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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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려고 하는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그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연의 대상물과는 달리 내가 바라보는 대상이 나를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자면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쌍방향으로 열려 있어야 합니다. 나와 관계가 있어야 하고
나를 사랑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기를 보여주지 않는 법이지요.
하물며 자기의 알몸을 보여줄 리가 없지요.
知 와 愛는 함께 이야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애정없는 타자와 관계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진정한 의미의 知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인식의 혼란을 가져오는 엄청난 정보의 야적 野積은 단지 인식의
혼란에 그치지 않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폄하하게 할 뿐입니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사람이 '팔기 위해서' 진력하고 있는 사회입니다.
모든 것을 파는 사회이며 팔리지 않는 것은 가차없이 폐기되고
오로지 팔리는 것에만 몰두하는 사회입니다.
상품 가치와 자본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이러한 체제에서 추구하는 지식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는 한 점의 인연도 없습니다.
지知는 지인 知人이라는 의미를 칼같이 읽는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회는 無知한 시회입니다.
무지막지 無知莫知한 사회일 뿐입니다.
사랑은 분별이기 때문에 맹목적이지 않으며,
사랑은 희생이기 때문에 무한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감성이 상품미학에 포섭된다는 것은 의상과 언어가 지배하는
문화적 상황으로 전락한다는 것이지요.
형식미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형식미의 끊임없는 변화에 열중하게 되고 급기야는 변화
그 자체에 탐닉하게 되는 것이 상품 사회의 문화적 상황입니다.
상품의 구매 행위는 소비 이던에 일어납니다.
광고 카피 역시 소비자가 상품이나 상품의 소비보다 먼저 만나는 약속입니다.
이 약속이 배반당하는 지점, 즉 그 형식의 허위성이 드러나는 지점이 패션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사실은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형식만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하는 시스템의 보정적 기능에 불과한 것이지요.
반품과 AS 자체가 또 하나의 상품으로 등장하여 허구적인 약속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역설적이지요.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그 배신의 경험 떄문에 상품을 불신하고 나아가 증오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패션의 속도가 더욱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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