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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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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0일 20시 34분 등록

정: 형, 안녕하셨죠? 이렇게 시간 내 주어서 고마워요. 바쁘셨죠? 어떻게 지내셨어요?

김: 뭐. 바쁘게 지냈지.. 정말 외국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게 쉬운일이 아님을 점점 더 알아가는 것 같아. 넌 요즘도 바쁘게 지내지? 그런데 오늘 보자고 한 이유가 뭐야?

정: 벌써, 본론으로 들어가는 거에요? 역시 형 답네요. 그럼 뭐.. 바로 들어가죠 뭐.실은, 다른게 아니라 이번에 The Age of Access 라는 책을 가지고 글을 좀 쓰려고 하는데, 형이 그 책에 대해서 잘 알 것 같아서 이래저래 정보도 좀 구하려고 그랬지.

김: 아- Jeremy Rifkin? 하하하. 이래저래 넌 사람을 잘 다루는건 여전하구나? 너 내가 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 (www.foet.org) 다니는거 보고 나 만나자고 그랬구나?

정: 형! 뭐.. 그런 이유에서만 만나자고 한거 아닌거 잘 알잖아요. 그렇게 말하면 섭하죠. 이런저런 이야기도 묻고 또 보고싶기도 하고.. 해서 불러낸거지. 그래요. 내가 밥 살께요.

김: 그래, 그럼 오늘 한번 포식해볼까?

정: 오늘 마음껏 드시고 싶은 것 드세요.

김: 그래. 그럼 메뉴는 있다가 정하고, 먼저 무슨 이야기부터 할까?

정: 그럴까요? 그럼 먼저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사람먼저 알고 싶어요. 혹시, 그 사람이 만든 회사에 있으니까 그 사람을 본 적이 있겠네요? 그쵸?

김: 음. 몇 번 보긴 봤지. 인터뷰 할 때, 그리고 내가 학교에 있었을 때 그 사람 수업을 들은 적도 있고.. 그리고 직장내에선 거의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몇 번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적은 있어.

정: 그럼. 먼저 그 사람을 가까이에서 본 느낌부터 좀 알고 싶어요.

김: 느낌?!

정: 네. 느낌이요. 뭐. 제가 아는 것은 책을 통해서 그 사람의 바이오를 읽어낸게 전부니까.

김: 그럼. 너가 그 사람에 대해서 뭐부터 아는지 그것부터 말 좀 해봐라.

정: 뭐.. 특별히 많이 아는 것은 없구요.. 뭐. 대강 아는거 이야기 해보자면. 1945년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태어났고, 시카고에서 자랐다는거 하고. UPENN(펜실베이니아대학교) 워튼 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보스턴에 있는 Tufts 대학교 Fletzer school 에서 국제관계학 공부했다는것.

그리고… 이 책 날개에 있는대로지 뭐. 이 사람은 20 여 년 동안 15권의 저서를 통해 경제, 노동,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고, 세계관에 근거한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에너지 낭비가 가져올 인류의 재앙을 경고한 저서 <엔트로피법칙>으로 세계적인 이름을 얻었다는점. 그리고 2000년에는 인터넷 접속으로 상징되는 정보화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 <소유의 종말>을 발표했다는 점이지 뭐.. 다른 책으로는 <생명권 정치학> <노동의 종말> <수소경제> 같은거. 물론 나는 안읽었지만. 여기는 그대로 한번 읽어보지 뭐.

"1994년부터 워튼 경영 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 세계의 최고 경영자와 고위 간부들에게 과학 기술의 새로운 조류와 이것이 글로벌 경제 ,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또한 비영리 조직인 <경제 조류 재단>을 설립하여 이사장으로 재지가면서 사회의 공공 영역을 수호하기 위한 계몽운동과 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프킨은 미국과 세계 각국의 정책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오고 있다."

어때? 많이 조사했지?

김: 야. 너가 나보다 더 많이 아는 것 같다. 그럼 됐네. 뭘 더 알고 싶은대?

정: 형, 정말 이렇게 나오기야? 내가 그 정도 알려고 그랬으면 형 불러내지도 않았지. 아니. 가까이서 본 제러미 리프킨은 어떤 사람이냐구?

김: 흠… 그럼. 일단 굉장히 일에 파묻혀서 사는 사람이고. 약간은 기괴한 사람이야. 약간 천재끼가 있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아서 항상 이런 저런 이야기를 혼자 떠들면서 다니고, 시도때도 없이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막 쓰고 혼자 떠들고 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더 웃긴거는 우리 회사 CEO 급들은 다 그런 성향을 보이는 거야.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어디를 막 가는거야. 그래서 뭐, 잠시 화장실 가나보다- 했다가 왠걸. 다시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에 눈이 시뻘개지도록 자판을 막 치면서 무언가를 막 쏟아내는 장면을 한 두번 목격 한게 아니란다. 하하하- 웃기지 않니?

그리고 한번은 메모지를 쓰다가 없으니까 벽에다가 막 메모를 하질 않나. 그리고 더 웃긴건, 화장실에서 일보다가 메직을 들고 변기 바로 옆에다가 막- 뭐라고 쓰는거야. 아직도 우리 화장실에 가면 그 사람들 메모를 막 볼 수 있어. 무슨 훈장이라도 되는듯이 보란듯이 메모가 적혀있지.

정: 참, 신기하네. 재미있기도 하고. 그럼 형이 하는 일은 뭐에요?

김: 나는 프로젝트 매니저인데, 프로젝트라는것은 거의 저술활동하고 강연 활동 프로젝트를 말하고 있어. 지금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가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정부 사업이라 뭐라 이야기 할 순 없지만, 이제껏 그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 그래서 지난달에도 케이프타운에서 한 3주간 있었다.

정: 아- 그래요? 재미있겠다.

문화생산은 더 많은 인간의 활동을 상업부문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핵심적 사명으로 삼아온 자본주의 생활방식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제품생산에서 서비스 제공으로, 다시 인간관계의 상품화로, 마지막으로 문화적 체험에 대한 접속권의 판매로 경제적 우선순위가 달라져 온 것으로 우리는 모든 관계를 경제적 관계로 만들려는 상업 영역의 집요한 의지를 목격한다. (p.16)

정: 형. 나는 이 책이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와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잘 설명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어. 전통적인 재산권이 소유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이뤄졌기에 앞으로는 이러한 소유의 개념은 사라질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접속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하잖아. 아닌가?

러프킨에 의하면 소유의 반대말은 무소유가 아니라 접속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 같아. 그런데 내 생각에는 이 책 <소유의 종말>의 가장 큰 미덕은 사회변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는 것 같아. 방대한 양의 논문과 참고문헌을 섭렵한 저자의 부지런 덕분에 '소유의 종말' 한 권을 읽음으로서 다가올 사회에 대한 밑그림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게 해준다는 거 말이야.

참.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앞으로의 기업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그 사람은 평생고객인 소비자에게 물건인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제공하고 그 상품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기업활동을 영속해 나가게 된다는 것이야. 재미있지 않아? 에어컨을 파는 것이 아니라 에어컨은 운영하는데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이윤을 창출해 낸다는 것 말이지. 앞으로 기업이 중시해야 할 것은 팔리는 물건의 양이 아니라 바로 소비자와의 적절한 유대관계맺음이라는 것, 나는 참 이부분에서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새로운 시대는 비물질적이고 사색적이다. 산업시대 인간이 물질을 축적하고 가공하는 데 빠져들어 있었다면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정신을 관리하는 데 훨씬 관심이 많다. 사업의 성패를 아이디어가 좌우하는 접속과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인간의 가장 드높은 꿈이다. 자신의 정신을 최대한 확장하여 보편화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의식을 바꾸고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야말로 모든 산업 활동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다. 새로운 경제에서는 생각을 관리하고 파는 능력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p.84-85)


정: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접속의 사례 가운데 가장 놀라운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공동관심단지” 였는데 기억하지? 부동산 가운데 거주의 공간만을 공유하고 나머지 공동구역은 공유하는 형태로 이러한 공간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만을 거주자는 접속하게 된다는 것 말이야. 참, 정말 이런 세상이 오기는 올까? 이러한 주거공간 속에서 ‘소유’는 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그 속에서는 오히려 ‘접속’이 더 효과적으로 소유를 설명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다 들더라고.

접속의 시대에 두드러지는 특성 중 하나는 ‘연극성’이다. 인간은 끝없는 변신의 과정을 밟는다. 자꾸만 존재의 상태를 바꾸어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 다른 누군가가 된다. (p.316)

정: 만약, 이게 정말 그렇다면 평생을 접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소비자는 무엇에 접속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일까? 리프킨은 바로 ‘체험’이라고 이야기 해. 체험을 얻게 해주는 다양한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러한 체험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 말이지. 놀이동산에 가는 소비자는 놀이기구에 접속해 경험하게 되는 소비자의 체험을 사는 것이라고 하자구.

김: 야. 너 참 대단하다. 어떻게 나보다 더 이 책에 대해서 잘 아냐? 나는 솔직히 그런 생각을 그렇게 깊게는 못했는데, 아마도 원문에서 오는 이유도 있었을꺼야.

너가 먼저 체험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체험을 얻기 위해 문화라는 상품을 소비하고 있는 우리에게 문화상품의 고갈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대한 러프킨의 충고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대량소비를 위한 문화의 획일성, 그로 인한 문화의 다양성의 상실이라는 악순환고리가 기존의 생태계 파괴처럼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잠시 이야기를 좀 접으면, Rifkin은 이 책을 쓰는데 꼬박 6년이 걸렸다고 그러더라. 350권의 책과 1천여 편의 논문 등이 동원됐다고 그러더라구. 그러니 생각해봐. 나 같은 무지한 독자는 이런 종류의 책을 단숨에 읽어내기에 당연히 무리하다고 보지 않니? 하하하.

김: 이 책은 Rifkin이 펴낸 '미래 사회 가상 시나리오'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아. 시나리오는 시나리오인데, 이 글이 본래의 시나리오라는 장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미래 사회를 내다 보는 그의 상상의 밑바탕에는 바로, 조목조목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의 현 상황을 들어 그의 가상을 충실하게 뒷받침하는 사례들과 실천적 지식들이 깔려 있다는 점일 수 있겠지.

정: 그런데, 리프킨은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다고 하잖아. 온갖 물건을 빌려 쓰고 인간의 경험 세계까지 돈을 주고 사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말이야. 하지만 리프킨의 말대로 '더 이상 일해서 번 돈을 재산의 형태로 차곡차곡 쌓아두는 데서 얻었던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될 거' 라는 생각을 하면 왠지 세상이 재미없어질 것 같기도 하지 않아?

김: 그래서 오늘의 주인공 Rifkin 아저씨는 이런 말씀을 하셔. 접속이 삶의 양식으로 변화하면서 재산을 축적하는 데는 별다른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이 다시 놀이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이야. 산업 경제에서 일이 중요했던 것처럼 문화 경제에서는 ‘놀이’가 점점 중요해진다고 말이야. 그러면서 점점 자신의 인생을 미완의 예술품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거든? 재미있는 지적 아니니? 모든 기업들은 쇼 비지니스를 하고, 각 개인은 연기자가 되어 인생의 매 상황을 연기로 구현하며 사는 삶을 즐기게 된다고 말이야.


세계를 연극무대로 보는데 익숙한 세대에게는 상업세계가 제공하는 대본, 무대 ,다른 배우 청중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는 끊임없이 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연기를 할 수 있고, 변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p.322)

정: 네트워크는 새로운 시대에 펼쳐질 인간의 행로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 관문 앞에서 접속할 수 있는 자는 그럼 과연 누구일까? 누구나가 접속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여 모든 이가 컴맹을 면하게 만든다고 해서, 접속의 시대가 갖고 있는 거시적인 문제(네트워크의 관문 앞에서 접속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가 풀리지 않지 않나? 그렇다면 '누가 접속을 할 수 있을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주체가 바로 누구냐는 문제부터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김: 맞아. 세계는 지금 점차적으로 '현실 공간'에서 '가상 공간'으로,'산업 자본주의'에서 '문화 자본주의'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하고 있지. 인간 생활에 있어 작금 널리 퍼지고 있는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도구는 현대 과학기술이 인간들의 상거래를 새로운 길로 열어 주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네트워크 경제' 활동이지? 네트워크 경제는 '규모의 경제'에서 '속도의 경제'로 전이를 일으키게 한 원동력이었으며, 네트워크의 가치를 제고시켜 준 것은 바로 '아웃 소싱'이잖아.

또 네트워크 경제에 있어서의 거래란 네트워크 경제의 실질적인 소유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 개념, 아이디어, 두뇌, 운영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와 '이미지'에 대한 '개념'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한다는 것이지.

따라서 네트워크 경제에 있어서의 '접속'이란 단순한 행동의 양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이라 할 것이라고 리프킨은 주장하고 있어. 반대로 말하자면, 접속의 시대에서 '가장 큰 불안'은 경제적 기회를 낳는 거미줄 같은 전자상거래 망에 끼여 들지 못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겠지.

정: 내가보기엔 리프킨은 이 주체를 '정치적, 상업적 영역'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물론 책 후에 보면 '접속 관계의 사회학적 정치적 의미를 정의하는 작업은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고 여운을 남기며 끝내 단정을 짓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그럼, 나 독자는 앞으로 도래할 미래 사회에서 어떤 형태의 접속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어. 리프킨이 '깊은 심연'까지는 보여 주었는데, 나 독자에게는 그에 상응할 만한 전망이 보이지 않거든? 전망을 찾는 건 둘째치고, ... 여러가지로 불안하기만 하네.

접속의 시대를 지배하는 경영학적 전제는 시장의 시대를 지배하던 전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새로운 세계에서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공급자와 사용자로 바뀐다. 사실상 모든 것이 접속된다. (p.14)

사람들은 접속이란 말을 들으면 가능성과 기회로 가득 찬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구멍을 연상한다. 접속은 전진과 개인의 자아 실현을 약속하는 입장권이 되었고, 몇 세대 전의 민주주의라는 말처럼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p.26)

김: 너 혹시 공병호가 쓴 ‘1인 기업’ 에 관한 책 읽어봤니?

정: 어. 읽어봤어. 왜?

김: 사실은 그 책의 주요 개념을 나는 나이스비트가 대담한 것을 통해서 처음알게 되었는데, 금방 책으로 출간이 되더라고.

정: 아- 그게 무슨 내용인데?

김: 아. 실은 이 부분이랑 접속과 관련된 부분이랑도 어느정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정: 어떤 부분이?

김: 아. 미래학자 나이스비트는 최근 기술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사회의 적응이 늦어지고 이로 인해 많은 낙오자가 많이 나아고 있다고 현대 사회를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가 말하는 바로 그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접속해야 한다는 거지. 접속하지 않으면 고립화된다는거야. 제러미 리프킨은 바로 이 '접속'의 이데올로기를 고발하려고 한거지. 나이스비트는 '첨단기술은 하이터치(High Touch)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미래의 전망이 반드시 어둡지만은 않다고 했거든? High-touch 란 시(詩)와 음악, 가족과 지역사회 등 우리가 인간임을 축복하는 방식이래. 이런 하이터치와 첨단기술이 균형을 이룰 때 미래는 전망이 밝다고 본거지. 첨단 기술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이야기 한거야.

정: 형, 이제 그럼 좀 긍정적인 이야기 좀 하자.

김: 그럴까? 리프킨은 이런 모든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교육(education)과 지역사회(community)를 제시했어. 얼굴과 얼굴이 마주치는 인간관계, 구체적을 체험을 매개로 현실을 배우고 또 만들어갈 때 새로운 문화가 샘솟을 수 있다는 얘기지. 리프킨의 답도, 제 답도 결국은 '인간'의 문제 인 것 같아. 정보와 지식보다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 않니?

정: 아- 예.

재산을 소유하는 것보다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 우리의 경제 생활과 사회생활이 점차 사이버스페이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세상, 문화 자체가 최고의 상품으로 각광받는 세상, 인간관계에 항상 돈이 개입되고 체험도 돈을 내야만 할 수 있는 세상, 자율성을 가진 자아는 물러나고 복수로 존재하는 인격, 연극 정신이 지배하는 세상, 사회는 연극적 용어로 파악되고 각 개인의 삶도 현실 무대와 가상 무대에서 공연되는 수많은 각본과 대본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여기서 핵심이 되는 문제는 도대체 ‘접속’이 무엇을 뜻하는 가이지만 접속 관계의 사회학적, 정치적 의미를 정의하는 적업은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있다. (p.347)

정: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문화 산업의 시대, 네트워크의 시대가 되면 무엇이 변할까 생각해 봤어. 우리의 사는 방식도 예전과는 당연히 바뀌어야 하겠지. 예전에는 근면, 성실 같은 단어에 익숙했지만, 지금은 유연성, 감성, 상상력, 창조 같은 단어를 많이 듣게 됩니다. 사회의 성격자체가 바뀐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됬어. 즉,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는 일, 아이디어와 감성적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 유연성, 판매가 아닌 서비스적인 관점 등 새롭게 생각해 볼 것이 참 많아진 것 같아.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또 한번 그런 모든 문제점들을 한번 짚고 넘어 갈 만한 여지를 남겨 둔 것 같아.

김: 책의 후반부는 이런 문화산업시대, 네트워크시대로의 변화가 일으키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있어. 우리가 웃고 즐기는 문화마저 상업화 되는 시대, 끊임없이 소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시대, 진지함에 대한 생각보다는 한때의 유행에 휩쓸리는 문화들, 요즘 들어 유행처럼 번지는 ‘양극화 현상’과 같은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갈수록 커져만 가는 불균형 같은,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것들 말이야. 이 책이 값진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해서 잠시나마 진진하게 생각해 볼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이겠지.

모든 문화는 자연에 공동의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는 자연에 우리가 진 빚을 이야기 하며 우리를 더 큰 생명의 힘으로 이끈다. 이런 생명의 긍정이 바로 내재 가치의 핵심이다. (p.380)

정: 앞으로는 변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일어나겠지? 막연하게 생각하였던 변화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설명을 담고 있어,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 이제는 변화의 시대인 것 같아. 어떻게 변해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그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인 것 같아.

문화를 소생시키고 부활시키려면 적어도 사이버스페이스에 쏟아 붓는 만큼의 관심을 지리적 공간에도 보여야 하고 채팅방에 들이는 만큼의 정성을 현실 공동체에도 기울여야 한다 (p.373)

정: 형. 형은 저자라면 어떻게 썼을 것 같아?

김: 난, 일단은 한국어 책 제목처럼 영문으로 ‘In the end of having’으로 할 것 같아. Access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변화에 관한이야기, 소유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같아. 그래서 having이라는 제목이 반드시 들어갔으면 하고, 또 한가지는 존재 (being) 에 관한 이야기도 한번 했으면 해. 너무 철학적인가? 하기사, 소유와 존재의 문제에 대해서는 에리히 프롬과 같은 사상가도 이야기했으니까.

또 한가지는 책에 실려 있는 사례가 지나치게 미국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결코 지울 수가 없지 않니? 그래서 한국적인 사례를 담은 책을 썼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 리프킨은 책에서 언급한 대로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아직 한 번도 전화를 사용한 적이 없는 현실에서 미국적 경험만을 바탕으로 전 지구적 현상이라 일반화하기에는 그 사람이 내다보는 미래의 모습, 역시 자본주의의 또다른 모습에 다름 아니기에 자본주의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앞으로의 세계에서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

정: 형, 그런데 그거 알아? 우리 아직도 메뉴 못 정한거?

김: 그래! 그럼 메뉴판부터 달라고 하자! 저기여! 여기 메뉴판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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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2006.03.21 14:54:12 *.109.152.197
새로운 발상이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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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택
2006.03.21 17:08:37 *.99.241.61
두 분께서 책을 읽고 대화하신건가 착각이 드네요.. 정말인지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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