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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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보통 슬프고, 보통 기쁘다. 보통 설레고, 보통 행복하다. 보통 무감하고 무심하다. 아침이면 번잡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비슷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그러려니..'하고 잠깐 졸거나 드는 생각들에게 마음을 내준다. 가끔 폼 나는 인생을 꿈꾸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스스로 자제하며 출근길 어디쯤에 꿈을 슬쩍 내려 놓는다.
보통 9시에 출근하고, 즐겁지 않지만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을 보통 열심히 하다가 오후 네 시쯤 이렇게 사는 것도 힘들구나 하는 생각에 생의 반전을 생각해 보지만 허용된 삶에는 빈틈이 없다. 오후 6시 어제와 비슷한 하루가 익명으로 마무리된다.
아들녀석과 뽀뽀를 할 때, 김훈의 소설 한 구절이 잊혀져 가는 감정들을 날 선 느낌으로 바꾸어 놓을 때, 어느 때이른 아침 거리에서 비릿한 계절의 내음을 맡을 때, 비바체로 흐르는 바흐의 음악이나 임재범의 애절한 목소리가 마음의 누선을 건드릴 때, 깊은 자연 속에 비바크(biwak) 후 새소리에 눈을 뜰 때…. 삶의 환희가 솟구친다.
흥미로운 주제로 생각들이 메뚜기처럼 뛰어다닐 때, 일과 사람 속에서 나를 확인하고 존재가 충일할 때, 열정은 흔한 덕목이 아니라고 비껴둔 자리에서 샘처럼 뜨거운 열정이 솟아날 때 삶은 지상의 중력을 이겨내고 솟아오르는 몸짓으로 환희를 느낀다. 종종 환희는 섬광처럼 삶을 보충한다.
직장인의 일상에 환희와 열정이 늘상 봄볕처럼 내리 쬘 수는 없는 것일까. 일은 행복과는 섞일 수 없는 평행선의 한쪽에 존재하고, 자유를 빼앗긴 듯한 애석함의 그림자 속에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일을 하는 중에 행복을 느끼고, 자유를 느끼면서 일을 하고 싶은 희망은 연목구어의 어리석음인가.
[일과 삶의 조화]
삶은 일에 대한 의미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직장인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직장인의 일상은 일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일의 의미를 발견해야 활기 있는 삶이 가능하다. 자신이 맡은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채, 할당된 목표를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본인에게도 불행할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도 성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일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정서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끼고 사기가 저하되며 의기소침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의 일에서 의미를 찾아 열정을 발휘하는 것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주어진 일에서 소명을 찾기는 모래 틈에서 진주구슬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요, 같은 일을 계속 반복적으로 하는 상황에서 열정을 유지하라는 가르침은 직장인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인간다운 삶을 원하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봉급만으로는 삶의 만족감을 얻을 수 없지만 사람들 대다수는 참다운 삶과 먹고사는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대다수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떠나지도 못하는 딜레마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을 단순히 밥벌이를 위한 수단이라고 치부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는 없다. 삶은 결코 짧지 않고 나의 가치 또한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일의 의미를 발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 일과 삶의 균형 잡힌 조화를 위해서 자신을 탐색하고 탐색의 끝에서 보이는 길을 따라서 걸어야 한다.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를 발견하고 그 작은 관심사 하나를 회사의 일에 적용하고 결합시키려 할 때에 일과 삶의 조화는 천천히 움트게 된다.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은 이런 맥락에서 직장인들에게 "필살기"라는 개념의 비기 하나를 내어 보인다.
"필살기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죽여주는 기술이다. 내 평범한 재능을 비범하게 숙성시키기 위해 내일이 없는 듯 오늘을 다 던져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동시에 우리 자신을 걷어차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런 비장의 무기를 갖추기 위해서 그는 5단계의 필살기 완성법을 제시한다.
1단계 : 지금하고 있는 일을 샅샅이 뒤져서 하나하나를 온전하게 정의해본다.
2단계 : 1단계 리스트의 일들을 업무적인 중요도와 나의 적성과의 궁합으로 각각의 매력도를 분석한다.
3단계 : 2단계까지 분석된 것을 기초로 장기적으로 집중 투자할 핵심업무를 정의한다.
4단계 : 정의된 핵심업무에 창조적 변용과 세상의 요구를 반영하여 필살기의 날이 서도록 한다.
5단계 : 이렇게 준비된 필살기를 매일 똑같은 시간대에 똑같은 시간의 양을 확보하여 똑같은 대상에 1만시간 동안 적용해본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확보된 일과 재능은 살고 싶은 인생을 발견하게 하고 나아가 우리에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 하나를 선물한다는 것이 그의 애정 어린 조언이다. 그 조언은 자신이 변화해온 삶의 방식이다. 그는 이 방식으로 자신의 세상 하나를 열었고 일과 삶을 조화시켜 일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자유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우리는 일을 즐기는 대신에 빼앗긴 자유를 애석해 한다. 그래서 항상 일은 자유의 대척점에 놓여있다. 주말의 자유를 위해서 5일간의 자유를 담보하는 것을 당연한 삶의 방식으로 생각한다. 회사를 다니는 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포기하는 것이 대부분 직장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것은 진심이 아니다. 변명이다. 변명은 내가 아는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포장하는 그럴싸한 속임수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감추고 있는 것은 적당히 편리한 삶을 버리고 뭔가 끊임없이 챙겨야 하고 생리적 현상을 거슬러 나를 걷어차야 하는 노력이 귀찮다는 것이다.
진실과 변명 사이에서 자신을 잠시 속여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그저 그런 삶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을 가슴 뛰게 하고, 지상의 중력으로부터 날아오르게 하는 환희를 찾고 싶어한다. 그것이 진실이다. 주말에 회사를 가지 않는 사실만으로 자신에게 자유가 있다고 착각하는 삶은 자신을 속이는 삶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죽을 것이고, 죽음이 곧 퇴직인 삶을 살 것이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직업관이다. 죽을 때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죽는 것은 삶에 대한 모독이다.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 아니, 변명일 뿐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삶에서 실패한 것이다. 처참하게 패배한 것이다."
- 구본형의 필살기 중에서
우리는 각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내 삶의 원안으로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해서 여행하는 마음으로 길을 나서야 한다. 운명이 허락한 내 삶의 시간에서 5/7을 포기하고 주말의 행복만으로 살수는 없지 않은가.
[에필로그]
재능을 발견해 가는 과정은 커다란 가치가 있다. 발견이라는 말은 아주 멋진 말이다. 이미 내 안에 존재하고 있지만 두툼한 삶의 먼지들 때문에 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눈뜸이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는 자신의 가치가 봉급의 액수로 결정되지 않는다. 스스로 정하는 바에 있다. 자신의 참다운 재능과 가치에 눈 뜨기 위해서는 일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셈코의 회장 리카르도 세믈러는 자신의 직장에서 있었던 일화를 통해 일이란 어떤 것인지를 소개한다.
"우리 회사 디지털 저울 공장의 사장이 어느 날 지나가는 길에 청소 담당 아주머니에게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아주머니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저울을 만들고 있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세상에서 주어진 가치로만 내 삶을 재단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볼 일이다.

저도 이런 화두를 생각해 보았지요,
하루에 직장에서 일하는 8시간
그러나 점심시간 한 시간과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
그리고 우리가 출근준비하는 시간과 퇴근 후 내 시간을 갖기까지 준비하는 시간을 합한다면
이건 절대적인 시간이잖아요
하루의 절반.. 이게 즐겁지 않다면 너무 불행하지 않을까요???
언젠가 누가 그랬어요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그러나 속으로 저는 그랬지요.
그럼... 바꿔야지....... 나는 그리 분류하고 싶지 않아....
이런 삶을 살고 싶지 않은 1인으로써 오라버니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