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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4일 17시 39분 등록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한참을 달리다가 가끔 멈추어 서서 뒤를 돌아다보곤 한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내 영혼이 잘 따라오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 되면서 WLB(Work-Life Balance)를 추구하는 경향들이 많아졌다. 용어 그대로 일과 삶의 조화를 잘 맞추자는 의미인데 이것이 사실 쉽지 많은 않다. 일을 우선으로 두다보면 생활에 여유가 없어지고, 반대로 생활에 치우치다 보면 일 쪽에 미진한 결과가 파생이 되니 말이다. 어쩌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로써는 요원한 화두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균형의 줄타기를 커리어 우먼들은 악착같이 잘도 해나간다. 현실적으로 여러 여건상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욱 많은 노력이 요구되어 짐에도 말이다. 그런데 당신은 혹시 아는지 모르겠다. 여성의 그 균형을 잡아가는 익숙한 촉수는 특유의 생리적 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등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심각한 얼굴 표정으로 한마디를 던지신다.

“승호야, 김일성이가 안쳐들어 온다.”

공산당을 때져 잡자는 반공 사상이 맹위를 떨치고 있던 그 시절. 어머니는 난데없이 입에 올려서는 안 될 금기시된 인물을 이야기 하신다.

“어무이, 무슨 말인교. 알아듣게 이야기좀 하이소. 김일성이가 안쳐들어 와야지 그럼 쳐들어오면 좋겠심니까?”

나의 질문에 어머니는 아무 대답이 없으시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얼마 후 다시 어머니의 뜬금없는 이야기는 이어졌다.

“승호야, 빨갱이가 안쳐들어 온데이.”

빨갱이? 환장하겠네. 며칠 전에는 김일성이라고 말씀 하시더니 이번에는 빨갱이라. 머리에 뿔 달린 그놈들이 쳐들어오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지 도대체 무슨 말일까. 어린 마음에 이해가 되지 않아 마음속에 의문으로만 간직하고 있던 이것은 머리가 커져서야 아! 라는 감탄사로 되살아났다. 짐작하시겠지만 김일성 & 빨갱이라는 용어는 여성분들이 흔히 쓰는 달거리 쉽게 말해 생리가 이제 끊겼다는 의미를 회화적인 의미로 표현하신 것이다.

 

정상적인 여성들은 누구나 한 달에 한번 성스러운 의례(儀禮)를 치른다. 당연한 행위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당연한 것이 반복되다 보면 여성들은 때로는 귀찮게 성가시게 여기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 나와야할 코피가 다른 곳으로 나오니(?) 환장할 노릇이 아니겠는가. 거기다 이시점이 되면 심리적인 밸런스까지 흔들리게 되니 남성들로써는 도저히 이해 못할 예민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여성들은 그날이 다가오는 낌새가 느껴지면 본능적으로 미리미리 전투 준비를 한다. 심리적, 환경적 그리고 그 주변상황에 따른 진지구축을 해나간다. 이런 점검의 습성이 몇 십 년 동안 계속 이어지다 보니 어느덧 여성은 스탠바이 상황에 따른 분위기에 상시 익숙해져 있다. 말 그대로 전쟁과 같은 외부의 급작스러운 변화와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만반의 전시태세로써 적응력과 상황 판단이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설사 실전 상황이 발생되더라도 외부적으로 비춰지는 연약함과는 달리, 놀라우리만치 냉정한 모습과 이성적인 태도로써 남성보다 훨씬 빨리 현실을 극복해 낸다. 그래서인가. 추리닝 에다 슬리퍼 끌고 평소 참석하는 남성의 민방위 훈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성의 이런 축적되고 학습된 경험은 조직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치열한 기업 환경에서 경쟁과 성차별이 존재하는 척박한 토양 가운데에서도 성과물을 만들어 내어, 그들보다 빠른 승진 등의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투지를 발휘해 내지 않는가.

 

여성의 이 같은 생리적 특성과 묘하게 닮은꼴로 연관이 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체크카드이다. 이것의 쓰임새는 최근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13월의 보너스라고도 하는 연말정산 항목에서, 일반 신용카드를 능가하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요구 되어지는 여러 메리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 과욕의 차단

체크카드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것은 본인의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만 금액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도금액이 초과될 경우에는 돈이 인출이 되지 않을뿐더러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입하고 싶어도, 할부가 되지 않아 경제적인 측면을 자연스레 배워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체크카드와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에 안전빵을 추구한다는 약점도 있지만, 기업에서 우선적인 실리를 추구하며 그에 따른 실패의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2. 과거를 체크

남자란 동물은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전진을 추구하는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습성이 있다. 즉, 술을 마시거나 일을 행할 때 앞만 바라보며 Go Go를 외치는 전투적인 본능이 있는 것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경부 고속도로를 맨주먹으로 놓았고 제철소를 건립하며 맨땅에 선박을 수주하는 기적을 창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다 보니 전진만을 외치는 시각도 바뀌어 간다. 그에 반해 여성은 물품을 구입한 명세표를 대차 대조하듯 지나온 역사와 과거의 뒤편을 돌아보곤 한다. 외출해서도 가스를 끄고 나왔나 되새김질 하고, 나를 버리고 떠나간 첫사랑 그 녀석을 떠올리고, 억울하게 살아온 억 겹의 시간을 한스러워 하며 이를 갈기도 한다. 그런데 이점은 대나무가 마디마디 과정의 삶으로써 성장이 되어지듯 구간별로 점검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인가. 남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지만 여성은 그런 전철을 웬만하면 밟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그래서 함께 사는 남편이 사기를 당하는 것과 같은 과거의 똑같은 상황을 다시금 연출 했을 때, 그때는 뒤도 안돌아 보고 정말로 매정하게 안면 몰수하는 특징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를 보고 독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3. 긍정적 결과 도출

서두에서 언급했듯 여성은 여러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되어있다. 그렇다보니 가정 경제를 꾸릴 때에도 금액이 크든 작든 한 달 들어오는 수입 대비 지출항목을 예상 점검하고, 총액대비 마이너스 되는 요소가 있을 시에는 사전에 차단 및 과감히 제거 시킨다. 그래서 리스크의 변수가 있음에도 긍정적인 아웃컴의 결과를 파생되어 나오게끔 한다.

 

우리의 인생이란 여정에는 미리미리 챙겨야할 체크 포인트(check point)가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남성들은 이 같은 타이밍을 대개는 뒤늦게 발견하고 깨닫곤 한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의 이상증상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확인사살을 했을 때 종착역을 이미 지나가버린 그런 순간들이 찾아오곤 하는 것이다. 최근에 나는 가까운 지인의 인맥 중에서 두 사람의 자살 소식을 우연히 전해 받게 되었다. 한사람은 마흔 아홉 살의 한창 나이에 승승장구하던 사업 실패로, 다른 한사람은 쉰두 살의 나이에 공기업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일했음에도 정리해고로 퇴진한데에 따른 울분의 저항으로써.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이 같은 이야기의 시점은 대개 안타깝게도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찾아와 끔직한 결과로 귀결이 된다. 그렇기에 그때가 되면 너무 늦다. 미안하지만 와이프와 자식들 모두 자기 갈길 찾아가는 시점에서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겨지는 극단적인 상황이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이 같은 상황에 능숙하게 대비되어 있는 여성들은 오히려 그때가 되길 기다리기도 한다. 인고의 세월을 허벅지를 꼬집으며 참고 기다리다가 때가 되면 비장의 카드를 내민다. 그것이 황혼이혼이 될 수도 있고 남편이 평소에 꼬박꼬박 월급에서 떼어놓은 연금을 차지하기 위함 일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느껴진다. 여성이라는 나아가 아줌마라는 그 존재가 갈수록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그래서 술 마시고 욱하는 성질로 간혹 어린아이 같은 생떼를 부리기도 하지만, 평소에 가장 가까운 그분들에게 잘해야 한다. 늘그막에 따뜻한 밥 한 공기 얻어먹을 수 있는 자애로운 배려라도 선처 받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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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2011.12.05 16:52:42 *.146.26.24
보나씨와 함께 꿈에서 뵈었답니다.
밥 사기로 하고 날을 못잡으니 꿈에까지 나타납니다..ㅎㅎ
송년회에 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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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2011.12.06 23:32:37 *.130.104.60
호남권에다 대전권 출장까지 금주가 쭉~
빡빡해서 워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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