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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5일 13시 36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신 재실

1941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64년 대전공업전문대학을 시작으로, 1976년 청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거쳐, 1980년 인하대학교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85년 하와이 주립대학 교환교수, 1991년 인디애나 대학 방문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저서로는 『영미문학개론(공저), 『프로스트와 뉴잉글랜드: 실존과 종교』, 『영국 소설의 흐름』(공저)이 있으며, 역서로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플로베르의 앵무새』, 『내말 좀 들어봐』, 『태양을 바라보며』(근간) 등 현역 영국 소설가 줄리언 반즈의 대표작들과, 20세기 그리스의 시인이며 소설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원작의 『불타』(근간) 등이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

샌프란시스코출생. 남부 옹호파인 아버지가 남군의 R.리 장군의 이름을 그대로 아들의 이름으로 한 것이라고 전한다. 10세 때 아버지가 변사하여 뉴잉글랜드로 이주, 오랫동안 버몬트의 농장에서 청경우독(晴耕雨讀)의 생활을 계속하였다. 그 경험을 살려 후에 이 지방의 소박한 농민과 자연을 노래함으로써 현대 미국 시인 중에서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꼽힌다.

그 후 교사·신문기자로 전전하다가 1912년 영국으로 건너갔는데, 그것이 시인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이 되었다. E.토머스, R.브룩 등의 영국시인과 친교를 맺을 기회를 얻었으며, 그들의 추천으로 처녀시집 《소년의 의지 A Boy’s Will》(1913)가 런던에서 출판되었고, 이어 《보스턴의 북쪽 North of Boston》(1914)이 출간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이 두 시집에는 대표작 《풀베기》 《돌담의 수리》 《일꾼의 죽음》 등이 수록되었다. 1915년에 귀국하여 미국에서도 신진시인으로 환영받았다. 이듬해 제3시집 《산의 골짜기 Mountain Interval》, 그 후 《뉴햄프셔 New Hampshire》(1923) 《서쪽으로 흐르는 개울》(1928) 《표지(標識)의 나무》(1942) 등이 발표되었다.

신과 대결하는 인간의 고뇌를 그린 시극 《이성의 가면 A Masque of Reason》(1945)과 성서의 인물을 현대에 등장시킨 《자비의 가면 A Masque of Mercy》(1947)을 거쳐 1962년에 《개척지에서 In the Clearing》를 출판하였는데, 이것이 최후의 시집이 되었다. 또 J.F.케네디 대통령 취임식에 자작시를 낭송하는 등 미국의 계관시인적(桂冠詩人的) 존재였으며, 퓰리처상을 4회 수상하였다.


[2. 책을 읽고 나서]

로버트 프로스트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 아니 전무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지며 이 사람이 누군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지 않은 길’등 자연과 인생을 담은 시들을 지은 미국의 유명한 시인이란 것을 알았다.

나는 본디 시를 좋아하지 못한다. 그리고 시를 읽으면 내용 또한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선택한 로버트 프로스트 관련서적‘로버트 프로스트의 자연시 - 그 일탈의 미학’ 이란 책이 얇지만 쉽게 읽혀지지 못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책 전체를 읽고 나서 왜 사람들이 시를 좋아하고 시를 작성하는 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시를 즐기고, 만들는지도 알듯했다. 그것은 시가 대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은유적으로 감쌀 수 있으며, 창의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어서 인가보다.

저자의 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라는 것과 44개 대학에서의 명예학위, 4회에 걸친 퓨리처상 수상,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 축시 낭독 등 괄목할 만한 활동상으로 보아 그의 시가 담긴 의미가 상당했구나 정도를 알 수 있는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시에 대한 몇 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시는 자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자 프로스트가 시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도 자연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다시 현대인이 생생하게 살아가는 마을로 돌아왔지만 고향을 떠나 영국의 조그만 시골집에서 시작(詩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이 그와 함께 있어서 가능했다. 자연은 인간에게 순수성과 전원이 무엇인지를 깨달게 한다. 또한 인간의 근원적 삶의 깊이를 알게 한다. 자연은 인간의 태어난 고향이요, 무덤이기도 하다. 그곳에 인간의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닫힌 생활 속에 삶을 이어간다. 그곳에는 낭만도 없고 친밀성도 없으며 따듯함도 없다. 그러나 자연은 그렇지가 않다. 그곳은 어머니의 모성애도 감돌고 아버지의 준엄함도 가득하다. 그리고 인위성이 배제되어 모든 만물의 근원이 베어있다. 그러기에 인간의 정서를 대변하는 시가 씌어질 수 있다. 시는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짚어주기 때문이다.

유명의 이름으로 덧칠한 시인들 대부분은 시를 자연과 벗 삼아 썼다. 자연과 가까이 있을 때 시상(詩想)이 떠오르고 시작(詩作)이 출발되며 시문(詩文)이 씌어진다. 이러기에 위대한 시인은 자연을 멀리하고는 탄생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이 낳은 위대한 자연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자연을 사랑했기에 자연스럽게 자연시인으로 탄생되었다.

둘째, 시는 일탈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시를 만드는 작업이 일탈하지 않고 성립될 수 없다는 말이다. 무엇으로부터 일탈인가. 아무것도 없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벗어남이다. 프로스트는 그렇게 해서 시를 만들었다. 그는 이것을 일탈의 미학이라 했으니. 또한 시는 삶의 일상, 즉 실용에서의 일탈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 왜 일탈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라 할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곳으로부터의 탈출이다. 그래야 우리는 변화와 창조의 세계에 접어들 수 있다. 그곳에서만이 다름의 갈증을 토해낼 수 있다. 많은 위대함이 일탈에서 왔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위대한 시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시인 프로스트는 외쳤다. 일탈은 가능성의 탐구라고. 일탈은 상상의 자유라고. 그래서 시는 일탈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자아 또한 일탈의 세계에서만 찾을 수 있다. 위대한 시는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에서 시작됨은 진실일 것이다. 우리 자아를 찾고, 상상의 나래를 펴고, 순수의 세계를 여행하기 위해 일탈을 즐기는 것은 어떤가.

셋째, 시는 메타포라는 것이다.

프로스트에게 ‘시는 갑을 말하고 을을 뜻하는’ 메타포다. 그래서 시를 읽는다는 것이 어려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면의 넓은 공간에 자신을 몰입시키는 데는 그만이다. 이해의 늦음이 애정의 강도를 높이는지도 모른다. 시는 그래서 사람들이 읽는다.

그리고 끝없는 상상력을 기른다.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상상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역자도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바로 ‘사물의 표면을 꿰뚫어 보는 투시력’이 ‘본’ 상상어로 쓰였고 현대인을 위한 ‘지혜의 복임’이라 극찬하지 않던가.

이 상상어가 ‘자연의 모든 사물과 사건 자체’로서 시적 은유를 형성하기 때문에 ‘은유’의 도움 없는 시는 시의 가치를 반감시킨다고 보았다. 그래서 프로스트는 ‘시는 메타포로서, 갑을 말하고 을을 뜻하는 것, 갑을 을로 환산하여 말하는 것, 간접의 즐거움이다’라고 말한다.

시적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왜 당신은 당신이 의미하는 바대로 말하지 않는가?’라고 불평할 것이지만, 시인은 의미대로 말하지 않고, ‘암시’와 ‘간접’으로 말한다는 것이다. 자연의 사물과 사건들은 살아 있는 ‘암시’이고 ‘우화’다. 이래서 시가 어려운지 모른다. 시인의 마음과 서정을 모르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들의 끝없는 숙제일 것이다.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친숙한 글귀지만 그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그래도 어렵다. 하지만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단순한 도피의 산물이 아니다. 20세기 미국 문단의 일상이 되어버린 도시취향적 모더니즘의 영향에서 벗어나 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시인이다. 그의 시를 도시와 농촌, 문명과 자연, 일과 사랑, 사실과 상상력, 일상과 일탈의 변증법적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는 데 그것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3. 책 속에서]

책머리에

분명 20세기 도시 문명은 인간과 자연의 대화보다는 인간과 사회의 대화를 요구한다. p7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자연에서 사회적 실존에 적합한 언어를 찾는다. p7

프로스트는 시의 뿌리가 본질적으로 자연과 전통에 있다고 믿는다. p9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일종의 일탈이다. p10

시는 문화의 산물이다. p12


제1장 프로스트의 자연시

1. 자연과 상상어

프로스트가 선호하는 비유법은 은유(metaphor)인 반면 엘리엇 등 ‘주지주의’ 시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 수단은 인유(allusion)이다. p24

프로스트의 시에는 통상적 논리를 초월하는 에머슨적 은유와 이미지, 그리고 재치와 기지, 지혜가 번득이는 소로우적 재담(wordplay), 이야기(narrative), 우화(parable)의 기법이 돋보인다. p24

자연은 이들에게 완벽한 언어의 텍스트로 존재한다. p24

영과 육의 영원한 합일이 기독교적 구원의 개념이라면, 물질과 정신의 합일은 초월주의자들이 지상에서 추구하는 정신적 구원의 이상이다. p25

자연은 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쓰여진 살아 있는 텍스트이고, 자연의 풍광은 인간의 정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기도 하다. p28

시는 언어 예술이다. p38

문화 언어 이전에 자연 언어, 즉 자연의 ‘소리들’이 있었고 이것이 언어의 근원이다. 문화 언어의 핵심 진리는 자연 언어의 핵심 진리를 반영한다. 이는 ‘단어는 자연적 사실의 기호’라는 에머슨의 믿음을 상기시킨다. 문화 언어는 자연 언어의 역사적 산물이다. p43

우리가 읽어야 하는 상상의 언어는 바로 무지를 뛰어넘는 시적 비전의 언어다. 우리가 문어로 쓰인 책읽기에 머문다면 새로운 미래, 보다 높은 리얼리티를 보기는 어렵다. p48

상상어는 ‘은유의 도움 없이’ 직접적으로 말하는 언어로서 종이에 인쇄된 읽는 언어가 아니라 상상의 눈으로 보는 자연의 언어다. p48

자연은 프로스트에게 하나의 텍스트, 즉 읽을 언어이었다. 자연은 메타포까지 포함하는 모든 언어의 시원(始源)이다. p56

2. 자연시와 '전략적 후퇴'

상상어는 자연적 사실과 교배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p58

자연시인 프로스트의 진정한 힘은 농촌과 도시의 균형을 유지하는 솜씨에서 온다. 농촌의 소박성과 순진성의 회복이 복잡하고 세련된 도시의 경험을 올바로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되는 것이며,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바로 이런 거울로 존재한다. p65-p66

시의 가장 고귀한 특질은 여전히 스스로를 달리고 시인을 태워다 주는 것이 될 것이다. p75

자연시는 20세기 도시의 일상과 분명 거리가 먼 일탈의 시다. p77

「나의 자아로」

나의 한 소망은 저 어두운 나무들이,
해묵고 단단하여 시원한 바람 한 점 없지만,
말하자면, 우울의 가면으로 끝나지 않고,
운명의 끝까지 쭉 뻗어 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어느 날 훌훌 털고 일어나
광야(曠野)로 사라질 것이다.
개방된 땅이나 느릿한 바퀴가 모래를 쏟아뜨리는
하이웨이를 발견할 걱정도 없이.

내가 언제든 돌아올 이유는 없다.
지금의 나를 그리워하며 여전히 내가
사랑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면
내 간 길을 나서서 날 따라잡지 말란 법도 없다.

그들의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르지 않은 나를 발견하고-
내 생각이 모두 옳은 것이었음을 더욱 확신하리라. p78-p79

시인 프로스트에게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은 상상의 자유, 상상의 언어, 시적 정취로 가는 길이다. p81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단순한 도피의 산물이 아니다. 20세기 미국 문단의 일상이 되어버린 도시취향적 모더니즘의 영향에서 벗어나 시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스트는 뉴잉글랜드의 자연과 농촌생활로 전략적 후퇴를 한 것이다.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도시와 농촌, 문명과 자연, 일과 사랑, 사실과 상상력, 일상과 일탈의 변증법적 산물로 이해할 수 있다. P87


제2장 일탈의 미학

1. 상상적 일탈의 양상

프로스트에게 ‘시는 갑을 말하고 을을 뜻하는’ 메타포다. p93

프로스트는 시는 삶의 일상, 즉 실용에서의 일탈이라고 정의한다. p94

일탈은 가능성의 탐구다. 일탈은 상상의 자유다. 일탈은 과장이다. 시는 일탈에서 출발한다. p96

진정한 자아는 일상적 자아의 상실을 전제로 한다. p97

상상어는 ‘잠깨는 순간에 있는 사람이 잠깨는 순간에 있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 같은 ‘제한 없는’ 언어다. p98

모험 없는 변화와 발전은 없다. p98

시적 자아의 확립을 위해서는 일상에서의 일탈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탈의 위치다. p104

20세기의 프로스트가 보다 덜 복잡한 자연 세계로 후퇴한 것은 도피주의나 농본주의가 아니고 현대 생활의 논평에 필요한 시야 확보를 위한 노력이었다. p106

프로스트에게 시는 죽고 또 탄생하는 꿈의 표현이다. p108

프로스트에게 시는 일탈의 예술이다. p114

일상은 일탈의 필요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영원한 일탈은 곧 삶의 종말이다. p116

시는 인생의 해명으로 끝난다. - 반드시 무슨 종파나 종교의 기초가 될 만한 위대한 해명은 아니라 하더라도, 혼란에 대항하는 일시적 지주는 될 수 있다. p118

물리적 담을 싫어하는 ‘무엇’은 자연-날씨-이다. 정신적 담을 싫어하는 ‘무엇’은 ‘장난기’, 즉 일탈의 충동이다. -P125

2. 일탈의 미학

「진흙 시간의 두 뜨내기 일꾼」

내 인생의 목표는
두 눈이 합쳐 하나의 시력을 이루듯
나의 도락(道樂)과 생업을 결합하는 것이다.
사랑과 필요가 하나가 되고,
일이 심각한 목적을 위한 놀이인 경우에만
그 행위는 과연
하늘과 미래를 위한 것이다. p135

일과 놀이가 이상적으로 균형을 이룰 때, 우리가 심은 미덕의 씨앗들은 ‘벌레를 먹거나 생명력을 잃지 않고’ 싹이 트게 될 것이다. p136

소로우와 프로스트는 모두 산업화로 상실된 인간성의 구원에 관심을 갖는다. 농부의 삶은 산없화 이전의 전형적 인간의 삶이다. p139

일상적 자아로부터의 독립은 곧 상실된 의식의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고, 자신의 발견과 회복으로 이어진다. p141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바로 ‘사물의 표면을 꿰뚫어 보는 투시력’이 ‘본’ 상상어로 쓰여진 현대인을 위한 ‘지혜의 복음’이라 할 수 있다. p142

시적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왜 당신은 당신이 의미하는 바대로 말하지 않는가?’하고 불평할 것이지만, 시인은 의미하는 대로 말하지 않고 ‘암시’와 ‘간접’으로 말한다. p144

예술은 자연 사랑이 출발점이다. 삶을 예술적으로 사는 사람은 일에 있어서도 서두르지 않고 일의 ‘멋’과 ‘장식’을 즐기며, ‘자연의 선’을 사랑한다. p149

프로스트 자연시의 특징은 자연 사랑과 장인정신이다. 프로스트의 자연시가 지향하는 또 다른 미학적 특성이 바로 무형의 정신적 가치 추구다. p155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소로우의 『월든』과 함께 일탈의 미학을 지향한다. 도시와 문명으로부터 시골과 자연으로의 일탈, 생업과 필요로부터 도락과 사랑으로의 일탈, 시간의 구속으로부터 시간의 자유로의 일탈, 상업적 가치로부터 무형적 ‘향기'로의 일탈을 지향한다. p160

만약 사람이 자신의 꿈의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전진하며, 자신이 상상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예상치 못했던 성공을 맞게 될 것이다. p161

일탈의 미학은 깨어있음의 미학이다. p165

부단히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일탈은 새로운 변화를 탐색하는 상상력의 자아를 깨우는 행위다. p166

프로스트의 자연시는 잠자고 있는 이웃을 깨우는 새벽의 수탉과 같이, 시적 자아를 상실하고 ‘조용한 절망의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잠에서 깨어날 필요성, 정신적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p166


제3장 자연과 문화의 변증법

1. 시는 여인이다

프로스트에게 ‘사랑’이라는 용어는 창조의 신에 대한 사랑과 함께 섹스를 포함하는 인간의 창조 행위 자체를 지칭한다. 사랑은 모든 창조적 행위의 밑바탕이고 구원의 약속이다. 시를 쓰거나 읽는 행위 또한 사랑이다. p176

프로스트에게 시는 열렬한 사랑의 대상이다. p177

여성과 시는 모두 ‘세계를 지배’하는 존재로서 남성적 열애의 대상이다. p177

시는 여성을 지배한다. 여성은 세계를 지배한다. 시는 세계를 지배한다. p178

창작의 힘은 절망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삶에 대한 사랑에서 온다. p182

창조적 사랑에서 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 버금가는 것은 다른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다. p185

시적 창조는 남녀간의 성적 사랑과 결합될 때 더욱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p186

프로스트에게 시는 여인이다. 프로스트에게 가장 아름다운 시는 사실과 상상, 현실과 이상이 조화롭게 결합된 시다. p193

2. 이브의 언어

전통적 연시에서 시인은 연인의 빛나는 재능과 업적과 그리고 동시에 그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변화와 기쁨을 주었는지 찬양한다. p206

인간의 ‘타락’은 사랑과 죽음, 축복과 심판의 양면성을 내포한다. p210

이처럼 영원한 삶의 에덴에서 추방된 것은 분명 슬픔이지만, 그로 인해 성의 쾌락과 결혼, 가족, 나아가서는 문화가 시작된 것은 하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p211

프로스트는 문화와 자연의 변증법에서 시적 비전을 발견하고 이를 언어로 형상화한다. 이것이 프로스트 자연시의 특징이다. p212

인간의 역사와 문화는 필연적으로 자연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 팽창되고 수축되는 순환의 리듬을 반복한다. p217

프로스트는 의미는 글자 이전에 소리로만 존재했다는 사실을 매우 강조하는 시인이다. 실상 인간의 언어는 인간의 타락 이후에 생긴 문화적 시스템 중의 하나다. p222

인간의 ‘타락’은 문화의 첫걸음이었다. p224

새들은 황량하고 슬픈 인간 문화의 흔적과 잔재를 슬퍼하지 않는다. 문화의 흥망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은 자신을 새로이 한다. p235

시인은 사실과 허구간의 차이에 ‘정통’해야 되는 것이다. p238

20세기의 주요 시인들이 도시 지향성을 보이는 데 반해, 프로스트가 자연과 농촌을 고집하는 것은 자연시 전통에 대한 그의 애착뿐만 아니라 다른 시인들과 차별성을 염두에 둔 듯하다. p240


[4. 내가 저자라면]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노래한 프로스트의 시가 시를 멀리하고 시를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나름대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던 것은 사실이나 무엇보다도 친근감을 주었던 것은 상상과 변화의 중심에 시가 있다는 내용이다. 시도 창의와 혁명적 사고없이 위대함을 표출할 수 없다니. 모든 탁월함은 변화의 속도에 비례하는가

시를 알지 못하고 시를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 이 책이 어려운 것은 친숙한 시 특히 우리나라에서 회자되고 있는 ‘가지 않은 길’등이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다. 왜 역자는 이 시를 보여주지 않고 설명하지 않은 것일까.

이 책은 일탈의 미학답게 곳곳에서 일탈에 관한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탈은 벗어남인데 자연시는 일탈의 멋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생성되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시는 도시생활에 찌들고 직장생활의 틈바구니에서 방황하는 나의 공허한 삶을 밝혀주는 청량제이기는 하나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왠지 어설프고 난해하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도 시인이 될는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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