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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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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7일 10시 57분 등록

신영복님의 강의를 읽으면서 어렵지만 같이 읽는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흉내도 내보고 싶고 구본형 선생님 글들을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분량이 작은 책부터 다시 읽으며 주석을 달아 보았습니다.

사실 큰 부담없이 떠오르는 대로 쓴 것들이라 본문에 비해서 주석이라고 할 것도 없을만큼 조잡한 글입니다만.. 요즘 저는 제멋에 글을 쓰는 중이라 그냥 올려 봅니다. 사실 읽고 강한 느낌을 받은 부분일수록 주석을 더 달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는 전혀 아무말도 달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읽어보면 뭔가 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노진 선생님께서는 왜 요즘 홈페이지에 글을 안 올리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쉬엄쉬엄 쓴 글 조금씩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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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 사자같이 젊은 놈들
이 책은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젊은이는 구본형 자신이기도 하고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젊은이들이기도 하다. 젊은이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어디 있었던가? 그 고민을 마치 다 안다는 듯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책들은 부지기 수다. 그럴수록 그들이 보여주는 해결책은 요원했고 도무지 질문이 뭐였길래 저런 수많은 답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 우리는 질문부터 알고 싶었다. 그 질문을 우리는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다. 이 책에서조차도. 다만 우리 자신이 찾아 내어야 하는 것이란 걸 이 책에서 알게 되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러한 질문은 이미 우리가 마음 속으로 수없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명확하게 알지 못했고 답답한 가슴으로만 아련히 느낄 뿐이었다. 그야말로 사자 같은 젊은이들이 고양이처럼 살고 있던 이유를 알고 싶다면, 그리고 그 사자는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나는 내 꿈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나 자신의 꿈에 대해 몇 쪽이나 쓸 수 있을까? 한 쪽? 혹은 두세 쪽? 지금 내가 내 꿈과 관련하여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것은 내 이름과 나이 밖에는 없어. 답안지를 받고 이름밖에 쓸 수 없는 수험생처럼 내 머릿속이 하얘졌어.
나를 당황하게 한 것은 내가 목숨을 걸 꿈이 없다는 참담한 발견이었어. 나를 바쳐 만들어 내고 싶은 아름답고 구체적인 미래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미칠 것 같았어. ]

->젊은 시절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아마도 실패와 방황이지 않을까 한다. 실패와 방황에 우리는 좌절할 것이고 두려울 것이고 뭔가에 절실해질 것이다. 그 때 우리는 맨몸이 될 것이고 진정 자신만을 느낄 것이다. 이미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것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상당 수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틀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 속에서 자신에 대한 긍정과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젊은이의 힘이다. 그 실패가 내가 뭘 하려고 살아가는지 모른다는 어이없는 느낌에서부터라도 좋다. 그 느낌은 두껍게 자신을 누르던 사회의 고정 관념과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는 타인의 관점들로부터 나를 두둥실 떠오르게 할 것이다. 그 후엔 그저 묻고 또 묻고 물어보자. 겁 낼 것 없다. 그 답이 작든 크든 남과 얼마나 다르든 상관없이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과격한 듯하지만 과하지는 않고 다만 격할 뿐이다. 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격하지 않고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단 말 인가.

[취업과 직장과 고용 이야기가 시작되자 나는 답답해졌습니다. 우린 고등학교 때에는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 3년을 보냈어요. 졸업하고 취직하기 쉬운 학과의 인기는 천정부지가 되었지요.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유로움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4년을 또 묶어 두어야 하죠. 우리는 영어를 배우고, 자격증을 찾아다니고, 입사서류 심사에 통과하기 위한 목적으로 좋은 학점을 따기 위해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지요. “우리는 어제의 구조 속에서 오늘의 방법으로 미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더욱이 이에 책임있는 사람들은 그저께의 문화 속에서 어제의 구조를 만들었으며, 이 사회에서 내일과 모레를 더 이상 보내지 않을 사람들이다.”
갑자기 내가 고등학교 수험생이었을 때 가장 부러워하던 것이 생각났어요. 그건 내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학교에서 걸어 나오는 그 학교 학생들이었죠. 마찬가지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할 때, 내가 가장 부러워하게 될 것은 점심 식사를 하려고 하얀 드레스셔츠를 입고 타이를 맨 채 쏟아져 나오는 회사 직원들일지도 몰라요.]

->대학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3년과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 4년과 결혼을 준비하는 직장 생활 4년과 그 외의 무언가를 준비하며 살아가는 인생의 한 몇 년이 이렇게나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모두 다 모아놓고 생각해 보면 진정 내가 살고 싶은 데로 살아가려고 견적을 내보고 싶어도 엄두가 나질 않는다. 어느 한 틈도 여유가 없다. 다람쥐 쳇바퀴 속에서 인생을 더 잘 살아보고 싶어서 빨리 달렸더니 더 힘들고 더 빨리 지치는 격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일찍 일어나려 하고 좀 더 부지런히 배우며 책을 틈틈히 읽으려고 한다. 다만 자신이 돌리고 있는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한 채로 말이다.

[프리 에이전트는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자유롭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그들은 성공을 스스로 정의한다는 것입니다. 시키는 일을 아주 잘 해낸다고 하여 그것이 진정한 성취가 될 리 없습니다. 스스로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을 온 힘을 다 바쳐 이루어 냈을 때, 스스로 만족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책임을 수반하는 직장 내에서의 승진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고 믿습니다…사람들은 ‘노동이 무의미하다면, 삶 또한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성공을 스스로 정의한다’는 것은 정말 명쾌한 하나의 성공론이 될 수 밖에 없다. 스스로 성공에 대해서 정의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당신은 이미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성공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의 대답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일 뿐더러 대답을 찾아 낸다면 그야말로 감동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음과 감동 없이도 비슷한 성과를 낼 것이고 그것으로도 성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스스로 던졌고 찾고자 했던 질문이 있다면 자신이 그 속에서 캐내는 기쁨과 희열, 삶의 의미는 찾아낸 감동만큼이나 더 진할 것이다. 남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름대로 빠르게 달려 성과를 거둔 것과 달리 성공을 스스로 정의하는 감동은 아무도 밟아 보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를 여행한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으면 들어가라. 들어가서 그 속에서 성장하라. 그러나 아무도 그대를 고용해 주지 않으면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혼자 하든 친구들과 함께 하든 스스로의 기업을 하나 만들어라. 힘들면 이렇게 말하라. 나는 나를 위하여 일한다.스스로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좋은 것은 없다.]

->나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자신을 고용해주는 이를 찾지 못한 젊은이보다 번듯한 기업에 어렵지 않게 입사한 또 다른 젊은이가 더욱 위험에 처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앞의 젊은이는 위험하다. 자신이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온 몸의 털을 꼿꼿이 세우고 세상의 위협에 대항하고 있다. 또 다른 한 젊은이는 세상의 따스한 손길에 편안함을 느끼며 한낮의 졸음을 즐기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상황은 위험 해소가 아니라 다만 위험 회피일 뿐이다. 좋은 학업 성적으로 비교적 좋은 대접을 받고 얼마의 기간 동안 큰 어려움을 모른 채로 살아가는 것이다. 잠시 눈 앞에서 사라진 위험을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그는 가장 극적인 순간에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온 몸의 털이 다 빠져버린 노쇠한 몸으로 말이다.

[시키는 일을 아주 잘해낸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성취가 될 리 없습니다.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책임을 수반하는 직장 내에서의 승진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고 믿습니다…. 그 동안의 우리 사회의 번영은 개인으로 하여금 먹고 사는 욕구 외에 더 중요한 자기에 대한 정체성을 추구하게 만들기도 했답니다. 별도의 조직 목표를 위해 나의 정체성을 감추고 자신의 개성을 억누르기보다는 자신에게 진실해지고 싶어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길 바라게 되었다는 뜻이지요. 사람들은 ‘노동이 무의미하다면, 삶 또한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이제는 단순히 잘 먹고 잘 입는 것이 경제적인 성공이 될 수 없다. 시간과 자신의 삶의 주체성을 위한 경제활동이 되어가는 것이다. 웰빙이 큰 주목을 받게 되는 것도 그러한 새로운 시대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웰빙은 단순히 병을 치료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며 자신의 삶을 잘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속에서는 이미 단순히 보수가 많은, 경제적으로 이점이 있는 직장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직장이 웰빙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웰빙다운 직장의 첫번째 덕목은 자신이 열광할 수 있는냐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임금이 고정 비용이었지만 지금은 가변 비용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근로자 입장에서 일정한 임금을 매월 받게 되는 형태가 아니라, 성과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상당히 다른 소득을 받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초과근무 수당, 팀 보너스, 이익 배분, 프로젝트 보조금, 스톡옵션 등 가변적 요소들에 의해 봉급이 영향을 받도록 짜여 있기 때문에 본인도 매년 자신의 벌이가 실제로 얼마나 될지 알기 어렵습니다. 소득이 불안정해진 것이지요.]
->소득이 불안정한 직업을 위해 지금도 수많은 젊은이들은 힘들게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꿈과 희망보다는 좌절과 중압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취업이 되더라도 그 속의 생존은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20대 젊은이에게도 이 시대를 위한 전략 회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여 권위 있는 통역대학원에 입학한 이가 있다. 어느 날 대학원 합격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그는 슬프다고 했다. 자신이 바라던 목표를 이루었는데 그것 때문에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을 보니 울적해진 것이다. 이 시대를 위한 전략 회의라는 거창한 말을 썼지만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감동시키는 것뿐이다. 모르핀 주사를 맞듯 이 고비만 넘기면 모든 것이 좋아지고 행복해질 거라는 환상은 버리자. 그 대신 하루하루 나를 감동시킬 꿈을 키우자. 통역대학원에 입학한 것은 한 젊은이의 꿈을 향한 멋진 한 걸음이다. 아니 그 이상의 상당한 진전이다. 고통스럽지만 미래를 위해 견디어 얻은 결과가 아니라 꿈의 한 단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에 만나는 커다란 감동의 순간인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진로에 대해서 너무 많이 고민한 나머지 우울증에 시달린 이가 있다. 예체능계로 어릴 적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하게 된 그는 중대한 결정의 순간에서는 항상 자신이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진로 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안타깝게도 오랜 동안 쌓아온 것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것이었고 결국 고민하면서도 나름대로 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계속 버텼다. 그는 이제 20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회의적인 인생관을 갖게 되었다. 어느 분야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마음에 드냐 안 드냐에 대해서 함부로 따져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그냥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다른 것들에 대해 고민해봐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아 버린 것이다. 심지어 그에겐 누군가의 충고는 알지도 못하는 일에 대한 주제넘은 참견이 되어버렸다. 무엇을 하든 성실하고 꼼꼼하게 처리하던 그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결국 먹고 사는 형태는 커다란 기업에 취직하여 정규직으로 근무하든가 1인 기업가로 남든가로 결정되겠지만, 핵심은 하나라는 거죠. 어디서 어떤 조건으로 일하든 그것은 껍데기의 문제고, 본질적인 문제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로 압축되어 가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모든 프리 에이전트가 부유하거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임시직으로 있는 사람들은 정규직보다 더 적은 수입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직장의 안정성은 더 떨어지고, 정규직이 누리는 복리 후생의 혜택 또한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어쩌면 조직인간이 되어 조직의 보호를 받고 사는 것이 유일한 꿈일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현실이라는 데 있습니다. 이제 코끼리처럼 거대한 기업에 기대어 살 수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혼자 독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는 번영할 것입니다. 전문적인 프리 에이전시는 새로운 신경제의 핵심입니다. 그들은 고용자도 아니고 피고용자도 아닙니다. 그 둘 다입니다. ]
->젊은이들은 아직 세상의 흐름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 걱정과 불안에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속에서 힘내 나아가는 곳이 모든 이들이 매뉴얼처럼 제시하는 안정적인 직업이나 직장이다. 그 판단에는 자신은 없고 오직, 미래에 경제적으로 안락한 모습만을 위한 투자뿐이다. 불행하게도 그마저도 모든 이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고 대부분은 혹독한 현실에 아무 준비 없이 부딪히게 된다. 이제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일은 먹고 사는 수단이 아니라 의미를 창출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사는 것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여 스스로를 자본화하지 못한다면 어떤 프리 에이전트도 지금 임시직들이 겪고 있는 불안정, 무관심, 저임금, 무혜택의 어둠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

[갑자기 내가 고등학교 수험생이었을 때 가장 부러워하던 것이 생각났어요. 그건 내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학교에서 걸어 나오는 그 학교 학생들이었죠. 마찬가지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할 때, 내가 가장 부러워하게 될 것은 점심식사를 하려고 하얀 드레스셔츠를 입고 타이를 맨 채 쏟아져 나오는 회사 직원들일지도 몰라요. 나는 사회가 만들어 준 그림자 같은 복제물이었던 것 같아요. 그들이 만들고 그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 왔던 것 같고요.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사는 것, 그것이 평범함의 정의였죠. 나는 나답게 살지 못했어요 아니, 나라는 것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지요. 미국 이주자들의 이야기도 현재를 사는 우리 젊은이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
우리는 인생의 기나긴 여행에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가기 때문에 혹은 내 옆에 있는 이보다 조금 앞서 달리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박사학위를 받고 현대차 연구소에 취직한 성훈이형의 이야기는 어떤가? 그 속에 자신만의 개성은 없었고 다만 얼마나 더 오래 남아 있고 얼마나 더 인정 받느냐하는 것들이 주요 쟁점이었다. 그래서 원하지도 않고 해보지도 않았지만 골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고 그것을 지금 하고 있지도 않지만 그걸 하지 않으면 임원이 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과연 골프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성훈이형 인생에 도움이 될까? 다시 말해 얼마나 더 행복하게 해줄까? 그렇게 억지스럽게 골프를 한다면 경제적인, 시간적인 부담을 접어두고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절벽에서 추락한 들소떼들을 주워가는 인디언들이 지혜로워 보이지만 들소떼들과 우리의 삶을 비교해보면 문득 그 인디언들의 존재가 두려워진다. 우리는 과연 절벽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 혹은 그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어쩔 도리 없이 절벽으로 추락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절벽으로 떨어지진 않았어도 그 앞의 자신의 친구를 밀어 떨어뜨려야 했다면 그 기분은 자신이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울 지도 모른다. 그 모든 것이 일률적인 성공의 기준에 따라 무작정 달려가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목적은 나의 기질과 재능을 가지고 나만이 할 수 있는 틈새 영역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 나의 강점을 세상 속에 알림으로써 유일한 전문 영역을 개척해 내고 싶어. 유일하면 최고가 되는 것이지.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해. ‘어떤 영역’ 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곧 바로 내 이름이 떠오른다면 나는 나 자신의 개인 브랜드를 가지게 되는 셈이지. 나의 질문은 이것이야. ‘너는 무엇으로 유명해지고 싶니?’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서 자신을 하나의 구체적 영역으로 규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자신을 너무 좁게 규정하면 시장이 좁아 위험해. 그렇다고 너무 넓게 규정하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생겨나지. 그래서 넓고 깊게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단 말이야.]

[자유시간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쓸데없는 약속을 만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쓸데없는 약속에 끌려 다니는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을 위해 혼자 즐길 만한 놀이’를 가지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지요. 나에게는 지도를 보고 책을 읽고 여행 계획을 짜고 사진을 찍는 일이 바로 놀이예요. 자신이 즐기는 것을 찾아내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를 윤택하게 해준다고 믿습니다. 현실적으로 깨어 있는 시간의 2/3 내외는 일에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일이 지겹거나 의미와 보람을 찾기 어려우면 깨어 있는 인생의 2/3가 날아가고 마는 셈이지요. 일은 단순히 생계의 수단이나 출세와 성공의 수단만은 아닙니다. 일이란 전체적 인생 설계의 일부이죠. 일은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야 합니다. 이런 의식의 전환이 가능하려면 ‘놀이정신’을 일 속에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단 말이지요. … 마음이 기뻐하는 대로 가면 인간은 타락하지 않습니다. 돈 몇 푼에 자신을 팔지도 않을 것이고 약한 사람을 버려 두지도 않을 것이고,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어 두고 학대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행복한 사람들만이 행복을 만들어 내고 사회를 밝게 할 수 있다는 말은 진실입니다. ]

-> 쓸데없는 약속에 대한 기억이 있다. 어학 연수를 가서 처음 그 도시에 적응하는 몇 주간 먼저 가서 공부하던 한국, 일본 등의 학생들을 따라 다닌 적이 있다. 그들은 끼리끼리 모여 한국말과 일본어를 쓰며 한국 식당을 찾아 다니고 별 다른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들을 따라 다니는 것이 싫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었고 아는 바도 없던 터라 처음 2주 정도를 그렇게 다녔다. 결국에 난 그들과 전혀 다른 생활 패턴을 찾았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영어 공부였지만 그 자체로 모험이었고 여행이고 놀이였던 것이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한가한 오후는 상당히 힘겨울 수 있다. 이것 저것 해야할 것들을 다 해 놓은 뒤라 딱히 해야 할 일도 없는데 마땅히 연락해서 만날 사람도 없다면, 그리고 연락 오는 사람도 없다면 어떨까? 그 순간이 행복한 시간이 되느냐 아니면 자신이 한심할 정도로 심심해지느냐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자신 만의 무엇인가가 있느냐 없느냐에 차이다. 바빠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좋아하던 일을 해왔다면 한가한 날의 오후는 정말 풍성한 물이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다. 그렇게 보낸 하루는 어느 날보다 보람찰 것이 틀림없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어떤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어. 누구는 부유한 부모를 두었고 누구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지. 누구는 외모가 멋지거나 아름답고, 누구는 날 때부터 불량품일지 몰라. 볼공평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시작되는 거야. 그러나 누구나 매력적일 수는 있어. 이것은 인생이 공평하다는 뜻인지도 몰라.]

[프랑스 총리였던 리오넬 조스팽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시장경제이지 시장사회는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다죠? … 많은 사람 속에서도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에는 처음 시작하던 마음을 잊지 말아라. 상황이 모든 것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여라. 그것이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세이다…명심하거라. 수많은 형태의 사랑이 있지만 진실한 사랑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의 기쁨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점이다. 사랑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목이다. 사랑은 그러므로 우리 속에 있는 신의 영역이다. 테레사 수녀의 말을 기억해라. 이 세상에 위대한 행동이란 없단다. 위대한 사랑으로 행한 작은 행동들이 있을 뿐이다. … 자신을 팔아라. 재능을 팔고 기술을 팔고 취향을 팔고 기질을 팔고 지식을 팔아라. 그러나 결코 영혼만은 팔지 말아라. 영혼을 팔게 되는 날, 너는 사슬에 묶이게 된다. 그리고 나도 없고 너도 없는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너는 죽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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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재
2005.12.17 13:15:11 *.63.115.7
현수야 오랜만! ^^ 난 니글이 좋다. 그래서 난 니글을 기다린다.
어제 기말고사가 끝이 났다. ㅋㅋ 이제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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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5.12.17 15:24:38 *.120.97.46
현수, 나하고 한 약속을 잊지는 않았겠지.
22일을 즐겁게 보내려면, 좋은 소식 갖고 와라.
잘 해라. 기대 크다.

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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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수
2005.12.20 19:06:37 *.47.248.46
건재형! 오랜만이에요.. 방학한 걸 좋아하시는 걸 보니 한 학기 성공적으로 마치셨나본데요.. 축하드립니다. 방학 때는 실컷 놀아야 학기중에 또 공부 열심히 하는 거 아시죠? 하하..

아 그리고 승완이형, 왠만하면 나도 뭔가 해보고 싶어요.. 제 맘만이라도 이해해 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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