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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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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20일 16시 35분 등록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 (원제 : A Geography of Time)
- 로버트 레빈 지음, 이 상돈 옮김 -


시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해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할 수 있다.
-프레이저, 국제 시간 연구 협회 창시자-

<저자 소개 >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심리학과 교수. 브라질, 일본, 스웨덴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하였으며 20여년 이상 시간과 장소의 심리학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시간의 속도를 비교(보행속도, 업무속도, 시계의 정확성 측정), 연구하여 나라별로 순위를 매겼다. 그의 조사에서 한국은 18위를 차지했다. 그의 목표는 최고 또는 최하의 속도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삶의 페이스가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이해하는 작업이다.


<감상 >
우리나라는 산업화이후 ‘느림’의 문화에 살다가 급격히 ‘빠름’의 문화로 옮겨 왔다. ‘스피드’는 자본의 요구이자 전지구적 변화이기도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가속이 더해지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몰아가고 있을까? 이제는 단순한 빠름이 아니라 ‘논스톱’ 문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무한에너지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에너지란 휴식을 통해 재충전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 끝은 탈진(burn-out)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빠름의 문화를 거부하고 정반대의 느림의 문화를 추구한다. 그래서 이 빠름과 느림에는 어느덧 취향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이자 가치의 문제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이는 최근 황 우석 교수 사건을 통한 논쟁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빠른 것이 좋을까? 느린 것이 좋을까? 우리는 과연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까?

아닐 것이다. 뻔한 대답이지만 누구나 ‘완급조절, 페이스 조절’을 이야기 할 것이다. 하지만 뻔한 대답만큼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요한 것은 삶의 템포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구현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을 뒤로 할만큼 ‘완급조절의 중요성’에 대한 실증적 예들과 밀도 있는 관찰들이 눈에 띈다. 흔히 빠른 스피드의 삶이 건강에 적신호를 끼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한 스피드가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중독 사회’라는 일본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스피드와 시간적 압박감이 적대감과 분노라는 독성 있는 요소들과 공존할 때에만 관상 동맥 질환처럼 건강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작은 시간도 중하게 다루고, 열심히 일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며 일하는 것이 꼭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간 압박이 없다고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니다. 시간 압박은 적정량 가해지면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다. 빠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더 이기적인 것이 아니고 느린 문화권에 산다고 해서 더 남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는 면밀한 관찰 결과도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현대사회의 ‘균형 잃은 빠름’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저자는 ‘스위치’를 강조한다. 긴장과 이완의 리듬 있는 템포를 만들어가자고 이야기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레버를 당기면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리듯이 시계시간과 사건시간을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를 마음속에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빠를 때 빠르고 여유가 있어야 할 때 여유 있게 행동하자는 것이다. 그 차원 높은 경지를 향해 나 역시 나아가고 싶다. 나는 포유류가 아니라 양서류가 되고 싶다. 물과 뭍 양쪽을 오가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체온이 달라지는 양서류이고 싶다. 그래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도 더 중요한 것 앞에서는 삶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을 고무줄처럼 탄력적으로 이용하고 싶다. 메트로늄의 정해진 박자에 맞추는 기계적 리듬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빠름과 느림’의 두 템포 속에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것이 바로 시간예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간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관리를 벗어나 예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며 일과 놀이와 삶이 일치된 자의 치열함(몰입)과 여유가 함께 느껴진다. 그의 책이 작품이라면 그의 삶도 하나의 시간예술이다. 저자는 긴 여행을 마치고 이 책을 쓰면서 시간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다고 한다. 시간에 대한 가치 없는 습관과 일을 풀어가는 데 있어 반사적인 반응을 바꾸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 방법은 아래의 두 문장을 일상에서 자신에게 던지는 것이다.

‘첫째, 이 일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인가? 둘째, 이 일은 내가 선택한 일인가? 이 두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대답이 하나라도 안 나오면 나는 그 일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굳이 아쉬움이 또 하나 있다면 저자는 이완의 중요성에 대하여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하고 있을 뿐 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다. 하지만 자신의 리듬을 찾기 위해서는 ‘이완’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이완’이란 단지 ‘쉬는 행위’나 ‘남는 시간(여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정한 빠름’을 창조해내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이완이 없는 빠름은 조급함이며 날림일 뿐이다.


< 몇가지 정리해 본 이야기들 >

* 시간에 대한 지각
실험결과 약 4분의 1 정도의 사람들만이 시간의 경과를 실제 시간의 10% 오차 범위 내에서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시 말하면 시계가 없을 때 네 명 중 세 사람은 하루를 길게든 짧게든 2시간 30분 이상씩 차이 나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 사람들이 시간이 빨리 간다고 인식할 경우
: 하는 일이 즐겁고,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도 바쁘고 다양한 경험을 할 때, 우뇌의 사고 유형과 관련된 활동을 할 때 사람들은 시간이 빨리 가는 것으로 인식한다.

1. 시간이 빨리 지나가도록 돼 있으면 사람들은 하는 일을 재미있다고 인식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미드는 사람들이 목표를 향해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믿을 때 시간이 짧게 경험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진척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업무의 명확한 종료점을 정해 두거나 목표에 도달하도록 동기를 유발시키는 등 간단한 절차를 통해 강화될 수 있다.
2. 다양성의 결핍은 따분함의 주요인이고, 따분함은 말 그대로 심리적 시간의 지연이다.

* 권력 위에 군림한 시간
1. 시간은 돈이다.
2. 수요 공급의 법칙이 기다리는 줄의 길이를 정한다.
3. 우리는 우리를 기다리게 한 것을 소중히 여긴다.
4. 지위는 누가 기다려야 하는가를 정한다.
5. 사람들이 당신을 오래 기다릴수록, 당신의 지위는 그만큼 높다.
6. 돈은 앞자리를 산다.
7. 누가 기다려야 하는가는 권력 있는 자가 조정한다.
8. 시간은 통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9. 시간을 선물로 줄 수도 있다.
10. 새치기를 하려면 뒷줄에서 하라
11. 나라마다 다른 기다리기 문화가 있다.

* 자신의 조급한 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열 개의 영역
1. 시계 시간에 대한 관심: 단적으로 시계 보는 횟수
2. 말씨 : 말의 속도와 타인의 말에 끼어드는 정도
3. 식사습관 : 식사에 걸리는 시간
4. 보행 스피드 : 타인과의 비교시에 보행 속도
5. 운전 : 급한 약속이 없는 경우 차가 막힐 때의 반응
6. 계획(일정표) : 계획 수립에 할당하는 시간과 시간엄수의 가치부여 정도
7. 목록 작성하기
8. 신경과민 : 하는 일 없이 앉아 있거나 시간 보내는 것에 대한 반응
9. 기다림 : 기다려야 하는 곳에서의 반응
10. 주의 : 서두르지 말라고 하거나 긴장하지 말라는 주의를 어느 정도 듣는가?

< 본문 요약 >

1부 시간 속에 사는 사람들

* 삶의 페이스
삶의 페이스는 사람들이 느끼는 시간의 움직임과 흐름이다. 이는 리듬에 의해, 순서에 의해, 동조에 의해 규정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삶의 페이스는 템포(tempo)의 문제이다. 엘빈 토플러는 너무나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서 생기는 정신의 분열을 언급했다. 그 상처는 변화의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변화의 속도 때문에 생긴 것이다. 사람들이 경험하는 삶의 페이스는 템포 이상의 것이다. 삶의 페이스는 항상 리듬과 순서, 긴장과 평온함, 완만함과 날카로움의 순환, 율동적 흐름이 뒤얽혀 있다. 그것은 규칙적일 수도 불규칙적일수도 있으며, 주변 환경과 동조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삶의 페이스는 빠르고 느린 것을 단순하게 측정하는 것 이상이다. 사회적 시간의 여러 차원들과 템포의 이러한 상호 연관성이 서로 겹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삶의 페이스를 구성하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 비어있는 시간의 의미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늘 바쁜 것이 좋은 일로 여겨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빈둥빈둥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활동하지 않는 상태는 죽은 시간이다. 대부분의 서양인들에게 눈에 띄는 활동이 없는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표시이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표면적으로 삶이 조용하다고 해서 변화가 없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활동기는 어떤 의미 있는 활동의 필요한 전조로 이해된다. 중국인들은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데 선수들이다. 그들은 기다림 자체가 그 순간을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작곡가 아르투를 슈나벨은 <음표들 사이의 휴지에 바로 예술이 깃들인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모든 의미 있는 행동에는 부화 기간 같은 것이 선행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중국에 가면 기다리는 기간이 원하는 곳에 닿기 위해 견뎌야 하는 지연만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로 존경받는다.

‘내가 살던 곳에서는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없어요. 어떻게 시간을 낭비할 수가 있나요? 어떤 일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일을 할 텐데 말이에요. 친구에게 단지 이야기를 하거나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지요.’ -동아프리카 부리키나파소 학생-

* 시계 시간과 사건 시간
▪시계 시간 : 활동의 시작과 끝을 계획하기 위해 시계에 나타나는 시간을 사용.
▪사건 시간 : 활동 자체의 자발적인 흐름에 따라 활동들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
시계는 언제 일하고 언제 노는지를 지시하고, 만나는 일 하나하나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야 하는 지도 정한다. 심지어는 생물학적 사건들까지 대체로 시계에 의해 일정이 정해진다. 신체로부터 오는 표시가 아니라 시계에 나타난 시간이 대개 시작할 시간과 끝마칠 시간을 지시한다. 아기들은 배고픈 시간과 졸린 시간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시계 시간의 문화에서는 당연히 시간의 실체는 고정돼 있고, 직선 방향으로 진행하고, 측정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건 시간의 문화에서는 시간이란 상당한 가변성과 모호성이 있는 것이고, 시간과 돈은 아주 구별된 실체이다.

* 사건 시간에서 시계 시간으로의 이동
균일한 시간의 측정은 현대의 발명품이다. 분과 초라는 개념은 더욱 최근에 등장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는 해시계 또는 그림자 시계라 불리는 것이다. 시간의 작은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계가 개발되고 나서야 <제시간>이나 <5분 늦어> 사과하는 것 같은 개념들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최초의 기계 시계가 시간을 표시하기 시작한 직후에 영어에 스피드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17세기 후반이 되어 <정시에, punctual>이라는 단어가 약속 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하는 사람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후 1세기 만에 오늘날에 쓰이는 <시간엄수, punctuality>라는 단어가 영어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들은 좀더 정확한 시간을 표시하도록 진화됐을 뿐 아니라 개인의 삶 속으로 깊숙이 침투해 왔다. 인류가 시계 시간으로 옮겨간 것은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요인들과 매우 적극적인 마케팅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시계의 발명 이전에는 꼭 해야 할 약속이 있으면 대개 새벽에 하기로 했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가장 정확한 실용적인 시간 표시 기능 역할을 했다. 산업화와 함께 등장한 시계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시계 시간으로 옮겨가는 변화가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특성이 비로소 성취, 성공과 관련을 맺게 되었다. 시계 시간에 맞춰 사는 것은 바쁘게 사는 신흥 계급의 결정적인 특성이 됐다. 시계를 소유하는 것은 이런 부류에 속한다는 상징이 됐다.

* 새로운 시간 스펙트럼
제레미 리프킨은 호모 사피엔스를 시간의 구속을 받는 유일한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리프킨은 <자아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모든 인식은 우리가 시간을 상상하고, 설명하고, 사용하고, 충족시키는 방법에 의해 형성 된다>고 말한다. 시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침해당할 때 사람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리프킨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보면, 좌익과 우익으로 나누는 전통적인 양분법은 <한쪽은 감정 리듬으로, 다른 한쪽은 권력 리듬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시간 스펙트럼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권력과 시간의 틀로 자신을 정비한 사람들은 <시간은 돈>이라는 현대 산업 시대의 신조를 그대로 드러내는 능률과 스피드라는 가치들에 헌신하고 있다. 감정적 시간 틀의 지지자들은 <우리가 만들어온 인위적 시간 틀에 반대한다. 그들의 관심은 인간의 의식이 자연의 리듬과 좀더 감정적인 화합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디지털 시계의 의미
시침의 스피드는 지구가 하루 동안 자전하고 있다는 스피드에 근거하고 있다. 그래서 손목 시계를 들여다 보면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디지털 시계는 전혀 그런 상호관계가 없다. 전에 왔던 것과 앞으로 올 것을 포함하는 일련의 진행에 대한 일말의 암시도 없이 한번에 한 순간밖에는 파악할 수 없는 결점이 있다. 디지털 시계는 오직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도록 학습되어서 그 일은 아주 잘하지만 모든 주변 환경과 상호 관계를 무시하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와 유사하다. 디지털 시계와 단견은 서로 잘 어울리며 이 둘은 우리 시대의 상징이다.


2부 서로 다른 시간 문화 속에 사는 사람들

* 삶의 페이스와 행복감
삶의 페이스가 완만해지면 사람들이 더 행복해진다는 말은 당연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험에서 알아낸 것은 삶의 페이스가 빠른 곳의 사람들이 삶에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표면적 불일치의 근원에는 경제가 있고, 그에 수반되는 문화적 가치들이 있다. 생산성과 돈 버는 것을 강조하는 문화들은 대체로 시간에 쫓기게 만들고 개인주의를 조장하는 가치 체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서두름과 개인주의는 생산성 높은 경제에 기여한다. 경제적 활력, 개인주의, 조급함과 같은 요소들이 사람들의 행복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런가 하면 흡연과 같은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과 관상 동맥 질환 같은 것을 유도하느 스트레스의 원인들이 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물질적 풍요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전반적 생활 수준을 제공한다. 개인주의와 근면의 결실은 정신적 행복을 가져다 줄 수도 있고, 재난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빠른 삶의 페이스는 느린 삶의 페이스보다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디너는 미국처럼 개인주의가 지배적인 국가에서 이혼율이 훨씬 높지만 결혼 생활의 만족도 역시 높은 게 보통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 페이스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다.
삶의 페이스와 남을 돕는 것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이 있다는 것이 도움을 준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면, 불가리아 사람들은 삶의 페이스가 상당히 늦지만 남을 돕는 것에서 뉴욕 사람들보다 나을게 없다. 코펜하겐 사람들은 빠른 삶의 페이스에 살지만 낯선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땄다. 삶의 페이스가 늦다는 것이 사람들이 사회적 이상을 구현하는 데 그들의 비축된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고 보증하지는 못한다. 여가 시간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기를 기대하려면 시간을 할애하는 것과 함께 적절한 사회적 행동에 관한 신념들이 도덕률과 함께 연계돼 있어야만 한다. 그런 규율이 없이는 느슨한 삶의 페이스는 단지 그냥 느긋하게 산다는 것만을 나타낼 것이다.

3부 시간을 잡은 사람들

* 스위치
다른 삶의 페이스가 만들어내는 의식 세계로 변환할 수 있으면, 그 변환의 방향에 관계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사건 시간 속에 사는 사람들이 시계를 따라 사는 삶에 맞게 삶의 빠르기를 가속하는 것을 배우게 되면, 손에 넣을 수 없는 부와업적을 쌓을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이다. 그리고 시계 시간 속에 살던 사람들이 느린 문화들에 적응하게 되면, 개인적 관계가 일의 성취에 우선하고,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도록 내버려두고, 시간에게 시간을 주는 그런 의식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뭐 그렇게 고통스런 일일까? 시간을 통제하는 것, 즉 시간 안에서 사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은 권능을 부여하는 경험이다.

* 시간은 우리의 삶 자체
나는 우리의 시간이 우리의 삶 자체라는 또 다른 기본적인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말했듯이 <시간은 중요한 것이라기보다는 유일한 것>이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시간을 잘 쪼개서 선용하는가가 우리 존재의 짜임새와 질을 결정한다. 여행의 경험을 통해서 내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내 자신만의 것이 됐음을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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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6.01.24 13:28:24 *.50.145.135
여행중에서도 요한님의 글이 참 눈에 익습니다.
귀국하면 다시 함 소주 한 잔 해야겠습니다.
느림과 빠름, 만남과 떠남을 우리는 시간으로 나타내곤 하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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