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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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과 태양은
늘 누구 힘이 더 센가 겨루어 보고 싶어했습니다. 북풍은 자신의 차가운 바람의 위력을 자랑하고 싶어
태양에게 내기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내 바람은 너의
빛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힘이 세단 말이야. 옳지, 우리
저기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내기를 하자. 누가 옷을 빨리 벗기는지. 아마 내가 힘차게 불면 단추까지 다 빠져 버릴 거야."
북풍은 의기양양하게
바람을 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면 불수록 나그네는 외투 깃을 꼬옥 잡고 몸을 움츠리며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북풍은 화가 나서 더욱 세게 바람을 보냈습니다.
나그네는 외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더욱 옷을 꼭꼭 여몄습니다. 마침내 북풍은 지치고 말았습니다. 태양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 그럼 내 차례지? 잘 보아 두어라."
태양은 따뜻한
햇볕을 땅으로 내리 쬐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그네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하였습니다. 나그네는 외투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습니다.
"거참 이상하다. 아까는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덥지? 어휴, 더워."
나그네는 혼잣말을
하면서 천천히 걸었습니다. 태양은 점점 더 강하게 햇볕을 보냈습니다.
나그네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더니 못 견디겠는지 외투를 벗었습니다.
태양은 빙그레
웃으며 북풍에게 속삭였습니다.
"때로는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이, 강한 힘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단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지 않는가? 이솝우화의 북풍과 태양 이야기다. 나는 이 이야기를 나의 스승인 구본형의 『필살기』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다. 스승은 이 책에서 ‘공헌력’이란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나는 인생에는 승리 또는 패배라는 두 개의 길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하는 전쟁이었고, 일터는 죽기 아니면 죽여야 하는 전장이었으니, 매일 아침 나는 승리를 다짐하는 장수의 비장함으로 무장했다. 나는 북풍이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고 믿으며 약한 모습을 애써 감추며 강해 보이려 허세를 부렸다. 동료는 오로지 경쟁자였으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로지 ‘경쟁력’이라는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어야 한다고 맹신했다. 그러다 보니 나날이 지쳐갔다. 전쟁이 거듭될수록 나는 노련한 장수가 아니라 노쇄한 장수로 변해갔다. 경쟁력은 나의 필살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다.
그러나 스승이 말한 ‘공헌력’은 태양의 마음이다. 그는 공헌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을 돕는 사업’이라는 것이 올바른 명제라면, 나의
경쟁력은 고객을 돕는 힘에서 나와야 한다. 그 힘은 근본적으로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힘이 아니라 고객을
위하는 힘이어야 한다는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목표는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
서비스의 수혜자가 나에게 환호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중략) 경쟁력은
친구를 만들기 어렵지만, 공헌력은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중략) 나의 출현이 사람들의 기쁨이 되게, 내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멋진 선물이 되게 하자.
前직장에서 나는 두 명의 남자를 알고 지냈다. 한 명은 명석한 두뇌에 전략적 사고를 하는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그는 매사를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인지 손해가 될 것인지 가늠해 보곤 했다. 그의 공식 직급은 주임이었지만 주임이사라 불렸고 후에 대리로 승진했을 때에는 대리상무라 불렸다. (당신이 그 의미를 간파하리라 믿는다.) 사리분별이 정확한 그는 사람들에게 조언이란 것을 하곤 했는데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맞은 말이긴 한데 왠지 그의 말대로 하기 싫다’ 그는 상대를 자신의 적으로 만드는 기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면 묘하게 기분이 상하면서 반발심이 생겼다. 구구절절 옳은 말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북풍이 내뿜는 바람에 더욱 옷자락을 여미는 나그네의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어린 왕자와 같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상무라는 직급을 달고 있었지만 그는 누구에게든 몸을 낮추어 사심 없이 다가갔다. 나는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것은 세속적인 이해득실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쿠나 마타타’가 스와힐리어라는 것을 내가 알아 맞추자 그는 신바람이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내었고 나는 나의 책에 대한 소망을 한 보따리 풀어 놓았다. 나는 그와 무엇이든 나누고 싶었다. 좋은 글이 있으면 나누어 보고 싶었고 좋은 곳을 보고 와서는 묵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는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마음 따뜻한 태양이었다. 그의 곁에 있으면 그의 온기에 가슴을 열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은 위의 두 남자 중 누구에게 끌리는가? 북풍은 그 지략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잃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의 위세에 눌려 고개를 숙였지만 그는 피하고 싶은 존재였다. 반면 태양에게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태양 아래서 일광욕을 하고 그늘진 마음을 널어 말리곤 했다. 그는 존재 자체 만으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었다. 그는 공헌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이제 경쟁력이 아니라 공헌력이 필요한 시대다. 경쟁의 갈림길에서는 누군가는 승자가 되고 누군가는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헌의 태양은 주위 사람 모두를 따뜻하게 만드는 행복 바이러스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신의 공헌력으로 주변을 환호하게 만들어라. 당신을 적이 아니라 팬으로 생각한다면 누구든 당신에게 다가와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당신이 원하는 바가 아닌가?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경쟁은 당신을 지치게 하지만, 공헌은 당신의 원기를 돋워 줄 것이다. 경쟁은 당신을 가난하게 하지만, 공헌은 당신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이것은 덤이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 북풍인가, 태양인가?
많은 일을 해내는 재경아,
네가 홀로 많은일을 하면 혼자하는 것이고,
시키기만 하는 사람은 저는 안하는 것이고,
다 함께 하게 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인데,
'우리함께 해 냈구나' 라고 외치게 하기 때문이다.
영웅은 홀로 사람을 이끌어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이고,
과업이 끝나면 홀로 영광스러워지니
그가 떠나면 남은 자들은 여전히 찌질이로 다른 영웅을 기다리게 된다.
위대한 리더는 사람들과 함께 위대한 성취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각자 서로의 영광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쑥 자라 모두 과거의 그 찌질이 들이 아니게 된다.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사람, 그것이 진정한 리더인 것이다.
네 첫 책,
북풍이 되고 싶어 자신을 몰아치고, 닥달하여
폭풍로 달리고 싶은 사람들, 그 주위 조차 거대한 바람의 날개 속에 담아가려는 사람들,
그들이 태양과 공존하는 모델,
그것을 부드럽게, 그러나 오래 찾아 보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