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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17일 19시 41분 등록
a. 저자소개 (책날개참조)

신영복.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숙명여대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목역한 지 20년20일 만인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가 있으며 역서로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공역) 등이 있다.

* 저자와 관련된 검색 몇 가지 ************************

* 저자 홈페이지 : http://www.shinyoungbok.pe.kr/

* 통혁당사건 : 통일혁명당(統一革命黨)사건이라고도 한다. 김종태(金鍾泰)는 북한공산집단의 대남사업총국장 허봉학(許鳳學)으로부터 직접 지령과 공작금(미화 7만 달러와 한화 2,250만 원)을 받고 남파된 거물간첩이었다. 그는 운수업으로 위장하여 통일혁명당(북한노동당의 在南地下黨)을 조직하고, 전(前)남로당원·혁신적 지식인·학생·청년 등을 대량 포섭하였다. 그리고 결정적 시기가 오면 무장봉기하여 수도권을 장악하고, 요인암살·정부전복을 기도하려 하다가 일망타진되었다. 이 사건에 관련되어 검거된 자는 158명이었으며, 그 중에는 문화인·종교인·학생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중 73명이 송치(23명은 불구속)되었는데, 김종태는 1969년 7월 10일 사형이 집행되고, 이문규(李文奎) 등 4명은 9월 23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이들 일당을 검거하면서 무장공작선 1척, 고무보트 1척, 무전기 7대, 기관단총 12정, 수류탄 7개, 무반동총 1정과 권총 7정 및 실탄 140발, 12.7mm 고사총(高射銃) 1정, 중기관총 1정, 레이더 1대와 라디오 수신기 6대, 미화 3만여 달러와 한화 73만여 원 등을 압수하였다. -----------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 http://blog.naver.com/bschun55?Redirect=Log&logNo=60022633984
(-> 계간지‘이론’편집위원장 정운영교수와의 대담내용)
1. 성장의 환경이 뒷날의 삶에 미친 영향으로 어떤 것이.
2. 대학시절사회의 전반적 분위기.
3. 대학원에 진학한 특별한 동기가 있었습니까?
4. 통일혁명당 사건에 관여한 사정을 말씀해주시지요.
5. 출감 이후의 생활은?

* 돌베게 : 제4공화국 유신독재체제가 막바지로 치닫던 때에, 2001년 현재 새천년민주당의 정책위의장인 이해찬(李海瓚)이 독립운동가이며 반독재 민주화운동가인 장준하의 민족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사상과 실천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출판운동을 펴기 위해 창립하였다. 출판사 명칭은 장준하의 항일 수기집 《돌베개》에서 따온 것이다.
1979년 9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역사와 이론을 담은 마틴 제이의 《변증법적 상상력》을 첫 출판물로 펴낸 이후, 19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근대민족운동사》·《한국경제의 전개과정》·《전태일 평전》 등 당대의 역사와 현실을 밝히는 서적들을 간행하여 정권으로부터 판매금지 조치를 당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하였다. 1980년 이해찬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뒤 임승남을 거쳐 1993년 한철희가 대표를 맡아 오늘에 이른다.
1990년대 들어 사회주의가 몰락하자 ‘보다 성숙한 출판’을 지향하면서 출판 영역을 넓히는 변화를 꾀하였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 넓고 깊게 조명하는 기획에 힘을 쏟아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 ‘돌베개 한국학 총서’ 등을 펴내고 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고전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참 우리 고전’ 시리즈도 간행한다. 《백범일지》를 비롯하여 신영복의 《나무야 나무야》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박희병의 《한국의 생태사상》, 조영래의 《전태일 평전》 등이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다. 1999년 우리 아이들의 감성과 눈높이에 맞는 책을 펴내기 위해 자매회사인 돌베개어린이를 설립하였으며, ‘발달단계에 맞는 아기 그림책’ 시리즈를 첫 출판물로 펴냈다. 2000년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로 한국일보사가 주관하는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출판상의 기획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출판문화단지에 있다. -----------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b. 독후감
이번엔 고전이다.
배송된 책을 꺼내보았다.
책은 우선, 흠~ 아주 예쁘다. 그리고 두껍다. ㅡ.ㅡ

한자가 많이 보였다.
아예 건너뛰고 해석문을 읽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며 읽기에는 기본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요즘 변화경영연구소 덕분에 읽게 된 거의 모든 책의 수준이 나 개인의 기본적 소양과는 상당한 괴리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다. 이러한‘수준차이’에 대한 인식이 가져다주는 것은 ‘기쁨’이다. 요즘처럼 절절히 내 자신에 대해 ‘무식하다’고 느꼈던 적이 또 있었던가. 나의 무식함을 매순간 깨닫게 하는 이러한 현실이 낯익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안다는 것, 알아간다는 것은 또 다른 행복을 느끼게 한다. 고전 역시 그랬다. 이 책을 통해 고전이란 것에 대하여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책을 피자마자 보이는 것은 글을 시작하는 저자의 말이다.
서두에서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전강의라기보다는 오늘날의 여러 가지 당면 과제를 고전을 통하여 재구성해 보는 강의’로 이해해 달라고. 고리타분한 고전이라는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독자로서 읽어달라는 이야기인가?

좀 더 읽으니 이런 말도 나온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디딤돌이면서 동시에 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짐이기 때문에 지혜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것을 지혜로 만드는 방법이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저술목적은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게 전달되어 온다. 내가 저자의 목적에 부합하는 충실한 독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면서도 읽기에 박차를 가하게 됨은 어쩔 수 없었다. 오랜 기간을 수감생활 했다고 알려진 사람. 옥중에서의 통찰을 바탕으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을 내었던 사람. 언젠가는 그 매력적인 제목의 책을 읽어보리라 다짐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나에게 전혀 다른 책으로 다가온 사람. 그래서였을 것이다. 그렇게 쉽게 책을 읽으려고 덤벼들었던 것은. 매일 결심만 하는 나에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계기가 이런 식으로 생길 줄을 몰랐지만 어쨌든 이것은 확실히 기회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각조각 나있던 단편적인 내용들이 하나로 뭉치는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T-1000이 생각났다(터미네이터2 라는 영화에 등장했던 로봇 이름이다. 이 진화된 로봇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유자재로 그 형태를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액체와 고체를 유연하게 넘나들기 때문에 잘 죽지 않았다. 영화의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반드시 죽어줘야 하는 대상인데, 쉽게 죽지가 않아 어린 마음에 가슴을 많이 졸였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용은 우선 차치하고, T-1000이 문득 떠오른 이유는 영화의 한 장면 때문이었다. 영화 중간쯤인가 액화수소가스 탱크로리가 이 로봇을 덮쳐 로봇이 산산 조각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로봇의 파편은 깨져서 점점이 흩어져버린다. 원래의 형태는 온데간데없이 자잘하게 부서진 조각들. 영화가 이제 끝났다보다고 생각할 무렵 조각난 파편들이 스멀스멀 녹기 시작하더니 물방울처럼 바뀌고 이 각각의 물방울들이 뭉쳐져서는 더 큰 물방울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뭉친 파편들은 조금씩 큰 덩어리를 만들어가더니 결국은 조각나기 이전의 형태로 복구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전율이었다. 그런데 그 때의 그 전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책을 읽으면서 받았다. 학창시절 점점이 흩어져 있던 교과내용이 오늘에 이르러서 이렇게 다시금 합쳐져 전혀 예상하지 못한 원형으로 복구되는 경험이란 전혀 색다르다. 국어로, 한문으로, 사회문화로, 국민윤리로, 세계사로 분절되어 있었고 그래서 그 조각난 것들이 전체라고 생각하면서 집중했었다. 그런데 그게 전체가 아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마음에서 떠남은 물론이요, 기억에서조차도 희미하게 지워져버린 그 내용들이 모여서 새로운 ‘하나’로 전달되고 있었다.

고문(古文)이 이렇게 가슴을 파고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저자가 현재와 연결해서 보라고 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고문 자체에 빠져드는 나 자신을 어쩔 수 없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것과 대비될까? 문득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다. 베스트 샘플러. 베스트 샘플러로 모든 메뉴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베스트 샘플러는 그것 자체로 상당한 매력이 있다. 적어도 몇 가지의 음식들을 이 한 메뉴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된 메뉴 중에서 더 맛있는 것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음에 방문할 때는 그 메뉴만 시켜서 먹으면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은 나에게 패밀리 레스토랑의 베스트 샘플러 같은 책이었다.



c. 내가 저자라면

‘탁이란 책입니다.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탁을 가지러 갑니다. 현실을 본뜬 탁을 가지러 도서관으로 가거나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지요.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 것이지요. 발을 현실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도 발로 신어보고 신을 사는 사람이 못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물론 제자백가의 공리공담을 풍자하는 글입니다. 학문이나 이론의 비현실성과 관념성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는 오늘날의 학문적 풍토에 대해서도 따가운 일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판적인 시각, 날카로운 견해, 주체적인 관점 등이 부족한 내가 팔랑거리는 얇은 귀를 가지고 ‘내가 저자라면’을 꾸려야 한다는 사실이 늘 나를 괴롭힌다. 슬쩍 건너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데 위의 글을 읽고 이것 역시 해야 할 일 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어느새 내 발을 뒤로하고 탁을 가지러 가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사람처럼 변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강의식 기술이 마음에 와 닿았다.

고전은 어려운 내용이다. 그러나 정작 큰 문제는 고전의 어려움에 있지 않다. 사람들이 그 어려운 내용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데 진정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관심이 있으면 보게 되고 보게 되면 이해하게 된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거의가 그랬다. 관심과 열정은 그것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또는 사랑하게 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고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옆에서 조근조근 설명해 주는 내용을 듣고 있노라면 그리 어려운 것도 그리 난해할 것도 없다. 원문 달고, 해석해주고, 잘못된 해석을 위해 주를 달아주고, 현재의 우리 모습과 비교해서 말도 해주고, 그리고 생각할 만한 여지를 남기고.
여행을 하면서 얼마만큼 느끼느냐는 것은 다분히 여행자 개인에게 달렸지만 보다 더 즐거운 여행을 하는 데 있어서 도와줄 수 있는 여지는 참으로 많다. 여행지도 중요했지만 그 여행을 담당한 친절한 가이드 덕분에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d. 책 속에서
책을 내면서
1. 서론
2. 오래된 시와 언
3. 주역의 관계론
4. 논어, 인간관계의 보고
5. 맹자의 의
6. 노자의 도와 자연
7. 장자의 소요
8. 묵자의 겸애와 반전평화
9.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10. 법가와 천하 통일
11. 강의를 마치며



책을 내면서

1. 서론

16p [나와 동양고전의 인연] 유년시절의 경험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층의 정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독방에 앉아서는 모든 문제를 근본적인 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우리 것에 대한 초소한의 자부심마저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유일한 탈출구를 근대화에서 찾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근대 기획’이 우리 사회의 목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17p [나와 동양고전의 인연] 나 자산의 정신적 영역을 간추려보는 지점에 동양고전이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나의 사고와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식민지 의식을 반성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성은 동시에 우리 시대에 대한 반성의 일환이기도 했습니다.

21p [화두話頭와 오래된 미래] 시경, 서경, 초사에서 문안을 뽑기도 하고 주역을 다루기도 하지만, 주로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사상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과 중용의 독법과 함께 송대 신유학에 대한 논의를 추가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관점입니다. 고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중요합니다.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고전 독법 역시 과거의 재조명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고전 강독에서는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r본 관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23p [화두話頭와 오래된 미래] 모델을 미리 설정하고 그것으로부터 실천을 받아오는 방식을 필연적으로 교조적이거나 관념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우럽 근대사의 구성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存在論 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24p [화두話頭와 오래된 미래] 관계론적 구성원리는 개별적 존재가 존재의 궁극적 형식이 아니라는 세계관을 승인합니다.

26p [천지현황과 I am a dog] 과학적 방법이나 첩경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암기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성과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지요.........과거의 어학교육은 어학을 위한 교육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었습니다.

27p [천지현황과 I am a dog] ‘천지현황天地玄黃’과 ‘나는 개입니다. 나는 짖습니다.’의 차이는 큽니다. 아무리 언어를 배우기 위한 어학교재라고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27p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 사상은 시간적인 존재 형식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인 존재 형식도 갖습니다.

28p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 무엇과 무엇의 차이를 비교하는 방식의 접근 방법을 나는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시각 즉 비교하고 그 차이를 드러내는 관점은 몇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그러한 관점은 가장 본질적인 것, 핵심적인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물론 본질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만 그러한 uddn보다는 그 형식에 있어서나 그 표현에 있어서의 차이, 즉 지엽적인 부분이 비교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우리가 어떤 본질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먼저 그것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최대한으로 수용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비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엄밀한 의미에서 대등한 비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교나 차이는 원천적으로 비대칭적입니다.

33p [고전독법의 참여점] 오늘날의 주류 담론인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세계화 논리는 한마디로 거대 축적 자본의 사활적 공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본질적으로는 대립면을 상실한 일방적 질주에 다름 아니지요..........모든 관점은 일정하게 당파성을 띱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성과 중립성을 주장하는 반론이 끊이지 않는 것이지요.

37p [삶을 존중하고 길을 소중히 하고]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道입니다.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입니다.

38p [자연이 최고의 질서입니다] 장은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서로 조화 통일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조화 통일됨으로써 장이 되고 그래서 최고의 어떤 질서가 됩니다. ‘관계들의 총화’입니다. 중요한 것은 장을 구성하는 개개의 부분은 부분이면서 동시에 총체성을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이 집합集合과 장長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장은 부분적 총제들의 복합체이며 개개 부분이 곧 총체인 구조입니다 .

41p [인간은 인간관계입니다] 논어에 덕불고德不孤 필유린必蹂躪이란 글귀가 있습니다.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입니다. 덕성이 곧 인성입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인간관계라는 관계성의 실체로 보는 것이지요.

42p [인간은 인간관계입니다] 인성을 고양시킨다는 것은 먼저 ‘기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자기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아닌 것을 키우는 것입니다................이처럼 동양사상은 가치를 인간의 외부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종교적이고, 개인의 내부에 두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개인주의적이 아닙니다. 동양학의 인간주의는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인간을 배타적 존재로 상정하거나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 두는 인본주의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天地人 三才의 하나이며 그 자체가 어떤 질서와 장의 일부분이면서 동시에 전체입니다. 띠고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인식하는 경우에도 인간을 관계론의 맥락에서 파악함으로써 개인주의의 좁은 틀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43p [모순의 조화와 균형] 모든 사상은 기본적으로 모순 구조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상은 대립, 모순, 긴장, 갈등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동양적 구성원리에서는 그러한 모순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中庸...........대립과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스니다. 그리고 모순 대립의 두 측면이 적대적이지 dskg다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한 차이입니다.



2. 오래된 시와 언

51p [상품미학의 허위의식으로부터 삶의 진정성으로] 우리가 ‘시경’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것의 사실성에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거짓이 있지만 노래에는 거짓이 없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국풍에 주목합니다. ‘시경’의 국풍 부분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백성들이 부르던 노래라는 데 있습니다.................우리가 ‘시경’의 국풍 부분을 읽는 이유는 시의 정수는 이 사실성에 근거한 그것의 진정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과 정서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우리의 삶과 생각은 지극히 관념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4p [상품미학의 허위의식으로부터 삶의 진정성으로] ‘여분汝墳:강둑에서’

58p [거짓없는 생각이 시의 정신입니다]공자는 시경의 시를 한마디로 평하여 ‘사무사’思無邪라 하였습니다.

62p [사실이란 진실의 조각그림입니다] 사실의 조합에 의하여 비로소 진실이 창조되는 것이지요.

62p [풀은 바람 속에서도 일어섭니다] ‘악여정통’樂與政通 음악과 정치는 서로 통한다는 것입니다.......모시에서는 “위정자는 이로써 백성을 풍화하고 백성은 위정자를 풍자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초상지풍 초필언’草上之風 草必偃,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는 것이지요. 민요의 수집과 ‘시경’의 편찬은 백성들을 바르게 인도한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초상지풍 초필언’ 구절 다음에 ‘수지풍중초부립’誰知風中草復立을 대구로 넣어 “구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서고 있다는 것을”이라고 풍자하고 있는 것이지요.

68p [기록은 무서운 규제장치입니다] 기록으로 남기는 문화전통은 농경민족의 전통이라고 합니다 농경민족은 유한 공간에서 반복적 경험을 쌓아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땅이라는 유한한 공간에서 a궁한 시간ㅇ르 살아가는 동안 과거의 경험이 다시 반복되는 구조를 터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과거에 대한 기록은 매우 중요한 문화적 내용이 됩니다.

70p [불편함은 정신을 깨어 있게 합니다] 군자는 무일無逸(편안하지 않음)에 처해야 한다.

71p [불편함은 정신을 깨어 있게 합니다] '무일‘편은 주공의 사상이나 주나라 시대의 정서를 읽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 편을 통해 가색稼穡의 어려움, 즉 농사일이라는 노동 체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생산노동과 유리된 신세대 문화의 비생산적 정서와 소비주의를 재조명하는 예시문으로 읽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75p [미래는 과거로부터 옵니다] 나는 이 ‘무일’편이 무엇보다 먼저 효율성과 소비문화를 반성하는 화두로 읽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능력 있고 편안한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을 반성하는 경구로 읽히기를 바랍니다. 노르웨이의 어부들은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를 저장하는 탱크 속에 반드시 천적인 메기를 넣는 것이 관습이라고 합니다. 천적을 만난 불편함이 정어리를 살아있게 한다는 것이지요. ‘무일’편을 통해 불편함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씹어보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일편은 생산하는 사람을 업신여기고 소비하는 사람을 우러러보는 우리들의 사고는 과연 어디에서 연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 개인의 정체성이 그 사람의 고뇌와 무관한 소배행위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지를 반성하는 관점에서 재조명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노인에 대한 우리들의 관념을 반성하는 교훈으로 읽히기를 바랍니다.

77p [미래는 과거로부터 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변화할 때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미래가 어디로부터 다가온다고 생각합니까?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입니다.

82p [‘초사’의 낭만과 자유] 이상과 현실의 갈등..........이상과 현실의 모순과 갈등은 어쩌면 인생의 영원한 주제인지도 모릅니다. 이 오래된 주제에 대한 굴원의 결론은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가장 정갈하게 간수해야 하는 갓끈을 씻고 반대로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 것입니다. 비타협적 엘리트주의와 현실 타협주의를 다 같이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획일적 대응을 피하고 현실적 조건에 따라서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이론은 좌경적으로 하고 실천은 우경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좌경적이라는 의미는 ‘신목자 필탄관 신욕자 필진의’처럼 비타협적인 원칙의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경적이라는 의미는 맑은 물에는 갓끈을 씻고 흐린 물에는 발을 씻는다는 현실주의와 대중노선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83p [낭만주의와 창조적 공간] 중국 역사에서는 남과 북이 싸우면 언제나 남쪽이 집니다. 중국의 전쟁사는 언제나 남의 패배와 북의 승리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기후가 온화하고 물산이 풍부한 남방인들의 기질이 험난한 풍토에 단련된 북방의 강인한 기세를 당하기 어려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싸움에 지는 것을 패배라고 하고 그것을 ‘敗北’라고 씁니다. 북北에게 졌다(敗)고 쓰는 것이지요. 그런데 유일하게 남방이 북장을 물리친 정권이 바로 현대 중국입니다 .호남성 장사의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건설한 중화인민공화국이 이를테면 남방정권입니다. 현재의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물론 측근들 역시 소위 상해파로서 남방 출신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3. 주역의 관계론
89p [바닷물을 뜨는 그릇] 나는 인간에게 두려운 것, 즉 경외의 대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꼭 신이나 귀신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인간의 오만을 질타하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104p [위位와 응應] 위의 개념이 개체 단위의 관계론이라면 응의 개념은 개체와 개체가 이루어내는 관계론입니다. 이를테면 개체 간의 관계론이지요. 그런 점에서 위가 개인적 관점이라면 응은 사회적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보다는 상위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0p [지천태] 경복궁에 가본 사람은 기억할 것입니다. 교태전이 있습니다. 중전 마마가 거처하던 곳입니다. 흔히 중전이 교태嬌態를 부려 임금과 침소에 드는 곳이라고 오해합니다만, 경복궁 교태전은 바로 ‘주역’의 지천태괘에서 이름을 딴 것입니다. 천지교태天地交泰입니다. 천과 지가 서로 통하여 태평하다는 뜻입니다.

129p [화수미제火水未濟] 목표의 올바름을 선善이라 하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미美라 합니다. 목표와 과정이 함께 올바른 때를 일컬어 진선진미盡善盡美라 합니다. 목표와 과정은 서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선하지 않으면 진미할 수 없고 진미하지 않고 진선할 수 없는 법입니다. 목적과 수단은 통일도어 있습니다. 목적은 높은 단계의 수단이며 수단은 낮은 단계의 목적입니다.



4. 논어, 인간관계의 보고
141p [춘추전국시대] 과거의 담론을 현대의 가치의식으로 재단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지요..............우리의 고전 독법은 그 시제를 혼동하지 않음으로써 인에 대한 담론이든 민에 대한 담론이든 그것을 보편적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러한 관점이 고전의 담론을 오늘의 현장으로 생환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42p [배움과 벗] 우리가 간과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노예제 사회에서는 학습이 의미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수기修己는 물론이며 치인治人도 학습의 대상이 아닙니다. 엄격한 위계질서 속에서 학습이 갖는 의미는 거의 없습니다. 학습에 대한 언급이 ‘논어’ 첫 구절에 등장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사회 변동기임을 짐작케 하는 것입니다.

144p [배움과 벗] 습習은 실천의 의미입니다. 복습의 의미가 아니라 실천의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배운 것, 자기가 옳다고 공감하는 것을 실천할 때 기쁜 것이지요.

146p [옛것과 새로운 것] 과거에 대한 우리의 관념만큼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영원히 지나가고 다시 오지 않는 과거는 없습니다.

146p [옛것과 새로운 것] 시간이란 실재가 아니라 실재의 존재 형식일 따름이다........................미래 담론의 기본 구도는 두 가지 점에서 오류를 낳는다. 첫째, 미래의 어떤 실체가 현재를 향하여 다가오는 구도이다. 그리고 둘째, 그 미래는 현재와는 아무 상관없는 그야말로 새로운 것이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구도는 시간에 대한 우리의 도착된 관념과 무관하지 않다. 시간에 대한 도착된 관념은 결국 사회 변화에 대한 도착된 의식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질의 존재 형식인 시간이 실체로 등장하고, 그 실체는 현재와 상관없는 전혀 새로운 것이며 그것도 미래로부터 다가온다는 사실은 참으로 엄청난 허구이다.

149p [옛것과 새로운 것] 온溫의 의미를 온존溫存의 뜻으로 한정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단절이 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온은 생환生還과 척결剔抉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152p 오늘날 요구되고 있는 전문성은 오로지 노동생산성과 관련된 자본의 논리입니다. 결코 인간적 논리가 못 되는 것이지요.

155p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 집단적 타락 증후군

159p [바탕이 아름다움입니다] 상품미학에 이르면 미의 내용은 의미가 없어지고 형식만 남게 됩니다. 디자인과 패션이 미의 본령이 도고 그 상품이 가지고 있는 유용성은 주목되지 않습니다.

172p [참된 지知는 사람을 아는 것] 번지가 인仁에 관하여 질문하였다. 공자가 대답하기를, ‘仁이란 愛人이다.’ 이어서 知에 대해 질문하였다. 공자가 대답하기를, ‘知란 知人이다.’

179p [이론과 실천의 통일] 학學하되 사思하지 않으면 어둡고, 사思하되 학學하지 않으면 위태롭다.

181p [이론과 실천의 통일]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의 의미는 현실적 조건이 사상된 보편주의적 이론은 현실에 어둡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는 특수한 경험적 지식을 보편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 됩니다.

185p [어리석음이 앎의 최고 형태입니다] 사람이란 지혜롭기보다는 어리석기가 어렵습니다. 지혜를 드러내기보다는 그것을 숨기고 어리석은 척하기가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187p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맹지반은 자랑하지 않느다. 퇴각할 때는 (가장 위험한) 후미를 맡았다. 그러나 막상 성문에 들어올 대는 (화살을 뽑아)말에 채찍질하면서 “내가 감히 후미를 맡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말이 나아가지 않아서 뒤처졌다”고 하였다.
188p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갈공명의 명석한 판단은 무사無私에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하를 도모하려는 사사로운 욕심이 없었음은 물론, ‘윗사람이 되려고 하는 욕심’마저도 없었지요. 이처럼 무사하기 때문에 공평할 수 있고 공평하기 때문에 이치가 밝아질 수 있는 법입니다.

190p [마을의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 자공이 질문하였다. “마을 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마을 사람 모두가 미워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마을의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마을의 좋지 않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만 같지 못하다.”

191p [마을의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 주자의 주석에는 마을의 선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을의 불선한 사람들 또한 미워하지 않는 사람은 그의 행에 필시 구합이 있으며 반대로 마을의 불선한 사람들이 미워하고 마을의 선한 사람들 또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그의 행에 실實이 없다 하였습니다. 구합은 정견 없이 남을 추수함이며, 무실은 선자의 편이든 불선자의 편이든 자기의 입장을 갖지 못함에서 연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견이 없는 입장이 있을 수 없고 그 역도 또한 참이고 보면 논어의 이 다이알로그가 우리에게 유별난 의미를 갖는 까닭은 타협과 기회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면서 더욱 중요하게는 파당성에 대한 조명과 지지라는 사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편부당이나 중립을 흔히 높은 덕목으로 치기도 하지만 바깥 사회와 같은 복잡한 정치적 장치 속에서가 아니라 지극히 단순화된 징역 모델에서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싸울 때의 ‘중립’이란 실은 중립이 아니라 기회주의보다 더욱 교묘한 편당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려는 심리적 충동도, 실은 반대편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심약함’이 아니면, 아무에게나 영합하려는 ‘화냥끼’가 아니면, 소년들이 갖는 한낱 ‘감상적 이상주의’에 불과한 것이라 해야 합니다 .이것은 입장과 정견이 분명한, 실한 사랑의 교감이 없습니다. 사랑은 분별이기 때문에 맹목적이지 않으며 사랑은 희생이기 때문에 무한할 수도 없습니다.

194p [광고 카피의 약속] 바탕이 문채보다 승하면 거칠고 문채가 바탕보다 승하면 사치스럽다. 형식과 내용이 고루 어울린 후라야 군자이다.

196p [광고 카피의 약속] 경제학 교과에서는 상품을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통일물로 설명하고 이를 상품의 이중성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상품은 교환가치가 본질입니다. 사용가치는 교환가치에 종속되는 것이지요. 상품은 한마디로 말해서 팔리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사용가치는 교환가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합니다.

198p [광고 카피의 약속] 우리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도 이러합니다. 속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그저 거죽만을 스치면서 살아가는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표면만을 상대함녀서 살아가지요. 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관계를 당구공과 당구공의 만남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짧은 만남, 그리고 한 점에서의 만남입니다. 만남이라고 하기 어려운 만남입니다. 부딪침입니다.

200p [학습과 놀이와 노동의 통일] 이상적인 교육은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로 통일된 생활의 어떤 멋진 덩어리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중요한 것은 지, 호, 낙의 차이를 규정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 각각을 하나의 통합적 체계 속에서 깨닫는 일이 중요합니다.



5. 맹자의 의
228p [화살 만드는 사람과 갑옷 만드는 사람] 성선설의 의미를 온당하게 평가할 수 있는 구절..................공자의 성상근性相近 습상원習相遠과 같은 의미입니다. 본성은 서로 차이가 없지만 습관에 따라 차츰 멀어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232p [화살 만드는 사람과 갑옷 만드는 사람]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실패에 직면하여 그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외부에서 찾는가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이것은 모든 운동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내부에서 찾는가 하는 세계관의 차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세계는 끊임없는 운동의 실체이며, 그 운동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철학적 인식 문제입니다. 반대로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결국 초월적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237p [소를 양으로 바꾸는 까닭] 소를 양으로 바꾼 까닭은 소는 보았고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본다’는 사실입니다. 본다는 것은 ‘만난다’는 것입니다. 보고 만나고 서로 안다는 것입니다 즉 관계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이 대목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실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사회의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만남이 없는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주변에서 ‘차마 있을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자행되는 이유가 바로 이 만남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만남이 없는 사회에 불인인지심이 있을 리 없는 것이지요.

246p [스스로를 모욕한 후에야 남이 모욕하는 법] 왕량

246p [스스로를 모욕한 후에야 남이 모욕하는 법] 사람도 모름지기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 남이 자기를 모욕하는 법이며, 한 집안의 경우도 반드시 스스로를 파멸한 연후에 남들이 파멸시키는 법이며, 한 나라도 반드시 스스로를 짓밟은 연후에 다른 나라가 짓밟는 것이다. ‘서경’ 태갑편에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 길이 없구나’라고 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6. 노자의 도와 자연
253p [도道는 자연을 본받습니다] 유가 사상은 서구 사상과 마찬가지로 ‘진’의 사상입니다..........그에 비하여 노자사상의 핵심은 나아가는 것(進)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것(歸)입니다.

272p [인위人爲는 거짓입니다] 무위란 작위作爲를 배제하는 것입니다.

283p [인위人爲는 거짓입니다] 부분의 집합이 전체가 아니기 때문에 부분의 확대는 전체의 본질을 그르치기 쉽습니다.

284p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서 바다가 됩니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자신을 더 낮추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292p [빔이 쓰임이 됩니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모이는 바퀴통은 그 속이 ‘비어있음’으로 해서 수레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진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드는데 그 ‘비어있음’으로 해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문과 창문을 내어 방을 만드는데 그 ‘비어있음’으로 해서 방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따라서 有가 이로운 것은 無가 用이 되기 때문이다...........노자의 관점은 그러한 자명한 사실을 이야기하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자명한 사실의 배후를 드러내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95p [스스로를 신뢰하도록] 무치無治..........덕치德治........두려운 임금.......백성들이 업신여기는 임금

297p [스스로를 신뢰하도록] 노자의 자연은 ‘nature'가 아닙니다. 서구적 개념의 자연은 문명 이전의 야만 상태를 의마하기도 하고, 광물이나 목재를 얻는 자원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느 경우나 자연은 우리의 외부에 존재하는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갖습니다. 노자의 자연은 그러한 의미가 아닙니다. 굳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self-so'정도가 가장 가까운 표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자연은 그 자체로서 완성된 것이며 다른 외부를 가지지 않은 존재입니다. 독립적 존재입니다.

301p [서툰 글씨가 명필입니다] 언어는 소통의 수단입니다. 소통은 화자와 청자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맷돌이라는 단어는 그 단어가 연상시키는 경험 세계의 소통 없이는 결코 전달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7. 장자의 소요

309p [우물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곳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자’ 외편 ‘추수’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318p [높이 나는 새가 먼 곳을 바라봅니다] 장자의 세계에서 최고의 경지는 도를 터득하여 이를 실천하는 노자의 경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도와 일체가 되어 자유자재로 소요하는 경지를 의미합니다. 아무것에도 기대지 않고 무엇에도 거리낌 없는 경지가 장자의 절대 자유의 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320p [높이 나는 새가 먼 곳을 바라봅니다] 그가 생각한 1차적 가치는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 없는 질서’보다는 ‘생명 있는 무질서’를 존중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반생명적인, 반자연적인, 그리고 반인간적인 모든 구축적 질서를 해체하려는 것이 장자 사상의 출발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차적으로 정신의 자유입니다. 우물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321p [이것과 저것 저것과 이것] 사물은 어느 것이나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이것 아닌 것이 없다. 상대적 관점에 서면 보지 못하고 주관적 관점에서만 본다. 그래서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으로부터 말미암는다고 하여 이것을 ‘저것과 이것의 모순 이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生과 死, 死와 生, 그리고 可와 不可, 不可와 可는 모순관계에 있다. 가가 있기에 불가가 있고, 불가가 있기에 가가 있는 법이다. 그러기에 성인은 특정한 입장에 서지 않고 하늘에 비추어 본다고 하는 것도 역시 이 때문이다.

325p [이것과 저것 저것과 이것] '포정해우‘의 이야기는 술術에 관한 것이 아니라 도道에 관한 이야기임은 물론입니다.................자연의 이치를 이해하는 단계가 아니라 그것을 체득하고 있는 경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논어의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와 통하는 경지라 할 수 있지요.

328p [부끄러워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 밭일을 하던 노인은 불끈 낯빛을 붉혔다가 곧 웃음을 띠고 말했다. “내가 스승에게 들은 것이지만 기계라는 것은 반드시 기계로서의 기능이 있게 마련이네. 기계의 기능이 있는 한 반드시 효율을 생각하게 되고, 효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본성을 보전할 수 없게 된다네. 본성을 보전하지 못하게 되면 생명이 자리를 잃고 생명이 자리를 잃으면 도가 깃들지 못하는 법이네. 내가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이 여겨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네.

335p [아기가 자기를 닮았을까 두려워하다] 엄정한 자기 성찰

336p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입니다] 제나라 환공이 당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목수 윤편이 당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망치와 끌을 놓고 당상을 쳐다보며 환공에게 물었다. “감히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만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이 무슨 말입니까?” 환공이 대답했다.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이 지금 살아계십니까?” “벌써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고 계신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군요.” 환공이 말했다. “내가 책을 읽고 있는데 목수 따위가 감히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윤편이 말했다. "신은 신의 일로 미루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만, 수레바퀴를 깎을 때 많이 깎으면 헐거워서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빡빡하여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깎음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중간에 정확한 치수가 있기는 있을 것입니다만, 신이 제 자식에게 그것을 말로 깨우쳐줄 수가 없고 제 자식 역시 신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흔 살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수레를 깎고 있습니다. 옛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ㅇ느 옛사람들의 찌꺼기일 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343p [빈 배] 빈 배로 흘러간다는 것이 바로 소요유

347p [모든 사물은 원인이며 동시에 결과입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인과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지요. 직접적 원인을 인이라 하고 간접적 원인을 연이라 한다면 즉 친인소연이라 한다면 모든 사물은 시간과 공간을 매개로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이지요. 불교의 연기설이 모든 존재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해체적 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모든 존재를 꽃으로 보는 화엄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8. 묵자의 겸애와 반전평화

382p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라] 옛말에 이르기를 군자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다고 했다.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길흉을 알 수 있는 것이다.

386p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워야?] 미리 아궁이를 고치고 굴뚝을 세워 화재를 예방한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우면서 요란하게 불을 끈 사람은 그 공을 칭찬하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셈이지요.

388p [실이 물드는 것을 보고 슬퍼하다] 묵자가 실이 물드는 것을 보고 탄식하여 말했다. 파란 물감에 물들이면 파랗게 되고 노란 물감에 물들이면 노랗게 된다. 넣는 물감이 변하면 그 색도 변한다. 다섯 가지 물감을 넣으면 다섯 가지색깔이 된다. 그러므로 물드는 것은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단 실만 물드는 것이 아니라 나라도 물드는 것이다....................인간의 행동은 욕구로부터 나오며 욕구는 후천적으로 물들여지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백지와 같은 마음이 마땅하게 물들여져야 도리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9.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405p [하늘은 하늘일 뿐] 순자의 天은 물리적 天입니다 .순자의 하늘은 그냥 하늘일 뿐입니다. 인간 세상은 하늘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유가의 정통적 천인 도덕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지요.

408p [인간의 능동적 참여] 순자의 능참은 실천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410p [인간의 능동적 참여] 여러분은 천론과 천명론의 차이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순자가 천명론에서 명을 제거함으로써 인을 제자리에 놓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어야 하지요.

417p [성악설의 이해와 오해] 순자는 모든 사람은 인의와 법도를 알 수 있는 지의 바탕을 갖추고 있으며 또 그것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선단을 갖추고 있다는 맹자의 주장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순자의 성악설은 인간에 대한 불신이나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순자는 모든 가치 있는 문화적 소산은 인간 노력의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인문 철학자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425p [나무는 먹줄을 받아 바르게 됩니다] 순자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인도와 인심입니다. 천도와 천심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그는 성인아리면 하늘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군자는 자기의 내부에 있는 것을 공경할 뿐이며, 하늘에 있는 것을 따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순자의 이와 같은 인간주의와 인본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외어야 하는 것은 그러한 인간주의가 감상적으로 피력되지 않고 냉정하게 제시도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0. 법가와 천하 통일

441p [강한 나라 약한 나라] 주 이래로 규제방식에는 예와 형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습니다. 공경대부와 같은 귀족들은 예로 다스리고 서민들은 형으로 다스리는 방식이었습니다...............법가는 주대의 이러한 예와 형의 구분을 없앱니다. 귀족을 내려 똑같이 상벌로써 다스리는 것입니다..................법가의 원칙은 누구를 위한 법치인가 하는 점에서 오늘날의 민주법제와 구별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법가의 법은 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핵심입니다.

441p [강한 나라 약한 나라] 법이 가장 높은 것일 수 있기 위해서는 필수 요건.......법의 성문화, 전국적으로 공포된 공지법, 전국적인 법의 통일성.

452p [탁과 발, 책과 현실] 탁이란 책입니다.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탁을 가지러 갑니다. 현실을 본뜬 탁을 가지러 도서관으로 가거나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지요.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 것이지요. 발을 현실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도 발로 신어보고 신을 사는 사람이 못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물론 제자백가의 공리공담을 풍자하는 글입니다. 학문이나 이론의 비현실성과 관념성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는 오늘날의 학문적 풍토에 대해서도 따가운 일침이 아닐 수 없습니다.

457p [巧詐는 졸성拙誠보다 못한 법] 악양은 공로를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의심을 받고, 지서파는 죄를 지었음에도 불궇라고 더욱 신임을 받았다. 교묘한 속임수는 졸렬한 진시란 못한 법이다.



11. 강의를 마치며

478p [천지가 찬란한 꽃으로 가득찬 세계] 어떠한 존재도 인연으로 생겨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존재도 공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지요.

486p [대학 독법] 대학은 일반적으로 대인, 즉 귀족, 위정자의 학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학은 단지 지식 계층의 학이라기보다는 당대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덕이 있는 사회, 백성을 친애하는 사회, 최고의 선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505p [고전 독법에서 문명 독법으로] 인성의 고양

508p [가슴에 두 손] 앞으로 시와 산문을 더 많이 읽으라는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시와 산문을 읽는 것은 바로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가슴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시와 산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몇 가지 부언해둡니다. 첫째, 사상은 감성의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합니다.................둘째, 사상은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것입니다.

515p [가슴에 두 손]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퍼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도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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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6.04.19 00:04:13 *.148.138.235
'터미네이터' 부분에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쩜 그리도 맛깔스러운 비유를 하셨는지.. 처음엔 '생뚱맞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아- 제격이다'라고 느껴지는 것- 글읽기의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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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6.04.19 00:05:53 *.148.138.235
참. 또 한가지! '수준의 차이'가 결국엔 '기쁨'으로 귀결되는 아이러니-- 또 다른 글읽기의 즐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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