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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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4살짜리 딸아이의 발을 씻겨주고 있을 때였어요. 쉴새 없이 종알대던 아이가 문득 물어보더군요.
“왜 발이를 씻어요?”
“지지니까.”
“하은이 발이가 지지예요?”
순간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딸아이의 발이 지지일리는 없잖아요. 아이에게 자신의 발이 지지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구구절절 설명을 했지요.
“아니, 하은이 발은 지지가 아니야. 하은이 발은 깨끗한데, 많이 걸어다니고 뛰어다녀서 지지가 발에 묻은거야. 자기 전에는 발에 묻어있는 지지들을 씻어주는 거야. 알겠어?”
아이는 알아들은 건지 못 알아 들은건지 “응. 알겠어.”라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너무 훌륭히 답을 해줬다며 제 자신이 으쓱해지던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역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상처와 실패에 우리 자신을 노출시켜 왔습니다. 그것들 중에는 제법 덩치가 큰 것들도 있을 테고, 그저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수 있는 작은 것들도 있겠죠. 그런 것들은 때로 우리의 마음 속 깊이 남아서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자잘한 실패들이 모여서 새로운 도전을 두렵게 만들고 때론 지레 포기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상처들이 콕콕 박혀서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을, 내 자신을 내보이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있다고 해서 우리가 상처만 받은 흠집투성이라거나 실패를 해 구겨져버린 것은 아닐겁니다. 어떤 상처와 실패를 받고 겪었던 간에 우리는 여전히 제 자신이며, 여전히 소중한 존재이겠지요. 어쩌면 그 상처와 실패들은 우리의 기나긴 인생에 한 자락에 묻은 먼지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털어내고자 하면 툭툭 털어내 버릴 수 있는 그런 먼지 말이예요.
우리는 모두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인생에 커다란 상처와 실패가 자신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진정한 우리 자신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당신이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아픔이란 놈은 상대적인 놈이라 어떤 이에게는 작은 티끌처럼 보이는 것들이 제 자신에게는 죽을 만큼의 통증을 안겨주기도 하니까요. 그 절대량을 산출하는 방법은 아마 끝내 나오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하나 알고 있는 것은 당신이 아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이예요. 그것은 당신이 실수를 한 순간에도 변치 않을 사실이고, 못난 모습을 보이는 순간에도 엄청난 시련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순간에도 변하지 않을 사실입니다. 당신이, 우리 모두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은 그 누가 어떤 말로 부정하더라도 사실입니다. 수많은 경쟁률을 제치고 태어나 하루에도 수많은 인구가 죽어가는 현실에서 아직도 살아있는 당신은 분명 살아야하는 이유와 잘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아주 소중한 존재입니다. 아마 당신과 나에게 닥쳐왔던 모든 아픔은 정말이지 먼지와 같은 것일 거예요. 툭툭 털어버리면 되는 거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털어내기만 하면 되는 거죠.
매일 아침 우리네 어머니들이 이불에서 먼지를 털어내듯이 우리도 털어내 보아요. 우리의 삶 한 자락에 붙어 있던 먼지들을 말이예요.
시궁창에 빠져서 털어도 털리지 않는다구요? 그럼 깨끗이 씻어내면되죠. 제가 학교도 들어가기 전 쯤에 시골에서 철없이 뛰어다니다가 거대한 소똥 밭에 빠진 적이 있었어요.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기억이 안나요. 엉엉 울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깨끗이 씻고 나니 아무일 없는 듯 하더군요. 지금 누가 제 다리를 보고 소똥 밭에 빠진 적이 있다고 생각하겠어요.
얼룩은 겨우 사라진듯 한데 이제는 냄새가 남았다구요? 그렇다면 햇빛을 쪼이고 바람을 맏으면 되죠. 김치통에 얼룩진 김치 국물도 햇빛을 보면 사라지고, 집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탄 냄새도 문을 열어놓으면 언젠가는 사라지게 되어있답니다. 며칠 전에 제 차안에서는 음식이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었죠. 추석에 장봐두었던 음식 중 하나가 빠져서 트렁크에 계속 놓여 있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어요. 결국 트렁크에서 썩고 있었죠. 일주일 후에 발견해서 치웠지만 그 냄새는 점알 쉬이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그 냄새도 일주일이 지나니 사라졌습니다. 엊그제는 저희 엄마가 홀랑 태운 김치찌개 연기로 집안이 자욱했지만 그 역시 며칠 지나니 사라지더군요.
쓰레기 좀 치우고 청소하면 다시 말끔해집니다. 제 차는 여전히 저를 움직이게 해주는 소중한 마이카이구요, 저희 집은 두 다리 쭉 뻗고 뒹굴거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냄새와 연기로 가득했던 그 순간까지도 말이예요. 당신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털어내고 싶은 먼지들을 털어내세요. 그리고 햇빛과 바람을 맞이하세요. 뽀독뽀독 당신을 씻어서 뽀송뽀송 말려보세요. 그 안에 숨어 있던 사랑스러운 당신의 모습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을거예요. 언제나 기억하세요. 우리 모두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랍니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 역시 그럴겁니다.

나도 뭔가 의성어, 의태어를 좀 써보도록 노력해봐야겠어.. 영... 글이 뭔가 너무 딱딱해.ㅜㅜ..
먼지를 털어내세요. 간결하고 깔끔한 글. 왠지 담백하다... ㅎㅎㅎ.
가끔 소심한 A 형 성격이 막 튀어나올때면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때가 있는데, 그럴 때 먼지 털어내는 기분으로 훌훌 털어내봐야겠당..ㅋㅋㅋ..
참.. 영어 파일은 아는 분에게 물어봤더니 컴터 용량 때문에 지웠다는군.ㅡㅡ;..
대신 파일이 있는 곳을 알려주셨음. www.pdpop.co.kr 에서 이수영, 스피드 리딩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파일 중에 아이폰용을 다운 받으면 된데. 회원 가입하면 1000원이 서비스로 나오니 그걸로 구입을.. 근데 20강의짜리라.. 돈을 좀 충전해야할지도..ㅋㅋㅋ.. (어둠의 경로로 구해다주고 싶었는데..ㅜ)
그리고 이 분이 내게 전해 주신 메시지인데 영어공부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분(인것 같아).ㅋㅋ. 도움이 될듯하니 여기도 첨부할게.. 화이팅!!!!! (그리고 얼마 전 영어강사인 친구 왈, "영어 들으면서 성대모사를 하래. 들리는 대로 반복해서 따라하는 게 언어감각이 좀 있는 사람한테는 좋은 영어공부법이라는구만.." 훔.. 땡칠이 점점 열공하는 모드..ㅋㅋㅋㅋㅋ)
" 롱테일북스 책중에서 제가 권하고 싶은 책은
number the star (뉴베리 수상작)
업 up
쿵푸팬더 1
쿵푸팬더 2
업과 쿵푸팬더 1,2 는 단어 수준이 쉬워서 원서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좋아요.
넘버더스타는 영화는 없지만 책 자체가 뉴베리 수상작이라 몰입도가 장난 아니라서 단어 수준은 좀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단어장 참고하면서 읽으면 계속 다음으로 책을 넘길수가 있어요.
책에 빠져들어서요.
그다음에 라푼젤, 메가마인드, 토이스토리3 가 괜찮아요.
요 3권의 책은 생소한 단어들이 좀 많아지지만요
캐리비안의 해적 4는 단어분량이 좀 많아지는데
앞에서 말한 책들을 다 떼고 읽으시면 단어에 많이 익숙해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