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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3일 00시 33분 등록

사기열전

사마천 저, 김원중 옮김, 민음사

2014. 5. 13 정수일


1. 저자에 대하여

사마천, 기원전 145년(?)~90년(?)

역사학자, 史聖, 자는 子長, 용문(지금의 섬서성 한성시) 출생


#1 사마천의 일생


사마천은 대대로 천문과 역술을 관장하던 司馬氏의 뼈대 있는 가문의 자손으로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 사마담을 따라 장안에서 고문을 익히고 청년시절 중국 전역을 두루 돌아다녔으며 돌아온 후에는 낭중에 임명됐다. 이후에도 황제의 명을 받아 중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역사의 무대가 되었던 많은 곳들을 방문했다. 아버지 사마담은 한 무제 때 태사령(천문과 역법을 담당하는 관리)에 임명되었고 도가를 충실히 받들었으며 당대의 유명한 지식인들에게 천문학, 주역, 음양의 원리를 배운 인물이었다. 사마담은 죽으면서 아들 사마천의 잡고서 반드시 역사서를 집필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기원전 111년). 이후 그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면서 4년여 준비 기간을 거친 끝에 기원전 104년에 『사기』집필을 시작했다.


운명은 항상 영웅의 앞길에 고난과 역경이라는 함정을 빼놓는 법이 없다. 기원전 99년 전한의 명장 이광의 손자 이릉이 군대를 이끌고 흉노와 싸우다가 투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사건을 두고 이씨 가문의 명예에 먹칠을 한 것이 한나라 조정의 체면을 깎아내린 것이라 성토하였다. 그러나 사마천은 이릉이 어쩔 수 없이 투항했다고 여겼고 홀로 무제 앞에서 이릉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옳다고 믿는 일에는 망설임이 없는 올곧은 성품의 소유자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그는 무제의 노여움을 사 죄인의 몸이 되고 말았다. 사마천에게는 세 가지 선택의 옵션이 주어졌다. 죽던지, 거금의 벌금을 내고 풀려나던지, 궁형을 청하는 것이었다. 아직 남은 과업이 있으므로 죽을 수는 없었고 벌금을 내자니 돈이 없었다. 결국 그는 궁형의 치욕을 얻어 목숨만은 유지하기로 하였다. 천복을 이루려는 강력한 의지는 그에게 닥친 치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했던 모양이다. 그로부터 5년 후(기원전 93년) 친구 임안의 천거로 무제 곁에 다시 서게 되었으나 이 때 이미 사기는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다. 아버지의 유언을 받든 지 대략 20년 만에 사기는 완성되었고 몇 년 후 그는 세상을 떠났다.


#2 사마천은 왜 궁형의 치욕을 견디며 사기를 집필했는가.


첫 번째, 아버지의 유훈이다.

사마담은 죽으면서 아들 사마천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거든 너는 반드시 태사(사관)가 되어라. 태사가 되거든 내가 논하여 저술하려고 했던 바를 잊지 말아라. 무릇 효도란 부모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며, 그 다음은 임금을 섬기는 것이고, 마지막은 자신을 내세우는 데 있다. 후세에 이름을 떨침으로써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도의 으뜸이다. (......) 그러나 내가 태사가 되고도 이들을 논하여 기록하지 못해 천하의 역사 문헌을 폐기하였구나. 나는 이것이 매우 두렵다. 너는 이 점을 염두에 두거라.”


두 번째. 마음속의 울분을 자신의 소명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태사공자서>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대체로 시경과 서경의 뜻이 은미하고 말이 간략한 것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펼쳐 보이려 했기 때문이다. 옛날 서백은 유리에 갇혀 있으므로 주역을 풀이했고 공자는 진나라와 제나라에서 고난을 겪었기 때문에 춘추를 지었으면, (......) 이런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에 울분이 맺혀 있는데 그것을 발산시킬 수 없기 때문에 지나간 일을 서술하여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저작이 오로지 울분의 소산만은 아니었다. 현실의 부조리를 비틀어 고발하고 옳은 것을 칭송하며 귀감으로 삼게 하려는 깊은 소명의식의 발로였음을 상대부 호수와 공자의 <춘추>를 두고 논쟁한 기록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다. “(......) 어질고 재능이 있는데도 등용되지 못하는 것은 나라를 가진 자의 부끄러움이며, 임금이 밝고 거룩한데도 그 덕이 천하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것은 유사의 잘못입니다. 지금 나는 기록하는 벼슬인 사관이 되었으면서도 밝고 거룩한 천자의 덕을 버려둔 채 기록하지 않고 공신과 세가와 현대부의 업적을 없앤 채 기술하지 않았으니, 선친께서 남긴 말씀을 어긴 것으로 이보다 큰 죄는 없습니다. 나는 이른바 지난 일들을 적어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것을 간추려 정리하려 할 뿐 창작하려는 게 아닙니다.”


사마천은 자신이 기술하고자 하는 시대의 사회 구조와 그 내부의 발전상, 인물과 사건 및 제도 등 그 사회가 가진 제반 현실에 역사적 해석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사만천은 통사를 쓰면서도 자신의 시대인 한대를 다루었던 것이다. 사마천은 사료 해석에 충실하면서도 역사의 발전적 흐름과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 주었기에 이 책이 오늘날까지도 지혜로운 삶의 지침서로서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2.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1) 백이열전

-> 칠십 열전의 인물이 자신의 붓끝을 빌려 세상에 이름을 떨치게 됨을 암시하고 있다.

-> 백이열전을 통해 사마천은 하늘의 도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면서 인간사의 불공정한 여러 형태에 대해 회의를 품는다. 하늘의 도는 권선징악이지만 사회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적지 않아 착한 사람이 재앙을 입고 나쁜 사람이 복을 누리는 현실을 개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양의 미덕을 강조하고 다툼을 꾸짖었다. 

-> 백이숙제의 행적을 통해 사마천 자신의 거역할 수 없는 모진 운명을 빗대어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모순과 역설로 가득 찬 세상은 역사의 도도한 물결과 함께 결국은 흘러간다. 


63. 저 서산에 올라 고사리를 뜯네. 폭력으로 폭력을 바꾸었건만 그 잘못을 모르는구나. 신농, 우, 하나라 때는 홀연히 지나갔으니 우리는 앞으로 어디로 돌아가야 하나? 아아! 이제는 죽음뿐, 우리 운명도 다했구나!

-> 백이와 숙제가 주나라의 백성이 되기를 거부하고 굶을 죽을 지경이 되어서 읊은 시라고 하는데 기실 사마천의 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당시 현실을 백이와 숙제편에 기대어서 말이다. 벌써 이미 황금의 시대와 은의 시대와 청동의 시대도 지나고 전쟁과 탐욕이 만연하는 철의 시대에 들어섰음을...


65.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지하는 일만을 일삼으면서도 한평생을 호강하며 즐겁게 살고 대대로 부귀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걸음 한 번 내 딛는 데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 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런 사실은 나를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 만약에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리라고 한다면 옳은 것인가? 그런 것인가?

-> 하늘의 뜻은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인간이 옳고 그름을 논할 뿐이다. 하늘은 언제나 이긴 사람의 편이다. 하여 세상을 밝히려면 우리는 깨어있는 이성으로 옳은 것을 융성하게 하고 그른 것을 핏박해야 한다. 


66.

추운 계절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탐욕스러운 자는 제물 때문에 목숨을 잃고, 열사는 이름을 얻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그 권세 때문에 죽고, 서민을 그날그날의 삶에 매달린다.


같은 종류의 빛은 서로 비추어 주고, 같은 종류의 물건은 서로 어울린다.


시골에 묻혀 사는 사람이 덕행을 닦아 명성을 세우고자 하더라도 덕행과 지위가 높은 선비에 기대지 못한다면 어떻게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 백이와 숙제가 공자의 칭찬에 기대어 이름을 남기고, 안연이 공자의 제자라는 꼬리표가 붙었기 때문에 세상에 이름을 얻은 이유는 성인의 이름에 기대었기 때문이다. 그대들도 이름을 남기고 싶다면 멘토를 얻으라.


2) 관, 안 열전

-> 제나라 명재상 관중과 포숙, 안영의 이야기

-> 포숙은 관중을 환공에게 천거했다. 환공은 옛 원수인 관중을 등용했다. 원수를 등용한 환공도 관중을 천거한 포숙도 뛰어난 사람들이다.

-> 안영은 2인자의 표상이다. 평생 긴장을 놓지 않았으며 청렴하였으며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오늘날 관료들이 살펴 닮았으면 좋겠다.


72.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 관중은 야망과 능력을 갖춘 재원이다. 맡겨진 일은 훌륭하게 내 낼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포숙은 이런 관중의 능력을 알아보고 천거하여 그를 명재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관중의 아랫자리에 있으면 그의 본분을 다하였다. 스스로 있을 자리를 알고 삼갈 줄 알며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포숙이야말로 현명한 사람이다.


73. 창고에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네 가지 강령 즉 예의, 정의, 깨끗함, 부끄러움이 펼쳐지지 못하면 나라는 멸망한다.

-> 오늘 날 반드시 새겨야 할 대목이다. 아~이치의 밝음은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 상태라면 이 나라의 장래는 암울할 따름이다.


74.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게 정치의 비책이다.

-> 정치만 그렇겠는가!


75. 임금이 물으면 바르고 신중하게 대답하고, 묻지 않을 때에는 몸가짐을 조신하게 하였다. 임금이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리면 그 명령을 따르지만 올바르지 않을 경우에는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 삼가고 겸손함이 안영과 같아야 할 것이다. 윗사람을 모시는 사람의 도리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이리하여 비로소 삼대에 걸쳐 재상으로 이름을 떨쳤다.


군자는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드러낸다.


76. 안자라는 분은 키가 여섯 자도 채 못 되는데 몸은 제나라 재상이 되어 제후들에게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그분이 외출하는 모습을 살펴보니 품은 뜻이 깊고 늘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은 키는 여덟 자나 되건만 겨우 남의 마부 노릇을 하면서도 아주 의기양양해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소첩이 헤어지자고 하는 까닭입니다.

-> 오늘날 안자가 살아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어도 좋을 만큼 흠모한다.


3) 노자, 한비 열전


81.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 두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지니고 있지만 모양새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고 나는 들었소. 그대는 교만과 지나친 욕망, 위선적인 표정과 끝없는 야심을 버리시오, 이러한 것들은 그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소. 

-> 이른 노자를 일컬어 공자는 ‘용 같은 존재’ 즉, 자신이 범접할 수 없는 큰 존재라고 칭송하였다. 


84. 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노닐며 스스로 즐길지언정 나라를 가진 제후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소.

-> 장자의 학문은 노자에서 시작하여 노자에서 끝난다. 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으므로 등용되지 못했다.


87.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데 있다.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 버릴 줄 아는 것이다.


90.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나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어렵다.


91. 용이라는 동물은 잘 길들이면 그 등에 딸 수도 있으나.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죽는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으면 거의 성공적인 유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한비자의 설득에 관한 통찰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어 그 마음에 합당하게 하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이익과 명성의 비유, 그리고 이들의 중의 된 비유는 절묘하다. 고객이 설득에 반감을 가지지 않고 주장을 내치지 않아야 비로소 나는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다. 그는 이 세난 편을 짓고도 스스로는 재앙을 벗어나지 못했다.


4) 사마양저 열전


100. 장수란 명령을 받은 그날부터 집을 잊고, (......) 백성의 목숨이 모두 당신에게 달려 있거늘 송별회라는 말이 뭡니까?

-> 약속의 엄중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만과 겸손과 삼감의 엄중함에 관한 이야기다. 아울러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교만한 자의 교만을 이용하는 잔인한 지혜를 선보인 사마양저는 선인인가! 


5) 손자 오기 열전


108. 약속이 분명하지 않고 명령에 숙달되지 않은 것은 장수의 죄이지만 군령이 이미 정확해졌는데도 군법에 따르지 않는 것은 사졸들의 죄이다.

-> 기준과 규칙이 정해졌는데도 따르지 않는 것은 따르지 않는 자의 책임이다.


111. 당신의 하급 말고 상태편의 상급 말을 겨루게 하고 당신의 상급 말과 상대편의 중급 말을 겨루게 하며, 당신의 중급 말과 상태편의 하급 말을 겨루게 하십시오.


114. 오기는 이름을 얻기 위해 자기 아내를 죽여 제나라 편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 아내를 죽여 명성을 쫓은 오기. 이렇게 얻은 명성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116. 나라의 보배는 임금의 덕행에 있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습니다.

-> 조직의 보배는 리더의 덕행에 있지 시스템의 견고함에 있지 않다.


6) 오자서 열전


143. 태사공은 말한다. 그는 작은 의를 버리고 큰 치욕을 씻어 후세에까지 이름을 남겼으니 그 뜻이 참으로 슬프구나.


7) 중니 제자 열전


148. 어질구나. 회여! 밥 한 그릇과 물 한 바가지로 누추한 뒷골목에 살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견뎌 내지 못할 텐데, 안회는 자기가 즐겨 하는 바를 바꾸지 않는구나!

-> 자신이 원하는 바, 추구하는 바, 하고 싶은 바를 위하여 남루한 현실 따위는 기꺼이 수용한다. 공자의 안회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던 것 같다. “벼슬에 나가게 되면 도를 실행하고 물러나면 조용히 도를 wmf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와 너뿐이구나!” 했다.


149. 안회라는 자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잘못을 거듭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지금은 세상에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가 없습니다.

-> 공자는 안회가 일찍이 죽자 매우 슬퍼하며 소리 내어 울었다고 한다. 안회의 이른 죽음에는 정도가 지나친 인내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삐딱한 생각이 든다.


151. 얼룩소의 새끼라도 털이 붉고 뿔이 곧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제물로 쓰지 않으려고 하여도 어찌 산천의 신들이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

-> 인재는 태생의 귀천에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능이 있다면 태생의 귀천이 무슨 소용이랴.


151. 염구가 공자에게 물었다. 

-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 실천해야 한다.

자로가 물었다.

-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 아버지와 형이 살아 계신데 어찌 들은 것을 바로 실천하겠느냐?

자화가 공자의 대답이 다른 연유를 물었다.

- 염구는 머뭇거리는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용감하므로 제지한 것이다.

-> 형편에 맞게 대처하는 지혜는 반드시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모자란 것은 더해주고 넘치는 것은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153. 공자가 자로에게 말했다. - 처음부터 끝가지 그렇게 하고 게으르지 않으면 된다.

-> 해야 할 일을 하고 계속해서 한다. 매일하는 것이 게으르지 않은 것이다.


169. 군자가 도를 배우면 남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사람을 부리기 쉽다.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겠는가?


170. 그림을 그리는 일은 먼저 흰 바탕이 있는 뒤에 색을 칠해서 다듬는다는 뜻이다.

-> 바탕이 없으면 아무것도 만들 수 없으며,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바탕을 이루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여기서 바탕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다움’ 즉 ‘인’ 말고는 없다.


171.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171. 많이 듣고 그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한다면 실수가 적을 것이다. 많이 보고 그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히 실행한다면 뉘우치는 일이 적을 것이다. 말에 실수가 적고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벼슬은 그 가운데 저절로 얻어진다.


178. 흰 옥의 티는 갈 수 있지만, 말(言)의 티는 어찌할 수 없다.


183. 

- 어진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인을 실천하기란 어려운데 그것을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느냐?


- 군자는 걱정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이 살펴보아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184

번지가 仁에 대해 물었다.

-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또 智(슬기로울 지)란 어떤 것인가 물었다.

- 그것은 사람을 아는 것이다.


8) 상군열전

: 상군은 법가를 대표하는 정치가 상앙(공손앙)을 말한다.


203. 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것은 위에서부터 이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인정이 없이 모질고 잔인한 법과 집행은 백성들을 피곤하게 한다. 상항은 결국 잔혹한 거열형을 입어 생을 마쳤으며 그의 집안은 멸족 되었다.


9) 소진열전

: 합종가인 소진과 그의 두 동생 소대와 소려의 열전을 묶은 것.


소진은 가족에게 배척 받고 여러 나라에서 배척당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는 여섯 나라의 합종을 이끌어 내고 육국의 제상이 되었다.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이 이런 것이다. 


10) 장의열전

: 대표적인 연횡가인 장의, 진진, 서수의 사적을 기록한 것.


265. 내 혓바닥이 아직 붙어 있는지 보아 주시오.

-> 장의의 필살기는 세치 혀다. 


275.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


11) 저리자, 감무열전

: 이 편은 지혜주머니라고 불린 저리자, 저리자를 통해 혜왕을 만나 천하의 일을 언급한 감무, 그리고 그 손자 감라의 전기를 다룬 것이다.


12) 양후열전

: 권력의 무상함을 양후의 전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부유하고 존귀함이 최고에 이르렀을 때 범저 한 사람의 탄핵으로 신분이 꺾이고 권세를 잃었다.


13) 백기 완전 열전

: 백기와 왕전은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재능을 갖추어 천하를 무찔렀지만 진나라를 위해 천하를 지킬 수는 없었고, 심지어 자기 몸조차 온전하게 지키지 못했다.

- 백기는 조나라 병사 수십만 명을 생매장 했다.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운명을 면치 못했다.

- 왕전은 여섯 나라를 평정하는 노련한 장군이었으나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것에 머물러 세상에 덕을 세워 천하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지 못했다.


14) 맹자, 순경열전

: 맹자와 순자를 비롯한 여러 잡가들의 이야기다. 

- 병가, 법가가 인기 있던 세상에서 덕치를 부르짖던 맹자는 등용되지 못했다.


363.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한을 사는 일이 많다.


15) 맹상군열전

: 식객을 맞아 선비 기르기를 좋아하고 사람 보는 눈이 탁월했던 맹상군의 이야기다.


- 군주가 이익에 눈이 멀면 백성은 떠난다.


397.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신은 혹시 아침 일찍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까? 새벽에는 어깨를 맞대면서 앞 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으면서 시장은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날이 저무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날이 저물면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 사람들이 그대 곁은 떠나고 오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가난한데도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진다.


16) 평원군, 우경열전

선비를 사랑한 천하의 네 공자(맹상군, 평원군, 춘신군, 신릉군) 가운데 한사람이다.


- 강한 자는 공격하고 약한 자는 지킨다.


17) 위공자열전

: 선비를 사랑한 천하의 네 공자(맹상군, 평원군, 춘신군, 신릉군) 가운데 한사람이다.


- 어진 사람을 얻으려면 정성을 다하라.

- 노름꾼과 술파는 자라도 어질면 찾아가라.

- 비방 한마디가 인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436. 세상일에는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고, 또 잊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이 공자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공자께서 다른 사람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시기 바랍니다.


18) 춘신군열전

: 선비를 사랑한 천하의 네 공자(맹상군, 평원군, 춘신군, 신릉군) 가운데 한사람이다.


-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다 지치면 개도 못 이긴다.

- 마땅히 결단을 해야 할 것을 결단하지 못하면 도리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19) 범저, 채택열전

: 이들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들의 뜻을 잃지 않았고 공을 이룬 뒤에는 물러나 어진 사람을 따랐다. 진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와 같이 인재들을 받아 두루 썼기 때문이다.


- 군주가 의심하면 잠시 떠나 때를 기다려야 한다. 

465. 범저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이가 빠졌다. 범저가 죽은 척하자 대나무 발에 둘둘 말아서 변소에 내버려 두었다. 빈객들이 술을 마시다 취하여 번갈아 가며 그의 몸에 오줌을 누었다.

-> 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왔으며 이 치욕을 갚았다.


504. 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 할 수 있다. _한비자


20) 악의열전


- 충신이 반역자가 되는 것은 하루아침이다.


21) 염파, 인상여열전


545. 죽음을 알면 반드시 용기가 솟아나게 된다. 죽는 것 그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고 죽음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22) 전단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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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회음후 열전


806.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 버린다. 적을 깨트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


33) 한신, 노관열전


34) 전담열전

: 전횡이 싸움에서 져 한나라 왕의 부름을 받고 치욕을 느껴 자살하자 그를 따르던 빈객 수백 명이 절개를 지켜 따라 죽었다.


837.

- 독사에게 물린 손은 잘라야 한다. 자르지 않으면 몸뚱이마자 해치기 때문이다.


35) 번, 역, 등, 관 열전

: 번쾌, 역상, 하후영, 관영의 이야기다. 이들은 모두 미천한 출신으로 시대에 편승하여 영웅이 되었다.



3. 내가 저자라면


역사는 오늘에 투영됨으로써 다시 태어난다. 수천 년의 시공을 넘어와 오늘의 우리에게 교훈과 직관을 선사한다. 사기열전에는 성인으로 추앙 받는 공자에서부터 노름꾼과 사기꾼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풍랑이 휘몰아치던 혼란의 시대 앞에 그 시대를 맛선 자, 시대를 거스른 자, 그리고 시대를 비껴간 자들의 이야기가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성공과 좌절, 대립과 갈등, 배신과 충정, 도덕과 탐욕 등의 양립할 수 없는 가치들이 쉼 없이 부딪치며 반목한다. 이러한 구성은 이 책이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부여한 원동력이다. 사마천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수많은 영웅들을 불러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승시켰다. 흥망성쇠의 시대를 살다간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어야 하는 것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책의 구성]


『사기』는 


- 사마천이 사관인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에 따르고자 궁형의 치욕을 딛고 저술한 통사체(그냥 이야기처럼 시간 흐름에 따라 줄거리로 서술하는 방식)의 역사서.


-『사기』란 명칭은 사마천 자신이 붙인 것이 아님.

사마천이 세상을 떠난 뒤 <태사공서> 또는 <태사공기>로 불렸는데, 태사공기의 약칭이 바로 사기임.


- 전설의 황제시대로부터 사마천이 살던(당시로서는 현재) 한 무제 때까지 2000년을 아우름.


- 기전체 사서의 효시로써 중국 역사의 전범(典範)으로 일컬어지고 있음 : 본기와 열전을 중심으로 구성, 시대 순으로 제왕의 언행과 행적을 중심으로 당시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외교 등 중대한 사건을 서술하고, 제왕이나 제후를 보좌한 개인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구성방식.


- 천체적인 구성은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전체 130편에 52만 6.500자로 구성 되었으며 각 편이 끝날 때마다 ‘태사공왈’로 시작하는 사마천 자신의 짧은 평론이 실려 있음.

본기: 오제부터 한 무제에 이르기까지 천하에 권력을 행사하던 왕조나 군주들의 서적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것

표: 각 시대의 연표로서 연사 발전의 다섯 단계를 나타냄.

서: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천문학 등과 같은 전장(典章)제도를 기록하고 있어서 한 편의 문화사나 제도사의 성격을 가짐.

세가: 제왕보다 낮은 위치인 봉건 제후들의 나라별 역사를 다루고 있음. 제후들 외에 황제의 친척과 공훈을 세운 신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열전: 제왕과 제후를 위해 일했던 인물들의 전기를 주로 수록하고 있음.

주나라 붕괴 후 등장한 50개 제후국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전국칠웅(진, 한, 위, 제, 초, 연, 조)의 흥망성쇠를 주축으로 하여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 냄


사기 가운데 『열전』은 

- 주나라 붕괴 후 등장한 50개 제후국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전국칠웅(진, 한, 위, 제, 초, 연, 조)의 흥망성쇠를 주축으로 하여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 냄.

- 인물의 비중을 고려하여 안배하였으며,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대립되는 인물을 같은 편에 배치하기도 하는 치밀함을 보임.

- 인물에 대해 나열 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그 인물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특징을 제시하는데 주력.

- 가능한 도덕적 기여도가 높은 인물들을 먼저 고르고 거기에 평가를 더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선을 행하는 자는 복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는 화를 입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도록 하려함.

- 이러한 독특한 인물의 선택과 서술 방식은 사마천의 역사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역사는 결코 지배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열전의 전편에 깔린 복선으로 이해.



[감동적이었던 장과 절]


170. 

자하는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 아름다운 눈의 맑게 갠 움직임이여, 아름다운 눈이 가진 흑백의 선명함이여, 흰 바탕으로써 아름다움을 이루었네. 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이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 그림을 그리는 일은 먼저 흰 바탕이 있는 뒤에 색을 칠해서 다듬는다는 뜻이다.

이 대답에 자하는 또 물었다.

- 예가 나중이라는 말씀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 비로소 너와 더불어 <시경>을 말할 만하구나.


-> 바탕이 없으면 아무것도 만들 수 없으며,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바탕을 이루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여기서 바탕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다움’ 즉 ‘인’ 말고는 없다. 나는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에 주목한다. 변화란 참 나에게로 가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본질, 즉 바탕을 닦는 것에 다름 아니다. 



[보완점]


보완점이라기보다는

#1

이 시대의 이야기를 열전으로 만들면 어떨까!

변경연 열전, 데카상스 열전, 피울 열전...짬짬이 재미삼아 훈련 삼아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전의 형식을 빌려 정리해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고 깨우친 것을 담박하게 실천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기분 좋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 


#2

나는 늘 고전을 현대로 끌어오는 작업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원문을 이해할 만큼 공부가 깊지 못하고 여러 가지를 한 꿰미로 엮어내는 재주가 빈약하다. 구본형의 <사람에게서 구하라>는 가장 좋은 본보기다. 아니면 고운기의 <삼국유사>도 좋겠다. 고전을 씹어 오늘의 언어로 뱉어내는 작업은 언제나 유효하다. 내가 다시 <사기열전>유의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씹어 낸다면 그 키워드는 ‘바탕’, ‘변화’, ‘혁신’ 등이 될 것이다.


사족: 다시읽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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