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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6일 08시 05분 등록

[프롤로그]

창조.나눔.긍정.진정성.생명력.본래면목.자연스러움.열정.지혜.성장


열가지의 소중한 단어 나열하기를 해본다. 거의 일년만의 업데이트이다. 작년과 달라진 단어들이 몇개 보인다 비상 대신 생명력이라는 단어가 보이고 학습대신에 성장이라는 단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비상에서는 이미 그 안에 생명력을 머금고 있지만 보다 그 알맹이를 끄집어낸 것은 더 원시적인 표출이자 아름다움의 내포이다. 모든 생명력 넘치는 안에는 태초의 아름다움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속에는 학습에서 머물지않은 실천을 통한 실제적 변화가 담겨있다. 그렇게 좀 더 자연과 가까워지는 삶의 자세를 받아들이고자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1시간의 기적]

그림자가 짧아지는 오후 12시다. 빌딩숲 그림자에 은둔해있던 직장인들이 하나 둘 햇빛 속으로 자신의 그림자를 달고 나서는 시간이기도하다. 오늘 햇살은 유독강해서일까 자신들의 걱정을 닮은 그림자도 더 진하게 느껴진다. 원래 너무 밝은 존재 앞에서는 왠만한 것들은 어두워 보이는 상대적 박탈감과 비슷하다. 모두 존재자들이기에 작고 큰 걱정 꾸러미를 하나씩 달고 나설 수 밖에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렇게 끊임없는 걱정들과의 공생인지도 모르겠다. 존재하는한 함께할 그림자가 생기듯 배속의 허기를 채움으로 그 걱정들도 다시금 생명력을 선사받는다. 마치 기생충이 영양보충을 통해서 다시 살아숨쉴수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시간은 단순히 무의식적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허기를 채우며 걱정을 미뤄두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곧 그림자는 다시 길어질 것이기에 안심할 수는 없고 1시간이란 기적을 이룰 수도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날도 역시 사샤는 책 한 권을 들고 비둘기떼같은 직장인 무리들을 역류하여 혼자만의 성소를 찾는다. 흔히 아지트라고 하기도하지만 성소라는 말 속에는 아지트에는 없는 정화의 시간이 숨겨져있다. 자신만의 성소란 그렇기에 사실 여러군데 있어도 좋은 법이다. 빌딩숲에서 성소를 마련하기란 태풍이부는 와중에 둥지를 트는 것 만큼이나 어렵고 고단한 일이지만 간절하면 보이게 마련이다. 얼마전 새로생긴 이름도 어려운 카페하나. 'Love hurts Life go on' 그곳은 아직 조용하다. 책 읽기도 좋고 혼자가서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안성맞춤 공간, 게다가 음악까지도 그녀의 취향에 맞으니 얼마나 행운인지. 오늘은 책에 시선을 집중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녀 손에 들려있는 자크 아탈리의 '살아남기 위하여'의 무게 때문이다. 그 책을 읽으며 미래에 대한 준비와 정비를 제대로 다시해야 될것같은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책은 얇은데 그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에 물리는 형국인 것이다.


여러분 스스로가 여러분이 세계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는 변화가 되어나간다.ㅡ마하트마 간디


서문의 간디 인용구절이 가슴에 걸려 내려가지 못한다. 온몸으로 그 문장을 소화해보고싶은 욕망을 느낀다. 점심대신 지중해를 닮은 망고주스 한 잔을 시켜놓고 저 문장을 곱씹는다. '어떤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로 가는 길은 무엇인가' 위기의 시대에 살아남기위한 전략으로 일곱가지 원칙을 알려준다. 자긍심의 원칙, 전력투구의 원칙, 감정이입의 원칙, 탄력성의 원칙, 창의성의 원칙, 유비쿼터스의 원칙, 혁명적사고의 원칙들이 바로 그것이다. 뭔가에 걸려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있는 듯한 지금의 상황은 아탈리가 말한 원칙 중에서 어떠한 원칙에 위배되고 있는걸까 


마음의 소리를 듣지않고 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않고 알고보면 제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것은 아니였나 생각해본다. 위기를 넘어서는 서바이벌 카트의 첫번째 단추부터 살펴본다. 스스로를 사랑한다고하면서도 사실 그 이야기를 제대로 귀 담아 듣지 못했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사실 점심 시간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예전에는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눌려 원하지않는시간들을 흘려보내곤 했다. 한국의 아저씨들은 밥에 대한 예절이 부족하다. 5분안에 밥을 마시고(그건 분명마시는 모습이다) 상대에게서 암묵적으로 빨리 먹기를 강요하는 직장인 점심문화. 숨이 막혔다. 사무실에 앉아있는 동안은 산소호흡기를 끼고 생명을 연장하는 것 마냥 열정도 도전의식도 없다가 간신히 죄수들이 운동장을 도는 체조시간을 얻는 것처럼 점심 시간동안의 자유가 주어진다. 1시를 넘겨서 들어가면 눈치보이고 못할짓 한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밥을 마실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점심 식사도 줄서고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들어오면 소화도 잘  안되고 그 오후의 시간이 고통스러운 때도있다. 



아탈리가 이야기하는 시간의 밀도높이기와 밥마시기 사이에는 결정적인 방향성과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거리가있다. 시간의 밀도를 높여서 매 순간을 마지막인 것처럼 충만하게 살고있지도않고 인생계획을 세계의 변화추이와 맞물려서 탄력받는 사고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해서 파도가 밀려오듯 그렇게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걱정의 바다가 되어있다. 점심 시간은 그래서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파도소리를 멈추고 객관적으로 바다를 나와서 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점심시간과 1시간을 특별하게 휘둘리지않으며 자신이 바라는 변화에 가까워지는 길을 찾는 혁명의 시간으로 만들고자 결심한다. 하루 동안 존재의 무게감을 닮은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는 점심 시간 동안 근심을 줄일 혁명의 시간을 갖는다니 아이러니하다. 


1시간이란 ... 축구의 전반전보다길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세레나데를 불러주는 시간보다도 길고 파도가 한 번 철썩이는 시간보다도 길다. 365일동안의 1시간의 집합은 365시간이다. 그 무게는 어쩌면 지금의 걱정의 무게를 이겨낼 수도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위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한 시간이란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뒤엎을만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 에너지 충만한 시간들이 그렇게 버려지고 있다. 혁명의 시간으로 에너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다. 그림자가 발바닥에 맞춰지며 일치되는 그 순간을 잡아야한다. 그녀는 자신의 창조성 노트에 적는다. '1시간의 기적' 그리고 한달에 한 번 떠오를 수 있는 에너지 집중의 시간을 원하는 이들끼리의 모임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다. 비둘기떼의 무리를 역류할 긍정의 에너지 나눔을 기획한다. 그렇게 새로운 혁명의 징조를 품는다. 개인의 변화가 동지들의 변화를 부르고 기업과 나라의 변화에 영향을 주며 결국 인류의 생존에도 영향과도 관계된다. 그리고 다시 제대로 자긍심을 삶속에서 구현한다는 것이다해 생각해본다. 그래서 그 하나하나의 자긍체들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지금부터 꿈꾼다. 


한 시간의 기적이란 모임은 그렇게 생겨났다. 점심시간의 고요한 혁명이다. 모여서 우리는 책에대해 얘기 나누기도하고 사회적 이슈에대해서도 나누고 어쨌거나 밥을 마시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교류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한달의 한 번 '한 시간의 기적'과의 만남 이외에 개인적으로 그녀는 그 시간들을 '걱정의 그림자가 짧아지는 시간'이라 부르며 산소호흡기를 떼고서 스스로 호흡하는 시간으로 자가 호흡의 시간으로 주장한다. 그래서 의식적인 호흡이 뚜렷한 방향을 의식하는데 도움이되기를 바라고있다. 그녀는 이제 성소를 찾는 것이아니라 어디든 그녀의 쉼이 있는 곳은 정화의 쉼터로 변할 수 있게될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예상하게 된다.


하루중 그림자가 가장 짧아진 오후 한시의 배웅을 받으며 성소로부터 고요한 발걸음을 옮긴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지만 이제 그곳은 고통스럽게 산소호흡기를 끼고 버텨야할 곳이 아니라 시대를 지나가는 하나의 풍경이자 성장의 과정으로 다가온다. 어떤 기적이 다가올지 벌써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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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9.26 10:18:10 *.163.164.177
한시간의 기적!!
직장인들의 창조성 깨우기, 변화하기를 모색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한 꼭지이다.
일년 365시간으로 잊혀져가는 나의 무엇하나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
나에게 대입해도 아주 훌륭한 모색이다.

헌데 사샤. 점심은 언제 먹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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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6 11:56:27 *.246.71.57

ㅎㅎ 점심도 먹으면서하면 좋죠~이미 몇번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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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09.26 15:31:03 *.111.51.110
그림과 음악이 없는데도 사샤스러움이 묻어나네~
좋다~
사샤의 조용한 혁명에 지지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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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a
2011.09.26 18:43:43 *.246.70.127

고마워요~조용하지만의미있는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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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09.26 17:37:35 *.143.156.74
점심시간.
직장인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시간이지.
야인이 되고 보니 혼자 먹는 점심이 가끔은 쓸쓸하지.
마음 맞는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먹는 점심이 그리워지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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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a
2011.09.26 18:45:27 *.246.70.127

정말 사람은 청개구리같아요~ 바다에가면사람이그립고~ 사람들사이에있으면바다가그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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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09.27 05:19:46 *.23.188.173
언니는 혼자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게 어울릴 듯.
앗... 혼자가 어울리면 안되는데
근데 언니는 눈을 감고 있어도 왠지 음악을 듣고 있는 듯 보일거아.
실제로는 자고 있더라도 말이지.ㅋㅋㅋㅋㅋㅋ
내가 맨날 언니에게 언니는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고 물었잖아.
그래서 요즘 언니글이 너무 재미있다니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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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7 14:46:54 *.45.10.22
고마워 루미야 ^^ 
지루하지 않은 일상으로 초대할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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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09.27 22:34:07 *.38.222.35
점심시간은.. 배가 너무 고파서..ㅜㅜ.. 난 곡기로 허기진 배를 점심시간만은 꼭 채워줘야하기에 감히 시도해 보긴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샤사의 기적의 점심시간이 내게는 퇴근 후의 시간이었던듯.. (훔.. 뭐 언니는 퇴근 후에도 워낙 많은 일들을 하니까..ㅋㅋㅋㅋㅋ.. 나는 할만한게 정해져 있어서.. 그 시간도 감지덕지... )

정말, 숨통이 트이는 글이다. 왠지!!! 루미언니 말처럼..ㅎ.. 언니의 하루를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군..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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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13:20:47 *.45.10.22
배고픔이라는 것도 사실 가만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정말로 몸이 원하는 배고픔인지 아니면 
습관적인 머리속의 명령인지 말야 ㅎ
암튼 숨통트이는 글이라고 해주니 기분이 좋네 그랴 
그 재미 이어서 쭈욱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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