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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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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6일 23시 30분 등록

 ‘한 우물을 파라.’란 말이 있다. 한 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주 단순하고도 명쾌한 이 말을 모든 사람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많은 사람들이 우물을 파기는 한다. 문제는 물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파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물을 파기 전에 어떤 곳에 우물을 파야할지 제대로 생각해보고, 조사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실제로 우물을 팔 때를 상상해보자. 우물을 파기 전에 무엇을 하겠는가? 어디서 물이 나올지 지질 조사를 먼저 해 보지 않겠는가? 단지 감으로 ‘여기서 물일 나오겠지.’ 하고 물을 파기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제대로 지질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겉으로 보기엔 물이 나올법한 장소라도 열심히 파다보면 도저히 뚫을 수 없는 커다란 바위로 막힌 곳을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바위를 만나게 되면 그동안 파들어 간 것이 아까워서 ‘저까짓 바위 파버릴 수 있을 거야.’ 하면서 파들어 갈 것인가? 아니다. 지난 노력이 아까워도 파던 것을 멈추고 바위를 뚫으면 물이 나올 것인지 제대로 조사를 해봐야 한다. 그리고 물이 나올 곳이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처럼 물이 과연 나올 것인가 조사를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재능을 찾는 과정이다. 이 단계를 건너뛰게 된다면 물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는 어떤 확신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우물을 파다가 막히거나 주저앉고 말게 된다.

 자신에게는 어떤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것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것뿐이다. 재능이란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재능을 비범하게 발전시킨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 자신에게도 재능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그것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재능보다는 단점에 집중하게 되고 결국 아무리 애써도 다른 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열등감은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만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 인해 생겨난다. 자신이 잘 쓸 수 있는 오른손은 고려해보지도 않고 아무리 연습해도 오른손만큼 쓸 수 없는 왼손을 탓하며 왼손잡이를 부러워하고 왼손잡이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결국 물이 나오지 않을 게 뻔한 땅을 파고 있는 겪이다. 신이 나에게 부여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있는 힘을 다해 활용해야지 받지 못한 것에 실망하거나 좌절해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받지 못한 것에 땀을 흘리는 것은 적절한 투자가 아니다. 이런 곳에 흘리는 땀은 우리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 오직 내가 지니고 있는 것에 집중할 때야 비로소 땀은 우리에게 보상해 준다.

 내가 가진 강점테마 중에 책임이 있다. 처음 결과가 나왔을 때는 참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그 전까지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별일 아니라고 여겼던 한 일이 생각났다. 병원에서 머리에 문제가 있다며 당장 입원해서 치료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처음 전화를 한 곳은 부모님이 아닌 다음날 봉사를 가기로 한 센터였고, 병원에 입원해서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처리를 위해 전화를 하였다. 그 당시 난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아픈 건 아픈 거고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해서든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당장 며칠 후엔 큰 수술을 받아야하는 상황에서도 수술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연락이 안 되어 내가 맡은 부분을 못하게 되었다고 전달하지 못한 것에 더 신경이 쓰였다.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른 사람도 그러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기에 책임이라는 테마가 강점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전혀 강점으로 여겨지지가 않았고, 이 정도 책임감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라고 치부해버렸다. 이렇듯 내가 가진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과연 나에게도 재능이 있기는 한 걸까? 라는 의문은 늘 나를 따라다녔다. 재능은 처음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보기엔 그냥 돌덩이 같은 모습의 원석으로 다가온다. 그 원석을 어떻게 다듬느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이런 돌멩이 어디에다 쓰라고.’ 여기며 발로 차 버린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계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천재들을 보아오지 않았는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남들과 비교해가면서 하찮게 여기지 마라. 당장 눈앞에 보여진 것만으로는 어떤 결론도 섣불리 내려서는 안 된다. 가진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나의 삶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이 가진 원석을 닦아보자 누가 알겠는가? 그것이 다이아몬드일지.

 또한 자신의 재능이 작게 여겨진다고 꿈까지 작게 가질 필요는 없다. 인류의 진보를 만들어낸 것은 바로 대담한 꿈을 꾼 사람들이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을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고 원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웹상의 주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WWW.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헛소리를 지껄인다고 생각했던 그 세상이 지금 우리 앞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펼쳐져 있다. 이 시대를 미리 준비한 사람은 어쩌면 미래지향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만약 그가 사람들의 냉소적인 시선에 좌절하며 자신이 내다 본 미래를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면 그가 꿈꾸던 세상은 그의 삶 안에서 말 그대로 꿈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대담한 꿈을 꾸었기 때문에 자신이 꿈꾼 세상을 만들 수 있었다. 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누구도 자신이 가지는 꿈의 크기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 설사 그들이 뭐라고 한다하더라도 자신과 자신의 재능을 믿으면 그만이다. 많은 사람들은 꿈을 꾸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신이 과연 그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약 그 꿈과 자신의 재능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실천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게 된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다.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그럼 지질 조사를 먼저해보자. 내 안의 물이 어디서 콸콸 나올지 알아야 파지 않겠는가?

내 안에 얼마나 크고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내가 존재하고 있는지는 찾아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림.jpg 

IP *.76.248.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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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1.10.17 00:17:52 *.111.206.9
그림 괜찮은데요...구도와 색감. 물론 글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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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3:25:55 *.34.245.163
감사합니다.^^ 색이 너무 많이 들어가 보는 사람이 눈이 아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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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10.17 01:40:12 *.23.188.173
이런 그림은 도대체 어떻게 그리는 거냥...ㅡ,.ㅡ
책임감... 언니에게 있는 듯 한데......
그러기에 언니는 무언가 더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우리나라 첫째들은 모두 가지고 있는 듯한 그런 것 때문에
뭔가 더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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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3:32:21 *.34.245.163
아마도 뭔가를 맡으면 완벽하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컸던거 같아
그 압박감이 싫어서 아무것도 맡지 않으려 했던거란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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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08:06:39 *.160.33.58
책을 읽을 때 그들이 첫번째 글을 어떻게 시작하는 지 유념해 지켜 보아라.
'첫 문장을 채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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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3:33:47 *.34.245.163
첫 문장이 제일 중요한데 그만큼 잡기가 어렵네요.
유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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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0.17 12:27:44 *.38.222.35
지난 주 언니가 막걸리집에 들어서는 순간.. ㅋㅋㅋ.. 투덜이 스머프가 생각났는데... ㅎㅎ

이 글을 보니 왠지 똘똘이 스머프 같아...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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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3:36:51 *.34.245.163
그 집 찾아가는 길 내내 투털거렸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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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3:22:14 *.166.205.132
글과 그림이 점점더 어우러지는데!

우리 돌덩이 같은 원석을 잘 갈고 닦아보자꾸나.
매일 하는데 안될리야 있겠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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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7 13:37:46 *.34.245.163
오빠야 말로 단단하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다이아몬드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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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10.18 13:10:44 *.33.245.98
미선의 글을 읽다가 아주 뜬금없이
 "빨리 미선이가 이 가을이 다가기 전에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그것도 받는 사랑보다도 주는 사랑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 라고.
그래서 시시각각 그대의 감정이 높고 낮은 골짜기를 오르락 내리락 했으면 좋겠다 라고.

아주 뜬금없이
미선의 칼럼 마지막 부분 "30여년전...인터넷..."하는 부분을 읽을 때
그런 생각을 오지랖 넓게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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