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강훈
  • 조회 수 2296
  • 댓글 수 13
  • 추천 수 0
2011년 10월 10일 09시 37분 등록


사회가 발달할수록 범죄도 다양해지고 이에 따라 경찰의 수가 증가한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해서 '경찰의 수가 늘수록 범죄가 증가한다'고 추론하면서 경찰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인과관계를 거꾸로 적용한 오류이다.

흡연과 폐암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인구가 많을수록 폐암 인구가 늘어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담대를 피우는 사람이 많을수록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필요한 라이터의 수요도 증가한다고 한다. 이런 관계를 근거로 해서 라이터 판매를 금지하면 폐암 발생이 줄어들 것이라고 해서 '폐암 퇴치를 위한 라이터 판매금지 캠페인'을 펼친다면? 3의 요인을 보지 못한 논리의 착시이다.

 

상식의 세계에서는 이렇듯 논리의 인과관계를 파악하여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하는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관계가 복잡해지고 전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우리는 인과관계의 오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흔히 접할 수 있는 "커피를 마시면 수명이 늘어난다.",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비만이 되기 쉽다.", "매일 조금씩 마시는 포도주는 심장병 발병 확률을 낮춘다." 등의 논리들은 어떤가. 인과관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한 두 가지에 확대해서 인과관계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인간 수명과 비만 그리고 심장병에 미치는 많은 요인들의 관계를 알지 못하니 논리의 허점이 어디에 있다고 반박하기가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이번 주 논리의 미로에 빠졌다. 발단은 <강점혁명>이라는 마커스 버킹엄의 책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은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온 배움과 학습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했다. 나는 <배움 = 부족한 능력의 보완> 이라는 공식으로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부족한 능력을 꾸준히 보완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이것은 내가 기업체에서 인사담당자로 오랜 시간 일해오면서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에 적용해온 업무철학과 동일한 것이기도 하고 인사업무를 지배하는 보편적 이치이기도 하다.

열등한 것, 약한 것, 부족한 것은 보완의 대상이고 개인이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이런 약점을 바로잡아서 강화시켜야 한다는 믿음이 저변에 놓여있다. 잘하는 것은 현재로도 족하니 부족한 것을 메우는 것이 유비무환이요, 강한 것이 되기 위한 순치인 것이다.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폰 리비히는 "식물의 생장은 어떤 조건이 다 충족되더라도 결국엔 가장 부족한 조건에 맞춰서 생장이 결정된다"는 이론을 주장하였다. 이는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 의해서 결정되고, 물통이 담을 수 있는 물의 높이는 기울어진 한 귀퉁이의 가장 낮은 부분을 넘을 수는 없다라는 이치와 비슷하다.

 

마커스 버킹엄은 그의 책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시각을 바꿔야만 한다. 즉 약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되었던 모든 관심을 이제는 자신의 진정한 강점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데 쏟아 부어야 한다." 즉,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하라는 메시지이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장 뛰어난 재능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연습만 충분히 한다면 어떤 능력이든 학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업무 기술과 지식을 익히려 든다. 약점을 극복해야 출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점을 보완하려는 것은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일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약점에 집착하는 이유를 두려움으로 해석한다. 약점, 실패, 무능, 평범함 등에 대한 두려움이 강점에 대한 자신감을 자꾸 뒤로 숨기게 하고 우리 스스로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부질없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약점에 기울이는 노력은 실패를 예방하는 것 이상의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약점이 강점을 발휘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 정도라면 그냥 두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가장 통렬한 실패는 약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강점이 예상대로 발휘되지 않았을 때 겪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을 듣고 있으니 회사에서 인사업무를 하면서 실행했던 많은 일들이 '폐암 퇴치를 위한 라이터 판매금지 캠페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가만히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한가지 구체적인 칭찬을 하는 것은 어려웠어도 100가지 부족한 점을 꼬집기는 얼마나 쉬웠던가. 그것은 관계하는 타인을 보는 시각도 그러했지만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지배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성장은 흘러 넘치는 요소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부족한 것이 성장 잠재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더 나아지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삶의 구축을 위해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적은 논리 하나를 만들어 보자. 

<끝>

 

IP *.163.164.179

프로필 이미지
양갱
2011.10.10 09:55:35 *.166.205.132
그 논리 하나가 살을 붙여 형의 첫책으로 나오겠지요.
미로에 빠져도 실 한올아기 놓치지 않고 가다보면
빛이 가득한 세상이 보이는것처럼.

p.s 형, 근데 '외로운 늑대'의 외로운은 버리기로 했잖수?
땡7이 때문에 안외롭다고~
그럼 지금은 무슨 늑대?
프로필 이미지
강훈
2011.10.11 20:00:53 *.163.164.179
길잃고 털빠지고 헤메고 있다. --> 헤메는 늑대

양갱아, 공부 열심히 하면 원하는 주제를 쓸수 있는겨?
떠나고 싶은 곳, 머무르고 싶은 곳...의 주제는 매력적인데
왜 이리 힘이 없냐...지난 주에도 쓰다가 결국은 다른 것(위의 칼럼)으로 마무리했다.
프로필 이미지
부지깨이
2011.10.10 20:54:01 *.128.229.161

건 아마 떼늑대겄지.
글이 딱딱하면 안된다.  첫째  책의 주제에 집중할 것  둘째 부드럽고 재미있을 것
재미있으려면 좋은 사례가 필수다.   사례를 발굴하여 재해석할 수 있으면 그 작가는 좋은 탈렌트를 가진 셈이다. 
프로필 이미지
강훈
2011.10.11 20:04:38 *.163.164.177
싸부님!! 싸부님 글이 겁나게 반갑습니다. 어둠속 한줄기 빛과 같이...
실로...요즘 어둠 속에 헤메고 있습니다.
새로운 주제로 머리 속이 복잡하다 보니 글도 뒤죽박죽이 되는 것 같고...
그러나 사부님과 찾았던 주제 '떠나고 싶은 회사, 머무르고 싶은 회사' 주제는 맘이 아주 동합니다.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면 조금 나아지겠죠?

암튼 싸부님....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재경
2011.10.10 22:45:49 *.143.156.74
나도 그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지요.
약점을 보완하느라 인생을 너무 재미없게 살았구나.
저는 다시 팀장이 되면 팀원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강화해주는 사람이 되기로 했어요.
오라버니도 다시 인사담당자가 되면 그런 사람이 되겠지요.
이렇게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가는거겠지요.
프로필 이미지
강훈
2011.10.11 20:07:55 *.163.164.179
재경아...잘 지내고 있지?
요즘 근황을 알리지 못해서 미안혀~~
이래저래 바쁘고 엮인일들이 많았구만.

그래 전적으로 동감해...나의 강점을 좀더 빨리 알아서 그런 구석들을 좀 더 잘 드러나게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욕심만 많아가지고 이것 찝적..저것 찝적... 그러고 나니 지금 이리 헤메지. 아쿠!!

조금씩 성장하지 말고 팍팍 컸으면 좋겠네~~~~~~~~~~~~~~!!!!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11.10.11 00:03:59 *.8.230.133
"식물의 생장은 어떤 조건이 다 충족되더라도 결국엔 가장 부족한 조건에 맞춰서 생장이 결정된다"
=> 난 어걸 "기록은 최빈값의 대표치다"라고 하지
그러나 이러한  원리는 인간의 생리적, 생체역학적인 상황에 대해서만 적용하려고 하지
생각은 강점처럼 전체의 균형을 이끌고 있는 핵심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뒤져보니 별의 별 이론들이 다 있더군.
합리적인 생각이 있는게 아니라 합리적이게 하는 생각이 있는거지 뭐... 
프로필 이미지
강훈
2011.10.11 20:12:36 *.163.164.179
형님. 그래도 강점혁명은 사고의 반전이었어요.
진작에 이런 책들 읽고 공부좀 할 것을...이제서야 공부하고 알아가니..지난 시간이 쬐끔 아깝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후속편 "다시 길을 시작하며..." 
뭐 이런 것 시작하시지 않으십니까?
형님 글에는 참 생각할 것이 많은데...쬐까 나눠주시요!! 
프로필 이미지
루미
2011.10.11 06:32:52 *.23.188.173
나 역시 약점을 강점만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 마인드를 바꿔준 것은 언젠가 읽은 책 어딘가에 있던
부족한 부분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은 노력에 비해 미미한 성과를 가져다준다는 말이었지요
정말 그런 것 같았거든
못하는 것을 잘하려 하는 것은 언제나 노력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았어
힘들기만 하고 재미 역시 없었지.
그리고 어떤 식의 재미든 없는 인생이라면 매력이 없잖아요 ㅋ
그런 의미로 강점은 좋지 않은가요?
적어도 재미는 있을거잖아
프로필 이미지
강훈
2011.10.11 20:16:55 *.163.164.179
그쟈? 루미야 재미있는 것을 해야했는데.
재미있는 그 순간!! 뭐가 재미있는지 잘 느껴보고 또 했어야 했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고 다른 곳에서 헤멘꼴이지 뭐냐.

지금부터라도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재미있는것 이런 것들 샅샅이 뒤져서
내것하나 만들어 봐야겠다.

루미는 요즘 글이 반짝반짝해...읽기에 아주 좋아!! 너다워
프로필 이미지
2011.10.11 08:52:27 *.45.10.22
응 오빠의 부드러움을 더 살리면 좋을 듯해요 
점점 깊이가.. 
정말이지 다들 퀄리티의 상승이 나작가를 보는 듯한 느낌 ^^ 
명예 졸업 할 수 있겠죠?
프로필 이미지
양갱
2011.10.11 20:50:24 *.166.205.132
형의 유머에 완전 배꼽빠지네요~ㅋㅋ
프로필 이미지
강훈
2011.10.11 20:22:02 *.163.164.179
사샤...요즘 뭐한디 그리 바쁘냐? 연애 허냐?
옆구리 겁나게 시린 계절이 오닝께..단단히 준비혀라.
그래도 공부는 열심히 혀야써!!
책보따리만 큰 것 들고다닌다고...다가아니여!!
명예 졸업만 혀서는 안되고...광고도 들어오고 콘서트도 잘되고...
소속사계약도 잘되야 쓰고...암튼!! 겁나게 잘되야혀~~

난 요즘 죽갔다. 맨날 6~7등허는 조관우, 장혜진이 심정이 씽크로율 100빠센트로 이해된당께.
저번주에 6등인가 7등인가 허는 장혜진이 보고 내가 감정이입되야서 쬐까 눈물이 나더라.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그 맘!!
흑흑~~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72 #6. 미나의 모의 비행 - 견뎌내기 & 상상하기 file [14] 미나 2011.10.16 2265
2671 나비 No.25 - 북풍인가, 태양인가? file [12] [2] 유재경 2011.10.16 7767
2670 [Sasha] 컬럼26. 놀이터에서 제대로 놀기 file [9] 사샤 2011.10.16 2243
2669 단상(斷想) 82 - 작은 영웅 file [3] 書元 2011.10.16 2035
2668 [늑대26] 일과 삶의 균형_개인 [16] 강훈 2011.10.16 2054
2667 장미 6. 인드라 망 [6] 범해 좌경숙 2011.10.13 2606
2666 장미 5. 울고 싶은가? [2] 범해 좌경숙 2011.10.12 2168
2665 장미 4. 가상 북리뷰 - 칠일간의 만남 [4] 범해 좌경숙 2011.10.12 2170
2664 장미 3. 만일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8] 범해 좌경숙 2011.10.10 3002
» [늑대25] 논리의 오류 [13] [1] 강훈 2011.10.10 2296
2662 [Sasha] 컬럼 24 사샤의 목걸이 file [6] 사샤 2011.10.10 2167
2661 24. 당신의 오른손은? file [7] 미선 2011.10.10 2011
2660 당신이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7] 루미 2011.10.09 2710
2659 [Monday,String Beans-#5] 사진과 함께하는 시간여행_2 file [10] [1] 양경수 2011.10.09 3812
2658 #5. 미나의 모의비행 – 백수생활백서 & 재능 발견 [9] 미나 2011.10.09 2505
2657 나비 No.24 - 건투를 빈다. [15] [1] 유재경 2011.10.09 4595
2656 단상(斷想) 81 - 나의 줄리엣에게 file [4] 書元 2011.10.09 2104
2655 성공 키워드 아줌마를 보라 - 10. 어머니란 이름 書元 2011.10.09 2201
2654 장미 2. 사람은 가고 그의 말은 남았습니다. [6] 범해 좌경숙 2011.10.06 2261
2653 성공 키워드 아줌마를 보라 - 9. Mr.Simple 對 Mrs.Multi 書元 2011.10.03 2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