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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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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일 23시 46분 등록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 서현 / 효형출판 / 1998


2003년 서울시는 '시청 앞 광장 설계 공모전'의 개최했다.
당선작은 빛, 유리, 모니터로 구성된 '빛의 공간' 이었다. 이 건립안은 최신 전자 설비인 2003개 박막액정표시장치(LCD)를 설치해 시청 앞을 정보 과장으로 만든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촉박한 일정과 시공비문제로 실현되지 못했다. (대신 만들어진 것이 잔디광장이다.)

이 '빛의 공간' 을 기획한 건축가가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의 저자 서현 교수이다.

이 책은 98년 문화관광부 추천도서이며 전문가 1백명이 선정한 90년대의 책 중 하나이다.
'건축의 대중화를 이끈 바이블' 이라는 화려한 평가를 들었던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알지 못했더랬다. 우연히 도서관 건축칸에 어지럽게 쌓인 책들을 훑다가 골라낸 책 중 한 권이 이 책의 1998년 초판본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두 번 읽고, 2004년 개정판을 새로 구입해 또 읽었다.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좋은 책을 써냈을까, 궁금해졌다.

검색을 통해 저자에 대해 알게 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
현 한양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SALT (SEOHYUN ARCHITECTURAL LABOR TASK) 를 이끌고 있는 현업 건축가.

더불어, 저자의 얼굴을 만나게 되었다. 63년생의 비교적 젊은 교수님이다.
그의 책은 1998년에 나왔다. 그의 나이 서른다섯일 때이다. 책의 서문에 언뜻 언급한 내용을 보면 그는 이 책이 나오기 십년 전, 그러니까 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에 이 분야에 대한 꼭지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글들을 모아 이 책을 내었다. 책을 읽다보면 그의 '간장독 덮개 같던 ' 원고가 책이 되어 나오기까지 저자가 들인 근 십년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금세 느낄 수 있다. 멋지다.

이 책은 건축 입문서이다.
'건축은 쉽다'라는 말로 서문을 여는 저자는 비전공자가 건축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건축 행위 자체의 의미와 건물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한 설명, 건물을 설계할 때의 고려요소와 건축물에 담긴 이데올로기에서 건축가의 의도 읽기까지 건물에서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테면 이런 것들이다.
광화문 대로에 서 있는 교보생명 사옥의 건물 옆면을 보면 세로로 기둥이 길게 서 있는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노출된 이 기둥은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건물이 내력벽이 아닌 기둥에 의해 지탱되는 동양 전통 건축의 방식을 따랐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건축가의 의도에 의한 것이다.
한강변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다리가 서 있다. '다리는 강을 가로지르는 구조물이고, 사람과자동차가 그 위를 지날 수 있으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다리를 놓는다면 두꺼운 교각위에 상판만 얹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일정하지 않은 굵기의 상판과 교각을 가진 다리(원효대교), 콘크리트 아치를 이용한 유려한 곡선 모양의 다리(선유교), 주탑을 세우고 줄을 매달아 상판을 지지하는 방식의 사장교(올림픽 대교) 등 다양한 모습의 다리를 볼 수 있다. 건물에 가해지는 세 가지 힘인 압축력, 인장력, 벤딩 모멘트를 어떤 방식으로 버티는 다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그 모양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국립 현대 미술관에 가고자하는 관람객은 지하철역에서 미술관까지 꽤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먼 거리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벗 삼아 미술관 입구에 도착한 관람객은 가까운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먼 거리를 돌아서 건물로 들어가도록 우회된 진입로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돌고 돌아 진입로의 끝에 선 관람객은 남쪽 하늘보다 더 선명한 파란색을 띠는 반대쪽 하늘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미술관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하늘색을 배경으로 한 건물을 보여주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인 것이다.

책을 통해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건물을 보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건물의 재료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서는 건물의 벽 모서리 마무리를 유심히 보게 되었고, 건물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을 의식하게 되면서 사진을 찍을 때 사람을 함께 담게 되었다. 건물 밖에서 보이는 창의 배치나 실내에서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을 통해 건축가의 의도가 어떤 것이었을까 고민해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에서 얻은 가장 값진 수확이 아닐까 싶다.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되어있는 안전선 경계석의 두둘두둘한 바닥처럼 안정적이지 않은 바닥의 감촉은 밟는 이를 조심조심 움직이게 한다. 고개를 숙이고 지나야하는 낮은 입구는 들어서는 이의 몸과 함께 마음도 겸손히 숙이게 한다. 좁은 공간을 지나 갑자기 확장된 공간은 들어서는 이를 압도하고 감탄하게 한다. 바닥의 감촉, 천장의 높이, 건물에서 처음 만나는 문의 두께, 손잡이의 울림 소리,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으로 전혀 새로운 공간이 탄생한다. 특정한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의도된 공간은 방문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이 공간이 갖는 마술의 힘이다. (내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인문적 건축이야기'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저자는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인문적 상상력에 바탕한 창조적인 작업이며, 건축에 필요한 것은 공상적 상상력이 아니고 인문학적 상상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딱딱한 공학도의 책을 상상하지 마시라. 책의 다른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저자의 인문적 건축 읽기가 그 빛을 발하는 감동적인 '부석사-문득 뒤돌아봄' 라는 꼭지를 읽는 순간 왜 건축을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내야 하는지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구소장님께서 말씀하신, 스스로의 영역에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분야에만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는 '지적인 균형' 이 구체적으로 이해되는 책이었다.

좋은 책을 만나고, 나에게 더 많은 숙제가 남았다.
어떻게 현명하게 풀어나가느냐는 앞으로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책 속에서


목차

시작하는 말

과연 무엇을 볼까
-나는 못을 집었다
-꺾임과 굽이침
-상자,상자,또 상자, 가끔 원통
-그릇은 속이 비어야 가치가 있거늘

짓는 이의 마음
-꼼꼼한 거짓말과 허튼 참말
-건물의 뼈대와 내장 기관

건물의 코에 생기를 넣다
-움직임
-느낌
-해가 지고 세월이 흐르면

건물과 도시를 누가 만드는가
-건물과 건물이 모이면
-건축과 이데올로기

건물을 보니
-국립현대미술관-멀리 돌아가는 아름다움
-올림픽 역도경기장-이 뭐꼬
-포스코센터-열린 회사와 그 벽돌
-로댕갤러리-주연만큼 빛나는 조연
-부석사-문득 돌아봄

맺는 말
읽고 나서 읽어두기

-과연 무엇을 볼까
p 33 엘리베이터 앞에서처럼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가까이서 있어야 하는 경우에 느끼는 당혹감을 우리는 긴장감이라고 부른다. 짐짓 모르는 척하고 있어도 옆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바짝 곤두서 있는 우리의 더듬이에 고스란히 포착된다. 그 긴장감은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커진다. 환경심리를 연구하는 이들이 영역성이라고 일컫는 것이 바로 이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확보하여야 할 공간의 크기를 말한다.
...그렇다 보니 기둥을 두 가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되면 디자이너들은 두 기둥의 간격을 아주 가까이 붙여 놓곤 한다. ' 독립 기념관' 입구에 있는 '겨레의 탑'을 예로 들어보자. 두 탑의 간격은 키에 비하여 엄청나게 좁다. 사람으로 치면 연인 사이이거나, 모르는 사이라면 싸우기 직전에나 설정될 만한 거리인 것이다. 이 탑의 디자인에서는 탑의 모양새보다는 거리가 더 중요한 조형 요소다. 만일 두 탑의 간격이 그 키만큼 벌려져 있다면 탑의 모양은 지금과 같은 긴장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p 69 우리 주위에 있는 절대다수의 건물들은 무덤덤한 상자 모양이다.....가장 큰 장점은 다른 어떤 도형보다도 공간적으로 경제적이라는 것이다....도시를 이루고 있는 상자들을 잘 살펴보면 그래도 제법 많은 변화를 찾아낼 수 있다. 간단한 상자의 극단으로는 전체가 거울로 뒤덮인 건물을 들 수 있다...건축가들은 건물의 전체 윤관을 강조하고 싶을 때 반사유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건물들은 거울처럼 주위를 비치므로 주위의 조건이 중요하다. ...그 벽에 비치는 숲과 하늘과 구름이 매력으로 꼽히는 건물들이다.

p 71 건축가가 그 건물에 얼마나 꼼꼼히 신경을 썼는가 하는 것은 창을 봐도 금방 드러난다. 건축가들은 창을 내면서 고민할 때 들이는 시간은 건물 전체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시간의 절반을 넘는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p 76..건물을 보면서 필요한 것은 '저렇지 않다면?' 하는 가정이다. 즉 '저렇게 꺾이지 않았다면? ' ' 저렇게 잘라 내지 않았다면?' 하는 상상이 우리가 건축을 감상하는 데 필요한 훈련의 첫걸음이다.

p 84 건축과 공간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건축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 공간을 건축의 핵심적인 요소로 만드는 것이다. ....노자의 11장은 건축가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글귀이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통에 연결돼도 비어 있어야 수레가 된다.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어도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창과 문을 내어 방을 만들어도 비어있어야 쓸모가 있다.
그런 고로 사물의 존재는 비어 있음으로 쓸모가 있는 것이다.'

-건축물의 사진을 찍을 때 사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라는 기준점이 없음면 건축의 규모에서 오는 장대함도 느낄 수 없다.

p 87 공간은 꼭 벽과 지붕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단만으로도 공간이 구획된다. 단으로써 공간을 구획할 때도 벽의 높이와 공간이 분할 관계에서 거론되었던 내용이 적용된다.
단의 높이에 따라 단 위의 공간과 아래의 공간은 강하게 혹은 약하게 분리된다. 사찰에 가면 대웅전은 유독 높은 기단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벽 높이가 그랬듯이 단에서도 공간 구분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은 우리의 눈높이보다 높아지는 시점이다. 기단의 높이를 통하여 대웅전은 우리가 서 있는 속세와 근본적으로 다른 세상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p 88 땅을 파면 자연스럽게 바닥과 벽이 생긴다. 따라서 단을 높여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한정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도심의 대형 건물들 주위에는 이처럼 땅을 파서 만든 공간 즉 건축가들이 선큰 가든 SUNKEN GARDEN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이 공간은 적어도 자동차들이 점거하고 있는 그 가로와는 구분된다는 점에서 도시의 오아시스로 여겨질 만한 잠재력이 풍부한 곳들이다 (삼성역과 코엑스몰을 연결하는 공간이 바로 선큰 가든이다)

p 96 공간의 비례
천장 높이는 공간의 인지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다. 공간의 높이는 물론 그 공간이 어느 정도의 넓이와 폭을 지녔는가에 따라 달리 느껴지고 정해진다. 건물의 평면에 비해 높이가 높은 예로 가장 극단적인 것은 유렵에서 고딕 시대에 지어지던 성당들이다. 고딕 시대는 종교가 사회를 지배하고 신의 이름으로 무엇이든 행할 수 있던 시대였다. 이때에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려는 의지는 현대 사회에서 좀처럼 가능하지 않은 사회적 에너지를 결집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건물을 만들어냈다.....이처럼 예외적인 수직 공간 비례는 그만큼 기이한 평면의 비례에 의해 더욱 드라마틱하게 강조된다, 당시 교회 건물은 '백성들의 성경책'이었다 .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던 시대이다 보니 건물 자체는 성서의 이야기를 회화적으로 해설하는 거대한 성경책이어야 했다. 그리고 건물은 전체에서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모두 흐트러짐 없이 교리의 내용을 해설하고 상징해야 했다. 성당의 평면이 십자가의 형상을 갖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고도 당연하였다. 덕분에 성당은 길쭉하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신도들은 그 끄트머리로 출입하게 하였다. 성당 입구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수직적으로 팽창된 공간의 비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까마득한 건너편에 제대가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이 성당들의 평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하면 이렇게 빨아들이는 듯한 공간감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p 101 창
선승같은 자세로 건물을 설계하던 미국의 건축가 루이 칸이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빛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단정 지어 버릴 만큼 빛은 공간에서 중요한 존재다.

p 103 향이 곧 집의 가치와 등가로 인식되기까지 하는 상황은 한국의 아파트가 군부대에서 설계한 것이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일사분란하게 한 방향을 향하도록 만들었다...강변에 위치했다면 강을 향한 경치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에도 불구하고, 막상 한강 남단에 세워진 아파트들을 보면 강을 등지더라도 향은 집요하게 남쪽을 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p 104 북향은 빛의 양이 남향만큼 많지는 않다. 그러나 실내로 들어오는 빛이 항상 산란광이고 그 양도 거의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일정하고 풍부한 산란광이 필요한 미술관은 창이 대개 북쪽을 향하고 있다. 이 점은 공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공장의 상징처럼 알고 있는 지붕의 톱날 모양 창들은 모두 그 유리면이 북쪽을 향해 있는 것이다. 사무소 건물에서는 겨울철 난방보다 여름철 냉방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직사광선의 실내 유입이 적극적으로 차단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북향이 선호되기도 한다. 상점의 경우에도 진열장에 들이비치는 직사광선이 제품의 보존에 그다지 좋을 것이 없다. 거리의 남쪽에 자리 잡고 북향을 한 상점이 더 선호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짓는 이의마음
p 108 건물을 실제로 짓는다고 하면 선, 면,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무얼 가지고 짓느냐' '어떻게 짓느냐' 하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재료 없이 우리는 아이디어를 구현시킬 수 없다.
재료는 디자인의 방향을 규정한다. 유화 붓을 손에 든 사람이 수묵화에 등장하는 선염과 발묵을 머릿속에 생각할 수는 없다. 재료의 이해에는 물리적 속성의 이해가 기초되어야 한다...재료에 대한 성찰은 창작을 하는 이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기도 하고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깊이를 들여다보는 것은 감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벽돌건물: 김수근의 동숭동 '한국문예진흥원 문예회관' '샘터 사옥' 벽돌을 쪼개 붙인 마산 '양덕성당'
-돌: 돌을 쌓아서 만든 건물/ 돌을 붙여서 만든 건물
-콘크리트
-강철: 강철로 뼈대를 세운 건물은 콘크리트 등으로 피복을 해야 한다. 건축가들이 그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조의 표현, 재료의 진실성과 같은 화두를 풀어내는 데 극복하기 어려운 물리적 한계로 자리 잡는다. 건축가 미스 반 데 로이는 콘크리트로 된 피복의 외부에 작은 철골을 덧대었다. 이 자근 철골이 구조체는 아니지만 건물이 철골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건축가의 표현이다.
-나무

건물의 뼈대와 내장기관
p 143 건물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개념은 압축력, 인장력, 벤딩모멘트 BENDING MOMENT이다.
압축력은 말 그대로 재료 쪽으로 가해지는 힘, 인장력은 재료를 잡아당기는 힘으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는 건물의 기둥은 압축력을 받는 부재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당연히 압축력은 그 위층, 혹은 지붕의 하중에 의해서 생긴다. 그리고 하중이 커질수록 기둥의 굵기 역시 커져야 한다는 것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버클링이다.,,,길다란 부재의 길이 방향으로 압축력이 가해졌을 때 생기는 휘청하고 휘는 현상을 버클링이라고 부른다...압축력을 받는 부재들은 길이가 길어지면 파괴강도가 요구하는 것보다 굵은 것들이 사용되곤 한다. 부재에 사용되는 재료의 양이 많아지고 건물은 더 무겁고 둔하게 보이는 것이다. ...
플라스틱 자를 잡아당긴다고 생각해 보자. 아무리 세게 잡아당겨도 자는 멀쩡할 것이다. 인장력에 의해서는 버클링이 발생하지 않는다. 인장력을 받는 부재들은 꼭 필요한 강도만큼의 굵기만 사용하면 된다...그네의 줄처럼 강성을 가지지 못한 부재들은 압축력에는 전혀 저항할 수 없지만 인장력에는 꽤 쓸모 있게 저항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우리는 압축력보다는 인장력에 좀더 다양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구조체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은 될 수 있으면 압축력보다는 인장력을 받는 부재의 개수가 더 많게 하려고 한다. 재료가 그만큼 덜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조물이 그만큼 더 날씬하고 세련되게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기에는 팽팽히 당겨진 현이 보여주는 긴장감이 구조체에 고스란히 표현되었을 때 보이는 우아함을 놓칠 수 없다는 디자인 의지가 개입되어 있다. 인장재와 압축재의 구분은 부재의 굵기를 달리하는 데서 표현된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양한 선으로 그린 그림처럼 건물을 기름지게 한다,

p 147 벤딩모멘트 부재를 휘려고 하는 힘이다....학교 운동장에 가서 철봉에 매달린다고 생각하자 . 우리의 몸무게는 철봉에 하중을 가하고 철봉은 벤딩모멘트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크기는 철봉의 양쪽 끝 지지점에서 가장 크다. 건물의 뼈대도 철봉을 모아 놓은 것으로 보면 된다.

p 144 움직임
-공간 속의 움직임: 에스컬레이터, 누드 엘리베이터, 계단
-움직이는 우리
p 151 산사에 가면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지나게 된다. 일주문에서 시작하여 천왕문을 지나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그때마다 다른 공간이 형성된다. 사무실 공간이면 출근하는 사람들은 거리에서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 복도를 거쳐 자기 책상에 앉게 된다. 이들은 모두 다른 공간들이다. 이런 다른 느낌들이 시나리오의 바탕이 된다. ...건축가들은 갑자기 공간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언뜻 다음 공간의 일부를 보여 주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후 천천히 공간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p 152 지나치게 성격이 다른 공간 사이에는 완충 공간을 두기도 한다. ....속세에 있다가 성스러운 곳에 가려면 마음의 곳곳에 묻어 있는 번뇌의 대를 씻어 내야 한다. 절은 대개 인적이 드문 산의 중턱에 있고 교회는 도시의 언덕 꼭대기에 있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경동교회'는 언덕 꼭대기가 아니라 번잡한 저자 걸에 바로 인접해 있다. 여기서 건축가는 거리를 등지게 교회를 들어앉혔다. 교회로 들어가려면 우둘투둘한 벽돌 계단을 따라 건물을 빙 돌아가야 한다. 그 동안 마음을 추스르라는 것이 건축가가 하는 이야기다.

-건물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다

p 174 커다란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아주 좁고 낮은 천장을 거치게 하면 그 커다란 공간의 크기가 부풀려져서 느껴진다. 깜짝 놀랄 만큼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관찰자의 움직임에 따른 공간의 변화는 말로 설명하기도 사진으로 표현하기도 어렵고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 움직임에 따른 공간의 전개야말로 건축에서 가장 즐겁고 흥미 있게 음미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건물은 항상 거기 있다. 돌아다니면서 느껴 보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느낌
p 177 실내로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입구의 문을 열어야 한다. 문의 손잡이를 잡았을 때, 거기서 무언가 범상치 않은 부분이 발견된다면 우리는 건물 전체를 그렇게 기대하게 된다. 이처럼 건물에는 반드시 '만져 보거나 거쳐 가야만 하는' 부분들이 있다. 문손잡이, 계단 난간, 화장실의 수도꼭지 같은 것들은 모두 그런 과정을 통해 건물의 품위를 대변해 주는 것들이다.
교회문의 경우 건축가들은 좀 무겁고 여는 데 다소 힘이 쓰이는 것을 사용한다. 우선 이런 묵직함은 종교 견물에서 당연히 기대되는 엄숙함이 구체적으로 건물의 무게로 표현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문을 여는 동작의 속도를 좀 줄여서 그 안으로 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절에 가서 대웅전에 들어가려면 우리는 높다란 계단을 오르고 또 신발도 벗어야 한다. 발부리를 잡는 것들이 많다. 대웅전의 섬돌은 크기도 작아서 신발도 조심조심 벗어야 한다. 허위허위 올라왔던 우리의 발걸음은 이때쯤이면 산조의 진양조 정도로 늦춰져 있다. 대웅전 안과 밖은 비록 물리적으로는 창호지 한 장의 간격이지만 실제로는 극락과 사바 사이의 아스라한 거리를 갖고 있다. 창호지 한 장 두께는 참배자가 시간을 갖고 마음을 고르는 사이에 그 먼 거리로 바뀌는 것이다.

소리
p 181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뭇잎 소리, 물소리가 산행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비가 그치고 난 후 산사에 가 본 사람들은 일주문을 지나 길게 나 있는 도랑으로 물이 졸졸 흐르면서 내는 소리가 주위를 가득 메우는 부드러움을 느껴 보았을지 모른다. ..이처럼 낮게 깔리는 소리 역시 보이지는 않으나 공간을 꾸미는 중요한 요소다.

눈이 필요 없는 공간
p 183 건물 내에도 사람을 운송하기만 하는 무미건조한 공간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그것이다.....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서서 점멸하는 숫자들만을 바라보며 어서 이 수송이 끝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그 몇 초는 지나치게 긴 시간임에 틀림없다. 이 답답함을 덜어주려고 머리를 짜서 나온 아이디어가 우선 거울이다...다음으로 나온 아이디어는 엘리베이터 배경음악이다...참다 못한 사람들은 전망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창 하나가 바꿔놓을 수 있는 공간 변화 가능성의 끝을 이 엘리베이터는 보여준다.


해가 지고 세월이 흐르면
p 188 태양빛에 의하여 가장 쉽게 만들어지는 그림자의 도형은 역삼각형이다. 거칠고 무딘 손으로 만든 콘크리트 벽이어도 칼끝으로 그어낸 듯한 그림자가 떨어지는 건물들이 있다. 이들은 터질 듯한 박력을 보여준다.
p 189 실내에 들어오는 빛으로는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 산란광이 선호된다. 어떤 빛을 얼마만큼 실내에 들여보내는가 하는 것은 공간의 질을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실내에 들어오는 빛이 특히 문제가 되는 건물을 종교 건물이다. 신의 모습은 항상 빛의 존재로 치환,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성당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그 자체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림책이 되기도 하면서 투과시키는 빛의 색을 조정하여 실내의 분위기를 바꾼다. 이들은 어두침침하기만 한 성당을 때로는 붉게 때로는 푸르게 물들인다. 이 빛으로 인해 우리는 바깥 세상의 생로병사를 초월한 곳에 앉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초월적인 분위기는 분명 빛에 의해 마련되는 것이다.

-건물과 도시를 누가 만드는가

p 204 교보생명 사옥
주위를 돌아다니는 사람에게 대지는 활짝 열려 있다...누구나 책을 살 수 있고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 그리하여 그 건물은 주위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이 되었다..그 개방은 지명도로 곧 치환되었다. 이를 통하여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이는 그 바닥 넓이만큼의 임대료로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는 사회적인 보상을 받고 있다. '아, 그 왜, 누렇게 옆으로 줄쳐진 바로 그 건물 15층' 과 '교보 15층!' 이 어찌 비교될 수 있으랴.

p 208 서울 연건동에는 '대한의원 본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이 있다.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1908년 대한제국의 탁지부에서 설계하여 완성하였다는 이력이 보여주는 대로 그 역사적인 의미는 범접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옆에 '서울대학교 병원'을 설계하게 된 건축가는 이 사적에 최대의 경의를 표하였다. 대학병원 건물은 일반적으로 그 크기와 복잡함에서 다른 종류의 건물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 병원' 건물은 두 팔을 넓에 벌려 옛 '대한의원 본관'을 포옹하는 듯한 자세로 배경에 물러서 있다. 그리하여 두 건물을 서로를 빛내준다.

-건물을 보니
국립현대미술관
p 255 축대를 따라 걷다 보면 좀 의외의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건물의 뒤통수를 보면서 걸어왔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산을 향해서 입구가 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건물의 모퉁이를 우회해야 한다. 이것은 그렇게 않아도 멀기만 한 길을 과감하게 더 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건축가의 결단이 있어야 했던 부분이다. 진입로를 우회시켜서 건축가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기능적인 진입이 아니다. 건물과 자연을 음미하면서 이루어지는 여유로운 진입이다
p 257 멀리도 돌아서 이르게 된 길이다. 건축가는 왜 이리 진입로를 돌려놓았을까. 우선 건물의 가병을 곰곰히 생각해 보자.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려서 아스라하게 보이던 미술관의 배경은 산이었다. 짙은 녹음과 산의 윤곽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들어앉은 건물의 배경으로 훌륭한 것이다. 지금은 무대배경이 바뀌었다. 파란 하늘이 건물의 배경이 되는 것이다. 건물을 그려 넣는 화폭으로는 푸르디 푸른 하늘만한 게 없다...하늘을 올려다보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하늘 전체가 균일한 푸른색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해가 있는 남쪽 하늘보다는 반대쪽 하늘이 더 채도가 높다. 더 푸르다...건축가는 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 가장 넓고 가장 파란 화폭에 그려진 가장 높은 명도의 건물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우리를 남쪽 끝으로 초대한 것이다.
p 261 이 건물에 나 있는 창들은 깊이가 깊다. 벽을 그리 꺾어서 만든 것이다. 이 창들은 외부에서 보면 이 건물이 얇은 종이를 접어 만든 것이 아니라 커다란 덩어리를 파내 만든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준다. 창은 내부에서 의미가 더 크다.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그림들을 감상하다 보면 문득문득 이 창과 마주치게 된다. 건축가는 창이라는 액자를 만들어 그 안에 자연을 전시하고 있다. 이 미술관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들어서 있음을 사람들에게 주지시키고 싶은 것이다.

포스코센터
p 274
포스코가 얼마나 개방적이고 투명한 기업인지 눈금을 매기기는 어렵다. 어쩌면 포스코는 지독하게 폐쇄적인 기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다..하지만 포스코는 더 개방적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적어도 건물은 이를 표현하고 있다....건축 재료로서 투명한 것은 유리밖에 없다. 건축가가 여기서 유리를 주된 재료로 고른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두꺼운 것보다는 얇은 것이 더 투명함에 가깝다. 건축가는 유리를 쓸 수 없는 부재는 분석하여 이를 인장력이라는 틀을 재조합함으로써 집요하게 투명성의 아이디어를 새겨나갔다 ...우선 각 부분의 부재는 모두 분석되었고 인장력을 받도록 결합되었다. 그리고 그 재료로는 거울처럼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선택되었다.

부석사
p 295 범종각을 지나가려면 그 마루 아래를 통하여야 한다. 그 입구는 겨우 개구멍만하다. 게다가 오르기 쉽지 않은 계단도 있다. 세속적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여기서는 위세를 접어야 한다. 범종각은 우리에게 마음가짐을 겸손하게 다잡으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루 밑과 석축과 계단만 우리에게 보여준다.
범종각을 거의 기다시피 해서 나오면 또다시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안양문이 보이고 그 뒤로 무량수전이 지붕 모서리가 보인다.....이곳부터는 걸어가는 길도 좀 다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반듯하게 뻗은 길이었다. 그러나 안양문부터는 길이 꺾여 있다. 건축가들은 '축이 꺾여 있다' 고 표현한다.
p 299 처음 부석사를 방문한 사람들은 바로 무량수전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잠시 마당에서 숨을 고르게 된다. 그리고는 가쁜 숨 속에서 문득 뒤를 돌아본다. 이 순간이다. 이 순간이 '부석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부석사가 지닌 공간 구성의 백미는 이 '문득 뒤돌아봄'에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오면서 한 번도 짐작하지 못했던 산 아래 풍경을 이때 한순간에 내려다보게 되는 것이다. 발 아래에는 지붕들이 새의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우리는 그 위로 날아가는 것처럼 사바를 내려다보게 된다. 피안의 모서리로 날아가는 새처럼 아래를 굽어보게 된다. 그것은 깨달음의 통렬함이다.
공간의 드라마는 축을 비튼 것에서 정점을 갖는다. 축을 비튼 이유는 지금껏 설명된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축을 비틂에 의해 무량수전 앞마당의 좌우대칭은 깨졌다. 동쪽 마당은 물러서고 서쪽 마당이 앞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우리는 마당의 서쪽 모서리에 서게 된다. 그 모서리 끝에서 우리는 발 아래 속세와 그 너머 아득한 저편 세계를 바라본다.
ㅔ 302 부석사는 경전이다. 공간으로 씌어진 경전이다. 그리고 이를 만들어낸 이의 마음의 끝은 후대의 건축가가 근면함만으로는 도저히 좇아갈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의 것이다.

-맺는 말
p 306 피카소의 그림은 아름다운가. '게르니카'에는 아름다운 소녀가 들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거친 호흡과 짓누르는 고통이 들어 있다. 인가에 대한 혐오와 분노가 곳곳에 들어서 있다.
베토벤의 음악은 아름다운가. '합창교향곡'에는 흥겨운 춤곡이 들어 있지 않다. 숨쉴 틈 없이 밀어 부치는 힘과 터져나갈 듯한 긴장으로 가득 차 있다. 인류에 대한 신뢰와 찬미가 그 음악이 보내는 메시지다.
건축의 가치는 멋있다고 표현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다. 건축은 우리의 가치관을, 우리의 사고 구조를 우리가 사는 방법을 통하여 보여주는 인간 정신의 표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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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12.04 09:59:35 *.81.20.132
이 글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

1. 또 한 사람의 좋은 필자를 만나다.

이제껏 내가 '집'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집착과 애정을 여실히 설명해준다. 아름다움과 창조, 의미에 대한 집중의 총화에 '집'이 있다.
전문적인 능력과 인문적인 멋... 저런 모습이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다.
목차에서부터 뿜어나오는 저 남다름!



2. 그래서 나는 아들애가 건축을 하기를 바랬는데.

녀석은 제2지망인 토목과로 밀려버렸다. 미적 감각이나 만들기 재능, 인문적 소양을 갖춘 편인 아들과, 나의 마음뿐인 취향이 맞물려
좋은 저술 하나 하고 싶었는데...
아직 어리지만, 데이트에 여념이 없는 놈은, 그냥저냥 생활인으로 만족할 눈치다.

엄마로서의 나는 아들에게 강력한 목표지향성을 요구해야 하나,
그냥 아들의 선택을 수용해야 하나.


3. 박소정이 야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만한 저자를 알아본 안목, 리뷰한 능력, 좋은 책을 세 번 읽는 열정, 아직 창창한 젊음이라면,
너무 섣불리 인생목표를 하향조정하지 말고
끝없는 야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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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6.12.04 17:14:34 *.244.218.8
1번. 정말 그렇죠?
2번. 제 애인도 그냥저냥 생활인.(편해보인다니까요.)
3번. 오.....캭!

...한선생님은 나날이 따뜻해지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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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6.12.06 09:25:12 *.248.117.3
오호. 좋은 책을 읽었구나. 나는 제목에 혹해서 보았는데 IT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에 유용한 통찰을 많이 얻었다. 강추~
한 권의 책을 권한다면 소장 건축학자인 임석재의 '서울, 골목길 풍경'을 보시게. 부담없이 술술 골목길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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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12.06 13:21:07 *.57.36.34
소정의 공간사랑 정말 멋지다.

내가 겨우 알고 있는 것은 건축물중 집이 고작이다.
그러나 집도 공간이기에 공간을 좋아하는 나는 집을 사랑한다.
또한 집은 지입이며, 지식과 지혜를 들이는 곳임을 알기
에 더욱 사랑한다.

나중에 소정이가 머물 공간 중
집에 대한 탐구가 시작된다면
나에게도 참여할 기회를 주면 어떨까?

늘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젊음의 열정을 발산하는
한 사람으로 더욱 무르익기를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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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6.12.06 18:50:00 *.244.218.8
To 병곤님: 감사. 이 책 저자에 대해 조사하다가 그 책도 알게 되었지요. 좋으면 리뷰 올리겠습니다!
...우리의 술 한잔은 언제.

To 도선생님: 한 달에 한 번꼴로 글 올리는 입장이다 보니 공간사랑이라고 말하기도 쑥스럽습니다--;
집. 집. 집. 저는 집에 대한 애착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도나봐요. 밖을 돌다보면 안으로 돌아오겠지요. 그때 초청하겠습니다.
...23일 모임때 사모님도 뵐 수 있는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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