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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4일 18시 22분 등록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김용규 저, 휴머니스트)

 

 

 

I. 저자에 대하여

 

◆ 김용규 (1952~)

철학자, 소설가,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독일 튀빙겐 대학교와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함

서울 청파동 자그마한 정원이 있는 예쁜 벽돌집에서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호기심 많은 딸과 살고 있음

필명 : 전령의 신 '헤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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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7월 9일 변경연 7기 연구원 강의 (사진 : 양경수) ::

 

저자인터뷰 #1 (2011년 2월)

철학자의 길(신학전공, 철학 저술가)을 걷기로 결심하신 시기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본디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아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요, 대학입시에서 낙방을 하는 바람에 재수를 하면서 우연히 철학 책을 보게 되어 흥미를 느끼고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과학자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여기까지가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사실적이고 공식적인’ 대답입니다. 그런데 제 나이가 올해로 60인데요, 살면서 숱한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사람의 삶이 자기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닌데, 그것이 꼭 나쁜 것도 아닌 것 같다는 것입니다. 아마 제가 철학을 하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내가 모르는 어떤 좋은 이유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철학자로서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시는 가치가 궁금합니다

말씀 드린 대로, 저는 많은 보편적 가치들(자유, 평등, 박애, 정의 등등)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가치(좌우명, 아포리즘)를 갖고 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젊은 시절에 좋아했던 글귀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의 자서전에서 읽은 그의 좌우명인데요,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적습니다.

 

사랑에 대한 갈구 (longing for love), 지식에 대한 탐구 (search for knowledge),

인간의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동정심 (unbearable pity for suffering of mankind)

 

 

가장 감명 깊게 읽으신 책이 궁금합니다

역시 말씀 드린 대로, 저는 너무 많은 책들을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에 특별히 감명 깊은 책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책에 관해서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세상에는 약간의 책들이 있고, 그 책들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있고, 헤아릴 수 없는 쓰레기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권하고 싶은 말은 “인생은 짧으니 책을 읽어라”입니다. 제가 말하는 책은 대개 고전을 말합니다. 그것도 가능하면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선생님의 종교가 궁금합니다

저희 집안은 4대째 기독교 신자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신'이란 무엇인지요?

제가 생각하는 ‘신’은 ‘제게 좀 야박하신 분’ 같습니다. 제게 좀 더 잘 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요. 농담입니다만, 가끔은 솔직한 심경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개인이 체험하는 신은 때로는 ‘너무나 감사한 분’이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나 야속한 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 주관적인 생각이고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은, 제 책에 적힌 대로, ‘우주 만물을 포괄하는 무한자이자, 그 안에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소멸시키는 자이고, 우주 만물에 낱낱이 관여하고 참여함으로써 그것들을 오직 자기 의지대로 이끌어 가는 유일자이지요.

 

 

 

작가를 꿈꾸는 그대들에게 (2011년 3월)

삶이 곧 글

삶이 곧 글이다. 피히테는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사람이 어떤 학문을 하느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달려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어떤 글을 쓰느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달려있다. 삶이 곧 글이다.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글을 쓰는 것이다. 삶을 바꾸기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면 단연코 글쓰기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진짜 책'을 읽어라

세상에는 약간의 책들이 있고, 그 책들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있고, 헤아릴 수 없는 쓰레기들이 있다. 인생은 짧으니 많은 책을 읽어라. 내가 말하는 책은 고전을 말한다. 가능하면 원전을 읽어라. 내게 있어 플라톤의 <대화편>,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괴테의 저서들은 몇 안 되는 좋은 책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쓰레기 같은 책들이 너무나 많다. 플라톤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주석서를 읽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플라톤 철학에 대해서는 플라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가능하면 ‘책에 대한 책’ 보다는 ‘진짜 책’을 읽어라.

 

 

과감히 물로 뛰어들어라

글쓰기의 자세에 대해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수영장에서 준비운동만 하고 있는 사람과 같다. 수영장에 수영을 하러 간 것이지 준비 운동이나 하기 위해 간 것이 아니다. 완벽한 준비는 불가능하다. 서울에서 부산을 찾아 갈 때 완벽한 안전 경로를 찾아서 갈 수 없다. 표지판 보고 이리저리 달리다 잘못된 길도 들어가 보고 돌아가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준비운동 그만하고 과감히 물로 뛰어 들어라.

 

 

작가처럼 써라

훈련을 실전처럼! 그대가 작가 지망생이라고 하더라도 작가처럼 써라. 습작이라고 생각하고 쓰는 글은 그저 습작으로 남을 뿐이다. 지망생처럼 쓰면 지망생이 된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작가처럼 써라. 당장 내일 신문사로 넘기는 최종 원고를 쓰듯 최선을 다해서 쓰라. 작가처럼 쓴다는 것은 발간되어 수정할 길이 없음을 가정하고 쓰는 것이다. 독일의 유명한 테니스 선수 보리스 붸커는 연습을 게임처럼, 게임을 연습처럼 했다고 한다. 습작은 습작처럼 쓰고 작품을 작품처럼 쓰겠다 마음을 먹고 준비만 하면 작가의 길은 요원해진다. 작가처럼 써라!

 

 

그가 오늘을 산다면 어떤 책을 썼을까

칸트가 오늘을 살고 있다면 어떤 책을 썼을까? 분명한 것은 <순수이성비판>을 쓰진 않았을 것이다. 칸트와 셰익스피어가 부활하여 돌아와 오늘을 산다면 무엇을 쓸지 생각해 보라. 거인을 모방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그 사람을 오늘로 데려와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발상을 바꿔야 한다. ‘누구처럼’이 아니라 ‘누구라면’ 지금 어떻게 쓸까를 고민해 보라.

 

 

의미 있는 삶을 살 것

삶이 곧 책이다. 의미 있는 삶이 의미 있는 책을 낳는다. 그렇다면 ‘의미’란 무엇인가? 의미는 실존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실존이란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결단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남을 따라 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단한 삶을 사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시류에 휩쓸려 표류하는 속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속물로 살다 보면 하이데거의 말대로 어느 날 자기 머리에 총을 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언젠가 실존 의식, 즉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현기증이 찾아 오게 된다. 세상이 달리 보이고 거울에서 보는 내 얼굴 조차도 낯설어진다. 모든 것이 낯설어지면서 ‘내가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반드시 찾아 온다. 결국 실존 의식을 가지지 못한 인간은 자기로 살지 못하는 인간이다.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단하고 ‘기획투사’ 해야 한다. 자신의 미래를 단순히 디자인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능성, 재능, 잠재력을 찾아 자신을 송두리째 내던져야 한다. 나를 내던지는 용기가 있는 삶, 그것이 의미 있는 삶입니다. 삶의 의미가 바로 그곳으로부터 온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걱정하는 존재가 인간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만이 오직 자신의 존재 의미를 염려한다. 어린 아이는 사람을 ‘무엇’으로 대하지 않는다. 그저 ‘존재’로 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아지는 것이다.  

 

 

의미를 넘어 가치로

'의미 있게 산다'는 말은 아주 중요하다. 모든 결단은 의미 있고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의미만 있게 사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바람직한 삶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까뮈의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자신의 결단에 따라 살인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의미만 있고 가치 있는 삶은 아니다. 의미도 있고, 가치도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가치 있게 산다는 것은 인류보편적 삶을 추구해 나를 거기에 잡아매는 것, 다시 말해 나 자신을 앙가주망 시키는 것이다. 진리, 선함, 아름다움, 사랑, 행복 등 최고의 가치에 자신을 앙가주망 시켜라.

 

 

자기계발을 넘어 자기실현으로

자기계발은 일차적으로 자기 실현이 되어야 한다. 이상적인 삶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 하면 자기 파괴적이 되기 쉽다. '아침형 인간' 누군가 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기를 계발 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나쁜 습성을 바꾸기 위해 계발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실현, 즉 자신 안의 것을 끄집어 내어 발전시키고 자기의 본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화단에 물을 주라고 해서 비 오는 날에도 물을 주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를 앙가주망 시킬 유일한 대상은 인류보편적 가치여야 한다. 인류보편적 가치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세상을 세상답게 할 수 있다. 세속적 가치와 개인적 가치 모두 필요합니다. 일본 원전 사고를 예로 들어보면 개인적 가치만 생각해서 살수차에 다가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계몽, 사회진보, 인간애로 오랜 시간 훈련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원전 사고 처리를 위해 목숨을 건 특공대들은 세속적인 가치만으로는 부족한 무엇, 다시 말해 신적인 영원함, 불멸함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다. 기독교의 신이 아니더라도 초월적인 것에 대한 믿음과 갈구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야 우리 삶이 보다 안정적이고 값어치 있어진다.

 

책은 저자의 최선이자 모든 것이다. 자신의 최선과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좋은 책을 써라. 삶은 바뀔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또 다시 시도하면 된다. 삶을 기뻐하는 삶을 살. 삶은 연회와 같다. 단 한번뿐인 연회를 즐기라. 갖가지 은 그릇, 금 그릇, 아름다운 여인과 근사한 청년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자신의 연회를 기뻐하며 즐기길 바란다.

 

 

 

 

※ 동영상

한겨레와 YES24에서 주관한 '아름다운 책 이야기' 강연

강연 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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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1)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김용규 저, 휴머니스트)

2) 동영상 (http://www.yes24.com)

3) 사진 :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7기 양경수 연구원

4) 인터뷰 자료

    - 2011년 2월 서면 인터뷰

    - 2011년 3월 저자와의 만남, 숙명여대 앞 Day Break

 

 

 

◆ 저자에 관한 나의 생각

 

은둔 철학자 김용규, '신'을 다시 이야기 하다 (첫 번째 읽기)

국내 저자였음에도 저자에 대한 기록이라고는 '독일 튀빙겐 대학교와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함' 이란 정보밖에는 없었다. 그나마 저자의 다른 저서를 통해 '서울 청파동 자그마한 정원이 있는 예쁜 벽돌집에서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호기심 많은 딸과 살고 있다'는 사실만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다. 저자의 '출생연도'도 힘들게 찾아낸 인터뷰 기사에 나와 있는 나이를 역산하여 알아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저자에 관한 정보는 철저히 '비공개' 였다.

 

답답한 마음에 '휴머니스트'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저자의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어 메일을 보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짤막하게 적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독서 수련'의 취지를 설명 드린 다음 서면 인터뷰를 요청 드렸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부족한 사람의 글을 고운 눈으로 보아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더구나 저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해주셔 더욱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게 없는데다 또 내세우고 싶어하지도

않는 사람이라서 '저자에 관한 탐색'에는 썩 적합한 사람이 아닙니다.

질문지를 보내시면 성의껏 답은 하겠습니다만, 할 말은 많지 않을 듯 합니다.

날씨가 다시 추워졌습니다. 건강하시고요, 기쁜 일 많으신 나날 되시길 빕니다.

김용규

 

메일 내용을 보고서야 저자에 대한 정보가 왜 '비공개'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정말로 '신'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30여 년 살아오며 종교를 가져본 적도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도 없었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나는 '신'에 대한 아주 짙은 농도를 가진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색안경은 그들의 신을 믿지 않는 비 신자들을 '마귀'나 '사탄의 아들'로 매도하며 배척하는 아주 일부의 독실한 신도이자 친지이기도 한 몇몇 분들로 인해 생겨났다. 이런 나에게 저자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그 손 끝이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라는 큰 울림을 전해주었다.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이 책을 통해 기독교 신학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접할 수 있었고, '신'과 '철학'에 대한 많은 오해의 풀 수 있었다. 이는 내게 있어 해빙(解氷)과도 같았다. 나의 앎의 영역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했던 '신'과 '철학'에 대해 이처럼 친절하게 안내해준 책을 그 동안 나는 본적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해 느낀 것은 저자는 신(기독교의 신)을 사랑하시는 사람이고, 사랑하는 분이 받는 오해를 안타까워했고, 또한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뼈저리게 통감하고 인정했다. 서면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 두 항목을 저자의 종교와 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여쭈었던 것이 바로 이 때문이었다.

 

저자의 이번 저서는 3년간의 칩거를 통해 나온 결실이다. 고대의 플라톤부터 중세의 교부들과 스콜라 철학자, 그리고 근대와 현대 철학의 흐름을 꿰고 있는 스케일에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얄팍한 지식과 교묘한 재탕 끓이기 식의 책들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방대한 넓이와 깊이를 가진 현자의 책을 읽은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저자의 현대 문명에 대한 문제제기 '인간은 가치를 떠나서는 그리고 가치를 배제해서는 결국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세상을 세상답게 하는 것은 결국 가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가치의 위기를 겪고 있고,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작은 이야기가 없는 큰 이야기는 공허하며, 큰 이야기가 없는 작은 이야기는 맹목이다. 그래서 우리가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를 함께 함으로써, 다시 말해 전근대적인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도 하고, 근대적인 이성과 혁명에 관한 이야기, 탈 근대적인 개인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도 늘어 놓아서 그것들이 서로 견제 하면서 또 보완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 수도꼭지의 비유로 피상적 이해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나야말로 저자가 이야기 한  잘못된 곳에 수도꼭지를 박아 놓고,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욕지거리를 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저자의 친절한 설명과 안내 덕분에 수도꼭지가 있어야 할 제대로 된 위치와 그 뒤로 이어진 배관을 따라 맑은 물이 샘 솟아나는 발원지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탁하고 흐린 색안경 하나를 벗어 던질 수 있었다.

 

저자는 방대한 독서와 저술 활동을 통해 신성 불가침 영역에만 머물러 있던 '신'을 우리 곁으로 데려온다. 뿐만 아니라 니체의 말처럼 신을 죽이고,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 이 시대에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문제제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대안과 해법도 함께 제시한다. 이러한 저력 있는 지식인과 같은 나라, 동시대에 살아 숨쉬고 있다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스승께서 저자를 우리에게 소개해주신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책을 인연으로 아름다운 스승을 만나다 (두 번째 읽기)

올해 3월 연구원 시크릿 미션을 위해 숙명여대 앞 Day Break란 카페에서 그를 기다렸다. 어렵게 성사된 만남이라 기다리고 있던 우리도 긴장했고, 약속 시간에 맞추어 등장한 그도 긴장해 있었다. 그의 입이 열리기 전까지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장소에서 3시간 동안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모 가수의 노래가사처럼 그와 함께 한 3시간은 그야말로 '커다란 감동' 이었다.

 

그는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고 차분하게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심지어는 과거의 아픈 기억과 그로 인하여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한다는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그와 함께 한 3시간 동안 그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는 감히 어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에너지 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의 통찰력은 미혹한 우리를 밝게 해주었고, 우리의 따뜻한 기운은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자리 말미에 그는 큰 서점을 직접 돌아다니며 손수 구입한 자신의 책에 서명하고 큼직한 도장도 찍어주었다. 그리고 꺼려하는 사진도 함께 찍어주었다. 그리고 다른 만남도 기약해 주었다.

 

그리고 올해 7월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 연가'에 나오는 바로 그 정동에서 약속대로 그와 우리는 다시 만났다. 그때와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름이 되어 그의 차림이 반팔 차림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때보다 덜 긴장해 보였고, 뭔가 모르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그의 안색이 밝아 보였다. 그냥 내 추측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그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했던 것처럼 그도 우리를 그리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우리를 위해 1주일간 그 어려운 하이데거의 원서를 찾아 읽어가며 자료를 만들어 왔다. 그는 진심으로 우리가 '진리가-스스로를-작품-속으로-정립'하는 작가가 되길 바랬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때보다 더욱 강력한 에너지 장을 형성했다. 예상은 했지만 1시간 반은 우리에게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파하는 자리, 나는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는 나의 손을 잡고 "직장 생활 하시며, 책 읽고, 글 쓰시느라 많이 힘드시죠?"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나는 하마터면 울뻔하였다.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고, 회사에서 온갖 홀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어느 누구도 내게 그런 말을 해준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그가 지난 3개월 겪은 가슴 아픈 시련에 대해 듣고 난 뒤였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움직였다. 진짜 내 마음이 움직였다. 그것도 아주 크게 움직였다. 그 움직임은 일종의 굳은 다짐과도 같았다.

 

동료들의 마음이 내 마음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그와 많은 시간을 보내리라고 다짐했다. 아! 책이란 이런 것이구나. 그로 인한 만남은 이런 것이로구나. 사람 사이에 만남과 인연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우리는 서로에게 그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음에도 암묵적으로 우리는 스승과 제자로 결연되었다. 벌써 우리는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그도 우리를 그리워할 것이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우리는 그를 위해 와인을 살 것이고, 다녀온 뒤 그와 함께 그 와인을 함께 마실 것이다.

 

 

 

II.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내마음을무찌르는글귀_김용규(서양문명을읽는코드신).doc

 

 

 

III. 내가 저자라면

 

◆ 전체적 구성에 대하여

두꺼운 책의 분량과 '신과 철학'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지레 겁을 먹었다. 그래서 역시 책을 받자마자 과감하게 4권으로 분책을 했고, 마인드맵을 통해 목차부터 베껴 적었다. 총 4부 9장 85개의 꼭지 글(지은이의 말, 각 부의 들어가는 말, 맺음말 포함)로 구성된 적지 않은 분량이었다. 지은이의 말(프롤로그)에 나와 있는 '수도꼭지' 비유에 감탄하며, 나와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책일 것이라는 좋은 느낌을 갖고 여행을 출발했다. '신과 철학' 모두 내가 잘 모르고, 그 때문에 지금까지 요리조리 피해온 분야이기도 했다. 그런 무거운 주제를 어쩌면 이렇게 맛깔 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서양철학의 본고장에서 철학과 신학을 전공한 저자는 '디아트리베'라는 고대의 수사학을 활용한 전개를 통해 나와 같은 사람들의 머리를 무겁게 만드는 '신과 철학'이란 주제를 굴뚝에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숲 속 통나무 오두막 카페 벽난로 앞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나는 이러한 전개방식이 이 책이 가진 최고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지은이의 말'을 통해 저자는 피상적 이해의 위험성을 '수도꼭지' 비유로 설명한다. 수도꼭지 뒤의 세계 다시 말해,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 없이는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현대문명의 가치몰락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문제로 제기하고, 그 전제로 현대문명은 서양문명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고, 서양문명은 기독교에 큰 영향을 받았으므로 그 원류인 기독교 신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1부 '신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나오는 신의 이미지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자는 신은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과 같은 형상을 띠고 있지 않으며, 그러므로 존재자체의 내적 본성으로 이해하기를 주문한다. 1부는 이 책의 관문으로 기독교가 히브리적 종교론과 그리스적 존재론의 융합으로 탄생되었으며, 신을 ① 존재 ② 창조주 ③ 인격성 ④ 유일자, 이렇게 4가지 속성으로 설명함으로써 바로 이러한 기독교의 신이 서양문명의 원류가 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문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피력한다.

 

2부 '신은 존재다'에서는 신은 모든 존재물의 바탕이며, 모든 존재물은 신이라는 존재 안에서 존재를 부여 받아 존재함을 존재의 사다리, 시간화와 탈시간화의 개념, 신에 대한 증명, 메타노이아 등을 통해 설명한다. 3부 '신은 창조주다'에서는 신은 내적 법칙인 '말씀'에 의해 모든 존재물을 창조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 시간과 영원의 차이, 진화론과의 관련성, 언어놀이 이론 등을 통해 설명한다. 4부 '신은 인격적이다'에서는 신은 부단히 피조물들과 관계하여 그들은 오직 신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어가고 있음을 운명, 예정, 섭리 그리고 아테네와 예루살렘으로 상징되는 관점의 차이를 통해 신의 인격성을 피력한다. 5부 '신은 유일자다'에서는 신은 우주마저 자신에게 포괄하며, 무소부재하고, 신의 바깥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그야말로 유일한 존재임을 플라톤과 플로티노스의 일자개념과 삼위일체론을 통해 설명한다. 또한 처음 이야기를 시작한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성당으로 되돌아와 수미일관으로 신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새로운 출발'이란 제목의 맺음말을 통해 저자는 본문을 통해 이야기한 신에 대한 설명이 궁극적으로는 '지은이의 말'을 통해 제기했던 현대문명의 가치몰락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니체를 인용하여 가치몰락을 '신의 죽음'으로 표현했고, 바우만의 표현을 빌려 탈근대화된 현대사회를 '사냥꾼의 시대'로 비유하며, 오늘날 현대문명의 '유동하는 공포'의 현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저자가 이러한 현대문명의 문제점에 대하여 앞서 펼쳐 놓은 신에 대한 설명과 연관 지어 도출한 결론은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를 함께 이야기 하자'는 것. 앞서 상반, 대립하는 히브리 종교와 그리스 철학의 불가능한 종합을 이룬 기독교적 통합 방식(탈 시간화의 논리, 다원적 이성, 페리코레시스 등)을 시도하여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모순과 역설을 통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와의 즐거운 대화는 지난 30여 년간 가졌던 기독교에 향한 색안경을 맑히고, 마음의 빗장을 열게끔 해주었다. 그러나 내게 있어 철학과 신학은 여전히 무거운 주제였다. 책을 읽고 난 후 즐거운 여행을 마쳤다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혼란스럽기도 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서양문명을 이해 하기 위해 기독교의 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지, 기독교의 신을 이해하기 위해 서양문명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지은이의 말과 맺음 말을 통해서 저자의 의도가 전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본문에 나온 신의 4가지 속성과 연결 짓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만일 지은이의 말과 맺음 말을 읽지 않고 본문만 읽었다면 나는 아마도 이 책이 '기독교 신 안내서' 정도로 여겼을 것 같다.

 

또한 기독교의 신을 설명함에 있어서 조금은 개신교적 관점으로 편향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그리고 플라톤, 플로티노스, 아우구스티누스 등에 대한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에, 서양문명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아리스토텔레스, 스콜라 철학, 토마스아퀴나스 등에 대한 비중이 적어 내용의 균형 면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잘못된 곳에 깊게 박혀있던 나의 수도꼭지를 제대로 된 곳에 옮겨 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신에 관한 이야기가 회자될 때, 얼굴을 찡그리며 귀를 닫을 필요가 없어졌다. 사람의 무지를 씻어주고,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앎을 실천으로 옮기는 책, 그런 책이 좋은 책이라면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내가 저자라면

'지은이의 말', 서문의 역할을 하는 1부, 신의 속성을 설명하는 2~5부, 맺음말, 그리고 각 부의 개관역할을 하는 '들어가는 글', 개인적으로 이 책은 완전한 구성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철학과 신학이라는 어려운 장르를 쉽고 친근감 있게 전개 했고,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이야기를 맺는 수미일관 한 구성을 통해 저자가 어려운 주제를 독자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고심을 한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지은이의 말 + 맺음말'과 '1부~5부의 본문'과 상호연관성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지만 본문 내용만을 가지고서는 저자가 애초에 의도했던 서양문명에 대한 이해를 통한 현대문명의 가치몰락의 실마리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연관성이 아예 없다기 보다는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내가 저자였다면 각 부 말미에 하나의 꼭지 글을 추가하여 신의 존재성, 신의 창조성, 신의 인격성, 신의 유일성이 현대문명의 가치몰락에 어떤 점을 시사하는지 혹은 어떤 해결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 설명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매력적이었던 것이 곳곳에 배치된 문학작품의 발췌였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은 신과 관련된 문학작품 뿐만 아니라 좀더 많은 예술 작품들, 예를 들어 좀더 많은 조각과 회화들이 있었다면 저자가 의도했던 무거운 주제에 대한 가벼운 설명인 '디아트리베'가 좀 더 완성도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내가 저자라면 만만치 않은 책의 분량으로 인해, 방대한 텍스트의 숲 속에서 독자들이 길을 잃고 헤매지 않을 수 있도록 도식화된 지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 책의 구성을 도식화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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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24.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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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1.07.25 11:02:30 *.113.130.40
매우 방대한 북 리뷰,
결국은 한번에 다 못읽고....삼분의 이는 남겨놓았어요.
본래 책의 두께보다 더 뚜꺼운 것 같아...
열정과 사랑이 흘러 넘치는 것이겠지요? 

그래 두꺼운 책을 쓰자..... 경인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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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16:32:55 *.124.233.1
좌쌤..
늘 반겨주시고, 손 잡아주셔서 
늘 감사히 여기는 거 아시죠?
그날의 녹음파일은 아직도 편집을 못하고 있습니다. 
여유 그 여유가 제겐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이탈리아에 다녀오면 더 자라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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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07.25 11:40:54 *.111.51.110
그래 처음에 경인이의 노력이 있어기에 
김용규선생님을 만나뵐 수 있었지.
덕분에 그분을 만나고나서 땡7들이 참 깊어진거 같아.
선생님은 우리 내면의 많은 것을 '상기'시켜 주셨어. 그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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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16:34:54 *.124.233.1
그 순간 만큼은 저희 모두 '시간 밖에' 존재했던 것 같아요.
저는 단지 계기가 되었을 뿐이지
이 모든 것은 이미 접혀져 있던 가능성의 펼쳐짐이겠지요?
삶은 이렇게 신비로움으로 가득차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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