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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4일 00시 17분 등록
헬렌 피셔, 제1의 성, 생각의 나무 2005


@ 딱딱하고 의례적인 글은 딱 질색이라, 일상적인 소재와 연결시켜 봤는데, 장황하고 어색해서 민망하지만 그냥 올립니다. 빨리 그 두꺼운 <부의 미래>로 가야지요. ^_^



1. 방송작가 김도우

처제와 형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드라마 <눈사람, 2003>으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방송작가 김도우는 <내 이름은 김삼순, 2005>으로 시청률 50%를 돌파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성공하는 드라마를 보면 출연배우가 캐릭터에 녹아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령 연인역할의 배우들이 촬영할 때만이라도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겠는가. <내 이름은 김삼순>은 모든 캐릭터가 실제 이상으로 얽혀들어 흡입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내가 작가 김도우를 특별히 기억하는 것은 한 줄의 인터뷰 기사 때문이다.


기자가 물었다. 삼순이의 심리묘사가 탁월한데, 취재를 많이 했느냐고.
이에 대해 김도우는, 자기가 연애 한 번 못해본 삼순이인데 무슨 취재가 필요하느냐며 일축했던 것이다. 내 기억을 보충설명이라도 하듯, 김도우의 차기작 <여우야 뭐하니>는 30대 여성의 性역을 파헤치겠다는 설정 아래, 솔직하고 파격적인 심리묘사가 한창이다.


68년생 독신에 삼순이의 전례도 있고 해서, <여우야 뭐하니>에 작가의 경험이 많이 투사되었으리라는 추측이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나역시 작가의 性에 대한 억압과 욕구를 감지하며 드라마를 보고 있다. 출생비화나 고부간의 갈등같은 구태의연하고 짜증나는 스토리의 반복이 아닌, 이 시대를 사는 30대 여성의 속내를 리얼하게 해부한다는 점에서 일단 반갑고, 자신의 생각을 공중파에 실어 살포할 수 있는 방송작가의 위치가 부럽고, ‘연애를 못 해볼 수 밖에 없는’ 사회문화적 여건이 안쓰럽다.


그러면서 생각은 이렇게 진전된다. 김도우와 같은 여건의 남자작가라도 직접적인 자신의 경험을 드라마에 투영시켰을까, 하는 질문이다. 나는 그 확률이 여성보다 월등 낮으리라고 짐작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여성의 성적 자율성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고 또 그만큼 왜곡될 가능성도 높다. 남성의 경우 굳이 드라마를 통해 표출하지 않아도 되며, 또한 여성이 일과 자기를 연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헬렌 피셔가 <제1의 성>에서 확인해주듯, 여성은 감성과 감정이입이 풍성하며, 일에 있어서도 권력과 서열에 치중하기 보다, 이해와 연결과 자기실현을 더 중시한다. 이같은 태도가 덜 객관적이고 덜 경쟁적이라 여겨져 산업사회에서는 배척받았지만, 이질적인 요소들의 연결과 감성이 중요해진 지식사회에서는 각광을 받으리라는 전망이다.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여성의 언어적 재능이 월등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여성 드라마 작가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수현, 고 조소혜, 노희경, 인정옥과 김도우... 여담 한 가지. 작가 김수현의 이혼사유. 결혼 초 심심해서 방송드라마에 응모한 김수현은 재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는데, 그럴수록 남편은 의기소침해져 도저히 결혼생활을 함께 하지 못할 정도로 잘아지더란다. 그 때 김수현은 수학교사인 남편 연봉의 다섯 배 이상을 벌었다고 한다. 여성의 경제참여가 급신장된 요즘에는 상황에 따라 주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하는 신세대 남편이 많다는데, 유연하고 자신감 있는 사고가 보기좋다.


어쨌든 여성의 사회문화적 조건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인 나는, 작가 김도우가 얼마나 소신껏 성의식에 대한 발언을 쏟아냄으로써, 작가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에게 발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와 성의 공론화, 논의의 합리적 진화라는 굿판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2. 탤런트 고현정

전설적인 드라마 <모래시계>로 인기의 정점에 있을 때, 이건희회장의 조카며느리로 삼성가로 시집갔던 고현정이 결혼생활 10년 만에 이혼하고, 이혼한 지 1년만에 연예계에 컴백했다. 삼성가와는 아무래도 ‘결혼한다’라는 표현보다는 ‘시집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8살, 6살 정도인 남매들을 성인이 되기 전까지 만나지 않기로 했다던가, 진중한 분위기의 고현정이 어린 아이들을 떼어놓고 이혼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고생을 했을지, 같은 여자로서 안타깝다. 또 신세계 그룹의 대형마트에서 고현정의 광고사진 게시를 거부했다는 소식 등 삼성이라는 대 명문가와 얽히면서 고현정을 둘러싼 이야기는 자못 드라마틱한데, 오늘 <여우야 뭐하니>에서 고현정의 코믹연기를 보는 내 심정역시 자못 착잡하다.


<모래시계>에서의 우아함, <봄날>에서의 조심스러운 행보와는 달리, 바야흐로 물오른 연기가 내게는 눈물겹다. 맨얼굴로 우는 연기를 하느라 퉁퉁 부어서 둔해보이기까지 하고, 푼수처럼 성에 대한 무지와 상상을 되풀이하며 망가지는 그녀... 저 끼를 감추고 어찌 살았을까 싶고, 아이들과 맞바꾼 자유가 짠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의 가정사를 속속들이 알수는 없지만, 여자에게 주어지는 조건이 명문가의 무게만큼 더 중압으로 내리누르기밖에 더 했겠는가.
결혼생활을 하던 어느 크리스마스 새벽에 한강변에서 혼자 포르쉐를 탄 고현정이 포착되는 등, 결혼생활이 삐걱거리는 줄은 알았어도, 이혼까지 할줄은 몰랐다고 한 측근이 이야기했다. 따라서 지금 고현정의 연기는 그냥 연기가 아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만날 수 없는 어미의 몸부림이고, 재벌가의 후광을 박차고 나온 피눈물나는 결단의 소산이다. 아, 그 많은 고현정이여. 맘껏 망가질지어다. 맘껏 춤출지어다. 그것이 이 세상 아무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이므로.

1949년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이란 순전히 경제 및 사회적 세력들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1999년 헬렌 피셔는 <제1의 성>을 통해, 많은 여성성이 주도하고 각광받는 현대적 흐름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하고, 여성이 제1의 성임을 선포한다.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데 필요한 모든 재능이 수천년 동안 여성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었는데, 지식중심의 사회를 맞이하여 바야흐로 여성성이 날개를 달았다는 주장이다.


말하자면 언어와 관련한 재능, 타인의 비언어적인 단서를 읽을 줄 아는 능력, 섬세한 감수성, 감응력, 폭넓은 시각, 네트워킹과 협상에 뛰어난 재능, 거미집 사고, 보살핌을 베풀려는 충동... 이 더 우세한 사회문화경제적 여건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미래사회의 트랜드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고, 우리도 그 기미를 느끼고 있으므로, 새로울 것은 없고 변화의 방향에 대체로 동의한다.


사회적인 편견과 교육적인 불평등에 의해 여성으로 키워진 산업사회의 여성들은 <제2의 성>이 맞다. 생물학적 차이에 비해 워낙 사회적인 질곡이 엄청났으므로.
현대의 지식사회에서는 여성이 <제1의 성>이 맞다. 사회적 불평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으며, 여성성에 더 적합한 ‘심층기반’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사회에는 <제3의 성>이 등장하지 말란 법이 없다. 자기 마음대로 수시로 자기 性을 선택하는 행성에 대한 SF소설의 상상력, 동성애자나 양성애자의 확대가 그 조짐을 보여준다.


헬렌 피셔의 주장 중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생물학적 근거였다. 임신 초기의 태아는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다. 태아가 8주일 가량 되면, 태아가 사내가 될 운명이라면 Y염색체의 유전인자 하나가 생식선 돌기에게 고환이 되라고 지시한다. 이처럼 모양을 갖춰가는 성 기관들은 이제 남성의 생식기를 만들기 위한 남성 호르몬들을 생산한다. 그 뒤 성기관들은 남성의 뇌를 빚는다.


남성 호르몬이 자라나는 태아를 침범하지 않는다면 , 그 태아는 나중에 여성으로 태어난다. 즉 ‘여성’이 으뜸 가는 성이라는 말이다. 제1의 성이라는 것이다. 여성이 모든 분야에서 약진하는 추세는 분명하다. 그러나 워낙 경제사회적으로 낮고 종속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 도약이 더 커 보이는 것은 아닐까. 아직도 정치, 기업 측면에서 여성의 대표성은 미미하며, 아직도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불평등의 요소는 만연하다.


앞에서 고현정의 예를 들었지만, 우리 모두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가족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자들은 더 이상 불행한 결혼을 참지 않는다. 한마디로 헤어질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혼율의 증가와 수명의 연장에 따른 변화는 가족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그 과정에서 모계-모권이 아닌-의 강조가 일어난다.


작가 공지영이 세 번 결혼했으며, 각기 성이 다른 세 명의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공지영은 아직 젊고 예쁘다. 계속해서 ‘가족’이 ‘복합’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중심에 여성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공지영의 경우에도 남녀간의 불평등이 숨어있다. 공지영처럼 능력있는 남성작가라면 그처럼 자주 결혼을 하겠는가. 혼인외의 남녀상열지사가 여성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공지영이 그처럼 자주 결혼으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여성이 경제적인 독립과 힘을 갖게 되어 보다 동등한 결혼이 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돈을 벌어오는 쪽이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수많은 고현정이 그처럼 혹독한 댓가를 치루지 않고도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소통과 자유가 숨쉬는 결혼문화가 정착하기를 기원한다.


3. 지금, 여기, 나

미래의 트랜드를 언급하는 모든 책에서, 여성과 실버세대가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2차대전이 끝난 1946년에서 1964년 사이 태어난 세대가 오늘날 미국 인구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 거대한 숫자들은 자연히 사회적인 주도권을 갖게 되는데, 특히 중년여성들은 경제적 힘과 위엄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폐경으로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감소하는 반면에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 호르몬의 수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는데, 중년여성들이 행동지향적이고, 확신에 넘치고, 솔직해지며, 감정을 잘 나타내게 되는 특징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관계있다는 것이다.

남성, 그리고 범위를 넓혀서 영장류까지 보아도 생식 기능이 멈추는 것은 오직 여자 뿐이다. 그 이유는 딸과 출산 경쟁을 벌이지 않고, 자녀들을 도와 그들의 유전인자가 미래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할머니 가설’이 지배적이다. 폐경기를 넘긴 여성들은 ‘살아있는 도서관’, 혹은 ‘영적인 무당’으로서 코앞의 가족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서도 활동했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중년을 관통하기 시작한 지금, 특히 중년여성들이 종래의 여성성에 남성성의 조화까지 이루게 되어 더욱 강해진다는 지금, 나도 우연히 이 시점을 통과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우연히, 시니어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생업을 발견해 보려고 탐색중이다.
재미있다. 내가 미흡하나마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며, 안목을 갖춘 것이 신난다. 거대한 파도에 올라탔단 말이지. 아직은 그 흐름을 주도하며 즐기고 있지는 못하지만,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지는 않다. 진정 나는 이제야 조금 사람같아졌다. 엄마같아졌다. 이제야말로 시작이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 나 하나 먹고 살 일 없을라구!




@ 책에서 인용한 부분

26 남성들은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그들의 사고과정은 일반적으로 채널을 돌리듯이 단선적이다.
27 초점을 한 곳에 집중하고, 구획을 짓고, 항목별로 차곡차곡 처리하는 남성들의 초론과정을 나는 ‘계단식 사고’라고 부른다.
47 저널리스트인 로이 로원 “성공에 이르는 마지막 단계는 간혹 대담한 직관적 도약을 필요로 한다.”
여성들이 날카로운 직관을 개발하게 된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선조 여성들은 말도 모르고, 의존도가 매우 높은 갓난 아기들의 요구사항을 끊임없이 읽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53 에밀리 디킨슨 “있음직한 것들이 품고 있는 무딘 도화선은 상상력에 의해 점화된다”
54 10세기 페미니스트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문명의 수준을 말해 준다.”
68 남성들은 외적 경쟁 즉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팔꿈치로 밀쳐내려는 의지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얻는다. 권력 그 자체를 위해서 권력에 흥미를 느끼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86 사춘기에 이르면 난소에서는 에스트로겐이 엄청나게 많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여성들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 협동하고, 지지 체계를 지탱하고자 하는 충동이 더욱 강렬해진다. 그러다가 폐경기에 다다르면 에스트로겐의 양은 떨어진다. 그리고 폐경 상태가 되면 여성들은 훨씬 더 단정적이고 노골적이고 독립적으로 변한다. 더구나 에스트로겐은 인간을 포함한 많은 포유류에서 양육의 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87 많은 양의 테스토스테론은 일반적으로 서열과 관계가 있다. 공격적인 사건 변호사들, 하키 선수들, 그리고 배우들은 종종 목사들보다 더 많은 양의 테스토스테론을 보인다.
94 <포춘> 선정 500대 기업에 선정된 개별 기업 중에서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사람 5명 중에서는 겨우 2%만이 여성이었다.
98 남성들에게는 평생을 두고 자손을 퍼뜨릴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여성들은 겨우 몇 명의 아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자신의 DNA 를 끊임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 소중한 창조물들을 꼭 길러내야만 한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105 분권화를 위한 추섿르, 보다 수평적인 경영 조직, 팀 플레이, 수평적인 연결, 그리고 유연성은 여성들의 사업 방식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
109 그 옛날에 나는 집에서 일을 한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무실에서 잠을 잔다고 말하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117 영국, 체코, 일본, 그리고 네팔같이 문화가 크게 다른 사회에서도 언어능력 테스트에서는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앞선다.
150 피닉스 대학은 좋든 나쁘든 21세기의 현실이 될 어떤 것들을 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낮에는 직장에 나가고 밤에만 수업을 듣는다. 각 클래스는 20명으로 제한된다. 학생들은 보통 작고 협동적인 그룹으로 활동하는데, 말하자면 팀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들은 제자들을 훈육하는 교육자라기 보다는 토론을 도와주는 사람에 가깝다.
194 사람들을 1대 1로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고객들을 정확히 평가해야 하고, 지력뿐만 아니라 감정이입까지 동원하고, 폭넓은 사회적 맥락으로 자료들을 검토하고, 모든 당사자들과 외교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그리하여 종종 애매모호한 필수품인 정의를 얻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런 기술들은 변호사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사교적 소질을 타고난 여성들이 더 유리할 것임에 틀림없다.
220 여성들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남자들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고 수많은 연구보고서들은 확증하고 있다. 이런 통계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달리한다. 일부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마음의 혼란을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또 일부는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밑바닥 일자리나 사회적 곤경에 더 자주 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21 분노룰 제외하고 여성들은 모든 범주의 감정들을 남성들보다 더 치열하게, 그리고 더 자주 표현한다.
영국의 소설가 체스터턴, “감정을 즐기는 것도 유쾌한 일을 즐기는 것 못지않게 건강에 유익하다”
239 도움을 받는 삶은 미래의 한 추세이다.
268 타고난 대인기술과 네트워크로 일하고자 하는 태생적인 욕구로 하여 여성들은 21세기로 나아감에 따라 사자 이상의 것들을 정복할 것이다.
277 나폴레옹, “남자는 한 조가리 리본-훈장을 위해서도 죽을 수 있는 것”
312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만 약 7,600만 명에 이른다. 오늘날 베이비 붐들이 미국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 동안 캐나다, 호주, 유럽, 그리고 남미와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도 유아가 풍작을 이루었다.
마침내 그 베이비 붐 세대들이 완전히 성장했다. 이 거대한 무리의 남녀들은 지금 중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거대한 숫자들이 또다시 모든 것을 뒤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더욱 많은 여성들이 폐경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313 세계공통의 현상으로 중년 여성들이 자신들에게 경제적 힘과 위엄을 안겨다 줄 독립성과 부, 재산, 그리고 인간관계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중년 여성들은 또 생물학적 배당금을 받는다. 폐경은 에스트로겐 수치의 감소를 부르는데, 그에 따라서 단호함과 서열을 추구하는 성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된다.
319 자연은 왜 중년 여성에게 폐경을, 말하자면 공동체에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여성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상태를 부여했을까.
321 '조기멈춤‘은 여성들에게 힘의 보존을 간으하게 하고, 딸과 출산 경쟁을 벌이지 않도록 해주며, 또 그 때가지 살아있는 자녀들을 도와 그들의 유전인자가 미래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데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405 남성들은 시각적인 암시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이런 암시들은 쉽게 드러나고 즉시적인데-그들은 일반적으로 여성들보다 더 빨리 사랑에 빠진다.
407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자연의 행위이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지체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들에게는 새끼를 키우는 데 몇 시간, 며칠, 아니면 몇 주일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새끼를 낳을 계절이나 주기가 되면 그들은 억지로라도 적절한 파트너를 선택해 교미를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즉흥적인 끌림은 아마 동물들이 신속하게 교미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진화의 결과일 수도 있다.
410 나는 여성으로부터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망이 남성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반면 여성들은 파트너로부터 사랑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420 로버트 브라우닝 “처음 느끼는, 그렇게 멋지고 부주의한 황홀”
430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서 자신의 낭만적 파트너에 더 많이 의존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 남성들의 경우 친척이나 친구들과의 친교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랑의 종말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경우도 여성보다 남성이 3배는 많다.
431 그러나 사랑을 거부당한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육체적 공격성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들은 병적 우울증에 빠지는 경향을 더 보인다. 그들은 또 말을 쏟아낸다.
447 행복한 결혼생활은 저마다 진기한 망사 직물 같다. 이르테면 서로 독립적으로 바쁘게 움직이지만 그대로 변함없이 깊은 애정을 느끼는 두 인간존재가 호흡을 맞춰 함께 조합한 오리지널 콜라주라고나 할까.
448 거의 예외 없이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 가정에서 지위를 얻는다. 그리고 사회학자들은 여성들이 금전적으로 독립하는 곳에서 남녀간에 사회 및 정서적 평등에 기초한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애착, 친절, 동료애, 동등, 비슷한 마음기리의 결합 등등... 동등한 결혼에 필요한 이런 잔모래들을 높이 평가하자.
450 남성들은 성교를 친교로 연결 짓는 성향이 여성보다 4배나 강하다.
453 애착을 유발하는 뇌 회로가 매력을 일으키는 뇌 회로와도, 또 욕망과 관계 있는 뇌 회로와도 그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인간은 동시에 한 사람 이상을 사랑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들은 오랫동안 함께 산 파트너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면서도 사무실이나 사교적인 마당에서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고 길거리에서 스치는 낯선 사람에게도 욕망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458 남성들은 사랑이 실리지 않고 , 또 짧은 성적 조우에 더 빠져드는 반면에 여성들은 연인과 감정적으로 보다 밀접한 관계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성별 차이점을 설명하기는 비교적 쉽다. 짧고 사랑이 실리지 않은 성적 조우는 남성들에게 커다란 보상을 안겨줄 수 있다. 하룻밤 만남으로 여성을 임신시키는 남성은 적은 시간과 정력, 혹은 정자를 소모했다. 만약 그의 연인이 아버지 없이도 아이를 낳아 기르기로 한다면 그는 영원성을 얻는 셈이다. 그러나 여성은 은밀한 연인과 함께 침대로 뛰어오를 때마다 아기를 가질 위험을 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DNA 뭉치를 키우느라 몇 년 동안 소중한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477 존 던 “어는 누구도 그 자체로 완벽한 섬은 아니다.”
478 여성들이 어머니 쪽 혈통으로 기우는 현상은 미국의 가정생활에 놀랄 만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여성들은 또한 새로운 형태의 가족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483 경제적 독립과 힘을 얻음에 따라 여성들은 참된 친교에 바탕을 둔 동등한 결혼을 일구고 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은 마침내 자유롭게 계획된 가족들을 구성하거나 다른 형태의 비전통적인 가족관계를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성들은 아내로서, 연인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더욱 능력 있고, 세상물정에 밝으며 재미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만약 인류발전의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이 부부 애착을 성취할 기회를 가진 시기가 있다면 아마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닐까.
493 지금 여성들은 행진중이다. 그들은 농경문화시대가 시작되던 수천년 전에 자신에게 주어졌던 역할인 제2의 성으로서의 지위를 털어내고 있다. 그들의 성취와 리더십은 커갈 것이다. 그들은 기업, 교육, 직업, 정부, 그리고 시민사회에서 막강한 지위를 얻고 있다.
경제의 일부 분야에서는 여성들이 제1의 성이 되었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성적 관심을 표현하고 로맨스와 가족의 삶을 다시 정의하기 시작했다. 빙하처럼 서서히, 현대의 여성들은 새로운 경제 및 사회적 풍경을 새김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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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06.10.14 07:11:15 *.175.135.228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요사이 제가 부쩍 느끼는 점입니다.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것들이,사람들이, 책들이, 생각들이 어떤 지점에서 놀랍게 만나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저는 아주 많이 좋아져 갑니다.
그때 그곳이 밑바닥이었나 싶어질만큼 쑤욱 ~ 올라와 있는 자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올리시는 책들을 미처 다 따라 보지는 못하지만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물론, 걱정마십시요^^ 어떤지점에서 헤어지는지 느끼고 있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벼베기를 하러 갑니다. 난생처음하는 겁니다.
물론 노동이 아니라 놀이로 떠나는 거긴 하지만
다 익은 벼가 어떤 냄새인지 어떤 느낌인지 만져보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에 아주 설레입니다. 요즈음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다 그렇게 설레입니다 아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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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10.14 08:48:46 *.81.20.56
- 어떤 지점에서 헤어지는지 느끼고 있다-

이 대목이 아주 스마트하게 들리는데요!
오늘 날씨, 죽이네요~~
햇살이 장난아니던데, 모자와 긴팔 옷 단단히 챙겨가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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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남
2006.10.19 20:36:30 *.48.35.8
“핵 속의 유전 물질은 암수가 똑같이 제공하지만 핵을 제외한 세포질 전부와 발생 할 때 필요한 온갖 영양분은 난자가 제공한다. 게다가 수 많은 미토콘드리아 속에는 모계로만 전달되는 유전자가 따로 있으니 유전 물질로만 비교해도 암컷의 기여도가 훨씬 크다. 조금도 아는 바 없는 수컷이 훗날 뒤늦게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부계중심의 호주 제는 생물학적으로 모순이다.”
생물학자 최 재천 교수님의 말씀입니다.

과학자들은 조상 찾기, 뿌리 찾기를 어떻게 할까?
답, 여자의 모계추적을 통해서만 조상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Y염색체는 크기가 작고 유전자수가 몇 십 개 안되다 보니 변별력이 없다. 따라서 천 개의 X염색체를 가진 엄마 쪽 형통을 캐야 한다. 세포 속에는 몇 백 개나 있는 미토콘드리아에는 모계 쪽 조상 찾기로 이루어진다.
이유명호 선생님의 “꽃 피는 자궁”에서..

한명석님의 이 글을 읽고 전에 읽은 글을 찾아봐야지 했다가 오늘 마침 발견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의 여자로 살기는 조금 버거운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만 님의 시각에서 통쾌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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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10.19 21:53:10 *.81.19.123
적절한 인용, 고맙습니다.
은남님, 우리 시니어모임 하나 만들지 않을래요?
주위사람들하고 너무 세대차가 나서, 아무래도 '소통'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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