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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4일 20시 31분 등록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눕지도 서지도
못하던 온전하지 않던 날들,

그 검은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릴만큼
멈추어 선 시간들 속에서

몸과 마음의 유착된 수술 자욱들의
무딘 감각들이 짙어지고

고통과 공허가 가득한
자욱한 담배연기가 지나온  길을 묻어도 

끝나지 않았다. 

젊은 날의 모든 것들
그 치솟는 줄기와 풍성한 이파리들이 
떨어져 사라지듯

열정과 집념의 순간들이
아득한 기억 속으로 흐려져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온갖 얼굴로 가는 시간 속에
두텁게 옹이진 거죽을 두르고
꼿꼿한 몸을 바람에 휘청이며
깊게 깊게 뿌리를 박아
새 봄을 기다리듯

뇌리속 깊숙이 
솟아 올라
불꽃 처럼 타고 있는  
빛이 있는 한

새 날은 올테니까..

그래,
꿈을 꾸지 않고 
꿈을 살고 있는 동안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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