의 시 제목과 같은 <해에게서 소년에게>였다. 책의 내용보다 제목을 먼저 생각했던 경우인데, 나를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위대한 스승들의 지혜를 담고자 했다. 스승의 저서인 <세월이 젊음에게>와 비슷한 컨셉이다. 결론은 제목이 너무 추상적이고, 담으려는 내용을 독자가 이해하려면 여러 번의 생각을 거쳐야 한다. 어려운 제목이다.

 

현재 연구원 칼럼을 <평범한 영웅의 변화 이야기>이란 컨셉으로 집필하고 있다. 제목을 <평범한 영웅> <새벽 2시간의 혁명>으로 생각했지만 너무 평범하고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책에 담길 컨텐츠의 컨셉이 아직 모호하다. 멋진 제목은 오랜 고민 끝에 불현듯 찾아오는 선물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서 간 사람들이 좋은 제목을 다 써먹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 훌륭한 제목을 위한 단어의 조합은 무궁무진하다.

 

두 번째 읽기 역시 키워드로 접근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몇몇 지인들에게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이야기 했더니 너무 범주가 넓다고 한다. 변경연 1기 연구원이자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의 저자 오병곤 선배는 첫 번째 책은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되 범위를 최대한 좁혀서 키워드를 정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또한 평소 지속적으로 관심분야에 대한 키워드 목록을 작성하여 관리하라고 했다. 나의 경우 『변화, 성장, 두려움, 심리학, 카를 융, 분석심리, NLP(신경언어 프로그래밍), 관계, 법정스님, 불교, 새벽, 하루 2시간 혁명, 어시스터, 집단역동(Group Dynamic), 모순과 역설, 균형과 조화, 사랑, 리더십, 글쓰기 명상, 걷기 명상』 등의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이와 관련된 TOPICA를 지속적으로 수집하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흐르는 구체적인 키워드의 조합이 나타날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함께 단군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단군일지와 연구원 칼럼 등을 모니터링 해 주시던 김선관 님은 <불교>와 <심리학>의 조합 혹은 <신경언어프로그래밍>과 <인문, 철학>의 조합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다. 연구원 동료인 강훈 님은 자료를 잘 정리 정돈하고 가독성 있게 편집하는 나의 재능을 보고 <혼이 깃든 보고서 쓰기>와 같은 책을 써보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해 주었다. 기존의 실용적인 내용의 책에 차별성을 더하기 위해 철학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 이번 여름 해외 연수를 다녀올 때까지 첫 책의 키워드를 발굴하고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네이밍도 좋고 키워드도 좋다. 그리고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심오한 접근과 깊이 있는 사유에서 길어 올려진 매주 한 꼭지의 글쓰기다. 꾸준히 성실히 매일 걷다 보면 좋은 제목도 좋은 키워드도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 내가 기댈 것은 바로 그 매일의 꾸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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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6 11:54:58 *.166.205.132
"자신의 키워드를 여러개 정해두고 Topica를 수집하다 보면 그 키워드의 조합이 나타날 것이다."
고마워~ 경인! 꼭 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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