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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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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7일 17시 05분 등록
a. 저자소개

<소유의 종말> 역시 <대담>과 함께 인터넷에서 책을 구매했다. <대담>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느라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은 책상 한쪽 귀퉁이에 밀려나 있었지만 구매할 때부터 낯익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저자 이름까지도 낯설지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이란 말인가.
급한 불을 끄고 드디어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아차 하는 생각이 나서 책장을 뒤져보았다. 협소한 공간에 빈약하게 꽂혀있는 책들 사이에서 책 한 권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노동의 종말>이었다. 서점에 들렀다가 언젠가는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구입해놓은 책인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알고 구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구입시점도 가물가물해서 가만히 생각을 되짚어보고 있는데, 구입당시 서점에서 찍어준 고무인이 친절하게 남아있었다.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 책은 표지조차 접혀져 있지 않은 새 것인데 책자 바닥의 05.03.20 이라는 글자는 너무도 선명하였기 때문이었다. 머쓱해서 책날개를 펼쳐 간단한 저자소개를 보았다. 두 책 모두 저자사진이 나와 있었다. <소유의 종말> 책이 <노동의 종말>보다 나중에 나온 책인데, 그래서인지 나중 사진이 훨씬 잘나왔다. 얼굴각도나 표정, 넥타이 무늬 등을 비교해 볼 때 두 책 모두 사용한 원판은 같은 듯 했는데 인상은 천지자이였다. 하지만 두 사진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독자를 쳐다보고 있는 것은 변함없어서 부담스럽기가 그지없었다. 얼른 시선을 떨어뜨려 설명을 보아하니 이력이 화려하였다. 사회비평가이면서 베스트셀러저자이고 대학원의 교수이면서 비영리조직 이사장, 강사, 정부 관료의 자문가 등 다양한 일을 병행하고 있었다. 처음에 두 권의 책 제목만 보고 ‘~의 종말’ 시리즈를 내는 작가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듯 했고 <엔트로피>, <바이오테크시대> 등의 ‘종말’과는 거리가 먼 책들도 썼다.



b. 독후감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기쁨이었다. 그 기쁨은 텍스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이해한다’는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대담>은 분명 두 명의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책이었고 그들의 대화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인이 나눈 한국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한 페이지를 채 넘기기 전에 글 흐름을 놓치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전체 맥락이라는 것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 저자의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은 진정 언감생심이었고, 그저 ‘활자만 읽는데 충실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소유의 종말>은 나에게서 멀리 있지 않았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딱딱함과는 다르게 책의 내용이 어찌나 친절한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책은 우선 일반론을 평범한 어투로 서술하고, 말귀를 못 알아듣는 (나 같은) 느린 독자가 있을까봐 구체적인 사례를 풍부하고 상세하게 들려준 뒤, 그 사례가 어떻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지는지 차분하게 부연설명을 해 준 다음에, 관련된 처서나 해당분야의 전문가의 말을 빌려 깔끔하게 요약까지 해 주었다. 책을 보면서 완벽하게 짜여져 있는 예술공연을 보는 느낌이었다. 학창시절 사용하던 교과서와 함께 또 한 권의 상냥한 책을 발견하였다. 단, 학창시절 교과서를 보면서는 단 한 번도 친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만큼, 책을 읽으면서 구성 자체에 대하여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 것은 이 책이 거의 처음이었다.
더불어 느낀 사실 하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번역서라는 느낌을 전혀 가질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저자의 힘인지, 아니면 옮긴이의 내공인지는 원서를 탐독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미국인이, 미국말로, 미국과 기타 세계 각국의 사례를 가져다가 쓴 책의 내용에서 이질감이 매우 적었다. 아니, 이질감이 적었다는 표현은 매우 소극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에 대하여도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끔 하는 부분들이 있었던 만큼 나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쓰여진 시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놀랍다. 비록 미국이 변화양상의 주축에서 많은 부분을 주도해나가고 있다고는 하나 2001년도에 저술된 책이 2006년도에도 이렇게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사실은 박학다식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미래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이렇게까지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저자는 21세기를 접속화 되어가는 세상으로 정의한다. 그래서인지 책은 접속이라는 단어가 꽤 많이 나온다. 궁극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접속, 즉 access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의 종말> 의 원제가 란 사실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았다. 그 글을 보니 문득 <노동의 종말> 원제가 궁금해졌다. 다시금 갖고 있는 책을 찾아보니 원제는 였다. 각각의 책이 옮긴이는 다른데 제목이 유사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동일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고는 해도 이런 현상이 왠지 출판사의 말장난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은 저자에 대한 독자들의 확실한 믿음을 반증하는 예가 아닐까. 올해가 가기 전에 노동의 종말을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게다가 시간이 된다면 다른 책들 역시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확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저씨, 생긴 것 보다 참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은 분이다.

c. 내가 저자라면

- 감히 이런 책을 쓸 엄두초자 내지 못했을 것이다.
- 솔직히 이런 책을 쓸 필요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 상업화에 복속되어가는 문화를 좋아라하고 즐겼을 것이다.
- 객체화되어가는 나를 본연의 나, 완전한 나라고 느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에서의 흠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접한 내용들이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었을 때 낯설다는 느낌이 적은 것은 저자가 내용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사용한 친절한 방법들 때문일 것이다. 풍부한 예시, 상세한 안내, 상냥한 부연설명 등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논지를 밝힐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들 - 전문용어의 남발로 인한 비전문가의 자연스런 소외 - 을 피하고 독자에게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했다는 생각이다. 나도 책을 쓰게 된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통찰력 있고 깊이 있으면서도 또한 사려 깊은 글을 쓰고 싶다.



d. 책 속에서
책 한 권을 통째로 추천하고 싶다. 막판 12장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내용이 덜 와 닿은 것을 빼면 이 책은 버릴 데가 단 한 군데도 없는 책이다. 두고두고 아껴보고 생각도 키우면 좋을 책이다.

1부 자본주의의 새로운 프론티어
1. 접속의 시대가 오고 있다.

9p - 18세기 말이 되면 시장이라는 용어는 공간적 지시 대상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서 물건을 사고 파는 추상적 과정을 묘사하는 데 쓰이기 시작한다.

11p -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 새로운 경제에서 재산을 장악한 공급자는 재산을 빌려주거나 사용료를 물린다..........근대 경제의 중요한 특성이었던 판매자와 구매자의 재산교환은 네트워크 관계로 이루어지는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단기 접속으로 바뀐다...........기업은 물적 자본을 자산이 아닌 단순한 경상비로 취급하게 된다. 가급적 소유하지 말고 빌리자는 인식이 뿌리내린다. 반면 지적 자본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선망의 대상이다. 새로운 경제에서는 물건이 아니라 개념, 아이디어, 이미지가 실리를 가져온다. 부는 이제 물적 자본에서 나오지 않는다. 부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에서 나온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적 자본은 여간 해서는 교환되지 않는다. 공급자는 지적 자본을 단단히 거머쥔 채 제한적으로 임대하거나 사용권을 빌려준다.........예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장의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주역이다.

13p - 접속 중심의 구도에서 기업의 성공은 시장에서 그때그때 팔아치우는 물건의 양보다는 고객과 장기적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점점 좌우된다. 상품과 서비스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데 유념해야 한다. 산업 시대에는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면서 무료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되고 있다. 요즘은 후속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맺겠다는 계산으로 상품을 아예 공짜로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14p -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변화 밖에 없는 세상에서, 소유하고, 보유하고 축척하는 태도는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15p - 산업 생산에서 문화 생산으로 탈바꿈하면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노동 의식이 유희의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노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다면, 접속의 시대에는 놀이의 상품화가 그 특징이다...........우리는 경제학자들이 <체험> 경제라고 부르는 세계로 넘어가고 있다. 개개인의 삶은 사실상 하나의 시장이 되어버린다. 기업가는 이 새로운 개념을 고객의 <평생가치>라고 부른다. 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모든 순간을 온갖 형식으로 상품화할 경우 그 사람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이론적으로 따지는 값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잘게 분할된 상업 구역에서 사들인다.

16p - 문화 활동이 경제활동의 지배적 형태로 뿌리내리는 새로운 시대에는 사람의 정신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문화적 자원과 체험에 가급적 많이 접속하는 것이 재산을 소용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문화생산은 더 많은 인간의 활동을 상업부문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핵심적 사명으로 삶아온 자본주의 생활 방식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제품생산에서 기본 서비스의 제공으로, 다시 인간관계의 상품화로 마지막으로 문화적 체험에 대한 접속권의 판매로 경제적 우선 순위가 달라져 온 것에서 우리는 모든 관계를 경제적 관계로 만들려는 상업 영역의 집요한 의지를 목격한다.

17p - 공간과 재로의 상품화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의 여정은 인간의 경험과 생활을 상품화하는 것으로 끝난다.

19p -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이 일어나고 물적 재산이 찬밥 대우를 받고 지적 재산이 부상하고 인간관계가 점점 상품화되면서 재산의 교환이 경제의 일차 기능이었던 시대로부터 경험 자체가 완전한 상품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문화에 대한 접속이 점점 상품화되고 또한 다국적 기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세계에서, 제도적 권력과 자유의 문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로 다가오고 있다.

21p - 상품화된 문화 체험에 점점 무게 중심이 놓이는 지구 네트워크 경제에서 문명의 생명수라 할 수 있는 풍요로운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고 끌어올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새로운 세기의 으뜸가는 정치적 숙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21p - 접속의 시대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몰고온다........ 재산도 중요하지만 연결된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21세기의 인간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교점이라는 의식으로 살아갈 것이고, 다윈이 말한 적자생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주체라고 스스로를 생각할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개인적 자유의 의미는 소유권이라든지 남들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능력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대신 상호 관계의 그물망에 포함될 수 있는 권리로서의 의미가 점점 부각될 것이다. 그들은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첫 번째 세대이다.

2. 시장이 네트워크에 밀리는 날.

30p - 아르파넷ARPANET, NSF넷, 인터넷

33p - 스미스가 생각하는 세계에서는 남을 배제하고 어떻게 해서든 재산을 끌어 모아 가진 사람이 시장에서 승리하게 된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 집단의 힘을 이상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 관계의 네트워크 안에 자기 회사를 단단히 박아두어야만 각 기업은 그만큼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에서 말하는 윈윈 전략이다........공급자네트워크,.........생산자네트워크...........소비자네트워크..........연합체............기술협력네트워크

34p - 무어의 법칙

36p -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자신을 상대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가령 인텔같은 회사는 한꺼번에 세 가지 종류의 차세대 칩을 개발한다. 한 칩을 생산하는 동안 2세대 칩은 제작 준비에 들어가고 3세대 칩은 한창 설계중이다.

37p - 상상을 초월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새로운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속도의 경제로 바뀌고 있다>.

38p - 따라서 네트워크 경제는 종래의 시장이나 위계조직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39p - 구체제가 클럽이었다면 신체제는 네트워크

40p - 할리우드 문화산업은 오래전부터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조직을 운영해 온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의 여타 산업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직 개편운동이 본받아야 할 전범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42p - 처음에는 스펙터클 이라고 불렸다가 나중에는 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영화는 영화산업을 대량생산에서 극장만이 줄 수 있는 극장체험을 관객에게 선사하는데 주안점을 둔 주문제작 체제로 전환시켰다.

43p - 오늘날의 대형 영화사들은 자체 제작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은 물주 노릇을 하면서 독립 제작사들에 종자돈을 대주고 그 대가로 완성된 작품을 극장에 까는 배급권과 텔레비전 비디오판권을 확보한다.

3. 무게 없는 경제

48p - 무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49p -전자상거래가 성행하는 무게 없는 세계에서 탈물질화 되는 것은 제품만이 아니다. 부동산도 줄어들고 있다.

50p - 네트워크 환경에서 개인적 공간은 사회적 공간으로 바뀐다.

51p - IBM은 호텔방식을 도입하면서 유휴 사무실을 없애고 임대로가 싼 곳으로 이전하여 부동산 지출 비용을 14억 달러나 줄일 수 있었다.

52p - 지금은 물건이 소매점에서 판매되면 즉시 재주문 정보가 공급자에게 온라인으로 입력되고, 제조업자는 몇 시간에서 길어야 2,3일안에 물건을 소매점에 공급한다. 창고는 불필요하다.

55p - 점점 분명해 지는 것은 한때 사유재산 체제의 구심점이었고 건강한 자본주의 체제의 지표로 오랫동안 인식되었던 업무용 부동산이 접속의 TLO에는 적어도 일부 산엉ㅂ에서는 번영의 잣대가 될 수 없고 많은 경우 수익 창출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지리적 공간에 기반을 둔 시장에서는 업종이 다르고 색깔이 달라도 모든 기업가가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내용이 있었다. 장사의 성패는 첫째도 위치, 둘째도 위치, 셋째도 위치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 부동산이 일부 업종에서는 짐이 도고 줄이거나 없애야 할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리적 시장에 기반을 둔 시대에서 사이버스페이스의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시대로 변하는 추세의 중요한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57p - 돈의 탈물질화 추세에 마지막으로 결정적 영항을 미친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정치적 사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술적 사건이었다. 1971년 8월 15일 리처드 닉슨 대통력은 금본위제를 폐지함으로써 돈과 금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오래전부터 한 나라가 보유한 금의 양-미국의 경우는 포트 녹스에 저장된 금-에 연동되어 온 달라의 가치가 금으로부터 해방되어,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가치를 뒷받침하는 금속과는 무관하게 자유로이 거래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사이버 경제는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58p - 돈의 탈물질화가 진행되면서 저축은 감소하고 개인 부채는 증가한다.

61p - 사유재산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개인 저축은 많은 소비자가 신용 카드를 믿고 수입을 초화하는 지출을 계속하면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63p - 유럽, 아시아, 남미의 개인저축률은 미국보다 아직은 조금 높지만 신용카드회사와 은행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재산 형태의 저축보다는 신용대출이라는 단기적 접속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만큼 신용카드사용도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64p - 생산시설을 재고로 유지하는 자본이 생산시설에 접속할 수 있는 저스트인타임자본으로 바뀔 것

69p - 의심스러우면 밖으로 돌리라

71p - 기업들이 꼽는 아웃소싱의 장점은 여러 가지이다. 첫째, 아웃소싱을 하면 기업은 돈을 버는 데 집중하고 조직을 유지하는데 필요하긴 하지만 수익 창출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지원 기능을 외부 지원업체에 맡길 수 있다. 둘째,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은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진 업체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셋째, 값비싼 설비를 구입하거나 기업의 수익 창출에 직결되지 않는 주변적인 업무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쓸데없는 돈을 낭비하지 않아서 좋다. 끝으로 리스처럼 아웃소싱도 상품의 주기가 점점 짧아짐에 따라 정신없이 바뀌는 시장 상황에 기업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72p - 아웃소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야는 누가 뭐래도 제조업이다. 물리적 자본을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가 성공의 척도였던 제조업에서도 자본주의의 법칙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불과 10년도 못 되어 세계굴지의 제조업체들이 공장과 부동산을 처분하여 생산을 외부 하청업체에게 맡기고 디자인실과 유통 본부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대규모 하청업체들은 전세계적으로 공장을 두고 공급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제조업체의 노릇을 실질적으로 하고 있다.

73p - 나이키

74p - 나이키는 개념을 판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에 있는 무명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그 개념의 물리적인 형태를 생산한다.

75p - 이런 아웃소싱 계약은 그러나 불순한 의도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아웃소싱은 경영진이 노조의 히을 약화시키기 위해 즐겨 쓰는 수단이 되었다. 노조의 히이 강하지 않은 기업이나 노조가 아예 없는 기업에 업무를 넘김으로써 회사는 골치 아픈 단체 협상을 피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노조의 힘이 줄어드는 배경에는 아웃소싱이 있다.

78p - 우리는 다시 한 번 21세기의 비즈니스는 딱딱한 물리적 자산이 아니라 아이디어로 가치를 평가하는 가벼운 기업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유형 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가치가 이동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82p - 네트워크 경제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새로운 회계모델에서 물리적 자본은 회계원장의 자산 항목으로부터 비용항목으로 이동하여 경상비로 처리될 것이고, 무형자본은 자산항목으로 이동할 것이다.

84p - 새로운 시대는 비물질적이고 사색적이다. 그것은 플라톤이 말한 형상의 세계, 이데아의 세계, 이미지의 세계, 원형의 세계다. 개념의 세계, 픽션의 세계다. 산업 시대의 인간이 물질을 축적하고 가공하는 데 빠져들어 있었다면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정신을 관리하는 데 훨씬 관심이 많다.

85p - 온갖 유형의 아이디어가 거대 기업들이 관리하는 지적재산권의 형태로 얽히고 설켜 있는 사회에서 우리ㅡ이 집단 무의식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미래의 사회적 담론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4. 지적 재산의 독점.

87p - 접속을 통해 유형, 무형의 자산을 공유하는 주체들의 관계를 상품화하는 것, 이것이 곧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상업활동의 핵심이다.......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모든 종류의 재산이 구입될 가능성보다는 접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유형 재산과 무형 재산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유형 재산은 경제적 주도권을 점점 잃고 변방으로 밀려나는 반면, 무형 재산은 접속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급격히 부상한다.

89p - 모기업은 자신이 보유한 개념과 상표같은 무형의 자산이 산하 체인점의 공장, 시설, 기계, 원료 같은 유형 자산보다 훨씬 가치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91p - 얼핏 보기에 체인점은 소규모의 반독립 사업체처럼 보인다. 개인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자본설비, 공장,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 .직원을 고용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윤을 낸다. 자영업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체인 가맹점은 사업체를 소유한 것이 아니다. 즉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개념, 운영방식, 브랜드는 남의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이들 점포는 종래의 의미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업체가 아니다.

92p - 체인점이 물리적 자본을 소유하고 있고 직원을 고용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한다는 사실은 사업의 핵심을 규정하는 무형자산이 아직도 엄연히 본사소유라는 사실 앞에서는 공허하기만 하다.........체인 사업은 체인점이 내 사업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선전하면서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고 있지만 미국경영협회는 소유와 접속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93p - 체인관계는 네트워크 경제의 새로운 조직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체인망은 뿔뿔이 흩어진 독립 소기업을 강한 흡인력으로 꾸준히 모아들여, 막강한 공급자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에 편인시킨 후 접속만을 공유하는, 독립성을 상실한 임차인의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종래의 독립자영업자가 누리던 자율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99p -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특허법은 ‘자연에서 이루어진 발견’을 발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그러나 1987년 미국 특허상표국은 자연 물질의 발견에 대한 기존 입장을 완전히 번복하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일부분-유전자, 염색체, 세포, 섬유-도 특허를 낼 수 있으며, 누구든 가장 먼저 그 성질을 분리해 내고 기능을 묘사하고 상품화에 성공하는 사람은 지적재산권에 준하는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본 정책 방향을 밝힌 것이다 .

102p - 특허를 받은 종자는 판매되지 않는다. 다만 한 해 농사를 지을 동안만 빌려주는 것이다.

103p - 터미네이터 기술

106p - 인체 섬유 안에 들어 있는 유형 재산은 재산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지만, 같은 인체에서 나온 세포 계열에 대한 특허 형태의 무형 자산은 존중되고 법의 보호를 받는다.

109p - 우리는 지식경제에서 반독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

5. 서비스 세상.

110p - 소유권 중심의 시대에는 개인의 성공을 재는 중요한 잣대가 바로 자동차였다.

111p -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중요한 가치를 두는 많은 제품처럼 자동차도 상품에서 서비스로 변하고 있다. 자동차가 사람의 생활방식, 경제, 자의식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시대에, 자동차를 가지는 것에서 빌리는 것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경제 관계의 구조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조짐이다.

112p - 고객이 리스할 경우 자기가 실제로 사용하는 가치분에 대해서만 돈을 낸다.

113p - 메르세데스 벤츠의 헬무트 베르너 대표이사는<우리의 목표는 자동차 한 대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신의 기회를 보장하는 완벽한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114p - <공유자동차>..........시티카클럽은 현재 독일, 스위스, 호주,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에 있다. 클럽 홍보물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모름지기 사물의 진가는 지닐 때보다는 쓸 때 발휘되는 법이다>.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동의하는 듯하다. 현재 시티카클럽의 회원은 3만 8천명에 이르고 이 숫자는 매년 50,60퍼센트씩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16p - 존재의 대연쇄

118p - 인클로저운동

119p - 자연권

123p - 물질자본을 축척하는 것이 곧 사업이었고 소비재가 수많은 소비자의 지위와 행복을 정의하던 시대에는 소유권이 모든 것 위에 군림했다.

124p - 지위의 근원은 이제 물건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능력에 있게 되었다.

126p - 상품의 양으로 생활수준을 재는 것이 산업사회였다면 탈산업 사회에서는 지금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보건, 교육, 오락, 예술 같은 각종 편의와 서비스를 가지고 생활의 질을 따진다.........서비스 중심의 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은 그 동안 여기저기서 수도 없이 나왔다. 하지만 서비스는 재산이 아니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한 사람은 없었다. 서비스는 물질이 아니며 손으로 만질 수 없다. 그것은 수행되는 것이지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는 실행되는 순간에만 존재한다. 보유하고 축적하고 상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자는 사는 것이고 서비스는 받는 것이다. 서비스 경제에서 상품화되는 것은 인간의 시간이지 장소나 물건이 아니다. 서비스는 사람과 물건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호소된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과 사람의 접속도 점점 금전을 매개로 한 관계로 바뀐다.

130p - 결국 물리적 형체보다는 그 안에 들어있는 독특한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 고객이 정말로 구입하는 것은 물품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접속권이다.

133p - 이제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만든 모든 제품을 앞에 놓고 사람들이 이 물건을 정말롤 사는 이유가 뭘까라른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물건 자체가 필요한 건가 아니면 그 물건의 기능이 필요한 건가? 만약 우리가 카펫이 아니라 카펫 서비스를 판다면 그 경제적 여파는 어떻게 될까? 물품을 팔지 않고 서비스 접속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자원이 대폭 절약되고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공해와 쓰레기가 줄어들어 환경 보호에도 상당히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에어컨 제조업체로 유명한 캐리어는 이제 냉난방 서비스를 제공한다.

134p - 업적계약

135p - (내용전체)

136p - (내용전체)

137p - 고객의 관심권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다는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한다. 공급자는 고객에게 제품을 거저 제공해야 다가설 수 있다. 그렇지만 물건을 안 판다면 어디서 돈을 벌수 있는가. 고객의 사업을 공동으로 경영하여 실적과 수익을 개선시키고 거기서 남는 차익을 공유하는 길 뿐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급자는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는 고객이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와 식견을 빌려줄 뿐이다. 고객은 사실상 클라이언트, 파트너가 된다.

139p - 알맹이를 담는 통 혹은 플랫폼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점점 싸지고 제품의 질이 거의 엇비슷해지는 상황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서비스의 형태로 고객에게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제조업 분야의 총 마진은 보통 30%에 미달하지만 서비스 관련 활동의 총 마진은 50%를 웃돌 때가 많다.

140p - 제품과 제품에 수반되는 서비스의 관계가 변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애프터서비스는 물건에 자동적으로 첨부되어 있었다. 최소한의 서비스요금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애프터서비스는 공짜로 제공했다. 이제는 그런 관계가 뒤집어지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점점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제품을 그냥 주고 제품의 유지, 보수, 업그레이드에서 돈을 벌어들인다.

141p - 네트워크효과

142p - 기술의 역설

143p - 세상만사가 서비스화 된다는 것은, 자본주의가 상품을 교환하는 데 바탕을 둔 체제에서 경험 영역에 접속하는 데 바탕을 둔 체제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런 점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에서는 물질의 차원보다는 시간의 차원이 훨씬 중요하다.........자본주으는 물질에서 출발했지만 물질성을 벗어던지고 점점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개별적인 사건으로 나아가고 있다.

6. 인간 관계의 상품화.

145p - 앞으로 생산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판매중심에서 관계구축 중심으로 궤도 수정을 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마케팅 전문가와 경영 컨설턴트, 경제학자, 미래학자가 쏟아내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종하는 내용이다. 스텐데이브스와 크리스토퍼 마이어는 <오리무중:네트워크 경제와 변화의 속도>라는 책에서 구식 경제에서는 일련의 불연속 거래를 통해 어떻게 하면 자구 물건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느냐가 관건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에서 모든 기업은 고객과 항구적인 관계를 맺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1대1의 미래>라는 책에서 마케팅 컨설턴트 돈 페퍼스와 마사 로저스는 <제아무리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이라 하더라도 진정으로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소프트웨어는 고객관계라고 주창한다. 페퍼스와 로저스는 이렇게 덧붙인다. 당신이 만든 모든 제품은 뜬구름처럼 덧없이 사라진다. 믿을 건 당신의 고객밖에 없다.

146p -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시장을 얼마나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고객을 얼마나 사로잡느냐이다. 페퍼스와 로저스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한 종류의 제품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팔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고객에게 이런저런 다양한 제품을 평생에 걸쳐서 최대한 많이 팔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149p - . 우리는 기술이 정보를 관리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관계의 매개물이라는 쪽으로 과감한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

150p - 기업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에이전트(대리인)가 되었다..........새로운 틀 속에서 에이전트는 <시스템 통합자> 노릇을 한다.

155p - 접속의 시대에서는 소비자를 관리하는 것이 제품을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제품이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156p - 아마존과 나이키처럼 메드코는 순수 마케팅 회사에 가깝다. 공장을 소유해야 하는 부담, 연구 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는 부담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런 회사는 실질적으로 재산을 보유하지 않는다. 가장 큰 자산은 고객에 접속할 수 있는 힘, 최종 사용자와 장기적으로 상업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다. 마케팅 관점이 제조 방식보다 우우위에 올라서는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158p - 고객은 사업의 기초이며 기업의 조재 이유이다. 고객만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사회가 부를 낳는 자원을 기업에 위임한 것은 고객에게 그것을 공급하기 위해서이다.......기업의 목표는 고객을 창출하는 데 있음으로 모든 기업은 오직 두 가지 기능, 즉 마케팅과 혁신에만 전념하면 된다. 마케팅은 제품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특이한 사업 기능이다.....모든 사업을 최종 결과의 관점에서, 다시 말해서 고객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소명이 모든 사업 부문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159p -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주문생산능력을 갖게 되면서 사업은 고객에서 시작하여 공장으로 돌아가는 활동이 되었다. 공급자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이것을 팔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기존의 방식이었다면 이제 소비자는 개인적 욕구를 공급자에게 알려주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개성화된 제품을 제공받는 추세로 나아간다.

160p - 모토로라. 벨리 엔지니어드 스트럭처스

161p - 생산력을 결정하는 것은 이제 마케팅이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설계에 고객의 요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면서 회사와 최종 사용자의 관계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관계에 가까워졌다. 요컨대 주문생산은 서비스에 가까운 성격을 띠게 되었다.

162p - (내용전체)

163p - 홀리데이인의 프라이어리티클럽, 백로드

16p - 버거킹 키드클럽, RV

167p - 마케팅 전문가와 기업이 이른바 고객친밀감을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짜내고 깊은 공동체적 결속을 확립할 수 있는 수단과 장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사실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내부에 상업적 덫을 가지고 있는 이런 대리적 사회 영역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 사회 전체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것을 의식하지도 못하고 비판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존재의 거의 모든 측면이 유료 활동으로 바뀌면 궁극적으로는 인간 그 자체도 상품이 되어버리고 상업적 영억은 개인과 집단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권을 쥐게 된다.

7. 삶으로서의 접속.

171p - CIDs(common-interest developments, 공동관심단지)

171~183p - (내용전체)

184p - 새로운 세입자의 색다른 점은 과거에는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 세를 살았지만 상승 지향적인 집단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편으로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아파트 건설업자들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집단을 겨냥하여 소유에 수반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으면서도 일반 주택과 같은 느낌을 입주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천장을 높게 만들고 전통 장식물을 다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경험 전체를 임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새롱누 아파트 단지는 생활 공간 못지않게 서비스에도 역점을 둔다.

185p - 이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미국인들이 점점 신경을 쓰는 것은 주택이 갖는 투자가치가 아니라 주택을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다.

186p -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는 데는 시간을 절약하는 이유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고용방식의 변화이다. 이것은 집을 소유할 것이냐 임대할 것이냐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짧은 수명이 제품이나 서비스만이 아니라 직장 생활에까지 적용되는 네트워크 세계에서는 오랫동안 한 집을 끼고 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못 된다.

189p - 시간의 공유는 콘도미니엄의 사용을 세분하는 방법이다.............시간공유의 경우에는 1년 중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집을 사용할 수 있는 접속권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 접속가격에는 건물의 공동 공간을 유지하고 보수하는데 드는 비용가지 포함된다.

190p - 소유의 환상을 주는 것

191p - 일부회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한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점수를 팔기 시작했다. 점수는 일종의 시간공유 화폐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의 단위가 대체 가능한 화폐로 바뀌는 추세는 자원의 희소성보다는 시간에, 소유보다는 접속에 중점을 두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음을 의미한다. 고객은 점수를 산다. 점수는 시간 단위를 나타낸다. 이 점수를 가지고 투숙, 항공여행, 유람선, 골프장, 자동차 렌트, 그 밖의 여행, 레저, 오락시설 일체를 이용할 수 있다.

192p - 독일 철학자 헤겔은 우리 존재의 부속물 역할을 재산이 떠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은 사람 중의 하낟. 사람은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재산으로 확인하고 또 표현한다고 헤겔은 믿었다. 사람은 자신의 의지를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대상에 묶어둠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투사하고 다른 사람들 속에서 자기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소유의 자부심

194p - 생활공간의 시간화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물음은 아주 심각하게 다가온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접속의 시대에는 공간이 시간에게 밀려나며, 기업들이 더 많이 차지하려고 눈독을 들이는 것은 물리적 자원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이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사람이 이 세상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지리적 장소는 요즘처럼 이동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그 실효성을 잃었다.

196p - 우리의 원초적인 본능은 시간성뿐 아니라 지리에도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는 시간 뿐 아니라 대지에도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영토는 단순한 사회적 관습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존재의 상태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그토록 집을 가지로겨 애쓰는 거슨 바로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집을 소유함으로써 우리는 장소에, 영토에, 우리 기원에 맞닿아 있다는 원초적 감정을 경험한다.

197p - CID에는 전통이 살아있는 공동체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CID는 아무런 역사적 준거점 없이 설계 내역에 따라 하나부터 열까지 몽땅 인공적으로 만들어 허허벌판에다 툭 떨어뜨린 것이다. 그것은 역사를 모르는 공동체다.

198p - 문제는 결국 이렇게 정리된다. 시간적 네트워크 안에 편입하는 것은 장소에 뿌리를 둔 삶의 충분하고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지리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인가, 아님ㄴ 지나간 시대의 주변적 찌꺼기에 불과한 것인가? 지리는 좌표이고 제약인가, 아니면 고려해야 할 수많은 요소 중의 하나에 불과한가? 장소에 대한 갈망을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있지만 공간을 폐지하고 우리의 경험을 시간화 하려는 욕망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공간을 소유에서 접속을 어느 정도까지 탈바꿈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며 21세기를 어떤 식으로 살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두 가지 감수성의 우열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2부 문화를 고갈시키는 자본주의
8. 자본주으의 새로운 문화

201p - 깨달음은 늦게 온다.

203p - 공산품이 지배하던 시절에는 소유권을 가지는 것이 중요했지만 상업화된 전자통신기기와 온갖 종류의 문화생산과 상품에 의해 점점 지배당하는 글로벌 경제에서는 경험 세계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3p - 커뮤니케이션이 문화의 핵심, 아니 생명 그 자체의 핵심

205p - 웅변, 무용, 연극, 의식, 음악, 시각예술, 조형예술은 아득히 먼 옛날부터 인간 경험의 핵심적이고 또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그런데 과거와는 달리 인간이 가진 창조성을 표현하는 이런 기본적 요소를 집단적 공동체적 기원으로부터 자꾸만 분리하여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만 팔아먹으려는 시도가 파죽지세로 확산되고 있다.

207p - 다니엘 벨은 현대 문명을 분명히 구분되지만 서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세 가지 권역으로 나눈다. 그것은 경제, 정치, 문화다. 경제 영역의 핵심적 원리는 자원 이용의 효율화라고 벨은 주장한다. 정치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다. 문화 영역에서 제일로 치는 것은 자기실현과 자기 고양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정치영역과 문화영역의 가치는 경제영역으로 포섭되어 끊임없이 상품화되었다.

210p - 과거의 생산지향 자본주의가 창조성, 자기충족, 쾌락과 유희를 추구하는 욕망을 억누르기에 급급했다면 새로운 소비지향 자본주의는 이 억눌린 심리적 욕구를 예술이라는 분출구로 해방시켜 거대한 소비문화를 창출한다. 새로운 소비자 지향의 시장은 예술을 문화적 영역으로부터 시장으로 끌고 나왔다.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소임을 맡았던 예술은, 이제 광고회사와 마케팅 전문가의 볼모가 되어 <생활양식>을 파는 데 동원되었다.

211p - 한때는 시장이 추구하는 가치에 강력한 반기를 들었던 예술이 이제는 시장이 내세우는 가치의 가장 중요한 전달자, 가장 충실한 하수인이 되었다.

213p - 이제 소비자는 내가 아직 안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지고 싶은 것이 뭔가라고 묻지 않고 내가 아직 체험하지 못한 것 중에서 체험하고 싶은 것이 뭔가라고 묻는다......새롭게 떠오르는 체험 경제에서는 상품이 아니라 기억을 만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226p - 문화의 집결지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았던 공공의 과앙은 그러나 불과 30년도 못 되는 사이에 거의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상업 관계로 급격히 기우는 새로운 공동체 관념에 의해 삼켜지고 있다.

228p - 몰은 문화의 다양한 부분들을 상업화된 형태로 모사하여 재현하기 위해 설계된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몰은 인공의 문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첨단의 전자 기술을 총동원한다. 세심하게 배치된 건축학적 모티프, 늘 쾌적한 상태로 유지되는 실내기후, 세련된 조명 체계, 컴퓨터가 통제하는 감시 시스템이 어우러져 쇼핑몰 바깥에 존재하는 공유 지향의 문화공간과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른 문화의 자리를 전달한다. 몰의 가장 큰 차이는 쇼핑몰은 접속과 관련된 규칙과 규제가 적용되는 사유지라는 점이다. 보도, 벤치, 가로수가 늘어선 시원시원한 공간은 몰을 광장처럼 보이게도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몰에서 벌어지는 문화 활동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살아 있는 체험을 물건과 오락물의 구입이라는 형태로 상품화하는 중요한 소임을 돕기 위해 옆에서 들러리를 서는 데 불과하다.

234p - 접속의 시대에는 메가몰과 테마가 있는 대형 오락센터가 상품화된 새로운 문화의 문지기 노릇을 한다. 밀폐된 상업 환경 안에서 사람들이 어울리고 살아있는 체험을 하는 빈도수가 늘어나면서 이런 영역의 입장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붉어지고 있다.

236p - 문화는 체험의 공유다. 서로 비슷한 가치 아래 사람을 모아들이는 것이다. 반면 문화상품은 문화를 잘게 토막내어 분할하는 것이고 상업화된 오락물로 개별 판매하는 것이다.

241p - 경제는 거대한 공장에서 거대한 극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46p - 문화생산은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선도할 것이다. 접속의 시대에 문화 생산은 경제 생활의 제1열로 부상하고 정보와 서비스는 2열로, 제조업은 3열로, 농업은 4열로 내려간다. 이 네 개의 열은 소유 관계에 바탕을 둔 체제를 접속에 바탕을 둔 체제로 꾸준히 탈바꿈시킬 것이다. 그리고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계를 통합한 네트워크 관계 안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것이다.

9. 문화의 광맥을 찾아서

250p - 영화는 관객에게 현실을 보여주지만 사이버스페이스는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상의 육체와 역할을 제공한다. 책과 라디오는 말한 다. 무대와 영화는 보여준다. 사이버스페이스는 육화한다......극작가와 감독이 어떤 체험의 관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사이버스페이스 연출가는 체험 그 자체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사이버스페이스연출가는 관객이 그 안에서 직접 연기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한다. 관객은 흥미로운 현실을 체험하고 있다고 단순히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을 직접 체험한다.

252p - 마케팅은 문화적 규준, 관습, 활동을 상품 형태로 번역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기술이다.

253p - 고급 상표가 붙은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그 디자이너가 창조한 가치와 의미의 세계에 자기도 끼여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문화의 시장에서 누구나 똑같은 게임을 즐길 때 대용물은 현실의 자리를 차지한다.

254p - 새로운 마케팅 시대에는 이미지가 제품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푸이 이미지를 표현한다고 강조한다.

255p - 문화생산을 위해 예술이라는 통로로 문화를 전용한 것이다.

256p - 저항문화는 마케팅 전문가가 특히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환경 문제, 여성 문제, 인권 문제, 빈부 문제, 이 모든 것이 이미 마케팅에 동원되었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에 상품과 서비스를 동화시킴으로써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에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픈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그런 대의에 개인적으로 동참하는 상징적 행위로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도록 유도한다.

257p - 인간 띠 잇기 행사는 미국에도 코카콜라에도 시의적절한 행사였다. 당시 노숙자와 기아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우리는 뉴 코크를 내놓았다가 참패하고 다시 클래식 코카콜라를 내놓은 직후였다 .코카콜라로서는 미국과의 재결합을 공고히 할 어떤 계기가 필요했다. 그것은 완벽한 행사였다.

260p - 광고주는 이제 대중을 단순한 제품의 소비자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상징의 소비자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자연히 광고는 문화적 의미를 해석하는 역할을 떠맡게 된다. 광고는 개인이 스스로 떠올리는 살의 줄거리를 사회 전체를 구성하는 돔 더 원대한 줄거리로 끊임없이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퍼부어지는 수많은 광고 메시지를 통해서도 문화와 그 다양한 의미에 접하게 된다. 광고는 소비자에게 문화에 대해서 한 수 가르쳐주고 무엇을 사야만 그럴듯한 문화적 합의와 체험을 누릴 수 있는지를 일러준다. 따라서 고도 자본주의의 본질은 단순한 제품의 생산도 아니고 서비스의 수행도 아니고 정보의 교환도 아니다. 그것은 정교한 문화상품의 창조다.

261p - 접속의 시대에는 돈을 내고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과 체험의 형태로 문화를 상품화하고 우려먹고 재포장하는 가상 또는 현실의 네트워크와 대중문화의 입구에 버티고 서서 출입을 통제하는 문지기가 실권을 휘두른다.

262p - 소유 관계는 소유하는 사람과 소유되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관계는 연결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을 구별한다. 따라서 소유 관계도 접속 관계도 결국은 포함과 배제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소유 관계에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눈다. 소유 관계는 사람이 보유한 재산의 가치라고 하는 양적 조건과 사람이 부를 앞세워 타인의 노동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힘과 통제력이라고 하는 질적 조건으로 측정된다. 접속 관계는 안에 있는 사람과 바깥에 있는 사람을 구별한다. 접속 관계는 그 사람이 입장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의 수라고 하는 양적 조건과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가라고 하는 질적 조건으로 측정된다. 사유 재산에 기반을 둔 사회에서는 그 누구건 물리적 자본을 소유하고 생산 수단을 장악한 사람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접속 관계에 바탕을 둔 사회에서는 그 누구건 커뮤니케이션 회로를 소유하고 네트워크에 이르는 통행로를 장악한 사람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264p - 문지기가 된다는 것은 상품과 뉴스와 사람이 오가는 통로의 전략적 요충을 장악한다는 뜻이고 이것은 곧 그 통로로 들어갈 수 있는 것과 들어갈 수없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접속의 시대에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모든 사회 활동의 전제조건이다.

268p - 문화의 중개자

272p - MIT의 언어학 교수 켄 헤일은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루브르 박물관이 폭격을 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언어는 한 문화가 공유하는 의미, 표현, 가치관, 이해를 전달하기 때문이다............웨드 데이비스는 <언어가 사라지면 문화도 소멸한다>고 지적한다. <이 세상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아득히 먼 옛날부터 인류가 쌓아온 지적 성취와 살아있는 지식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데이비스는 언어의 소멸이 급속히 진행되는 현실을 개탄한다.

273p - 새로운 시대에는 지역 문화와 세계 문화에 대한 접속의 문제, 상업화딘 형태로 문화적 내용을 담고 는 커뮤니케이션 회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쟁탈전이 점점 전면으로 부각된다. 다국적 기업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문화 중개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접속이 체험의 유일한 통로가 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지기의 노릇을 하게 된다.

10. 탈근대

274~276p (내용전체)

280p - 베이컨의 과학방법론, 그리고 훗날 계몽주의자들이 자연에 대해 품었던 생각의 대부분은 주체와 객체라는 이분법에 대한 바탕을 두고 있다. 베이컨의 세계에서 모든 활동은 주변에 널린 객체를 소유하고 착취하기 위해 주체들이 생사를 걸고 벌이는 투쟁으로 귀착된다. 결국은 주체의 의지만이 남는다. 주체의 의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것을 먹이고 살찌우는 객체로서 존재할 뿐이다. 사물의 배타적 소유와 통제에 바탕을 둔 사유재산체제는 우주를 능동적 주체 아니면 수동적 객체로 양분하는 세계관 속에서 힘을 얻는다.

281p -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르면 자연의 비밀을 냉정하게 기록하는 객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베이컨이 주장한 과학 방법론의 핵심 전제-는 한마디로 있을 수 없다. 관찰이라는 행위 자체가 관찰자를 관찰 대상에 직접적으로 연루시키며 이것은 관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283p - 새로운 물리학은 존재와 운동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정지 상태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사물은 시간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서만 존재하게 된다.

286p - 근대가 목적을 추구했다면 탈근대는 유희를 추구한다.

289p - 텔레비전이 바로 세계이다.

290p - MTV는 새로운 탈근대 정서의 특징을 그 어떤 TV 채녈보다 생생하게 드러낸다. .......MTV는 근대가 그 동안 조심스럽게 쌓아올린 수많은 구분선과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든다. 그 점에서 이것은 혁명적 예술 형식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케팅 기제라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291p - MTV는 풍자가 아니라 짜깁기다. 아무런 판단도 없고 아무런 평가도 없다. 한마디라도 언급을 하려면 준거점이 있어야 하는데 도무지 그런 것이 없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대로 ‘커뮤니케이션의 무아지경’을 연출하는 문화적 파편들의 끝없는 나열이 있을 뿐이다. MTV는 아무런 맥락이 없는 체험이다. 그래서 무의식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온갖 종류의 한상이 화면 위로 거품처럼 솟아올랐다가 이내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는, 시간을 초월한 영역이다. MTV는 역사나 지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은 꿈결처럼 가벼운 오락이다. MTV는 문화의 자투리를 가지고 수많은 젊은이에게 일종의 꾸며진 체허을 자극적으로 제공하는 환상으로 재포장한다. MTV는 탈근대 세계의 이상적 상징물이다.

293~297p - (내용전체)

297p - 지난 세대의 사람은 자신을 <양식 있는 인간>으로, <매력 있는 인간>으로 여겼다. 거기에는 생산 중심의 가치관, 소비 중심의 가치관이 각각 반영되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문화라는 장터를 이루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연기하면서 각본과 무대 사이를 경쾌하게 옮겨다니는 <창조적 공연자>로 간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298p - 19세기만 하더라도 사람은 고정된 자아관을 가지고 있었다. 인생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증식되는 상품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20세기로 넘어오면서 인생은 무언가를 부단히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과정>이 <존재>를 압도하게 되었다.

301p - 래시는 <우리는 역사적 연속성에 대한 감각, 과거의 세대와 미래릐 세대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식을 빠르게 상실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역사적 시간 감각의 소멸이다>라고 말한다. 래시에 따르면 역사의식이 붕괴하고 치료의식이 부상하는 것은, 한 인간의 성취와 역사에 대한 공헌을 평가하는 잣대를 재산에서 찾던 세계가 막을 내리고, 개인이 얼마나 다채로운 심리적 경험을 했고 자기 변신에 얼마나 투자를 했는가를 중시하는 세계가 부상하는 추세와 맥락을 같이 한다. 래시는 이렇게 덧붙인다. <예전에는 자기 이해 하면 부를 합리적으로 획득하고 누적하려는 노력을 의미했지만 이제 그것은 쾌락과 영혼에 대한 관심을 뜻할 뿐이다> 치료의식은 새로운 남녀, 다시 말해서 탈근대 인간형이 등장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301p - 인간의 의식을 바꾸어놓은 데 기영한 요인의 수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통신기술이 인쇄에서 컴퓨터로 바뀐 것이다.........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통신 기술에서 마지막으로 일어난 큰 변화는 근대의 여명기에 구두 문화와 필사문화가 인쇄 문화로 바뀐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인간 의식의 성격이 결정적으로 변했다. 인쇄 혁명은 사유 재산 관계와 시장교환이라는 관념을 중심으로 조직된 사회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사유의 길을 터주었다.

303p - 산업 자본주의 발달에서 필수적 역할을 한 조립이라는 관념도 따지고 보면 인쇄에서 자극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민족주의가 발달하고 국민 국가가 성립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도 인쇄였다........인쇄는 질서 정연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방식으로 현상을 조직하며 이 과정에서 직선적, 순차적, 인과적 사유 방식을 장려한다.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엮는다>는 것은 논리적 연쇄에 따라서 하나의 관념을 또 하나의 관념으로 발전시키는 직선적 연결고리를 연상시킨다. 이런 방식은 대화 도중에 내용이 중복되거나 끊기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던 구술 문화의 사유 방식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304p - 입으로 하는 말의 낭비를 없애고 가장 정확한 측정과 묘사를 가능케 함으로써 인쇄는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인쇄는 또 저작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인쇄 혁명은 차분히 성찰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305p - 인쇄는 문맹률을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305p - 컴퓨터통신은 직선으로 전개되지 않고 사이버스페이스 안에서 이루어진다. 순서와 인과는 밀려나고 그 자리에 연속적이고 통합된 활동의 총체적 장이 들어선다. 인터넷 세계에서 주체와 객체는 접속점과 네트워크로 바뀌며 구조와 기능은 과정 안으로 흡수된다. 컴퓨터의 조직방식, 특히 병력 계산은 문화 체제의 원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모든 층위에서 끊임없이 수정되고 쇄신되는 역동적 문화의 관계망 안에서 모든 부분은 하나의 접속점이 된다. 전자 통신은 인쇄 기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조직한다. 인쇄물의 제한적이고 협소한 연결 기능을 압도하는 하이퍼텍스트가 등장한다. 지금까지 책은 일정한 수의 사실을 페쇄적으로 제시했지만 사이버 공간이라는 확 트인 정봉의 장에서는 각주와 출전이 무한히 확대되며 새로운 하위 텍스트와 상위 텍스트가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

306p - (내용전체)

309p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나는 접속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새로운 명제로 바뀌었다.

311p - 올려말하기.........우리의 사적인 영역은 주체와 객체가 충돌하면서 드라마를 전개하는 무대로서의 역할을 상실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더 이상 주체로서 존재하지 않고 복수네트워크들의 단말기로서 존재한다.

312p - 가상공간에서 만들어진 여러 개의 나는 현실속의 통일된 자아 관념을 허물어뜨린다.

316p - 문화상품과 체험을 파는 데 골몰하는 경제에서 개개의 영혼이 복수의 인격으로 파편화된다는 것은 문화 시장의 수가 앞으로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할 따름이다. 사람이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체험의 양이 곧 문화 상품의 시장 규모를 의미한다면 개개인이 여러 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시장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317p - 인격을 뜻하는 라틴어 는 원래 가면을 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319p - 존 로크는 자아가 개인의 상 재산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리에게 가르쳤지만, 인간 행동을 연출적 관점에서 파악하면 이제 자아는 더 이상 개인의 사유 재산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어빙 고프먼이 말한 대로 자아는 <그가 공유하기를 갈망하는 사람에 의해 [한 인물에게]부여된 감각>에 가까워진다.

11. 접속자와 비접속자

324p - 통신 서비스에 대한 지배가 권력의 원천이 되고 통신에 대한 접속이 자유의 조건이 된다.

327p - 어느 누구도 경쟁자들과 정색을 하고 다투지 못한다. 어느 분야에서는 경쟁관계에 있지만 어느 분야에서는 합작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331p - 세계 통신, 방송망의 규제 완화와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민 국가는 자국 영토안에서 통신을 감독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정치적 국경선을 가뿐히 뛰어넘는 통신망을 전세계에 깔고 있으며 이 괒엉에서 정치의 근본적 성격가지 바꾸어 놓고 있다.

335p -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정말로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알짜 재산은 방송 주파수, 광섬유 케이블, 통신위성, 통신채널을 구성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기술, 생명줄로 흘러 다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국민 국가의 쇠락은 무역 분야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337p - 그러나 국민국가의 현격한 위축을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은 징세 부분이다.

339p - 세계 인구의 부유한 1/5이 문화체험과 개인적 변신을 찾아 소유를 과감히 포기하고 있지만 나머지 4/5는 아직도 초라한 살림살이 속에서 더 많은 재산을 갈망하고 있다.

340p - 미래는 풍족하고 어디서나 살 수 있으며 교육을 많이 받은 우리 중의 소수에게만 기회의 낙원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다수의 시민들, 다시 말해서 대학을 나오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 소위 불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디지털 암흑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343p - 가진 것이 없고 기댈 곳 없는 사람은 접속의 시대에도 낙오된다.

343p - 통신 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접속을 둘러싼 대립이 있었다. 접속의 문제는 전화기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제기되었고 그 후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등장했을 때도 다시 거론되었다. 전화선과 방송기술을 만인에게 보급하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이냐를 놓고 공익성을 강조하는 진영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진영은 자주 갈등을 빚었다.........그러나 공익성은 얼마 못 가서 수익성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346p - 사이버스페이스는 종래의 장소와는 성격이 다를지 모르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엄연한 사회적 교류의 장이다. 앞으로 인간이 영위하는 문명 생활의 상당 부분은 전자 세계에서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접속의 문제는 다가오는 시대가 성찰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화두의 하나가 된다.

12. 문화와 자본주의의 생태학을 위하여

350~351p - (내용전체)

354p - 자치와 소유보다는 포함과 접속이 개인적 자유의 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관계를 맺고 공조를 구축하며 관심을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자유의 많고 적음이 판가름 난다. 한때는 개인적 자유의 동의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자치는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네트워크 세계에서 자치를 고수한다는 것은 단절과 고립을 의미한다. 반면 배제되지 않을 권리, 곧 접속의 권리는 개인적 자유를 재는 잣대가 된다.

356p - 새로운 세대의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상업적으로 규정되는 관계와 전자로 매개되는 네트워크가 전통적 관계와 공동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이다.

359p - 모든 나라는 시장이라고 하는 제1부문과 정부라고 하는 제2부문을 중심으로 공공 정책을 운용하면서 문화라는 제3부문은 당연시한다. 사회 자본을 수립하고 시장과 교역을 가능하게 만드는 막중한 역할이 문화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360p - 문화기구라는 버팀목이 있기 때문에 시장이 가능하다. 성숙하고 강한 제3부문을 가진 공동체와 나라에서는 자본주의 시장이 번성한다. 제3부문이 허약하면 자본주의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한다............강한 공동체는 건강한 경제의 전제조건이다. 강한 공동체만이 사회적 신뢰를 낳기 때문이다.............22개국의 제3부문을 별도의 국가 경제로 묶을 경우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시장규모를 가진 나라가 탄생한다.

361p - 제3부문은 전세계의 수많은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의 온갖 다양한 차원을 보존하고 향상시키는 막중한 책임도 이 기구들이 맡고 있다. 이들이 펼치는 활동의 규모와 범위는 정부 부문과 상업 부문을 능가한다. 제3부문의 조직들은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적 기능의 상당 부분을 떠맡는다. 이들은 제도적으로 자행되는 권력 남용에 도전하고 사회적 불만을 표출시키는 피뢰침이다.

362p - 사회적 신뢰는 공감이라는 토대 위에서 형성된다. 공감은 <타자의 인간성을 자신의 상상력 속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요구한다. 공감은 가장 심오한 인간의 감정에 해당된다. 친밀함과 예의 바름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도 공감에서 나온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울타리 밖으로 넘어가서 타인 안에서 감정의 둥지를 틀고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363p - 대부분의 체험이 문화로부터 떨어져 나와 상업 영역으로 밀려들어갈 때 그것은 공감이라는 발상을 허용하지 않는 상품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이다. 클라이언트와 서버의 관계는 언제나 방편적이게 마련이다. 둘 사이에 공감이 오가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체험을 구입할 때 우리는 투자한 돈에 걸맞은 반대급부를 기대한다. 상품화된 관계에서 타인은 지불한 돈에 상응하는 <서비스>나 <실행>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토양이 아니다.

364p - 결국 상업 영역은 깊은 공동체 의식과 개인적 변신으로 나아가는 관문을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과시하지만 그것은 자기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다 .경제는 물질적 안녕, 육체적 안락, 특정한 지식, 오락과 유희 같은 가치있는 것을 제공하며 이것들은 충만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하나같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는 문화와 인간성의 기본틀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와 감정 다시 말해서 사회적 신뢰와 공감을 만들어낼 능력은 없다. 상업 영역이 인간 문화와 체험의 조각조각을 닥치는 대로 짜깁기하여 제공할 때 우리가 중요한 인간적 가치와 감정을 글어낼 수 있는 우물은 독으로 오염될 위험성이 있다.

365p - 이러한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는 성공을 거두는 바로 그 순간부터 제 무덤을 파기 시작한다. 문화영역에서 그나마 온전히 남아있던 것을 해체하고 재가공하고 포장하고 판매하여 인간 활동의 거의 모든 내용을 상품화된 체험으로 바꾸는 데 성공을 거둔다 하더라도 앞에서 살펴본 모든 이유들 때문에 그 승리는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시장과 네트워크는 독자적으로 존립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장과 네트워크는 사회적 신뢰감과 공감대가 형성된 강력한 사회 공동체가 먼저 존재하고 나서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파생물이다.

366p - 고유 음악은 어떤 인간 집단이 처한 어려움이나 고난을 대변하고 정신적 열망이나 정치적 갈망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은 사회적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문화 형태으 L하나로 사람들 가슴속 깊이 파묻혀 있던 감정을 움직인다. 그렇지만 적절하게 가공과 포장을 통해 상품으로 팔리는 음악에서, 정작 핵심이 되는 메시지는 희석되거나 누락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371p - 문화와 상업이 생태학적으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앞으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임무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적저한 균형을 되찾으려면 시장에 나와 있는 문화 상품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 못지않게 지역 문하ㅗ를 소생시키는 데도 똑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72p - 문화를 소생시켜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문화 생산하는 데 원료가 되기 때문이어서만도 아니고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신뢰와 공감을 문화가 만들어내기 때문만도 아니다. 문화는 다른 이유를 모두 접어두고서라도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소생되어야 한다. 인간 가치를 낳는 유일한 원천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373p - 지리적 맥락을 박탈당한 문화 표현은 총체적 체험의 그림자일 뿐이다.

376p - 교육은 사회적 신뢰와 공감을 육성하고 타인과의 유대를 권장하며 문화가 문명 생활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가를 학생에게 일깨워줘야 한다. 시장이 문화의 파생물인 것처럼 시장성을 가진 기술도 기본적인 사회성의 파생물이다. 시장에서 팔아먹을 수 있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수적인 조역에 그쳐야지 시민 교육을 희생시키면서 맨 앞자리를 차지해서는 곤란하다.

381p - 문화의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 문화의 복원을 부르짖는 것은 좋지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고약한 형태의 근본주의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382p - 시민사회 조직은 지역문화의 회복을 주장하면서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느 STPRp에서 다른 문화가 존재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 <의식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국지적으로>라는 말은 너무나 남용된 나머지 상투적 구호로 변질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전세게의 제3부문 조직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을 잘 대변한다............많은 시민사회 조직의 정서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에 집약되어 있다. <나는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창문을 굳게 닫아놓은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 온 세계에서 불어오는 문화를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밖에서 불어온 문화에 덩달아 휩쓸려 가지는 않겠다>

385p - 놀이를 지배하는 전제와 규칙은 전통적으로 일을 지배해 온 전제와 규칙과 크게 다르다. 우선, 놀이는 신나고 즐겁다. 즐거운 일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일-산업 사회에 존재하는 직업의 75%이상-은 기본적으로 단순 반복 업무라서 따분하고 지루하다. 둘재, 놀이는 자발적이다. 놀기 싫은데 억지로 놀라고 할 수는 없다. 자기가 선택해서 자유롭게 끼여드는 활동이 놀이다. 물론 일도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

386~387p - (내용전체)

389p - 순수한 놀이는 인간이 누리는 자유의 가장 높은 수준의 표현형식이다. 자유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91p - 새로운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에 대한 접속을 보장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다양한 지역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안정된 길을 보장하는 것이다............문화와 상업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일은 다가오는 시대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그다음 세대들도 지금 세대가 자연 경제와 인간 경제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기울인 것과 똑같은 정성과 노력을 이 운동에 쏟아 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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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03.20 21:12:49 *.199.135.59


<대담>에 대한 난감함이 잘 드러나 있어, 지난 주에 이어 또 다시 하하, 저를 웃게 합니다. 솔직하고 경쾌해서 보기 좋아요. 현학적인 <대담>과 박진감있는 <소유의 종말>을 지나고 보니 편안하고 느긋한 <코끼리와 벼룩>이 기다리고 있네요. 이래서 훈련이 필요한 것이었나 봐요. 이제 370페이지 정도의 책은 만만하기까지 하네요.
계속 재기발랄한 글,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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