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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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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8일 21시 37분 등록


관계의 연금술(원제: Love & Survival)
: 관계의 친밀함이 빚어내는 치유의 기적 -딘 오니시 지음/ 김현성 옮김-


<저자 소개 >
베일러 의대 졸업. 예방의학 연구소 소장.
지난 20년간 약이나 수술 없이, 생활방식과 인간관계의 포괄적인 변화만으로 심각한 심장질환이 치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하는 연구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어떤 의학적 요소보다도 사랑과 친밀감이야말로 건강과 질병에 대해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연구하고 입증해내고 있다.

<소감과 내가 저자라면 >
머리에서 나와서 심장으로 들어가라!

다른 분들에게는 낯선 이름의 저자일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되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옆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옆사람이 좋아질지 모른다.

책 내용 중에 독일 황제 프리드리히 2세가 등장한다. 그는 13세기에 아기들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라면 어떤 언어를 말하게 될지 알기 위해 몇 명을 부모에게서 빼앗아 보모에게 키우게 하는 실험을 감행했다. 인간의 <자연그대로의 언어>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던 것이다. 먹이고 재우고 씻기기는 하지만 그 외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고 말을 건네지도 못하게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떤 언어들을 말하게 되는지 보여주지 못했다. 왜냐하면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도 전에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1248년, 역사가 살림베네는 이 아기들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했다. “쓰다듬어 주지 않아서 아기들은 살 수 없었다.”

위 사례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관계는 생존의 문제이다. 우리의 태어남도 관계 때문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도 관계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가 있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상들 중에 한명이라도 무사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하다. 모든 것이 수 십 만년의 시간동안 어긋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우리는 정말 사해동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인간이 성장하고 발전하고 지탱하고 견뎌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필수적인데도 우리는 자주 잊는다. 때로는 그 관계를 위해 다른 관계를 공격한다. 집단적 분쟁이나 배타성의 이면에는 집단내 친밀감, 공동체 의식을 획득하고자 하는 집단적 고독감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세계화는 다른 말로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개인화이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화란 당연히 융이 자기실현의 의미로서 언급한 개별화(individuation)의 의미가 아닌 개인화(personalization)를 말한다. 개인화의 목적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 행복해졌는가? 몸은 점점 편해지지만 마음은 갈수록 괴로운 것이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까?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관계의 단절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에서 언급된 인간은 <간존재(間存在)>라는 표현은 너무 멋지고 가슴에 와 닿는다. 사랑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떠올릴 때 기막힌 표현 아니겠는가!

우리는 주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정말 주관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나의 생각이라는 것은 정말 나의 생각일까? 어떤 면에서 보면 주관과 객관이란 존재하지도 않는 의식적 착각에 불과할지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아는 자기의 전체가 아니다. 수많은 관계와 문화 속에서 억압되고 학습되어 온 방어적인 자아일 뿐이다. 표면적인 자기이다. 또 다른 자신의 여러 가지 모습은 제대로 꽃피지도 못하고 자기 안에 감추어있다.

이 책은 관계의 중요성을 여러 가지 의학적 근거를 보여주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이 더욱 돋보인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세우지 않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의 육성을 들려준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관계가 가지는 치유의 힘을 여러 사람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비록 그 근거가 때로는 모호하고 실험방법상의 문제가 보인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양해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전환하여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저자라면 나는 관계의 위험성도 덧붙여 균형을 잃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할 것이다. 특히, 관계가 중시되어 온 동양에서는 더욱 그 균형이 중요하다.

"우리의 생명조건인 관계를 보지 못하고 관계를 떠나 사는 것도 비극이지만 관계 속에 매몰되어 자아를 잃고 살아가는 것도 비극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존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의존적인 관계이다. 우리는 이중적인 비전을 가져야 한다. 나의 개체성과 전체성을 같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관계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나를 세워 우리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세계화에 대한 나의 해법이다."


<책에서 캐낸 금맥 >

1. 사랑과 생존

* 고통에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어떤 고통이든 단순히 육체적, 습관적 변화를 넘어서 진정한 변화로 들어가는 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의사들이 고통을 변화의 입구나 촉매제로 취급하도록 훈련받지 않았다. 의사들은 고통을 적으로 간주하고 가능한 한 빨리 고통을 없애도록 훈련받았다. 고통은 일부러 찾아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통은 이유가 있어서 존재한다. 고통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고통을 없애려고만 한다면, 그것은 불이 나서 울린 화재경보기의 선을 잘라버리고 다시 잠을 자러 가는 것과 같다. 치료와 치유는 같지 않다. 질병과 아픔은 같지 않다. 통증과 괴로움은 같지 않다.

2. 사랑의 치유력에 대한 과학적 근거
: 로제토 연구, 알라메다 지역 연구 등 다수의 지역에서 인간적 유대와 질병에 의한 사망률과의 비교 연구를 소개하고 있고 또한 인간관계의 지원과 신체 면역력과의 관계에 대한 여러 연구들을 인용했다.

* 깨달음은 치유의 첫걸음이다. 사랑과 친밀감을 주고받는 것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 똑같이 치유력을 발휘한다. 사랑과 친밀감을 증가시키는 모든 것은 치유력이 있다. 사랑은 생존을 강화한다. 보살피고 보살핌을 받는 것 모두가 삶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사람을 자아 밖으로 이끌어내는 모든 것은 치유를 촉진한다.


3. 문제는 너 자신에게 있다!
* 인간은 우리가 우주라고 부르는 전체의 일부분이다. 시간과 공간속에 제한된 일부분인 것이다. 인간은 자아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른 모든 것에서 분리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일종의 의식의 시각적 착각이다. 이는 우리를 욕망에만 한정시키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몇 사람에게만 애정을 갖도록 제한하는 하나의 감옥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독립적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잘 발달된 자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지 않으면 압도당하는 느낌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경계선이 없으면 친밀감은 위험해지는 것 같았다.

* 너무도 많은 심리치료가 친밀해지는 법을 배우고 관계를 공유하고 공동체를 찾는 것은 도외시하고, 자율적이고 독립적이고 분리된 자아를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잇다. 의존과 독립, 둘 중에서 하나의 선택을 하기보다는 상호의존을 선택하는 데에서 진정한 자유가 나온다는 사실을 나는 발견하고 있다.

* 나는 단 한음을 연주하기 위해 반복해서 연습하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어떤 노래는 수천 번 연주했다. 그러나 같은 노래에서도 늘 신선하고 새로운 무엇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관계도 그렇다. 신선함이 없어지고 진부해지면 나는 신선함을 찾아내기 위해 그 진부함 속으로 더 깊이 파고 들어간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우주는 저 위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다. 아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소립자에서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거대한 것도 세부적인 면에서는 같다. - 부부 뮤지션, 턱 앤드레스가 그의 부부관계에 대해 -

* 관계에 전념하는 것은 진정한 자유와 기쁨으로 우리를 이끈다. 훨씬 더 나은 것을 -그것도 빨리- 대가로 얻지 않는 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할 의미가 없다.

* 사랑하는 사람의 내면에서, 또한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볼 수 있고 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면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 안에 있는 신을 사랑하고 보고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신성함은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며,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하는 장벽을 제거하면서 찾을 수 있다.

* 건강과 기쁨으로 이끄느냐, 고통과 질병으로 이끄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 자체가 아니라 행동 뒤에 있는 목적이다. 나의 가치가 내가 하는 일에 의해 규정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인간관계가 해를 입더라도 주어지는 중요한 기회는 모두 잡았다. 이제 나는 진정한 힘은 자신이 얼마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포기할 수 있느냐에 의해 측정된다는 것을 안다.

*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가운데를 헤쳐 나가는 것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4. 사랑과 친밀감으로 가는 길
* 카를로스 카스타네다는 <돈 후앙의 가르침>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시작하기 전에 질문해보라. “이 길은 마음(heart)을 갖고 있는가?” 아니라면 다른 길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마음이 없는 길은 결코 즐거울 수가 없다. 그러나 마음이 있는 길은 쉽다. 그것을 좋아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 자각을 하고 목적이 분명해지면 자신의 길을 발견할 것이다. 자신이 찾던 것을 더 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여정에 전념하면 강화된 자각뿐만이 아니라 삶의 어떤 신비한 힘이 더해진다. 스승은 여러 가지 형태와 모습으로 다가온다. 영적 수행은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생각하는가이다. 올바른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 화장실에 앉아서도 영적 수행을 할 수 있다.

* 사랑스럽지 못한 우리 자신의 가장 어두운 부분들을 다른 사람이 동정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우리 자신도 우리 내면의 그 부분들을 받아들이기가 더 쉬워진다. 이렇게 할 수 있으면 우리는 우리의 결점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여 그들을 미워하는 짓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분노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폭력적이 되기 쉽다.

* 심리치료는 주위 환경을 규정하고 잘 성장한 독립된 자의식을 갖게 해준다. 영성훈련은 그 깨달음을 독립적인 자아에서 보편적인 자아로 확대해가는 데 도움이 된다. 앞에서 논의했듯이 사람은 우선 잘 성장한 독립된 자아를 가져야 자아를 초월할 수 있다. 우리의 독립성만을 인식하면 우리는 고독과 고통으로 이끌려간다. 우리의 합일성만을 인식하면 세상에서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심리치료와 영성훈련을 병행하면 삶의 다양성과 합일성의 비전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 무엇에 대한 전념이든 전념은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이끈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관계에서 진실이다. 전념은 안전감을 만들고 친밀감을 가능하게 한다. 전념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다. 낭만적인 관계는 전념의 한 가지 형태에 불과하다. 그 무엇에든 우리는 전념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에 전념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자신을 규정한다.

* “깨닫는다는 것은 모든 사물과 친밀해지는 것이다.”라고 어느 선사는 말했다. 명상이 깊이를 더해 가면 우리는 목격자의 관점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감정이 있지만 그 감정이 자신이 아니며, 몸이 있지만 그 몸이 자신이 아니며, 생각이 있지만 그 생각이 자신이 아니며, 정신이 있지만 그 정신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들은 우리 자신의 본질이 아니다. 감정, 신체, 생각, 정신을 넘어서 이 모든 것을 목격하는 자아가 있다. 이 자아는 정신의 능력을 넘어서지만 우리는 마음속에서 사랑으로 느낄 수 있다. 이 깨달음은 다른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엄청난 자유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을 포용하는 열린 마음과 사랑으로 살기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모든 사물과 친밀하다. 그 영원한 순간에 우리가 어디를 가든, 우리는 천 가지 다른 모습을 한 우리 자신의 친족만을 발견한다.

5. 나는 삶을 선택한다
* 당신이 떳떳하면 당신은 치유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무슨 짓을 하든그것은 문제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당신을 조롱하거나 십자가에 매달아도 당신은 치유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가장 미워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당신을 병들게 할 수 있는 힘을 줬어요. 아이러니죠. 이것을 깨달으면 능력이 생깁니다. 우리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고 고백한다면, 특히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할 수 있다면 치유력이 생깁니다.

* 독립적인 에고는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떼어놓습니다. 무엇으로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더 낫거나 못하다고 생각하려는 수많은 방법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고통과 질병은 그런 생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들이 조직된 종교에 관심을 잃는 이유 중의 하나는 흔히 형식과 의식에 너무 얽매이는 나머지 ‘우리를 서로 결합시키는 근본적인 영혼의 각성’이라는 가장 의미 있는 영적 본질을 잃기 때문입니다.


6. 과학과 신비에 관한 대화

* 존 카밧진 박사와의 대화
“의식집중은 무엇을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타나는 상황의 실재성을 분명하게 보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그저 보는 겁니다. 이것은 철학이나 어떤 특정한 태도가 아닙니다.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보기만 하는 것에 진정한 변화의 가능성이 있으며 모든 체험의 충만함을 더 잘 느끼게 도와 줄 것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어디에 속해 있으며 자신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면 큰 효과와 치유력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 귀속감은 뼈와 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갑니다. 우리는 무한한 변화의 잠재력이 있으나 아직 일깨워지지 않았을 뿐이며, 구속을 열어젖히고 누에고치에서 나오듯이 무의식과 꿈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적인 체험으로 깨닫게 해줍니다. 자기 존재의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결코 알지도 못하고, 그 잠재력을 깨울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하고, 모든 일을 이미 정해진 대로 흉내 내고 있다는 사실 역시 전혀 깨닫지 못하고 일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 리자 버크맨 박사와의 대화 (하버드 공중보건학과 유행병학 교수)
“일본이나 프랑스 사람들이 심장병 발생률이 낮은 이유는 매우 밀착된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긴 안목으로 볼 때 인간관계는 호혜적이어야 합니다. 무엇을 얻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주느냐가 중요하지요. 베풀 수 있는 대상이 없으면 노인들은 죽습니다.”

* 로버트 레먼 소장과의 대화 (페저 연구소 소장)
“히브리어로 영혼은 숨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영혼은 삶입니다. 우리 사회는 영적 운동이 전통적인 종교 밖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단위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집단 안에서의 개인이며 집단을 이루는 관계들입니다. 이제는 관계가 영혼의 기본단위입니다. 관계는 우리를 더욱 의식적으로 되게 해주고, 의식적이 되면 사랑과 친밀감과 모든 그러한 종류의 속성들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자체가 치유에너지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믿음은 20세기 초 마틴 부버 같은 학자들의 사상에서 유래합니다. 그들은 관계 자체가 하나의 실재이며, ‘자아’와 ‘자아의 대상’ 사이에 있는 공간 역시 영적인 성격을 지닌 실제적인 실재라고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버는 우리에게 존재하는 실재로서의 관계라는 개념을 심어주었습니다. 이 개념은 독어로 <간존재(間存在)>라고 합니다. 뚜렷한 의식을 하게 되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긴 투사와 자신이 집착했던 문제들과 자기 자아의 역할을 알아차리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단점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자기 자신의 약점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 레이체 나오미 레멘 박사와의 대화(커먼윌 건강과 질병 연구소 소장)
“삶에 의미의 차원을 더해주는 것은 마음이에요. 의미의 차원이 없으면 삶은 견디기 어려워져요. 현대사회에는 많은 억압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개인적으로 의미가 없으면 살아갈 힘이 없어지죠.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수많은 위기와 마주칩니다. 그러나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먹고 힘을 얻는다는 것을 알면 식료품 가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훨씬 마음이 편해지죠. 의미를 찾으면 우리는 좌절과 대결할 수 있는 힘을 갖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열고 살아야만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의미는 정신적인 기능이 아니라 마음의 기능입니다. 의미의 감각이 없으면 힘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일도, 의미의 감각이 있으면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의미는 힘입니다. 연약한(soft) 것들이 우리의 힘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친밀감은 고통을 치유합니다. 우리는 고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게 아니라 고통 속에 혼자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우리를 서로 분리시켜 사람들은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하죠. 사랑받는다는 것은 일종의 은총이에요. 그것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에요. 일단 다른 사람에게 주목을 받고,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 갑자기 방향이 바뀌는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랑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나약함이에요. 나약함은 다른 사람들이 안전하게 느끼고 우리에게 마음을 열게 해주죠.”

* 로버트 더먼 교수와의 대화(컬럼비아 대학 인도 ∙ 티벳학과 교수)
“인간의 삶의 형태는 자아와 타자의 경계를 극복하는 가능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 안에 새끼를 배면, 실제로 피부의 경계선이 없어지고 그곳에서 어떤 본능적인 경험을 갖습니다. 치유력의 본질은 한편으로는 우리가 분리되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만물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비전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비전을 가질 수는 없으며 자신의 분리감과 고립감을 엄격하게 비판하고 나서 우주와 하나로 융합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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