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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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셉 캠벨에 대하여
<도정일과 조셉 캠벨, 닮은 그림 찾기>
1.
“문학이란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추락과 상처, 상실을 처리하는 기술이다. 문학은 추락을 무의미한 낙하가 아니라 상승으로 바꾸어주는, 즉 하강이 동시에 상승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도정일)
“비극과 희극은, 삶을 계시하는 전체성을 본질로 공유하며 죄악과 죽음의 오염으로부터 정화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사랑해야 하는 하강과 상승이다.” (조셉 캠벨)
2.
“신화는 과학이 아니고 사실의 서술도 아닙니다. 그러니 답답하게 여기지 않아도 돼요. 현대인이 인간 기원에 관한 신화를 읽고 재미있어 하는 이유는 그게 과학적 설명이어서가 아니죠. 이유는 딴 데 있어요” (도정일)
“신화에서 역사성을 강조하면 혼란이 생길 뿐이다. 즉 암시적 메시지를 어지럽게 할 뿐인 것이다” (조셉 캠벨)
☞ 같은 영역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아무래도 닮아 있다. 시간 상으로 미루어 보면 도정일 선생이 조셉 캠벨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으나, 그 점에 대해서 도선생은 일언반구 설명이 없다. 적어도 ‘대담’에서는 말이다.
<조셉 캠벨의 또 다른 면>
‘조셉 캠벨 = 신화’ 라는 등식에서만 바라보고 있다가 그가 얘기한 삶에 관한 관점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다. 그 역시 자신만의 삶의 방법을 알고 있었다. 사부의 말씀과 비슷한 얘기들이 많이 보인다. 뜻을 얻으면 통하는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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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된 삶을 얻는 방법
1. 자신의 삶을 혼자서 생각할 특별한 공간을 찾아라. 이 공간은 온전히 자신을 위한 공간이 되게 하라. 주기적으로 이곳에 들러 자신을 새롭게 하라. 이 곳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을 창조할 작은 왕국이다.
2. 읽고 싶은 책은 모두 읽어라. 항상 생각하고, 읽고, 성장하라.
3.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라.
4. 돈만 보고 일을 하지는 말아라. 그 가치를 믿지 않는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 영혼을 파는 셈이다.
5. 자신의 천복을 발견했다면 온 힘을 다해 그것을 추구하라. 용기와 담대함을 지녀라.
6. 사람들은 살아온 배경과 문화, 종교가 각자 다르지만 소망과 꿈을 갖고 있고 나름의 약점이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우주는 하나의 방이며 우리는 모두 그것의 안녕을 위해 공동의 책임을 진다. 연민을 품어라.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라.
7. 자신의 천복을 추구하면 우주가 당신을 위해 열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길이 항상 순탄하리라는 말은 아니다.
8. 삶은 환희와 비극으로 가득 차있으며 그 상태로 완벽하다. 당신은 세상에서 슬픔을 제거하지 못하며 자연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의 삶을 변호시켜 원하는 삶을 창조할 힘이 있다.
9. 삶에서 좌절하고 낙담했다면 무언가 대책을 마련하라. 삶을 바꾸어라.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지 말라. 자신을 구할 사람은 자신뿐이다.
10. 특별한 삶을 이끌어라. 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말라.
● 글쓰기에 대하여,
머리가 너무 많으면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 머리를 베어내라. 시적 감흥을 뜻하는 페가수스(Pegasus)는 메두사의 머리가 잘렸을 때 탄생했다. 글을 쓸 때는 무모해야 한다. 양심이 허락하는 만큼 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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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안에 재창조된 생각
+
읽는 내내 나의 집중력과 싸웠다. 집중하면 조금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지만 쉽게 집중할 수 있는 글은 아니었다. 철학적인 책, 관념적인 책, 은유와 비유가 많은 책, 나는 이런 책을 술술 읽어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아직 훈련이 안되어 있는 모양이다.
++
종교도 애초에는 신화의 영역이었다. 세계적인 종교가 되기 이전에는, 지역에서 기록되고 구전되던 이야기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종교를 이야기의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게 해준 것, 그것이 이 책이 나에게 베풀어준 은혜이다. 예수와 부처뿐만이 아니라 시바와 비쉬누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이쯤에서 삼국유사를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 민족의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고유의 시각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신화와 우리의 이야기 사이에서 보여지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어떤 형태로 드러날 것인가, 그것이 궁금하다.
프로이트와 융에 대해 읽어 보지 않는 다면 계속 빚진 기분이 들 것 같다. 몇차례 시도해 본적은 있으나 좀처럼 들어가기 힘든 영역이라 또 망설여지긴 하지만.
3. 내가 저자라면
어쨌거나 이 책은 친절하지 않은 책이다. 조셉 캠벨의 글쓰기가 그러한지 아니면 이윤기 선생의 옮겨쓰기가 그러한지 그도 아니면 둘의 합작인지는 이 책 한 권으로 알 수 없으나, 역자가 후기에서 적어 놓은 것처럼 ‘일반인이 알아 들을 수 있게 그려내는 데 모자람이 없다’라는 말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 이 책을 읽어 본 몇 명의 사람들도 생각을 같이 하는 것을 보면 다행히 내 난독증(難讀症)의 문제는 아닌가 보다.
신화는 아주 재미있는 소재이다. 게다가 특정 민족의 이야기라 해도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단순하다. 이 책에서도 여러 민족의 신화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에는 내리막 달려가듯이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재밌었고, 조지 캠벨의 또 다른 책, ‘신화의 세계’는 여러 신화가 구체적인 제목으로 나열되어 있는 목차만 보아도 재밌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리고 이 책을 일반인을 위하여 썼다고 한다면, 나는 이 책이 조금 더 쉽게 써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지 캠벨의 내공이라면 충분히 신화의 구조를 덜 관념적으로 설명하고, 더 흥미진진하게 신화들을 그 구조에 대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1부와 2부의 구분 역시 더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었을 테고 말이다.
4. 내안에 들어온 글들
<6>
이 책의 목적은 종교와 신화의 형태로 가려져 있는 진리를 밝히되, 비근한 실례를 잇대어 비교함으로써 옛 뜻이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데 있다.
<7>
베다 경은, ‘진리는 하나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드러낸다’고 했다.
<43>
비극과 희극은, 삶을 계시하는 전체성을 본질로 공유하며 죄악과 죽음의 오염으로부터 정화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사랑해야 하는 하강과 상승이다.
<44>
영웅이 치르는 신화적 모험의 표준 궤도는 통과 제의에 나타난 양식, 즉 분리, 입문, 회귀의 확대판이다.
<62>
일찍이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닮지 않은 것이 상합하고, 서로 다른 것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어지며, 모든 것은 다툼에 의해 생겨난다.
<89>
사내의 머리가 희어지고, 주머니가 빌 때면, 사내에겐 나누어줄 사랑의 몫도 없다더라.
<177>
아버지는 아들에게 있어서 미래 세계의 상징이요, 딸에게 있어서는 미래 남편의 상징이다. 알든 모르든, 그리고 사회의 지위가 어떻든 아버지란 존재는, 자식이 더 넓은 세계로 나갈 때 마땅히 거쳐가는 입문식의 사제다.
<207>
구세주가 전해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듣고, 기뻐하고, 힘써 전파했지만 실천만은 끝내 꺼렸던 복음은 하나님의 사랑이며, 하나님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하며, 모든 인류는 예외 없이 그의 아이들임을 가르치고 있다. 자질구레한 신조, 예배의 방법, 교회 행정조직의 설립 같은 비교적 사소한 문제들은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가르치는 일 자체에 부수적인 문제가 생기는 정도의 현학적인 올가미에 지나지 않는다. …………구세주의 십자가는 한 국가의 깃발이라기 보다는 민주적인 상징이다.
<290>
신성한 인물이나 터부가 되어 있는 인물은 이 신성성, 주술력이 방전, 고갈되지 않도록 땅과 접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이러한 인물과 대지 사이엔 절연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아내가 낀 반지는 다분히 그런 의미에서의 절연체다.
<299>
신화에서 역사성을 강조하면 혼란이 생길 뿐이다. 즉 암시적 메시지를 어지럽게 할 뿐인 것이다.
<319>
이러한 신화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되살리려면, 이를 현대의 문제에 적용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영감으로 살아 숨쉬던 과거의 형태로부터 암시를 읽어내어야 한다.
<477>
신화의 해석에는 최종적인 체계가 있을 수 없고, 앞으로도 그런 것은 있을 것 같지 않다.
<478>
신화체계는 현대의 석학들에 의해, 여러가지로 정의 되었다. 프레이저는 자연계를 설명하려는 원초적인 서툰 노력이라고 했고, 뮐러는 후세에 오인되고 있는, 선사시대로부터의 시적 환상의 산물이라고 했으며, 뒤르캠은 개인을 집단에 귀속시키기 위한 비유적인 가르침의 보고라고 했고, 융은 인간의 심성 깊은 곳에 내재한 원형적 충동의 징후인 집단의 꿈이라고 했으며, 쿠마라스와미는 인간의 심오한 형이상학적 통찰을 담은 전초적인 그릇이라고 했고, 교회에서는 하느님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계시라고 정의했다.
<479>
개인은 집단으로부터 삶의 기술, 사유의 바탕인 언어, 삶의 자양인 이상을 빚졌다. 그의 육체를 이루는 유전자도 그 사회의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이다. 개인이 실제든 상상이나 느낌을 통해서든, 그 사회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킨다는 것은 존재의 근원과의 절연을 의미할 뿐이다.
<480>
종교적인 제의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피할 길 없는 운명에 순종한다는 것이다.
5. 책속의 작은 발견
프레이져, 황금가지
가토 겐치, 신도란 무엇인가
시바와 비쉬누의 힌두 신화 궁금
욕심에 대한 예화 <368> - 인간 수명이 결정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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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 책을 뒤적였더니 숫한 밑 줄이 그어져 있구나. 이 책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의 기본 골격을 짜는데 흥분할 만한 영감을 주었다. 특히 영웅의 출발-입문-귀환 -소멸로 이어지는 변화와 성장 서클을 보며, 삶을 한번 신화로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 모형을 그려보려 했었다.
이 책은 인간의 어드벤처에 대한 이야기다. 죽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안에 있는 아 프리오리에 대한 이야기며, 자신을 가지고 위대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은유이다. 아주 훌륭한 자기경영 이야기.
신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껍질과 상자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이 책은 인간의 어드벤처에 대한 이야기다. 죽은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안에 있는 아 프리오리에 대한 이야기며, 자신을 가지고 위대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는 은유이다. 아주 훌륭한 자기경영 이야기.
신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껍질과 상자 밖으로 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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