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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일 07시 43분 등록

<사기열전-사마천>

1 저자에 대하여

<사마천의 생애 BC145~BC90년경>

BC145년에 출생하여 BC90년경에 사망하였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사마천하면 사기와 궁형이 떠오른다. 궁형을 당했기에 초상화마다 수염이 없다고 한다. <사기>의 본래 이름은 <태사공서>. 태사(太史)는 천문 관측 및 그에 따른 일력(日歷)을 책정하고, 천지의 신을 제사 지내는 데 필요한 각종 의례 준비 등을 담당하는 관직명을 말한다. 그러니 당연히 역사기록 등을 볼 기회가 많았을 것이다. 사마천의 집안은 원래는 군관 집안이었으나 아버지 사마담때부터 역사의 기록을 담당하는 사관이 되었다고 한다.

사마천은 어린 시절 고향에서 목축 등의 일을 직접 했고, 열 살 때 고문(古文)을 암송했으며, 스무 살 때엔 홀로 천하를 여행하기도 했다. 이 시대에 이런 행적을 갖는다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마천은 우임금의 발자취를 탐사하고, 북으로는 제나라와 노나라 수도에서 공자 흔적을 쫓아 학문을 닦았으며, 여행 도중 갖가지 위협과 곤궁함을 겪기도 하면서, 양나라와 초나라를 거쳐 수년에 걸친 답파를 하였다. 관직에 나아가서는 황제의 경호원 격인 낭중이 되어 칙명에 의해 서쪽 파땅과 촉땅 남쪽을 정벌하고, 서남쪽 공 곤명 등을 공략하고 돌아온다. 평생에 걸쳐 사마천이 돌아다닌 천하는 지금 현재의 중국 전역에 필적했던 한무제 시절의 전역과 비슷했다. 나도 남자로 태어났으면 하늘을 지붕 삼아 유랑을 일삼았을 것 같다.

사마천의 부친 사마담은 한 무제가 주관하는 봉선의식에 참석을 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봉선에 참가하고자 하는 관리들이 너무 많아 하급 관리들은 소외 되었다. 봉선은 태산의 산정에 올라 토단을 쌓고 천신인 태일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었다. 사마담은 하급 관리였으므로 봉선의식에 참석을 하지 못했는데 그것이 병이 되었다. 병이 깊어진 사마담은 아들 사마천에게 유언을 남겼다. “우리 조상은 주()나라 왕실의 태사(太史)였다. 일찍이 아주 먼 옛날 우임금과 하임금에게서 공명을 드러낸 이래로, 천하의 일을 만나게 되었다. 후세로 내려오면서 쇠락하더니, 나에게서 끊어지고 마는 것인가? 너는 다시 태사가 되어 우리 조상이 하던 일을 이어야 한다. 지금 천자께서 천 년의 대통을 이어받아 태산에서 봉선 의식을 거행하고 있는데도 내가 따라가지 못한 것은 분명 천명일 것인저! 천명일 것인저! 내가 죽거든 너는 반드시 태사가 되어라. 태사가 되거든 내가 하고자 했던 논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무릇 효도란 부모를 섬기는 데서 시작되며, 그 다음은 임금을 섬기는 것이고, 마지막은 자신을 내세우는 데 있다. 후세에 이름을 떨침으로써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으뜸이다.” 이 유언을 들었을 때가 기원전 110년 사마천의 나이 36세 때이다.

하지만 시대는 사마천에게 치욕적인 시련을 안겨주었다. 기원전 99년 무제의 명으로 흉노를 정벌하러 갔던 이릉이 패전하여 포로가 된 사건이 있었다. 이에 한 무제는 항복한 것이 치욕적이라며 이릉을 용서할 수 없다고 하자, 사마천은 이릉의 공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한번 패한 것으로 벌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구원군을 보내지 않은 총사령관 이광리를 벌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광리는 무제가 총애하는 후궁의 오라비였다. 그래서 사마천은 투옥 된 뒤 사형을 선고 받게 된다. 사형을 면할 수 있는 길은 거액의 돈을 내거나 궁형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돈이 없었던 사마천은 스스로 궁형을 선택한다. BC97년 그이 나이 49세이다. 실지로 궁형은 너무도 치욕적이어서 이를 받은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마천은 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에 자신을 목숨을 내놓을 수 없었다.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서>

아버지의 유언이 있은 후 사마천은 BC104년부터 사기(史記)를 집필하게 되었으며, 그 후 궁형을 당하면서도 이 작업은 계속 되었다. 아니 이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사마천은 궁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훗날 무제의 화가 누그러지자 다시 황실의 총애를 받아 중서령이 되었지만 자기가 당한 치욕을 잊지 못한 채 은퇴해서 역사서 완성에 몰두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사마천의 <사기>이다. 이 책은 연도에 따라 쓰이지 않고 인물별, 소재별로 글을 쓰는 기전체를 택했으며 <사기>는 전설의 황제 시대부터 사마천이 살 던 한무제 때까지 2000년을 아우른 책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열전』은 주나라 붕괴 후 등장한 50개 제후국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전국칠웅의 흥망성쇠를 주축으로 하여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놓았다. 『사기』는「본기(本紀)12, 「표()10,「서()8,「세가(世家)30,「열전」70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중 「열전」은 주로 제왕과 제후를 위해 일한 인물들의 전기를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를 다룬 가장 오래된 역사서이며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역사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저자에 대한 느낌

사마천의 생애를 보면 한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최고의 수치를 겪어냄으로써 최고의 역사서를 편찬하였다. 이 책은 혼란한 시대를 살았기 때문도 그렇지만 그의 인생처럼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사마천의 붓끝은 그들의 삶과 함께 각종 음모, 배신등에 대해 눈물눈 흘렸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생애나 그의 작품에 존경의 눈을 거둘 수 없고 사람이 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씁쓸하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며 마치 인간시장을 구경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내가 몰랐던 인간에 대하여 알게 되었기에 더 깊고 현명해 져야 한다는 과제를 사마천으로부터 받았다.

보라색: 두 번 읽기 하면서 새로 들어온 부분, 초록색: 마음에 드는 50개의 구절.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3 사마천은 자신이 기술하고자 하는 시대의 사회 구조와 그 내부의 발전상, 인물과 사건 및 제도 등 그 사회가 가진 제반 현실에 역사적 해석을 부여하고자 했다. 그래서 사마천은 통사를 쓰면서도 자신의 시대인 한대를 다루었던 것이다. 사마천은 사료 해석에 충실하면서도, 역사의 발전적 흐름과 사물의 본질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 주었기에, 이 책이 오늘날까지도 지혜로운 삶의 지침서로서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사마천의 글은 세상에 나오고도 몇 세기를 소외된 채 보냈어야 했지만 만약 자신의 안위를 구하는 글을 썼다면 그 생명력은 현대까지 미치기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용기와 기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살아 살아생전 또는 사후에 소멸되느니 늦게 라도 빛을 발하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의 염원이 아닐까?

18 사실상 <사기> 130편 가운데 인물 전기로 구성된 것이 112편인데, 이중에서 57편이 비극적 인물의 이름으로 편명을 삼았다. 그리고 20여 편은 비극적인 인물로 표제를 삼지는 않았으나, 따져 보면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나머지 70여 편에도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편에서 비운의 인물이 등장한다. 격동의 시대를 약 120여명이라는 비운의 인물의 통해 그려 냈으니 사마천에게는 비극이야말로 아닌 게 아니라 시대의 표징이었던 셈이다.

>격동의 시대를 산 이유도 있겠지만 사마천은 자신의 비극적인 인생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기에 비극에 초점이 맞추어졌을 것이다.

65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하는 행동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지하는 일만을 일삼으면서도 한평생을 호강하며 즐겁게 살고 대대로 <부귀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한 번 내딛는 데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 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나는 매우 당혹스럽다. 만일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라면 옳은가? 그른가?

1)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0년도 살지 못하면서 어찌 짧은 시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겠는가?

66 “탐욕스러운 자는 재물에 목숨을 걸고, 열사는 이름에 목숨 걸며,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권세 때문에 죽고, 뭇 서민은 <그날그날의>생계에 매달린다.”

2) 그날그날의 생계라는 부분이 가슴이 아프면서도 그것이 살아가는 힘을 주는 존재임을.

 

 66 “구름은 용을 따라 생기고 바람은 범을 따라 일어난다. 성인이 나타나야 만물도 다 뚜렷해진다.”

3) 제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면 초야에 묻히고야 마는 것이다. 훌륭한 인품과 학식을 갖고도 초야에 묻힌 사람이 한둘이겠는가? 그러니 성인을 만나면 구름처럼 사람이 몰리나 보다. 그런데 성인도 아닌 사람들이 사람을 몰고 다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고 싶은 욕망이 사리분별의 힘을 떨어뜨리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71~72 내가 가난하게 살 때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곤 하였으나 포숙이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은 내가 가난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찍이 포숙을 대신해서 어떤 일을 도모하다가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포숙이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던 것은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세 번이나 벼슬길에 나갔다가 세 번 다 군주에게 내쫓겼지만 포숙은 나를 모자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세 번 싸움에 나갔다가 세 번 모두 달아났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임금 자리를 놓고 벌인 싸움에서 졌을 때, <나와 함께 곁에서 규를 도운> 소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나는 붙잡혀 굴욕스러운 몸이 되었다. 그러나 포숙은 나를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자그마한 일에는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천하에 이름을 날리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관중의 인간됨과 사람을 알아볼 줄 아는 혜안이 부럽다. 관중을 친구로 둔 포숙이 행운아 임에 틀림없지만 포숙 또한 많은 것을 갖추고 있었기에 관중이 알아볼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4) 생물학적으로는 부모에게서 태어나지만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포숙과 같은 사람을 만나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은 부모님만큼 귀한 인연이고 소중하다 할 수 있겠다.

74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게 정치의 비책이다.

5) 인심이 후해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뜻을 펼칠 수 있다.

75 (월석보가 안자에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듣건대 군자는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자에게는 <자신의 뜻을> 펼친다고 합니다. 제가 죄인의 몸일 때 저 옥리들은 저에 대해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깨달은 바가 있어서 보조금을 내어 저를 구해 주었으니 이는 저를 알아준 것입니다. 저를 알아주면서도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면 진실로 죄인의 몸으로 있는 편이 낫습니다.

>월석보의 당당함과 자신감이 멋있다. 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6) 사람은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을 위해 몸을 바친다고 했다. 하지만 자기를 알아주면서도 예의를 갖추지 않는 것은 진실로 그를 알아주는 것이 아니다. 알아준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예를 다하는 것이다.

77 조정에서는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허물을 보충할 것을 생각한다.

7) 적어도 정치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이러해야 할 것이다. 조정에 있으나 없으니 충성으로 매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81 (노자가 공자에게) 내가 듣건대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 두어 텅 빈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지니고 있지만 모양새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소. 그대의 교만과 지나친 욕망, 위선적인 모습과 지나친 야심을 버리시오. 이러한 것들은 그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소. 내가 그대에게 할 말은 이와 같을 뿐이오.

>가장 안 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가진 것이 빈천하여 그런지 조금만 있으면 알아주길 바라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우쭐거림이 꼼지락거린다. , 가난하다.

8) 자신의 가진 것을 드러내놓지 않는 다는 것은 잘난척하거나 교만하거나 뽐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경지에 있는 이들이다.

84 (장자가 사신에게) 이때 소가 <몸집이>작은 돼지가 되겠다고 한들 어찌 그렇게 될 수 있겠소? 그대는 빨리 돌아가 나를 욕되게 하지 마시오. 나는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노닐며 즐길지언정 나라를 가진 제후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오. 죽을 때까지 벼슬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살고 싶소.

>역시 장자이다. 장자의 기개가 참으로 멋지다.

9) 나라를 가진 제후들의 세상이 더러운 시궁창보다 못하다고 장자는 생각한다. 나라를 갖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의 피가 필요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며 온갖 권모술수가 판치는 세상이 시궁창보다 깨끗하다 할 수 있겠는가?

88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 버릴 줄 아는 것이다.

10) 예전의 유세는 제후에게 인정을 받고 중요한 자리에 쓰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 자신의 생각과 뜻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상대방의 장점을 드러내고 단점을 덮는 것이 유세의 으뜸 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에게 유세를 하는데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 보다는 상대방의 단점으로 비방 일색이다. 자신의 정치 세계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비방으로 일삼는 유세를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아름다운 유세를 듣게 될까?

87~91 (한비자의 세난편)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중략) 유세자가 아직 군주에게 두터운 신임과 은혜도 입지 않았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해 버리면 설령 그 주장을 실행하여 공을 세우더라도 군주는 그 덕을 잊을 것이며, 그 주장을 실행하지 않아 실패하게 되면 군주에게 의심을 받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유세자의 몸은 위태로워질 것이다. (중략)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중략) 군주가 유세자의 충성스러운 마음에 반감을 가지지 않고 주장을 내치지 않아야 비로소 유세자는 그 지혜와 언변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군주에게 신임을 얻고 의심 받지 않으며 자신이 아는 바를 다 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략) 재상 이윤이 요리사가 되고, 백리해가 포로가 된 것은 모두 군주에게 등용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성인이면서도 이처럼 자기 몸을 수고롭게 하고 천박한 일을 겪은 뒤에 세상에 나왔다. 그러므로 재능이 있는 인재라도 이러한 일을 부끄러워할 것이 없었다. (중략)  이웃집 사람과 관기사가 한 말은 모두 옳으나 심한 경우는 목숨을 잃고 가벼운 경우는 의심을 받았다. 이는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어렵다는 뜻이다. (중략)  용이라는 벌레는 잘 길들여 가지고 놀 수도 있고 그 등에 탈 수도 있으나,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용이> 죽인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아야 성공한 유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세의 어려움을 알겠다. 하지만 유세자보다 강한 자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진정으로 강한 자는 필요에 의해 내려놓을 줄도 꺽일 줄도, 참을 줄도 아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끝내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이나 신념을 실천하는 자가 강한 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에서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무엇을 조심하고 참아야 하는 지에 대해서. 그리고 이것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인지도 다시 한번 물어본다. 내가 하고 싶은 유세는 무엇일까?

11) 용이든 누구든지 역린을 공격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살인까지 불사할 수 있는 치명성이 있다. 하지만 이것만 피하고 유세한다면 본인이 얻고자 하는 세상을 가질 수 있다.

117 (오기가 왕 무후에게) 이렇게 보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중요한 것은> 임금의 덕행이지 험난한 지형이 아닙니다. 만일 임금께서 덕을 닦지 않으시면 배 안에 있는 사람은 모두 적국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12) 덕행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면 백성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만 덕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지형이 아무리 험난하다 하여도 백성을 지킬 수 없으며 이는 곧 나라를 지킬 수 없음을 이야기 한다.

121 옛말에 실천을 잘하는 사람이 꼭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며,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실천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손빈이 방연을 해치운 책략은 실로 절묘했으나, 그에 앞서 다리가 잘리는 형벌을 당하는 재앙을 막지 못했다. 오기는 무후에게 험난한 지형보다 임금의 덕행이 더 낫다고 말했지만, 초나라에서 그의 행실이 각박하고 인정이 없었으므로 목숨을 잃었으니 슬프구나!”

>언행일치, 내가 항상 지향하는 바이다. 말을 줄이고 행동에 집중하고 싶다.

13) 실천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언변은 타고 나거나 후천적인 않은 노력이 필요하며 아무리 언변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꼭 실천을 잘 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말만 잘 하는 자를 경계하고 가려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153 “군자는 의를 가장 소중히 여긴다. 군자가 용맹함만을 좋아하고 의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세상을 어지럽히게 되고, 소인이 용맹함만을 좋아하고 의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도적이 된다.

14) 의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군자가 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용맹만 앞선다면 전쟁을 치르기 쉽고 소인이 그러하다면 도적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용맹함도 의가 함께 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일을 그르칠 수 있다.

158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에는 흙손질을 할 수 없다.”

15) 썩은 나무로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가 없고,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은 수정을 해서 더 아름다운 담으로 만들 수 없다. 재료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며 사람으로 비유해도 좋을 것이다. ]

160 자공이 물었다.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괜찮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171~172 “많이 듣고 그 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한다면 실수가 적을 것이다. 많이 보고 그중에서 의심나는 것을 버리고 그 나머지를 신중히 실행한다면 뉘우치는 일이 적을 것이다. 말에 실수가 적고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벼슬은 그 가운데 저절로 얻어진다.”

16) 신중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말실수를 적게 하고 신중히 실행한다면 벼슬이 저절로 얻어진다는 말이 사실일까?

173 “그것은 명망이지 통달이 아니다. 대체로 통달한 사람은 질박하고 정직하여 의를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듣고 표정을 잘 살피며, 깊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춘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나 집에서나 반드시 통달하게 된다. 그러나 명망 있는 사람은 겉으로는 어진 척하지만 실제 행동은 완전히 어긋나면서도 그러한 것에 물들어 조금도 의심 없이 행동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나 집에서나 반드시 이름을 얻게 된다.”

>통달할 것인가? 명망을 얻을 것인가?

176 “나라에 도가 제대로 시행되는데도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다만 녹이나 먹고 있고, 나라에 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데도 벼슬자리에 연연하여 녹이나 먹고 있는 것이 바로 부끄러움이라는 것이다.”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설치니 참으로 가관이다.

176 “내가 듣건대 재물 없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도를 배우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을 병들었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가난하기는 하지만 병들지는 않았습니다.”

>나도 가난하지 않은 삶보다 병들지 않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182 “도가 행해지는 것도 천명이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도 천명이다. 자주 같은 인물이 그 천명을 어찌할 수 있겠느냐? 내버려 두어라.”

17) 천명은 거스를 수 없는 법. 그리고 모든 일에는 그 일의 존재의 이유가 있는 법. 이 이유를 찾을 수 있으면 천명을 아는 것이고, 찾을 수 없다면 천명을 모르는 것이다.

199 의심스러워하면서 행동하면 공명이 따르지 않고, 의심스러워하면서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행동을 하는 자는 원래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마련이며, 남들이 모르는 지혜를 가진 자는 반드시 사람들에게 오만하다는 비판을 듣게 마련입니다. 어리석은 자는 이미 이루어진 일도 모르지만 지혜로운 자는 일이 시작되기 전에 압니다. 백성은 일을 시작할 때에는 더불어 상의할 수 없으나 일이 성공하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높은 덕을 강구하는 자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며, 큰 공을 이루는 자는 뭇사람과 상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나라를 강하게 할 수 있으면 구태여 옛것을 본뜨지 않고, 백성을 이롭게 할 수 있으면 옛날의 예악 제도를 좇지 않았습니다.

200 평범한 사람들은 옛 풍속에 안주하고 학자들은 자기가 배운 것에만 몰두합니다. 이 두 부류의 사람은 관직에 있으면서 법을 지키게 할 수는 있지만 법 이외의 문제를 더불어 논의할 수는 없습니다. , , 주 삼대는 예악 제도가 서로 다르지만 천하에서 왕노릇하였고 오백은 종법제도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천하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지혜로운 자는 법을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예법의 통제를 받으며, 현명한 자는 법을 고치고, 평범한 자는 예법에 얽매입니다.

>나는 어리석은 자이고 평범한 자이구나.

18) 평범한 사람들의 무사 안일주의와 학자들의 자기세계만을 중시 여기고 자기 세계만을 아는 독단을 꼬집고 있다.

200 “세상을 다스리는 데는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나라에 편하면 옛날 법을 본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은 옛 법을 따르지 않았지만 제왕의 일을 이루었고,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은 예법을 바꾸지 않았지만 멸망했습니다. 옛날 것을 반대하다고 해서 비난할 것도 아니고 옛날 예법을 따른다고 하여 칭찬할 것도 못 됩니다.”

203 “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것은 위에서부터 이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19) 법을 만든 사람부터 법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어찌 법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법을 어찌 백성에게 지킬 것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207 천 마리의 양가죽은 여우 한 마리의 겨드랑이 가죽만 못합니다. 천 사람의 아부는 한 사람의 올바른 직언만 못합니다.

20) 주변에 아무리 사람이 많다고 한들 나에게 진실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주변에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사람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어린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의 유무가 중요하다.

218 새도 깃털이 자라지 않으면 높이 날 수 없소. 우리 나라는 다스리는 이치가 밝혀지지 않았으니 천하를 통일할 수 없소.

21) 아무리 날 수 있는 새라고 하더라도 성장하고 준비하여야 날 수 있듯이, 아무리 나라의 형상을 하고 있어도 성숙하지 못하면 천하 통일을 이룰 수 없고, 이룬다 하더라도 유지할 수 없다.

 220 백 리 안의 근심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천 리 밖을 중시한다면 이보다 더 잘 못된 개책은 없을 것이다.

22) 가까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의명분을 추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가까운 근심은 언제나 화가 있는 법. 그래서 큰 일을 도모하는 사람일수록 내 주변의 일부터 정리해야 마땅하다.

231 주서에서는 처음에 싹을 자르지 않아 무성해지면 어떻게 하나? 터럭같이 작을 때 치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미리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재앙이 이르게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44 어떤 사람이 관리가 되어 멀리 떠나갔는데, 그 아내가 다른 사람과 사사로이 정을 통했다고 합니다. 남편이 돌아올 때가 되어 정부가 걱정을 하자, 아내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이미 독약 탄 술을 만들어 놓고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흘이 지나 남편이 돌아오자 아내는 첩에게 독이 든 술을 가져다가 그에게 권하도록 하였습니다. 첩은 술에 독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러면 주모가 내쫓길까 두렵고 말을 안 하자니 주인을 죽이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넘어져 술을 엎질렀습니다. 주인은 몹시 화를 내며 그녀에게 채찍을 쉰 대나 쳤습니다. 첩은 일부러 넘어져 술을 엎어서 위로는 주인을 살리고 아래로는 주모를 쫓겨나지 않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매 맞는 것만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어찌 충성스럽고 신실하다고 해서 죄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신의 허물은 불행하게도 이러한 것과 비슷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나 같은 사람은 정말로 정치와는 거리가 멀구나! 옛날에 태어났으면 온 종일 책만 읽고 벼슬길에 오르지 못해 가식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소진의 기지가 돋보인다. 

238 이 한 몸도 부귀해지자 친척들이 두려워하고 가난하면 업신여기는데, 하물며 일반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만일 나에게 낙양성 주변에 밭 두 이랑만 있었던들 어찌 여섯 나라 재상의 인수를 찰 수 있었을까?

>소진이 어려운 시절이 없었다면 여섯 나라의 재상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소진은 자신의 처지와 고난을 발판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친척들 사이에서도 가진것과 지위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데 혈연관계도 아닌 일반인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닌가? 머리로는 알겠으나 씁쓸하다. 그렇지만 나 또한 여기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이 자조섞인 웃음이 나온다.

265 “! 당신이 글을 읽어 유세하지 않았던들 어찌 이런 수모를 겪었겠습니까?” 그러자 장의는 자기 아내에게 이렇게 대꾸했다. “내 혀가 남아 있는지 보아 주시오.” 장의의 아내는 웃으면서 말했다. “혀는 남아 있네요.” 장의가 말했다. “그럼 됐소.”

>혀의 역할이 지금이 더 중요했을까? 이 시절이 더 중요할까? 아내와의 대화가 재미있다.

270 설령 땅을 손에 넣는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이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신이 듣건대 명분을 다투는 자는 조정에서 다투고, 이익을 다투는 자는 저잣거리에서 다툰다고 합니다.

275 신이 듣건대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이 부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이고, 여러 사람의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고 합니다.

23) 양이 적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작은 실수나 행동이 쌓이면 그것이 곳 그 사람이 되는 것이다.

298~299 “그것은 장의만이 아니라 길 가는 사람도 다 압니다. 예전에 오자서는 그 임금에게 충성하였기 때문에 온 천하가 그를 자기 신하로 삼으려고 서로 다투었고, 증삼은 자기 부모에게 효도하였기 때문에 온 천하가 그를 자식으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노비가 그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팔리면 좋은 노비입니다. 소박 맞고 쫓겨 온 여자가 그 마을에서 다시 결혼하면 좋은 아내입니다. 지금 신이 자기 임금에게 충성스럽지 않다면 초나라도 어떻게 신을 충성스럽다고 여기겠습니까? 충성을 다해도 버림받으려 하는데 신이 초나라로 가지 않으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302 호랑이 두 마리가 소를 잡아먹으려 합니다. 먹어 봐서 맛이 좋으면 분명히 서로 다툴 것입니다. 다투게 되면 반드시 싸울 테고, 서로 싸우게 되면 큰 놈은 상처를 입고 작은 놈은 죽을 것입니다. 상처 입은 놈을 찔러 죽이면 한꺼번에 호랑이 두 마리를 잡았다는 명성을 얻을 것입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많겠지만 이걸 지혜라고 해야 할까? 권모술수라고 해야 할까? 필요함이 느껴진다. 연구원을 하고 그 동안 접하지 않았던 책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

314 어머니는 어진 증삼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세 사람이나 그를 의심하자 정말인가 싶어 겁을 먹었습니다. 지금 신은 증삼처럼 어질지 못하고, 왕께서 신을 믿는 마음도 증삼의 어머니가 아들을 믿는 마음만 못합니다. 또한 신을 의심하는 자가 어디 세 사람뿐이겠습니까? 신은 왕께서 북을 내던진 증삼의 어머니처럼 신을 의심하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군신의 관계는 외나무다리를 함께 건너가는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나은 관계가 아닌가?

318 존귀하게 되는 까닭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는 그 존귀함을 영원히 잃지 않는다.

24) 존귀하게 되는 이유를 알고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 사람은 어딜 가든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321 저는 진나라에서 죄를 짓고 처벌될까 두려워서 도망쳐 나왔지만 몸을 안전하게 둘 만한 곳이 없습니다. 제가 듣건대 못사는 여자와 잘사는 여자가 함께 길쌈을 하였는데, 못사는 여자가 나는 초를 살 돈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당신의 촛불에는 남는 빛이 있으니 그 남는 빛을 나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당신의 밝음에 해를 끼치지 않고 나도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저는 곤궁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바야흐로 진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 아내와 자식은 진나라에 있습니다. 부디 당신의 빛으로 그들을 구제해 주십시오.

363 공자가 이익에 대해서 거의 말하지 않은 것은 언제나 그 혼란의 근본 원인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한을 사는 일이 많다라고 했던 것이다. 천자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이익을 좋아하는 데서 생긴 폐해가 어찌 다르겠는가?

379~380 “아버님께서 정권을 잡고 제나라 재상이 되어 지금까지 위왕, 선왕, 민왕을 섬겼습니다. 그 동안 제나라 땅은 넓어지지 않았는데 아버님자신은 천만 금이나 되는 부를 쌓았으며, 그러고도 문하에는 어진 사람 한 명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듣건대 장수의 가문에는 반드시 장수가 있고, 재상의 가문에는 반드시 재상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아버님의 후궁들은 아름다운 비단옷을 질질 끌고 다니지만 선비들은 짧은 바지 하나 제대로 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의 하인들과 첩들은 쌀밥과 고기를 실컷 먹고도 남아돌지만 선비들은 쌀겨나 술지게미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버님께서는 쌓아 둔 것이 남아돌지만 더욱 많이 쌓아 두려고만 할 뿐 나라의 힘이 날로 쇠약해지는 것은 잊고 계십니다. 저는 이 점이 이상합니다.”

>참으로 맹상군 다운 말이구나! 이 대목을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으련만.

380 맹상군은 신분이 귀하고 천함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과 똑같이 대우해 주었다.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 중에 하나이다. 모두를 귀하고 평등한 존재라 생각하면서도 사람을 상대할 때 가끔 귀함을 내팽개쳐 버릴 때가 있다. 후회를 하게 되지만 아직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383 처음 맹상군이 좀도둑과 닭울음 소리를 잘 내는 사람을 빈객으로 삼았을 때, 다른 빈객들은 모두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이 두 사람이 그를 구하였다. 그 뒤 빈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마음속 깊이 맹상군을 따르게 되었다.

393 “그렇게 했습니다. 술과 소를 많이 마련하지 않고는 돈 빌린 사람을 다 모이게 할 수 없고, 돈이 있는 자와 업는 자를 알 수 없었습니다. 여유 있게 자에게는 차용증서를 십 년 동안 가지고 있어도 이자만 더욱 쌓여갈 뿐이라 성급하게 독촉하면 바로 달아날 테니 영원히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만일 성급하게 재촉하여 돌려받지 못한다면 위로는 군주가 이익에 눈멀어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꼴이 되고, 아래로는 백성이 빚을 갚지 않으려 군주를 떠난다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백성을 격려하고 군주의 이름을 드러내는 일이 아닙니다. 쓸모없는 차용증서를 불살라 받을 수 없는 빚을 없애 설 땅의 백성이 군주를 가까이하고 군주의 이름을 칭송하게 하려고 한 일입니다. 당신은 의심나는 부분이 있습니까?”

>지혜로운 처신이다. 맹상군의 덕이 풍환을 품었겠지만 풍환의 지혜로움이 위. 아래를 살피니 현명함이 돋보인다.

397~398 살아 있는 것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나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당신은 혹시 아침 일찍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까? 새벽에는 어깨를 맞대면서 앞다투어 문으로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팔을 휘저으면서 시장은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그들이 아침을 좋아하고 날이 저무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날이 저물면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가 버렸다고 해서 선비들을 원망하여 일부러 빈객들이 오늘 걸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빈객들을 대우하십시오.”

>나도 맹상군과 똑같이 서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풍환의 해석이 참으로 그럴싸하다. 당연한 이치인 것을 두고 마음을 상하면 되겠는가?

25) 세상에 반드시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태어난 사람이 맞이하는 죽음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진리처럼 부유하면 사람이 모이고 지위가 낮으면 사람이 없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진리라고 말한다.

406 대체로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는 법이오.

26) 뛰어난 인물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송곳처럼 어디서나 눈에 띄기 마련이다.

427 공자는(신릉군) 사람됨이 어질고 선비들에게 예의로 대우했다. 선비가 어질든 그렇지 않든 구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겸손하게 예를 갖추어 사귀고, 자기가 부귀하다고 해서 교만하게 구는 일이 없었다. 그러므로 선비들은 사방 수천 리에서 앞을 다투어 몰려와 공자에게 몸을 의지하여 빈객이 3000명이나 되었다. 그 무렵 제후들은 공자가 어질고 빈객이 많음을 알고 섣불리 위나라를 공격하려 하지 않은지 십여 년이나 되었다.

>어진 사람이 있는 것도 국력이 될 수 있구나! 그렇다면 어진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힘쓰는 것 또한 부국강병의 일이건만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436 “세상에는 잊으면 안 되는 일이 있고, 또 잊어야만 하는 것 있습니다. 남이 공자에게 베푼 은덕은 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공자께서 다른 사람에게 베푸신 은덕은 잊으시기 바랍니다. 또 위나라 왕의 명령이라 속여 진비의 군사를 빼앗아 조나라를 구한 것은 조나라 입장에서는 공을 세운 것이지만 위나라 입장에서 보면 틀림없이 충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공자께서는 스스로 교만해져 공로가 있다고 하시니, 이는 공자로서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남이 나에게 베푼 은덕을 잊으면 안되지만 종종 이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들의 행동에 비추어 나는 또한 잊은 것이 없나 반추해본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조심스럽고 어렵다.

27) 결과를 기대하고 사람에게 베푸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줄 때는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서 주고 나머지는 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운함이 커져 행동하는데 위축이 될 것이다.

443 진나라는 끊임없이 인재를 모으면서 능력 있는 자에게는 벼슬을 주고 어질지 못한 자는 내침으로써 서쪽 변방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병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위염, 범저, 채택등이 떠나간 것을 보면 겉으로는 진나라 왕이 은혜로운 마음이 적고 지나간 은덕을 생각지 않는 듯하지만, 사실상 진나라가 천하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인재를 계속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인재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구절이다.

28) 나라의 정책을 담당하는 인재가 중요하고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이 중요하며 인재를 등용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어야 부국강병은 물론 천하통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446 천하에 진나라와 초나라보다 더 강한 나라는 없습니다. 지금 들리는 말로는 대왕께서 초나라를 치려고 한다는데 이것은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면 힘이 약한 개가 그 기회를 틈타 이익을 차지할 것입니다. (중략) “사물은 한쪽 끝까지 가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겨울과 여름은 서로 바뀌게 마련이다. 쌓인 것이 극에 이르면 위태롭다. 바둑돌을 쌓아 올리면 무너지게 마련이다.”

470 평범한 군주는 사랑하는 자에게 상을 내리고 미워하는 자에게 벌을 주지만, 현명한 군주는 그렇지 않아 상은 반드시 공 있는 자에게 주고 형벌은 반드시 죄 있는 자에게 내린다.

29)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공정하기는 참 힘든 일이다. 평범한 군주는 팔이 안으로 굽는 다는 말이 있듯이 가까운 사람에게 상을 내리는 것이 쉽다. 하지만 현명한 군주는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므로 현명함이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480 옛 시에도 나무 열매가 너무 많으면 가지가 부러지고, 가지가 부러지면 나무 기둥을 해친다.’라고 했습니다. 수도가 지나치게 크면 나라가 위태롭고, 신하가 지나치게 존중되면 군주가 낮아집니다.

>적당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말해준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할 때가 많이 있다.

488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벗을 사귀는 것은 천한 몸이 되었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때문이고, 부유할 때 벗을 사귀는 것은 가난해졌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30) 이런 것을 생각하고 친구를 사귄 적은 없지만 진정한 친구란 나의 지위고하와 상관없고 재산의 유무에 상관없이 항상 내가 힘들 때 달려와 도와줄 수 있는 친구를 말한다.

495~496 군주가 성스럽고 신하가 어진 것은 천하의 가장 큰 복입니다. 군주가 명철하고 신하가 정직한 것은 나라의 행복입니다. 아버지가 자애롭고 자식이 효성스러우며 남편이 성실하고 아내가 정숙한 것은 가정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비간은 충성스러워도 은나라를 보존하지 못했고, 오자서는 지혜롭지만 오나라를 온전하게 하지 못했으며, 신생은 효성스러워도 진나라는 어지러웠습니다. 이처럼 모두 충신이고 효자이지만 나라가 망하고 집이 어지러워진 까닭은 무엇입니까? 지혜로운 군주와 현명한 아버지가 없어서 충신과 효자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략) 만약 죽은 뒤에야 충성스럽다는 이름을 얻었다면 미자는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없고, 공자는 성인리라 할 수 없으며, 관중은 위대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체로 사람이 공과 이름을 세울 때 어찌 완전하기를 기대하지 않겠습니까? 몸과 이름이 모두 온전한 것이 가장 훌륭하며, 이름은 남의 모범이 될 만하지만 몸을 보존하지 못한 것이 그 다음이고, 이름은 욕되어도 몸만은 온전한 것이 가장 아래입니다.

31) 한 나라의 군주와 한 집안의 가장의 지혜로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준비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바로 서지 못하면 결국은 모두가 바로 설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를 뽑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502 ‘물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의 길흉을 알 수 있다.’

32)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우리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살고 있으므로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곁에 두기 위해서는 나부터 좋고 매력적인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503 <역경>높이 올라간 용에게는 뉘우칠 날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오르기만 하고 내려갈 줄 모르며, 펴기만 하고 굽힐줄 모르고, 가기만 하고 돌아올 줄 모르는 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당신은 이 점을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높이 올라간 용이 정말 뉘우치는 시간을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33) 높이 올라간 용은 많은 것을 누리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이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남용한다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만 보아도 편안한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은 권력을 남용했기 때문이다.

504 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 할 수 있다.

34) 아무리 재주가 좋고 의욕이 앞선다고 하더라도 좋은 배경을 만나지 못한다면 자신의 뜻을 펼치기 힘들다는 뜻이다.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장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524 “신이 일찍이 왕께 죄를 짓고 남몰래 연나라로 달아나려는 계획을 세운 일이 있습니다. 그때 신의 사인 인상여가 말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께서는 연나라 왕을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그래서 신은 왕을 모시고 국경 부근에서 연나라 왕과 만난 일이 있소. 그때 연나라 왕이 가만히 내 손을 잡으며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였소. 이 일로 연나라 왕을 알게 되었소.’ 라고 하였습니다. 인상여는 신에게 조나라는 강하고 연나라는 약합니다. 게다가 당신께서는 조나라 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연나라 왕께서 당신과 친구가 되어 사귀려고 한 것입니다. 지금 당신께서 연나라로 달아나면 연나라는 조나라를 두려워하여 반드시 당신을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사로잡아 조나라로 돌려보낼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께서는 웃옷을 벗어 어깨를 드러내고 부질에 엎드려 처벌을 바라는 편이 낫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행히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했습니다. 신이 인상여의 계책대로 했더니 왕께서 다행히 신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신은 인상여를 용감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사신으로 보낼 만하다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545 죽음을 알면 반드시 용기가 솟아나게 된다. 죽는 것 그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고 죽음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인상여가 화씨벽을 돌려받고 기둥을 노려볼 때라든지 진나라 왕 주위에 있던 신하들을 꾸짖을 때 그 형세는 기껏해야 죽음뿐이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하는 일에 어찌 용기가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살아있으면서 죽음을 잊지 않는 것은 축복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5) 인생의 마지막인 죽음을 각오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연구원 첫 수업에 자기의 죽음을 맛보지 않던가. 힘든 연구원을 죽을 각오로 하고 다시 태어난 듯이 하라는 의미에서.

555 (왕촉이 연나라 장군에게) 충성스러운 신하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정조 있는 여자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소. 제나라 왕이 내 간언을 듣지 않아서 벼슬을 그만두고 들에서 밭을 일구고 있지만, 나라는 이미 깨어져 망하였고 나는 나라를 보존시킬 수 없소. 그런데 지금 또 협박을 받아 당신의 장수가 된다면 걸왕을 도와 포악한 행동을 일삼는 것과 같을 것이오. 살아서 의로운 일을 못할 바에는 차라리 가마솥에서 삶겨 죽는 편이 낫소.”

36)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586 무릇 하늘은 사람의 시작이며 부모는 사람의 근본이다. 사람은 곤궁해지면 근본을 돌아본다. 그러므로 힘들고 곤궁할 때 하늘을 찾지 않는 이가 없고, 질병과 고통과 참담한 일이 있으면 부모를 찾지 않는 이가 없다.

37) 그래서 하늘과 부모를 찾게 되는구나! 시작과 근본을 떠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591 (굴원과 어부의 대화) 어부가 물었다. “대체로 성인이란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속세의 변화를 따를 수 없다고 합니다.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모든 사람이 취해 있다면 왜 그 지게미를 먹거나 그 밑술을 마셔 함께 취하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아름다운 옥처럼 고결한 뜻을 가졌으면서 스스로 내쫓기는 일을 하셨습니까?” 굴원이 대답했다. “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의 먼지를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을 한 사람은 반드시 옷의 티끌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사람이라면 또 그 누가 자신의 깨끗한 몸에 더러운 때를 묻히려 하겠소? 차라리 강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 뱃속에서 장사를 지내는 게 낫지, 또 어찌 희디흰 깨끗한 몸으로 속세의 더러운 티끌을 뒤집어쓰겠소!”

661 그는 젊을 때 군에서 지위가 낮은 관리로 있었는데, 관청 변소의 쥐들이 더러운 것을 먹다가 사람이나 개가 가까이 가면 자주 놀라서 무서워하는 꼴을 보았다. 그러나 이사가 창고 안으로 들어가니 거기에 있는 쥐들은 쌓아 놓은 곡식을 먹으며 큰 집에 살아서 사람이나 개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이사는 탄식하며 말했다. “사람이 어질다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달렸을 뿐이구나.”

>놀랍다. 사람이 쥐를 닮은 것인가? 쥐가 사람을 닮은 것인가?

38) 환경이 중요하다. 검은색을 가까이 하면 검게 될 것이고 붉은 색을 가까이 하면 붉게 물들 것이다.

672 (조고가 이사에게) 대체로 큰 일을 행할 때는 작은 일을 돌아보지 않으며 큰 덕이 있는 사람은 일을 사양하지 않습니다. 고을마다 각기 제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으며, 백관들의 공은 다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은 일을 돌아보다가 큰 일을 잊어버리면 뒤에 반드시 재앙이 닥치고, 의심하며 주저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결단을 내려 과감하게 행동하면 귀신도 피하고 뒷날 성공하게 됩니다.

683 대체로 현명한 군주는 반드시 온갖 수단을 다하여 신하의 잘못을 꾸짖고 벌주는 방법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책임을 꾸짖으면 신하들은 능력을 다하여 자기 군주를 따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39) 잘못을 꾸짖고 벌을 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현명한 군주는 있는 사실을 이야기하기보다 칭찬으로서 힘을 북돋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684 한비자는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는 집안을 망치는 자식이 있지만 엄격한 가정에는 거스르는 종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40) 벌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생각해볼 문제다. 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어떻게 벌을 내리느냐의 방법이 중요하며 자애로움 또한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자식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690 신하의 권력이 그 군주의 권력과 비슷해지면 위태롭지 않은 나라가 없으며, 첩의 세력이 남편의 세력과 비슷하면 위태롭지 않은 집안이 없다.

41) 한 나라나 집안에서 군주나 가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음을 말함으로 당연히 위태롭다고 할 수 있다.

745 (위표가 역생에게) 인생은 흰 망아지가 <작은 문>틈새로 달려 지나가는 것처럼 매우 짧소.

42) 하필이면 흰 망아지가 작은 문틈으로 지나갔을까? 빛처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776 회음의 백성 중에서 한신을 업신여기는 한 젊은이가 한신에게 말했다. “네가 비록 키는 커서 칼을 잘도 차고 다니지만 마음속으로는 겁쟁이일 것이다.” 그러고는 사람들 앞에서 한신을 모욕하며 말했다. “네놈이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나를 찌르고, 죽음을 두려워하면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 다니라.” 이때 한신은 그를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몸을 구부려 가랑이 밑으로 기어 나갔다. 이 일로 해서 시장 사람들이 한결같이 한신을 겁쟁이라 비웃었다.

>한신이야 말로 정말 강하고 용기 있는 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 길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아울러 물어본다.

43) 한 신은 이 일이 있은 후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절하되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다. 후에 더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잠깐의 평가나 치욕은 견뎌내야 하는 그의 뜻이나 용기가 존경스러울 뿐이다.

789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실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는 경우기 있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미친 사람의 말도 가려서 듣는다라고 했습니다.

44) 귀한 생각이나 좋은 계획이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지혜로운 것이 아니므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성인은 항상 남의 말을 가려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인의 조건이 참으로 어렵다.

790 군사를 잘 쓰는 사람은 이쪽의 단점을 가지고 적의 장점을 치지 않고, 이쪽의 장점을 가지고 적의 단점을 칩니다.

798 귀하게 되느냐 천하게 되느냐는 골상에 달려 있고, 근심이 생기느냐 기쁨이 생기느냐는 얼굴 모양과 빛깔에 달려 있으며, 성공과 실패는 결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것을 참고하여 판단하면 만의 하나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45) 결단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어떤 일을 도모할 때 결단력이 없는 것은 탄환이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801 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남의 우환을 제 몸에 지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남의 근심을 제 마음에 품으며, 남의 것을 먹으면 그의 일을 위하여 죽는다

46) 남에게 은혜를 입으면 그를 위해서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해야 함을 이야기 한다.

802 용기와 지략이 군주를 떨게 만드는 자는 그 자신이 위태롭고, 공로가 천하를 덮는 자는 상을 받지 못한다.

47) 재주가 너무 뛰어나면 경계의 대상이 되며 많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것 또한 본인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다. 군주를 모시고 있는 한 군주를 넘어서면 안 되는 것이다.

803 대체로 나무를 하고 말을 먹이는 이는 만승의 천자가 될 만한 권위도 잃어버리고, 조그마한 봉록을 지키는 데 급급한 이는 경상 자리를 지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지식은 결단하는 힘이며, 의심은 일하는 데 방해만 됩니다. 터럭 같은 작은 계획을 자세히 따지고 있으면 천하의 큰 술수를 잊어버리고, 지혜로 그것을 알면서도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은 모든 일의 화근이 됩니다. 그래서 맹호라도 꾸물거리고 있으면 벌이나 전갈만한 해도 끼치지 못하고, 준마라도 주춤거리면 노둔한 말의 느릿한 걸음만 못하며, 진나라 용사 맹분도 여우처럼 의심만 하고 있으면 보통 사람들이 일을 결행하는 것만 못하고, 순 임금이나 우 임금의 지혜가 있더라도 우물 거리고 말하지 않으면 벙어리나 귀머거리가 손짓 발짓을 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능히 실행하는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공이란 이루기 힘들고 실패하기는 쉬우며, 때란 얻기 어렵고 잃기는 쉽습니다. 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원컨대 당신께서는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48) 결단력과 실행력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아무리 많은 재주를 갖고 있더라도 제 때에 쓸 수 없다면 없느니만 못한 것이다.

805 “이 사람은 장사일지니, 나에게 모욕을 주었을 때에 내 어찌 이 사람을 죽일 수 없었겠는가? 그를 죽인다 하더라도 이름이 드러날 것이 없기 때문에 참고 오늘의 공을 이룬 것이다.”

49) 나아가야 할 때와 멈추어야 할 때, 낮추어야 할 때를 아는 한신이 멋지다. 그의 자리가 괜한 것이 아니었구나. 나는 이런 자리에 오를 만한 재목도 못되지만 작은 치욕도 참아내지 못할 것 같다. 이런 발끈하는 성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806 날랜 토기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 버린다. 적을 깨뜨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

50) 씁쓸한 말이다. 임무를 다한 사람은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과거에 아무리 큰 공을 세웠더라도 현재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없으면 과거의 영광은 소용이 없으며 또 그런 이를 경계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과거에 힘입어 현재에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아직도 이 책의 글들을 한 눈에 껴안는 것은 버거우나 두 번 읽는 이유와 의미를 조금은 알것같다. 이 책을 손에서 놓은지 3주만에 다시 잡았지만 그때와 또 다른 의미로 해석이 되고 못 보았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 경험은 고전의 매력은 곱씹을수록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치를 알게 해주었다.

<책의 목차와 전체적인 뼈대>

 역자서문-해제, 차례, 일러두기

  1. 백이 열전

  2. .안 열전

  3. 노자. 한비 열전

  4. 사마. 양저 열전

  5. 손자. 오기열전

  6. 오자서 열전

  7. 중니 제자 열전

  8. 상군 열전

  9. 소진 열전

  10. 장의 열전

  11. 저리자. 감무 열전

  12. 양후 열전

  13. 백기. 왕정 열전

  14. 맹자. 순경 열전

  15. 맹상군 열전

  16. 평원군. 우경 열전

  17. 위공자 열전

  18. 춘신군열전

  19. 범저. 채택 열전

  20. 악의 열전

  21. 염파. 인상여 열전

  22. 전단 열전

  23. 노중련. 추양 열전

  24. 굴원. 가생 열전

  25. 여불위 열전

  26. 자객 열전

  27. 이사 열전

  28. 몽염 열전

  29. 장이. 진여 열전

  30. 위표. 팽월 열전

  31. 경포 열전

  32. 회음후 열전

  33. 한신. 노관 열전

  34. 전담 열전

  35. . . . 관 열전

두 번 읽기를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파악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곱씹어야 되겠다라는 마음을 갖게 한다.

<감동적이었던 장과 절>

87~91 (한비자의 세난편)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중략) 유세자가 아직 군주에게 두터운 신임과 은혜도 입지 않았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해 버리면 설령 그 주장을 실행하여 공을 세우더라도 군주는 그 덕을 잊을 것이며, 그 주장을 실행하지 않아 실패하게 되면 군주에게 의심을 받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유세자의 몸은 위태로워질 것이다. (중략)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중략) 군주가 유세자의 충성스러운 마음에 반감을 가지지 않고 주장을 내치지 않아야 비로소 유세자는 그 지혜와 언변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군주에게 신임을 얻고 의심 받지 않으며 자신이 아는 바를 다 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략) 재상 이윤이 요리사가 되고, 백리해가 포로가 된 것은 모두 군주에게 등용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성인이면서도 이처럼 자기 몸을 수고롭게 하고 천박한 일을 겪은 뒤에 세상에 나왔다. 그러므로 재능이 있는 인재라도 이러한 일을 부끄러워할 것이 없었다. (중략)  이웃집 사람과 관기사가 한 말은 모두 옳으나 심한 경우는 목숨을 잃고 가벼운 경우는 의심을 받았다. 이는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어렵다는 뜻이다. (중략)  용이라는 벌레는 잘 길들여 가지고 놀 수도 있고 그 등에 탈 수도 있으나,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이 있어 이것을 건드린 사람은 <용이> 죽인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거꾸로 난 비늘이 있으니, 유세하는 사람이 군주의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지 않아야 성공한 유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자.한비 열전이 인상적이다. 유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도 유세는 존재하고 있다. 각종 선거를 하기 전에 열렬한 유세가 선행된다. 하지만 이것이 끝나면 유세하며 내 뱉었던 말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예전에도 지금도 같이 존재하지만 비슷하면서도 웬지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380 맹상군은 신분이 귀하고 천함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이 자신과 똑같이 대우해 주었다.

383 처음 맹상군이 좀도둑과 닭울음 소리를 잘 내는 사람을 빈객으로 삼았을 때, 다른 빈객들은 모두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그런데 맹상군이 진나라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이 두 사람이 그를 구하였다. 그 뒤 빈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마음속 깊이 맹상군을 따르게 되었다.

*맹상군 열전도 인상적이었다. 신분이 귀하고 천함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대우할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싶다. 그런 대접을 받을 때면 우러르게 되고,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할 때면 비분 강개를 금치 못하면서도 안 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말만으로 마음가짐만으로 가질 수 없고 진심으로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실행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보완점>

이 책에 대해서 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역자의 노력으로 생각보다 잘 읽혀 좋았다. 좀 더 깊이 읽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책의 두께 때문에 빨리 넘어가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각 장마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설명을 하는 부분에 인물이나 사건이 있을 시 활동 년도나 사건발생 년도를 표기해 주었다면 더 친절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기전체를 쓰고 있으므로 인물이나 사건 중심으로 읽다 보면 시간의 흐름이 궁금할 때가 많았다. 물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해설을 달아 놓기는 했지만 앞뒤를 왔다갔다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미진한 부분도 있었다.

-책 앞부분에 시대적인 상황을 전체적으로 안내해 주었더라면 더 좋을 듯 하다. 왜 그렇게 많은 합종과 배신이 있었는지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은 마치 인물과 사건, 권모술수의 백화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남는 것이 참으로 독하고 치열하고 처절하다.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멋지면서도 한편으로 측은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구절도 만나지만 자신의 삶을 구걸하는 모습을 볼 때는 씁쓸했다. 하지만 이 책은 많은 지혜를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 읽기 할 때는 반드시 더 깊이 읽을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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