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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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서울을 출발하여 첫번째로 도착한 곳은 포항의 호미곶.
유채꽃을 심어논 길을 잠깐 걸어가면 바다를 만난다.
이곳이 어디인지를 말해주는 호랑이 간판은 기념사진 찍는 곳에 있다.
꽃 사이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을 지나 바다 가까이.
나를 사로잡는 것은 바다의 무늬. 물과 돌이 자연스럽에 어울려 만들어낸 비규칙적인 무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탑에 왜 문고리가 달렸나고 물었다. 옆에 사천왕이 조각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사천왕은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에서 악귀를 쫒는 역할을 한다. 이 탑은 문고리 부분의 돌판이 갈라지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본 신라시대의 탑에도 사천왕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뭔가를 넣어 놓었던 것 같다. 사천왕의 포즈는 왜 저런 포즈일까 궁금해졌다. 인도의 불교 그림들을 보면 사람들의 포즈가 참 멋지다. 그 영향을 받은 탓일까?
절터는 아주 작은데 탑이 2개다. 과연 이곳에 도량이 있었을까?
그리고 이곳은 도심과 좀 멀어보이는데 이 탑이 세워질 당시에는 절은 사람들의 마을 속에 있지 않았나?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에는 답이 나올까?
우리는 사부님의 안내에 따라서 여행을 하고 있다.
사부님께서는 이번의 안내를 위해서 삼국유사를 다시 읽으셨을 것이다.
경주 여행에 삼국유사 빼면 재미 없을 것 같다.
초대 동문회장 노진선배... 우리의 공간을 만들 계획에 동참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해주었다. 본인이 늘 시간과 돈뿐이라고 말하더니 정말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거기다가 삶의 지혜까지... 엄청 부러운 선배다.
4월 10일 창과 개별여행에 나섰다. 분황사가 갔다.
창은 분황사를 황룡사지로 착각하고 있었다. 다행이 황룡사지는 분황사 바로 옆에 있었다.
드넓은 절터를 걸어가니 그곳에는 다른 코스를 돌아온 일행이 있었다.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판을 지나오고 날개짓처럼 커다란 동작들이 보인다.
황룡사지에서 백산과 김홍영 연구원.
유채가 아직 덜 자란 들판에서 둘이 한 컷. 푸른 밭에 뒹굴어 보고 싶고 앉아보고 싶은데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그런데 마음이 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춘희씨는 역시 봄이다. 마음이 봄이니 몸도 따라서 봄이다.
아마도 나는 사진이 없다면 무엇인가를 거의 다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안타깝다.
사부님의 스피치도 메모하지 않았다. 누군가 하겠지 했던 건데 결국 내게는 남지 않았다. 아프다.
인각사 옆 바위가 있는 강변에서 사부님의 10분 스피치,
맛난 딸기를 가져온 권양우씨, 날 기억하는 데 내 기억 속에는 없는 사람이다. 미안하고 또 미칠 노릇이다. 딸기는 맛나다고들 한다. 한개도 먹지 못했다. 장기자랑 화면처리를 하고 보니 이미 딸기는 없다. 장기자랑 화면처리를 하고 보니 이미 딸기는 없다.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해 또 실수를 했다. 3번 이상 만났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형산님과 정희근님. 형산은 본 기억이 있지만 정희근님은 완전 초면이다. 몇번 만났다고 하는데, 기억이 완전히 사라졌다. 단지 이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과 이름만을 알 뿐이다. 사진 찍어두라고 해서 찍어뒀다.
책을 출간한 것을 축하받는 유인창님, 그리고 이번에 회장으로 뽑힌 희석이, 그리고 사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