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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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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1일 07시 14분 등록
 (가제) : <낯선 가족 여행>


프롤로그


아내가 진짜 웃긴 얘기 해주겠다며 핸드폰 문자를 보여준다.

여자들끼리 모여 이 얘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며 보기도 전에 '깔깔'거린다.

대체 얼마나 재미있길래? 하며 들여다 보았다.


집에서 한 끼도 안드시는 남편 ~ 영식님

한 끼먹는 남편 ~ 일식씨

두 끼먹는 남편 ~ 두식군

세 끼먹는 남편 ~ 삼시쉐끼

세 끼먹고 간식까지 먹는 남편 ~ 간나쉐끼

세 끼먹고 간식먹고 야식까지 먹는 남편 ~ 종간나쉐끼

시도 때도 없이 먹는 남편 ~ 십쉐끼


웃음은 커녕 씁쓸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구타 당하는 남편에 대한 유머도 있었다.


40대 남편은 밤에 술 먹고 들어와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에게 해장국 끓여 달라고 했다가 맞았다.

50대 남편은 친구들과 계모임으로 외출중인 아내에게 어디에 있냐고, 언제 들어 오냐고 전화했다가 맞았다.

60대 남편은 외출 준비중인 아내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가 맞았다.

70대 남편은 눈 앞에서 얼씬거린다고 맞았다.

그럼 80대 남편은 왜 맞았을까?

아침에 일어나 눈 떴다고.


아줌마들의 반응은 뜨거웠다고 한다. 그녀들은 하나가 되어 배꼽을 잡았단다. 난 웃을 수 없었다. 40대가 얼마 안남았는데 이건 남의 일이 아니었다. 왜 남자들이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는지 의문에 휩싸였다. 왜 남편들은 집에 있으면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었을까? 아내에게 물었다. 당연한거 아니냐는 반응이다. 남편이 집에 있으면 때되면 밥해줘야지, 집안일은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이것 저것 간섭이나 하지, 아이들한테는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잔소리만 하는데 누가 좋아하겠냐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를 백날 떠들어봐야 소용없었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셀(Gabriel-Honore Marcel, 1889~1973)의 "가족을 통해서 최초로 '함께 있음'과 '연결됨'을 경험하게 된다"는 주장은 꿈같은 얘기였다.


문제는 무엇일까?

아내는 남편과 아내의 영역이 너무 분리되어 있는게 문제 같다고 말한다. 각자의 영역이 너무 확고하다보니 함께 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제담당, 살림담당이라는 분업의 형태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된다. 부부 싸움의 끝에는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데?" 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서로 희생자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서로에게 희생하며 사는 것일까?

비즈니스 사상가 '게리 헤멀'은 현대의 직장인들을 '임금 노예'라고 표현했다. 그는 유럽 봉건주의 경제체제에서 도망친 19세기 미국의 장인과 노동자가 현대의 종업원들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실망할까 걱정스럽게 말했다. 산업조직의 규모와 범위가 넓어지면서 분업이 사회 시스템으로 자리잡았고, 종업원들은 기계 부품이 되었다. 각자의 영역을 서로 침범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 건조한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난 이런 사회적 악습이 가족에게도 전이되었다고 느낀다. 또한 역사적으로 보면 가족은 왕조시대나 군주제도를 본받고 있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구분짓고, 그냥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하는 것이 '선'이라고 강요한다. 다행히 이런 굳어진 사회의 모습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지는 오래되었다. '게리 헤멀'이 말했듯이 이런 모습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21세기 경영의 모습은 인간의 본성에 기초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고, 또 변해야만 한다. 더 이상 노예로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회제도를 닮은 가족도 변화하고 있다. 결혼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결혼을 했다 해도 이혼율이 높아지고, 자녀들의 가출도 늘어가고 있다. 부정적인 현상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과거의 가족제도 안에서 살기를 거부하는 용기있는 행동일 수 있다. 이러다간 미래엔 가족이라는 형태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할까? 결혼 9년차에 여섯 살 아들과 살고있는 난 어떤 가족의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만들고도 싶고, 진정한 나 다운 모습도 찾고 싶은 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 속에서 쓰게 되었다. 나의 40대를 생각하면 이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맞고 살 수는 없으니까.


직면하고 싶지 않은 가족의 모습

가족치료 전문가들에 의하면 '전체 가족의 90%이상이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라고 한다. 어렸을 적, 우리 가족 또한 그랬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린시절을 환상적이고 멋지게만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장면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나의 어머니는 이기적인 짠돌이 아줌마였고, 아버지는 그 뒤에 숨어 자신을 잃은 비겁하게 술만먹는 아저씨였다.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비밀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이었을 것이다. 밤늦게 술을 먹고 들어온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아버지는 시장 사람들과 포커를 치다가 백만원이 넘는 큰 돈을 잃으신 것 같았다. 어머니의 잔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집에선 거의 말이 없던 아버지는 '그만하라'는 말만 연신 하셨다. 그러다 갑자기 벽에 '쿵'하는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의 폭력. 동생과 나는 못 들은 척 잠을 잤고, 그 뒤로도 그 사건은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기억에 속 어둠속의 그 '쿵' 소리는 여전히 뚜렷이 남아있다. 두려웠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표현하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 모험심을 잃은 아버지와 돈쓸 줄 모르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떻게든 두 분을 바꿔보려고 했던 적도 있다. 부모님이 바뀌어야 내 삶이 바뀌는 줄로 믿었다.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된것은 두 분을 내가 바꿀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저항하느라 내 안에 내면화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나서 알았다. 내 속에서 그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구나.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뿐이구나.

내면화된 수치심과 분노. 화가 났지만 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 내 자신 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 행복할 만한 일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감정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중독 뒤로 숨는 것. 부끄럽지만 이런 것들이 나를 통해 이어지는 그들의 모습이다. 20대의 나는 집을 하숙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집을 벗어나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던 것 같다. 대학 2학년 때는 다늦은 가출도 했다. 결혼 후에는 아예 '인도'라는 먼 나라로 떠났다. 지금은 부모님이 사시는 서울에서 좀 떨어진 지방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렇게 부모로부터의 정신적인 독립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알아차림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런 인식이 있은 후 부터 조금씩 나의 어린 시절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의 부모님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 손으로 쇠사슬을 끊자

지금의 나에게 가족은 벗어나야 할 공간이 아니라 지키고 가꾸어야 할 곳이 되었다. 극적인 전환이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모든 것들이 아직까지 나에게 이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발견한 부정적인 쇠사슬들을 내 손으로 끊어버리지 못한다면 그대로 아이에게 전해질 것이다. 그렇게 내 아이의 아이에게 전해질 것이고 후손들은 끊임없이 고통 속에서 '노예'의 삶을 살지 모른다. 그래서 난 이 쇠사슬을 어떻게든 내 손으로 끊어버리기로 결심했다. 사실 이런 결심을 한지는 오래되었다. 하지만 어느새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다시 원점에 선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끊으려고 할 수록 달라 붙는 껌 같이 끈질기기도 하다.


가족은 거울이 되어 주기도 한다. 무의식 속에 다시 내면의 어린아이로 돌아가려고 하면 알아차리게 도와준다. 서로의 노력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봐주기도 하고, 소소한 기쁨을 나누며 행복을 쌓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함께 오랜 시간을 있다보면, 일상에서 서로에게 느끼는 짜증스러움이 더 많이 쌓이기도 한다. 어느 설문조사에서는 가장 피곤한 느낌을 주는 사람 1, 2위가 배우자와 자식이었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가장 피곤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고운 정(情)도 쌓이지만 당연히 미운 정도 쌓이는데 이 미운 정이 더 강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가족이 행복을 경험하려면 별거 없다. 의식적으로 가족이 함께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가 말했듯이 "저장된 파일은 무의미하다". 언젠가 저 책을 읽고 저 음악을 듣고, 언젠가 저곳으로 여행을 하리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지금 책을 읽고, 지금 음악을 듣고, 지금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것이 실재가 아닐까?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것은 자크 아탈리가 말한 미래의 트랜드이기도 하다. 그냥 시간이 아니라 '좋은' 시간이다. 평범한 개인들이 매 순간 의미를 찾는 시대이기도 하다. 우리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고귀한 주체가 되었다. 내가 삶을 행복하게 느낄 때 세상이 행복해지고, 내 안의 부정적인 것을 끊을 때 사회 전체가 밝아지는 세계가 시작되었다.



찬란했던 여행의 추억

인류의 역사를 더 길게보면 6백만년이 유목민의 삶이었고, 정착해서 산지는 1만년 밖에 안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착민으로 살면서 생긴 가족과 사회의 부정적인 관습들도 별것 아니다. 인류는 정체되어 살지 않았다. 여행자로 살면서 역사를 만들어 왔다. 불과 예술에서부터, 글자와 야금술, 농경에서 음악까지, 신에서 민주주의까지 여행자들의 발명품이라 한다. 개인적으로도 여행은 내 삶을 더 나은 곳으로 도약시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역시 결혼 후 아내와 함께한 인도여행이다. 원래는 여행이 목적은 아니었다. 인도 시골마을의 요가 College에서 1년과정의 '국제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모험을 시작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시련이 닥쳐왔다. 낡은 시설, 뒤떨어진 학사행정, 힌두어와 영어를 섞어서 하는 낯선 수업, 때마침 다가온 몬순의 습한 날씨가 그것이었다. 이 모든 것과 함께 아내가 시름시름 아프게 되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시내의 병원에도 가보고 가까운 휴양지에 가서 몇일 쉬기도 하며 병을 다스리려 했지만, 아내의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우린 이 시련을 견뎌내야 한다고 믿었다. 참고 넘어가야 하는 장애물일거라고 여겼다. 우리가 짠 인생계획과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실패를 받아들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린 떠나야 함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실패할 수 있는게 삶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교문을 나서던 그 순간. 그 날의 찬란했던 햇살, 열대의 나물들이 풍겨내던 싱그런 푸르름, 내 어깨에 실리 가방의 무게마저도 생생히 기억난다.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찾아다녔고,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났다. 인도 국립공원의 코끼리를 보겠다고 남쪽 내륙 깊숙히 들어가기도 했다. 코끼리는 못보고 코끼리 똥만 보았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한 나절씩 버스를 타기도 하고, 밤새 기차를 타고 가기도 하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아내의 몸은 씻은 듯이 나았다. 그렇게 여행은 우리를 치유했다. 삶은 떠남을 통해 깊어졌다.



낯설게 보기 위해 '가족 여행'을 계획하다

여행은 세상을 낯설게 보게 한다. 낯설게 봄으로써 우린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좋은 추억이 되고, 행복한 경험으로 쌓인다. 가족이 그런 경험을 자주 한다면 설문조사에서 처럼 서로에게 가장 피곤한 존재는 되지 않을 것이다. 몸은 가깝지만 마음은 가장 먼 관계로 산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래서 난 '낯선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가족이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어 가려는 것이다. 이게 내 생존의 방법이다. 또한 이 방법이 다른 모든 가족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 믿는다. 이 계획이 인도에서의 경험처럼 또 어떤 다른 길로 바뀌어 전개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찬란한 실패의 경험을 함께한 아내를 믿는다. 그리고 이미 지혜로운 여섯살 아들 민호를 믿는다. 그리고 인생이 계획되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나의 몫이다.


나의 화려한 계획은 이렇다.

첫 번째로, 우선 우리 주변의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한다.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하지만 좀 색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바람처럼 제주도로 날아가 여행자들을 위한 단 하나의 방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 틈만 나면 해외로 떠나는 지금도 중국 남부를 돌고있는 학원 강사 누님, 요가를 가르치며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빡빡머리 친구,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귀농을 준비하는 분 등을 만나려고 한다. 대안적인 삶을 실험하고 있는 국내의 공동체도 가보고, 대안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리산으로 직접 찾아가 볼 계획을 세웠다.

두 번째로, 일상과는 다른 낯선 곳에 가족이 함께 가보고 싶다. 젊은날 인연이 있는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에서 달마산을 뒤로하고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 안동의 한옥에서 함께 낮잠을 자고 싶다. 숲 속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기차 여행도 해보고 싶다. 큰 맘먹고 해외 여행도 가고 싶다.

세 번째로, 우리 가족의 특별한 '버킷 리스트(bucket list_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를 만들어 하나씩 도전해 보고 싶다. 지금까지 나온 우리들의 아이디어는 이렇다. 아들 민호와 함께 한라산 오르기, 엄마 없이 2박3일 살기, 예전에 엄마 아빠가 살던 동네 가보기, 서울 나들이, 우리 가족만의 아티스트 데이트, 우리집을 갤러리처럼 만들기 등 무궁무진하다. 이 모든일은 우리 가족에겐 설레는 일이기도 하면서, 엄청난 시간과 돈의 투자이기도 하다. 돈은 남지 않는다. 다만 좋은 시간을 경험했다는 것만 남을 것이다.



행복은 산책

모든 것을 낯설게 볼 수 있다면, 평범한 일상도 여행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행 하듯이 설렘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모험하듯이 길을 나선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모든 설렘을 가지고 우리 가족의 여행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아들 민호에게 물었다.

"민호야, 넌 뭐할때 가장 행복해?", "응, 지금 이렇게 노는거"

"민호야, 행복이 뭐야?", "응, 산책"

또 물었다. "민호야, 넌 앞으로 뭐하고 싶니?", "응, 이렇게 아빠 위에 올라타고 싶어!"


민호는 이미 '좋은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알고 있다. 이미 '지금 여기'에 살고 있다. 그러니 우리의 여행을 기대하셔도 좋다.



세피아_포옹1.JPG

<2006, 가족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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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11.21 08:08:40 *.1.215.68
11월 수업 중에 홍승완 연구원의 "책의 내용에 가족이 꼭 들어가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너는 망설임없이 "90%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어느누구에게 가족은 의미이상의 존재이겠지만 너는 더욱 각별하게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책의 주제를 다시 생각한다고 했지만  다시 <가족의 의미>에 집중하는 것이구나.

서문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왜 이 책을 쓰려하는지 지난 달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불가능했다.
그러는 중에 주말은 되어가고...멀미가 날 만큼 생각이 많았던것 같다.

너의 서문을 보니 얼마나 생각이 많았을까하는 짐작을 해본다.
그리고 아쉬운 점 하나를 이야기 해보라고 하면
그 많은 생각들이 그대로 담겨있다는 느낌이다.
하루를 더 생각하여 다듬는다면 '촛점'이었으면 한다.
너의 의지를 집중할 촛점하나를 드러내 주었으면 한다.

수고 했다. 경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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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1:53:16 *.216.161.100
너무 많은 생각들을 그대로 담아버렸지요.
얼마 안 남은 시간은 잘라낼 수 있는 것들을 잘라내는데 써야겠어요.

초점!을 잃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족여행'의 정의나 하고 싶은 문장 하나가 딱
정립되지 않아서 자꾸 흐려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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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1 09:26:24 *.32.193.170
어떤 가족이나 아픔은 다 있는 모양.. 마냥 아름다운 추억만 가지고 있는 가족은 세상 어디에도 없겠징???

프롤로그가 강렬.. 아.. 근데 난 오라버니보단 언니에게 공감이..;;; 보고 왤케 웃긴겨.;;라고 생각했다는..

지난 오프수업 때보다 많이 정리된 것 같아서 다행이에용!!!

난 좀 더 많은 사진을 기대했는데, 사진이 한장 뿐이라 좀 아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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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1:55:24 *.216.161.100
사진에 더 많은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단다.
기대를 자꾸 저버리면 안되는데^^

너무 오바하는 유머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
다른 예화나 유머를 계속 찾아봐야겠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말하고 싶은 한문장과 연관된 것들이어야 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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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2011.11.21 11:17:54 *.143.156.74
경수야,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한 것 같구나.
그런데 나는 초반부가 너무 어둡지 않나 싶다.
좀더 가볍고 경쾌하게 가족여행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 어떨까?
그리고 서문이 너무 길면 독자들이 살짝 지루할 것 같아.
앞쪽 내용을 과감히 줄이고 가족여행이 필요한 이유를 가볍게 터치하면
읽기 쉽고 더 공감할 수 있는 서문이 될 것 같구나.
- 자기 머리도 못 깎으면서 조언하고 있는 재키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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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1:57:15 *.216.161.100
독자로서의 조언은 저에게 어떤 것이든 큰 도움이 된답니다^^

첫 드래프트 내용을 그대로 담아서 
내 마음의 그림자부터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죠.
정리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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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11.21 15:32:50 *.100.15.195
초반부 빵 터짐. ㅋㅋㅋㅋㅋ 완전 웃김....ㅋㅋㅋㅋㅋㅋ
이제 오빠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주제에 좀 더 다가간 듯?
그런데 조금 더 짧고 집중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왠지 이 한편에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느낌. 이랄까요????
이런 얘기를 하면서도 쫌 그르넹...
뭔가 제대로 된 해법도 아닌 기양 두리뭉실한 느낌만 내뱉고 가는 느낌이양....
왠지 미안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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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1:59:05 *.216.161.100
서로가 하는 조언이 제대로된 방향을 잡게 만들어 주는 듯.
미안할 필요없네, 고마울뿐!
짧고 집중적으로 고쳐보마~ 시간이 되려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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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뵤
2011.11.21 15:38:03 *.169.218.37
저는 지금까지 양경수님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었나 봅니다. ㅎㅎㅎ
제가 아는 그 분이 아닌거 같아요. ㅋ
우리 한번도 못 본 사이인거죠? ㅎㅎㅎ

1.
독자들이 (서점에서) 책을 선택할 때,
(팔려고 쓰는 책은 아니시겠지만,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 그게 구입이든 읽히는 것이든 - 포기할 수 없는 관점이죠.)
표지와 제목에서 어? 이거 뭐지? 합니다.
앞면에 띠지, 혹은 뒷면에 있는 한줄 메세지를 보면서 아~ 이런 내용이구나. 생각합니다.
저자소개를 보고 책을 펼쳐서 서문을 보죠. 그리고 한두문장 읽고 읽을만 하면 목차를 봅니다.

서문은 목차보다 앞에 있습니다.
서문의 역할은 독자를 목차, 본문까지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두문장, 길게는 한두문단으로 독자를 책 안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산책은
제목에서, 서문에서, 목차에서, 내용에서. 다 다른 기대를 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서문에서 이 모든 이야기들이 섞여들어가 있어요.
제목타이틀 행복은 산책, 하면 아. 산책에 대한 얘기구나. 합니다.
한줄 메세지 낯선 가족 여행하면, 가족과 함께하는 산책 얘기구나. 합니다.
서문의 시작은 중년 남성의 애로사항, 가정에서 흔들리는 남편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구나. 아. 이래서 아내와 산책을 한다는 얘기를 하겠구나. 했는데.
서문의 중간쯤 가면 어린시절 이야기, 어? 아내와의 문제가 아니네. 부모와 자식간의 문제네. 뭐지?
결론은 가족 여행을 통해 낯선 가족을 발견, 응? 아들 얘기였어? 실용서야?
=> 하고자 하는 말을 딱 한줄로 정해서 가장 먼저 놓고 글을 쓰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나는 이런 아빠가 되고 싶었다. 혹은 나는 이런 가족을 갖고 싶었다. 혹은 나는 아들과 이렇게 친구가 됐다. 혹은 나는 가족과 매일 여행을 간다. (일상이 여행이라면 이 말도 맞죠.) 혹은 이름을 남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들에게 추억을 남겨주는 것이다. ... 등등.
그대로 서문이 되지는 않더라도 핵심을 잡는데는 좋을것 같습니다.

2.
만약 어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을 서문에서 언급해 주고 싶으시다면.

예전에 게시글 제목이 [아빠 브랜드] 였어요.
클릭하고 들어가 보니 런닝셔츠 입고 소파에 누워서 리모콘 들고 있는 남자 사진 한장.
하지만 수많은 폭풍 댓글이 달렸던 게시글이있어요.
브랜드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각인된 어떤 상표나 모습들이잖아요.
근데 우리에게 각인된 아빠의 모습이 그러하다는 거예요.
거기에 그렇게 많은 댓글이 달렸다는 것은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런 삽화가 중년 남성의 애로사항 사례보다는 적절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니면,
또 화제가 됐던 초등학교 2학년생의 시. (정확하지는 않아요.)
냉장고는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니까.
강아지는 좋다. 나랑 놀아주니까.
그런데,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씁쓸하지만 냉장고나 강아지보다도 밀려 있는 아빠들의 위치.
이런걸 다루는 게 결론에서
민호가 생각하는 행복, 가족, 아빠는 다르다. 라는 마지막까지 연결될 것 같아요.

좀 더 밝게 시작한다면.
여행가방을 챙기면서 설레는 민호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구요.


3.
단순히 '가족 여행'만으로는 엣지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워낙 쏟아지고 포화상태다보니, 그것만으로는 칼이 너무 무뎌요. 좀 더 좁혀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상식이 됐습니다. 다들 원하구요.
그러니 가족 여행 좋아. 너도 한번 해 볼래?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게다가 우리는 여행전문가도, 사진작가도, 심리학자도 아니자나요.

'생활인'이 보여 줄 수 있는 강점을 잡아야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여행에 대한 정의 혹은 컨셉이 필요합니다.
이게 서문에서의 한줄이 될꺼구요.

민호에게 카메라를 쥐어주는건 어떨까요?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른 것을 담아내는 가족.
이 때는 여행도 중요하시만 사진도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겠죠.

아니면, 그 광고 있잖아요.
사원 김수연씨는 친절합니다. 딸 김수연씨는 까칠합니다.
부장 김아무개씨는 자상합니다. 남편 김아무개씨는 무뚝뚝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친절을 가족들에게도 보여주세요.
이 광고도 참 공감하면서 봤거든요.
우리는 밖에서 친절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가면을 벗고 거친 내가 되곤 하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면 '아빠'가 아닌 다른 것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쓰는 건 어떨까요?
여행에서는 책임감과 의무, 교육자의 이름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되었다는 거죠.
그걸 하나씩 꺼내서 보여주는거죠.
에세이라면 이런 관점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목은 아빠가 될 수 있는 백가지. ㅎㅎㅎㅎㅎ 혹은 낯선 아빠 ㅋㅋㅋㅋㅋ
개구리도 되고. 아이스크림도 되고. 자동차도 되고. 아 재밌다. ㅎㅎㅎ

그럴려면 여행을 처음부터 다 다시 해야겠죠. ^^
혹은 지난 여행을 다시 들여다보는 작업을 해야 할꺼예요.
하지만 훨씬 더 재밌는 이야기가 담길 것 같아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근데 쓰고 보니 아내의 자리가 없네요. ^^;
너무 아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 포커싱이 맞춰진 느낌인데...
서문의 마지막이 그래해서 그런지 제 마음이 그러하네요. ㅋㅋㅋㅋㅋ
아내가 들어갈 자리는 다음 회차에 만들어 보도록 하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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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2:02:39 *.216.161.100
전 책으로 뵌적은 있습니다만 아직 직접 뵌 사이는 아니지요.
동기들이 해줄 수 없는 다른 시각의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당장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조언의 방향을 잃지 않겠습니다.

가장 고치기 힘든 부분을 지적해주셔서 많은 고민과 실제 써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같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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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16:22:12 *.75.194.69
사진 좋네 ^^ 오빠의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네요 
좋은 책의 서문이 열리나요...? 다음 오프 수업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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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2:06:25 *.216.161.100
고맙다 사샤!
서문 쓰고 있니?
너무 빨리 진도 나가지 말고 같이 가자^^
사샤야 우선 확 자유롭게 펼쳐놔봐.
하고 싶은 이야기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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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1 22:37:09 *.117.43.16
사진이 참 따뜻하다.
서문 시작을 가족에 대한 일반인들과 유명인들의 생각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난 시작이 좀 씁쓸하게 느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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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2 02:08:00 *.216.161.100
서문의 시작은
더 주제문이 명확해지면 연관된 것으로 찾아봐야 겠어.
미선, 너도 남자편이구나.
웃음이 터지지 않고 씁쓸해하는 걸 보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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