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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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베니스, 리더와 리더십
나는 ‘리더’나 ‘카리스마’라는 말을 싫어한다. 자유인 기질이 강해서, 카리스마있는 리더의 지휘를 받기도 싫고 누군가를 이끄는 것에도 관심없다.
내 기분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려나. 영어속담에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것이 있다. 그렇다면 일찍 일어난 벌레는 잡아먹히려고 일찍 나왔나, 하는 얘기이다. 리더가 있기 위해서는 추종자가 있어야 하는데, 한 쪽은 리드만 하고 다른 쪽은 계속 따라가기만 한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불공평하고, 나는 그런 관계에 놓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 관심이 없다.
경영에도 관심이 없지만, 아니타 로딕이나 잭 웰치 경우처럼 자서전 형식이라면 그래도 읽어나갈 수는 있는데, 이 책같은 이론서는 도저히 머리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어떻게든 읽으려고 띄엄띄엄 건너뛰어가며 서너번을 노력했지만 거의 읽지 못했다고 자백해야겠다. 조금 비겁하지만,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할 수 없다.
내가 얼마나 이론을 싫어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교육이란 “나 닮아라, 나 닮아라”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행동으로 체화한 것이 아니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뜻일테고 나는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론으로는 배우지 못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사례를 하나 발견하긴 했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영화 <보통 사람들>을 감독하기 전에는 촬영기법에 대해서 그리 밝지 못했다. 촬영을 시작한 첫날 아침, 그는 카메라 기사 6명을 한곳에 모이게 하고는 아주 흥겨운 음악인 파헬벨의 <케논 라장조>를 감상하도록 하였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음악을 들어봐요. 그리고 이 음악에 맞는 야외 장면이 어떤 것인지를 떠올려봐요.”
그가 했던 행동은 심리학자들이 공감이라고 부르는 것, 즉 디즈니가 <판타지아>에서 했던 것처럼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변환시키는 것이었다. 63-4쪽
갑자기 씁슬한 기억이 떠오른다. 학원을 운영할 때, 강사들과 회의할 때 혹시 나는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말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말로 하지 않고 나의 언어로 말했고, 우리는 영 소통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이 글의 앞부분에서 내가 다른 사람을 이끄는 일에 관심없다는 말을 조금 수정해야겠다. 내 안에 갇혀서 내 문제에 휘둘리느라고 여력이 없을 뿐이지, 성숙한 인격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기쁨 중의 하나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지도’일꺼라고 짐작은 하고 있다.
게다가 “자기가 실천해보지 않은 자기계발론은 사기다”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공언할 수 있는 구소장님같은 분을 옆에서 뵙고 있으므로, 조만간 리더는 필요하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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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더’나 ‘카리스마’라는 말을 싫어한다. 자유인 기질이 강해서, 카리스마있는 리더의 지휘를 받기도 싫고 누군가를 이끄는 것에도 관심없다.
내 기분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려나. 영어속담에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것이 있다. 그렇다면 일찍 일어난 벌레는 잡아먹히려고 일찍 나왔나, 하는 얘기이다. 리더가 있기 위해서는 추종자가 있어야 하는데, 한 쪽은 리드만 하고 다른 쪽은 계속 따라가기만 한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불공평하고, 나는 그런 관계에 놓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 관심이 없다.
경영에도 관심이 없지만, 아니타 로딕이나 잭 웰치 경우처럼 자서전 형식이라면 그래도 읽어나갈 수는 있는데, 이 책같은 이론서는 도저히 머리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어떻게든 읽으려고 띄엄띄엄 건너뛰어가며 서너번을 노력했지만 거의 읽지 못했다고 자백해야겠다. 조금 비겁하지만,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할 수 없다.
내가 얼마나 이론을 싫어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교육이란 “나 닮아라, 나 닮아라”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행동으로 체화한 것이 아니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뜻일테고 나는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론으로는 배우지 못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사례를 하나 발견하긴 했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영화 <보통 사람들>을 감독하기 전에는 촬영기법에 대해서 그리 밝지 못했다. 촬영을 시작한 첫날 아침, 그는 카메라 기사 6명을 한곳에 모이게 하고는 아주 흥겨운 음악인 파헬벨의 <케논 라장조>를 감상하도록 하였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음악을 들어봐요. 그리고 이 음악에 맞는 야외 장면이 어떤 것인지를 떠올려봐요.”
그가 했던 행동은 심리학자들이 공감이라고 부르는 것, 즉 디즈니가 <판타지아>에서 했던 것처럼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변환시키는 것이었다. 63-4쪽
갑자기 씁슬한 기억이 떠오른다. 학원을 운영할 때, 강사들과 회의할 때 혹시 나는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말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말로 하지 않고 나의 언어로 말했고, 우리는 영 소통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이 글의 앞부분에서 내가 다른 사람을 이끄는 일에 관심없다는 말을 조금 수정해야겠다. 내 안에 갇혀서 내 문제에 휘둘리느라고 여력이 없을 뿐이지, 성숙한 인격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기쁨 중의 하나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지도’일꺼라고 짐작은 하고 있다.
게다가 “자기가 실천해보지 않은 자기계발론은 사기다”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공언할 수 있는 구소장님같은 분을 옆에서 뵙고 있으므로, 조만간 리더는 필요하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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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오랜만이죠?
예전의 꼬물락거리는 감성어투가 사라진 듯하여 까칠한(?)맛이 덜하지만 사유와 성찰을 통해 우물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곧 정반합을 통해 질적전환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금빛~', '리더와 리더십' 둘 다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금빛을 통해 모순, 역설의 아름다움이랄까? 아무튼 시야가 무한히 팽창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리더는 제대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리더에 대한 재해석과 리더십을 활용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아마 리더십을 카리스마로 선이해하신 부분이 크신 듯.. 요즘 따뜻한 카리스마, 서번트 리더십, 감성 리더십 등이 회자되는 걸 보면 리더십의 본질은 공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미탄누님은 충분히 리더십을 가지고 계십니다. 자기 자신을 잘 리드하여 풍요로운 서드 에이지를 개척해 나가시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들이 무릎꿇게 됩니다. 충성!!!
예전의 꼬물락거리는 감성어투가 사라진 듯하여 까칠한(?)맛이 덜하지만 사유와 성찰을 통해 우물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곧 정반합을 통해 질적전환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금빛~', '리더와 리더십' 둘 다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금빛을 통해 모순, 역설의 아름다움이랄까? 아무튼 시야가 무한히 팽창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리더는 제대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리더에 대한 재해석과 리더십을 활용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새로웠습니다. 아마 리더십을 카리스마로 선이해하신 부분이 크신 듯.. 요즘 따뜻한 카리스마, 서번트 리더십, 감성 리더십 등이 회자되는 걸 보면 리더십의 본질은 공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미탄누님은 충분히 리더십을 가지고 계십니다. 자기 자신을 잘 리드하여 풍요로운 서드 에이지를 개척해 나가시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들이 무릎꿇게 됩니다. 충성!!!

미 탄
다른 사람들이 추종하는 것에는 추호의 관심도 없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시니어시티즌에 대한 논의와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터전의 마련에는 갈급하네요. 일단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데에 책이 최고 효율적일 것 같아서, 머리 속에 아우트라인을 가지고 무차별하게 책을 읽어나가는데, 참 좋아요.
최근에 두어번 병곤씨의 표현 중에 '현실과의 간극'이라는 것을 읽었어요. 내 인생의 핵심가치를 다시 한 번 점검한 후 뚜벅뚜벅 걸어가는 수밖에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
기가 막힌 하늘이네요. 백수는 좋은데 직장인도 좋을라나?
최근에 두어번 병곤씨의 표현 중에 '현실과의 간극'이라는 것을 읽었어요. 내 인생의 핵심가치를 다시 한 번 점검한 후 뚜벅뚜벅 걸어가는 수밖에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
기가 막힌 하늘이네요. 백수는 좋은데 직장인도 좋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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