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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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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29일 21시 45분 등록
The Human Equation : 신자유주의적 경영관리 방식에 대한 반론과 대안

1. 소감

휴먼 이퀘이션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을 통한 경영방정식”이라고 칭하면 어떨까 싶었다. 경영방식의 여러 방법들 중 ‘사람을 통한 이윤획득’이 저자 제프리 페퍼의 일관된 주장이니까.
읽기가 대단히 힘들고 어려웠다. 쓴 사람도 힘들었겠지만 읽는 이도 참 힘든 작업이었다. 적어도 내겐 이런 류의 책 편집은 시작부터 스트레스를 준다. 봄에 사서 겨울 초입에 읽었으니 내겐 그만큼 부담스러웠었나 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그랬던가 책장을 덮은 지금의 마음은 봄에서 겨울에 이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지식과 책이 주는 감동을 가져다 주었다. 아 좋은 책이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흔드나 보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것에서 금융의 세계화를 배경으로 한다. 그 결과 돈이 이 산업에서 저 산업으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신속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금융 자산 계급, 즉 금리생활자들(본질적인 표현으로는 선진국의 금융 자산가 계급)이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되어 있는 사회시스템이다. 바로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경영관리 방식 바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기초하지 않고 주주 자본주의에 기초한 기업경영방식에 대한 반론과 대안을 내놓고 있으니 이 책이야말로 한국인 다수 대중의 문화적 DNA에 기초한 한국적 상황의 세계화와 세계적 경영방식의 보편성을 한국화하는 코리아니티 경영에 사람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직접적인 표현으로는 이윤의 획득이라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선비의 후예들이니 점잖은 방식을 선택하기로 하자)라는 또 하나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주주 자본주의에 맹목적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한국의 천박한 자본주의 맹신자 그룹인 일부 정부관료, 기업가들, 노조관계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사람을 통한 이윤획득과 사람이 중심이 된 ‘고성과 경영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여러 각도에서의 주장과 증거사례를 되풀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미국내 기업들과 그를 추종하는 많은 기업세력들은 사람을 줄이는 원가경영 내지는 이의 파생 원가관리방식을 통한 기업이윤의 창출에 기를 쓰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직도 사람을 통한 이윤획득(기업경쟁력의 향상)은 지난한 과정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은 표현한다. “(남들과 꼭 같이 행동함으로써) ‘정상적’이기를 바라면서, 또한 ‘비정상적인’ (탁월한)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you can't be 'normal' and expect 'abnormal' returns.

또한 저자는 다른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을 단순히 모방해서는 뛰어난 경제적 성공을 거둘 수 없는 것처럼, 단지 외부시장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경쟁우위와 탁월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A사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것은 B사 역시 구매할 수 있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가져다주는 것은 해당 기업에 핵심적이고 따라서 다른 경쟁자들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그러한 것들이지, 외부 시장에서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한 것은 그 기업만이 갖는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기업사례의 바이블처럼 따라다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예도 들어가면서.

아마 이 책이 최초 발간된 시점은 2000년 이전일 것 같다. 한국어판이 2001년 9월에 나왔으니 그렇다면 나는 이미 5년이 지난 시점에 읽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 석학의 뛰어난 연구결과를 뒤늦게라도 읽었으니 기쁘기 한량없다. 이 책은 내가 펴낼 책의 또 다른 한 실마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좋아 보이는 책이다.

2. 내가 저자라면

2007년 나의 두 번째 책은 아마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장절은 조금 바뀌겠지만 이 책의 골간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설프지만 내가 정한 목차로 바꿔보자.

일단 글의 편집방식을 대폭 바꿀 것이다. 솔직히 너무 지루하다. 편집이 재미있으면 최소한 30%는 더 팔린다. 번역도 더 자연스러우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의 책도 인문학적 용어와 경영 언어를 적절하게 잘 구사해야 하겠지.

사례에 대한 세부내용들을 디테일하게 나타내겠다. 이 책의 사례들은 대기업이거나 다국적 기업, 국영기업체 혹은 그에 준하는 기업들이 그 사례로 나와 있다. 그렇지만 리더를 지향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이 현장에 적용 가능한 사례들과 현장의 살아있는 생생한 인터뷰가 나와야 한다. 글이 읽는 이들의 마음에 빨려 들어가려면 책에 있는 글이 죽어서는 들어갈 수 없다.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 사람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라고 하는 세 가지 기준으로 이 책의 주제를 삼을 것이다. 사례를 통한 논거의 이론화를 시도할 것이다. 증거를 통한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경영이 되고, 인간답게 사는 노동이 되게끔 주장하고 싶다.

새로운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제시할 것이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동양의 기업역사를 통한 노사의 상생의 모델을 그려볼 작정이다. 아마 이 장에서는 한국기업의 모델로는 ‘뉴 패러다임 센터’의 사례들이 많이 제시될 것이다. 특히 유한킴벌리 사례는 여전히 유효한 증거로서 작용할 것이다.

사람을 통한 이윤 획득의 경영관리 양식들에 대한 7가지 특징들을 더 충실히 보완하여 더욱 기본적인 상식과 근본적 통찰에 기반한 성공요인을 찾아내 정리해 보아야겠다.
1) 고용보장
2) 선발관리
3) 자주관리팀과 의사결정의 분권화
4) 성과보상 지급
5) 교육훈련
6) 평등성의 강조
7) 투명성과 정보 공유
듣고 보니 유한킴벌리도 여기에서 별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렇다면 나도 어느 정도 쓸 수 있겠네. 사람을 최우선한다는 것 바로 사람 중심적인 전략의 추구 말이다.
IP *.118.67.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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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빈
2005.11.30 11:13:32 *.221.134.1
드뎌 다보셨군요^^ 축하축하.
개인적으로 좋은 내용이 많이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체계를 조금 잡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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