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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2일 06시 59분 등록

신치의 모의 비행- 서문쓰기

#1. 2011-11-20 <신치의 모의 비행>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미 청춘을 겪은 많은 사람들이 청춘들을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그들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청춘들은 왜 아파야 하는가? 성장통일까? 누구나 겪어야 할 그런 아픔일까? 마치 대부분의 십대들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같은 이름의 사춘기라 할지라도 각자가 겪는 사춘기는 모두 다르다. 그 시기도, 아픔의 크기도,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요즘처럼 성장이 빨라진 시기에는 초등학생일 때부터 사춘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찾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내게 사춘기가 있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에게 찾아 온지도 모르게 지나가기도 할 것이다. 나의 사춘기를 돌아보면, ‘반항의 시기였다. 엄마가 하라고 하면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하기 싫어지는그런 시기였다. ‘왜 사람들은 내게 무엇을 하라혹은 어떻게 하라고 명령식으로 얘기를 하거나, ‘사춘기는 다 그런 거야라고 그저 누구나 겪어야 하니까, 너도 겪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그런 이야기들만 했는지 모르겠다.

 

사춘기의 시기가 오면, 대부분의 십대들이 또래 문화가 발달하고, 부모님과 멀어지는 시기를 겪게 된다고 한다. 십대들은 왜 부모와 멀어지게 되는 걸까? 내가 사춘기였던 시절에 부모님과 멀어지게 된 이유는 말이 통하지 않아서였다. 엄마는 늘 내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니가 이렇게 해서 대학은 가겠냐?’ 라고 얘기했다. 내 얘기를 들으려고 한 적은 별로 없었다. 그저 누구나 겪는 것인 것, ‘왜 너만 유별나게 그러냐?’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10대 때에는 10대 나름의 고민이 있고, 20대에는 20대 나름의 고민이 있고, 30, 40, 50, 그리고 60대 이후까지도 각자의 나이에서 고민을 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난 이들이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란 나도 그랬으니 너도 잘 이겨낼 수 있다.’라는 식의 충고나 조언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10대들이 또래를 찾는 이유는, 그들의 친구에게서 그들에게 너무나 쉽게 충고하고 조언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그저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며 그래, 나도 그런 적 있어라고 공감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20대 후반에 내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상황들을 내 또래의 이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가 가고 있는 길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 각자와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은 그들 주변에 따로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내 삶을 까발려 세상에 보여줌으로써 어느 한 명이라도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나도 그런 적 있어.’라고 공감해 주고 따뜻한 손길을 내게 내밀어 주기를 바란다.

 

나는 그저 지금의 나를 즐기고 싶다.

나는 왜 아파야 하는가? 누구나 겪는 아픔이라고 정당화되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견뎌내어야 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나는 그저 내게 주어진 삶을 즐기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련의 삶의 과정들을 아픔이라는 단어로 명명하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진정으로 잘 살고 싶은 어떤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겪을 시행 착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계속해서 선택을 해야하고, 내게 다가오는 모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한다. 안철수 교수의 말처럼 고민을 하게 되고, 고민의 깊이가 더해질수록, 결국 고민의 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진정한 나의 모습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이런 것들을 많은 고민들과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서 알아가고 있을 뿐이다.

 

고민을 하게 되는 기회도, 다양한 시행착오의 모습들도 청춘이라고 해서 다 같은 모습일수는 없다. 경제력이 받쳐주는 잘난 부모를 만나 남부러울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도 나름의 고민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 그저 청춘이란 이름 하나로 묶이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내가 이 책에서 그리는 현재의 나는 그 스펙트럼 중의 하나일 뿐이다. ‘현재의 나를 통해 누군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에 공감해 주기를 바라고, 또한 누군가는 내 삶에서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공감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래의 나가 존재한다. ‘미래의 나의 모습은 지금 내가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 오르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나현재의 나에게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많은 기성세대들처럼 조언을 하거나, ‘현재에서 니가 겪는 아픔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등의 충고를 하지는 않는다. ‘미래의 나현재의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때론 현재의 나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일기를 쓰기도 한다.

 

여러분은 마치 어마어마한 실패인양 보였던 파멸 직후의 순간들이 사실은 여러분이 지금 누리고 있는 삶을 만들어 준 사건들이었음을, 그것이 명백한 사실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조셉 캠벨의 말처럼 미래의 나를 통해 지금 현재의 나가 겪고 있는 일련의 순간들이 미래의 나를 만드는 소중한 부분들이며, 지금은 보잘 것 없는 나이지만사실 알고 보면 나는 무한한 상상력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깨달음 속에서 서로를 돕기 위해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정말로 아름다운 의례이다. 거기로부터 온갖 공감이 비롯된다.” – 조셉캠벨, <신화와 인생>

 

#9. 날개 점검하기

<꼭지1. 낮은데로 가세요. 길을 만드세요>

요즘 나는 근무 시간에 오는 전화를 거의 받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 쓸데 없는 전화이기도 하고, 굳이 당장 받아야 할 필요가 없는 전화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오후, 예전에 나에게 일을 같이 하자고 하셨던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왠지 이 전화는 받아야 할 것 같아서, 화장실 앞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잘 지내시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서로에 대한 안부와 근황을 묻는다. 가끔 카페에 들어 가 본다고, 잘 되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말씀을 전한다. 최근에 일을 다시 시작했다고, 조금 안정적인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씀 드리니 왠지 사장님이 약간 아쉬워하는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렇게 느낀 건 나의 100% 느낌일 뿐이다. 만약 일을 하고 있지 않거나, 시원찮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면, 다시 같이 일을 해 보자고 전화를 하신 것 같기도 하다. 나가 지금 일 하는 곳이 4개월짜리 단기 계약직이긴 하나, 그걸 얘기하기는 싫었다. 그냥 지나간 것에 대한 미련을 갖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이미 지나가 버린 기회가 나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 같지는 않아서이다. 그렇게 몇 달만에 그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사장님이 나에게 얘기한다.

홍대에 안 와요? 우리 가게 놀러오면 술이나 안주 둘 중에 하나는 무조건 50% 해줄게요~!! 놀러와요~!!”

, . ㅋㅋㅋ.. 언제 한 번 놀러 갈게요~!!!”

 

전화를 끊고, 당장은 하던 일에 다시 정신을 쏟느라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몇 일이 지나고 나서 다시 생각 해 보니, 전화를 끊으면서 할인해 줄 테니 놀러 오라고 하신 그 말씀이 참 고맙다. 단지 5개월 일했던 회사를 다니며 4-5번 정도 얼굴을 봤을 뿐인데, 그 사장님은 도대체 나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사장님의 전화를 받고 나서, 나는 지금 일 하고 있는 곳이 안정적이고,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이긴 하지만, 그 동안 나가 이것저것 벌려 놓은 일들 덕분에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나가 받는 월급은 들어오는 즉시 카드값과 학자금 대출 등으로 돈이 전부 나가 버린다. 그래서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전혀 없어서, 지금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회사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 이들에게 그런 직장이 있으면 좀 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왠지 나에게 다시 연락을 주신 사장님이 나가 지금도 놀고 있으면 다시 와서 일을 해 보라고 연락을 하신 것 같아서 사부님께도 편지를 보내 조언을 구하고 며칠 후 출근 길에 나는 사장님에게 지금 다른 곳으로 회사를 옮길까 생각 중이니 혹시 사람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는 문자를 남겼다. 시간이 좀 지나 저녁 즈음 되어서야 사장님에게 문자가 하나 왔다.

낮은 데로 가세요. 길을 만드세요.”

이 문자를 받자마자 나는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라는 고민에 휩싸였다. 나의 해석은 이것이었다. “아직 고생을 덜 한 것 같으니, 더 고생하고, 니가 살고 싶은 삶을 찾아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해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나의 절친인 친구가 다른 해석을 해주었다. “취직은 부탁을 해서 하는 게 아니니 스스로 길을 만들라는 거야.”

 

, 그렇구나. 그런 의미일수도 있겠구나.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어야 상황이 바뀌더라도 열심히 할 수 있으며, 상황이 좋아지면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279” 라는 말을 보니, 나는 지금까지 나에게 어려운 상황이 올 때마다, 그 상황에서 계속 벗어나려고만 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가 지금 서 있는 그 어려운 상황 안에서 해결방법을 고민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벗어나기만 하면 무언가 다른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이제 나는 이미 속해 있는 그 공간에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부족한 경제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일을 하나 더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이 없어서 힘든 근무 시간에는 글을 쓰기로 했다. 어쩌면, 회사에서 일이 없는 상황 자체가 신이 나에게 나가 쓸 글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쓸 수 있는 시간을 선물로 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힘든 상황을 잘 견디어 냄으로써 나에게 더 좋은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이 오든 그 상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생기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꼭지 2. 건강해야 청춘이다>

토요일이다. 오늘도 여전히 아침 일찍 어머니는 나가셨고, 나 혼자 집에 있다. 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노트북을 펼쳐 들었다. 오늘 기필코 이번 주 과제 중의 반을 끝내버리겠다는 각오로 책과 노트북 화면을 번갈아 보면서 작업을 한다. 이상하게 몇 주 전부터 자주 속이 좋지 않다. 무언가 먹으면 바로 화장실에 가기 일쑤고, 체한 것 같은 증상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먹으면 바로 체기가 없어지는 약을 지난 한 달간 10개도 넘게 먹은 것 같다. 그러면서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된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죽을 좀 사달라고 했더니, 집에 있는 찹쌀을 물에 불려 놓으라고 말씀하셔서, 나는 전화를 끊자마자 집에 있는 찹쌀을 물에 불려놓았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엄마가 와서는 나가 불려 놓은 찹쌀을 믹서기에 갈아서 죽을 만들어 주셨다. 밥 한 공기의 반 정도 되는 양을 불렸을 뿐인데 죽으로 만드니 다섯 그릇으로 양이 늘어났다. 한 그릇은 등산을 하러 가시기 전에 엄마가 드시고, 나머지 중에 두 그릇은 나가 아침 겸 점심으로 먹었다. 오래간만에 흰 죽에 간장을 곁들여 먹으니 고소하고 맛있다. 배가 부르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다시 집중 모드. 그렇게 숙제를 하고, 중간에 잠깐 잠이 와서 낮잠을 자고, 다시 일어나서 숙제를 하니 벌써 저녁 시간. 엄마가 친구분들과 등산을 하고 들어오셔서 한 마디 하신다.

너는 꼭 내가 있을 때는 밖으로 나가고, 엄마 없으니까 집에 하루 종일 있더라?”

 

그렇다. 엄마와 함께 집에 있는 순간 무엇 하나에 집중 할 수가 없다. 가만 있질 못하는 엄마는 계속 무언가 일을 만들고, 그리고 나에게 심부름 할 거리들이 생긴다. 그러다보면, 집중력이 계속 흐트러지기 때문에, 나는 엄마가 집에 돌아오면 그때부터 씻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새벽 6. 엄마가 나의 방문을 덜컥 열더니 이제 그만 일어나라며 깨우기 시작했다. 밤새 기침을 하고 새벽에는 숨을 쉬기가 힘들어 잠을 설쳐댔더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이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으로 운동한 게 언제였는지 애써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러다가 건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오래간만에 운동 하러 가야지!’라며 운동복을 챙겨 입고,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집을 나선다. 새벽이라 하기엔 해가 너무 높이 떠 버렸고, 집 앞 중학교로 가는 길에 있는 버스정류장은 벌써 출근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출근길에 있는 직장인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길을 건너 집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중학교 운동장에 도착!! 어떤 동네 주민 아저씨 한 분이 운동장을 걷고 계신다. 다행히 예상보다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고 오히려 한적한 운동장이라 운동하기에도 좋겠다 싶다. 일단 천천히 운동장을 한 바퀴 걸었다. 그리고 두 바퀴째는 달리기 시작했다. 점점 숨이 차오른다. 한 바퀴만 달리고 걸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한 바퀴는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 두 바퀴를 연달아 뛰었더니 숨이 막힐 정도로 호흡이 가쁘다. 마치 나의 폐가 진공 포장기로 한번 쭉 빨아들여서 최대한 쪼그라든 상태로 있다가, 어렵게 공기를 집어 넣어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조금씩 펼쳐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작은 운동장을 두 바퀴, 전속력도 아닌 적당한 속도로 달렸을 뿐인데 이렇게 힘이 들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프다니. 그 동안 나가 나의 몸을 너무 막 다루긴 했나 보다. 얼마 전부터 이유 없이-물론 이유가 없진 않겠지만 말이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가슴은 답답한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절실히 그 동안 운동 부족과 온갖 나쁜 것들의 섭취로 인해 신체 리듬이 제대로 깨졌음을 깨닫게 된다. 30분 정도의 시간동안 4바퀴를 뛰고, 10바퀴 정도를 걸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 속은 안 좋고, 두통은 더 심해졌다. 몸이 갑자기 새벽 공기를 받아들여 놀랐나 보다.

우리의 몸은 참 신기하다. 어딘가 안 좋아질 기미가 보이면 곧 바로 신호를 보내온다. 지난 두 달간 백수로 지내면서 평소보다 담배를 더 많이 피긴 했으나, 그것이 나에게 이렇게 크게 다가올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담배 때문인지, 정말 몸의 다른 곳이 안 좋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감기도 아닌데 유달리 두통이 잦았고, 숨 쉬기가 힘든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특히 밤에 자면서 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지면서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 적도 여러 번 있고 말이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소화불량까지 더해져서, 말 그대로 종합병원의 상태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몸에서 이상한 신호들을 한꺼번에 보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더 걱정이 된다. 어른들이 무서워서 병원에 못 가겠다.’라는 말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제는 정말 건강에도 신경을 좀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뭐니Money 해도 건강이 없으면 다 헛일 아닌가??

 

<꼭지3. 한 번만 더 생각 했더라면… >

출근 하기 전,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고 뒤돌아 서는데, 이태리에서 엄마 선물로 샀던 가방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들고 갈까? 잠깐 어깨에 둘러 메고 거울을 보지만, 나의 옷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제자리에 걸어두고는 원래 가지고 나온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 회사로 향하는 버스 안, 선물로 사온 지 벌써 세 달이 다 되어 가는데 1번 밖에 사용되지 않은 엄마의 선물이 계속 생각난다. 그리고 여행 당시 아르바이트 하고 있던 곳의 사장님들께 드렸던, 하지만 곧바로 주방의 어딘가에 쳐 박혀 버리고 말았던 특이한 모양의 파스타도 생각난다. 선물을 샀던 그 당시의 내 생각으로 되돌아가 보자면, 엄마가 평소에 즐겨 들고 다니는 가방이 있다. 무척 큰 악어 가죽으로 된 가방이다. 손잡이에는 까만 가죽으로 둘러 쌓여 있었는데, 그것이 왜 보기에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 그 가죽을 거기다 둘러놨는지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손잡이 부분을 주로 잡기 때문에 그곳만 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일본 애들이 머리가 참 좋다며 그 아이디어에 감탄하곤 했다. 워낙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것들이 많아서 엄마는 늘 그 큰 가방을 터질듯이 꽉 채워 무겁게 들고 다니곤 하셨다. 그래서 나는 이태리에서 가죽으로 유명한 피렌체를 떠나는 마지막 날 아침 일찍 가방을 파는 시장으로 향했다. 어떤 가방을 살까 고민을 하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커다란 가방을 사기로 결정하고,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 보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크기의 가방이 많지는 않았다. 그 많은 가방 집들 중에 단 한 곳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에 쏙 드는 큰 가방이 있었는데, 시장을 몇 바퀴를 돌고 나서 결국에는 처음에 마음에 들었던 그 가방으로 결정을 했다. 왠지 엄마가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서 뿌듯했다. 하지만 막상 가방을 선물하고 나서 엄마가 가지고 다니지 않는 걸 보니 생각을 잘못 한 것 같다. 주로 들고 다니는 큰 가방은 있는데, 가볍게 나갈 때 가지고 다닐 작은 가방이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함께 여행했던 분들이 샀던 작고 가벼운 가방을 선물을 했더라면, 엄마가 더 자주 가지고 다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그리고 당시 아르바이트를 했던 사장님들께 드렸던 파스타를 살 때는, 사장님들이 요리를 하시는 분들이라서, 뭔가 요리 할 수 있는 특별한 재료를 사다 드리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업으로 요리를 하는 분들이고 그분들이 하는 요리는 정해져 있기에, 요리 재료는 그리 좋은 선물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여행 갔다가 오는 사람들이 흔히 선물하는 초콜릿이 더 좋은 선물이었을 것 같다. 요리를 하시는 분들인것까지만 생각했지, 요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요리 재료를 선물하는 것은 뭐랄까, 매일 일상에 지친 상태에서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직장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가 했던 모든 선물들은 선물을 받는 이들에게 나의 기대만큼의 감흥은 전혀 주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렇게 가끔 아니 자주 나의 생각은 1차원적인 생각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 생각에서 한발만 더 나가면 더 나은 해결책이 있을 수 있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발을 더 나아가지 못해서, 좌절하고 주저 앉아 버리는 경우들이 있다.

 

<꼭지4. 가방은 늘 가볍게>

토요일 오전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다. 내일 있을 수업과제를 마무리하고 1년에 한번 열리는 대학 동아리 연주회를 보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전부터 계속 쌓이기만 하는 설거지거리들을 좀 처리 해 놓고 나가야지라고 마음 먹는 순간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집은 임대아파트이다. 다음 주 화요일에 동사무소에서 실사를 나온다고 한다. 서류상으로 나와 어머니는 동거 중이 아니므로 나가 살고 있는 흔적들을 싹 치워놓고 가라는 엄마의 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전화를 끊고서 지난 번 이태리 여행을 다녀와서 베란다 구석에 쳐박아 둔 여행 가방을 방으로 끌고 왔다.

그리고 나의 작은 방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행거에 결린 옷들을 이제 더 이상 입지 않는 여름 옷들부터 하나씩 정리해 가방에 넣기 시작했다. 나와 옷을 함께 입던 여동생이 미국으로 가면서 옷을 많이 가져갔고, 이후에 동생이 쓰던 방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옷 정리를 한번 해서인지 요즘 입고 다니는 옷들 전부가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가고도 공간이 조금 남는다.

여행 가방 하나에 모두 들어가 있는 짐들을 보니, ‘지금 당장이라도 이 짐을 가지고 떠나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처분해야 할 집도, 책임져야 할 가족도, 눈물 머금고 지키고 앉아 있어야 할 직장도 없다는 것은 이런 해방감과 자유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저 내 몸 하나와 가벼운 가방 하나, 그리고 여권과 돈만 있으면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것은 누구나 되고 싶어하지만, 아무나 될 수 있지는 않다. 내 주변에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 중에 나처럼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큰 친구들이 있다.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각자 떠나지 못하는 이유들이 꼭 하나씩 있다.

친구 중 한 명은 언니가 있는 미국으로 가서 공부를 더 하고 싶지만, 얼마 전 뇌출혈로 쓰러지셨다가 다행히 별탈 없이 치료를 받고 다시 건강해지신 어머니를 두고 갈 수 없다고 하고, 또 다른 후배 중 한 명은 집안의 장남이고, 조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자기가 졸업하면 집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본인밖에 없어서 가장 노릇도 하고 생활비를 보태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에게 ‘그렇게 떠날 수 있는 누나가 부러워요.’라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우리 집은 부모님이 건강하시다는 것, 동생들도 나름 각자 알아서 잘 살고 있다는 것, 아버지 형제분들이 많아서 할머니를 나의 가족이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등이 나에게 주어진 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님, 가족, 핏줄 등으로 너무 끈끈한 관계가 저절로 맺어지고,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얽매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유를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꽤 우울한 일이다. 더구나 그런 이들이 주변에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에 비해 많은 자유를 가진 나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또한 나에게 주어진 지금까지의 상황들 역시 신이 나에게 준 선물일지도 모른다. 내가 직접 문을 두드렸던 회사들 중 어딘가에서 지금 일을 하고 있었더라면 아마 5년을 일했던 나의 첫 직장처럼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 곳을 떠나는 선택을 할 때 많은 고민을 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은 내가 일이나 회사에 목 매어 쉽사리 떠나지 못 할까봐 내가 두드렸던 곳들이 아닌  내 마음이 전혀 가지 않는 곳들의 문만을 열어 준 것일까? 미련 없이 떠나라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숨도 못 쉴 정도로 꽉 막힌 자금만 해결되면 언제든 미련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

‘그래!!! 지금 내게 주어진 일과 시간을 제대로 한번 즐겨보자!!!

 

<꼭지5. 아련한 소주의 추억>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학교 앞 카페에 도착해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세 시간 남짓, 집중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더니 다행히 숙제는 거의 끝낼 수가 있었다.

오후 2시반. 연주회 시작 시간까지 30분이 남았다. 나는 숙제를 마무리하고 짐을 싸서 연주회를 하는 학교 건물로 향했다. 도착하니 두세명의 선배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고 재학생과 연주회 참가자들은 리허설이 한창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음향과 조명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곳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올해는 일반 강의실을 빌려 연주회를 하게 된 모양이다. 리허설을 하는데 메인악기인 팬플룻 소리보다 뒤에서 반주를 하는 드럼과 기타 그리고 키보드 소리가 훨씬 크게 들린다.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가시지 않는 채 연주회 시작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오늘도 역시 선배들의 늦은 등장으로 원래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이 지난 4시가 되어서야 연주회가 시작된다. 거의 세 달에 가까운 시간, 시험도 거의 포기하고 오늘 이 연주회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 온 후배들. 신입생 1학년부터 졸업생 선배의 연주까지 9곡의 팬플룻 연주와 연주 중간에 있었던 이벤트까지 오래간만에 너무나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음향시설 때문에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공연이 더욱 빛나지 못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진심을 담아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었다. 연주회를 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고 뒷풀이 장소로 향했다. 무척 다양한 주종 중에 나가 잘 못 마시고 좋아하지 않는 술이 바로 소주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좀 높은 고깃집에 가는 바람에 혼자서 맥주 마시겠다고 말하기가 그래서 나는 오늘은 소주로 달려보자고 결심을 했다.

소주하면 떠오르는 아련한 기억이 하나 있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의 일이다. 방학을 맞아 나는 고향인 대구에 가 있었다. 대구가 슬슬 지겨워질 때쯤 마침 친하게 지내던 동아리 선배들이 강원도로 여행을 간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바로 강원도로 갈 짐을 대충 챙겨 한창 여름휴가철이라 꽉 막힌 고속도로로 몸을 내던졌다. 평소보다 2배 이상 긴 시간이 걸려 겨우 도착한 강원도!!! 버스를 타고 가느라 지친 나와 이제 곧 도착한다.’는 몹쓸 거짓말과 미친 도로상황 덕분에 나를 기다리다 지친 선배들이 드디어 만났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일행은 바닷가로 가서 텐트를 쳤다. 시간은 이미 많이 늦어 멀리 지평선조차 보이지 않는 암흑 같은 밤의 해변가였지만, 왠지 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텐트 바로 옆에 있는 슈퍼에서 돼지갈비와 고기를 구워먹을 구공탄 그리고 소주를 샀다. 그리고 나와 일행 6명은 살짝 얼어서 살얼음이 깔린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그 때 마신 그 소주가 지금껏 마셔 본 소주 중에 최고로 맛있는 소주였다. 구공탄에 열심히 돼지갈비를 굽고, 어두워서 제대로 익었는지도 알 수 없는 고기 안주에 마시는 소주. 안주가 떨어지자 근처에 있는 횟집에 가서 회까지 떠와서 그 날 밤은 소주로 정말 열심히 달렸다. 만취한 상태에서 일행들은 노래방까지 가서 광란의 밤을 보내고 텐트로 돌아와서 완전 뻗어 버렸다. 다음 날,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쯤 속이 쓰려 자리에서 일어나 소주 냄새가 진동하는 텐트에서 나와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시고는 텐트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나는 기절할 뻔 했다. 전날 밤 함께 밤을 보낸 사람은 6, 하지만 그 중 2명은 술은 거의 마시지도 않고 일찍 들어가 잠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 텐트를 둘러쌓고 있던 소주 병은 28병에 달했다. 대충 계산해도 한 사람당 거의 7병의 소주를 마신 것이다. 그래서 그날 같은 장소로 여행을 온 다른 선배들 일행과 만나서 횟집에 갔지만, 맛있는 회는 한 점도 먹질 못하고, 쓰라린 속을 붙잡고 매운탕 국물만 열심히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여행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선배들과 만나면 빠짐없이 나오는 안주거리이다. 지금은 그 때처럼 마시라고 하면 절대 못 마시겠지만,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생겼다.

 

이 여행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이유는 무작정 떠난 첫 번째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늘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많이 꿈꿔왔었다. 아마 어릴 적 혼자 열흘, 한달씩 여행을 훌쩍 떠나곤 했던 아빠가 부러웠던 것일지도 모르고, 또 가끔 첫째인 나를 옆자리 조수석에 태워 아빠와 함께 들과 바다로 돌아다녔던 기억이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잠시나마 현실 속에서의 고민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다녀온 여행은 현실 속 고민의 연속이었다. 덕분에 여행을 충분히 즐기지는 못했지만, 다녀 온 후의 여운은 그 어떤 여행보다 훨씬 오래 가고 있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그리고 무작정 옮기는 삶의 터전이런 것들을 꿈꾸고 있다. 지금 꿈꾸고 있는 삶의 시작이 어쩌면 내 인생에서 최대의 소주를 섭취했던 그 여행이지 않았나싶다. 그래서 이 여행은 앞으로 쭈욱 내 마음 속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

 

<꼭지6. 나는 얼마짜리 딱지인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으로 출근해서 오전 9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일을 하는 사람들. 같은 양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각자가 하는 일의 양도, 각자가 받는 돈의 양도 너무 다르다. 누군가는 사원이라는 딱지가, 계약직으로, 과장으로, 팀장으로, 그리고 부장으로 각자 다양한 딱지들을 하나씩 붙이고 있다. 학생 인턴은 40만원, 용역직원인 나는 130만원, 그리고 9월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230만원. 어떤 딱지를 붙이느냐에 따라 같은 시간 일 하더라도, 그들이 받는 월급이 다르고, 그로 인해 삶의 질도 달라질 것이다. 물론 이 중에 일이 가장 많은 사람은 단연코 신입사원이다. 사람의 능력을 그들이 받는 연봉으로 계산 된다는 것이 너무 말도 안되고 웃긴 일이긴 하지만, 지금 나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바로 그런 사회이다. 연봉, 명함, 학벌, 따위로 그 사람의 능력이 평가된다. 실제로 연봉과 능력이 비례하는 경우도 물론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연봉이 적은 사람, 적은 돈을 벌 수 있는 그 기회조차 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도대체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일까?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능력만큼 일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나가 받는 월급으로 1년 꼬박 일하면 서울 변두리 아파트 한평 남짓을 살 수 있는 돈이 된다. 반면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어떤 누군가는 내가 30년을 꼬박 지금처럼 일해서 겨우 한 채 마련할 수 있을까 말까한 집 그리고 땅, 건물 등을 이미 수 십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나와 같이 못 가진 이들은 대대손손 못 가지고 못 살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은 대대손손 계속해서 잘 먹고 잘 살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는 점점 크게 벌어질 것이다. 나가 이태리로 떠나고 싶은 진짜 이유? 대한민국이란 땅에서 살아도 희망을 찾아볼 수 없음.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활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는 이곳에서도 바닥,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도 바닥. 어디서든 바닥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넓은 세계로 가서 바닥 인생을 살겠다는 생각. 나가 대구에서 나고 자라다가 서울이라는 곳에 와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생각이 바뀌었듯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살다 보면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이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면서 나의 인생에 또 다른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물론 나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에서 확실한 무언가가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매 순간 내가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바로 내가 꿈꾸고 있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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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2 07:07:42 *.38.222.35
어제 댓글로 코멘트 주신분들의 의견, 그리고 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결론을 좀 다르게 내렸습니다. 지난 오프 수업때 다들 아쉬워 했던 상상을 추가 하기로 했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시도 해 보려구요.

현재의 나 / 미래의 나
이렇게 두개로 나를 나누어 편지 형식이나 일기 형식으로 번갈아 보여줄까 합니다.
이 두개의 삶을 연결고리, 접점,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지는 계속 고민중입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현실의 내 모습만 보여주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공감을 얻되, 상상을 통한 희망, 그리고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저 역시 글을 쓰면서 더 신날 것 같고요..^^

그래서 뎀뵤님의 조언대로 1인칭 시점으로 바꿨습니다.. 1인칭이 훨씬 쓰기 편한것 같네요..ㅋㅋㅋ..

이 생각에 대한 코멘트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민은 쭉쭉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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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2 08:46:41 *.160.33.240
얘야,   앞의 궁상들을 덜어내라.  

그저, 한 마디 해줘라.  
청춘은 청춘을 모른다.  그러니 늙음도 청춘을  아는 척 하지 마라.  
우리가 88만원 세대라고?   너희가 88 만원 세대를 알어 ?   내가 그게 뭔지 얘기해 줄께. 
들어 봐.   내 하루를 들려 줄께. 그러나  한숨을 쉬고  조언하려 하지는 마.
아프니까 청춘이다 ?  웃기는 소리 사절.  
나는 루까로 갈꺼야.   왜 ?  가고 싶으니까.  그게 청춘이야.  
살아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한 거짓 현명,  그게 늙음임을 아는 것, 그게 청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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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11.22 08:51:56 *.163.164.179
앗! 사부님과 약간의 시간 차 댓글
사부님 안녕하세요!! 같은 공간에 머무르고 계시는 군요.

늙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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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3 09:50:59 *.32.193.170
훔... 사부님.. 해주시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는데, 어떤 모습으로 써야할지... 잘 안 그려지네요.ㅜㅜ..

원래 제 모습대로 쓰면 될까요?? 한번 다시 써보겠습니당~!!^^ 늘 감사합니다. 싸부님!!!!!^^

어제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봤는데요. 재미있더라고요.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고, 그 때 '아. 그런적도 있었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지금의 저를 보게 되었어요.

이 뮤지컬 한번 보러 가보세요 사부님 좋아하실거에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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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11.22 08:49:53 *.163.164.179
미나야...
청춘만 아프냐...
나도 아프다. 나는 아직 청춘인가?

첫번째 서문보다 부드럽다. 가볍게 읽힌다. 내가 지향해야 할 바다.
댓글에 달아 둔 보완부분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가 공존하면서 의견을 나누는 컨셉은 신선해 보인다.
책의 구성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른 선배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

상상!!!!!!!!!!!!!!!!!!!!! 수업 때도 주장했지만(강력하게...?)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더불어 감성!!!!!!!!!!!!!!!!!!!!!!! 말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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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3 10:12:21 *.32.193.170
훈오라버니.. 아파요?? 아프니까 청춘인가보오...ㅋㅋㅋ...

읽기 좋아졌다니.. 다행이에요... 사실.. 나는 내 글을 아무리 읽어도 잘 모르니..
이렇게 다른 이들의 코멘트를 받으니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 감사하고 좋은 것 같아욤!!!

상상과 말캉한 감성... 지금까지 별로 시도해보지 않아서. 잘할수있을진 모르겠지만,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당~!!^^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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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11.22 12:16:29 *.23.188.173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대화하는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네
나 상상력 부족한 여자인가봐. ㅋㅋㅋ
술자리에서 우리가 친구들과 대화하듯이 가벼운 서문이면 어떨까?
이런 말 어제 했어야 하는거지....ㅋㅋㅋㅋㅋ
왜 그런거. 인생 별거 있어?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한번 해보는 거지 뭐
사부님의 댓글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
넌 좀 자유로운 영혼이니 잘 어울릴지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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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3 10:50:59 *.32.193.170
어.. 그래 사부님 댓글과 언니의 댓글을 보니 좀 더 이해가 되는군..ㅋㅋㅋ.. 자유로운 영혼인 내가 잘 드러나도록?!
그런거지?? ㅋㅋㅋ.. (어렵군..ㅜ.)

가벼운. 그리고 나다운 그런 서문을 써야겠어. 쓰고싶다는 말이 더 맞겠군..^^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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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뵤
2011.11.23 00:11:17 *.169.218.37
아. 미나님, 다른의 책의 서문을 보면 어떨까요. ^^
연구원하면서 읽었던 책들의 서문도 도움이 될수도 있지만,
쓰고 싶은 책과 비슷한 장르의 책의 서문을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벅벅 기어가는 모습이 가볍고 살랑거리는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는데, 말해놓고 보니 너무 어렵네요.

그리고, 보여주고 싶은 책이 있는데 송년회때 (까먹지 않으면 ㅋ) 갖고 갈께요. ㅋㅋㅋ
에세이도 아닌 것이 소설도 아닌 것이. 분명 소설인데 에세이같은.
왠지 어울릴 것 같아서요.

에피소드 2의 생각의 전환점이 바뀐 부분과 에피소드 5의 느낌이 더해진 부분은 좋아진 것 같아요. ^^
앞으로 백번은 더 수정해야겠지만요. ㅋㅋㅋ 미나님 글이 별로라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거예요. ㅎ

그리고 1인칭으로 바뀐거는,,, 개인적으로는 훨씬 잘 읽혀요. 무엇보다 쓰기 편하다면 장땡이죠. 머. 나중에 필요하다면 3인칭으로 바꾸더라도 일단 생각을 쏟아내는데는 1인칭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은데, 다른분들의 의견도 들어 보세요. ^^

수고하셨어용! ^-^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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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4 07:53:50 *.38.222.35
으하하하하하... ;;; 연구원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하하하. .부끄럽습니다.;;;

넹.. 앞으로 서점에 가면 서문과 저자소개, 추천사와 메시지 , 몇쇄 인쇄했는지... 꼼꼼하게 볼게요...^^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 있어하는지 연구하는 게 필요하군요.. 하긴.. 작가에게는 그게 트렌드를 읽는 방법이겠네요..

감사합니다~!!!^^ 헤헤헤.. (많이 부족하죠??....;;; ) 저희.. 오프 수업 때 와 주실거죠????????????
꼭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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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뵤
2011.11.23 11:50:13 *.169.218.37
허. 이거참. ㅎㅎㅎㅎㅎ
이제 책 보는 습관을 바꾸셔야겠어요. ^^
책 볼 때는 서문에 저자소개, 띠지에 뒷면에 있는 추천사와 메세지까지 다 보셔야 해요. 중요해요.
서점에서는 몇 쇄 찍은 책인지도 살펴보시는 것도 좋아요. 얼마나 반응이 있는 책인지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 있어 하는지 연구하는 연습인거죵. 도서관 책은 별로 의미가 없을테고요.
책들은. 글쎄요. 좀 더 살펴봅시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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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3 10:59:12 *.32.193.170
앗!!! 감사합니다~!^^ㅋ
지난번에 도서관 가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책들을 좀 보긴했는데, 서문을 읽어볼 생각은 못했어요..^^;;;ㅋㅋ..

이럴줄알았으면 진작에 갔을 때 한번 씩 읽어보는 거였는데,  혹시 괜찮은 책들이 있으면 좀 추천해주세요.
뎀뵤님이 생각하시기에 제 주제와 비슷한 책들이요???  그래주심 완전 감사할듯요..ㅋ^^(아ㅡ 물론 저도 찾아봐야죠.ㅎ)

벅벅 기어가는 모습이 가볍고 살랑하게..ㅋㅋㅋㅋ.. .왠지 느낌이 오는데요?? 저도 그런 느낌이면 좋겠어요..

생각하신 책 송년회 때 꼭 가지고 와주세용~!! 부탁드려요.^^

1인칭으로 쓰니까 확실히 더 편해진 느낌이에요. 읽을 때도 편하다니 다행이네요!!!

수정된 부분들의 읽는 느낌이 더 좋아졌다는 것도 왠지 긍정적인 시그널인 것 같구요.. (뭔가.. 코멘트들을 잘 받아들이고 수정하고 있다는 안도감일까요?? 물론 말씀처럼.. 앞으로 백번 이상 더 고쳐써야겠지만요.ㅋㅋㅋ)

여러가지 조언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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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11.11.23 10:50:56 *.166.205.131
읽기 좋고, 쓰기도 좋은 금상첨화의 문체로구나!
서문이 잔잔하니 너의 고민을 들여다 보게 만든다.
서문의 마무리도 진지하고 좋다.
'미래의 나'가 쓰는 글이 기대가 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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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11.23 11:01:03 *.32.193.170
앗!!! 이런.. 황홀한 칭찬을 해주시다니요!!! ㅋㅋ 고맙습니다.. 오라버니..

남들 문체(루미체나 사샤체 등등)는 잘 들어오는데, 내 글은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는.ㅜ..

그래도 읽기 좋다니 완전 다행이에요.. 1인칭 시점으로 바꾸고 나니 확실히 쓰기도 편해지고,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번주부터는... 상상력의 시작이라서. 조금 더 긴장된다는.ㅜㅜ.. 그래도.. 기대해주세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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