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샤
- 조회 수 2168
- 댓글 수 6
- 추천 수 0
뿌리깊은나무 by Sasha
우리 자신이 되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다-스피노자
오늘도 가방이 무겁다.
마치 달팽이가 평생을 집을 이고 다니는 것처럼 사샤의 가방은 항상 무겁다. 그 가장 큰 무게의 주범은 '책'이다. 오늘 아침에도 사실은 어제 내내 들고 다면서도 보지 않았던 책을 다시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다시 넣고 나왔는데, 어깨가 빠질 것처럼 아프다. 하지만 책을 들고 나오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보다야 무거워도 집 한 채 이고 다니는 편이 편안한 달팽이처럼 '책'은 사샤에게는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작은 손가방은 어울리지 않는다. 적어도 포켓북 정도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 때는 그것이 활자 중독인가도 생각해 보았는데 이번에 강점혁명이라는 책을 통해서 보니 그 강점이 끌어들이는 행동들이였음을 알 수 있었다.
탐구심, 학습, 전략, 사고, 관계자
아마도 그녀의 제1 강점 테마인 탐구심이 책을 손에 넣지 않으면 불안하게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집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과 물건들이 수집되어 있는걸까? 언젠가는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명목하에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수집 물건들이 한 둘이 아니다. 막상 버리려고 하지만 그것이 생각만큼 잘 안된다. 왜냐하면 꼭 필요할만한 곳이 생길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나의 방을 볼 때마다 '아트토털팩토리'같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의 블로그도 보면 정말 다양한 주제를 하나로 담아내고 있다. 나의 탐구심이 끌어들이는 다양한 영역들의 집합소같다는 생각이다. 한 때는 이러한 나의 모습이 약점은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너무나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많으니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의 강점을 풀어보니 이제 조금 이해가 된다. 2번째 3번째도 아닌 제 1 강점이 탐구심이라하니 이 다양한 관심을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지 고민을 해본다.
그래서 이어지는 강점을 살피니 학습이라는 테마가 나온다. 학습이란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는 그 과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탐구심이 다방면으로의 관심을 확대한다면 학습을 그 방면들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즐겁고 어렵지 않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재다능하거나 오지랖이 넓다고 생각이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방면으로 초점화 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말이다. 이러한 다양한 관심에 대한 배움의 열정을 하나로만 꿰어낼 수 있다면 대단히 신비로운 목걸이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지금 나의 구슬들 그 중에서 가장 반짝이는 구슬들을 살펴보니 어떻게 꿰어야 할지 보이는 것도 같다. 지금까지 그것이 강점이 아닌 약점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 큰 오산이였지 않나 싶다. 그 다음을 보니 '전략'이라는 테마가 있다. 전략이란 '혼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이것은 독특한 사고 방식이며, 세상 전반에 대한 특별한 시각이다. 이 시각으로 당신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복잡하게만 보이는 것으로부터 일정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 다행스럽게도 탐구심과 학습의 혼동 속에서 나를 지켜내고 이것이 강점으로 더욱 부각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전략'이라는 테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 삶의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적어나가면서 이 관심사들을 어떻게 꿰어낼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혼동의 Melting Pot이 아닌 하나의 멋진 보배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이 테마를 아주 강력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거운 가방이 불안한 마음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사고'하는 즐거움을 테마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늘 무언가에 대해서 사고하고 고민하고 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샤의 친구들은 그녀에게 자기 성찰의 귀재라고 했었다. 그녀는 어쩌면 그 자기 독백적 사고를 끊임없이 지속하면서 타인에 대한 사랑을 키워왔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본질을 꿰어내야만 타인에 대해서도 통찰력이 생길테니 말이다. 탐구심과 학습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이어서 거기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사고'의 테마가 겹쳐지면서 사샤스러움이 발동되는 것 같다. 여기에 완결점을 찍는 것은 바로 '관계자'테마이다.
사실 내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별로 없다. 그래서 '매력'이라는 테마가 나의 강점은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으나, 새로운 사람에 대한 관심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깊이 있는 관계성에 더 중점을 두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테마들이 사람으로 그 관심을 몰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교육과 비전 그리고 가치 있는 사람 속에는 꼭 사람이 등장했다. 그 관계자로서의 역할이 부각이 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사샤의 가방은 그래서 언제나 크고 무겁겠지만, 그 이유가 나왔으니 그러한 강점의 구슬들을 어떻게 꿰어야할지를 더 깊이 고민을 해봐야할터이다. 그래서 그것을 목에걸어야 진정 보배가 되고 스피노자가 이야기한 자신의 삶을 살았다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액자 안에서는 액자틀을 볼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가까이 있던 강점들이지만 알지 못했다. 조금 떨어져서 보니 보인다. 이제는 충실한 인생을 위해 구슬을 꿰어낼 차례이다.
자기 자신의 존재 법칙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이다. -칼 융
Tom Waits - you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WWt3vM3hQu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