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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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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8일 01시 02분 등록
1.

* 코끼리: 육지에 사는 동물 가운데서 가장 큰 동물로서 어깨 높이 3.5m가량이고 몸무게는 5∼7t에 이름. 피부는 회흑색으로 매우 두꺼우며 원통형의 코가 길게 늘어져 있음. 상아(象牙)는 윗잇몸에서 돋아난 앞니인데 일생 동안 자람. 초식 동물로 삼림이나 초원에서 무리를 지어 살아감.

관용구: 코끼리 비스킷
먹으나 마나 한 매우 적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에게는 과자 한 봉지도 코끼리 비스킷이다.

속담: 코끼리는 생쥐가 제일 무섭다
보잘것없는 자그마한 존재를 두려워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벼룩: 몸길이 1∼3mm이며 몸빛은 적갈색임. 뒷다리가 특히 발달하여 잘 뜀. 사람과 가축의 피를 빨며 병원균을 옮기기도 함.

속담: 벼룩도 낯짝이 있다
‘몹시 뻔뻔스러운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

속담: 벼룩의 간을[선지를] 내먹는다
‘조그만 이익을 당치않은 곳에서 얻어내려 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

관용구: 벼룩의 불알만 하다
매우 작다. {벼룩의 불알만 한} 녀석이 싸움은 신통하게 잘한다

자료출처: 동아 새국어사전

2.

-나는 예측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가르쳐온 것을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대기업의 보금자리를 떠나 나 혼자서 바람찬 들판에서 풍찬노숙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세기 고용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결심했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p15-p16)

-20년 전에 이미 대기업들은 사업 활동 범위가 넓어진 만큼 어떤 부분에서는 소규모 경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글로벌(Global)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로컬(Local)무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는 그럴듯한 구석도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것은 코끼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전면적으로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옛날처럼 본부에서 모든 것을 일률적으로 지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p23)

-벼룩은 어떻게 배울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들을 연구함으로써 얻은 교훈이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연금술사라고 불렀는데 1997년과 1999년 사이에 그들을 연구한 결과가 아내와 나의 공저로 출간되었다. 그들은 정말로 소망하면 그 어떤 것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그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열정이었다. (p28-p30)

3.

J.
오늘 아주 우울한 책을 한 권 샀어.
오늘 산 책은 회사에 종속된 직장인들이 아니라 회사를 박차고 나온 프리랜서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란다.

저자인 찰스 핸디는 40이 넘은 나이에 프리랜서의 새로운 길에 들어서서 ‘벼룩’의 인생을 꾸려나간다. J 너라면 미리 제목에서 알았겠지만, 여기서 ‘코끼리’는 ‘기업’을 의미하고 ‘벼룩’은 자기자신이 곧 회사일 수밖에 없는 ‘프리랜서’를 의미한단다.

1981년 7월 25일, 마흔아홉 번째 생일 아침에 나는 일찍 깨어났다. 평상시 같았더라면 특별하달 것도 없는 날이었겠지만 그날은 좀 달랐다. 그날은 바로 자발적으로 실업 상태가 된 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것을 실업상태라고 부르지 않는다. 내가 그로부터 2년 전에 만들어낸 말에 따르면 나는 비로소 ‘포트폴리오 인생’이 된 것이다. 그 당시에 나는 앞으로 20세기 말이 되면 포트폴리오 인생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이다. (p11)

J.
이 책은 앞으로 기업과 개인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프리랜서로 살아가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벼룩’으로 보람있게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어.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찰스핸디는 프리랜서로의 삶을 '포트폴리오 인생' 이라 부르며 점차 늘어가는 개인의 소망을 충족시켜줄 방법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점이야. 즉, 조직 내에서 관계에 의해서 자신의 능력을 평가 받고 주어지는 일을 하면서 돈과 소속감과 보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자신의 수단으로 직접 팔아서 돈을 얻고 삶을 영위하는 방법 말이야.

J.
저자는 또한 많은 사람들이 프리랜서를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 예전처럼 기업이 모든 것을 하는 것이 비능률적이라는 거지. 오히려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더 효율적 경우가 많기도 하고. 그러니 싫어도 프리랜서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겠지. 물론 자발적으로 프리랜서를 택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겠고.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이거야. 돈을 버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거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내 경우엔 글쓰기이고 아내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지. 우린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 우리가 충분한 돈의 액수를 낮추면 낮출수록 다른 일을 할 자유는 그만큼 더 많아지는 거야.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묶어둘 수 있어 (p.302)

J.
혹시 ‘프리랜서’의 어원을 아니?
프리렌서는 프리랜스라는 말에서 왔다고 하는데 ‘전쟁터에서 싸움을 하는 용병’이란 단어라고 해. 멋지지 않니? 예전에 함께 본 영화 기억나? ‘레옹’이란 영화 말이야. 그 영화에서 나오는 레옹 기억나지? 살인청부업자가 프리랜서의 특징에 가장 부합되는 사람이 아닌가, 라는 대사. 너랑 날아 펑펑 울었던 그 영화, 그 장면- 용병과 마찬가지로 기술을 가지고 일시적으로 고용되어 일을 하고 마치면 돈을 받고 사라진다는 점에선 나는 내내 이 책을 읽으면서 우울했단다.

프리랜서의 어원이 용병이라는 사실에 불만을 가진 프리랜서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왜 하필이면 사람 죽이는 용병일까? 어쨌든 용병이란 직업이 최초의 프리랜서였다면 전혀 참신하지 않은 직업의 형태인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왜 프리랜서가 비일반적인 직업 형태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게 되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산업사회라서 그럴 거야. 큰 규모가 작은 규모보다 경쟁력이 있고 안전하기 때문에 회사가 많이 생기고 그것이 굳어져서...주류가 되고 당연시 되는 것이겠지?

나는 프리랜서 노동자의 진정한 딜레마에 봉착했다. 나의 노동력과 재능을 어떻게 광고할 것이며,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었다 (p.303)

J.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해보았어.
직장인들에게 어떤 미래가 있는가, 하는 생각말이야. 이 책을 읽고 있을 너에게는 어떤 미래가 있을까? 우리는 둘 다 직장인이며, 찰스핸디의 말에 의하면, 코끼리안에서 하나의 부속품 처럼 쉴새없이 돌아가는 그러한 존재인데 하루하루를 전쟁터와 다름없는 회사 안에서, 동료와 고객과 부딪히며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쳐야 하는 나약하기 거지없는 존재. 너무 숨막하지 않니?

그러나 코끼리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강한척 하는 존재. 과연 나에게는 어떤 미래가 있을까?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직, 정년퇴직 등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보다는 타의에 의해 선택되어 질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더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야. 서글픈 직장인의 인생이 아니니? 이 시점에서 나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어.

포트폴리오 생활, 유연근무시간제, 일거리 공유 등이 생산성을 높이고 직업 만족도를 좋게 한다는 연구 조사들이 이미 나와 있다. 영국 회사BT는 유연근무시간제가 일부 부서에서는 인재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코끼리 들은 벼룩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비해, 벼룩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직접 편성하기를 바란다. 만약 그들이 회사의 우산 아래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럴 경우 포트폴리오 생활의 부정적인 측면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p.338)

J.
이 참에 나는 이 사람 책을 더 읽어보기로 했단다.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라는 책이야. 제목 너무 멋지지 않니?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일 없는 생활은 의미 없는 생활이었다. 나의 실수는 단 하나의 일, 즉 돈을 받고 하는 일(직장)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런 생각은 다른 종류의 일에 열심인 사람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런 편협한 일의 정의는 경제적 필요를 인생의 다른 필요보다 우선시하게 만든다. 의미 있는 생활이 되려면 이런 4가지 유형의 일 덩어리를 포함시켜 균형잡힌 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p. 294)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말 말이야, 아직까지 포트폴리오 인생에 대해서 개념이 명확하게 서지는 않지만, 미래사회는 벼룩이 주인되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많은 직업분야에서 이들 벼룩이 성공하는 모습들이 사회에서도 가끔 보이기도 해. 하루라도 빨리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것 같지 않니?

J.
이 책은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로 시작한거 기억하지? 그리고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로 끝을 맺고 있어. 책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사이에는 무모한 모험의 세계로 출발해서 행복을 계획하고 있는 멋진 벼룩을 만나는 자리가 있어.

J.
너에게 묻고 싶어. 한 멋진 벼룩의 모험에서 행복으로가는 이야기를 들어볼 의향은 없는지를. 너가 나처럼 서두에 던진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말이야. 혹은 벼룩으로 살면서 다른 멋진 벼룩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말이야.

4.

<추신>
참, 너에게 이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려 줄께. 참고로 이 내용은 내가 인터넷에서 찾은 거란다.

‘벼룩’ 경영 컨설턴트인 찰스 핸디는 다국적 석유 회사 셸의 간부를 거쳐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 BBC 방송의 경제 프로그램 <투데이>를 진행한 방송인이래. 원저궁에 있는 세인트 조지 하우스 소장,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도 했고. 이 사람이 쓴 책을 읽은 소감들을 보니까 ‘경제 현상’과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작가로 명성이 자자하더군.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들을 검색을 했는데, 1994년 '올해의 경제평론가상'을 수상한 『텅 빈 레인코트』라는 책이 있고, 『비이성의 시대』『확실성을 넘어서』『헝그리 정신』그리고 내가 읽을라고 ‘찜’ 해둔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라는 책들이 있어. 근데 제목이 다 거창하지 않니?

5.

<추신 2>

내가 자꾸 너한테 할 말이 떠오른다.
내가 오늘 생각해 보았는데, 내가 만약에 프리랜서와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에 대해서 쓴다면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나는 ‘천리마 운동’이나 ‘새벽별 보기 운동’과 같이 당장 신천에 옮길 수 있는 ‘액션플랜’에 초점을 맞춘 책을 쓸 것 같아. 깊이와 내공은 덜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과 같이 당장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 말이야.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니? 좀 더 희망적인 내용을 담는 글, 누군가 그 시절을 떠올릴 때 ‘아- 그때 그 책으로 위안을 받았지-‘라고 말할 수 있는 책 말이야.
제목부터도 ‘거인 골리앗을 이긴 소년 다윗’ 으로-

어때, 너무 유치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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