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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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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9일 23시 09분 등록

오늘은 당신에게서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어딘지 이야기 해보려 해요. 갑자기 왠 자신있는 부분이냐구요?

이번 주에 저는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거기서 이런 말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10년 동안 에어로빅 강사로 일했다. 그리고 항상 사람들에게 자기 신체 중에서 가장 자신있는 부분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자기 신체 중 바꾸고 싶거나 다르게 보이길 원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거기에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보세요. 그렇게 할 필요 없어요. 차라리 신체 중에서 가장 자신있는 부분에 집중하세요. 그러는 편이 기분이 훨씬 좋아질 거예요.’”

어떠세요? 저도 살면서 많은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도했는데 언제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바꾸기 위함이었지요. 그리고 그건 즐거운 운동이 아니라 하나의 노동이 되곤 했어요. 이 부분만 괜찮아져 봐라. 내가 당장 그만두리라. 이런 다짐을 하며 이를 악물고 하게 되는 노동이었지요. 자연히 운동에는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요. 빨리 원하는 결과를 받고 싶어서 안달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지루하고 지겨운 인내의 시간들만이 보이고, 결국은 생긴대로 살자며 포기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같은 목적을 가지고 다시 도전하곤 했지요. 그러자 운동이란 다이어트란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인내와 극기를 가진 자 만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끊임없는 운동으로 탄탄한 복근과 탄력있는 팔뚝과 다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부러우면서도 그것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을 하기에는 너무 힘든 시간들이라며 지레 포기하기도 했어요.

우리는 언제나 자신이 없는 부분을 내어 놓기를 꺼려합니다. 그 결과 더욱 그 부분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요. 통통한 다리로 스키니 진을 입고 길게 입은 상의를 끌어내려 통통한 다리를 감추려고 정작 자신이 가진 예쁜 팔은 쳐다보지 못하게 되었죠. 늘어지는 팔뚝살에 신경쓰느라고 정작 매끈한 등라인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곤 했어요. 마치 구멍난 양말을 신고 친구집에 놀러간 사람처럼, 발가락을 잔뜩 오므리며 힘을 준 채로, 누군가가 이 부분을 발견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다가 제대로 놀고 오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던 거죠. 오늘 하루 결점을 커버하려 무장한 자신의 모습이 흐뜨러지지 않을까 쉴새 없이 점검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뭔가 계속 찜찜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지요. 잘록한 허리가 강조되어 보이는 옷을 입고 나와 하루 종일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 덕분에 제법 예쁜 선을 가진 당신의 다리가 어떤 모양새로 걷고 있는지 모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차라리 조금 인정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요 난 좀 통통한 허벅지를 가지고 있어요. 제 팔뚝은 말랑말랑 하답니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그러기엔 조금 우울하죠? 이런 저런 부분들이 한꺼번에 따라나와 이것도 저것도 인정해 달라며 아우성이잖아요. 그러니 자신이 있는 부분을 찾아봅시다. 누가 뭐래도 이 부분은 바꾸고 싶지 않다거나 다시 태어나도 이 부분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거나. 생각보다 힘드시나요? 저는 조금 힘들더라구요. 바꾸고 싶은 부분은 줄줄 말해줄 수 있는데 죽어도 포기못할 만큼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는다는 것이 말이예요. 그래도 말해보자면 발목에서 무릎 위 반뻠까지의 다리입니다. 뭐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허리 보조개가 있군요. 아, 어렸을 적부터 저희 아빠가 최고라 쳐주신 이마와 콧날로 이어지는 옆선도 있네요. 사진을 찍어도 항상 정면 보다는 옆모습이 잘 나오곤 했지요. 다른 것들은 다음에 찾으면 말씀드릴께요.

가지고 싶은 것들은 정말 많지요. 탄탄한 복근, 탄력있는 다리, 물고이는 쇄골, 동그란 눈, 가늘고 긴 손가락 등. 이것뿐인가요? 밤을 새서 세라고 해도 줄줄 늘어놓을 수 있어요. 이 생애 나라를 구하면 다음 생애는 이루어지려나요? 이 중에는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그럴 수 없는 것들도 있지요. 지금 키가 자라겠어요,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커지겠어요? 그러니 거울을 들어다보며 가장 자신이 있는 부분을 찾아봅시다.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구멍난 양말 때문에 제대로 놀고 오지도 못한다면 그 보다 아까운 시간이 어디있겠어요. 친구집에 놀러 갔으니 최대한 신나게 놀다가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와야 하지 않겠어요?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우울해도 하루가 지나갑니다. 당신이 가진 것을 뽐내도 하루가 지나가지요.

제가 알던 학원 실장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매우 당차고 열정적인 그래서 20대 중반의 나이로 실장선생님을 하던 그녀였어요. 언제가 제가 치마를 입은 모습을 보고 “쌤 치마를 확 자르자.” 라고 말씀하셨죠. 다리가 괜찮으니 좀 더 드러내보자는 말씀이셨지요. 그 선생님은 말씀하시곤 하셨거든요. 가슴이 예쁜 것들은 확 패인 옷을 입어서 드러내주고, 다리가 예쁜 것들은 짧은 옷을 입어주어야 한다고 그렇게 예쁜 부분은 다른 사람한테 드러내면서 자랑을 좀 해주고, 보는 사람들도 ‘아, 좋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고. 당신 자신 역시 쭉 뻗은 긴 다리를 자랑할 수 있는 짧은 원피스를 즐겨 입으시던 분이었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예쁜 부분을 찾아보세요. 그 부분을 부각시킬 수 있는 차림새를 하고 그 부분을 더 가꿀 수 있는 운동을 하세요. 당신이 가진 그 예쁜 부분을 최상으로 만드세요. 당신이 그 부분을 우리에게 보여줄 때 우리는 당신이 가진 많은 약점들을 보는 것을 잊어버릴 겁니다. 이미 우리는 그 멋진 부분에 시선을 빼앗겼을 테니까요.

자, 당신이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IP *.23.188.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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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0 09:38:32 *.166.205.131
저도 자세히 보면 속꺼풀이 있답니다.
아주 자세히 봐야하지만...ㅋ
그외엔 잘 모르겠삼.
인상?
꼭 외모여야만 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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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10.11 06:14:26 *.23.188.173
이 글을 쓰기 전에 주변인들에게 물어봤는데
다들 대답이 쉽지 않더라구요
외모에 자신을 갖는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꼭 누가 봐도 잘 생겨야 자신감을 갖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잘난 부분을 하나 찾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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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0 22:51:05 *.143.156.74
루미의 글을 읽고 나의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 어딜까 생각해봤지.
사람들이 부러워하던 쇄골 라인은 이제 희미해졌고
내가 은근 자신있어하던 속꺼풀은 눈 두덩이의 살(혹은 붓기)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고
작아도 나름 탄탄했던 몸매는 이제 많이 허물어졌지만
그래도 나는 꽤 괜찮은 인간이라고 자부하며 살고 있다.
그럼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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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0.11 21:25:42 *.143.156.74
방글방글한 머리카락이 부러웠다고? ㅋㅋ
별로 손질은 안 하는데 반곱슬이라 방글방글하지.
그래, 자신있는 신체 부위로 이걸 넣어둬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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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10.11 06:19:04 *.23.188.173
흠~ 나는 별 다른 손질 안해도 방글방글 되어 있는 언니의 머리카락들이 부러웠지....
열심히 손질하고 다니는 거였나....?????
언니는 "꽤"가 아니라 "정말" 괜찮은 인간인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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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1 08:48:10 *.45.10.22
루미체는 이제 정말 확실히 자리 잡아가는건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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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10.11 19:57:49 *.163.164.179
이야기할때의 재잘거림처럼 요즘 루미의 칼럼에서는 재잘거림이 느껴진다.
너의 문체를 잘 잡아가고 있는듯하다.
작가의 생명은 ‘문체’에 있다고 한다.
문체는 사람으로 치면 고유의 인품이라고 있는 것이지..
너는 너의 인품을 찾은겨...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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